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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짙은 먹구름, 믿을 건 실적뿐…눈높이 높아진 종목 '안전'
-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미·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규제 등 대외 악재로 인한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믿을 것은 실적 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기둔화 우려에 한 달 사이에도 올 2분기 실적 추정치가 하향되거나 제자리걸음을 한 종목이 3분의 2 이상이다. 한국은행이 예상보다 서둘러 금리인하에 나설 정도로 경기상황이 안 좋은 만큼 실적이 뚜렷하게 개선되는 종목, 그 중에서도 실적기대치가 더 높아진 종목으로 압축해 투자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필수소비株, 미디어콘텐츠株, 자동차와 관련株 선방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에서 올 2분기 실적 추정치를 제시한 상장사 총 192개 중 한 달 전에 비해 실적 기대치가 오른 종목은 59개로 전체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나머지는 한 달 사이에 실적 전망에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하향조정됐다. 각종 외부 변수에 시달렸던 만큼 상대적으로 영향이 덜한 식품, 의복 등 필수소비재를 생산하는 종목들이 주로 실적전망 상향조정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식품관련 종목에서는 롯데칠성(005300), 오뚜기(007310)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각각 378억원, 448억원으로 한 달 전에 비해 8.1%, 2.6% 상향조정됐다. 의복 업종에서는 휠라코리아(081660)와 화승엔터프라이즈(241590)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1.8%씩 높아졌다. 미디어, 콘텐츠 관련 종목에 대한 실적 눈높이도 올라갔다. CJ CGV(079160)의 2분기 영업이익은 145억원으로 추정돼 한 달전보다 7.7% 상향조정됐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박스오피스 성과 확대, 4DX 등 프리미엄 영화관 흥행에 힘입어 견조한 실적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전통적 극장가 성수기인 여름 시즌(7~8월)을 앞두고 3개 작품이 천만관객을 동원하면서 분위기가 고조됐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제이콘텐트리(036420), CJ ENM(035760)도 마찬가지다. 특히 제이콘텐트리는 올 2분기 영업이익이 115억원으로 추정돼, 1개월 전 추정치보다 17.5% 올랐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메가박스의 외형 성장과 JTBC 드라마의 확대에 따른 매출 증가가 반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CJ ENM도 한 달 전에 비해 1.7% 늘어난 897억원을 영업이익으로 거둘 것이라고 예상됐다.환율 효과로 수출 수혜를 입은 자동차, 관련 부품을 생산하는 기업들도 영업이익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졌다. 기아차(000270)와 현대차(005380)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각각 4593억원, 1조1564억원으로 한 달 전에 비해 6.9%, 7.7% 높아졌다. 모터와 감속기 등 자동차부품을 생산하는 S&T모티브(064960)도 한 달 전보다 영업이익 추정치가 5.1% 높은 177억원으로 재조정됐다. ◇외부 변수에 시달린 항공·여행株, 한 달새 전망↓반면 일본의 수출 제재에 따른 한일관계 악화로 연일 관광 수요에 대한 불안감이 더해진 탓에 항공, 여행 관련 종목들은 한 달새 영업이익 전망치가 두 자릿수대 감소폭을 보이는 등 전망이 한층 더 어두워졌다. 제주항공(089590)은 1개월 전에는 영업이익이 93억원으로 추정됐지만 1개월만에 오히려 영업적자 55억원으로, 적자전환이 예상됐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수기 및 여행 수요 둔화가 지방공항 중심으로 나타나면서 제주항공의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며 “3분기나 돼서야 중국 노선 확대 등으로 반등 계기를 맞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주항공은 이달 들어 주가가 15% 넘게 빠졌다. 티웨이항공(091810), 대한항공(003490)도 각각 1개월 전보다 98.5%, 76.3%씩 영업이익 전망치가 줄어들었으며, 모두투어(080160), 하나투어(039130) 등 대표적인 여행업체들도 32.3%, 18.5%씩 영업이익 전망치가 낮아졌다. 이들의 주가도 이달 중 대한항공은 1%대 하락에 그쳤으나 티웨이항공이 11% 이상, 모두투어와 하나투어가 13%대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는 불확실성이 짙어지면서 단기적인 이슈에 끌려다니는 장세일수록 종목별 접근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시장 참여자들이 방향성을 잡고 대응을 하기보다는 단기적인 이슈에 치중하고 있다”며 “한국 증시도 변화가 제한된 가운데 종목별 이슈에 반응하며 변화하는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진격의 뉴욕증시 올라타자'…투자자들 美주식 직구 열풍
- 상반기 외화증권 예탁결제 매수금액 중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디자인=문승용 기자)[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해외 주식 직구족이 늘어나는 가운데 최근 들어 특히 미국 주식에 대한 투자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국내 증시는 지지부진한 반면 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금리인하 기대감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연일 상승세를 보이자 투자자들의 시선도 미국으로 향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미국 주식에 대한 투자매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다만 미국 증시가 급하게 오른 만큼 고평가 논란이 일 수 있고 2분기 미국 기업들의 실적 전망도 장미빛은 아닌 만큼 종목별로 옥석을 가려서 투자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전체 외화증권 거래금액 중 미국, 70% 이상 차지 1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외화증권 예탁결제 금액 중 매수 금액이 96억 500만달러로 지난해 74억 1000만달러보다 30% 가까이 늘어났다. 외화증권 예탁결제 자금이란 투자자가 해외 증시의 주식, 채권, 등을 거래하기 위해 보관한 금액으로, 이 액수가 늘어날수록 해외 투자가 증가했다는 의미다. 월별로는 1월 13억달러대였던 것이 3월까지 18억달러까지 늘어났고, 4월과 5월 소폭 감소했지만 6월 들어 다시 16억 300억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외화증권 예탁결제 매수 금액 중 12억8300만달러가 미국 주식에 대한 예탁결제액이었다. 비중으로 따지면 80.13%에 달한다. 미국 비중은 올해 1월 77.72%에서 3월 63.75%까지 떨어졌다가 지난 5월 75%대를 회복했고 지난달 80%를 넘어선 것이다. 종목별로도 미국 주식이 거래 상위를 휩쓸었다. 아마존은 매수와 매도를 합해 전체 거래규모 1위를 차지했고,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엔비디아, 애플 등도 이름을 올렸다.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한 증권사 PB센터 관계자는 “해외 투자에 대한 관심은 신흥국, 유럽, 미국 등 지역별로 다양하게 나타났지만 미국의 경우 최근 증시가 좋고, 아마존이나 구글 등 고객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유명한 기업들의 주식에 투자할 수 있다는 점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두 자릿대 상승률 돋보인 뉴욕증시, 투자 매력 충분이처럼 미국을 향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진 데에는 연초 이후 두 자릿수 상승세를 보여준 미국 증시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 연초부터 현재까지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17%대, S&P500 지수는 20%대, 나스닥 지수는 23%대 각각 상승했다. 지난주에는 뉴욕 3대 지수 모두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코스닥 지수가 각각 5%대, 6%대 하락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는 펀더멘털과 금리 인하 정책에 대한 기대감을 바탕으로 상승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연초 이후 반도체와 IT를 중심으로 이익 전망이 하향조정되는 등 펀더멘털의 위기에 놓여있는데다가 일본 수출제재 등 불확실성이 더해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지난해 말부터 계속 오르고 있는 원·달러 환율로 인한 ‘달러 강세’ 역시 미국 투자로 이끄는 요소다. 지난 4월에만 해도 1133원대에 머무르던 환율은 두 달만에 3.8% 넘게 올라 1177원대까지 올라왔다. 미국 주식에 투자했을 경우 주가 상승과 달러 강세로 1석2조의 투자효과를 누리는 셈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해외 주식에 대한 관심은 몇 년전부터 있어왔지만 요즘은 거래도 어렵지 않고 미국 증시가 워낙 좋아 주식과 더불어 달러채권의 인기도 높다”고 말했다.◇미국 증시, 금리인하 기대에도 2분기 실적발표 시즌 지켜봐야 다만, 증권가에서는 미국 증시가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에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2분기 실적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의 추가 상승 여부 판단을 위해서는 2분기 실적을 봐야 한다”며 “미국 시장조사업체 팩트셋(Factset)에 따르면 이번 2분기 S&P500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은 전년 대비 2.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예상이 맞다면 지난 1분기 0.3% 줄어든데 이어 감소세가 지속되는 것으로,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과는 별도로 고민해야 할 부분이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