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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여신 잔액 두 달 연속 100조 밑돌아
  • 저축은행 여신 잔액 두 달 연속 100조 밑돌아
  •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저축은행업권의 여신 잔액이 두 달 연속 100조원을 밑돌았다.사진은 서울시내 저축은행. (사진=연합뉴스)15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저축은행 여신 잔액(말잔)은 전월(99조9515억원)보다 1.95% 감소한 98조6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월 이후 17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인 것이다. 저축은행 여신 잔액은 지난 5월 2021년 11월(98조1324억원) 이후 2년 6개월 만에 100조원 밑으로 떨어졌었다.수신 잔액도 감소세다. 6월 말 저축은행 수신 잔액(말잔)은 100조8861억원으로 전월(101조9185억원) 대비 1조324억원(1.02%) 줄었다. 이는 2021년 11월(98조6843억원) 이후 가장 작은 규모다. 작년 9월 117조8504억원에서 올해 2월까지 5개월 연속 줄던 저축은행 수신 잔액은 3월에 반짝 반등했지만,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다만 건전성 악화로 신규 대출을 보수적으로 취급하던 저축은행업권은 최근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지자 수신(예·적금) 금리를 인상하는 등 실탄을 확보하고 있다. 전날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 공시된 저축은행 정기예금(12개월) 상품 평균 금리는 연 3.65%를 기록했다. 특히 최근 SBI·상상인·애큐온저축은행 등은 수신 금리를 0.2∼0.3%포인트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은행연합회 포털에 고시된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정기예금 금리는 연 3.35∼3.4%로 저축은행보다 0.25∼0.3%포인트 가량 낮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며 가계대출의 경우 현재도 신규 취급분이 늘고 있다”고 했다.
2024.08.15 I 김국배 기자
불법 제공 아니라는 카카오페이.. 금감원, 조목조목 따졌다
  • 불법 제공 아니라는 카카오페이.. 금감원, 조목조목 따졌다
  •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금융당국이 “알리페이에 고객 동의 없이 불법으로 정보를 제공한 사실이 없다”는 카카오페이의 입장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금융감독원은 14일 보도 참고자료를 통해 “카카오페이가 알리페이와 체결한 일체의 계약서를 확인한 결과, 카카오페이가 알리페이에 ‘고객별 신용점수(NSF) 스코어 산출·제공 업무’를 위탁하는 내용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또 카카오페이가 회원 가입과 해외 결제 시 요구하는 약관과 동의서를 확인해 보니 “NSF 스코어와 관련한 고객정보 제공을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카카오페이가 홈페이지에 공시한 개인신용정보 처리 업무 위탁 사항에도 NSF 스코어 산출·제공 업무가 포함돼 있지 않다는 설명이다.금감원은 대법원 판례를 인용하며 “신용정보 처리 위탁이 되기 위해선 ①위탁자 본인의 업무 처리와 이익을 위한 경우로서 ②수탁자는 위탁 사무 처리 대가 외에는 독자적인 이익을 가지지 않고, ③위탁자의 관리·감독 아래에서 처리한 경우 등에 해당해야 하는 바 본건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원본 데이터 유추 가능 여부에 대해서도 금감원은 “가장 일반적인 암호화 프로그램(SHA256)를 사용했고, 해시 처리(암호화) 함수에 랜덤값을 추가하지 않고 해당 정보(전화번호, 이메일 등) 위주로만 단순히 설젛애 일반인도 복호화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했다.그러면서 “알리페이가 애초 카카오페이에 개인신용정보를 요청한 이유는 동 정보를 애플 아이디에 매칭하기 위한 것이었고, 이를 위해선 복호화해야 가능하다”며 “알리페이가 애플에 특정 카카오페이 고객의 NSF 스코어를 제공하면서 개인신용정보를 식별하지 않는다는 주장은 모순”이라고 덧붙였다. “애플의 앱스토어 결제 수단 제공을 위한 정상적 고객 정보 위수탁”이라는 카카오페이의 설명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금감원은 “그동안 개인신용정보 등이 동의 없이 제3자에게 제공되는 경우 엄정하게 처리해왔다”며 “앞으로도 유사 사례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2024.08.14 I 김국배 기자
주금공 후임 사장 인사 시동…관료 출신 올까
  • 주금공 후임 사장 인사 시동…관료 출신 올까
  •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가 후임 사장 공모를 시작했다. 4월 총선 탓에 미뤄졌던 공공기관장 인사에 시동이 걸리는 양상이다. 주금공 후임 사장으로 정치인이 올지, 관료 출신이 올지 관심이 쏠린다. 주금공은 지난 12일 사장 모집 공고를 냈다. 사장 자격 요건으로 ‘리더십과 비전 제시 능력, 해당 분야 지식·경험 보유, 조직 관리 및 경영 능력, 도덕성, 유관기관과의 대외 업무 추진 능력’ 등을 제시했다. 서류 제출 기간은 오는 20일까지다. 향후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에서 서류를 심사한 후 합격자에 한해 면접이 이뤄질 예정이다. 임추위가 최종 후보자를 선정하면 금융위원장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는 절차를 거친다. 빠르면 9~10월쯤 후임 사장이 선임될 것으로 보인다.최준우 주금공 사장의 3년 임기는 이미 지난 2월 끝났지만 총선을 앞두고 후임 인사가 이뤄지지 않아 6개월 가까이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애초에 대부분 기관장 자리엔 총선에서 낙선·낙천한 여당 출신 인사 등이 자리를 채우게 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실제로 지난 6일에는 하태경 전 국민의힘 의원이 보험연수원장으로 단독 추천됐고, 윤창현 전 의원도 한국거래소 산하 코스콤 사장으로 거론되는 중이다. 공공기관장 인사를 선거 이후 ‘보은’ 차원에서 활용하는 건 고질적 문제로 지적되지만, 일각에선 정책적 일관성을 위해 대통령과 국정 철학이 비슷한 인물을 배치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 게 현주소다.주금공 사장으론 그간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등 경제 관료 출신들이 주로 맡아 정치인보다는 관료 출신 인사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최 사장도 금융위 출신이다. 현재 주금공엔 부동산 파이낸싱 프로젝트(PF) 사업장 보증 지원, 서민 주택금융 등 현안이 산적해 있다는 점도 업무에 문외한인 정치권 인사보다 관련 경력이나 전문성이 있는 관료 출신 인사 가능성이 점쳐지는 배경이다.
2024.08.14 I 김국배 기자
김범석 기재차관 “건설업 노동자·청년층 일자리 상황 면밀히 점검”
  • 김범석 기재차관 “건설업 노동자·청년층 일자리 상황 면밀히 점검”
  • [세종=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은 14일 “건설업·자영업 취업자 감소가 지속되고 청년층을 비롯한 고용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이어지고 있어 범부처 일자리전담반 중심으로 부문별 고용상황을 더욱 면밀히 점검·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사진=이영훈 기자)김 차관은 이날 관계부처 합동 일자리전담반(TF) 회의를 주재하고 “7월 고용률이 역대 최고, 실업률이 역대 최저를 기록하고 취업자수 증가폭도 17만2000명으로 두 자릿수를 회복하는 등 5, 6월에 비해 고용증가 흐름이 강화됐다”면서 이같이 말했다.이날 회의에선 7월 고용동향 점검, 건설업 일자리 지원방안, 올해 하반기 지역청년 취업지원 강화방안이 논의됐다.김 차관은 “지난달 발표한 ‘소상공인 종합대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오는 16일부터는 미취업 졸업생에게 찾아가는 고용서비스를 제공하는 청년고용올케어플랫폼 시범 운영을 개시하겠다”고 강조했다.김민석 고용노동부 차관도 “상반기에 이어 7월에도 고용지표가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면서 “다만 청년층의 쉬었음 증가, 건설 일용근로자 중심의 어려움에 대응해 오늘 논의할 지역 청년 중심 취업지원 강화, 건설업 일자리 지원 등을 빈틈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했다.김 차관은 “현장 밀집 지역을 찾아다니면서 일용근로자들과 매일 소통하는 안전관리자들과 협력해 촘촘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전했다.한편 정부의 청년고용올케어플랫폼(청올플) 시범사업은 ‘청년에게 플러스가 되게’라는 의미로, 교육부의 학생정보와 고용부의 취업정보를 연계해 졸업 직후부터 일자리 매칭, 직업훈련 등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오는 16일부터 8개 대학(건국대, 성신여대, 단국대, 동의대, 대구카톨릭대, 계명대, 배제대, 전주대) 미취업 졸업생 3000명을 발굴해 동문 멘토링 등 청년들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 위주로 운영한다. 내년부터는 전체 대학일자리+ 센터와 고용복지+센터로 확산해 미취업 졸업생 청년들에게 고용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김민석 차관은 “업종·대상별 일자리 어려움에 대한 맞춤 지원과 아울러, 민간 일자리 창출 기반을 다지는 노동개혁 추진을 위한 사회적 대화를 지속할 것”이라며 “기업 구인난과 구직자 취업난 사이 간극을 빠르게 해소하는 적극적 노동시장정책(ALMP)의 전반적 혁신 또한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2024.08.14 I 김미영 기자
현지 실사 의무화…‘해외 대체투자 모범규준’ 만든다
  • 현지 실사 의무화…‘해외 대체투자 모범규준’ 만든다
  •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은행 등 금융사는 앞으로 해외 대체투자 시 직접 현지 실사를 진행해 금융당국에 보고해야 한다. 현재 증권·자산운용업계만 현지 실사를 통해 투자자산의 변동성 여부를 확인한 후 당국에 보고하는 데 전 금융사에 이를 적용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해외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이어지고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지는 등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하고 있어서다. 금융당국은 선제적으로 해외 부동산 리스크 전이를 막자는 의도에서다. 금융당국은 분기별로 해외투자 현황을 보고받는 과정에서 현지 실사 여부를 들여다보겠다는 계획이다.[이데일리 문승용 기자]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해외 대체투자 리스크 관리 모범규준’을 다음 달까지 마련하기로 하고 현재 은행연합회와 논의하고 있다.당국은 모범규준을 마련하면 4분기부터 모범규준 이행 여부를 점검한다. 당국은 모범규준을 증권·자산운용업계의 자율규제 수준으로 구성하기로 했다. 현재 증권·자산운용업계는 투자 한도 설정과 관리, 투자심의와 승인, 현지 실사 의무화, 대체투자 변수에 대한 주기적인 스트레스테스트 등으로 운영하고 있다.당국은 최근 미국 상업용 부동산 부실 문제와 경기침체에 따른 공실률 확대 등이 가속하면 금융사의 선 순위 대출도 제때 원금회수를 할 수 없어 현지 실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금융사마다 현지 실사 의무화를 통해 리스크 수준을 파악해야 갑작스러운 손실 부담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금융사가 해외 부동산에 투자해 발생한 기한이익상실 규모는 지난해 6월말 1조 3300억원에서 9월 2조 3100억원, 12월말 2조 4100억원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금융권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57조 6000억원으로 지난해 9월말 대비 1조 2000억원 증가했다. 지역적으로도 현재 부실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미국 등 북미 지역에 34조 8000억원을 투자해 전체 60.3%를 차지하고 있다.금융당국 관계자는 “작년 말에만 해도 국내 금융사가 투자한 해외 부동산 35조원 가운데 6.9%인 2조 4000억원에서 기한이익상실 사유가 발생했다”며 “증권·자산운용업계와는 차이가 있지만 대체투자 리스크관리 모범규준에 대해 은행 등 금융사의 현지 실사 의무화를 포함한 건 경기침체 우려 등을 고려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이어 “이번 모범규준을 통해 금융사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에 대한 적정 손실 인식과 충분한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유도하고 기한이익상실과 같은 특이동향을 신속히 보고하는 체계를 갖추는 의미도 있다”며 “만기도래 자산에 대한 주기적인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금융사의 대체투자 프로세스를 주기적으로 점검해 자체 리스크 관리 역량을 높이려는 의도도 있다”고 덧붙였다.
2024.08.09 I 김국배 기자
디저트가 아닌 식량, 인류의 최초 먹거리
  • 디저트가 아닌 식량, 인류의 최초 먹거리[이우석의 식사(食史)]
  • [글·사진= 이우석 놀고먹기연구소 소장] 인류가 살아남기 위해 먹었던 음식에는 많은 것이 있다. 푸성귀도 먹어보고 조개도 주워 먹었다. 그중에 근사한 것이 있었다. 과일(정확히는 열매)이다. 열매는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아주 오래전부터 인류는 다른 초식동물처럼 열매를 주요 식량으로 삼았다. 잡기에 그리 녹록하지 않은 고기와 ‘가공’을 거쳐야 하는 곡물보다 훨씬 이전부터였다.미국인의 아침식사인 팬케이크에 과일을 곁들이는 경우가 많다여전히 인류는 열매를 열심히 먹는다. 열매는 더 커졌고 맛도 좋아졌다. 다만 주식의 개념에선 살짝 벗어나 디저트·감미료·향료·음료의 용도로 더 많이 쓰고 있다.우린 이것을 ‘과일’(fruit)이라 부른다. 열매와 과일은 무엇이 다른가. 식물의 생식기관을 열매라 한다. 씨를 보호하는 씨방(子房·자방)이 수정된 것이다. 열매 중에는 과일도 있고 채소·곡물도 있다. 모두 열매라 부르지만 정확히는 다르게 분류한다. 포도는 과일, 오이는 채소, 콩은 곡물로 분류한다.토마토 장아찌◇토마토나 수박은 채소일까, 수박일까맛이 좋고 인체에 필요한 다양한 비타민·미네랄 등을 함유한 과일은 인간이나 동물에게 굉장히 좋은 음식이다. 곡물에 비해 과일이 유독 단맛을 내는 이유는 동물이나 곤충이 이를 먹고 씨를 널리 퍼트려주기 바라는 식물의 생존 본능 덕분이다.과일은 주로 유실수(有實樹), 즉 열매를 맺는 나무에 열리지만 넝쿨과 풀에서 열리기도 한다. 성경과 뉴턴의 만유인력 깨우침, 컴퓨터와 휴대전화 등으로 인해 인류사에서 가장 유명한 과일이 된 사과는 당연히 사과나무에서 열린다.하지만 인류가 좋아하는 딸기류(딸기)·수박·참외 등은 나무가 아닌 넝쿨 식물의 열매다. 자랐다가 결실을 맺고 나면 말라 죽어버리는 덩굴에 달린다. 따라서 계통분류학에선 이들을 과일이 아니라 과채(果菜)로 분류하기도 한다. 그래서 가끔 상식 퀴즈에 ‘토마토나 수박이 과일인가?’가 등장하는 모양이다.참고로 딸기는 우리가 식용하는 달콤한 부분이 열매가 아니다. 꽃받침이 비대해진 것이다. 열매는 없나? 딸기에 박혀있는 작은 씨앗이 실제 열매다. 딸기를 집어 입에 넣고 씹노라면 엄청나게 많은 열매를 한 번에 먹어버리는 셈이다.참외장아찌무화과 역시 마찬가지다. 껍질 과육 내부에 들어앉은 꽃술 자체를 먹는 셈이니 ‘꽃 피우지 않는 과일(無花果·무화과)’이라 이름 지으면 안 될 일이다.파인애플도 희한하다. 열매인 줄 알았는데 그 자체는 줄기다. 알로에처럼 생긴 풀의 줄기에 열매들이 차곡차곡 덩어리처럼 맺힌 형태다.허나 실제 식탁에서는 이런 분류가 무슨 상관이 있을까. 식생활에서 과일로 먹으면 과일, 채소로 먹으면 채소다.과일은 보통 그 생산 주기가 짧다. 몇 년씩 자라는 과일은 없다. 꽃이 피는 개화로부터 꽃잎이 떨어지고 열매가 달리면 익을 때를 기다렸다 바로 수확해서 먹는다. 동물이나 뿌리작물처럼 몇 년씩 자라지 않는다.다만, 보다 맛있게 먹기 위해 수확 후 상온에 보존하는 후숙(後熟)을 거치기도 한다. 온실 재배 기술 발전과 열대·아열대 등 다른 기후 지역으로부터의 수입을 통해 제철 과일의 개념은 점점 상실되고 있지만 그래도 가장 맛있는 계절은 엄연히 있다. 주요 수확철은 가을이지만 무더운 요즘이 과일을 가장 먹기 좋을 때다. 과즙(果汁)을 뜻하는 주스(juice)는 물론이며 화채나 빙수에도 올려서 과일을 소비한다. 여름은 과일의 주요 소비철이다.구시카츠 쿠시엔 시나몬 사과 꼬치◇산미·향·당도 으뜸인 과일, 식탁에 맛을 입히다과일은 과육 그대로 베어 먹거나 즙을 짜 주스로 먹는 방법이 가장 보편적이지만 훌륭한 식재료가 되기도 한다. 알고보면 과일은 다방면에 음식으로 활용되고 있다.기본적으로 시고 단(가끔은 쌉쌀하거나 떫은) 맛을 품고 있고 특유의 향까지 지니고 있어 이를 요리에 응용한다. 보통 식용 과일은 8~15브릭스(Brix) 정도의 당도를 가지고 있어 설탕이나 꿀의 대용으로 사용하기 좋다. 게다가 육류나 곡물에 부족한 비타민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영양 균형을 맞추기에 최적이다.세계적으로 요리에 파인애플을 많이 쓴다. 특히 파인애플은 산미·향·당도가 충분해 이를 활용한 요리가 많다. 새콤한 맛에 달콤함까지 어우러지니 그 자체로 훌륭한 소스 구실을 한다. 잘라낸 과육을 살짝 그릴에 구워서 스테이크에 가니시로 쓰기도 하고, 깍둑썰기로 피자 위에 토핑하기도 한다.파인애플을 얹은 피자를 하와이안 피자라 부르지만 실은 북미(캐나다)에서 개발한 레시피다. 새콤달콤한 맛이 좋다는 이도 있지만 호불호가 극단적으로 갈리는 음식 중 하나다.주요 산지인 동남아시아에서도 파인애플을 많이 쓴다. 속을 파내 볶음밥을 채운 파인애플 볶음밥이 가장 유명하다. 중국 남부에는 광둥 요리인 탕수육(糖醋肉) 소스를 만들 때 새콤달콤한 파인애플이나 오렌지를 넣어 풍미를 올린다.어메이징농카이 파인애플 볶음밥한국에선 파인애플 과육 그대로는 디저트로나 먹지만, 과즙 속 단백질 분해효소인 브로멜린에 주목해 연육제로 쓰기도 한다. 파인애플 과즙으로 고기를 재우면 대번에 육질이 연해진다. 브로멜린의 작용이 식육 내 조직을 분해해 시간을 들여 숙성(aging)시킨 효과와 비슷할 정도로 부드러워진다.이와 비슷한 과일은 키위·배·파파야 등이 있다. 키위의 액티니딘, 배에 든 프로테아제, 파파야에 든 파파인 등은 모두 단백질을 분해하는 효소다. 고기를 요리할 때 과일 효소를 연육제로 쓰면 연육 작용도 좋고 단맛이 가미돼 풍미도 한결 좋아진다. 이들 과일은 얼마나 단백질 분해 효과가 좋은지 너무 오래 재우면 고기가 스프레드처럼 물컹물컹해지고 만다.그래서 배는 한식 고기 요리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과일이다. 서울·경기 지방의 고급 김치인 보쌈김치나 냉면, 육회 등에 들어가 달콤하고 아삭한 맛을 더해준다. 연육 작용은 물론 소화에도 좋다. 냉면에도 감초처럼 빠지지 않는다.키위는 샐러드로 쓸 때 이외에는 형태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갈아서 쓴다. 고기를 재우는 양념이나 비빔냉면 양념 등에 넣는다. 열대과일 파파야는 부드럽고 달콤한 완숙 상태로는 과일로 먹고 아삭한 풋 파파야(green papaya)는 채를 썰어 솜땀 등을 만들어 먹는다. 솜땀은 태국의 김치 격으로 대표적 샐러드 메뉴다.청매실 장아찌◇한·중·일 삼국의 식탁을 점령한 ‘매실’한식에선 매실도 많이 쓰는 식재료다. 요즘 식탁에서 많이 보인다. 이른 봄에 꽃을 피우고 6월 경에 수확을 하는데 이를 청매실, 따지 않고 좀 더 놔두면 노랗게 익어가는데 이를 두고 황매실이라 한다.매실은 장아찌로 담가 먹거나 달콤한 청을 내서 조리할 때 쓴다. 매실은 재배 역사가 꽤 오래된 과일이다. 중국 삼국지에도 매실 밭이 언급된다. 위나라 조조 군대가 후퇴하던 중 지치고 갈증을 호소하자 조조가 “저기 너머(가까운 곳에) 매실밭이 있다”고 외쳤다. 그러자 군사들이 매실의 시큼한 맛을 떠올려 침이 괴어 갈증을 견뎌냈다는 이야기다. ‘망매해갈(望梅解渴)’이란 사자성어로 전해진다.소금에 절이거나 설탕에 재웠다 먹는데 특히 술로 많이 담근다. 불에 그슬린 매실(烏梅·오매)을 달여서 제호탕을 만들어 먹으면 요새같은 무더운 여름날 갈증 해소에 그리 좋다고 한다.매실을 가장 많이 먹는 나라는 일본이다. 매실 장아찌 격인 우메보시(梅干)는 일본의 대표적 반찬이다. 매실을 통째로 소금에 절였다가 차조기 잎을 넣어 붉은 물을 들인 염장 보존 음식이다. 우리네 김치처럼 입맛을 살리고 배앓이에도 좋다고 해서 과거엔 일본인들이 해외여행 갈 때 꼭 챙겨가는 필수품이었다고 한다. 요즘도 대부분의 도시락(벤토)에 반찬으로 한 알 정도는 꼭 들어있다.육회에도 어김없이 배가 들어간다우메보시는 신맛과 짠맛 그리고 은은한 단맛이 난다. 옛날 굴비처럼 상온 보존할 때는 굉장히 짜서 우메보시 한 알이면 밥을 한 공기를 먹을 수 있었다지만 요즘은 짜게 담지 않는다. 새큼한 맛으로 입맛을 돋우기 때문에 차 밥(오차즈케)에 올리거나 주먹밥(오니기리) 안에 소로 집어넣는다.과일을 장아찌로 먹는 경우는 매실 뿐만이 아니다. 사과나 복숭아 장아찌도 시중에 간혹 나와 있지만 여전히 생소하다. 널리 먹는 음식은 아니었단 얘기다. 대신 참외 장아찌만큼은 예전부터 즐겨 먹어온 음식이다. 참외는 이름 그대로 참 오이란 뜻이다. 과채류로 분류할 만큼 채소의 특성을 많이 가지고 있지만 수박이나 멜론처럼 과일로 주로 먹는게 일반적이다.참외 속 태좌는 달달한 맛을 책임지고 하얀 과육은 시원하고 아삭한 식감을 준다. 이 과육을 활용해 장아찌를 담근다. 된장에 박거나 따로 염장을 해서 장아찌를 담그면 여름철 잃어버린 입맛을 돋우는 데 최고다. 참외 명산지 경북 성주군에 가면 찬으로 내주는 집이 종종 있다. 수박도 껍데기를 버리지 않고 알뜰살뜰 채를 썰어 무쳐 먹는 경우도 있지만 요즘은 찾아보기 힘들다.고기리막국수 비빔막국수. 역시 배 한조각은 빠질 수가 없다.◇인류가 가장 먼저 대량 재배한 유실수 ‘올리브’세계적으로 가장 식재료 활용도가 높은 과일은 역시 올리브다. 인류가 가장 먼저 대량 재배한 유실수가 올리브란 설이 있다. 무려 약 8000년 전 유적에서 올리브나무 과수원 흔적이 출토되었다. 감람(橄欖)이라 불리는 올리브는 지중해 연안이 원산지다. 그대로 먹고 기름을 짜는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해 과일이지만 우리의 무나 배추처럼 가장 절실한 채소 역할을 한다. 아니 그 이상이다. 그리스나 튀르키예·이탈리아 등에선 어떤 형태로든 올리브가 들지 않는 음식이 없을 정도다.올리브는 염장해 쓴맛을 제거한 후 다양한 용도로 쓴다. 애피타이저로 그냥 먹기도 하고 초절임·기름에 재우는 등 장아찌로 담가 먹는다. 잘게 썰어 토핑하면 조미료 역할을 한다. 청매실처럼 덜 익은 그린 올리브를 쓰기도 하고 완숙한 검은색 올리브를 사용하기도 한다. 유럽인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과일이냐 하면 흔한 올리버(Oliver)·올리비에(Olivier)·올리베이라(Oliveira)·올리비아(Olivia)라는 이름도 바로 이 과일에서 나왔다. 우리로 따지면 김 참외·이 수박 같은 이름이다.유럽에서 올리브를 다양하게 활용하듯 동남아시아에선 야자수 열매인 코코넛을 다방면으로 쓴다. 코코넛 안에 든 과즙은 주스로 먹고 하얀색 과육은 말렸다가 빻아서 밀가루처럼 쓴다. 빵가루처럼 튀겨내면 바삭한 맛이 난다. 과육을 말리지 않고 갈아낸 것을 코코넛 밀크라 부르는데 실제로 코코넛의 과육은 배젖이라 해 씨앗이 발아하도록 영양을 공급하는 성분이라 ‘밀크’라 명명한 것이 들어맞는다. 코코넛 밀크는 크림처럼 과자나 빵을 만들 때 쓰기도 하며 톰얌꿍 같은 수프에 들어간다.무더운 여름날 해갈(解渴)을 도와주고 비타민까지 공급해 주는 과일, 오래전 인류를 살아남도록 도와준 소중한 음식 과일의 맛과 효능을 지금의 후손들도 톡톡히 즐기고 있다.녹진한 맛의 아보카도는 치즈처럼 김밥에 넣기도 한다.◇과일맛집◇막국수 = 고기리막국수. 요즘 어디를 가나 막국수 얘기를 하자면 이 집이 나온다. 늘 문전성시를 이룬다. 청량한 육수와 고함량 메밀의 구수한 면발이 특징이다. 정갈하고 깔끔한 담음새와 포인트로 배를 썰어 꾸미로 얹었다. 배는 달랑 한 조각뿐이지만 그 존재감은 훨씬 크다. 달달하고 아삭한 배 맛이 구수한 메밀면과도 ‘쩡’한 육수 맛과도 잘 어울린다. 경기 용인시 수지구 이종무로 157. ◇시나몬사과튀김 = 쿠시카츠 쿠시엔. 일본 오사카(大阪)의 명물 쿠시카스(튀김꼬치)를 하는 집. 이 가게는 빵가루를 입혀 바삭하게 튀겨내는 간토(關東) 스타일이다. 육류는 물론이고 아스파라거스같은 채소나 과일까지도 모두 튀김꼬치로 즐길 수 있다. 즉석에서 튀김 옷을 입혀 뜨거운 기름에 튀겨낸 사과가 달달하고 아삭하다. 은은히 입힌 시나몬 향이 당도 높은 사과와 궁합이 좋다. 서울 마포구 월드컵북로5나길 18.◇파인애플볶음밥 = 어메이징 농카이. 태국인이 운영하는 집이다. 파인애플 볶음밥은 카오팟쌉파롯이라 한다. 과일이 들었다고 미리 질색할 필요없다. 달큼하지만 새큼하기도 한 단무지 정도라 생각하면 된다. 오히려 돼지고기(무)와 새우, 다양한 채소와도 잘 어우러져 입맛을 당장 살려준다. 매콤하고 짭조름한 피시 소스를 넣으면 더 좋다. 서울 마포구 동교로 156-11.멕시코에서 식재료로 즐겨쓰는 아보카도
2024.08.09 I 강경록 기자
  • 깐깐하게 더 솎아낸다, 내달 추가 PF 사업성평가
  •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금융당국이 다음 달 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에 대해 추가 사업성 평가를 진행하기로 했다.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을 반영해 선제적인 구조조정으로 부실을 솎아내고 시장 안정을 찾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추가 사업성 평가에는 기존 사업성 평가에서 ‘정상’과 ‘보통’ 등급을 받은 PF사업장에 대해서도 보수적으로 들여다보겠다는 계획이어서 안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대주단 보수적 잣대 들이댈 듯금융감독원 관계자는 7일 “올 3분기를 기준으로 부동산PF 사업성 평가를 다음 달 말 진행할 계획이다”며 “부동산PF 사업성 평가는 수시로 이뤄지는데 분기별로 평가해 PF사업장 별 현황을 살펴보기로 했다”고 밝혔다.이 관계자는 “지난 6월에 발표한 2분기 기준 부동산PF 사업성 평가는 평가 개선안을 반영한 첫 사례였던 만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과 부동산개발업계의 의견을 수용하는 방향에서 이뤄졌다”며 “만기연장 횟수 산정기준도 대출시행 1년 후부터 3회 연장으로 인식하고 도시개발사업 등 굵직한 PF사업장이라면 예외를 적용할 수 있도록 한 측면이 있다. 이번 3분기 기준의 9월 부동산PF 사업성 평가에서는 경기침체 우려를 반영해 진행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이번 대상은 지난 6월 진행한 평가에서 ‘정상’ 등급과 ‘보통’ 등급을 받아 만기연장을 진행한 PF사업장이다. 따라서 지난 6월 부동산PF 사업성 평가에서 ‘정상’과 ‘보통’ 등급을 받은 PF사업장도 9월 평가에서 ‘유의’와 ‘부실 우려’ 등급을 판정받을 수 있다. 지난 3개월 동안 얼마나 분양률을 끌어올렸는지, 예상 공정률을 맞추고 있는지 등을 평가해 대주단의 만기연장 여부가 갈릴 전망이다. 최근 PF사업장의 만기연장은 대부분 3~6개월 단위로 이뤄지고 있어 3개월 단위로 만기연장한 PF사업장은 등급 하락 시 경·공매 처분이 불가피해진다.이 관계자는 “3분기 기준 PF사업성 평가를 진행한다고 해도 구조조정 대상은 많지 않으리라 예상하고 있지만 경기침체와 시장 변동성 문제는 언제 어떻게 변할지 예단할 수 없다”며 “여전히 부동산 PF 시장 내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만큼 부동산PF 연착륙을 위해 부실 사업장을 최대한 빨리 정리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제2금융권으로 부실 전이 막는다대주단의 평가도 보수적으로 깐깐하게 이뤄질 전망이다. 제2금융권의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어 최대한 부실 PF사업장을 솎아내고 경·공매와 청산을 통해 제2금융권으로의 부실 전이를 막자는 취지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실제로 저축은행 부동산 PF연체율은 지난해 3월말 기준 4.07%에서 올해 3월말 11.26%로 1년 새 7.19%포인트나 급등했다. 특히 지난해 12월말 6.96%에서 3개월 만에 11.26%로 4.30%포인트나 뛰어오르며 부실 우려가 커졌다.다만 금융권에서는 부동산PF 정상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속도와 범위 등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권 한 고위관계자는 “사업성 평가 과정에서 시장의 불안을 자극하지 않도록 균형감을 가지고 단계적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제2금융권이 참여한 일부 사업장에서 손실이 불가피한 만큼 감내하기 어려울 정도로 광범위하게 정리가 일어난다면 오히려 부동산PF 연착륙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언급했다.
2024.08.08 I 김국배 기자
주담대 누르니…은행 집단대출 눈독 풍선효과 우려
  • 주담대 누르니…은행 집단대출 눈독 풍선효과 우려
  •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금융당국의 대출금리 인상 압박을 받고 있는 은행이 틈새로 중도금 대출 등 집단대출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올 하반기 출격 예정인 서울 신축 분양단지의 대출 주선은행을 선점하기 위한 것으로 대출영업의 타깃을 바꾸고 있다.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중도금 대출의 기준금리인 코픽스(COFIX) 신잔액기준 금리가 연 3.24%까지 떨어지면서 중도금 대출금리가 최저 3%대 중후반을 기록하고 있다.서울 신축 분양단지의 중도금 대출 금리는 지난달까지 연 4%대 안팎이었다. 지난 4월 ‘청계리버뷰자이’의 중도금 대출금리는 연 4.2%였다.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경색으로 한때 중도금 대출 금리는 연 6%를 훌쩍 뛰어넘었다. 금융당국이 주담대 취급을 제한하자 집단대출을 통해 대출을 확대하자는 기류가 은행 사이에서 강해지고 있다. 최근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 속도가 가팔라지면서 미래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라도 중도금 대출 금리가 낮아지는 현 시점에서 대출 마케팅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것이다.일부 은행은 서울 신축 분양의 중도금 대출 금리에 ‘마이너스 금리’까지 검토하고 있다. 마이너스 금리는 지난해 고금리 기조 당시 가산금리에 마이너스 금리를 더하는 구조로 대출금리를 끌어내리는 마케팅 전략이다. 서울 강남의 한 시중은행 지점장은 “지난해 입주를 진행한 래미안 원베일리의 잔금대출에 대해 일부 은행이 연 4%대의 대출금리에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 연 3.98%의 잔금대출 금리를 적용한 바 있다”며 “올 하반기 잠실래미안아이파크, 디에이치방배, 청담르엘 등 강남 3구 대단지뿐만 아니라 신반포메이플자이 등 중도금 대출과 잔금대출을 이어갈 굵직한 신규 단지 분양이 있어 은행 간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고 설명했다.은행이 마이너스 대출까지 검토하는 것은 중도금대출을 잔금대출로 전환하면서 대출금리를 소폭 인상해도 현재 주담대 금리와 별반 다르지 않아 차주의 부담도 덜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마이너스 금리로 최대 2.9%의 중도금대출 금리를 반영하더라도 잔금대출 시 연 3.3~3.5%의 금리로 만들 수 있어 은행이나 차주 모두 ‘윈윈’할 수있다. 잔금대출은 일반 주담대와 같지만 집단대출로 분류된다. 당장 내년 입주인 신반포메이플자이가 곧 중도금대출을 잔금대출로 전환하기 위한 입찰을 진행하는 데 은행 간 각축전이 예상된다.시중은행 관계자는 “주담대를 억제하면 결국 집단대출을 늘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나는데 집단대출까지 억제한다면 정부의 주택 공급 기조와 엇갈린다”며 “금융당국이 집단대출까지 본격적으로 억제하긴 쉽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사진=연합뉴스)
2024.08.07 I 김국배 기자
빚폭탄 위기의 자영업자…연체율 1년새 30% 껑충
  • 빚폭탄 위기의 자영업자…연체율 1년새 30% 껑충
  •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계속된 고금리와 경기 부진으로 시중은행에서 돈을 빌렸다가 갚지 못하는 자영업자가 급증하고 있다. 벌이는 줄었는데 나가는 돈은 점점 늘고 있다. 대출은 갚을 길이 없고 새로 대출을 받으려 해도 금융권의 문턱은 높기만 하다. 코로나19 이후 만기 연장과 원리금 상환 유예를 거듭하며 틀어막아 왔던 빚 폭탄이 위험 수위에 다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2분기 말 기준 개인 사업자 대출 연체액(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은 1조4537억원으로 1년 전(1조 1119억원)보다 30.7%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은행별로 보면 KB국민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액은 지난해 2분기 말 2070억원에서 올해 2분기 말 3164억원으로 52.9% 늘었다. 연체율도 0.24%에서 0.35%로 올랐다. 신한은행 연체액도 같은 기간 2106억원에서 2739억원으로 30.1% 증가했고, 연체율 역시 0.32%에서 0.40%로 상승했다. 하나은행은 이 기간 연체액이 2717억원에서 2860억원으로 5.3% 올상승했다. 연체율은 변함없이 0.5%로 높았다.우리은행은 연체액이 작년 6월 말 1860억원에서 올해 6월 말 2070억원으로 11.3% 늘었고, 연체율도 0.36%에서 0.41%로 상승했다. NH농협은행 연체액은 2366억원에서 3704억원으로 56.6%로 올랐다. 6월 말 연체율은 0.67%로 1년 전(0.44%)보다 0.23%포인트 뛰었다. 금융감독원이 집계한 자료에선 전 은행권 개인 사업자 연체율도 지난 5월 말 0.69%로 1년 전(0.45%)보다 0.24% 올랐다. 2014년 11월(0.72%) 이후 9년 6개월 만의 최고치다.시중은행 관계자는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면서 특히 자본력이 약한 소상공인과 개인 사업자들위주로 연체가 늘어나고 있는 모습이다”며 “금리 상황이 현재 수준으로 유지된다면 앞으로도 수치는 더 상승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현재 시장에선 미국의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국은행이 10월에 금리를 인하하지 않겠냐는 기대감 나타내고 있다. 다만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 가계 부채 증가세와 불안한 환율 등이 기준 금리 인하를 가로막는 변수로 꼽힌다.자영업자의 자금난이 심각해지자 정부는 지난달 초 ‘소상공인 자영업자 종합 대책’을 발표했다. 정책 자금 상환을 최대 5년까지 연장해주는 내용 등을 담았다. 취임 후 첫 행보로 소상공인·자영업자를 만난 김병환 금융위원장도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어려움이 엄중하다”며 “‘소상공인 자영업자 종합대책’의 핵심 중 하나인 새출발기금의 지원 대상을 확대하는 등 대책에서 발표한 내용을 차질 없이 준비해 나가겠다”고 했다.다만 정부의 이 같은 지원책에도 대출 상환 유예 같은 ‘연명 치료’로는 연체를 줄일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정엽 법무법인 로집사 대표변호사는 “매출이 없으면 대출로 고정비를 내면서 버텨야 하는데 이제는 대출 연장도 어려워져 (방법이) 개인 회생밖에 없다”며 “코로나 시절 대출을 계속 받은 것보다 오히려 그때 파산하는 게 나았을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고 말했다.
2024.08.05 I 김국배 기자
티메프 사태에…금감원, 제도 개선 TF 가동
  • 티메프 사태에…금감원, 제도 개선 TF 가동
  • (사지니=금감원)[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금융감독원이 티몬·위메프(티메프) 사태에 따른 제도 개선 방안 마련을 위해 2일부터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한다.1일 금감원은 “이번 사태로 확인되고 있는 제도적 미비점에 대해 앞으로 기획재정부 중심으로 관계부처와 보완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며 “이를 지원하기 위해 금감원 내 12명 규모로 TF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금감원은 이번 사태에서 보듯 이커머스의 전자지급결제대행(PG) 겸영 과정에서 판매점·소비자 보호를 위한 규제 체계에 사각지대가 있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PG가 경영 지도 비율을 준수하지 않아도 제대로 감독할 수단이 부재했다. 또 이커머스가 일시적 현금 조달 수단으로 이용자 보호 조치가 적용되지 않는 상품권을 대량으로 판매해 활용하는 게 가능했다. PG를 겸영하고 있는 이커머스가 사업 구조나 경영 방침(정산주기 장기화 등)에 따라 PG 규제를 우회해 지금 결제를 운용할 여지도 있었다.금감원은 앞으로 TF에서 최대한 신속하게 제도 개선을 위한 건의사항을 도출하고 정부 관계부처에 공유하기로 했다. TF는 전담 직원 7명과 겸직 5명으로 구성됐다.아울러 금감원은 티메프 현장 검사 과정에서 다양한 불법적 자금 흐름 정황을 확인하고 검사 인력을 9명에서 12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번 TF 운영으로 티메프 사태와 관련한 금감원 대응 인력은 현장 검사 17명, 현황 관리 5명 등 총 34명으로 늘어났다.
2024.08.01 I 김국배 기자
정부·국회, '티메프 사태' 규제 공백 메운다
  • 정부·국회, '티메프 사태' 규제 공백 메운다
  • [이데일리 김국배 송주오 기자] 티몬·위메프(티메프) 미정산 사태 피해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 당국과 국회가 뒤늦게 규제 개선에 나선다. 이커머스에 대한 구멍 뚫린 정부 감독 체계를 메우겠다는 건데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일 주재한 거시경제 금융회의에서 “전자상거래법·전자금융거래법 등의 적정성을 검토해 제도적 보완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첫 회동을 한 김병환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번 사태와 관련된 위법 사항을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제도 개선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했다.국회 앞 팻말 시위하는 ‘티메프’ 피해자들. (사진=연합뉴스)정산을 두 달씩 미루며 판매 대금을 다른 곳에 유용하는 것을 막을 장치가 없던 것이 이번 사태의 핵심인 만큼 정산금 관리, 정산 주기 단축, 정산 외부 대행 등과 관련된 규제 개선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추측해볼 방안 중 하나는 은행 같은 신뢰할 수 있는 3자 기관에 정산 대금을 맡기게 하는 ‘에스크로(결제 대금 예치) 의무화’다. 티메프 사고가 터진 뒤 금감원이 들고 나온 방안이기도 한데 강제할 근거가 없는 금감원은 “금융회사와 에스크로 계약 체결을 ‘유도’하겠다”고 했다.정산 주기를 단축하는 별도 규제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이커머스 정산 주기를 30일 이내로 해달라’는 국민동의청원까지 올라온 상태다. 다만 정산 주기는 재무 건전성 규제와 동시에 일률적으로 단축한다면 중소 이커머스 등에 유동성 위기를 가져올 수 있단 우려도 있다.국회도 움직이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른바 ‘티메프 사태 방지법(전자금융거래법 일부개정 법률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티메프처럼 재무 건전성이나 유동성에 문제가 있는 전자금융업자를 상대로 금융당국이 적기 시정 조치 등 필요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직전 3개년 기준 연평균 매출액이 1000억원 이상인 전자금융업자가 경영 지도 기준을 준수하지 못하면 자본증액 명령, 영업 정지, 임원 개선 명령 등의 조처할 수 있는 근거를 담는다. 앞서 금감원은 자본잠식에 빠진 티메프를 상대로 재작년 6월, 작년 12월에 두 차례 경영개선협약(MOU)을 맺었지만 추가 개선 조치로 이어지지 못해 비판을 받았다.현재 이커머스는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 등으로 관할 부처가 나뉘어 있고 규제도 전자상거래법, 전자금융법, 여신전문금융법 등 제각각이다. 이 때문에 급속히 성장하는 산업에 규제 속도가 못 따라갔다. 금융권 관계자는 “제도 개선을 위해선 ‘교통 정리’도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2024.08.01 I 김국배 기자
김문수 고용장관 후보자 "내가 반노동? 5인미만 사업장 근기법 확대해야"
  • 김문수 고용장관 후보자 "내가 반노동? 5인미만 사업장 근기법 확대해야"
  • [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김문수(사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는 자신을 향한 ‘반노동 인사’라는 지적에 대해 “무슨 뜻으로 하는 말씀인지 묻고 싶다”고 했다. 파업으로 인한 사업 손해엔 책임지는 게 마땅하다고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을 겨냥해 ‘김일성주의자’라고 한 입장은 고수했다. 가장 시급한 정책으론 ‘노동약자’ 보호를 꼽았고,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에 대한 근로기준법 단계적 확대 필요성을 언급했다.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1일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이 있는 서울 강남고용노동지청으로 출근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김 후보자는 이날 서울강남노동지청에 출근하며 기자들과 50분여간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김 후보자를 지명한 것을 두고 노동계와 야당이 ‘반노조 인사 참사’라고 비난하는 데 대해 김 후보자는 “반노동이 뭔지 묻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노조 출신이고, 제 아내도 우리 형님도 노조 출신이고, 제 동생은 노조를 만들다 감옥까지 두 번 갔다 온 사람”이라며 “반노조라고 하는 분은 어떤 분인지 무슨 뜻으로 하는 말인지 묻고 싶다”고 했다. 2022년 화물연대 파업 시 “불법파업엔 손배 폭탄이 특효약”이라고 말한 데 대해선 “사업을 하는 데 (파업으로 인해) 손해를 반드시 입게 되고, 그 손해에 대해선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하다는 뜻”이라고 했다.문재인 전 대통령을 아직도 ‘김일성주의자’라고 생각하는지 묻는 말엔 “자기(문 전 대통령)가 그런 식으로 이야기를 계속 했다”고 답했다. 김 후보자는 “문 대통령은 가장 존경하는 한국의 사상가가 신영복이라고 했다”며 “신영복은 통역당(통일혁명당)의 주범이다. 대한민국을 전복하고 북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자신의 조국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전향했다고 한 적이 없는 사람(신영복)을 가장 존경하는 한국의 사상가라고 했다면 그 사상이 무슨 사상입니까”라고 했다.김 후보자는 구상 중인 정책 중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노동약자’ 보호를 꼽았다. 그는 노조 조직이 없는 미조직 노동자와 영세한 작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에 대한 실태조사, 이들에 대한 외국 정책 사례 조사 등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그는 5인 미만 사업장에 근로기준법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도 밝혔다. 김 후보자는 “(단계적 확대) 필요성은 너무나 많다”며 “5인 미만이라고 근로기준법을 일부만 적용하고 나머지는 안 하는 나라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나 대통령의 뜻도 강력하다”며 “다만 전면 적용으로 ‘사업 못 하겠다’ 그러면 저 사람들(노동자)은 어디 가서 또 취직하냐. (사업주들이) 굉장히 어려워한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장관으로 취임하면 단계적 확대 로드맵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이밖에 최저임금 구분(차등) 적용에 대해선 “우리나라는 평등 의식이 굉장히 발달돼 있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2024.08.01 I 서대웅 기자
해외서 카드 쓸땐 '원화 결제' 하지 마세요
  • 해외서 카드 쓸땐 '원화 결제' 하지 마세요
  •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해외 가맹점에서 카드 결제를 할 때는 현지 통화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자동 납부가 설정돼 있던 카드를 재발급할 경우 자동납부 승계 내역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금융감독원은 1일 이런 내용을 담은 신용카드 이용 관련 소비자 유의사항을 안내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해외 가맹점에선 카드로 결제할 때 원화 결제를 하면 브랜드사(비자, 마스터카드 등)·해외 서비스 수수료 뿐 아니라 원화 결제 수수료가 추가로 부과된다. 원치 않는 수수료 부담을 방지하려면 카드사들이 운영하는 ‘해외 원화 결제 차단 서비스’를 신청하는 것이 좋다.전기 요금, 아파트 관리비 등 자동 납부가 설정된 카드를 분실 등의 사유로 재발급할 경우 모든 납부 내역이 승계되는 것은 아니어서 내역을 확인하고 변경된 결제 정보를 등록해야 한다. 또 기존 사용 카드가 단종되면 카드사는 고객에게 대체 카드를 제안하는데, 이때 카드 조건과 혜택을 꼼꼼히 비교해 자신의 소비 패턴에 맞는 카드를 선택해야 한다.신용카드로 물건을 사는 것처럼 꾸며 결제한 뒤 현금을 받는 ‘카드깡’은 불법 행위로, 적발되면 신용도 하락 등뿐만 아니라 카드 정지, 한도 축소 등의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휴가철 여행객으로 붐비는 인천공항. (사진=연합뉴스)
2024.08.01 I 김국배 기자
이복현 "부실 우려 PF 사업장, 재구조화 계획 진행토록 철저히 점검"
  • 이복현 "부실 우려 PF 사업장, 재구조화 계획 진행토록 철저히 점검"
  •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일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연착륙과 관련해 “유의·부실 우려 사업장이 신속히 정리·재구조화를 진행하도록 철저히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필요 시 현장 점검도 실시하겠다고 했다.이복현 금감원장. (사진=연합뉴스)이 원장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종료 직후인 이날 오전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금융회사의 PF 사업성 평가 결과, 유의·부실 우려 사업장에 대해 이달 말까지 사후관리 계획을 확정하도록 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이 원장은 가계 대출에 대해선 “금리 인하 기대감 확산으로 증가세가 확대될 수 있다”며 “관계기관과 긴밀한 공조를 통해 스트레스 DSR을 예정대로 시행하는 등 안정적 관리 기조를 확고히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으로 엔캐리 청산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이라며 “국내 유입 금액은 크지 않으나, 엔캐리 청산이 발생하면 시장 변동성을 증폭시킬 수 있으므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위메프·티몬 사태와 관련해선 “신속한 환불 처리와 피해업체 금융 지원 방안이 현장에서 차질없이 집행되도록 적극적으로 대응해달라”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이번 사태에서 드러난 소비자·판매자 보호장치, 전자상거래 내 PG를 통한 결제·정산 프로세스 취약점 등을 살펴보고, 관계기관과 개선 방안을 논의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주문했다.
2024.08.01 I 김국배 기자
아무나 찍어내는 상품권 年10조…티메프 '돌려막기' 수단 전락했다
  • 아무나 찍어내는 상품권 年10조…티메프 '돌려막기' 수단 전락했다
  •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이데일리 김국배 송주오 기자] 상품권이 티몬·위메프(티메프) 판매대금 정산 지연 사태의 또 다른 ‘뇌관’이 됐다. ‘티메프’에서 해피머니 등 상품권을 산 소비자가 이번 사태 후 상품권 사용이 막히면서 피해를 보고 있다. 멀쩡했던 상품권이 하루아침에 휴짓조각이 된 건 결국 상품권 발행과 유통 등 규제를 제때 마련해야 할 국회와 금융당국이 그간 손을 놓고 있었던 탓이라고 지적한다. 이번 티메프 사태를 계기로 지난 1999년 폐지된 후 25년간 부활하지 못하고 있는 ‘상품권법’을 조속히 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e쿠폰 거래 3년새 2배로티메프 사태가 터진 지 23일째인 31일 티몬 등에서 판매됐던 해피머니 상품권 사용이 막히면서 소비자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상품권 시장은 소비자가 구입한 상품권을 제휴사에서 쓰면 제휴사 발행업체에 돈을 청구하는 구조인데 티메프가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면서 사용을 막은 것이다.이처럼 상품권 시장이 혼돈에 빠진 건 사실상 현재 상품권 발행업자 자격 요건, 연간 발행 한도 등을 규정하는 법적 근거가 없던 것이 ‘독(毒)’이 됐다는 분석이다. 상품권의 합리적 유통과 이용자 권익 보호를 위한 상품권 관련 법안이 20대(2017년), 21대(2021년) 국회에서 각각 발의됐지만 번번이 폐기됐다. 이 법안들은 상품권을 발행하려는 자가 일정 자격 요건을 갖춰 금융위원회에 신고하고, 이용자 보호 등을 위해 필요할 때 금융위가 자본금 등 기준에 따라 연간 발행 한도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이다. 1999년 상품권법이 폐지된 이후 아직 관련 법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그러다 보니 인지세만 내면 상품권을 발행할 수 있다. 실제로 해피머니의 이용약관 제11조를 보면 ‘상품권은 별도의 지급 보증과 피해보상 보험계약 없이 발행자의 신용으로 발행됐다’고 명시돼 있다. 심지어 해피머니 발행사인 해피머니아이앤씨는 수년째 부채총계가 자산총계보다 큰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다. 금융당국에 선불업체로 등록돼 있지 않고 지급보증보험도 없다. 거기다 티몬과 위메프는 해피머니 상품권 5만원권을 4만 6250원에 할인(7.5%) 판매하면서 ‘단기 자금 조달 수단’처럼 썼다. 금융당국의 허술한 관리·감독이 도마 위에 오르는 이유다. 티메프는 이미 2019년과 2020년부터 자본 잠식 상태였다. 금융당국이 한 거라곤 강제성 없는 경영개선협약(MOU)체결이 전부였다. 티몬은 지난 4월부터 감사보고서도 제출하지 않았고 5월부터는 상품권을 10%씩 할인한 가격에 대규모로 판매했다. 2021년에 머지포인트 사태도 상품권을 20% 할인한 가격으로 돌려막기 하다가 부실이 터졌는데 같은 내용을 반복하고 있는 티메프를 보고도 모른 척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이런 ‘규제 사각지대’인 상품권 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4조 4952억원 수준이던 ‘e-쿠폰서비스 거래액’(전자상품권 거래 규모)은 지난해 10조 649억원으로 3년 만에 두 배가 됐다. 피해는 상품권 업체에도 부메랑이 돼 돌아가고 있다. 다이소·11번가·이마트 등은 컬쳐랜드 상품권 사용을 막았다. 미수금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 보고 사용을 막은 것이다. 컬쳐랜드 상품권을 운영하는 한국문화진흥원은 “회사는 ‘전자금융업 등록업체’로 전자금융업 관리규정에 따라 고객 선불 충전금과 결제 대금을 100% 보증보험에 가입해 안전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서둘러 진화에 나서고 있다.도서문화상품권과 북앤라이프 캐시를 운영하는 페이즈북앤라이프도 서비스 임시 점검 조치에 “당사가 아닌 사용처의 사유에 따른 것”이라며 수습 중이다. 페이즈북앤라이프의 지난해 부채비율은 1903%로 전년(1195%)에 이어 1000%를 넘었다. 금융당국은 티메프가 상품권 업계에 지불하지 않은 판매금이 533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일종의 화폐인데 관리 안 이뤄져상품권 문제에 따른 피해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2015년 패션그룹 형지가 경영난에 빠진 에스콰이어를 인수한 후 발행일로부터 5년이 지난 에스콰이어 상품권의 권리를 소멸시키면서 해당 상품권을 보유한 소비자가 한순간에 사용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전문가들은 상품권 규제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이 9월에 시행되지만 여전히 발행사 자격 요건은 별도로 규정하지 않고 있다. 전금법이 아닌 상품권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상품권은 발행자의 신용을 기본으로 발행하고 있는 만큼 발행자의 자격 요건을 엄격하게 하고 상품권 이용자 보호를 강화하는 것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상품권은 현재 정확한 총량을 추산하기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다. 솔직히 얼마인지도 모른다”며 “일종의 화폐인데 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니 제2, 3의 머지포인트 사태 발생이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24.08.01 I 김국배 기자
김병환 금융위원장 "e커머스 관리·감독 문제점 원점서 재점검"
  • 김병환 금융위원장 "e커머스 관리·감독 문제점 원점서 재점검"
  •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금융당국이 31일 티몬·위메프(티메프) 정산 지연 사태와 관련해 전자상거래(e커머스) 정산 주기를 단축하는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 전자지급결제대행업체(PG) 대상 관리·감독상 미비점도 개선하겠다고 했다.이날 취임한 김병환 신임 금융위원장은 간부회의를 열어 티메프 사태 관련 지시 사항을 내렸다. 김 위원장은 “신속한 수습이 가장 중요하다”며 “5600억원의 긴급 자금 공급, 기존 대출 만기 연장, 결제 취소·환불 지원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전자 상거래·전자지급결제 분야에서 신뢰할 수 있는 거래 질서와 엄격한 규율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김병환 신임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3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로 들어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김 위원장은 이번 사태로 드러난 e커머스 영업 및 관리·감독상 문제점을 원점에서 철저히 재검해 제도 개선 방안을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정산자금 안전 관리, 정산 주기 단축 등 판매자·소비자에 불리한 영업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김 위원장은 티메프 대주주와 경영진에 대해 “확실한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취임식 없이 곧바로 업무를 시작했다. 티메프 사태가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데다 금융당국의 감독 부실 책임이 부각되는 상황 등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티메프 사태 관련 긴급 현안 질의에선 금융당국의 관리 소홀을 지적하는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2022년 6월과 작년 12월 등 두 차례 걸쳐 자본잠식에 빠진 티메프와 경영 개선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지만 실제 경영 개선을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것이다김 위원장 앞에는 티메스 사태 외에도 가계 부채 등 중요 현안들이 쌓여있다. 김 금융위원장은 이날 취임사를 통해 “부동산 PF, 가계 부채, 자영업자 대출, 제2금융권 건전성 등 현재 직면하고 있는 4대 리스크를 속도감 있게 해소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누적된 부실을 해소하고 새로운 리스크가 확대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가계 부채에 대해서는 금리 인하 기대, 부동산 시장 회복 속에서 리스크가 확대하지 않도록 치밀한 대응 계획(contingency plan)을 사전에 준비하겠다”고 했다. 이어 “부채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구조가 시장 불안과 시스템 전이의 주요 요인인 만큼 부문별로 지분 금융(Equity Financing)을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나가겠다”고 덧붙였다.김 위원장은 금융 규제에 대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 변화한 환경에 맞지 않는 규제는 과감히 풀겠다”며 “금융회사의 업무 범위도 이러한 관점에서 검토하겠다”고도 했다. 아울러 그는 불완전 판매, 불법사금융, 불법 공매도, 불공정거래 등 금융업권별, 금융시장별로 위법·부당 행위를 분석해 사전 예방과 사후 제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2024.07.31 I 김국배 기자
금융권 PF 브릿지론 17.4조…연체율 10.14%
  • 금융권 PF 브릿지론 17.4조…연체율 10.14%
  •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지난 3월 말 기준 금융권 브릿지론 연체율이 석 달 전보다 1.85%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금융당국이 31일 브릿지론과 본PF로 나눈 부동산PF 관련 상세 통계를 공개했다.금융권 브릿지론 연체율은 작년 말 8.29%에서 올해 3월 말 10.14%로 올랐다. 본PF 연체율도 같은 기간 1.9%에서 2.57%로 0.67%포인트 상승했다. 전체 PF 대출 연체율은 3월 말 0.85%였다.저축은행의 경우 브릿지론 연체율은 3월 말 14%로 작년 말(12.9%)보다 1.1%포인트 올랐다. 본PF 연체율도 6.41%에서 10.89%로 뛰었다. PF 대출 연체율이 3월 말 기준 11.26%이다. 은행은 브릿지론 10.14%, 본PF 2.57%의 연체율을 기록했다. 증권은 3월 말 기준 브릿지론 연체율이 20.26%로 석달 전보단 1.78%포인트 낮아졌으나, 본PF 연체율은 6.64%포인트가 올라 15.84%가 됐다.토지담보대출 연체율은 저축은행이 작년 말 9.91%에서 올해 3월 말 20.18%로 10.27%포인트가 치솟았고, 여신전문금융사도 이 기간 연체율이 5.32%에서 11.04%로 5.72%포인트 상승했다.대출 잔액을 보면 금융권 브릿지론은 지난 3월말 17조4000억원으로 3개월 전보다 3000억원이 늘었다. 본PF 잔액은 116조8000억원으로 1조8000억원 감소했다. 이 기간 저축은행은 브릿지론이 8000억원에서 1조1000억원으로 3000억원 늘었고, 본PF는 8조8000억원에서 8조3000억원으로 5000억원 줄었다.은행의 브릿지론 잔액은 3월 말 기준 17조7000억원으로 석 달 전보다 3000억원 늘었고, 본PF는 1조8000억원 줄어든 116조8000억원을 기록했다.PF 대출 연체율. (자료=금융위원회)
2024.07.31 I 김국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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