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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설업 한파에 계엄·탄핵까지…작년 취업자 수 15.9만명 증가에 그쳐(종합)
- [세종=이데일리 김미영 강신우 기자]지난해 취업자 수가 15만 9000명 증가에 그쳤다. 건설·제조업 불황으로 전년에 비하면 ‘반토막’이 났다. 특히 비상계엄·탄핵 여파에 작년 12월 취업자 수는 3년 10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떨어졌다.올해 취업자 수 증가 예상치는 12만명에 불과해, 생산연령인구 감소와 경기 악화 속에 취업자 수 감소세가 지속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1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취업자 수는 2857만 6000명으로 전년보다 15만 9000명(0.6%) 늘었다. 불과 2주 전 정부가 올해 경제정책방향에서 밝혔던 예상치(17만명)보다도 적다.연간 취업자 수는 2019년 30만 1000명 증가했다가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 21만 8000명 감소한 뒤 이듬해 다시 36만 9000명 증가했다. 2022년에는 81만 6000명 늘어나며 2000년(88만 2000명) 이후 22년 만의 최대 폭을 기록했다. 하지만 2023년 32만 7000명으로 증가 폭이 줄어든 이어 2024년엔 15만명대로 떨어졌고, 올해 정부 예상치는 12만명이다.지난해 취업자 수 증가 폭 축소엔 건설업과 도매 및 소매업 불황이 영향을 미쳤다. 산업별로는 건설업 취업자 수가 4만 9000명 줄었다. 2013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감소 폭이 가장 크다. 도매 및 소매업(-6만 1000명)과 제조업(-6000명) 등에서도 취업자가 감소했다. 반면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8만 3000명) 등은 취업자가 늘었다.지난해 고용상황은 연말로 갈수록 악화됐다. 연초(1∼2월)만 해도 취업자 수 증가폭이 30만명대에 달했지만 10월엔 8만 3000명, 11월 12만 3000명으로 줄다가, 12월엔 5만 2000명 감소로 전환했다.작년 12월 취업자 수가 이처럼 뒷걸음질 친 건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연말 직접일자리사업 종료 등의 여파다. 기재부 관계자는 “소비심리 위축이 임시·일용직 중심으로 도소매·운수창고·숙박음식·개인서비스업 고용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지난해 연령별로는 60세 이상에서 26만 6000명, 30대에서 9만명, 50대에서 2만8000명 취업자가 늘었다. 반면 20대는 12만 4000명, 40대는 8만 1000명 취업자가 줄었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2.7%로 전년보다 0.1%포인트 올랐다. 1963년 통계 작성 이래 최고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인 15∼64세 고용률도 69.5%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작년 실업자는 82만 3000명으로 전년대비 3만 6000명(4.6%) 늘었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에서 3만 3000명 늘어 증가 폭(20.4%)이 가장 컸다. 비경제활동 인구는 1617만 2000명으로 전년대비 3만 2000명(-0.2%) 감소했다. 이중 ‘쉬었음’ 인구는 60세 이상에서 4만 1000명(3.9%), 30대에서 2만 9000명(10.8%) 증가하는 등 모든 연령계층에서 늘었다. 청년층(15~29세)은 42만 1000명으로 2020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구직 단념자는 37만 1000명으로 전년보다 9000명(2.5%) 증가했다.올해에도 고용전망은 밝지 않다. 기재부 관계자는 “생산연령인구 감소는 공급 면에서,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는 수요 측면에서 하방요인”이라며 “건설업 불황이 개선될지 여부도 ‘취업자수 12만명 증가’ 예상치 달성 여부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 변신 거듭하는 K전통주에 세계인 '매혹'…"수출이 답이다"
- [이데일리 한전진 김미영 기자] 서울 인사동 북촌에 위치한 ‘전통주 갤러리’. 이곳은 늘 외국인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명소가 됐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미국 관광객 상아(28)씨는 연신 “음” 소리를 내며 다른 방문객들과 함께 다양한 술을 시음하고 있었다. 상아씨는 “우도 땅콩막걸리를 이전에 마셔본 적이 있는데 오늘 시음주로 나와 신기했다”며 미소 지었다. 이어 “아직 한국의 전통주는 한인 마트가 아니면 현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품은 아니다”면서도 “막걸리 등 단어를 알고 있을 정도로 관심이 늘고있다”고 했다.K전통주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세계적인 한식 열풍 속에 파전, 찌개, 육회는 물론 퓨전 한식도 외국에 알려지면서 이와 곁들이기 좋은 K전통주 역시 반사이익을 얻는 분위기다. 아직 전통주가 전체 주류 수출량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아니지만 향후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전망이 많다. 다만 글로벌 시장 도약을 위해선 주질의 관리·감독 강화, 정부의 수출 지원 확대가 필요하단 목소리가 나온다.◇맛과 다양성 뛰어난 전통주…“한식과 함께 전파해야”전통주 갤러리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전통주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지난 2015년 개관한 곳이다. 이곳에선 전국에서 만든 500여종의 전통주를 상설 전시하고 판매한다. 시음 등의 프로그램도 신청을 받아 상시 진행한다. 갤러리 관계자는 “과거에는 내국인이 많았지만 지금은 외국인 비중이 60%에 달한다”며 “현재 외국인 고객의 전통주 구매량이 전년대비 15% 이상 증가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K전통주의 강점 중 하나로 다양성이 꼽힌다. 전통주라 하면 흔히 막걸리와 같은 탁주, 맑은 청주 등을 떠올리지만 실제로는 더 세밀하게 구분된다. 우선 국가무형유산 보유자 또는 대한민국 식품명인 등이 제조한 ‘민속주’와 농업경영체 및 생산자단체 등이 생산한 ‘지역특산주’ 범주로 나뉜다. 민속주는 한산 소곡주, 안동소주, 문배주, 이강주, 금산 인삼주 등이 대표적이다. 지역특산주는 고창 복분자주, 지리산 머루주, 영월 더덕주, 광양 매실주 등이 있다.전통주 중에서도 발효주는 탁주, 약주, 청주, 맥주, 과실주를 포함한다. 이 가운데 탁주는 K전통주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지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가장 인지도가 높다. 쌀, 보리, 옥수수 등을 발효시킨 후 거칠게 여과시킨 술이다.일반 초록색병의 희석식 소주와 다른 증류식 소주도 있다. 희석식 소주는 물에 주정과 첨가물을 넣어 만들지만, 증류식 소주는 곡물 등 원료를 발효해 원액을 얻은 후 이를 숙성해 만든다. 내국인도 정확히 알지 못할 만큼 전통주의 스펙트럼이 넓다는 얘기다.전통주의 변신은 계속되는 중이다. 청양고추와 커피, 토마토, 바질을 활용한 소주 등 재료는 물론 양조 기법도 다양해지고 있다.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 전통주를 연구하는 농업연구사 이대형 박사는 “전통주의 세계적 인기는 K푸드에 있어서도 긍정적 신호”라며 “전통주는 식품 중에서도 그 맛과 다양성이 뛰어난 분야”라고 했다. 이 박사는 “주류는 음식 문화와 함께 움직이는 존재인데 전통주만 따로 알리는 것이 아니라 한식과 함께 전파한다면 K푸드의 영향력은 더 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전통주 갤러리에선 전국에서 만든 500여종이 넘는 전통주를 상설 전시하고 판매한다. (사진=전통주 갤러리)◇국내시장 포화 우려…수출이 대안종류가 늘고 시장이 확대되면서 엄격한 관리의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제주도에 위치한 국세청주류면허지원센터는 △주류 제조시설 현장 확인 △주류 원료 및 공정의 법령 적합 여부 검토 △신제품 및 유통 주류에 대한 분석·감정 등 전통주 제조면허 관리 업무를 맡고 있다. 센터 관계자는 “정부 기준에 맞는지 분석·검증을 받으려는 각종 전통주들이 전국에서 엄청나게 몰려든다”며 “주류가 다양해지면서 택배 물량도 그만큼 늘고 있다”고 했다.센터는 기술력이 취약한 영세사업자에 양조이론, 제조실무 등 교육을 하고 현장에 나가 무료로 컨설팅도 해준다. 센터에서 무상으로 운영하는 주류면허아카데미를 찾은 이들만 최근 3년 동안 200명에 육박한다.수출 지원도 전폭적이다. 원활한 통관 지원을 위해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6개 국어로 번역된 분석감정서를 발급해주고 외부의 수출전문가를 초빙해 수출 절차, 바이어 유치방안 등 수출 관련 교육도 무료로 진행한다. 센터가 보유한 발효력과 향미가 우수한 효모 6건은 희망하는 주류 제조업자에 공급하고 있다.센터가 수출 지원까지 나선 데엔 국내 시장 포화에 대한 고민이 담겼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4년새 국내 전통주제조면허가 649건(56%) 증가했다는 건 그만큼 국내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단 방증이어서다.센터 관계자는 “좁은 시장을 두고 벌어지는 경쟁은 자연스럽게 가격 경쟁으로 이어져 비용 절감 압박, 품질 저하, 경쟁력 약화라는 악순환을 만들 수 있다”면서 “한류 인기를 활용한 수출이 주요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생산자는 물론 국가 이미지에도 영향을 주는 만큼 생산단계부터 주질 검사를 철저히 하고 유통과정에서도 품질을 유지해 최상의 상품을 수출해야 K전통주의 생명력이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