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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박3일 文·金과 함께한 이들도 ‘말들의 향연’
-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2018남북정상회담평양’의 첫날인 18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평양을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리용남 내각 부총리와 인사하는 모습이 서울 동대문구 디자인플라자에 마련된 서울프레스센터 화면에 녹화 방송되고 있다.[평양공동취재단·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18일부터 2박3일 동안 진행된 3차 남북정상회담의 주인공은 단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었지만, 두 정상의 회담 과정에 관여한 남북측 인사들도 조연으로 빛을 냈다. 이들이 때로는 분위기를 띄우고 웃음을 자아내는 말들의 향연을 벌인 덕분에 회담은 더 풍성한 화제거리를 낳고 마무리됐다.이재용 “평양 처음 와서 ‘한민족’ 느껴” vs 리용남 “여러 측면서 유명 인물이던데”김 위원장의 부인으로 4.27 1차 정상회담 당시 방남해 우리 국민에게도 친숙한 리설주 여사는 남측 인사들에 살갑게 대하면서 재치있는 말들도 건넸다. 리 여사는 18일 옥류 아동병원 방문 때 마술사인 최현우 씨로부터 ‘요술사’란 소개를 받자 “제가 없어지나요?”라고 되물어 좌중에서 웃음이 터졌다.리 여사는 19일 옥류관 오찬 때엔 4월 판문점 만찬의 추억을 더듬었다. 김 위원장이 직접 옥류관 냉면을 공수해갔던 때였다. 리 여사는 유홍준 국민대 교수에게 “판문점 연회에서 옥류관 국수를 올린 이후로 우리나라 찾아오는 외국손님들이 다 랭면 소리하면서 랭면 달라고 한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남한에 남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언급, “너무 맛있다고 두 그릇을 뚝딱... 오늘 못 오셔서 섭섭하다. 오셨으면 정말 좋아하셨을텐데”라고 말해 눈길을 샀다.재계 1위 삼성의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의 말들도 화제가 됐다. 이 부회장은 18일 리용남 북한 내각부총리와 만나 “평양은 처음 와 봤다. 마음에 벽이 있었는데 이렇게 직접 보고 경험하며 ‘이게 한민족이구나’ 느꼈다”면서 “우연히 보니 평양역 건너편에 새로 지은 건물에 ‘과학중심 인재중심’이라 쓰여 있었다. 삼성의 기본경영 철학이 ‘기술중심 인재중심’”이라고 말했다. 첫 평양 방문에서 얻은 북한과의 친밀감 표현이었다.이런 이 부회장에 리 부총리는 미묘한 뉘앙스의 인사말을 건넸다. 리 부총리는 “우리 이재용 선생은 보니까 여러 측면에서 아주 유명한 인물이던데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해서도 유명한 인물이 되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 부회장이 박근혜국정농단 사건 관련한 재판을 받고 있다는 점을 거론한 것이란 분석과 ‘덕담’에 방점이 있단 해석이 동시에 나왔다.1928년생으로, 요동쳐온 한반도 역사를 몸소 겪었고 남북 정권 변천사를 지켜봐온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우리 정당 대표들을 만나 남긴 말도 인상 깊다. 김 위원장은 19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정동영 민주평화당, 이정미 정의당 대표와의 만수대의사당 면담에서 “1년 전에 뵀을 때나 지금이나 같다”는 정 대표의 인사에 “(정동영) 선생 모습이나 리해찬 선생 모습이나 마찬가지”라며 “우리 통일의 위업을 성취할 때까지는 영원한 이 모습대로 고저(그저) 활기 있게 싸워 나자”고 힘줘 말했다. 이어 “우리가 모두 졸장부가 돼서야 되겠나. 대장부가 되자”고 강조했다.‘노쇼 논란’ 야기한 3당 대표 “산만해지니까”…북측은 회담날짜 ‘오기’김 위원장과 정당대표들의 만남까지는 ‘잡음’도 나왔다. 당초 세 대표들은 전날 안동춘 부의장 등 북측 고위급 인사들과 면담을 갖기로 했으나 면담장에 나타나지 않아 ‘노쇼 논란’을 야기했다. 이에 이해찬 대표는 “정상회담 배석자 수가 갑자기 예상보다 많이 줄어드는 바람에 장관들이 이쪽에(김 위원장과의 면담) 합류를 했다. 당대표 3명과 장관들을 분리하는 과정에서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 되어서 불발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산만해지니까 별도로 하려고 했는데, 별도로 만나는 스케줄이 안 잡혀서...”라고 했지만 ‘결례’를 했다는 비난 여론이 일었다.이 대표는 여기에다 김 위원장에게 “2000년 6·15 정상회담과 노무현 대통령 때까지도 잘나가다 우리가 정권을 빼앗기는 바람에 지난 11년 동안 남북 관계가 단절돼 여러 손실을 봤다”는 말을 한 것으로 정해져, 보수야당의 반발을 샀다.회담 시작 하루 전 이뤄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발목이 잡힌 정경두 후보자 대신 방북한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20일 오전 백두산 천지에서의 ‘과격’ 발언이 입방아에 올랐다. 송 장관은 서울 답방을 약속한 김 위원장의 한라산 등반 얘기가 화제에 오르자 “한라산 정상에 헬기 패드를 만들겠다. 우리 해병대 1개 연대를 시켜서 만들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퇴임을 코앞에 둔 장관의 농담인지 진담인지 모를 말에 주변인사들은 모두 웃었다.말 아닌 ‘활자’ 때문에 벌어진 해프닝도 있었다. 문 대통령은 19일 숙소인 백화원 정원에 모감주나무로 기념식수 행사를 가졌는데, 나무심기가 끝난 뒤 모습을 드러낸 표지석에 ‘평양 방문을 기념하여 2018. 9. 18 - 21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이라고 새겨져 있었던 것. 정상회담 날짜가 18~20일이므로 날짜 ‘오자’가 나온 것이다. 청와대는 “표지석을 준비한 북측에서 잘못 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15만 평양시민의 ‘열렬’ 환호…문대통령 “감격, 말로 표현 못해”(종합)
-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 방문 이틀째인 19일 오후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함께 평양시 중구역 능라도 소재 5.1 경기장에서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빛나는 조국’을 관람한후 평양시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사진=연합뉴스)[평양공동취재단·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첫 평양 방문을 환영하기 위해 19일 북측에서 마련한 대집단체조 예술공연장은 흡사 축제의 장 같았다. 평양 능라도에 위치한 북한 최대 규모의 5.1 경기장은 15만명에 달하는 평양시민으로 가득찼고, 한시간여 벌어진 공연은 기립한 시민들의 환호로 시작과 끝을 맺었다. 어두워진 하늘로 잇달아 폭죽이 올라 터졌고, 문 대통령 방문을 위해 준비된 특별공연은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공연 후 평양시민들을 향해 감사 인사를 건네는 문 대통령의 목소리엔 흥분이 묻어났다. 공연 예정시각이었던 저녁 9시. 문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내외가 공연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관중석의 평양시민들은 머리 위로 박수를 쳤고, 큰 함성으로 환영을 표했다.이날 공연은 기존의 ‘빛나는 조국’ 공연대로 체조와 태권도 시연 등으로 시작, 문 대통령의 방북 및 3차 남북정상회담을 기념하는 내용이 더해졌다. 공연 팸플릿엔 ‘특별장 평화, 번영의 새시대: 제1경 겨레의 메아리, 제2경 푸른 하늘, 푸른 꿈, 제3경 우리 민족끼리, 종장 통일삼천리’라고 소개됐다.이 특별공연 때엔 ‘고향의 봄’ ‘홍도야 우지마라’ 등과 같은 우리 노래가 불려졌고, 카드섹션 등이 이어졌다. 특히 제3경에서 ‘해솟는 백두산은 내조국입니다‘라는 카드섹션이 벌어지는 동시에 4.27 1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사진들이 대형 스크린에 떠오르자 관람객들의 함성은 최고조로 치달았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판문점에서 역사적인 첫 만남을 가졌던 순간들이 파노라마처럼 이어졌다.카드섹션이 ‘4.27 선언 새로운 력사는 이제부터’로 전환되면서는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 울려퍼졌다. 하늘엔 레이저로 ‘조선아 만만세’라는 글귀가 쓰여졌다.공연이 끝나자 김정은 위원장은 먼저 “문 대통령과 남측 대표단을 따뜻하고 또 열렬하게 환영해 맞아주는 모습을 보니 감격스러움으로 하여 넘쳐나는 기쁨을 다 표현할 길이 없다”며 “문 대통령이 역사적인 평양 수뇌 상봉과 회담을 기념해 평양 시민 여러분 앞에서 직접 뜻깊은 말씀을 하신다. 오늘의 이 순간 역시 역사는 훌륭한 화폭으로 길이 전할 것”이라고 했다.이어 마이크 앞에 선 문 대통령은 “남쪽 대통령으로서 김 위원장의 소개로 여러분에게 인사말을 하게 되니 그 감격을 말로 표현할 수 없다”며 “우리는 이렇게 함께 새로운 시대를 만들고 있다”고 했다.문 대통령은 “우리 민족은 우수하다. 우리 민족은 강인하다. 우리 민족은 평화를 사랑한다. 그리고 우리 민족은 함께 살아야 한다”며 “우리는 5천년을 함께 살고 70년을 헤어져 살았다. 오늘 이 자리에서 지난 70년 적대를 완전히 청산하고, 다시 하나가 되기 위한 평화의 큰 그림을 내딛자고 제안한다”고 말했다.그러면서 “김 위원장과 나는 북과 남 8천만 겨레의 손을 굳게 잡고 새로운 조국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우리 함께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자”고 힘줘 말했다. 7분여간의 문 대통령 인사 동안 평양 시민들은 12차례나 박수를 보냈다. 관람객들의 박수는 문 대통령이 연설을 끝낸 뒤 손을 흔들어 인사를 하고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번쩍 손을 들어보이는 때에도 계속됐고, 밤10시30분께 공연장을 떠날 때까지 이어졌다.
- 15만 평양시민 환호 속 폭죽·카드섹션…축제 같던 5.1경기장 공연
-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 방문 이틀째인 19일 오후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함께 평양시 중구역 능라도 소재 5.1 경기장에서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빛나는 조국’을 관람한후 평양시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사진=연합뉴스)[평양공동취재단·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첫 평양 방문을 환영하기 위해 19일 북측에서 마련한 대집단체조예술공연장은 흡사 축제의 장 같았다. 평양 능라도에 위치한 북한 최대 규모의 5.1 경기장은 15만명에 달하는 평양시민으로 가득찼고, 한시간여 벌어진 공연은 기립한 시민들의 환호로 시작과 끝을 맺었다. 어두워진 하늘로 잇달아 폭죽이 올라 터졌고, 문 대통령 방문을 위해 준비된 특별공연은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냈다.공연 예정시각이었던 저녁 9시. 문 대통령은 부인인 김정숙 여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부인인 리설주 여사 등과 공연장으로 입장했다. 이미 관중석에서 기다리고 있던 평양시민들은 머리 위로 박수를 쳤고, 함성소리가 커졌다.공연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문 대통령은 몸을 숙인 채, 김 여사는 안경을 낀 채 체조와 태권도 시연 등을 관람하며 때론 박수를 치고 때론 웃음을 보였다. 이날 공연은 기존의 ‘빛나는 조국’을 바탕으로 하되, 문 대통령의 방북 및 3차 남북정상회담을 기념하는 내용이 더해졌다. 공연 팸플릿엔 ‘특별장 평화, 번영의 새시대: 제1경 겨레의 메아리, 제2경 푸른 하늘, 푸른 꿈, 제3경 우리 민족끼리, 종장 통일삼천리’라고 소개됐다.이 특별공연 때엔 ‘고향의 봄’ ‘홍도야 우지마라’ 등과 같은 우리 노래가 불려졌다. 또한 ‘평화 번영의 새시대’ ‘하늘길, 땅길, 바닷길 민족의 혈맥을 잇다’ ‘헤어져 이대로 못살아 통일을 이루자‘ 등의 카드섹션 등도 이어졌다. 특히 제3경에서 ‘해솟는 백두산은 내조국입니다’라는 카드섹션이 벌어지는 동시에 4.27 1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사진들이 대형 스크린에 떠오르자 관람객들의 함성은 최고조로 치달았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판문점에서 역사적인 첫 만남과 악수를 갖던 장면 등이 이어졌다.카드섹션이 ‘4.27 선언 새로운 력사는 이제부터’로 전환되면서는 ‘우리의 소원은 통일’ 곡이 울려퍼졌다. 하늘엔 레이저로 ‘조선아 만만세’라는 글귀가 쓰여졌다.한편 이날 공연자들은 모두 한반도기를 들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인공기는 공연 내내 등장하지 않았다. 공연은 문 대통령 내외는 물론 부처 장관들, 경제인들 등 남측 수행원들도 모두 함께 관람했다.
- “평양 방문 기념하여”…문대통령, 北에 모감주나무 심다
- 19일 기념식수 행사 전 김정은 위원장과 옥류관 오찬 중인 문대통령(사진=뉴시스)[평양공동취재단·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3차 남북정상회담 둘째날인 19일 숙소로 묵은 평양 백화원 영빈관 앞 정원에 남측에서 가져온 10년생 모감주나무를 심었다.문 대통령은 이날 점심을 마친 뒤 부인인 김정숙 여사와 김재현 산림청장,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수행원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빈관 정원에서 기념식수 행사를 가졌다.북측에선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 대신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김경준 국토환경보호상 등이 자리했다. 당초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김 위원장 내외가 함께 한다고 공지했지만, 잘못 전달됐다는 게 청와대 측 설명이다.문 대통령은 “기념식수할 나무인 모감주나무는 꽃이 황금색 꽃이라 해서 나무 말이 ‘번영’”이라며 “옛날에는 이 열매를 가지고 절에서 쓰는 염주를 만들었다고 해서 염주나무라고도 부르기도 했다”고 소개했다.이어 문 대통령과 최 부위원장이 각각 삽으로 흙을 퍼서 뿌렸고, 김재현 청장과 김경준 국토환경보호상도 뒤이었다.문 대통령과 최 부위원장이 함께 물을 준 뒤엔 표지석 제막식이 이뤄졌다. 가림막 흰 천을 걷어내자 ‘평양 방문 기념하여 2018.9.18-21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이란 글귀가 새겨진 표지석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 정상회담은 18~20일 진행되지만, 북측에서 날짜를 잘못 새겼다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최 부원장은 “나무를 가져오신 사연을 담아 이렇게 새겨 썼다. 마음에 드시나”라고 물었고, 문 대통령은 “이 나무가 정말 무럭무럭 자라고, 그 다음에 꽃도 풍성하게 피고, 또 결실을 맺고, 또 그것이 남북관계 발전에 함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문 대통령은 “ 보통 소나무, 느티나무, 단풍나무를 많이 하는데, 모감주나무를 기념식수 하는 게 특이하다”며 “한번씩 오셔서 점검해달라”고 말하곤 웃었다.이에 최 부위원장은 “식수 말이 곱다”며 “가을바람이 여러 곡식, 열매를 풍성하게 하고, 올 한 해는 황금 같은 귀중한 금덩어리로, 좋은 나무가 앞으로 무럭무럭 자라 통일의 길에 기여할 것”이라고 답했다.한편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앞선 4.27 1차 정상회담 때엔 판문점에서 공동식수 행사를 가졌다.당시 군사 분계선 인근의 ’소떼 길‘에서 문 대통령은 백두산 흙, 김 위원장은 한라산 흙을 떠 1953년생 소나무를 심었다. 표지석엔 ’평화와 번영을 심다‘라는 글귀와 함께 문 대통령, 김 위원장의 서명이 담겼었다.
- [전문]김정은 위원장 “가까운 시일 내 서울방문 약속”
-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오전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9월 평양공동선언 합의서에 서명한 후 공동기자회견하는 모습이 서울 동대문구 디자인플라자에 마련된 서울프레스센터 화면에 생중계되고 있다.[평양공동취재단·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3차 남북정상회담 이틀째인 19일 “문재인 대통령에 가까운 시일내 서울 방문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그간 북한 최고지도자가 서울 땅을 밟은 적은 한 차례도 없어, 이 약속이 실현된다면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된다.김 위원장은 이날 문 대통령과 두 번째 회담을 가진 뒤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는 분단의 비극을 한시라도 빨리 끝장내고 분열의 상처를 조금이라도 가실 수 있게 하도록 평화번영의 성공스러운 여정에 두 손 굳게 잡고 앞장서 함께 해나갈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김 위원장은 또한 “수십 년 세월 지속돼온 처절하고 비극적인 대결과 적대의 역사를 끝장나기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를 채택했다”며 “조선반도를 핵무기도 핵위협도 없는 평화의 땅으로 만들기 위해 젂극 노력해나가기로 확약했다”고 강조했다.다음은 김 위원장의 기자회견문 전문.친애하는 여러분, 북과 남 해외의 동포 형제 자매들, 판문점 선언 이행의 풍성한 추억을 안고 평양에서 세 번째로 만난 나와 문재인 대통령은 방금 역사적인 ‘9월 평양공동선언’에 서명했습니다. 판문점에서 탄생한 4·27 선언에 받들려 북남 관계가 역사적 전환의 첫 자욱을 떼었다면 9월 평양공동선언은 관계 개선의 더 높은 단계를 열어놓고, 조선반도를 공고한 평화 안전지대로 만들며 평화 번영의 시대를 보다 앞당겨 오게 될 것입니다. 나는 이 뜻깊은 자리를 빌어 판문점에서의 약속을 실천하기 위해 진정어린 노력을 기울여온 문재인 대통령과 남측 관계자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되는 사의를 표합니다. 북남 수뇌들의 결단을 절대적으로 지지하고, 그 이행을 위한 쌍방 당국의 노력에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 주신 북과 남 해외의 온 겨레에게도 따뜻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올해 들어 북과 남이 함께 손잡고 걸어온 평창으로부터 평양으로의 220여일, 이 봄, 여름 계절은 혈연의 정으로 따뜻하고 화합과 통일의 열기로 뜨거웠습니다. 그 정과 열을 자양분으로 판문점의 봄날에 뿌린 화합과 평화의 씨앗들이 싹트고 자라 가을과 더불어 알찬 열매가 되었습니다. ‘새로운 역사는 이제부터’라고 판문점에서 썼던 글이 현실로 펼쳐지고 있습니다. 이번에 나는 문재인 대통령과 기쁜 마음으로 북과 남이 함께 이룩한 관계 개선의 소중한 결실들을 돌이켜 보았습니다. 그리고 북남관계의 전진을 더욱 가속화하여 민족적 화해와 평화 번영의 새로운 시대에로 탈선 없이 계속 이어나가기 위한 문제들을 흉금을 터놓고 진지하게 논의하였습니다.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는 자주의 원칙을 다시금 확인하고, 첫 출발을 잘 뗀 북남관계를 시대와 민심의 요구에 부응하게 한 단계 도약시켜 전면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실천적 대책들에 대해 의논하였습니다. 수십 년 세월 지속되어 온 처절하고 비극적인 대결과 적대의 역사를 끝장내기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를 채택하였으며 조선반도를 핵무기도 핵위협도 없는 평화의 땅으로 만들기 위해 적극 노력해 나아가기로 확약했습니다. 각계각층의 내왕과 접촉, 다방면적인 대화와 협력, 다양한 교류를 활성화하여 민족 화해와 통일의 대하가 더는 거스를 수 없이 북남 삼천리에 용용히 흐르도록 하기 위한 구체적 방도도 협의하였습니다. 오늘 문재인 대통령과 내가 함께 서명한 9월 평양공동선언에는 이 모든 소중한 합의와 약속들이 그대로 담겨져 있습니다. 선언은 길지 않아도 여기에는 새로운 희망으로 높뛰는 민족의 숨결이 있고, 강렬한 통일의지로 불타는 겨레의 넋이 있으며 머지않아 현실로 펼쳐질 우리 모두의 꿈이 담겨져 있습니다.친애하는 여러분, 우리의 앞길에는 탄탄대로만 있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가는 앞길에는 생각 못했던 도전과 난관, 시련도 막아나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련을 이길수록 우리의 힘은 더욱 커지고 강해지며, 이렇게 다져지고 뭉쳐진 민족의 힘은 하나된 강대한 조국의 기틀이 될 것입니다. 때문에 우리는 그 어떤 역풍도 두렵지 않습니다.세계는 오랫동안 짓눌리고 갈라져 고통과 불행을 겪어 온 우리 민족이 어떻게 자기의 힘으로 자기의 앞날을 당겨오는가를 똑똑히 보게 될 것입니다. 나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가까운 시일 안에 서울을 방문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우리는 분단의 비극을 한시라도 빨리 끝장내고, 겨레의 가슴 속에 쌓인 분열의 한과 상처를 조금이나마 가실 수 있게 하기 위하여 평화와 번영으로 나가는 성스러운 여정에 언제나 지금처럼 두 손을 굳게 잡고 앞장에 서서 함께해 나갈 것입니다. 뜻깊은 평양 상봉에서 훌륭한 결실을 맺을 수 있게 성의와 노력을 다한 문재인 대통령과 남측 관계자 여러분들께 다시 한 번 사의를 표합니다. 오늘의 상봉에 열렬한 축하와 성원을 보내주신 해내외 동포들과 친애하는 벗들에게도 진심으로 되는 감사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南 특별수행원 만난 김영남 “뜨거운 동포애로 열렬 환영”
- 18일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가운데)과 기념사진을 촬영 중인 특별수행단 정부 장관들(사진=연합뉴스)[평양공동취재단·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18일 3차 남북정상회담의 우리 측 특별수행원들을 만나 “뜨겁게 타오르는 동포애적인 반가운 마음으로 열렬히 환영한다”고 말했다.김 위원장은 이날 평양시 중심부에 위치한 만수대의사당에서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 남측 특별수행원들과 한명씩 악수를 나눈 뒤 인사말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김 위원장은 “이번 평양에서의 북남수뇌상봉에 대해 온겨레는 물론이거니와 국제사회가 커다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조선반도의 평화와 민족공동의 번영, 그리고 평화 통일을 열어나가는 중대한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김 위원장은 앞서 우리측 수행원들이 도착하기 전 먼저 북측 관계자들과 함께 인민문화궁전에 와 마중 준비를 했다. 녹색 바탕에 분홍꽃이 크게 반복적으로 그려진 카페트가 깔린 로비를 서성이던 김 위원장은 조명균 장관과 제일 먼저 악수를 했다. 김 위원장은 두 손을 부여잡고 조 장관과 짧지 않은 인사를 나눴다.이어선 강경화 외교부, 송영부 국방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김현미 국토교통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등과 순차적으로 악수를 나눴다. 이들 장관들과 기념 사진을 찍기도 했다.김 위원장은 정상회담 자문단 격으로 함께 방북한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 장상 세계교회협의회 공동의장 등과도 잇달아 악수를 나눴다.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악수 때엔 왼손을 얹어 친밀함을 보였고, 최문순 강원지사와도 편안한 표정으로 인사했다.한편 최고인민회의는 우리나라의 국회에 해당한다. 김 위원장은 앞서 평창올림픽 때에 방남했으며, 1차 남북정상회당 때엔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수행했다.
- 예포 21발·김정은 부부 영접·카퍼레이드…평양 도착 후 파격의 한시간
-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무개차를 타고 18일 평양순안공항에서 백화원 초대소로 이동하며 시민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평양공동취재단·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8시 오전 10시께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 11시께 시내 숙소인 백화원 초대소에 도착하기까지 한 시간여 동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서 ‘파격’ 환대를 받았다.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의 평양 방문시에 볼 수 없었던 장면들이 잇달아 연출되면서 성공적인 3차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김 위원장·리설주 함께 영접 나와…북측 주민들 손엔 ‘한반도기’오전 10시께, 문 대통령과 부인인 김정숙 여사가 전용기에서 모습을 드러내자 김정은 위원장과 부인인 리설주 여사가 박수와 환한 미소로 맞았다.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북 때에 김정일 위원장이 순안공항에 직접 마중을 나온 적은 있으나 북한의 ‘퍼스트 레이디’까지 함께 한 마중은 처음이다.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포옹을 하며 반가움을 나눴고, 김 여사와 리 여사 역시 재회의 인사를 주고받았다. 이어 문 대통령과 리 여사, 김 위원장과 김 여사가 각각 악수를 나눴다. 김 위원장 내외의 영접 후엔 북측 남녀 화동이 문 대통령 내외에 꽃다발을 전달했다. 문 대통령 내외가 받은 꽃다발을 받아 거둔 건 김 위원장의 여동생이자 환영 현장을 지휘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었다.문 대통령은 이어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등을 김 위원장으로부터 소개 받았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남측 수행단을 김 위원장엔 소개했다. 인사를 마친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안내에 따라 대기 중이던 인민군 의장대 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북측 의장 대장인 김명호 육군대좌는 “대통령 각하, 조선인민군 명예부대는 각하를 영접하기 위해 분열하였습니다”라고 보고한 뒤 사열을 시작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도열한 의장대 인사 속에 사열대 위에 자리를 잡자, ‘조선인민군가’가 울려퍼지고 육·해·공군 의장대가 사열대 앞으로 분열 행진했다.예포 21발도 발사됐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인민군 의장대를 사열한 건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역대 세 번째지만, 우리 국가 원수의 북한 방문 때에 예포가 발사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예포 21발 발사는 통상 외국 정상이나 국빈방문시 이뤄진다.의장대 사열 후 두 정상 내외는 미리부터 나와 기다리고 있던 북측 환영 인파를 향해 걸었다. 문 대통령은 손을 흔들었고, 김 위원장은 박수를 쳤다. 형형색색 한복을 차려입은 여성, 정장을 갖춰입은 남성 주민들이 인공기와 한반도기, 조화를 흔들며 연호하는 ‘만세’ 소리는 최고조에 달했다. 주민들 뒤에 걸린 ‘평양을 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을 열렬히 환영합니다’라고 적힌 프래카드 그대로였다. 문 대통령은 북측 주민 몇몇과는 악수를 하기도 했으며, 공항을 떠나기 전엔 깊이 고개 숙여 환영 인파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문대통령·김 위원장, 남북 정상 최초로 평양시내 카퍼레이드오전 10시20분경 공항을 떠날 때에 문 대통령 내외는 김 위원장 내외와는 다른 차량에 올라탔다. 이 때문에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이 같은 차를 타고 숙소로 향했던 모습은 재현되지 않았다.그러나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시내 백화원 초대소까지 이동하는 도중 여명거리에서 벌어진 카퍼레이드 때엔 검은색 벤츠 차량에서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2018 평양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의 추후 설명에 따르면, 두 정상은 순안공항 출발 후 버드나무 거리 3대혁명전시관 앞에서 내려 평양시민들과 인사를 나눈 뒤 한 차량에 동승했다고 한다.더군다나 남북 두 정상이 함께 카퍼레이드를 한 건 이번이 처음인 까닭에 다시 ‘파격 대우’라는 평가가 나왔다. 지난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방북 때에도 카퍼레이드가 펼쳐졌지만 당시엔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함께였다.문 대통령은 카퍼레이드 내내 오른 팔을 번쩍 들어 왕복 34차선도로 양쪽에 늘어선 평양 시민들에 인사를 했다. 옆에 선 김 위원장도 흡족한 미소를 띠며 연신 박수를 쳤다. 수십만 명으로 추산되는 북측 주민들은 ‘조국통일’ ‘평화번영’ 등을 연호했고, 진달래 모양의 꽃술을 흔들었다. 두 정상이 순안공항부터 평양도로, 3대혁명전시관, 영생탑, 려명거리, 금수산태양궁전을 지나 백화원에 도착한 시각은 11시20분께였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프레스센터가 차려진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브리핑을 통해 “남북관계에 있어 처음이 많다”며 “김정은 위원장의 평양 정상회담은 오늘이 처음이고 부부의 공항 영접도 당연히 처음으로, 외국 정상과의 만남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환대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백화원 초대소까지 오는 과정에 시간이 길어진 건 중간에 카퍼레이드가 있었고, 많은 북한 주민들이 나와서 연도에서 환영을 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김정은 내외 직접 영접, 예포 발사…‘파격’ 환대 받은 문대통령
- ‘2018남북정상회담평양’의 첫 날인 18일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환영나온 평양 시민들에게 손 흔들어 답례하는 장면이 이날 서울 중구 동대문 메인프레스센터에 생중계 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평양공동취재단·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18일 오전10시9분. 문재인 대통령이 탄 에어포스원(공군1호기)의 문이 열렸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처음 평양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3차 정상회담일, 문 대통령과 김 여사를 기다렸던 북한의 파격적인 영접이 시작됐다.문 대통령과 김 여사는 한 걸음 내딛고 환영 인파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트랩(계단)을 내려와선 김 위원장 내외와 인사를 나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리설주 여사가 함께 나온 점이 이목을 끌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먼저 포옹을 나눴고, 김 여사와 리 여사도 반갑게 악수했다. 이어 김 위원장과 김 여사가, 문 대통령과 리 여사가 각각 악수를 나누며 인사했다.인사 뒤에 문 대통령 내외는 기다리고 있던 화동들로부터 꽃다발을 건네받고는 흡족한 미소를 띠며 아이들을 쓰다듬었다. 이 꽃은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받아들었다.문 대통령 내외는 열지어 선 북측 인사들을 김 위원장에게서 소개 받으며 한명씩 악수를 했다. 뒤이어선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으로부터 함께 방북한 남한 측 공식수행원들을 소개 받고 악수를 나눴다.10시13분. 문 대통령이 자리잡고 의장대를 사열했다. 문 대통령 얼굴엔 다소 상기된 듯, 긴장한 듯한 표정이 스쳤다. 예포 21발이 터지고 조선인민군가가 울려 퍼졌다.단상 위에서 의장대를 사열한 문 대통령은 이어 김 위원장 등과 함께 환영인파를 향해 나아갔다. 문 대통령은 인공기와 한반도기, 꽃다발을 들고 ‘만세’를 거듭 외치며 환호하던 북한 주민들에 악수를 청하기도 했고, 오른손을 번쩍 들어 흔들며 인사를 이어갔다. 옆에 선 김정은 위원장은 문 대통령과 레드카펫을 함께 걸으며 박수를 쳤고, 한걸음 뒤에 김 여사와 나란히 선 리 여사 역시 박수를 치며 걸었다.문 대통령과 김 여사는 길 끝에선 돌아서서 고개를 깊이 숙여 북한 주민들에게 인사를 했다. 김정숙 여사도 뒤이어 고개를 숙였다. 눈물을 흘리는 북한 주민도 간혹 보였다.문 대통령 내외는 다시 손을 흔든 뒤 준비된 벤츠 차량에 올라탔다. 순안공항에서 이뤄진 10여분간의 환영식이었지만 파격의 연속이란 평가가 나왔다. 김정은 위원장이 집권 후 순안공항에 직접 나와 영접을 한 점, 더군다나 퍼스트레이디인 리설주 여사가 동행한 점, 또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순안공항 도착 때와 달리 예포를 발사한 점 등에 놀랍다는 반응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