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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폐위기’ 한국당의 미래는… 안팎서 “해체 후 재창당해야”
- 대표직 사퇴 선언하는 홍준표 한국당 대표(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자유한국당이 6.13 지방선거에서 참패하면서 당이 존폐위기로 몰렸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지난해 대선에서 패배한 데 이어 지방선거까지 무참하게 패하면서 당 안팎에선 당 해체 및 재창당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14일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우리는 참패했고 나라는 통째로 넘어갔다. 모두가 제 잘못이고 모든 책임은 제게 있다”며 대표직 사퇴 뜻을 밝혔다. 홍 대표는 “부디 한마음으로 단합해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신보수주의 정당으로 거듭나길 부탁드린다”고 했다.홍 대표와 지도부는 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사퇴했지만, 당의 위기는 이 정도 조치로 극복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하단 게 정치권의 공통된 진단이다.이철우 경북지사 당선자는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탄핵 후 우리가 분열하고 책임을 지지 않는 데 대한 심판이 아직 덜 끝난 것 같다”고 했고, 한국당 한 관계자는 “아예 당의 문을 닫으란 민심”이라고 우려했다.이 당선자의 지적처럼, 이번 선거 결과는 사상초유의 대통령 탄핵 사건을 당하고도 책임 있는 자들의 반성이 없었던 데 대한 국민적 심판으로 받아들여진다. 또한 문재인정권의 남북관계 개선 노력 등에도 협조하지 않아 국정운영에 ‘발목잡기’만 했다는 경고장으로 해석되고 있다.신율 명지대 교수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국민들은 한국당을 욕망의 덩어리로 보지, 정당으로 보지 않는 것 같다”며 “탄핵 정국 이후에 과오를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여권을 공격하는 식으로 대응했던 데에 자숙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철저한 자숙과 반성 이후엔 당 해체, 인적쇄신을 통한 재창당 조치 등이 이뤄져야 한다는 제언이 주를 이룬다.이철우 당선자는 “중도, 보수, 우파를 모두 아우르는 시민단체들과 안보·경제를 걱정하는 시민들이 함께 당을 만들어서 신선한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고, 최고위원직을 내려놓은 김태흠 의원은 “리모델링 수준이 아니라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고 했다.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바른미래당과의 통합이나 당권교체 정도로 얼렁뚱땅 넘어가려다간 2년 뒤 다시 심판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과거 민주당이 노무현정권 심판론 속에 2006년 지방선거에서 대패한 뒤 이듬해 대선, 또 다음해의 총선에서도 잇달아 크게 졌던 전철을 밟을 수 있단 경고다.이어 엄 소장은 “이번 선거 결과는 한국당이 추구하는 이념지향, 보수가치를 새로 정립하고 세대교체를 단행하란 메시지”라며 “당을 해체하고 제3지대에서 신진인사들을 모아 전면에 세우고 재창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 가시화되는 환경에서, 더 이상 ‘낡은 보수’ ‘반공보수’로는 국민들의 지지를 얻기 힘들다는 목소리에도 무게가 실린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남북 평화체제로 가는 시대에 보수가 반공주의를 말한다는 것 자체에 자괴감이 든다”고 했고, 한국당 한 관계자는 “언제까지 안보팔이, 색깔론 무기를 쓸 건가”라고 반문했다. 박상평 정치평론가도 “먼저는 당을 해산하고, 한국당을 망친 홍준표 사단과 친박근혜계를 제외한 모두가 나와서 신보수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재 외부 수혈이 해서 그들에게 전권을 맡겨야 한다”고 했다. 신율 교수는 “당을 해체하되, 다시 정당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 그건 여태껏 해왔던 방식이고 이반된 민심을 되돌릴 수 없다”며 “한국당 의원들이 모두 무소속으로 임기를 마무리하면서 자숙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3선 이상 중진의원들에 대한 21대 총선 불출마 선언 요구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당 한 중진 의원은 “진작 탄핵 이후에 중진들이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고개를 숙여야 했다”며 “자리를 싹 비워주고 새로운 인물들이 들어올 수 있게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 [선택 6.13]날아오른 박원순·김경수…날개꺾인 홍준표·유승민·안철수
- 김경수 경남지사 당선자(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6.13 지방선거 결과는 여야 잠룡들의 정치적 미래를 갈라놓았다. 선거 승리로 달개를 단 잠룡들은 튼튼한 차기 대권가도에 올라섰고, 선거에서 졌거나 당 선거 패배의 책임론에 싸인 이들은 대권가도에서 일단 밀려난 형국이 됐다.◇ ‘유력 대권주자’ 된 박원순… 단숨에 체급 오른 김경수민선 최초 3선 서울시장에 등극한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당선자는 유력 대권주자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박 당선자는 지난해 치러진 대선에서도 당 경선에 뛰어들었다가 ‘낮은 지지율’의 벽에 부딪혀 조기 사퇴한 이력이 있다. 이번 선거과정에선 ‘대선 불출마 선언 후 3선 도전’을 요구하는 경쟁자들의 잇단 견제구에도 박 당선자는 뚜렷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서울시장은 대권으로 가는 길로 통하는 만큼 박 당선자는 ‘유일무이한 3선 서울시장’으로 대권에 성큼 다가섰다는 평가다. 경남지사로 당선된 같은 당 김경수 당선자는 이번 선거로 단숨에 대선주자급으로 체급을 높였다. 당초 김 당선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만 알려졌다. 하지만 ‘드루킹 특검’ 연루 의혹으로 곤혹을 치르면서도 역대선거 전승 이력의 ‘강적’인 김태호 자유한국당 후보를 상대로 ‘보수텃밭’에서 승리하면서 몸값을 끌어 올렸다. 특히 ‘미투’ 파문으로 사실상 정계를 떠난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대체할 친노·친문재인계 대권주자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이에 비해 같은 당 이재명 당선자의 경우, 성남시장에서 이번에 경기지사로 도약했지만 대선에 다시 도전하기엔 적잖은 내상을 입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혜경궁김씨’ 논란, 형수 욕설 논란에 이어 여배우 스캔들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상처뿐인 영광’을 안게 됐다는 것이다.◇ 문재인과 맞섰던 홍준표·유승민·안철수, 모두 ‘패잔병’으로이번 선거를 통해 제대로 치명상을 입은 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다. 홍 대표는 선거과정에서 ‘막말’ ‘독선과 아집’ 등의 이유로 당 안팎에서 거센 비난을 받았지만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고 일축했다. 오히려 “선거 한 번 해보자”고 큰소리쳐왔다. 그러나 ‘민심 기차’는 홍 대표를 외면하고 떠나버렸고, 홍 대표는 이제 당대표직을 잃는 건 물론 정치적 재기도 기대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됐다.바른미래당 선거를 진두지휘한 유승민 공동대표도 선거패배 책임론에 싸이면서 정치적 입지가 좁아졌다. 유 대표가 같은 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까지 서울 노원을, 송파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공천권을 행사했던 만큼, 대표직 사퇴는 당연한 수순으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유 대표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시장 선거에서 나선 김형기 후보가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지지율을 기록, 참패하면서 체면을 구겼다. 한국당을 떠나 제3의 길을 닦고 후일을 도모하려던 계획에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안철수 후보 역시 서울시장 선거 낙선으로 인한 타격이 적잖다. 특히 안 후보가 3위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정치권 일각에선 ‘정계은퇴를 고려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홍준표, 유승민, 안철수 세 정치인은 모두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경쟁했던 후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대선 패배 후 정치적 휴지기를 가진 뒤 보다 단단해진 모습으로 복귀했던 과거 정치인들과 달리, 패배 후에도 쉼 없이 달려 당권을 쥐고 영향력을 행사하다 다시 패잔병으로 전락했다는 공통점도 안게 됐다.
- [선택 6.13]“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던 홍준표…기차는 떠났다
- 고개숙인 홍준표 한국당 대표(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유난히 즐겨 쓰던 말이다. 이주영, 정우택 의원 등 당내 중진들을 중심으로 독선적 당 운영 등에 대한 비판을 가하고 ‘백의종군’을 요구할 때마다 홍 대표는 이렇게 쏘아붙이며 일축했다.“선거 한 번 해보자.” 지방선거가 임박하면서는 이 말을 반복했다. 각종 여론조사상 나타나는 한국당과 당 후보들의 저조한 지지율이 ‘왜곡된 민심’이란 주장도 일관되게 폈다. 그랬음에도 선거 막판엔 부산 지원유세 등에서 큰절을 하면서 그간의 ‘막말’ 논란에도 사과하고 지지를 호소해 눈길을 끌었다.다만 홍 대표는 9일 페이스북에 “공직생활 36년 동안 사과나 굴복을 한 일은 없지만 이번 막말 프레임은 사실 유무를 떠나 그렇게 알려져 버렸기 때문에 사과를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썼다. ‘사과’가 마음에서 우러난 것이 아닌, 억울하지만 어쩔 도리 없이 했다는 듯 읽혔다.홍 대표가 별러왔던 선거 당일, 방송3사의 출구조사는 한국당의 참패였다. 광역단체장 17곳 중 한국당이 이기는 곳으로 예측된 곳은 대구경북 단 두 곳뿐이었다. 그러자 홍 대표는 페이스북에 “THE BUCK STOPS HERE”라는 글을 남겼다.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는 의미로,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당대표직을 사퇴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그러나 홍 대표는 조금 뒤 “출구조사가 사실이라면 우리는 참패한 것이고, 참패 책임에 대한 모든 책임은 내게 있다”면서도 “아직도 믿기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했다. 여론조사에 끊임없이 불신을 표해온 만큼, 출구조사 결과가 바뀔 가능성에 기대를 걸었던 듯하다.그러나 14일 자정 현재, 개표 중간 결과는 출구조사보다 더 나쁘다. 광역단체장선거는 더불어민주당과 한국당, 무소속이 14대 2대 1로 그대로인데, 12곳에서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결과는 더 나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당초 출구조사에선 경북 김천 한 곳에서 한국당 후보가 승리할 것으로 조사됐지만, 개표율 27% 상황에서 송언석 후보가 최대원 무소속 후보에 4%포인트 뒤지고 있다. 재보선에선 단 한 석도 건지지 못할 공산이 커진 셈이다.민심과는 반대길로만 걷고, 당내 ‘다른’ 목소리는 무시하던 홍 대표가 자초한 결과라는 게 한국당 내부에서도 나오는 평가다. 당장 출구조사 발표 뒤 전현 당협위원장들이 모여 만든 ‘당 재건비상행동’은 홍 대표와 당 지도부의 ‘즉각적이고 완전한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홍 대표와 홍문표 사무총장, 강효상 대표 비서실장, 장제원 수석대변인, 전희경 대변인 등 홍 대표는 물론 그와 가까운 인사들이 타깃이다. 재건비상행동은 “홍 대표는 당권농단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당의 전통과 규정을 무시하고 1인 독재체제를 구축했다”며 “바른 소리하는 당협위원장들의 당원권을 정지시키거나 제명하는 등 자유민주주의 정당에선 감히 상상 못할 정도로 전횡을 저질렀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당을 대한민국 정당사에 가장 저질적이고 무능한 정당으로 타락시킨 홍 대표와 당 지도부는 즉각적이고 완전히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마음만 먹으면 당원들에 당원권 정지와 제명도 가할 수 있었던, 서슬 퍼렇던 불과 얼마 전의 홍 대표였다면 또다시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고 응수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젠 그렇게 무시하고 돌아설 수 없는 처지가 됐다. 홍 대표가 사실상 ‘개소리’로 치부했던 이들의 목소리가 실제로는 민심과 가까웠다는 ‘마주하기 싫은 진실’을 이제 홍 대표가 인정해야 할 때가 왔다. 그 진실을 부인하던 홍 대표를 남겨두고 ‘민심 기차’는 벌써 떠나가버렸지만 말이다.
- [선택 6.13]예견된 참패… 野, 공천부터 희망 없었다
- 개표방송 지켜보는 추미애·홍준표(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일찌감치 예견된 결과였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은 참패 전망 속에서 지방선거 레이스를 시작하고도 고도의 전략을 펴거나 차별화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채 ‘집안싸움’에 매몰된 모습을 보여 유권자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하고 말았다.이번 지방선거는 과거와 달리 진보진영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치러졌다. 최순실 국정농단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여파, 문재인정권 이후 남북관계 개선 영향 등이 작용한 탓이다. 아울러 정권 초기 치러지는 지방선거라는 점에서 ‘정권심판’ 정서가 약해 전례를 봐도 여당 승리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그러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대항마를 자처한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선거 공천부터 극심한 내홍을 겪으며 스스로의 경쟁력을 갉아먹었다.한국당에선 홍준표 대표가 공천논란의 중심에 섰다. 먼저 전략공천을 늘릴 수 있게 길을 튼 홍 대표는 복당한 남경필 경기지사 후보, 친박근혜계인 서병수 부산시장 후보 등을 지목해 ‘공천 불가’를 천명하다 결국은 ‘대안 부재’로 공천장을 내줬다. 주요 승부처인 서울시장 등은 후보를 구하지 못해 쩔쩔매다 ‘올드보이’ 공천으로 매듭지었다. 기초단체장인 창원시장 후보엔 앙숙관계인 안상수 현역 시장을 공천 배제하고 측근인 조진래 전 의원을 전략공천하는 등 공천불복 후보들을 양산해 보수분열도 야기했다.본격 선거운동에 돌입하고는 홍 대표와 후보들이 ‘따로국밥’처럼 어우러지지 못했다. 광역단체장 후보들 중심으로 홍 대표의 지원유세를 기피하는 이른바 ‘홍준표 패싱’ 현상이 심화됐다. ‘남북정상회담은 위장평화쇼’ 등 홍 대표의 막말 논란을 후보들도 ‘선거 마이너스 요인’로 여겼다는 방증이었다.후보들이 각개전투하던 선거 막판, 중앙선대위 대변인이었던 정태옥 의원의 ‘이부망천’(서울 살다 이혼하면 부천에, 망하면 인천으로 이사한다) 막말 논란이 터졌다. 정 의원의 대변인직 사퇴와 탈당으로도 잠재우지 못한 ‘악재’였다.바른미래당은 공천과정에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화학적 결합 실패라는 약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와 유승민 공동대표 측이 공천 지분 싸움을 벌인 것이다. 특히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열린 서울 노원병, 송파을 후보 공천에 시간만 허비하면서 후보들과 지지자들 모두에게서 반발을 샀다. 선거운동 기간 중엔 당 주요인사들이 서울과 호남, 영남으로 흩어져 ‘게릴라 유세’를 벌였지만, 당력을 한 곳으로 모으지 못한 결과도 낳았다. 바른미래당은 이념적으로 민주당, 한국당 사이에 끼인 제3정당으로서 차별화된 공약 이슈화에도 실패했다는 평가다. 안철수 후보가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았지만 스타급 인재영입이 이뤄지지 않아 이목끌기에도 역부족이었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후보단일화 무산도 두 야당의 패인 중 하나로 꼽을 만하다. 두 야당 사이엔 서울시장, 충북지사, 대전시장 후보 등의 단일화론이 일었지만 서로 양보만을 요구하다 무산됐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선거 후 보수재편 주도권 싸움이 중요하단 건 알아도, 당장 선거에서 한 군데라도 이겨야 하는 게 아닌가”라며 “이기기 위해선 뭐라도 했어야 하는데 지도부도 소극적이었고 공멸을 자초했다”고 지적했다.
- [개표현황]경기 기초단체장, 민주 싹쓸이…연천·가평 ‘초박빙’
- 개표방송 지켜보는 추미애·홍준표(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6.13 지방선거 개표가 한창 진행중인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경기도 31개 시군 기초단체장 역시 ‘싹쓸이’할 가능성이 커졌다.13일 밤 10시50분 현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개표 현황을 보면, 민주당은 경기도 31개 시군 후보 가운데 29개 지역에서 자유한국당 등 야당 후보를 상대로 우세를 보이고 있다.개표가 절반 가량 이뤄진 수원시장선거는 염태영 민주당 후보가 65.8%로 정미경 한국당 후보(28.1%)를 크게 따돌리고 있다.30% 가까이 개표가 진행된 성남시장선거에선 은수미 민주당 후보 57.3%, 박정오 한국당 후보 30.7%, 장영하 바른미래당 후보 10.3%를 기록하고 있다.개표율 36%인 의정부시도 안병용 민주당 후보 61.1%, 김동근 한국당 후보 33.7%로 두 배 가까운 격차다.네번째 리턴매치가 이뤄진 안양시장선거는 개표율 24.2% 상황에서 최대호 민주당 후보 57.6%, 이필운 한국당 후보 37.5%다. 부천과 광명시장선거는 모두 개표율이 30% 이상 진행됐으며, 민주당 후보가 한국당 후보를 3배차로 앞서고 있다.평택시장선거는 개표율이 1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정장선 민주당 후보 63.6%, 공재광 한국당 후보 36.69%다.이외 화랑유원지 세월호 추모공원 건립을 놓고 대립했던 안상시장선거는 개표율 25.9% 상황에서 윤화섭 민주당 후보가 57.2%로 이민근 한국당 후보(32.4%)를 앞서는 중이다.고양시(개표율 29%)에서도 이재준 민주당 후보 55.4%, 이동환 한국당 후보 29.3%로 격차가 만만찮다.민주당은 경기도당이 선거막판 총력을 기울인 9개 지역에서도 선방하고 있다.역대 지방선거에서 한번도 민주당 후보가 깃발을 꽂지 못했던 안성시, 포천시장선거에서 현재 우세를 보이는 중이다. 2002년 이후 탈환에 실패했던 과천, 남양주시장선거에서도 여유있게 앞서는 상황이다.이에 비해 여주시장선거는 개표율 30.2%에서 이항진 민주당 후보 34.9%, 이충우 한국당 후보 32.9%를 기록 중이다. 양평군수선거도 개표율 13.8%에서 정동균 민주당 후보 39.0%, 한명현 한국당 후보 36.0%로 접전 중이다. 연천군수선거의 경우, 개표율 31.4% 상황에서 왕규식 민주당 후보(49.23%)와 김광철 한국당 후보(50.8%)가 박빙승부를 이어가고 있다. 가평군수선거는 개표가 39.4% 이뤄진 가운데 정진구 민주당 후보 43.9%, 김성기 한국당 후보 43.9%로 두 후보간 2표차 밖에 나지 않아 승부를 예단할 수 없다.
- [선택 6.13]이철우 당선 일성 “20조 투자유치로 10만 일자리 창출”
- 이철우 경북지사 당선자(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이철우 경북도지사 당선자는 13일 “일자리 창출을 위해 4차 산업혁명에 걸맞는 기업을 대상으로 20조원의 투자를 유치해 1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자유한국당 소속인 이 당선자는 이날 밤 당선이 확정되자 당선소감문을 통해 “제가 만들어 갈 경북은 양질의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과 아이 키우기 좋은 경북”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그는 또한 “굴뚝없는 관광산업은 21세기 최고의 유망산업”이라며 관광산업 활성화 구상도 제시했다.그는 “경북은 천혜의 자연경관과 경주, 안동 등 찬란한 문화유산을 지닌 관광의 명소이자 문화재의 보고로, 경북문화관광공사를 설립해 세계인들이 오는 ‘관광 경북’을 실현하고, 일자리도 창출하겠다”며 “동해안을 대한민국의 새로운 중심 관문으로 육성해 최근의 남북관계 분위기에 맞춰 동해안시대를 활짝 열겠다”고 했다.이어 “농업이 도정(道政)의 기본이 되는 ‘농위도본(農爲道本)’의 정책으로 농민 모두가 부자가 되는 ‘농부(農富)경북’을 실현할 것”이라며 ‘경북농산물유통공사’ 설립 공약도 재확인했다.복지 강화 의지도 피력했다.이 당선자는 “‘요람에서 무덤까지’ 책임지는 ‘따뜻한 이웃사촌 복지 공동체’를 실현하겠다”며 “출생에서부터 성인이 되기까지 훌륭한 교육을 받고, 양질의 일자리를 얻어 결혼-출산으로 행복한 삶을 꾸려가는, 어머니 품처럼 따뜻한 복지를 실현하겠다”고 약속했다.그러면서 “북한 핵보다 더 무서운 게 저출산으로, 우리사회가 극복해야 할 가장 큰 난제”라면서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와 전국 광역자치단체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저출산 극복 국민계몽운동’을 함께 추진하겠다”고도 했다.이철우 당선자는 “경북은 일자리와 복지가 넘치고 동네마다 아기들 울음소리가 끊이질 않는 ‘대한민국의 중심’이 될 수 있다”며 “경북이 대한민국의 중심에 우뚝 섰을 때 도민 여러분과 제 이름이 나란히 역사에 기록될 수 있도록 함께 나가자”고 덧붙였다.한편 이 당선자는 1955년생으로 김천고, 경북대 사범대 수학교육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행정대학원 정치학 석사과정을 마쳤다. 경북 상주와 의성에서 중학교 교사생활을 했고, 민선 1,2기 경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18대부터 내리 3선을 지낸 국회의원 출신이기도 하다. 의원 시절 한국당 사무총장, 최고위원 그리고 국회 정보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 극적 반전 거쳐…‘공상과학영화’ 같은 북미정상회담 성공 마무리
- 12일 통역 없이 산책하는 북미정상(사진=스트레이츠타임스 홈페이지 캡처, 연합뉴스)[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많은 이들이 이번 회담을 일종의 판타지나 공상과학 영화로 생각할 것이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말처럼 역사상 처음으로 이뤄진 12일 북미 정상회담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기까지 ‘현실성’ 결여된 영화처럼 받아들여졌다. 지난해 북한이 6차 핵실험과 17차례의 탄도미사일 도발을 벌이고, 김정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말폭탄을 주고받으면서 ‘한반도 전쟁위기설’이 고조됐던 까닭이다. 정상회담 개최 합의 후에도 북한과 미국의 ‘벼랑끝 전술’ 대결로 극적 반전이 이어졌다. 이번 회담이 성사되기까지의 과정을 정리했다.◇ 트럼프 “화염과 분노” vs 김정은 “노망난 늙다리”북한이 지난해 7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을 쏘아올리자 트럼프 대통령은 8월9일 “북한은 화염과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강경 대응 방침을 천명했다. 9월3일 북한의 6차 핵실험 강행 뒤엔 “미국과 동맹국 방어를 위해선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지 않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노망난 늙다리, 전쟁광”이라고 맹비난했다.두 정상은 새해 벽두를 ‘핵단추 설전’으로 열었다. 김 위원장은 새해 첫날 신년사에서 “핵단추가 항상 책상 위에 있다”고 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튿날 “나는 그가 가진 것보다 더 크고 강력한 핵버튼이 있다”고 응수했다.◇남북관계 풀리자, 북미관계도 ‘해빙’ 무드로살얼음 같던 북미관계는 2월 시작된 남북관계 해빙무드를 타고 3월부터 급속히 풀리기 시작했다. 2월 9일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났고, 폐막식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방남했다.3월 5일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가정보원장 등이 문재인 대통령 특사로 평양을 방문해 김 위원장을 만났다. 남북 정상회담 개최 합의를 이뤄낸 이들은 8일 곧바로 워싱턴DC로 날아가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와 함께 북미 정상회담 요청을 전달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5월 안에 만나겠다”고 흔쾌히 수락, 북미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이 급물살을 탔다.◇ 5월10일 北억류 미국인 풀려나자 “6.12 북미회담” 확정이후엔 북미간 물밑접촉이 이어졌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3월31일~4월1일 평양을 찾아 김 위원장과 면담했다. 뒤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4월9일에 “5월 말 또는 6월초 (김 위원장을) 만날 것”이라고 북미 회담 시점을 처음 밝혔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간 남북 정상회담 다음날인 4월 28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회동이 오는 3~4주 내에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6.12 북미 정상회담 날짜와 장소가 공식 발표된 때는 5월 10일이다. 2차 방북한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인 3명과 함께 귀국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나와 김정은의 만남은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것”이라고 회담 일정을 확정, 공개했다.◇ 트럼프 “회담 취소”… 北 “아무때나 문제 풀 용의”순풍을 타던 북미 정상회담 준비는 북한의 태도 변화로 난기류에 싸인다. 5월 16일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미국이) 일방적 핵 포기만을 강요하면 조·미 수뇌회담을 재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자 5월 22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도 “우리가 원하는 특정한 조건을 얻을 수 없다면 북한과 정상회담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회담 무산 가능성을 시사했다. 북한은 5월 24일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다시 “조미수뇌회담 재고려” 발언을 내놨지만,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는 이날 예정대로 마쳤다.그러나 핵실험장 폐쇄 후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향한 공개서한에서 회담 취소를 전격 선언했다. “공개적으로 적대적인 태도와 분노를 표출했다”는 이유였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이튿날 “우리는 아무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용의가 있다”고 자세를 낮췄다. 무산될 뻔한 회담의 추진 동력이 이로써 다시 살아났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26일 2차 정상회담을 가졌고,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은 30일 방미길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1일 백악관에서 김영철 부위원장으로부터 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 받고 6.12 싱가포르 회담 개최를 공식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