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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 아니고 메이저'…리걸테크에 빠진 글로벌 투자사들
  • [마켓인]'마이너 아니고 메이저'…리걸테크에 빠진 글로벌 투자사들
  •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리걸테크를 바라보는 글로벌 자본시장 관계자들의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 리걸테크란 법률과 기술의 합성어로, 첨단 기술을 활용해 법조계 업무를 효율화하고 혁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산업 초기에는 규제할 정도로 영향력이 있거나 성장하지는 않았다는 의견이 존재했으나, 현재는 리걸테크를 법률 시장 혁신에는 없어서는 안 될 동반자로 보고 있다. 리걸테크 산업이 성장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가 이어지는 가운데 글로벌 투자사들은 관련 스타트업 발굴 및 투자에 바쁜 모습이다. 10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올해(1월 1일부터 12월 5일까지 기준) 글로벌 투자사들은 전 세계 리걸테크 스타트업에 3조 6500억원을 투자했다. 이는 1조 2800억원을 기록한 지난해 연간 규모의 약 3배에 달하는 수준이다.올해 투자 규모가 유독 큰 이유는 인공지능(AI)의 급속한 발전과 시장 수요 변화에 따라 투자사들의 관심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법률 문서를 분석하거나 계약서를 자동화할 때 활용되는 AI 기술이 발전할수록 리걸테크 산업도 덩달아 발전하는 구조이고, 글로벌 기업들이 복잡한 법률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리걸테크 솔루션을 속속 도입하면서 성장 잠재력을 인정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실제 글로벌 투자사들은 올해 하반기 될성부른 리걸테크 스타트업에 큰 규모의 자금을 쏟아 부었다. 가장 최근 사례로는 영국의 리걸테크 스타트업 로하이브가 있다. 해당 회사는 최근 구글 벤처스(GV)와 TQ 벤처스, 발더톤캐피털, 직쏘우, 에피소드 1 벤처스 등으로부터 540억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 로하이브는 지난 2021년 설립된 리걸테크 스타트업으로, AI 기반의 플랫폼 ‘로렌스’를 통해 변호사들이 법률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해당 플랫폼은 영국 변호사 시험(SQE) 1차 시험에 통과할 정도로 성능이 검증된 것으로 유명세를 탔다. 캐나다에선 조 단위 투자 라운드도 탄생했다. 캐나다의 리걸테크 스타트업 클리오는 지난 7월 1조 2000억원 규모의 시리즈 F 라운드 투자를 유치, 4조원 규모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지난 2008년 설립된 클리오는 리걸테크 분야의 선도 기업으로, 클라우드 기반의 법률 업무 관리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중소형 로펌과 기업이 고객 관리와 법률 문서 작성, 일정 관리 등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같은 시기 미국 리걸테크 스타트업 하비는 1350억원 규모의 시리즈 C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하비는 영국 로하이브의 경쟁사로, 계약서 작성, 법률 문서 분석, 법적 자문 업무 등에 있어 변호사를 보조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리걸테크에 대한 글로벌 투자사들의 관심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혁신이 더뎠던 법률 산업에 기술이 도입되면서 높은 성장 잠재력을 보이는데다, 시장 규모 역시 확실하고, 유망 스타트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면서 성공 사례를 낳고 있기 때문이다. 피치북 보고서는 “리걸테크는 기존 법률 서비스를 비용 및 효율성 측면에서 크게 혁신하는 산업”이라며 “현재 글로벌 법률 시장 규모는 1조 달러에 이른다. 유망 성공 사례가 쌓일수록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봤다.
2024.12.10 I 김연지 기자
 “곧 시작될 후발주자의 반란”…英 3·4위 통신사 합병 마무리
  • [마켓인] “곧 시작될 후발주자의 반란”…英 3·4위 통신사 합병 마무리
  •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27·26·21·12’영국의 주요 이동통신사 EE, O2, 보다폰, 쓰리 등 네 곳의 지난해 시장점유율이다. 다양한 요금제와 프리미엄 서비스, 로열티 프로그램으로 경쟁해온 1위와 2위는 단 1% 차이로 쫓고 쫓기는 관계에 놓였으나, 3위와 4위는 이들을 따라잡으려는 엄두도 내지 못했다.영국의 3·4위 통신사인 보다폰과 쓰리가 영국 경쟁시장청(CMA)으로부터 합병 승인을 받아내면서 기나긴 합병전을 마무리 지었다. 이번 합병으로 양사는 2700만명의 고객을 확보하는 동시 시장점유율 역시 33% 수준으로 끌어올리면서 영국 최대 규모의 모바일 통신사로 자리매김하게 됐다.영국 시장경쟁청이 영국 3·4위 모바일 통신사인 보다폰과 쓰리의 합병을 승인했다.(사진=구글 이미지 갈무리)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영국 CMA는 보다폰과 쓰리의 합병 계획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보다폰은 합병 회사의 지분 51%를, 쓰리 모회사인 CK허친슨은 49%를 소유하게 된다.지난 1984년 설립된 보다폰은 영국보다는 유럽과 아프리카에서의 존재감이 큰 통신사다. 경쟁사인 EE와 O2가 각종 프리미엄 서비스로 영국 고객을 확보한 가운데 보다폰은 영국 외 지역을 공략해왔다. 보다폰과 합병하는 쓰리는 영국의 가성비 통신사로, 타 통신사 대비 합리적인 요금제로 젊은 고객을 다수 확보하고 있다. 이번 승인은 보다폰과 쓰리가 합병을 물 밑에서 추진한 지 2년, 합병 계획을 공식화한 지 1년 6개월 만에 이뤄진 것이다. 앞서 양사는 지난해 6월 영국의 모바일 통신 네트워크 품질을 끌어올리기 위해 사업을 결합한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선 영국 경쟁시장청이 ‘통신사 수 감소’ 및 ‘경쟁 제한에 따른 요금 인상’ 등의 이유로 자국 통신사 합병을 거부해왔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실제 영국 경쟁시장청은 지난 2015년 이러한 우려를 이유로 CK허친슨의 버진미디어 인수 승인을 거부한 바 있다.이러한 상황을 면밀히 살펴온 보다폰과 CK허친슨은 영국 경쟁시장청에 △영국 네트워크 투자 △ 소비자 보호 △시장 경쟁 촉진 등 세 가지 카드를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향후 10년간 110억 파운드(약 19조 2000억원)을 들여 영국 전역에 5G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합병 후 3년 동안은 특정 모바일 요금제에 대한 가격 상한선을 설정해 소비자를 보호하기로 했다. 특히 네트워크 품질이 개선되면 영국 통신 업계의 경쟁이 오히려 촉진될 것이라는 점을 수차례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이들이 제시한 조건은 영국 경쟁시장청의 우려를 해소할 뿐 아니라 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조건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영국의 이동통신 서비스는 △통신사마다 다른 5G 인프라 투자 격차 △도심 내 고층 빌딩으로 인한 신호 불량 △시골 지역에서의 네트워크 속도 저하 △요금에 비해 낮은 서비스 품질 등으로 비난 받아왔다. 통신사들이 서비스 개선을 위해서라도 제 살을 깎아 인프라를 확충해야 하는 환경이었던 셈이다. 한편 업계에선 보다폰과 쓰리의 합병으로 영국 네트워크 품질이 크게 향상되면서 통신 시장뿐 아니라 경제 전반에 걸쳐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이라고 보고 있다. 도농 간 디지털 격차를 감소시켜 포용적인 경제 성장을 촉진하고, 네트워크 품질 향상으로 비즈니스 운영 속도와 효율성이 크게 증가시키는 한편, 디지털 혁신을 통해 국가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2024.12.09 I 김연지 기자
“안일한 1등은 그만"…佛 쿠리르 인수로 차별화 꾀한 英 JD스포츠
  • “안일한 1등은 그만"…佛 쿠리르 인수로 차별화 꾀한 英 JD스포츠
  •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안일한 1등의 움직임에 더 이상 영향 받지 않겠다.’최근 프랑스 대표 스니커즈 리테일러 ‘쿠리르’를 인수한 영국의 스포츠용품 리테일러 ‘JD스포츠’의 속내를 들춰보다면 위와 같을 것이다. 나이키와 아디다스, 푸마 등 글로벌 스포츠용품 브랜드 제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JD스포츠는 이들 브랜드가 실적 부진의 늪에 빠지면서 그 영향을 고스란히 받아왔다. 인력 감축으로 제품 공급에 문제가 생긴다든지, 브랜드가 재고 처리를 위해 할인 판매에 나선다든지, 신제품 출시 지연으로 소비자 수요가 떨어질 때마다 실적이 곤두박질친 것이다. 그런 JD스포츠가 최근 거금을 들여 프랑스의 대표 스니커즈 리테일러 쿠리르 인수를 마무리했다. 글로벌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제품을 직접 만들고 충성고객과 실적 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곳을 자회사로 두게 된 것이다. 회사는 이번 인수로 미국뿐 아니라 유럽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영국 최대 스포츠용품 리테일러 ‘JD스포츠’.(사진=구글 이미지 갈무리)6일 현지 업계에 따르면 영국 JD스포츠는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의 승인을 거쳐 프랑스 쿠리르 인수를 마무리 지었다. 거래 대상은 쿠리르 지분 전량으로, 인수금액은 5억 2000만유로(약 7366억원)다.지난 1981년 설립된 JD스포츠는 트렌디한 스니커즈와 스포츠웨어, 관련 악세서리를 판매하는 영국의 스포츠 리테일러다. 회사는 나이키와 아디다스, 푸마 등 글로벌 브랜드 뿐 아니라 자체 브랜드도 보유하고 있다. 다양한 제품군과 가격대, 디자인으로 젊은 소비자층에게 트렌디한 스포츠 패션을 빠르게 선보인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에 JD스포츠가 인수한 쿠리르는 프랑스의 스니커즈 리테일러로, 프랑스와 벨기에, 스페인, 포르투갈 등 유럽 전역에서 3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쿠리르는 글로벌 브랜드들과 파리 패션 트렌드를 반영한 한정판 스니커즈를 선보여왔고, 이를 통해 패션 스니커즈 부문에서 강력한 입지를 구축했다. 이런 점에서 쿠리르는 JD스포츠의 가려운 점을 제대로 긁어줄 수 있는 포트폴리오다. JD스포츠는 그간 나이키와 푸마 등 글로벌 스포츠의류 제조업체들의 실적에 큰 영향을 받아왔다. 이들이 신제품을 출시하지 않거나 제품 라인업을 간소화하는 등 안일한 움직임을 보이면, 이들 제품을 유통하는 JD스포츠도 고스란히 타격을 받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JD스포츠는 글로벌 브랜드 의존도를 낮추고자 자체 브랜드로 패션 트렌드를 바짝 좇는 제품을 선보였으나, 글로벌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젊은 고객까지는 잡지 못했다. 브랜드와 협력해 트렌디한 제품을 쏟아내는 쿠리르가 매력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실제 쿠리르는 유럽의 젊은 충성고객을 다수 확보하고 있고, 글로벌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다양한 제품을 내놓으면서 스스로 실적을 만들어간다는 평가를 받는다. 쿠리르의 지난해 연간 실적은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한다. 회사는 지난해 7억 2580만유로의 연간 매출을 달성, 5030만유로의 영업이익을 냈다. 이는 일부 스포츠용품 리테일러가 글로벌 스포츠의류 제조업체들의 실적 부진으로 덩달아 허덕이는 것과는 대조되는 부분이다.JD스포츠는 쿠리르의 유럽 매장을 자사 네트워크에 통합하고,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와의 협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측은 성명을 통해 “이번 인수를 통해 유럽 시장에서의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며 “글로벌 스포츠 리테일 분야의 선두주자로서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이라고 전했다.한편 JD스포츠는 지난 2022년부터 유럽과 북미에서의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브랜드 포트폴리오와 소매 네트워크를 확장하기 위해 다양한 인수·합병(M&A)을 진행해왔다. 회사는 지난 2022년부터 브랜드 마케팅 회사 ‘모자이크그룹’과 호주 기반의 스트리트 패션 기업 ‘글로브 인터내셔널’, 미국의 스포츠용품 기업 ‘히벳’ 등을 인수했다.
2024.12.06 I 김연지 기자
미래보고 투자하는 美 업프론트벤처스 "韓 투자 시동건다"
  • 미래보고 투자하는 美 업프론트벤처스 "韓 투자 시동건다"
  • [이데일리 김연지 박소영 기자] 인공지능(AI) 붐이 일기 한참 전인 2010년대 초중반. 미국의 한 벤처캐피털(VC)은 쌀 한 톨 크기의 초소형 의료용 AI 로봇 회사에 초기 투자를 집행한다. 중추 신경계를 따라 움직일 수 있는 초소형 로봇을 척추에 주입, 관련 수술을 돕는다는 컨셉의 스타트업이었다. 당시 일각에선 해당 스타트업의 비전을 공상과학 소설같이 바라봤지만, 업프론트벤처스는 트렌드와 회사의 기술력, 팀의 역량을 골고루 살피고는 투자를 결심했다. 그로부터 수년 뒤, 해당 스타트업은 유수의 글로벌 VC로부터 러브콜을 받으며 6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 현재 수술용 나노 로봇 제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업프론트벤처스는 미국 산타모니카에 기반을 둔 VC로, 주로 초기 단계의 기술 스타트업에 투자한다. 회사는 현재 3조 5000억원 규모의 운용자산(AUM)을 굴리고 있으며, 1년에 통상 1억 3000만달러(약 1820억원)을 활용해 혁신 스타트업을 발굴 및 투자한다. 이데일리는 업프론트벤처스에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와 컴퓨터비전 관련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여기에 투자하는 마크 서스터 파트너를 만났다. 그는 “처음엔 공상과학 같겠지만, 10년 후에는 빛이 날 스타트업에 투자한다”며 “기술력이 뛰어난 한국의 스타트업도 예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마크 서스터 업프론트벤처스 파트너.(사진=업프론트벤처스 제공)◇ “10년 후 바라보고 투자했더니 잭팟”마크 서스터 파트너는 UC샌디에이고와 시카고대학교 MBA를 거쳐 글로벌 경영컨설팅펌 액센츄어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1999년 그는 소프트웨어 개발 관련 기업 빌드온라인을 설립해 2006년 소프트웨어 컨설팅 기업 스워드그룹에 팔았고, 곧바로 또 다른 기업용 소프트웨어 기업 ‘코랄’을 설립해 1년 만에 글로벌 고객관계관리(CRM) 강자 세일즈포스에 매각했다. 두 개의 소프트웨어 회사를 성공적으로 매각한 그가 돌연 VC 산업에 등장한 이유는 무엇일까. 서스터 파트너는 “10년간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나머지 10년간은 기업가로 일하면서 펀딩과 채용, 제품 출시, 영업, 고객 지원 등 모든 분야를 경험했다”며 “내 회사를 매각하던 당시 실리콘밸리에서 기술에 관심을 갖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기업가로서 어려움을 겪었고, 이를 헤쳐나가는 것에 대해 조언을 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가 2007년 9월 벤처캐피털리스트로 전향한 배경이다.서스터 파트너에 따르면 업프론트벤처스는 투자 시 △거시경제적 트렌드 △탈세계화 △기후 변화를 고려한다고 했다. 그는 특히 거시경제적 트렌드를 반영해 투자처를 살피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서스터 파트너는 “업프론트벤처스는 향후 10~15년 동안 사회에 영향을 미칠 기술 트렌드를 주도할 스타트업에 투자한다”며 “갈수록 인구 감소로 로봇 기술과 AI의 역할이 커질 것이고, 의료 수요가 높아질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분야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탈세계화 트렌드 역시 고려해야 한다고 꼽았다. 탈세계화로 인해 기존 무역 방식의 패러다임이 변화할거라는 예측에서다. 그는 이제 각 국가가 더 나은 국방, 사이버 보안, 새로운 운송방식에 투자할 것이라 설명했다. 또한 우리 삶의 방식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기후 변화에 대한 관심도 중요하다고 했다. 이때 기후 변화를 대응할 방식으로 기술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투자자로서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이러한 기준을 두고 투자한 덕에 수익도 톡톡히 챙겼다. 업프론트벤처스의 포트폴리오 중 50곳 이상이 글로벌 기업에 인수된 바 있는데, 대표적으로 온라인 전용 속옷 브랜드 어도어미는 빅토리아 시크릿에 지난해 인수됐고, 보상형 게임 개발사 ‘시리어슬리’는 이스라엘 기반의 소셜카지노 게임사 플레이티카에 인수됐다.◇ “기술력 최강 한국으로 투자 확대할 것”마크 서스터 파트너는 한국을 비롯한 크로스보더 투자에도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크로스보더란 국경을 넘나드는 투자로, 국내가 아닌 국외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투자를 일컫는다. 그는 “업프론트벤처스는 그간 이스라엘과 프랑스의 뛰어난 스타트업에 투자를 해왔다”며 “이제는 이들 국가뿐 아니라 한국과도 인연을 만들어나가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은 뛰어난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며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 진출을 꿈꾸는 한인 창업자를 찾는 중”이라고 말했다.그는 그러면서 당장은 제품이나 서비스가 팔리지 않더라도 해당 스타트업이 성공할거라는 확신이 있다면 투자하곤 한다는 자신만의 철학을 전했다. 초기 고객의 피드백을 믿고 자금을 투입해 회사가 장애물을 극복할 수 있도록 투자자로서 돕는다는 이야기다.그는 특히 “개인적으로는 한국 스타트업 중에서도 특히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기술 분야를 다루는 곳에 관심이 크다”며 “업프론트벤처스는 그간 글로벌 디스플레이 기술 스타트업들에 투자를 해왔기 때문에 투자에 있어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으리라고 본다”고 부연했다.업프론트벤처스는 한국의 자본시장 관계자들과 인연을 맺어나가면서 투자 발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서스터 파트너는 “한국 내 다양한 자본시장 관계자들을 알아가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한국의 자본시장 분위기를 보기 위해 자주 내한하고 있다. 조만간 투자처를 발굴해 한국에 대한 투자 기회를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2024.12.06 I 김연지 기자
주가 하락부터 여행주의보까지…韓 계엄령에 술렁인 유럽
  • 주가 하락부터 여행주의보까지…韓 계엄령에 술렁인 유럽
  •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계엄령 해제) 이후 전개될 상황이 관건이다.”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를 여섯 시간여 만에 해제한 가운데 영국을 비롯한 유럽 자본시장 관계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는 공통적인 의견이다. 대부분이 한국 투자처를 보유하고 있거나 한국 투자를 진지하게 고려하는 곳으로,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분위기다. 계엄 사태가 일단락된 상황에서 관련 정치적 파장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이에 대비하려는 모습이 두드러진다.해외에서 다룬 한국의 비상계엄령 사태.(사진=구글 이미지 갈무리)3일(현지시각) 유럽 자본시장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령으로 술렁였다. 유럽 증시에 상장한 한국 기업의 주가가 소폭 하락하는가 하면, 영국 외무부까지 나서서 한국 여행경보를 발령했다. 다행히 계엄령이 선포된 지 수 시간 만에 해제되면서 글로벌 자본시장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미미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한국에 투자처를 두거나 한국 투자를 고민하던 글로벌 투자사들은 혹시 모를 리스크가 없는지 재차 확인하는 분위기다.유럽의 이러한 반응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지난 3일 밤 윤 대통령이 긴급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전한 내용을 되짚어봐야 한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종북 반(反)국가 세력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 계엄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비상계엄 선포는 1979년 10월 이후 45년 만의 일이다.윤 대통령의 비상 계엄에 따른 우려는 유럽 주식시장에 주식예탁증서(GDR) 형태로 거래되는 한국 기업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우선 런던에 상장된 삼성전자(005930)는 장 중 7% 이상 하락했다가 낙폭을 줄여 3.30%로 하락 마감했고, 오는 19일 런던증시에서 상장 폐지되는 현대차(005380) GDR은 1.82% 하락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LG전자(066570) 또한 3.45% 하락 마감했다.불안감은 주식시장에서 그치지 않았다. 영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에선 계엄령에 따른 사회적 혼란을 고려해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까지 가동했다. 대표적으로 영국 외무부는 “한국의 계엄령 선포 이후 전개되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현지 당국 조언을 따르고 정치적 시위를 피하라”고 전했다. 현지 자본시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 분위기다. 한국 투자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유럽 한 투자사 관계자는 이데일리에 “일부 해외 투자사가 한국서 장기화하는 의료대란으로 피로감을 느끼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계엄령 사태까지 터졌다”며 “투자 관점에서 보는 한국은 매력적이지만, 불안정한 면모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장은 큰 영향을 미치지 않겠으나, 정치적 불안정성을 우려하는 일부 투자사들은 투자 전략을 재조정할 수 있다고 본다”며 “불안정한 상황이 장기화한다면 투자자들 사이에서 리스크를 회피하려는 경향이 짙어질 수 있다는 의미”라고 부연했다.반면 투자심리가 크게 악화하지는 않을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원화나 해외 주식예탁증서에 변동성은 있었으나 일부 안정화됐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볼 일”이라며 “한국에는 뛰어난 기술력을 갖췄으나 여전히 저평가된 기업들이 많기 때문에 투자 검토는 꾸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2024.12.04 I 김연지 기자
  • 오늘의 인사 종합
  • [이데일리 편집국] ●국세청 ◇부이사관 승진 △국세청 정보화기획담당관 전지현 △〃 감사담당관 류충선●삼성벤처투자 ◇부사장 승진 △손헌배 ◇상무 승진 △김종욱 이재민●삼성증권 ◇부사장 승진 △고영동 ◇상무 승진 △김영수 △박성호 △이기덕 △이병훈 △이성주●삼성카드 ◇ 부사장 승진 △김대순 ◇상무 승진 △김도헌 △유상일 △한상민●삼성자산운용 ◇부사장 승진 △김용민 ◇상무 승진 △박지호 △유진환●NH투자증권 ◇신규 선임-상무보 △Retail Advisory본부장 김지훈 △재경2본부장 정환 △ECM본부장 최강원 △Industry3본부장 왕태식 △기관Coverage본부장 한동진 △Prime Brokerage본부장 문윤석 △리서치본부장 조수홍 △경영지원본부장 박준형◇승진-부사장 △Retail사업총괄부문장 이재경 △운용사업부 대표 이수철 ◇전무 △IB1사업부 대표 이성 △IB2사업부 대표 신재욱 ◇상무 △퇴직연금컨설팅본부장 홍국일 △Digital자산관리본부장 김봉기 △Client솔루션본부장 박건후 △주택도시기금운용본부장 문혜경 △리스크관리본부장 이경수 △준법지원본부장 손승현 ◇ 전보 △감사부문장 이보원 △OCIO사업부 대표 이창목 △WM사업부 대표 배광수 △Premier Blue본부장 오태동 △Digital사업부 대표 강민훈 △Syndication본부장 조현광 △대체자산투자본부장 김중곤 △Wholesale사업부 대표 임계현 △Operation혁신본부장 성종윤 △Global사업본부장 이승아●중앙그룹 ◇부사장 승격 △중앙일보 광고사업총괄 김종윤 △JTBC 커뮤니케이션총괄 한정희 ◇임원(상무) 신규 선임 △중앙일보M&P 프린팅부문장 겸 미디어프린팅넷 대표이사 조주환 △중앙일보S 대표이사 신용호 △JTBC 디지털서비스사업본부장 방지현 △휘닉스중앙 경영지원실장 손홍진 △HLL중앙 경영지원실장 홍순철 △콘텐트리중앙 조인스부문대표 김영기 △중앙홀딩스 부회장실 인사지원담당 장성환 △중앙홀딩스 전략담당 최윤정 ◇임원 위촉 변경 △중앙홀딩스 법무담당 강종호 △중앙홀딩스 부회장실 운영지원담당 김영일 △중앙피앤아이 대표이사 겸 부동산개발본부장 김은중 △중앙피앤아이 부동산총괄 인채권 △중앙홀딩스 커뮤니케이션담당 겸 커뮤니케이션팀장 조성진 △중앙홀딩스 재무담당 겸 재무전략팀장 서성인 △러너블 대표이사 류영호 △커넥트중앙 대표이사 겸 콘텐트리중앙 지주부문 ESG담당 박영진 △중앙일보 대기자 최훈 ◇계열사 대표이사 위촉 △JTBC미디어텍 대표이사 이석호 ◇계열사별 직책 보임 △중앙일보 편집국장 예영준 △" 논설주간 이현상 △" 논설실장 김현기 △" 칼럼니스트 정철근 △" 광고사업본부장 정제원 △" 비즈솔루션본부장 박천우 △중앙일보S 선데이국장 고정애 △JTBC미디어컴 대외협력총괄 김준현 △SLL중앙 4Unit장 이해인 △" IP개발국장 최인혁 △" IP개발1팀장 조재현 △" IP개발2팀장 권유리 △" 사업1국장 간종균 △" 국내유통2팀장 정훈민 △메가박스중앙 멀티플렉스본부장 김봉재 △" 광고영업2팀장 최예연 △" 콘텐트본부장 김유진 △"콘텐트1팀장 안효림 △" 콘텐트2팀장 함연주 △" 배급팀장 김유지 △" 총무팀장 정희원 △HLL중앙 코스모폴리탄사업팀장 황승현 △" 에스콰이어사업팀장 김병호 △" 코스모폴리탄기획팀장 한예슬 △" AD콘텐트국장 최지연 △" 엔터Biz국장 김유석 △" 엔터뉴스팀장 겸 엔터미디어국 미디어디렉터 김연지 △" 엔터Biz팀장 이형근 △중앙피앤아이 부동산개발팀장 성현목 △콘텐트리중앙 사장보좌담당 겸 메가박스중앙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콘텐트사업본부장 주현태 △" 지주부문 전략담당 이태호 △중앙홀딩스 컴플라이언스팀장 유상욱
2024.12.03 I 이영민 기자
식품포장에 진심인 英 기업, 이탈리아 경쟁사에 매각
  • 식품포장에 진심인 英 기업, 이탈리아 경쟁사에 매각
  •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포장재와 택배박스를 생산하는 기업에 대한 글로벌 자본시장의 투자 관심이 여전한 가운데 영국의 주요 식품 포장재 생산 기업이 이탈리아의 한 경쟁사에 매각됐다. 경쟁사와 차별화를 꾀하는 동시 새로운 소비층을 유입하는 수단으로 제품 포장을 리뉴얼, 새로운 이미지를 각인하고자 하는 유럽 소비재 기업들이 늘어나는 만큼, 이에 대비한 움직임으로 읽힌다.영국 클리프톤패키징이 생산하고 있는 식품용 포장재.(사진=클리프톤패키징 웹사이트 갈무리)3일 현지 업계에 따르면 영국의 주요 포장재 전문 생산 기업 클리프톤패키징은 이탈리아 기반의 경쟁사 카톤 팩에 인수됐다. 인수 규모는 비공개다. 카톤 팩은 런던 기반의 사모펀드운용사 ‘A&M캐피털유럽’이 최대주주로 있는 포장재 기업으로, 식품 산업용 포장재 생산을 전문으로 한다.카톤 팩이 인수한 클리프톤패키징은 유럽 포장재 산업에서 확고한 입지를 굳힌 회사다. 지난 1981년 런던에 설립된 클리프톤패키징은 애초 소매점을 위한 운반용 가방과 종이가방 도매업으로 사업을 시작해 과자와 제빵, 건강식품, 습식 단백질 등 소비재(FMCG) 전문 포장재 제조사로 거듭났다. 클리프톤패키징은 경쟁사와 달리 포장재 제조 관련 기술을 끊임없이 개발했고, 그 결과 어느 제품이던 다룰 수 있는 유연한 포장재 제조 기술과 친환경을 비롯한 다양한 포장재 종류 등으로 지난 2003년부터 매년 관련 산업 어워드를 휩쓸었다.클리프톤패키징을 찾는 소비재 기업이 늘면서 회사 매출도 덩달아 늘었다. 예컨대 클리프톤패키징은 지난해 340만파운드의 수익(세전)을 냈다. 이는 260만파운드를 기록한 직전년도 대비 32% 가량 늘어난 규모다. 이번 인수는 특히나 포장재와 택배박스를 생산하는 기업에 대한 글로벌 자본시장 관심이 꾸준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그간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와 동종산업 기업들은 관련 기업에 천문학적인 투자를 집행해왔다. 택배박스의 경우, 택배 물동량이 한해도 빠지지 않고 우상향하고 있고, 포장 하나까지도 마케팅으로 통하는 소비재 기업들이 포장을 리뉴얼하는 수요 또한 커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 것으로 분석된다. 투자 포트폴리오를 장기간 보유하면서 성장세를 구현해야 하는 사모펀드운용사나 동종산업 기업을 품어 외형을 확장하려는 포장재 기업의 투자 철학과 맞아떨어진 셈이다.한편 카톤 팩은 이번 인수로 유럽에서의 입지를 넓히게 됐다. 회사 측은 성명을 통해 “식품 산업에서 지속 가능한 포장재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인수가 의미하는 바는 크다”며 “포장재 종류를 확장할 뿐 아니라 유럽을 넘어 전 세계 고객에게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다졌다”고 밝혔다.
2024.12.03 I 김연지 기자
역사 뒤안길로…법정관리 들어간 英 국민 홍차 브랜드
  • [마켓인]역사 뒤안길로…법정관리 들어간 英 국민 홍차 브랜드
  •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120년 전통의 영국 티(tea) 브랜드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영국에서 티 소비가 눈에 띄게 감소하는 가운데 이에 대한 대안책을 뚜렷하게 제시하지 못하면서 경영난에 봉착, 결국 법정관리에 들어섰다. 현재 영국의 소비재 유통그룹이 인수를 검토 중이나, 인수를 위한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한 상황이다.(사진=구글 이미지 갈무리)2일 현지 업계에 따르면 영국 국민 홍차 브랜드인 타이푸 티는 최근 법정 관리에 들어갔다. 기업 구조조정 전문 사모펀드(PEF)운용사 제트랜드캐피털이 인수한 지 3년 만인 동시 신임 최고경영자(CEO)를 앉힌지 한 달 만이다.타이푸 티는 영국 PG팁스와 테틀리, 요크셔를 이은 4대 홍차 브랜드로, 케냐와 인도 아쌈 등 유명 산지 홍차를 블렌딩해 고급스러운 풍미를 살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영국 모리슨스와 아스다, 오케이도 등 주요 온·오프라인 마트에서 유통되고 있다. 타이푸 티의 경영 상황이 두드러지게 어려워진 것은 브렉시트 직후다. 브렉시트 여파로 영국 파운드 가치가 하락함에 따라 찻잎 수입 비용이 증가한 것이다. 쉽게 말하면 타이푸 티가 해외에서 찻잎을 들여오는 비용이 크게 증가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에 당시 타이푸 티 CEO는 “파운드 절하는 우리 사업에 매우 부정적인 요소”라며 “이로 인한 손실이 계속될 경우 적자 전환은 불가피하다”고 밝힌 바 있다. 다른 티 브랜드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다만 타이푸 티의 경우, 지난 2021년 기업 구조조정 전문 운용사인 제트랜드캐피털을 새 주인으로 맞이하면서 주저앉기 시작했다. 영국 내 티 소비가 줄어들면서 요크셔와 테틀리, 트와이닝 등 경쟁사들은 마케팅에 거금을 쏟았으나, 타이푸 티는 마케팅 예산을 대폭 줄이면서 정반대의 길을 걸었다. 타이푸 티가 경쟁사와의 차별화를 꾀한 것은 단 하나, ‘공급업체 변경’이었다. 영국에서 ‘차 농장의 근로자들이 관리자들로부터 수년간 성적 착취에 시달려왔다’는 보도가 쏟아져 나오자 타이푸 티는 더 나은 공급업체를 쓰겠다고 선언했다. 티백 상자에도 ‘당신이 마시는 차, 두려움에서 자유롭나요?’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타이푸 티의 이러한 노력에도 브랜드에 대한 영국 소비자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영국 컨설팅업체 포브스버튼은 이를 두고 “타이푸 티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급업체를 바꾼 것은 현명한 처사이나, 소비자들은 이를 알지 못했다”며 “타이푸 티의 새로운 슬로건은 모호할 뿐”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재정적 어려움을 겪을 때 가장 먼저 희생되는 것이 마케팅 예산”이라며 “다른 브랜드들이 TV광고 예산을 집행할 때 타이푸 티는 모호한 슬로건을 하나 내걸었을 뿐이다. 과거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제품이 개선됐다는 인식을 충분히 주지 못한 사례로 남을 것”이라고 설명했다.회사의 최근 연간 실적은 이러한 상황을 반영한다. 타이푸티의 지난해 연간 손실(세전)액은 3800만파운드를 기록했는데, 이는 직전년도 대비 4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매출 역시 직전년도 3370만파운드에서 작년 2530만파운드로 대폭 줄어들었다. 반면 노골적인 비용절감보다는 운영 효율화에 집중해온 경쟁사 요크셔는 같은 기간 3억파운드의 연간 매출을 내면서 영국 홍차 시장 1위 자리에 등극했다. 한편 타이푸 티는 매각 자문사를 선정하고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이다. 현재 일회용 건전지와 전자담배, 종합 비타민, 에너지바, 청량음료 브랜드를 두루 보유한 영국 기반의 유통그룹 슈프림PLC가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슈프림 측은 “협상에 진전은 있다”면서도 “인수를 위한 최종 조건에는 아직 합의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2024.12.02 I 김연지 기자
"주식 유동성 꽝"…런던증시서 자취 감추는 음식배달 공룡
  • "주식 유동성 꽝"…런던증시서 자취 감추는 음식배달 공룡
  •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지난 2014년 런던 증시에 입성했던 유럽의 음식 배달 공룡 ‘저스트이트테이크어웨이(JET)’가 상장 폐지에 나선다. 상장을 유지하기에는 런던증시의 주식 유동성이 낮은데다, 설령 유지하더라도 행정적 및 비용적 부담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매력적이지 못한 거래량으로 런던증시를 떠나는 기업이 속속 늘어나면서 현지 자본시장 관계자들의 우려가 늘어나고 있다. (사진=저스트이트테이크어웨이 홈페이지 갈무리)◇ 런던증시 떠나는 유럽 음식배달 공룡JET는 최근 성명을 통해 회사 성장을 가속화하고 운영 효율성을 향상하기 위해 상장 폐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런던 주식시장의 유동성이 풍부하지 못한 상황에서 상장을 유지하기 위해 드는 행정 업무 부담과 비용을 줄이기 위해 상장 폐지를 결정했다”며 “암스테르담 증시 상장을 유지하면서 선택과 집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손익 관점에서 볼 때 두드러지는 비용 절감 효과를 내는 결정은 아니다. 다만 회사 측은 △런던증시의 주식 유동성이 낮아 상장을 유지하기에는 매력도가 떨어지고 △상장 유지 비용 부담이 여전한데다 △주식 거래 경로를 한데 모음으로써 핵심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JET처럼 곳간에 여유가 없어 선택과 집중이 요구되는 기업일수록 런던증시의 매력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JET는 합병 이후 내리막길을 걸어왔고, 결국 산하 음식 배달 플랫폼 ‘그럽허브’를 9067억원에 매각했다. 이는 지난 2021년 JET가 그럽허브를 인수한 가격의 9분의 1 수준이다. 음식 배달 산업을 바라보는 자본시장 상황이 좋지 못한데다, JET도 수익을 내지 못하면서 눈물을 머금고 매각을 진행한 것이다.◇ 앞으로 떠날 기업 더 많아질수도…우려 ↑JET의 상장 폐지는 앞서 수많은 기업들이 런던증시를 떠나간 가운데 나온 것이다. 예컨대 유럽 최대 여행사 투이와 제네럴일렉트릭(GE)의 항공우주 부문인 GE에어로스페이스, IT 업체 유니시스는 올해 런던증시에서 자진 상폐에 나선 바 있다. 영국 금융행위감독청(FCA)에서도 이를 우려해 지난 7월 손을 썼다. 이들은 런던 증권거래소의 상장 규정을 간소화하는 방안을 적용, 보다 많은 기업들이 영국 거래소에서 주식을 발행할 수 있도록 했다. 기업 엑소더스를 막고, 혁신 기업을 유치해 시장을 키운다는 취지다.하지만 이에 대한 업계 반응은 싸늘하다. 현지 증권가에선 상장 규정 개정이 기업 유치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보는 모양새다. 영국 금융 서비스사 AJ벨의 한 애널리스트는 “올해 7월 개정된 영국의 상장 규정은 기업 이탈을 막기 위해 조치였으나 성공 여부를 판단하기엔 이르다”며 “규정을 간소화했다고 해서 암스테르담같이 거래량이 많은 국가에 1차적으로 상장한 기업들이 런던증시를 우선시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쉽게 말해 거래량이 타국 대비 풍부하지 못한 런던 증시가 상장 규정을 간소화했다고 해서 기업들이 몰리는 일은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
2024.11.29 I 김연지 기자
사모펀드 타깃 된 독일…하루새 조단위 빅딜 잇달아
  • [마켓인]사모펀드 타깃 된 독일…하루새 조단위 빅딜 잇달아
  •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독일의 경제 부진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여기서 글로벌 사모펀드(PEF)운용사발 거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0월에만 수조원 규모의 빅딜이 두 건 터지면서 거래 규모를 끌어올렸다. 공급망 위기와 물가 상승 압력, 제조업에 대한 글로벌 수요 악화에도 ‘유럽의 엔진’으로 꼽히는 만큼, 알짜배기 기업을 사들이려는 운용사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지난 2014년부터 2024년(11월 19일까지) 글로벌 PE들의 독일 M&A 거래 추이.(사진=피치북 갈무리)28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현재(11월 19일)까지 독일에서 이뤄진 사모펀드운용사발 거래 규모는 659억유로(약 96조 7770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총액(483억유로) 대비 36% 증가한 수준이다.분기별로 보면 올해 4분기 현재까지 집계된 PE발 거래액은 280억유로를 기록했다. 이는 앞선 2분기(156억유로)의 두 배에 가까운 수준으로, 최근 10년 만에 최고치이기도 하다.지난 2022년 이후로 M&A 거래량이 뚝 떨어졌던 독일에서 이러한 흐름을 연출한 것은 빅딜이다. 하루 만에 두 건의 빅딜이 터지면서 거래 규모를 끌어올렸다. 우선 아랍에미리트 국영석유회사는 지난 10월 독일 특수화학 기업 ‘코베스트로’를 차입매수 방식으로 인수하기로 했다. 인수가는 147억유로(약 21조6000억원)로, 이는 아랍에미리트 국영석유회사가 그간 집행한 거래 중 최대 규모다. 코베스트로는 독일 최대 규모의 특수화학 기업으로, 지난 2015년 바이엘 화학소재사업부에서 분사했다. 대표 생산 제품으로는 플라스틱 중합체이자 자동차 및 건축자재, 안경, 의료기기, 전자제품 본체, 스포츠 레저 용품 소재로 쓰이는 폴리카보네이트가 있다.아랍에미리트는 2050년까지 청정에너지 사용 비중을 75%까지 늘릴 계획으로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와 청정에너지, 저탄소 관련 기업들에 대규모로 투자하고 있다. 이번 거래는 석유 의존도를 낮추고 청정 에너지로 전환하려는 국가 비전의 일환으로 분석된다.같은 날 독일에서는 또 다른 빅딜이 터졌다.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 TPG와 GIC는 독일 부동산 에너지 관리 서비스업체 테켐을 67억유로(약 9조 86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지난 1952년 설립된 테켐은 주택용 에너지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 물과 전기 소비량을 측정하고 난방 및 냉방을 모니터링하는 장비를 제조한 기업이다. 부동산의 에너지 효율을 챙긴다는 목표를 가진 테켐은 현재 18개국 1300만 주택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글로벌 운용사들의 독일 기업 사냥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 침체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알짜 기업들의 기업가치가 타국 동종산업 대비 떨어진데다, 벼랑 끝에 내몰린 기업들도 매각 카드를 꺼내들고 있기 때문이다. 피치북은 “유럽위원회는 올해 독일 경제가 보다 위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여기에 3개 정당으로 구성됐던 독일의 연립 정부도 붕괴한 상황이기 때문에 혼란 속에서 M&A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2024.11.28 I 김연지 기자
"매각은 다음 기회에"…유니레버, 아이스크림 사업부 분할키로
  • [마켓인]"매각은 다음 기회에"…유니레버, 아이스크림 사업부 분할키로
  •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아이스크림 사업부 매각 카드와 분할 카드를 만지작거리던 영국 소비재 공룡 유니레버가 결국 사업부를 분할하기로 했다. 유니레버가 벤앤제리스를 품은 지 24년 만으로, 유니레버는 이를 통해 뷰티·웰빙, 퍼스널케어, 홈케어, 영양제를 비롯한 헬스케어 제품 등 4가지 사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사진=구글 이미지 갈무리)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니레버는 아이스크림 사업부를 사모펀드(PEF)운용사에 매각하는 계획을 접고, 내년 말 안으로 이를 분할하기로 했다. 아이스크림 사업부가 매출 차원에서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지만, 이를 제외한 다른 사업부는 고전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쉽게 말해 ‘선택과 집중’에 나서면서 다른 부문을 성장시키는 것에 에너지를 쏟겠다는 전략이다.유니레버의 아이스크림 사업부에는 하겐다즈의 최대 경쟁사인 ‘벤앤제리스’와 영국판 하겐다즈로 불리는 ‘매그넘’ 등이 있다. 특히 이들 중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는 브랜드는 단연 벤앤제리스로 꼽힌다. 벤앤제리스는 지난 1978년 미국에서 탄생한 아이스크림 브랜드로, 여러 맛을 혼합하고, 초콜릿 칩과 쿠키 반죽, 치즈케이크 조각 등의 부재료를 넣어 아이스크림을 제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시장점유율도 탄탄하다.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벤앤제리스의 미국 내 시장점유율은 29%대로, 하겐다즈보다 10% 이상 높은 상황이다. 영국에서의 시장 점유율 또한 벤앤제리스가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다.다양한 맛과 퀄리티로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린 유니레버는 올해 초 아이스크림 사업부를 두고 매각 카드와 분할 카드를 만지작거렸다. 특히 사업부 규모상 분할에 초점을 두면서도 매각에 대한 의지는 놓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도 그럴게, 유니레버가 특정 사업부를 분사한다고 운을 띄울 때마다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들은 관련 사업부를 적극적으로 인수해갔다. 대표적으로 유니레버가 차(tea) 사업 ‘립턴’을 분사한다고 밝힌 지난 2021년 CVC캐피털파트너스는 이를 45억유로에 인수했고, 유니레버의 잼·버터 사업부도 지난 2017년 KKR이 70억유로에 품었다. 분사한다는 말 한마디가 사모펀드운용사와 협상 테이블에 앉는 지름길 역할을 했던 셈이다.실제 이러한 계획을 밝힌 지난 3월 유니레버는 일부 사모펀드운용사와 매각 협상 초읽기에 나섰다. 시장에 알려진 아이스크림 사업부 매각가는 수 조원으로, 영국 사모펀드운용사 신벤과 유럽 CVC, 미국 KKR 등이 인수 후보로 거론됐다.업계에선 아이스크림 사업부가 유니레버 글로벌 매출의 16%를 차지할 정도로 탄탄하지만, 유니레버의 희망 매각가를 감당할 곳이 흔치 않은데다, 사모펀드운용사가 손을 대기에는 제품 공급망이 복잡하다는 점에서 매각이 뜻대로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사모펀드운용사들과 논의를 거친 유니레버가 사업부 분할을 결정한 배경이기도 하다.한편 유니레버는 내년 말 안으로 아이스크림 사업부를 분리해 별도의 독립 회사로 만들고, 상장 절차를 밟는다는 계획이다. 매각 기회가 아예 닫힌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외신은 “유니레버는 다른 사업부문을 성장시키기 위해 분할을 결정한 것”이라며 “만약 사업부 분할에 앞서 아이스크림 사업부 인수를 검토하는 사모펀드운용사가 있다면 고려 안 할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2024.11.25 I 김연지 기자
유럽판 스페이스X  '익스플로레이션컴퍼니, 수천억 투자 유치
  • 유럽판 스페이스X '익스플로레이션컴퍼니, 수천억 투자 유치
  •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유럽판 스페이스X로 꼽히는 독일 우주항공 기업 ‘익스플로레이션 컴퍼니’가 글로벌 벤처캐피털(VC)로부터 수천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역대급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성공적으로 유치한지 불과 1년 9개월 만이다. 글로벌 VC들이 우주항공 기술을 다루는 유럽 스타트업들에 투자금을 쏟아붓고 있는 가운데 스페이스X에 대적할 만큼 역량을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다.익스플로레이션 컴퍼니가 개발 중이 우주캡슐 Nyx.(사진=익스플로레이션 컴퍼니 홈페이지 갈무리)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익스플로레이션 컴퍼니는 최근 2237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회사는 이번 투자금으로 재사용 가능한 화물용 우주캡슐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지난 2021년 설립된 익스플로레이션 컴퍼니는 스페이스X의 차기 경쟁사라고 불릴 정도로 뛰어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현재 화물을 싣고 우주로 발사할 수 있는 재사용 가능한 우주캡슐을 개발 중이며, 향후에는 승객을 태울 수 있는 유인우주선 개발도 목표로 하고 있다. 익스플로레이션 컴퍼니는 지난해 2월 4000만유로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는데, 이는 유럽 우주기술 스타트업이 조달한 시리즈A 투자 중 가장 큰 규모다. 최근에는 유럽우주국(ESA)의 저궤도 화물 운송 서비스 개발 사업을 진행할 스타트업으로 선정, 2500만유로를 지원받기도 했다.이번 투자는 유럽의 우주항공 기술 기업에 대한 글로벌 VC들의 투자가 대폭 늘어난 가운데 이뤄진 것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현재(11월 18일까지 기준)까지 유럽 우주항공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VC로부터 유치한 투자액은 11억유로(약 1조 6190억원)로, 지난해 연간 투자 총액(약 5억 4500만유로)의 두 배에 달한다. 특히 지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유럽 우주항공 기술 스타트업에 대한 글로벌 VC들의 평균 연간 투자액이 5억유로 수준에 그쳤었다는 점을 볼 때 올해는 VC들의 투자 증가폭이 유독 두드러진다.유럽 우주기술 스타트업에 대한 글로벌 VC 투자가 늘어난 이유로는 유럽연합(EU)가 지난해 발표한 ‘우주안보 및 방위전략’의 영향이 크다. 여기서 EU는 우주 영역에서 EU의 안보 이익과 역할을 규정했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드러난 유럽의 미국 의존도 문제가 재점화되면서 나온 개념으로, EU는 안보 공백을 메우기 위해 인공지능(AI)과 해양, 공급망, 우주 산업에서 자체 방위 역량을 강화하는 개념을 제시했다.한편 익스플로레이션 컴퍼니는 오는 2028년 화물용 우주캡슐 첫 발사를 계획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내년 300kg의 탑재물을 우주로 운반하는 목적의 우주캡슐을 설계해 발사한다는 계획이다.
2024.11.22 I 김연지 기자
"한국 '빨리 빨리' 문화에 주목…바이오 성장에 최적화"
  • "한국 '빨리 빨리' 문화에 주목…바이오 성장에 최적화"
  •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기업공개(IPO)에 목숨 거는 곳은 거른다.’유럽 ‘바이오 투자 강자’로 통하는 벤처캐피털(VC) ‘쿠마파트너스’의 투자 철학 중 하나는 위와 같다.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충분한 시간과 비용을 들여 신약을 만들어낼 역량이 있는 바이오 벤처에는 흔쾌히 투자를 집행하나, IPO로 한 방을 노리거나, 허튼 곳에 시간과 비용을 쏟아붓는 벤처는 무조건 거르고 본다는 것이다. 쿠마파트너스는 2009년 설립된 유럽의 바이오 전문 VC로, 현재 약 1조 1000억원의 운용자산(AUM)을 굴리고 있다. 쿠마파트너스의 주요 투자 분야는 바이오테크와 메드테크(Medtech·의료기술), 애그테크(Agtech·첨단기술을 농산물 생산에 적용하는 것), 진단 등이 있으며, 주요 포트폴리오로는 면역 조절 물질 기반의 암 백신 개발사 ‘IO 바이오테크’와 미충족 암 치료에 사용되는 종양학 약물 개발사 ‘숄라 온코로지’, 리보헥산(RNA) 기반 치료제를 개발하는 ‘알타미라 테라퓨틱스’ 등이 있다. 기존 치료법으로는 치료되지 않는 분야에서 혁신을 일으키는 곳이 대부분이다.이데일리는 쿠마파트너스에서 혁신 바이오 기업에 투자하는 다니엘 파레라 파트너를 만났다. 그는 쿠마파트너스의 투자 철학을 깊이있게 설명하며 “이러한 철학을 토대로 한국 바이오 벤처에도 조만간 투자를 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쿠마파트너스의 다니엘 파레라 투자 파트너.(사진=쿠마파트너스 제공)◇ “한 번 투자하기로 하면 끝까지 책임”파레라 파트너는 의학박사 출신으로, 맥킨지에서 의학 경영 컨설턴트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그는 노바티스로 직장을 옮겨 약 12년간 신약 연구·개발(R&D)부터 임상, 제품 마케팅, 출시까지 신약의 전 주기를 아우르는 경험을 쌓았다. 환자에게 이로운 의약품이 어떻게 개발되고 상용화되는지를 지켜본 셈이다.그런 그가 쿠마파트너스의 투자 파트너로 합류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파레라 파트너는 “노바티스의 다양한 부서에서 일을 하면서 조직을 구성하고,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것에 관심이 있었다”며 “과거에는 특정 제약사를 위해 일을 했으나, 그 범위를 더 넓혀 업계를 위해 일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간 충족되지 못했던 의료 수요를 혁신 기술로 뚫으면서 환자에게 이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측면에서 과거나 지금이나 하는 일은 원칙적으로 같다”며 “방식이 달라졌을 뿐”이라고 부연했다.파레라 파트너가 몸을 담은 쿠마파트너스는 충분한 시간과 비용을 지원하며 투자 포트폴리오사의 기업가치를 빠르게 높이는데 주력하는 VC로 유명하다. 한 번 투자하기로 하면 초기부터 성장, 프리 IPO 단계 혹은 매각까지 함께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최근에는 블록버스터급 매각 사례도 나왔다. 쿠마파트너스가 시리즈A부터 B, C 까지 총 4년 이상을 함께 한 투자 포트폴리오인 프랑스의 아몰릿파마는 최근 아스트라제네카에 매각됐다. 아몰릿파마는 희귀 내분비 질환을 타겟팅하는 후보물질을 갖춘 전문 제약회사로, 아스트라제네카는 아몰릿파마 인수로 희귀질환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파레라 파트너는 이에 대해 “아몰릿파마가 마지막 투자 라운드에서 조달한 금액은 1억 3000만달러(약 1822억원)였는데, 아스트라제네카에 매각된 금액은 10억달러(약 1조 4000억원) 이상”이라며 회사의 기술력과 진정성, R&D 역량 등이 골고루 합쳐져 기업가치를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설령 아스트라제네카가 매수하지 않았다고 해서 아몰릿파마의 기업가치를 낮추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바이오 벤처의 숙명은 지속적인 신약 및 의료기기 개발이다. 때문에 회사가 기업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도록 이 과정을 지원하고 나섰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韓 ‘빨리빨리’ 문화 최고…“한국 투자 시작”쿠마파트너스는 현재 2억 5000만유로(약 3728억원) 규모를 목표로 바이오펀드를 조성하고 있다. 이를 통해 16~20개의 혁신 바이오 기업을 발굴하고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한국벤처투자(KVIC)로부터 투자금을 확보하면서 한국 바이오 벤처에 대한 투자 발판도 마련했다. 파레라 파트너가 보는 한국의 바이오 벤처 생태계는 어떨까. 그는 “대부분의 한국 바이오벤처는 IPO에 매우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신약 및 의료기기 개발에 집중하기 보다는 IPO 준비 자체에 에너지를 쏟는 모습이 의아했다”고 말했다.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했다면, 임상 단계에 충분한 시간과 비용을 들여 결과값을 도출하는 것이 바이오 벤처의 숙제임에도 이는 뒤로 제쳐놓고 코스닥 상장부터 준비하는 모습이 이상하게 보였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물론 IPO는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지만, 항상 적절한 타이밍이라는 것이 있다”며 “한국에서 만난 바이오 벤처 중 100곳은 성숙해진 단계가 아님에도 IPO에 에너지를 쏟고 있는데 신약과 의료기기 개발에 있어 주요한 데이터가 없고, 실적도 없는 가운데 IPO를 진행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IPO는 자금을 조달하는 메커니즘일뿐, 기업의 이정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파레라 파트너는 한국뿐 아니라 유럽과 미국의 바이오 벤처들이 자금 조달 업무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바이오벤처 특성상 많은 자금과 시간이 필요하지만, 일부 투자사들은 투자금을 여러 스타트업에 나눠 리스크를 분산한다”며 “(바이오 벤처들은) 넉넉하지 못한 자금으로 개발을 지속해야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파레라 파트너는 다만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가 한국의 바이오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확신했다. 그는 “유럽과 미국의 바이오 벤처 생태계가 월등히 성숙한 상태는 아니기 때문에 투자에 최적화된 지역이라고 보기도 힘든 것이 사실”이라며 “한국은 유럽과 미국의 바이오벤처 생태계에서 포착되는 크고 작은 실수로부터 이를 빠르게 학습해 발전시킬 수 있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 바이오 벤처에 투자하기 위해 수 많은 포트폴리오를 검토 중”이라며 “뛰어난 기술력과 역량을 가진 곳에는 주저하지 않고 투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4.11.21 I 김연지 기자
외국계 사모펀드 따돌린 英 신벤…알짜 회계법인 인수
  • 외국계 사모펀드 따돌린 英 신벤…알짜 회계법인 인수
  •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글로벌 사모펀드(PEF)운용사들이 군침을 삼켰던 회계법인 매물 ‘그랜트쏜톤’ 영국 법인이 새 주인을 맞이한다. 영국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등판한지 불과 4개월 만이다.그랜트쏜톤 영국법인이 영국계 사모펀드운용사 신벤을 새 주인으로 맞이한다. (사진=구글 이미지 갈무리)21일 현지 업계에 따르면 영국 기반의 사모펀드운용사 신벤은 그랜트쏜톤 영국 법인을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인수가를 비롯한 세부사항은 비공개지만, 업계에선 그랜트쏜톤 영국법인이 최소 13억파운드(약 2조 3017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그랜트쏜톤 영국법인은 성명을 내고 “중장기적으로 영국 법인의 성장에 도움이 될 투자자와 합의한 것”이라며 “모든 거래 조건은 비공개로, 해당 인수 건은 규제 승인을 받고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혔다.그랜트쏜톤은 사기업과 공익단체 등에 보증·세금·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계·컨설팅펌으로, 영국 법인이 M&A 시장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올해 하반기쯤이다. 그랜트쏜톤이 매각 자문역을 선임하자마자 내로라하는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들은 인수 검토를 위해 우르르 달려들었다. 영국 회계법인 중 그랜트쏜톤만큼 탄탄한 영업이익을 내는 곳이 드물었기 때문이다. 실제 그랜트쏜튼은 지난해 6억 5400만파운드의 매출액과 1억 4600만파운드 규모의 영업이익을 냈다. 이는 직전년도 대비 각각 7%와 18% 증가한 수준이다. 영국계 신벤과 유럽 최대 사모펀드운용사인 EQT, 그랜트쏜톤 미국 법인 지분 과반 이상을 품은 미국 사모펀드운용사 뉴마운틴캐피탈은 끝까지 치열한 인수전을 치렀다. 업계에선 뉴마운틴캐피탈이 영국법인 인수에 큰 의지를 드러냈던 만큼, 회사를 품고 애드온(Add on·동종 기업을 품어 외연을 확장하는 것) 전략을 펼칠 것으로 전망해왔다. 특히 뉴마운틴캐피탈이 지난 10월 그랜트쏜톤 아일랜드 법인 인수에 성공하면서 이러한 전망에 힘이 더욱 실렸다.하지만 영국 자본시장에선 ‘외국계 사모펀드운용사가 영국 경제에 개입하는 수준이 지나치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러한 점과 인수 조건 등을 모두 고려해 영국계 신벤이 그랜트쏜톤 영국법인을 품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외국계 사모펀드운용사들은 최근 영국 금융·회계 기업들을 속속 인수한 바 있다. 예컨대 영국 최대 규모의 금융투자 플랫폼 하그리브스 랜스타운은 유럽 CVC캐피탈파트너스 컨소시엄에, 영국 자산운용사인 퍼스펙티브 파이낸셜 그룹은 미국 찰스뱅크캐피탈파트너스에 매각됐다.한편 이번 인수는 규제당국 승인을 거쳐 내년 상반기 안으로 마무리될 예정이다.
2024.11.21 I 김연지 기자
"투자 기회 넘친다"…유럽서 아시아 겨낭 메가펀드 결성 임박
  • "투자 기회 넘친다"…유럽서 아시아 겨낭 메가펀드 결성 임박
  •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아시아에서의 투자 기회를 발굴하는 글로벌 사모펀드(PEF)운용사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조만간 유럽에서 역대급 규모의 아시아 펀드가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동남아와 인도, 일본, 한국을 겨냥한 메가펀드가 조성되면 아시아 사모시장도 기지개를 켤 것으로 자본시장 관계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사진=구글 이미지 갈무리)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럽 최대 사모펀드운용사 EQT는 현재 조성 중인 아시아 펀드의 결성총액한도(하드캡)를 145억달러(약 20조 2202억원)로 설정했다. 이는 기존 목표치보다 20억달러(약 2조 7800억원) 높은 수준으로, 글로벌 LP들의 러브콜이 쏟아지면서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만일 EQT가 하드캡을 달성하면 지난 2021년 150억달러 규모의 아시아 펀드를 출범한 KKR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 째로 큰 규모의 아시아 펀드가 탄생하게 된다.EQT는 아시아 사모시장이 꽃을 피울 것으로 확신, 올해 초부터 아시아펀드 조성에 시동을 걸었다. 실제 동남아를 비롯한 일부 신흥시장은 초기 단계 투자 기회가 풍부한 지역으로 꼽히고, 인도에선 사모대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일본에선 기업발 인수·합병(M&A) 거래가 쏟아지면서 사모시장이 커지는 한편, 한국에선 대기업 중심의 카브아웃 거래와 부동산 관련 투자가 각광 받는 추세다. EQT는 펀드레이징이 한창 진행되던 지난 8월 성명을 통해 “실질적인 펀드 규모는 자금 조달 과정에서 달라질 수 있고, 펀드 규모는 커질 수 있다”며 메가펀드의 탄생을 예고한 바 있다. EQT 측은 펀드가 결성되는 즉시 아시아의 의료와 기술 서비스, 교육, 금융 서비스, 소비재, 첨단 제조업 분야 거래에 이를 활용한다는 계획이다.이번 펀드는 글로벌 자본시장 관계자들이 아시아 사모시장에 다시 관심을 드러내는 가운데 조성되는 것이라는 점에서 업계 관심이 특히나 쏠리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들이 아시아 펀드를 가장 활발하게 결성한 시기는 2018년으로, 당시 이들은 244개의 펀드를 통해 142조원 규모의 LP 자금을 조달했다. 코로나가 터진 2019년에는 연간 결성 규모가 85조원 수준으로 대폭 줄어들었다가 2020년과 2021년에 걸쳐 서서히 올랐고, 고금리·고환율·고물가에 대내외적 불확실성까지 겹친 2022년과 2023년에는 그 규모가 각각 79조원과 55조원 수준으로 폭삭 내려앉았다. 올해는 아시아 펀드 결성 건수와 규모가 지난해 수준을 손쉽게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미 유럽과 미국에서는 아시아의 인프라와 사모신용 등 대체자산을 주요 성장 동력으로 삼고 조 단위의 아시아펀드가 결성된데다, 일부 운용사들은 올해 연말을 기점으로 관련 펀드레이징에 한창이기 때문이다. 피치북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현재(11월 18일까지 기준)까지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들이 결성한 아시아펀드 규모는 총 48조7700억원 수준으로, 유럽과 미국의 주요 사모펀드운용사들이 조 단위 펀드를 속속 결성한 것이 주효했다. 이런 상황에서 EQT가 연말 안으로 하드캡을 달성할 경우 올해 전체 아시아 펀드 결성 규모는 총 68조원으로 뛰게 된다.
2024.11.20 I 김연지 기자
'9조→1조원으로 뚝'…유럽 음식배달 공룡이 눈물의 손절나선 이유
  • '9조→1조원으로 뚝'…유럽 음식배달 공룡이 눈물의 손절나선 이유
  •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9조원에서 1조원’유럽의 온라인 음식 배달 플랫폼 저스트이트테이크어웨이(JET)가 눈물을 머금고 매각한 자회사 그럽허브의 매각가 변천사다. 인수할 당시엔 9조원이었던 회사가 불과 3년 만에 9분의 1 수준까지 떨어진 것이다. 미국에서 도어대시, 우버이츠 등의 음식 배달 플랫폼과 어깨를 나란히 견줬던 음식 배달 기업이 헐값에 매각된다. 엔데믹으로 온라인 주문보다는 외식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수익을 내지 못했고, 경쟁사와의 출혈경쟁으로 손실 폭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사진=구글 이미지 갈무리)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럽 음식 배달 공룡 ‘JET’는 미국 원더그룹에 음식 배달 플랫폼 ‘그럽허브’를 6억 5000만달러(약 9067억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 2021년 JET가 그럽허브를 품은 가격에서 9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이번에 그룹허브를 품은 원더그룹은 미국 식품 산업 내 ‘패스트 파인다이닝’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개척 중인 식품 배달 기업으로, 손님이 고급 레스토랑 음식을 직접 가져가거나 배달받을 수 있는 오프라인 매장을 수십여 개 열면서 충성고객을 다수 확보했다. 또 지난해에는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밀키트 업체 ‘블루에이프런’을 인수하면서 밀키트 배달까지 사업을 확장했다.한때 9조원에 매각됐던 그럽허브의 인수가가 1조원도 안되는 금액으로 내려온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그럽허브의 인수·합병(M&A) 역사를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지난 2004년 설립된 그럽허브는 미국 전역에 걸쳐 음식 배달 플랫폼을 운영하는 기업으로, 지난 2014년 미국 증시에 상장했다. 그러다 지난 2019년 말 코로나로 온라인 음식 배달량이 급증하면서 도어대시, 우버이츠와 어깨를 견줄 정도로 인지도가 높아졌고, 기업가치도 대폭 올랐다.하지만 호시절은 오래가지 않았다. 팬데믹 국면이 끝나면서 외식하는 소비자가 늘었고, 음식 배달 플랫폼들의 실적은 처참히 꺾이기 시작했다. 특히 도어대시, 우버이츠보다 경영 상황이 좋지 못했던 그럽허브는 결국 지난 2021년 미국 M&A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미국 시장점유율 20%에 달하는 음식 배달 플랫폼이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곳간에 여유가 있는 기업들은 너도나도 그럽허브를 검토했고, 승차 공유 1위 기업이자 우버이츠로 성장 궤도를 달리던 ‘우버’와 유럽 음식 배달 공룡 ‘JET’가 최종적으로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우버는 당시 시장점유율 1위인 도어대시를 누르고 경쟁력을 가져가기 위해 해당 인수에 공을 들였고, 영국과 독일, 네덜란드에서는 시장점유율 1위지만 미국 시장은 아직이었던 JET는 그럽허브를 미국 진출 발판으로 보고 인수전에 참여했다.치열한 인수전 끝에 JET는 웃돈을 주고 그럽허브를 인수했다. JET가 그럽허브 인수가로 부른 금액은 무려 8조 7000억원. 회사는 당시 성명을 내고 “중국을 제외하고 세계 최대 음식 배달 회사가 됐다”며 북미로 사업을 확장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JET의 생각과 달리 그럽허브는 손실 폭만 늘려갔다. 경쟁사들이 고객 유인을 위해 마케팅에 과도한 비용을 들이는 등 출혈경쟁에 나선 데 따른 것이다.여기에 ‘손실을 내더라도 성장만 한다면 오케이’였던 글로벌 자본시장이 음식 배달 업체를 보는 시선도 바뀌기 시작했다. 금리 인상으로 지속 가능하고, 수익성이 있는 곳에 투자를 하겠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일부는 푸드테크 기업 투자에서 손을 떼기 시작했다. 실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미국의 푸드테크 스타트업이 지난해 글로벌 VC로부터 조달한 자금은 직전년도 대비 81% 감소한 90억달러(약 12조 5000억원)다. JET가 눈물을 머금고 손절을 할 수밖에 없던 배경이다. 한편 이번 그럽허브 M&A 거래는 내년 1분기 안으로 마무리될 예정이다. 원더그룹은 그럽허브 인수가 완료되면 식료품 배달 슈퍼앱을 준비한다는 목표를 제시한 상태다. 회사 측은 “그럽허브는 그간 새로운 식당이 수많은 고객에게 접근할 수 있도록 브릿지 역할을 톡톡히 했다”며 “그럽허브의 이러한 경험을 원더그룹의 비전과 결합해 식품 산업에 혁명을 일으킬 것”이라고 밝혔다.
2024.11.19 I 김연지 기자
연금개혁으로 경제 활성화 나서는 英…자본시장 기대 고조
  • 연금개혁으로 경제 활성화 나서는 英…자본시장 기대 고조
  •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영국이 수십 개로 나누어져 있던 지방정부 연기금을 수십 년 만에 통합하기로 하면서 현지 자본시장이 달아오른 분위기다. ‘투자 안정성은 그렇다 치지만, 자국 투자에 있어서는 동 떨어진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온 영국이 연금 대수술로 경제 성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현지 자본시장은 영국 정부의 계획이 제대로 이행될 시 브렉시트 이후 쇠퇴한 영국 자본시장이 다시 과거의 명예를 되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사진=픽사베이 갈무리)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86개로 분산돼 있는 지방 정부 연기금을 통합해 대형 연금 8개를 조성하는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2030년까지 최소 250억~500억파운드(약 45조~89조원) 규모의 연금을 조성하고, 운용 주체 또한 기존 지방 당국에서 전문 펀드 매니저로 바꾼다는 계획이다.약 67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영국 지방정부 연기금은 총 3900억파운드(약 694조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위험자산 투자를 극도로 기피해 온 이들은 ‘자국 기업 육성’과는 동떨어진 전략을 가져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실제 영국 연기금의 주식 투자 비중은 지난 10년간 46%에서 20%대로 떨어졌는데, 그 중 자국 투자 비중은 한 자리 수 수준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이는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을 확대하면서 수익률을 끌어올리고 있는 일부 국가와는 대비되는 행보다. 이런 상황에서 영국 정부가 자국 경제를 활성화하는 것에 중점을 둔 연금 개혁에 나서자 자본시장에서는 이를 반기는 분위기다. 그간은 소규모 개별 펀드로 투자 분야가 국한되었다면, 이제는 하나로 통합된 프레임워크 안에서 다양한 투자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이를 통해 인프라와 사모펀드, 벤처캐피털 등으로 투자 범위를 유연하게 확대할 뿐 아니라, 자국 투자 비중 확대로 영국 경제 성장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섞인 목소리도 나온다.실제 영국 사모펀드·벤처캐피털협회(BVCA)는 성명을 내고 “지방 정부 연금 제도에서 더 크고 효과적인 대통합을 강력하게 지지한다”며 “영국 정부의 연기금 통합은 영국 기업에 대한 투자를 유도하고, 연금 저축자에겐 더 높은 성장 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주면서 강력한 수익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다만 연금 운용과 관련한 구체적인 안건이 확정될 시 이를 곧바로 실행으로 옮겨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는 지난 정권을 의식한 주장으로, 앞서 전임 보수당 정부는 소규모의 일부 지방 연기금을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명확한 기한을 정하지 않은 채 두루뭉술하게 이행하면서 비난을 받은 바 있다. BVCA는 “협의를 거쳐 구체적인 안이 나오면 이를 신속하게 실행하는 것이 이번 연금개혁의 핵심일 것”이라고 강조했다.연금 대통합으로 자국 신생 기업을 지원하고, 지역 경제 성장을 위한 프로젝트에 충분히 투자할 수 있는 추가적인 장치 또한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오고 있다. 로이터는 “메가펀드가 탄생하면 소규모의 전문 자산 관리자보다 대형 자산 관리자에게 유리한 구조가 되기 쉽다”며 “대체로 펀드 규모가 커지면 초기 투자를 목표로 하는 소규모 펀드나 특정 산업을 타겟팅하는 전문 펀드는 배제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고려한 안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2024.11.18 I 김연지 기자
"이제 철수는 없다"…영국에 재등장한 LVMH의 세포라
  • [EU있는경제]"이제 철수는 없다"…영국에 재등장한 LVMH의 세포라
  •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영국에서 런던 다음으로 가장 큰 도시인 버밍엄. 대형 쇼핑몰 ‘불링’의 영업시간이 한참 남은 이른 아침부터 사람들이 줄을 길게 서 있다. 오전 10시 정각, 쇼핑몰이 문을 열자마자 이들이 우르르 뛰어간 곳은 다름 아닌 뷰티 편집샵 ‘세포라’ 앞이다.K뷰티 위세에 밀려 한국에서 철수한 뷰티 편집샵 ‘세포라’가 영국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2005년 영국에서 철수한 지 18년 만으로, 영국에서의 뷰티 및 퍼스널케어 산업 성장세가 타국 대비 뚜렷하다는 점에서 재진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영국 버밍엄에 오픈한 세포라 오프라인 매장. 사람들이 매장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선 모습.(사진=게티이미지UK)세포라는 1969년 프랑스에 설립된 뷰티 편집샵으로, 스킨케어와 메이크업, 네일케어, 미용 도구, 바디 및 헤어 용품을 판매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 1996년 프랑스 명품 그룹 LVMH에 인수되면서 크고 작은 인수·합병(M&A)으로 글로벌 뷰티 시장 내 영향력을 키워왔다.세포라에게 영국은 사실 낯선 지역이 아니다. 회사는 앞서 지난 2000년 영국 1호 매장을 낸 바 있다. 하지만 세포라는 당시 저렴한 브랜드에 초점을 맞춘 ‘부츠’와 ‘슈퍼드러그’ 등 영국 현지 경쟁사에 밀리면서 뒤처지기 시작했고, 시장에 민첩하게 대응하지 못하면서 결국 상륙 5년 만에 철수를 결정했다. 세포라는 그간 북미를 위주로 영향력을 키워오다가 전자상거래(이커머스)와 소셜미디어가 부상한 2010년대부터 크고 작은 M&A를 진행했다. 전자상거래와 소셜미디어 효과로 온·오프라인 형태의 소비가 일상으로 자리를 잡으면 ‘다양성’이 결국 승부수를 가를 것으로 본 것이다. 세포라가 주로 투자한 분야는 인공지능(AI)과 온라인 리테일러, 디지털 인프라, 뷰티 브랜드 등이다. 디지털 역량은 강화하고, 뷰티 브랜드는 다양하게 가져감으로써 소비자에게 최적화된 쇼핑 환경을 마련하겠다는 계산이 깔린 움직임이다. 이후 2018년 세포라는 영국에서 젊은 소비자를 중심으로 뷰티·퍼스널케어 시장이 급성장하자 영국에 다시 진출할 준비에 나섰다. 세포라는 온라인부터 뚫고 오프라인으로 나아가는 전략을 택하고는, 지난 2022년 영국 온라인 리테일러인 ‘필유니크’를 인수했다. 그 직후 세포라는 영국 온라인 소비자를 타겟팅한 세포라 온라인 쇼핑몰을 열었고, 충성 고객을 두루 확보하기 시작했다. 전자상거래 부문에서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세포라는 오프라인 진출에도 다시 나섰다. 회사는 지난해 10월 유럽 최대 규모의 쇼핑몰로 꼽히는 영국 런던 웨스트필드에 1호 오프라인 매장을 냈다. 웨스트필드는 영국판 올리브영인 부츠와 록시땅, 러쉬 등 세포라의 경쟁사들이 한데 모여 있는 몰로, 하루에도 수만명의 시민이 오간다. 세포라는 현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웨스트필드에서만 독점취급하는 뷰티 브랜드를 늘리고, 파격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등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세포라가 맨 땅에 헤딩을 했던 2000년도와 달리 이번에는 영국 뷰티 시장점유율을 유의미한 수준으로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프리미엄 뷰티 제품에 대한 수요와 온·오프라인 매장 내 개인 맞춤형 AI 서비스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가운데 세포라가 M&A로 이를 충족시킬 조건을 갖췄다는 이유에서다. 현지 외신은 “세포라가 영국에서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며 “다만 세포라는 영국 시장 철수 이후 LVMH의 지원 아래 기술적 역량을 그 어떤 뷰티 경쟁사들보다도 높였고, 프리미엄 브랜드 또한 늘렸다. 영국 뷰티 시장에서 경쟁하기에는 최적화된 조건을 다 갖춘 셈”이라고 전했다.
2024.11.15 I 김연지 기자
'아주IB의 선견지명'…작년 美 법인 통해 스페이스X 지분 확보
  • [단독]'아주IB의 선견지명'…작년 美 법인 통해 스페이스X 지분 확보
  • [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국내 최초의 벤처캐피털(VC)인 아주IB투자(027360)가 지난해 일론 머스크의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에 투자하면서 지분을 일부 확보한 것으로 뒤늦게 파악됐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선 승리로 스페이스X를 필두로 한 미국발 우주 상업화가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쏟아지는 가운데 아주IB투자의 선견지명이 빛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페이스X의 스타십.(사진=구글 이미지 갈무리)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아주IB투자의 미국 법인인 솔라스타벤처스는 지난해 상반기 스페이스X 투자를 위한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스페이스X에 투자를 집행했다. 정확한 지분량 및 투자액은 비공개다. 아주IB투자 관계자는 이데일리에 “스페이스X에 투자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지분량을 비롯한 세부적인 정보는 확인이 어렵다”고 밝혔다.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는 우주 인터넷 서비스인 ‘스타링크’와 우주로켓 등을 개발하고 있다. 스타링크의 경우 지난 2019년 첫 통신위성 발사 이후 올해까지 6000여 개 이상의 위성을 쏘아 올렸고, 지난해 11월에는 처음으로 관련 사업이 흑자로 전환한 바 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글로벌 위성통신 시장은 2040년 5840억달러(약 815조)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수익성의 확대가 예상된다.우주탐사 핵심인 발사체 분야 또한 스페이스X가 ‘재사용 발사체’ 기술로 혁신을 이뤄 나가고 있는 분야다. 예컨대 스페이스X의 ‘팰컨9’는 현재 1회당 발사 비용을 기존 로켓의 3분의 1수준인 6000만달러(약 830억원) 정도로 낮췄다. 최근에는 달·화성 탐사 우주선 스타십이 5차 시험비행에 성공했으며, 로봇팔을 이용해 로켓을 착륙시키는 신기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아주IB투자가 스페이스X에 투자를 집행한 이유는 스페이스X의 무한한 성장 가능성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자본시장에서는 스페이스X의 대형 화성 탐사선인 스타십의 안정성이 확보될 경우,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가 8000억달러(약 1116조)까지 치솟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러한 전망을 뒷받침하듯 브룩필드자산운용과 세쿼이어캐피탈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자본시장 플레이어들은 스페이스X에 과감히 베팅해왔고, 우리나라에선 아주IB투자 외에 미래에셋벤처투자도 스페이스X에 수천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한편 자본시장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승리를 확정 지으면서 미국을 주도로 우주 상업화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는 대통령 집권 1기 당시 발표한 ‘우주정책명령2호’에서도 우주 상업화를 위한 규제 완화를 명시한 만큼, 이번 임기에도 비슷한 행보를 보일 것이란 게 업계에서 내놓고 있는 분석이다.
2024.11.13 I 김연지 기자
유럽서 뜨는 '펨테크'…역사상 최대 투자 몰렸다
  • [마켓인]유럽서 뜨는 '펨테크'…역사상 최대 투자 몰렸다
  •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유럽에서 펨테크(femtech·여성 건강에 도움을 주는 기술 기반의 제품 및 서비스) 분야에 사상 최대 규모의 글로벌 벤처캐피털(VC) 자금이 쏠린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은 생리와 임신, 출산, 난임, 부인과 암, 골반저 질환 등의 여성 건강을 진단·케어하는 것에 대한 관심이 최근 들어 훌쩍 늘면서 여성 의료 지출이 덩달아 늘어난 지역으로 꼽힌다. 글로벌 투자사들은 유럽의 이러한 트렌드와 함께 여성 건강을 타겟팅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이 생명공학 및 의료기기 개발 대비 유저 범위가 폭넓고, 생명공학 및 의료기기 회사 대비 투자 리스크가 적다는 점에서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구글 이미지 갈무리11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최근(11월 4일 기준)까지 47건의 유럽 펨테크 거래에 3억 3940만유로(약 5091억원) 규모의 글로벌 VC 자금이 투자됐다. 이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 2021년 연간 규모(3억 2500만유로)를 이미 뛰어넘은 수준이자, 직전년도 연간 규모인 2억유로보다 약 60% 증가한 수준이기도 하다.글로벌 투자사들은 여성 건강 앱을 운영하는 기업이 특정 질병을 타겟팅하는 생명공학 및 의료기기 기업보다 유저 범위가 폭넓고, 제품 연구·개발(R&D) 비용과 시간이 비교적 덜 들어간다는 점에서 투자를 지속해왔다. 펨테크 기업들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글로벌 투자사들은 시리즈B와 C 등 후기 단계 투자에도 거침없이 참여했다. 실제 글로벌 투자사들은 지난 2022년과 2023년에는 초기 단계의 펨테크 스타트업에 주로 자금을 쏟았으나, 올해는 후기 단계 딜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거래 건수가 지난 6개년도보다도 적은 가운데 거래 규모만큼은 최고점을 찍은 배경이기도 하다.올해 유럽에서 가장 큰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한 곳은 영국 기반의 생리 주기 추적 앱 ‘플로헬스’로, 지난 7월 280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 라운드를 마무리 지었다. 이는 지난 10년간 유럽에서 이뤄진 펨테크 거래 중 유일하게 1억 유로(약 1500억원) 이상의 자금이 쏠린 대규모 거래로, 해당 라운드로 플로헬스가 인정받은 기업가치는 10억달러(약 1조 4000억원) 이상으로 평가됐다.이 밖에 스웨덴 기반의 피임 앱 ‘내추럴사이클’도 글로벌 VC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이 회사는 지난 5월 5500만달러(약 769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 라운드를 마쳤다. 이는 올해 유럽에서 이뤄진 펨테크 투자 라운드 중 플로헬스 이후 두 번째로 큰 규모의 투자 라운드다.펨테크 앱뿐 아니라 의료기기 분야에서도 큰 규모의 투자가 이뤄졌다. 프랑스 파리 기반의 ‘메이헬스’는 올해 2500만달러(약 35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해당 회사는 다낭성 난소 증후군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의료기기를 개발하고 있다.
2024.11.11 I 김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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