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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의 '금융강국'이 어쩌다…"또 증세? 이러다 다 떠난다"
  • 전통의 '금융강국'이 어쩌다…"또 증세? 이러다 다 떠난다"
  •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이러다 다 떠나겠다.’영국 노동당 정부가 세수 확보를 위해 자본이득세 개편에 나서면서 현지 자본시장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영국 정부가 최근 발표한 예산안에 사모펀드(PEF) 매니저가 자산을 매각할 때 받는 성과 보수에 부과하는 세금을 기존 28%에서 32%로 높이는 내용이 포함되면서다. 내로라하는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들이 유럽에서도 특히 영국에 지사를 설립하고 현지 매니저를 채용해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선 “곧 영국 메리트가 떨어질 것”이라며 우려하는 모습이다.사진=구글 이미지 갈무리영국 노동당 정부는 지난주 연간 71조 5000억원 규모의 증세 계획을 담은 예산안을 발표했다. 국가 부채 폭증으로 흔들리는 영국이 눈물을 머금고 전통있는 국영기업까지 매각하고 있는 가운데 내놓은 극약처방이다. 레이첼 리브스 영국 재무장관은 이번 예산안을 공개하면서 “공공 재정의 안정을 복구하고, 공공 서비스를 재건하겠다”며 증세 이유를 설명했다.현지 자본시장에서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은 사모펀드 매니저들의 투자 성과 보수 관련 세율이다. 이번 예산안에 따르면 영국은 사모펀드 매니저들의 성과 보수 세율을 기존 28%에서 32%로 인상했다. 영국은 그간 펀드 매니저들의 성과 보수를 근로소득이 아닌 자본이득으로 간주하고는 28%의 자본이득세율을 적용해왔다. 영국은 사모펀드운용사가 벌어들이는 이익에 비해 세금을 너무 적게 낸다는 여론이 형성된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사모펀드 증세 논의를 이어온 대표적인 국가다. 이에 영국 금융감독청은 사모펀드 감시를 강화해왔고, 재부무는 증세 논의를 시작, 업계 의견을 수렴해 이를 근로소득 대신 자본이득으로 간주하고 세금을 적용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자본이득세율 인상이 결국 사모펀드운용사 및 관련 인재의 이탈을 장려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고 보는 모양새다.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들이 인재 유치를 위해 고소득을 제시하는 가운데 영국에서 세율을 높여버리면 경쟁률이 꺾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특히 영국 정부가 다가오는 2026년 4월부터는 성과 보수를 근로소득으로 간주하고 소득세를 적용할 것으로 계획하고 있는 만큼, 이번 인상은 그에 앞서 (펀드 매니저와 사모펀드운용사에) 대비할 시간을 주는 것과 다름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자본시장에선 이번 예산안이 영국 사모투자 생태계를 위축시키는 안이라고 보고 있다. 현지 업계 한 관계자는 “유럽에서도 특히 영국에 지사를 세우는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들이 이제는 그럴 이유가 없어질 것”이라며 “현지 펀드 매니저의 사기를 꺾어놓는 예산안인데, 시장에 활력이 돌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특히 “2026년부터는 성과 보수 세율 시스템이 전반적으로 바뀐다”며 “그에 앞서 영국에서 탈출할 사모펀드는 탈출하고, 남을 곳은 막대한 세금을 준비시키는 것으로 밖에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2024.11.08 I 김연지 기자
佛 축구연맹 스캔들 불똥…사법리스크 짊어진 CVC캐피털
  • 佛 축구연맹 스캔들 불똥…사법리스크 짊어진 CVC캐피털
  •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우리나라 ‘여기어때’에 투자한 글로벌 사모펀드(PEF)운용사 CVC캐피털파트너스가 프랑스 금융검찰청으로부터 압수수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2년 CVC캐피털파트너스의 투자로 설립된 프랑스의 한 축구연맹 자회사의 부정부패 의혹이 불거지면서다.빈센트 라브룬 LFP 회장이 프랑스 경찰에 연행되는 모습.(사진=구글 이미지 갈무리)7일 현지 업계에 따르면 프랑스 금융검찰청(PNF)은 △자금 횡령 △뇌물 수수 △불법적 이자 수수 혐의 등으로 프랑스 프로축구연맹(LFP)과 CVC캐피털파트너스를 조사하고 있다. LFP는 프로 축구 리그 1과 2, 프로 축구 대회인 쿠프 드 라 리그, 트로페 데 샹피옹을 운영하고 관련 행정을 관리하는 기관으로, 프랑스축구연맹과는 다르다.이번 검찰 조사는 프랑스 한 부정부패방지위원회에서 문제를 건의하면서 이뤄진 것으로, 위원회는 지난 2022년 LFP가 CVC캐피털파트너스로부터 투자를 받은 후 해당 자금 일부를 횡령했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사안을 명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계를 2022년으로 되돌려야 한다. 앞서 CVC캐피털파트너스는 LFP가 새롭게 설립한 상업 자회사에 15억유로를 투자하는 조건으로 지분 13%를 품었고, 해당 신생 회사의 기업가치를 115억유로(현재 약 17조 3000억원)로 책정했다. 이 회사는 축구 중계권 상업화를 주요 비즈니스 모델로 한다.프랑스 축구 클럽 대부분의 수익은 TV 중계권 판매에서 나온다. LFP가 파산 직전까지 갔음에도 CVC캐피털파트너스로부터 투자를 받을 수 있었던 이유다. 실제 LFP가 투자를 받은 시기는 회사가 유럽의 한 대형 방송사와 40억유로 규모의 TV 중계권 계약이 파기되면서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던 시기다. 여기에 팬데믹까지 겹치자 LFP는 정부보증대출을 받았고, 이후 클럽 재정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새로운 사업을 발표하면서 CVC캐피털파트너스와 손을 잡았다.문제는 그 이후 LFP의 자금 운영 부문에서 드러나기 시작했다. LFP가 운영하는 프로 축구 1부와 2부 리그에서 보상금을 받을 자격이 없는 특정 클럽이 이를 수령한다던지, 특정 시즌에 최상위 리그에도 참여하지 않은 클럽이 LFP로부터 보상금을 타가는 상황이 지속됐다.여기에 최근 프랑스 상원에 제출된 관련 보고서에도 몇몇 문제가 제기됐다. 해당 보고서는 “CVC캐피털파트너스의 거래로 누가 혜택을 받고 있는지를 면밀히 조사할 필요가 있다”며 CVC캐피털파트너스와의 거래 이후 책정된 3750만유로 규모의 예산이 어떻게 쓰였는지를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CVC캐피털파트너스의 거래가 (축구 클럽에) 장기적으로 유용하다는 점이 아직 입증되지 않은 상태”라며 “LFP 간부들에게 돌아간 850만유로 규모의 보너스 중 상당 부분이 LFP 회장에게로 갔다. 보너스에 대한 결정이 내려진 시점과 이를 누가 제시한 것인지 등의 거래 합의 조건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적시했다.CVC캐피털파트너스가 지난 2022년 투자 당시 낸 성명에 따르면 해당 거래는 프랑스 축구 생태계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이뤄진 것으로, CVC캐피털파트너스의 투자금 대부분은 프랑스의 프로 축구 클럽에 지급되고, 나머지는 아마추어 축구 클럽 및 LFP가 2020년 계약한 정부보증대출 상환 등에 활용될 것으로 알려졌었다.한편 CVC캐피털파트너스는 세계적으로 약 1930억유로(약 290조 2500억원)의 운용자산(AUM)을 굴리는 유럽계 사모펀드운용사로, 유럽 스포츠 섹터 포트폴리오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여기어때’와 ‘파마리서치’ 등에 투자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2024.11.07 I 김연지 기자
발렌베리家 사모펀드의 차등의결권 활용법…스웨덴 최대 상장폐지 나오나
  • 발렌베리家 사모펀드의 차등의결권 활용법…스웨덴 최대 상장폐지 나오나
  •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유럽 곳곳에서 의무공개매수(상장사의 지배권을 확보할 정도의 주식을 취득하는 경우, 주식의 일정 비율 이상을 지배지분 매입 가격과 유사한 수준에 공개매수로 취득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제도)를 통한 사모펀드(PEF)운용사발 상장폐지 사례가 급증하는 가운데 이르면 스웨덴에서도 최대 규모의 상장폐지 사례가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스웨덴 발렌베리 가문 계열의 한 사모펀드운용사가 특정 기업을 공개매수하기 위해 관련 기업 주요주주들로부터 72.5% 규모의 의결권을 확보하면서다.OEM인터내셔널 사옥.(사진=OEM인터내셔널 ESG 보고서 갈무리)6일 현지 업계에 따르면 스웨덴 발렌베리 가문 계열이자 유럽 최대 사모펀드운용사인 EQT파트너스는 유럽 최대 산업용 부품 유통사인 ‘OEM인터내셔널’을 인수하기 위해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 OEM인터내셔널은 북유럽 최대 산업용 부품 유통업체로, 400개의 글로벌 기업에 6만 개 이상의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EQT파트너스는 최근 OEM인터내셔널 지분 26%를 보유하고 있는 주요주주들의 지지에 힘입어 OEM인터내셔널의 인수제안가로 14억달러(약 1조 9313억원)를 제시한 상태다. 이는 주당 약 10.26달러 수준으로, 지난 월요일 종가 대비 12% 할인된 가격이다. 시장가치 대비 할인된 가격에 누가 팔쏘냐 싶지만, EQT는 스웨덴 자본시장법에 기인해 이같은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분석된다.스웨덴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인수주체가 특정기업 주요주주의 의결권 90%를 확보할 시 나머지 주주에게 특정 인수가(통상 주요주주들에게 제시한 가격과 동일한 가격)로 주식을 매각하도록 강요, 특정기업을 상장 폐지할 수 있다.여기에 주요주주들의 지분이 26%임에도 이를 강행할 수 있는데에는 스웨덴의 차등의결권 주식제도가 큰 몫을 한다. 차등의결권이란 상장사의 대주주에게 보유 지분율보다 더 많은 의결권을 부여해 경영권을 방어하도록 하는 것을 일컫는다. 스웨덴의 주식회사들이 발행하는 주식 종류에 따라 1주당 의결권 비중에서 차이가 나는데, A주는 B주에 비해 통상 10배의 의결권을 가진다. 투자사의 입장에서 차등의결권 주식제도를 활용할 시, 투자액에 비해서 훨씬 큰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셈이다.이에 따른 반발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OEM인터내셔널 독립입찰위원회는 별도 성명을 내고 “재정적 관점에서 공정하지 못한 가격”이라며 나머지 주주들에게 “관련 제안을 수락해서는 안된다”고 권고했다. 이번 공개매수 기간은 오는 12월 19일부터 내년 2월 27일까지 이뤄질 예정이다. 현지 자본시장 한 관계자는 “나머지 주주들이 주요주주들의 결정에 따라 주식을 매각할 것인지 생각할 기로에 놓였다”며 “이번 공개매수 결과를 단언할 순 없으나, 거래를 진행하기 위한 승인 임계값이 없기 때문에 상장폐지가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2024.11.06 I 김연지 기자
TDR캐피탈, 英 4대 슈퍼마켓 '아스다' 최대주주 등극
  • [마켓인]TDR캐피탈, 英 4대 슈퍼마켓 '아스다' 최대주주 등극
  •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영국 슈퍼마켓 체인이 글로벌 사모펀드(PEF)운용사들을 새 주인으로 맞이하는 가운데 영국 사모펀드(PEF)운용사 TDR캐피탈이 ‘아스다’의 최대주주로 올랐다. 영국 테스코와 세인스버리, 모리슨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아스다는 식료품과 비식료품군을 합리적인 가격에 팔면서 영국의 국민 슈퍼마켓으로 자리 잡았다.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들이 품은 영국 슈퍼마켓 체인들이 실적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TDR캐피탈은 아스다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다.5일 현지 자본시장에 따르면 TDR캐피탈은 지난 1일 아스다 인수·합병(M&A) 잔금 납입을 마치면서 거래를 마무리했다. 이로써 TDR캐피탈은 아스다 지분 67.5%를 품은 최대주주가 됐으며, 22.5%는 영국 억만장자 사업가 모신 이사(Mohsin Issa)가, 나머지 10%는 기존 주주인 월마트가 보유하게 된다.아스다의 M&A 이야기를 명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계를 지난 1990년대로 돌릴 필요가 있다. 지난 1949년 설립된 아스다는 영국 테스코와 세인스버리, 모리슨스에 이은 4대 슈퍼마켓 체인 중 한 곳으로, 중저가 메리트 뿐 아니라 약국과 의류, 인쇄, 휴대폰, 주유소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국민 슈퍼마켓’으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이유에서 영국 현지 기업들과 글로벌 슈퍼마켓 체인들은 아스다가 M&A 시장에 모습을 드러낸 지난 1990년대부터 관심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회사는 지난 1999년 미국 월마트에 약 10조7000억원에 인수되면서 새 주인을 맞았다. 설립 이후 50년간 영국 소유였던 기업이 미국 기업의 자회사로 넘어간 것이다.이후 2018년 영국 슈퍼마켓 체인 2위에 빛나는 세인스버리가 아스다와의 합병을 시도했으나, 영국 경쟁시장청(CMA)의 불허로 물거품이 됐다. 그로부터 2년 후인 2020년 아스다가 M&A 시장의 주요 매물로 등장하면서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인 아폴로글로벌과 론스타펀드, TDR캐피탈은 적극적으로 딜을 검토했고, 영국 억만장자인 이사 형제 손을 잡은 TDR캐피탈이 10조3000억원을 베팅하면서 아스다의 주요 지분을 가져왔다. 지난 1999년 이후 처음으로 아스다가 다시 영국인 소유 기업이 된 것이다. 인수 이후 TDR캐피탈과 이사 형제는 주택가 인근을 공략하며 소형 점포를 확충해왔다. 그로부터 약 3년 후인 지난해 모신 이사의 남자 형제인 주버 이사는 아스다 지분 매각에 나섰고, TDR캐피탈은 경영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해 지분을 추가로 품기로 합의, 최근 딜을 마무리 지었다.자본시장에선 영국의 주요 슈퍼마켓 체인들이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들의 진두지휘 아래 운영을 이어나가고 있는 가운데 TDR캐피탈이 아스다의 경쟁력을 끌어올릴지 지켜봐야 한다고 보는 모양새다. 그도 그럴게 경쟁사인 모리슨스의 경우 미국 사모펀드운용사 클레이톤듀블리에앤라이스(CD&R) 품에 안긴 뒤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인수 당시 발생한 막대한 부채 부담이 아직도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다만 아스다의 경우는 조금 다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비식료품군 판매를 강화하고 앱을 통한 리워드 전략, 어린이 카페 운영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이 전년대비 24% 이상 올랐기 때문이다. 실제 TDR캐피탈은 아스다의 실적을 더욱이 개선할 최고경영자(CEO)를 조만간 선임한다는 방침이다. 한 외신은 “아스다는 전략적 인수와 지속적인 인프라 투자로 실적이 나날이 좋아지고 있는 몇 되지 않는 슈퍼마켓 체인”이라며 “자체 브랜드 출시와 테이크아웃 식품 판매뿐 아니라 교복 판매 등의 비식품군 매출이 눈에 띄게 증가하면서 견고하게 성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2024.11.05 I 김연지 기자
‘스페이스X’ 성공 예감한 브룩필드…“반도체·AI 강점인 韓, 중요 시장”
  • ‘스페이스X’ 성공 예감한 브룩필드…“반도체·AI 강점인 韓, 중요 시장”
  • [이데일리 마켓in 박소영 기자, 김연지 기자] ‘일론 머스크의 투자자이자 강력한 지지자.’조쉬 라파엘리 브룩필드자산운용 매니징 파트너를 일컫는 수식어다. 그는 글로벌 벤처캐피털(VC) 드레이퍼 피셔 주베트슨(DFJ) 이사를 역임하던 지난 2009년 ‘스페이스X’의 시리즈E 라운드에 참여해 투자를 집행했다. 브룩필드에 합류한 이후에도 스페이스X와 투자·협력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라파엘리 파트너는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스페이스X는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를 매우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스페이스X는 2009년 단순한 로켓 회사에 불과했지만, 2022년 투자 당시에는 손에 꼽히는 위성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ISP)로 성장했다. 브룩필드가 포트폴리오사에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듯 스페이스X도 비슷하다 판단한 것이다. 이데일리는 스페이스X의 성공을 일찍이 예견한 인물이자, 국내 대기업과 파트너십 논의를 위해 방한한 조쉬 라파엘리 브룩필드 매니징 파트너를 직접 만났다. 그는 “한국은 브룩필드가 추구하는 3가지 투자 방향에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며 한국과의 투자·협력 강화가 회사에 중요한 한 축임을 강조했다. 또한 그는 브룩필드가 어떤 가치에 집중해 투자를 집행하는지, 어떻게 포트폴리오사의 기업가치를 높이는 지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했다.조쉬 라파엘리 브룩필드자산운용 매니징 파트너가 지난 29일 서울 강남에서 투자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소영 기자]◇ 브룩필드가 될성부른 떡잎 알아보는 방법은브룩필드는 1조달러(약 1382조 7000억원) 규모의 운용자산(AUM), 전 세계 300개에 달하는 포트폴리오사를 보유한 캐나다계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다. 라파엘리 매니징 파트너가 소속된 그로스팀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거지를 두고 시리즈B부터 프리 IPO까지의 성장 단계에 있는 혁신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브룩필드 그로스팀이 투자를 집행할 때 쓰는 전략은 매우 체계적이다. 라파엘리 매니징 파트너는 브룩필드가 총 4가지 주요 원칙을 두고 포트폴리오사를 신중히 선별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선 투자 전문가, 운영 인력, 포트폴리오사로 구성된 네트워크를 활용해 중요한 투자 테마가 무엇인지 파악한다”며 “목표하는 투자 섹터가 정해지면 해당 섹터에서 시장 리더이거나 향후 리더로 올라설 재목을 꼽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장기적 수익성 있는 모델인지 판별해 투자하고, 회사가 지닌 고객·채널 파트너십을 통해 포트폴리오사의 기업 가치를 창출하는 데 힘을 쏟는다”고 부연했다.중점을 두는 투자 방향도 △디지털화(Digitalization) △탈탄소화(Decarbonization) △탈세계화( Deglobalization)를 의미하는 ‘3D’로 설정했다. 이 중에서 탈탄소화는 지속 가능한 투자를 말한다. 투자자에게 좋은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지속 가능한 미래를 지향한다는 이야기다. 일례로 브룩필드는 대규모 재생에너지 사업으로 첫 번째 글로벌 전환 펀드를 조성했다. 또한 최근 자국 내 성장과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는 세계적인 흐름에 탑승해 인프라, 부동산 등 브룩필드가 전통적으로 강점을 지닌 섹터에서 국가별 투자 기회를 확대한다는 전략을 의미한다.그는 투자자로서 자본 공급 외에도 ‘차별화된 가치’를 포트폴리오사에 제공하는 것 역시 필수 요소라고 강조했다. 예컨대 포트폴리오사의 직접 고객이 되는 고객사를 탐색해 연결해주거나, 브룩필드가 직접 보유한 △데이터 센터 △재생에너지 △부동산 등 글로벌 자산을 활용해 포트폴리오사의 성장과 운영 확장을 돕는 식이다. 특히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선두에 설 전략적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장점으로 꼽았다. 그는 “브룩필드는 세계에서 가장 큰 데이터 센터 운영 기업 중 하나로 AI에 필수적인 125개의 활성 데이터 센터를 갖고 있다”며 “1000억달러(약 138조 2700억원) 규모의 재생에너지 플랫폼도 보유해 AI 생태계를 지원할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고 전했다.◇ 장점 확실한 韓…중요 공략지 중 하나라파엘리 매니징 파트너가 “앞으로 몇 년간 한국 내 입지를 확장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말할 정도로 브룩필드는 한국 시장에도 적극적이다. 국내에 사무소를 설립해 10년 넘게 활동해오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에 따르면 브룩필드 한국 사무소는 현재 60곳 이상의 한국 출자자(LP)를 보유하고 있고, 100억달러(약 14조원) 이상을 투자했다.한국의 강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기술력’과 ‘대규모 제조 역량’을 들었다. 그는 “한국의 제조업 수준은 뛰어나다”며 “이는 한국의 기술력을 뒷받침하면서 추후 차별화된 가치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와 인공지능(AI)과의 융합이 세계적으로 큰 이슈로 떠오르는 가운데, 한국의 대규모 제조 역량은 이러한 기술력을 뒷받침하면서 산업 성장을 주도할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전 세계 38개국에 퍼져 있는 브룩필드의 포트폴리오사가 이런 한국의 강점을 가진 기관들과 협력해 성장하고 확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방안을 모색하고 싶다”고 전했다.브룩필드 그로스팀은 앞으로 한국에 점점 더 자주 방문해 현지 투자자, 기업, 창업가들과의 관계를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그에 따르면 브룩필드는 대규모 글로벌 트렌드, 장기적 가치 창출, 운영 우수성, 지속 가능성이라는 가치를 공유할 파트너와의 협력을 최우선으로 한다. 현재 장기 투자자로서 전략적 목표의 일치와 투명하고 신뢰에 기반한 관계를 유지할 파트너를 물색 중이다.그는 “한국의 기관 투자자들과 스페이스X와 같은 시장 선도 기업을 연결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한국 파트너들이 더 많은 선도 벤처기업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돕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24.11.05 I 박소영 기자
1000조원 넘겼다…활기 되찾는 유럽 M&A 시장
  • [마켓인]1000조원 넘겼다…활기 되찾는 유럽 M&A 시장
  •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기록적인 한 해가 될 것’올해 초부터 현재까지 강력한 거래 흐름을 보인 유럽 인수·합병(M&A) 시장 두고 현지 자본시장 관계자들이 내뱉는 말이다. 올해 거래 건수 및 규모가 지난해 연간 규모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자본시장 관계자들은 유럽 M&A 시장이 조만간 지난 2021년도만큼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보는 모양새다. 지난 2013년부터 2024년 3분기 말까지 유럽에서 이뤄진 M&A 거래 추이.(사진=피치북 보고서 갈무리)4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올해 3분기(9월 30일 기준)까지 유럽에서 이뤄진 M&A 거래 규모는 8037억달러(약 1109조 5078억원)를 기록했다. 피치북은 현재도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에서 조 단위 M&A 거래가 체결되고 있는 만큼, 올해 M&A 건수나 규모는 작년 기록을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했다.유럽 M&A 건수 및 거래 규모는 최고점을 찍은 지난 2021년부터 떨어지기 시작했다. 유동성이 풍부했던 지난 2021년, 유럽 M&A 거래 건수는 1만 7648건으로, 거래 규모는 1898조원을 기록했다. 2022년 거래 건수는 1만 7558건으로 작년 연간 규모와 비슷했으나, 유동성이 메말라가면서 거래 규모는 1516조원으로 줄어들었다. 그러다가 대내외적 불확실성과 고금리 여파가 진했던 2023년에는 1만6803건에 1235조원이 거래됐다.올해 다른 양상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피치북은 “금리 인하로 인플레이션이 통제 가능한 수준으로 하락하고 있고, 매수자와 매도자간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눈높이 또한 좁혀지기 시작했다”며 “이러한 분위기에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들도 상장사를 중심으로 한 M&A 거래를 늘리고 있어 시장이 전반적으로 탄력을 받은 것”이라고 전했다.실제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들은 올해 3분기까지 조 단위 상장사에 대한 M&A 거래를 꾸준히 진행해왔다. 대표적으로 스웨덴 기반의 사모펀드운용사 EQT는 캐나다연기금(CPPI), 싱가포르 테마섹 등과 함께 미국의 비디오 게임 전문 번역 업체이자 더빙사인 ‘키워즈스튜디오스’를 27억달러(약 3조 7273억원)에 품었다. 지난 1998년 설립된 키워즈스튜디오스는 글로벌 상위 게임사 24개사에 비디오게임 관련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3분기에는 23조원에 육박한 대형 M&A 거래도 이뤄졌다. 덴마크 물류기업 DSV는 독일 국영 철도회사 도이체반의 100% 자회사인 물류운송 서비스사 ‘DB쉥커’를 품기로 한 것이다. DB쉥커는 구제물류주선(포워딩)과 계약물류를 핵심으로 하는 기업인만큼,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들과 해운 대기업 등이 눈독을 들였던 딜이다. 4분기에도 조 단위 거래가 속속 체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프랑스 보험사 AXA는 자산관리 부문인 AXA인베스트먼트매니저스를 약 55억달러에 매각하기 위해 관계자들과 논의를 이어나가고 있고, 스웨덴 기반의 국제 스포츠미디어사 ‘스프링미디어’는 런던 스포츠 기업 투써클에 회사를 매각하기로 합의하고 관련 절차를 밟아나가고 있다.피치북은 “유럽의 M&A 거래 시장은 올해를 강력하게 마무리할 것”이라며 “4분기에도 시장이 탄력을 받고 있고, 이르면 올해 총 거래 건수는 1만9000건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라면, 전년 대비 유럽 M&A 시장의 거래가치는 20%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4.11.04 I 김연지 기자
초심으로 돌아가는 '화이트머스크' 명가… 英 더바디샵, 부활 시동
  • 초심으로 돌아가는 '화이트머스크' 명가… 英 더바디샵, 부활 시동
  •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영국의 자연주의 화장품 브랜드 ‘더바디샵’이 수십년 만에 본사를 통합·이전하면서 부활 시동을 건다. 구조조정으로 허덕이는 상황에서 새 주인을 맞은지 불과 4개월 만이다. 현지 자본시장에선 더바디샵이 본사 통합·이전으로 사내 문화를 재정비하고 브랜드 미래를 재건할 수 있을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사진=구글 이미지 갈무리)1일 현지 업계에 따르면 더바디샵은 영국 리틀햄튼과 런던 두 곳으로 나눠 운영하던 본사를 하나로 통합, 브라이튼으로 이전한다. 브라이튼은 더바디샵이 지난 1976년 설립된 직후 첫 매장을 열었던 도시로, 젊은 인구가 특히 많이 분포해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회사는 이번 통합·이전을 통해 사내 문화를 재정비하고, 다양성과 창의성을 기리는 도시인 브라이튼에서 새 출발을 한다는 계획이다.약 50년 전 영국에서 시작된 더바디샵은 70여개국에 2000개 이상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브랜드로, 스킨·바디케어 제품과 향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회사는 팬데믹 이후 비대면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고꾸라지기 시작했다. 이후 고가와 저가로 양극화한 화장품 오프라인 시장에 대응하지 못하면서 매출도 급감했다. 당시 더바디샵의 최대주주이자 경영 악화로 실적 부진을 겪던 브라질 화장품 기업 ‘나투라’는 부채 감축에 나설 때라고 판단하고 구조조정 차원에서 회사를 글로벌 인수·합병(M&A) 시장에 내놓았다. 수익 악화로 고전하는 더바디샵을 더 이상 들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판단을 내린 셈이다.더바디샵이 높은 브랜드 가치 치고는 헐값에 시장에 나오자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들은 너도나도 달려들어 딜을 검토했다. 그도 그럴게 나투라가 지난 2017년 로레알그룹으로부터 더바디샵을 사들인 금액은 약 1조원이었으나, 그로부터 6년 후 M&A 시장에 등장한 더바디샵 몸값은 3분의 1토막이 난 3000억원대였다. 치열한 인수전 끝에 더바디샵은 유럽 사모펀드운용사 아우렐리어스의 품에 안겼다.하지만 더바디샵이 자력으로 회사를 꾸려가기 어렵다고 본 아우엘리어스는 올해 2월 더바디샵 영국 지사를 법정관리로 돌렸다. 그 과정에서 더바디샵의 영국 매장 곳곳이 쓰러지기 시작했고, 결국 영국 내 85개 매장이 폐점했다. 이 상황 속 흑기사를 자처한 곳은 영국 화장품 재벌 마이크 자타니아가 이끄는 컨소시엄이었다. 회사는 법정관리 매물로 나온 더바디샵 영국 지사를 헐값에 품었고, 영국 뷰티 브랜드 ‘더 몰튼 브라운’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인물을 신임 대표로 앉힌 뒤 리브랜딩에 나섰다.업계에서는 더바디샵의 부활 조짐에 관심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현지 자본시장 한 관계자는 더바디샵에 대해 “더바디샵의 재무 상황은 매우 좋지 못하다”며 “사내 문화를 재정비하는 것 뿐 아니라, 리브랜딩을 어떻게 하느냐도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4.11.01 I 김연지 기자
'대체투자 큰손' 캐나다 연기금, 英 단독임대주택 투자 시동
  • [마켓인]'대체투자 큰손' 캐나다 연기금, 英 단독임대주택 투자 시동
  •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해외 큰손들이 주거용 부동산 투자에 시동을 거는 가운데 대체투자 큰손으로 통하는 캐나다 연기금(CPP Investments)이 영국의 단독 임대주택(싱글패밀리 렌탈) 투자에 나선다. 영국 경제가 아직 불안정한 상황에서 단독주택 임대 수요가 폭증하자 해당 시장의 성장 여력을 높이 평가하고 투자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사진=픽사베이 갈무리)31일 현지 업계에 따르면 캐나다 CPPI는 최근 글로벌 부동산 투자사 케네디윌슨과 손잡고 영국의 단독 임대주택 투자를 위해 합작법인(JV)을 설립한다.양사는 해당 법인을 통해 편의 시설과 교육기관과의 접근성을 제공하는 성장 지역 내 신축 주택에 투자할 계획이다. CPPI와 케네디윌슨은 각각 5억파운드(약 8973억원)와 5600만파운드(약 1005억원)로 시작해 투자 규모를 점진적으로 늘려나갈 예정이다.CPPI의 이번 투자는 국내외 주요 연기금들이 해외 임대주택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랜드마크 빌딩에 주로 투자해오던 주요 연기금들은 코로나19와 금리 인상을 겪으면서 임대주택과 물류센터 등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낼 수 있는 자산에 투자를 집행해왔다. 특히나 해외 임대주택은 임대료 수익과 자본차익으로 수익이 어느정도 정해져있는 만큼, 투자 불확실성이 적은데다 안정적이면서도 매력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연기금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아왔다. 대체투자 큰손으로 통하는 CPPI가 영국을 타깃팅하는 이유로는 영국의 고질적인 주택 공급 문제가 꼽힌다. 한국은행 런던사무소의 ‘영국 주택시장의 주요 이슈 및 향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980년 이후 영국의 주택가격과 임대료는 세계 주요국 대비 크게 상승하면서 국민 생계비의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높은 담보대출 금리와 주택 구매력의 한계 등으로 영국에선 임대주택에 대한 수요가 강한 편이다. 최근 영국의 평균 주택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 2022년보다 살짝 밑도는 5억 1300만원대를 기록했고, 영국 런던 내 평균 임대료는 380만원을 찍었다. 임대주택 수요가 견고하게 유지될 것으로 보여지는 배경이다.CPPI 유럽 부동산 부문 관계자는 “(이번 JV는) 영국의 임대주택 공급 부족을 해결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CPPI는 고품질 자산에 대한 익스포저(exposure)를 늘려 강력한 수익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한편 CPPI는 약 865조원의 운용자산(AUM)을 굴리는 캐나다 대표 연기금으로, 대체투자 비중이 전체 자산의 50% 이상에 달한다. 전통자산에 치우치지 않은 덕에 CPPI의 10년간(2012~2022년) 연평간 수익률은 9.58%를 기록했다.
2024.10.31 I 김연지 기자
혁신 좇는 英 딥테크 VC가 한국 투자를 결심한 이유
  • 혁신 좇는 英 딥테크 VC가 한국 투자를 결심한 이유
  •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전 세계 대학교 논문을 살펴보다가 눈에 띄는 몇 건을 추렸더니 공통된 게 무엇이었는지 알아요? 출처가 대한민국이라는 점이에요. 우리가 한국 투자를 시작하기로 결심한 이유죠.”최근 한국 투자에 물꼬를 튼 모자이크벤처스의 바트 데상(Bart Dessaint) 투자 파트너는 이데일와의 현지 인터뷰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며 이같이 말했다. 모자이크벤처스는 지난 2014년 영국 런던에 설립된 딥테크 전문 벤처캐피털(VC)로, 주로 초기에서 시리즈A 단계의 기술 스타트업에 투자한다. 투자 규모는 하나의 스타트업당 최소 100만달러에서 최대 1000만달러(약 14억원~140억원)까지 광범위하며, 주요 투자 포트폴리오로는 싱가포르 기반의 방카슈랑스(bancassurance·은행 보험) 스타트업 ‘해비토’와 스위스의 기업용 드론 소프트웨어 개발사 ‘아우테리온’, 미국의 AI 비서 서비스 ‘인플렉션’ 등이다. 대부분이 글로벌 딥테크 씬(scene)에서 주목받고 있는 기업이다. 쉽게 말해 실패한 투자라고 볼만한 포트폴리오가 없는 셈이다.이데일리는 모자이크벤처스의 투자 스토리를 듣기 위해 영국 런던에 위치한 모자이크벤처스 사옥을 찾아갔다. 여기서 유럽 내 혁신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바트 데상(Bart Dessaint) 투자 파트너는 한국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며 이야기 보따리를 풀었다.바트 데상 모자이크벤처스 파트너.[사진=모자이크벤처스]◇ “머리카락 한 올 흔들리지 않은게 전략”바트 데상 파트너는 미국 브라운대학교를 졸업한 후 앤드리센호로위츠(a16z)에서 VC 경력을 쌓았다. 모자이크벤처스에 둥지를 튼 것은 2018년으로, 여기서 그는 인공지능(AI) 기반의 문서 자동화 스타트업 ‘슈퍼AI’를 비롯해 다양한 혁신 딜(deal)을 발굴 및 투자했다.모자이크벤처스가 손을 댄 투자 포트폴리오 대다수는 유럽 안에서 성공 궤도에 올라타고 있거나 이미 올라탄 곳으로 평가받는다. 데상 파트너에게 될성부른 떡잎을 알아보는 비결을 묻자 그는 “우리는 남들이 카지노를 즐길 때, 그 분위기에도 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국 표현으로 바꿔말하자면, 머리카락 한 올 흔들리지 않고 회사가 고집해온 투자 철칙을 지켜나갔다는 뜻이다. 그는 “모자이크벤처스는 항상 약 3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결성하고 투자를 해왔다”며 “유동성이 풍부한 시기에 스타트업들의 기업가치(밸류에이션)도 올라가기 마련이다. 이러한 바람에 영향을 받지 않고, 객관적인 관점에서 딜을 발굴해온 것이 우리의 전략이라면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모자이크벤처스는 세 번째 펀드도 같은 규모를 목표로 조성 중이다. 그렇다면 모자이크벤처스는 어떤 기준으로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투자할까. 이에 대해 데상 파트너는 “교과서같은 이야기일지 모르나, 우리는 △창업자 △제품 △시장이라는 세 가지 주요 영역을 토대로 스타트업을 평가한다”며 “세부적으로 설명하자면, ‘세상에는 강아지가 많으니까, 사료 사업을 해봐야지’라는 단순한 생각을 실행에 옮기는 창업자보다는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세상을 바꿔나가는 원석 같은 곳이 우리의 타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정 산업에 대해 깊이 있게 알고 있는 창업자가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사업을 펼쳐나가는 시나리오가 가장 매력적”이라며 “우리가 대학교 연구실에서 탄생한 기술을 바탕으로 성실하게 사업을 펼쳐나가는 스타트업에 관심이 큰 이유이기도 하다”고 부연했다. ◇ “한국서 잠든 學 연구실 기술, 유럽으로”모자이크벤처스는 최근 한국벤처투자(KVIC)의 2024년 글로벌펀드 출자사업의 운용사로 선정되면서 유럽 내 한인 창업자들을 지원할 발판을 마련했다. 기술력과 혁신성, 인재 등 다방면에서 보더라도 한국의 경쟁력이 뛰어났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데상 파트너는 “유럽에서는 대학교 연구실에서 탄생한 기술을 바탕으로 수많은 혁신 기업이 등장해왔다”며 현지 투자사들이 대학교 논문을 모아둔 포털을 통해 관련 트렌드를 살핀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몇 년간 전 세계 대학교 논문을 살펴보다가 눈에 띄는 몇 건을 추렸더니 그 출처가 한국이었다”며 “이러한 혁신기술을 들고 유럽으로 넘어오는 한인 창업자들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세 번째 펀드를 결성하기에 앞서 회사는 유럽 내 한인 창업 스타트업에 큰 관심을 가지고 검토하고 있다. 데상 파트너는 “최근 유럽에서 활동하는 한인 스타트업 중 관심있게 본 곳은 핀테크와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스타트업”이라며 “이들 중 한 곳과는 성과를 지켜보면서 끈끈한 관계를 맺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올해 하반기부터는 국내 운용사(GP) 및 출자자(LP)들과도 관계를 형성할 계획이다. 데상 파트너는 “모자이크벤처스는 현지 투자사들과 끈끈한 관계를 유지함으로써 혁신 회사를 소개받는 등 네트워킹하는 것에 열려있다”며 “한국에는 기술력 있고 혁신적으로 움직이는 팀이 많기 때문에 올해 하반기를 기점삼아 네트워킹 발판을 넓힐 것”이라고 했다.모자이크벤처스의 목표는 무엇일까. 데상 파트너는 “AI 산업의 최전방에서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창업자들과 협력 관계를 돈독히 하는 것이 당장의 목표”라며 “모자이크벤처스는 유연한 사고와 협력적인 자세, 인간적인 면모로 창업자들의 선택을 받아온 VC다. 앞으로도 유럽 내 한인 창업자들을 비롯해 혁신을 이끄는 이들을 지원하면서 함께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4.10.31 I 김연지 기자
 “손만 대면 조 단위”…유럽서 클린테크 투자 열올리는 글로벌 PE
  • [마켓인] “손만 대면 조 단위”…유럽서 클린테크 투자 열올리는 글로벌 PE
  •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트렌드를 앞서 읽는 글로벌 사모펀드(PEF)운용사들이 유럽 클린테크(clean tech) 기업 인수에 열을 올리고 있다. 클린테그란 에너지와 자원의 소비를 줄이면서 오염 발생을 근본적으로 줄이거나 없애는 환경기술로, 크게 신재생에너지와 에너지스마트기술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클린테크 딜(deal) 발굴에 한창인 가운데 최근 조 단위의 클린테크 딜이 탄생하면서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사진=구글 이미지 갈무리)29일 현지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 KKR은 이탈리아의 바이오연료 생산 기업 ‘에니라이브’ 지분 25%를 29억4000만유로(약 4조 3991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해당 딜은 규제당국 승인을 거쳐 내년 초 안으로 마무리될 예정이다.에니라이브는 이탈리아 최대 석유·에너지 회사인 ‘에니’의 자회사로, 친환경 모빌리티 구현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회사는 현재 천연가스와 거의 동일한 성분의 바이오메탄과 100% 수소화 식물성 오일인 바이오제닉 연료 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또한 제공하고 있다. KKR은 에니라이브가 ‘지속 가능성이 높은 친환경 모빌리티 산업 구축’에 앞장서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며 이번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전해진다.KKR의 유럽 클린테크 기업 인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클린테크 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어온 KKR은 올해 3월 태양광 발전소를 운영하는 독일의 ‘엔카비스’를 약 28억유로(약 4조 2896억원)에 품었다.KKR을 비롯한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들은 지난 2021년부터 유럽의 클린테크 기업들에 활발하게 투자해왔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들이 지난 2021년 유럽 클린테크 산업에 쏟은 투자 총액은 176억유로다. 유동성이 줄어든 2022년에는 130억유로로 투자 규모가 줄어들었다가 지난해 190억유로를 쏟으면서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올해는 신기록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피치북에 따르면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들이 올해 10월까지 유럽 클린테크 산업에 쏟은 투자액은 187억유로(약 28조원)로, 지난해 연간 규모(192억유로)의 97.4%에 달하는 규모다. 이번 KKR 딜을 더하면 유럽 클린테크 산업에 대한 운용사들의 투자 총액은 기록적인 규모를 세우게 된다.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들이 클린테크 투자에 높은 관심을 두는 이유로는 ‘기후변화 및 에너지전환에 대한 세계 각국의 뚜렷한 의지’와 ‘안정적인 수익률’이 꼽힌다. 우선 클린테크에 대한 세계 각국의 수요가 높아지면서 클린테크 기업들의 기업가치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되자 사모펀드운용사들과 벤처캐피털(VC)은 이를 투자 타깃으로 삼기 시작했다. 여기에 경기 변화에 영향을 덜 받는터라, 사모펀드운용사에 거액을 출자해온 일부 출자자(LP)들도 운용사들에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입각한 투자 활동을 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KKR 외에도 클린테크 기업에 통 큰 투자를 단행한 글로벌 운용사들은 즐비하다. 대표적으로 브룩필드자산운용과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은 지난 5월 말 프랑스의 신재생에너지 생산 및 저장 업체인 네오엔의 지분 53%를 약 5조23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브룩필드는 네오엔의 기업가치를 약 10조원으로 평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밖에 미국 에너지캐피털파트너스(ECP)는 영국 재생에너지 기업인 ASI를 약 4조원에 품기도 했다.
2024.10.29 I 김연지 기자
"기름지죠? 근데 물이에요"…투자사들이 주목한 英 푸드테크 회사
  • "기름지죠? 근데 물이에요"…투자사들이 주목한 英 푸드테크 회사
  •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뭐야, 같은 치즈잖아요?”영국 웨스트요크셔주 리즈의 한 대학교. 학생들로 가득 찬 학교 카페테리아 시식코너에 A와 B, 총 두 가지의 종류의 치즈가 놓였다. A는 지방 함량이 높은 일반 치즈였고, B는 식물성 단백질과 물을 이용해 개발한 특수 물질 기반의 치즈로, 지방 함량이 기존 대비 50% 낮았다. 두 가지 치즈를 모두 시식한 사람들의 입에서는 차이점을 느끼지 못하겠다는 말이 튀어나왔다. 오히려 B가 A보다 크리미하고 기름지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라는 의견도 속속 나왔다. 동물성 기름을 물로 대체하면서 칼로리와 지방 함량을 줄였다는 관계자들의 설명에 교내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 기술을 상업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그로부터 불과 수개월 후인 최근, 이 회사는 글로벌 투자사들로부터 수십억원 규모의 초기 투자를 유치한다. 영국의 푸드테크 스타트업 ‘마이크로럽’의 이야기다.마이크로럽의 특수물질을 활용해 개발한 치즈. 지방함량을 50%까지 줄였으나, 맛과 식감 측면에서 사람들은 다른 점을 찾지 못했다.(사진=마이크로럽)25일 현지 업계에 따르면 영국의 푸드테크 스타트업 ‘마이크로럽’은 최근 글로벌 투자사들로부터 350만파운드(약 63억원) 규모의 초기 투자를 유치했다. 이를 통해 기술을 상업화하기 위한 팀을 구축하고, 제품 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마이크로럽은 영국 리즈대학교 연구실에서 스핀오프한 푸드테크 스타트업으로, 식물성 단백질과 물을 활용한 ‘단백질계 지방대체물질’을 개발했다. 해당 물질은 씹을 때 특유의 액체를 방출해 기름지고 크리미한 맛을 낸다. 회사는 식품의 지방을 대체할 수 있는 해당 물질을 통해 식품의 칼로리는 최대 75%까지 줄이되, 지방이 주는 질감과 윤기는 살린 식품 개발을 목표하고 있다. 투자사들은 동물성 단백질에 이어 지방까지 대체할 수 있는 회사의 기술력과 비전을 높이 평가했다. 그간 자본시장에선 대체 지방보다는 대체 단백질에 초점을 맞추고 관련 투자에 박차를 가해왔다. 식물성 원료를 기반으로 만든 고기나 배양육 등 대체 단백질의 경우 가축사육을 하지 않는 만큼, 기존 육식 대비 윤리적이고, 환경을 파괴하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체 지방의 경우, 일각에선 ‘동물성 기름 대신 식물성 기름을 쓰면 되지 않느냐’는 주장도 제기해왔으나, 식감 측면에서 동물성을 따라잡지 못하는데다, 삼림 벌채로 숲을 구성하는 나무와 주변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지적에선 자유롭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마이크로럽은 단백질과 지방을 모두 타겟팅했다는 점 외에도 식감과 맛을 잡았다는 점에서도 푸드테크 산업의 가려운 점을 제대로 긁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방대체식품 산업 경쟁사들은 그간 단백질과 폴리사카라이드(다당류)를 결합한 대체식품을 선보여왔으나, 지방의 기름진 맛과 식감을 잡지는 못해왔다. 마이크로럽의 플랫폼 기술을 활용하는 기업들은 범위 제한없이 다양한 종류의 단백질과 폴리사카라이드를 선택해 맛과 식감을 극대화한 식품을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마이크로럽은 이번 투자 유치를 계기로 식료품 대기업과 협력해 다양한 지방대체 식품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방은 지용성 비타민 흡수를 돕고, 에너지를 제공하는 필수 영양소인 만큼, 지방 함량을 전부 제거한 식품은 개발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개발된 물질을 기반으로 질감과 맛을 모두 잡는 건강한 식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2024.10.25 I 김연지 기자
국화꽃 가득 연천 전곡에서 '3회 연천율무축제' 개막
  • 국화꽃 가득 연천 전곡에서 '3회 연천율무축제' 개막
  • [연천=이데일리 정재훈 기자] 이번 주말 전곡리 선사유적지를 방문하면 만개한 국화의 화려함과 연천 특산물인 율무를 주제로 한 축제의 향연에 빠져들 수 있다.경기 연천군은 25일부터 27일까지 전곡리 선사유적지 일원에서 ‘제3회 연천율무축제’를 연다고 밝혔다.(포스터=연천군 제공)이번 축제는 연천 농특산물의 우수성을 알리고 직거래를 통한 지역농가의 실질적인 소득증대를 위해 마련했다.특히 군은 축제를 통해 율무에 대해 잘못 알려진 정보를 바로잡기 위해 효과와 효능을 집중 홍보하고 율무연구가 초청 강연과 율무상식 토크콘서트, 율무의 진실 OX 퀴즈쇼를 진행한다.아울러 율무상품 전시회와 율무체험존·포토존, 율무 음식 시식, 음료 시음, 율무 막걸리 판매 주막 운영, 율무 김치 체험, 율무두부 시식 및 판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26일에는 최신 기술과 문화 콘텐츠를 결합한 모바일 기반 보물찾기 프로그램도 운영한다.리얼월드 앱을 통해 숨겨진 보물을 찾는 ‘구석기보물찾기: 연천 구석기 트레져’는 전곡리 유적의 초대 발굴단장이었던 한국 고고학의 아버지 김원룡 발굴단장이 발굴단원을 모으는 스토리로 진행한다.율무축제와 국화축제가 함께 열리는 전곡리 유적의 곳곳을 돌아보며 숨겨진 보물을 찾고 연천과 관련된 퀴즈를 풀면서 연천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참가자에게는 다양한 상품도 제공한다.또 선우정아와 김연지(씨야), 진호(펜타곤) 등 인기가수가 단상에 오르는 라이브 소풍 공연과 축제의 밤을 아름답게 수놓을 드론쇼도 펼쳐진다.연천군 관계자는 “새로운 콘텐츠로 관광수요를 창출하고자 최근 관광 트랜드를 접목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며 “율무축제와 국화축제는 다양한 세대가 방문해 연천의 가을을 만끽하는 즐거운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4.10.25 I 정재훈 기자
英 알짜 자산운용사 인수전에 글로벌 PE들 우르르
  • [마켓인]英 알짜 자산운용사 인수전에 글로벌 PE들 우르르
  •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영국 주요 자산운용사인 ‘이블린파트너스’가 현지 인수·합병(M&A)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글로벌 사모펀드(PEF)운용사들과 동종업계 경쟁사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실질 가치 대비 저평가된 기업가치에 너도나도 인수전에 참전하는 모습이다. 올해 들어 영국의 회계법인과 주요 금융사들이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 품에 속속 안기고 있는 가운데, 자본시장에선 이블린파트너스를 가져가는 승자는 누가 될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영국 런던에 위치한 이블린파트너스 사옥.(사진=이블린파트너스 홈페이지 갈무리)23일 현지 업계에 따르면 이블린파트너스는 자사 회계 사업부 매각을 위한 1차 입찰을 현지시각 23일 마감한다. 매각 대상은 이블린파트너스 주요주주인 사모펀드운용사 ‘퍼미라’ 소유의 지분으로, 매각가는 약 1조원을 맴돌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영국 기반의 사모펀드운용사 에이팍스파트너스와 인플렉션파트너스, 미국의 한 사모펀드 컨소시엄 등이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이블린파트너스는 세무 및 회계 자문 서비스도 함께 영위하는 영국의 대형 자산운용사로, 지난 2014년 퍼미라가 베스트인베스트를 인수한 후 두 개의 회계·세무법인을 합병시키면서 탄생했다. 특히 회사의 회계 사업부는 연간 매출액 기준 글로벌 4대 회계법인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와 딜로이트, KPMG, 언스트앤영 뒤를 잇고 있다.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들은 이블린파트너스가 매물로 나온 지난 7월부터 해당 딜에 큰 관심을 보여왔다. 브렉시트 이후 영국의 금융·회계 기업들이 기업가치 대비 저평가된 가운데 무려 100조원 규모의 자산을 관리하는 굵직한 기업이 매력적인 가격에 등장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이블린파트너스는 올해 상반기 매물로 나오면서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은 영국의 또 다른 회계법인 ‘그랜트쏜톤’보다 더 큰 규모의 매출을 내고 있다.업계에선 이블린파트너스 매각이 내년 상반기 안으로는 완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블린파트너스의 후발주자들이 줄줄이 M&A 시장에 나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 그 중 가장 매력도가 높은 딜이 이블린파트너스”라며 “매출이나 운용자산 측면에서 흠 잡을 것이 없는데다, 기업가치가 저평가되어 있다는 점에서 사모펀드운용사들뿐 아니라 합병으로 외형 성장을 노리는 동종업계 경쟁사들 또한 이번 인수전에 참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24.10.23 I 김연지 기자
"네슬레 잡는다"…獨  JAB, JDE피츠 잔여지분 인수
  • [마켓인]"네슬레 잡는다"…獨 JAB, JDE피츠 잔여지분 인수
  •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기필코 따라 잡겠다’글로벌 커피 산업 1위 ‘네슬레’를 따라잡기 위해 2012년부터 부단히 인수·합병(M&A) 전략을 펼친 독일계 투자사 ‘JAB홀딩스’의 속마음을 유추해보자면 위와 같을 것이다. 파네라브레드와 프레타망제 등 글로벌 식음료(F&B)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JAB홀딩스는 지난 2012년부터 다양한 커피 브랜드를 합병하면서 JDE피츠를 탄생시켰고, 2020년에는 암스테르담 증권거래소 입성까지 마쳤다. 다만 매출이나 수익 측면에서 커피 업계 글로벌 1위를 달리고 있는 네슬레를 넘어서기에는 역부족이란 평가를 받아왔다. 그런 JAB홀딩스가 네슬레에 다시 도전장을 내밀기 위해 JDE피츠의 잔여 지분을 품기로 했다. 글로벌 커피 산업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JDE피츠가 네슬레를 넘어설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사진=JDE피츠 홈페이지 갈무리)22일 현지 업계에 따르면 JAB홀딩스는 글로벌 식료품 기업 몬델레즈로부터 JDE피츠 지분 17.6%를 22억유로(약 3조 2839억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몬델레즈는 오레오쿠키와 필라델피아 크림치즈, 호올스 캔디, 캐드버리 초콜릿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회사로, 지난 2012년부터 이어진 JDE피츠 합병 과정에서 주요 지분을 확보한 바 있다.JDE피츠는 커피업계 부동의 1위인 네슬레를 따라잡겠다는 목표 아래 탄생한 회사로, 산하에 피츠커피와 로르, 타씨모 등의 커피 브랜드와 차, 핫 초콜릿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JAB홀딩스는 2012년 1조 1400억원에 피츠커피를, 2013년에는 도우에그버츠를 11조원에 인수했다. 2014년에는 네슬레의 경쟁사로 꼽혀온 몬델레즈의 커피 사업부와 당시 3위였던 도우에그버츠를 합병하면서 JDE피츠를 세웠다. 그로부터 6년 후 JDE피츠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증권거래소에 상장하면서 커피회사로는 세계 최대 규모의 커피 상장사로 거듭났다.다만 JAB홀딩스가 꺾지 못한 브랜드가 하나 있었으니, 이는 글로벌 커피 업계에서 부동의 1위를 자리하고 있는 스위스 기반의 네슬레다. JDE피츠가 M&A로 외형을 확대하는 동안, 네슬레 역시 블루보틀과 카멜레온 콜드브루를 인수합병했고, 스타벅스커피의 글로벌 판매 및 유통 사업권도 사들이면서 경쟁사들과 격차를 벌려왔다. JAB 측은 글로벌 커피 산업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JDE피츠가 덩달아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이번 추가 지분 인수를 진행했다. 특히 이번 인수로 수익성 개선 등을 통해 글로벌 1위 자리를 노릴 것이란 게 업계 분석이다. 그도 그럴게 JAB는 JDE피츠의 수익을 끌어올리기 위해 크래프트하인즈의 전 임원을 신임 최고경영자로 최근 임명했다. JDE피츠의 현금흐름과 수익성 부문에서 성과를 이끌어내겠다는 JAB 측의 전략이 엿보이는 대목이다.JAB 측은 “글로벌 커피 산업이 회복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JDE피츠 역시 장기적으로 유의미한 가치를 창출해낼 것이란 확신이 있다”며 “세계 최고 커피 회사의 최대주주로 남아 성장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4.10.22 I 김연지 기자
 왕실 인증받은 英 감미료 회사, M&A 매물로
  • [마켓인] 왕실 인증받은 英 감미료 회사, M&A 매물로
  •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글로벌 사모펀드(PEF)운용사들이 영국 상장사들을 잇달아 품는 가운데 영국의 식품 상장기업 ‘테이트앤라일’이 인수·합병(M&A) 매물로 나왔다. 100년 역사의 테이트앤라일은 영국의 ‘삼양사’로 통할 만큼 감미료 시장 내 영향력이 막강한 기업이다. 이에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들은 일찍이 인수 조건을 검토하면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양새다.(사진=테이트앤라일 홈페이지 갈무리)21일 현지 업계에 따르면 미국 어드벤트인터내셔널을 비롯한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들은 테이트앤라일 인수를 검토 중이다. 특히 세계 10대 사모펀드운용사이자, 올해 영국 택배업체 에브리를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에 매각하면서 ‘세기의 딜(deal)’을 만들어낸 어드벤트인터내셔널의 관심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인수 제안서 제출 기한을 비롯한 세부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업계 관계자들은 변동이 없다면 회사가 내년 상반기 안으로 매각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테이트앤라일은 1921년 설탕 사업을 하던 ‘헨리 테이트 앤 썬’과 ‘에이브람 라일 앤 썬’이 합병하면서 탄생한 식품기업이다. 설탕 사업을 바탕으로 크게 성장했으며, 현재 영국 런던 FTSE 250(런던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101~350번째로 큰 규모의 기업들을 이루는 지수)에 포함되어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다. 회사의 기업가치는 28억~29억파운드(약 5조 37억원~약 5조 1824억원)로 추산된다.5조원대라는 큰 액수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들이 관심을 갖는 배경으로는 테이트앤라일의 막강한 경쟁력(시장점유율)이 꼽힌다. 테이트앤라일은 100년 역사를 가지고 있는 영국의 몇 안 되는 식품 기업인데다, 설탕 외 인공감미료 부문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예컨대 테이트앤라일이 제조하는 팬케이크 시럽은 영국 왕실 인증 마크(로열 워런트)를 받았고, 현재까지도 미국 주요 시럽 브랜드를 제치고 영국 내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인공 감미료뿐 아니라 천연 감미료 제조를 위해 관련 투자에 자금을 아끼지 않은 것도 글로벌 PE들이 높이 평가하는 주요 포인트 중 하나다. 테이트앤라일은 2010년 미국 경쟁사인 ASR에 설탕 사업부를 매각하고, 그 이후부터 인공 및 천연 감미료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올해 6월에는 미국 기반의 차세대 식물성 원료 제조사 ‘CP켈코’를 인수하면서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섰다.한편 테이트앤라일이 M&A 시장에 등장한 것은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들과 기업들이 영국 상장사를 잇달아 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앞서 영국 펄프 및 제지 기업 DS스미스는 경쟁사인 미국의 인터내셔널페이퍼에, 영국 사이버보안 기업 다크트레이스는 미국 사모펀드운용사 토마브라보에 매각된 바 있다.
2024.10.21 I 김연지 기자
"웰다잉 위해 필요한 이것"…英 200년 상조회사가 인수한 스타트업 보니
  • "웰다잉 위해 필요한 이것"…英 200년 상조회사가 인수한 스타트업 보니
  •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죽음을 꼭 갑작스럽게만 맞이해야 할까요?”영국의 한 웰다잉(well-dying·품위 있고 존엄하게 생을 마감하는 것으로, 고령화 시대와 맞물려 세계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산업) 스타트업 대표가 과거 외신 인터뷰에서 남긴 말이다. 원래 죽음이라는 것이 예상치 못하게 찾아오기는 하지만, 사는 동안 디지털 유언장을 작성해두거나 자산 정리, 보험 상품처럼 장례 플랜을 들어두는 식으로 미리 준비는 할 수 있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해당 회사는 혁신기술을 토대로 한 웰다잉 서비스로 글로벌 벤처캐피털(VC)로부터 러브콜을 받았고, 한 때 1000억원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기도 했다.200년 전통의 영국 상조회사에 매각된 영국의 웰다잉 스타트업 ‘페어윌’의 이야기다.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에 대한 글로벌 기업들의 인수·합병(M&A) 및 투자 활동이 늘어난 가운데 이뤄진 M&A지만, 자본시장과 디지털 헬스케어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가가 페어윌의 기업가치 대비 한참 낮아 ‘헐값 매각’이나 다름없다는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사진=페어윌 홈페이지 갈무리)18일 현지 업계에 따르면 영국 상조회사 ‘디그니티’는 웰다잉 서비스 스타트업 ‘페어윌’을 1290만파운드(약 230억원)에 인수하기로 최근 합의했다. 디그니티는 규제 기관의 승인을 거쳐 연말 안으로 이번 거래를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이다.이번 거래를 주도한 디그니티는 1812년 설립돼 영국 전역에 800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는 상조회사로, 임종뿐 아니라 임종 전 준비 단계부터 관련 서비스를 기획하기 위해 이번 M&A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글로벌 장례 서비스 시장이 10년 내 260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그 사이에 디지털 역량을 강화해 고객 접점을 늘리고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디그니티가 품은 페어윌은 글로벌 웰다잉 산업의 선두 주자중 하나로, 디지털 유언장 작성과 자산·유품 정리, 선불 장례식 플랜 등 다양한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2015년 설립된 회사는 어그멘텀핀테크와 하일랜드유럽, 킨벤처파트너스, 킨드레드캐피탈 등의 글로벌 투자사로부터 약 1000억원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자본시장에선 페어윌의 기업가치가 한때 1000억원을 넘겼던 만큼, 디그니티가 제시한 이번 인수가가 페어윌의 기존 기업가치 대비 한참 낮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외신은 “지난 2월 기준 페어윌의 기업가치는 수백억원 수준으로 떨어진 바 있으나, 이번 인수가는 이보다도 한참 낮은 수준”이라며 “운영상 수익을 내지 못함은 물론이고, 최근까지 손실을 낸 것이 화근이 됐을 것”이라고 전했다.한편 페어윌은 디그니티와 관계없이 독립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디그니티 측은 “이번 페어윌 인수는 전통 기업이 추가 성장을 위해 디지털헬스케어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전형적인 M&A 사례”라며 “디그니티는 디지털 역량을 강화해 고객 접점을 늘리고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4.10.18 I 김연지 기자
"원격교육 미래 밝다"…유럽 에드테크 투자에 5조 쏟은 PE들
  • [마켓인]"원격교육 미래 밝다"…유럽 에드테크 투자에 5조 쏟은 PE들
  •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글로벌 사모펀드(PEF)운용사들이 유럽의 에드테크 기업들을 무서운 속도로 인수하고 있다. 대면 교육과 원격 교육을 함께 하는 하이브리드 교육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유망 에드테크 기업이라면 검토부터 하고 보는 분위기다.교육(Education)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인 에드테크는 교육에 미디어와 디자인, 소프트웨어 등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해 학습자의 교육 효과를 높이는 산업을 일컫는다. 미국과 유럽에선 공교육 시장 중심으로 해당 산업이 크게 발전해왔고, 최근 들어서는 기업 직원을 교육하는 B2B(기업간기업)에 중점을 둔 서비스도 생겨나고 있다.유럽 에드테크 산업에 대한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발 투자 추이. 올해는 1월 1일부터 10월 9일까지 기준. (사진=피치북 보고서 갈무리)17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올해(1월 1일부터 10월 9일까지 기준) 유럽 에드테크 분야에 대한 글로벌 사모펀드(PEF)운용사발 투자는 34억유로(약 5조 413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투자 총액(33억유로)을 훌쩍 웃도는 수준이다. 보고서는 현재의 속도를 유지한다면 올해 연간 투자 총액이 40억달러를 쉽게 돌파할 것으로 봤다.유럽에서 에드테크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시기는 코로나와 풍부한 유동성이 맞물린 지난 2021년부터다. 피치북에 따르면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들이 2021년 유럽 에드테크 산업에 쏟은 투자금은 67억유로(75건)로,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고금리와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짙어진 2022년부터는 그 규모가 대폭 줄었다. 2022년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들은 57건의 유럽 에드테크 딜에 23억유로를 쏟았고, 2023년에는 52건의 딜에 33억유로를 투자했다.올해 가장 큰 규모의 거래를 성사시킨 곳은 스웨덴 사모펀드운용사 EQT다. EQT는 지난 4월 유럽의 사립 고등교육 기관인 ‘유니버시다드 유로피아’를 22억유로에 인수했다. 지난 1996년 설립된 유니버시다드 유로피아는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교육 기관으로, 대면 및 온라인 교육을 모두 병행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EQT는 유니버시다드 유로피아의 디지털 역량을 강화해 원격 학습 모델을 만들어나간다는 방침이다. 유럽에선 학생뿐 아니라 근로자 교육을 목적으로 하는 B2B 에드테크 플랫폼도 인수 타깃이 되고 있다. 특히 엔지니어와 그래픽 디자이너, 간호사 등 특정 업무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가 주요 타깃이 되는 모양새다.예컨대 영국의 BD캐피탈은 지난 5월 스페인 기반의 기업 학습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네텍스 러닝’을 7250만유로에 인수했다. 네텍스 러닝은 엔지니어부터 그래픽 디자이너 등 회사 직원을 교육하는 모바일 교육 앱과 디지털 콘텐츠 등을 제공하고 있다.이밖에 노르웨이의 사모펀드운용사 ‘베르대인’은 올해 초 간호 산업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온라인 교육 플랫폼인 ‘P플레지캠퍼스21’을 9000만유로에 품기도 했다.
2024.10.17 I 김연지 기자
“앞으로 10년이 기대되는 한국 스타트업…투자 안할 이유가 없다”
  • “앞으로 10년이 기대되는 한국 스타트업…투자 안할 이유가 없다”
  •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2019년 초. 한국의 핀테크 기업 A사 대표는 영국 투자사 B사에서 근무하는 인물에게서 한 장의 사진을 이메일로 받아본다. 해당 사진에는 A사 대표가 평소 존경해온 글로벌 앤젤 투자자와 영국 B사 관계자가 함께 어깨동무한 모습이 담겨 있었다. A사 대표는 이 사진을 보고는 영국 B사 관계자에게 연락해 미팅을 주선하고는 투자를 받기로 결정한다. 우리나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에 투자한 영국의 벤처캐피털(VC) ‘그레이하운드캐피털’의 이야기다. 글로벌 투자사들이 토스의 혁신성을 보고 ‘내 돈 받아달라’며 러브콜을 보내던 시기, 그레이하운드캐피털을 이끄는 포고스 사이아단 대표는 비바리퍼블리카가 수십 년 후 여느 대기업 못지않게 크게 성장할 기업이라고 보고 베팅에 나선다. 막강한 자본력을 자랑하는 다른 투자사들과 차별점을 두기 위해 사이아단 대표가 내건 것은 다름 아닌 사진 한 장이었다. 비바리퍼블리카와 회사 관계자들을 요목조목 리서치한 결과, 이 사진 한 장이 이승건 대표의 마음을 움직일 것이라고 본 것이다. 이 사진을 시작으로 그레이하운드캐피털과 비바리퍼블리카의 동행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그레이하운드캐피털은 리서치 기반의 그로스에쿼티(성장자본) 투자사로, 약 2조 6600억원의 운용자산(AUM)을 굴리고 있다. 주요 투자 포트폴리오로는 한국의 ‘토스’와 영국 기반의 네오뱅크 ‘레볼루트’, 푸드테크 스타트업 ‘프리’, 스페인의 여행 서비스사 ‘트래블퍼크’ 등이 있으며, 지난해 한국벤처투자(KVIC)의 ‘해외 VC 글로벌 펀드 출자사업’ 운용사로 선정됐다.이데일리는 한국의 유망 스타트업 발굴에 나선 그레이하운드캐피털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영국 런던에 위치한 그레이하운드캐피털 사옥을 찾았다. 회사를 이끌고 있는 포고스 사이아단 대표 겸 투자 파트너는 인터뷰에서 “한국에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구현해내는 유망 스타트업이 즐비하다”며 “이들 중 지속적으로 성장할 기업을 눈여겨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그레이하운드캐피털의 포고스 사이아단 대표는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스타트업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사진=그레이하운드캐피털 제공)◇ 투자 철칙 “반짝 뜨고 말 기업, 쳐다도 안본다”영국 런던정치경제대학교(LSE)를 졸업한 후 2006년 골드만삭스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사이아단 대표는 실버레이크파트너스와 아토미코를 거쳐 지난 2015년 그레이하운드캐피털을 설립, 투자 파트너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실버레이크파트너스 재직 당시인 지난 2009년 인터넷 전화 서비스 ‘스카이프’ 인수를 주도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그레이하운드캐피털은 ‘수십 년에 걸쳐 지속적으로 성장할 기업에 투자한다’는 모토 아래 투자처를 발굴하고 있다. 쉽게 말해 반짝 뜨고 말 기업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고, 오랜 기간에 걸쳐 꾸준히 성장할 기업에 투자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포고스 사이아단 대표는 “기업가치를 비롯한 숫자에 안주하지 않고, 오랜 기간 끊임없이 성장할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기업에 투자한다”며 “3년에서 5년 반짝 성장하고 마는 기업이 아니라, 불확실한 시장 상황이 오더라도 10년, 20년 이상 갈 수 있는 기업을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기업을 어떻게 알아보느냐고 묻자 사이아단 대표는 “기업의 대표가 자신이 속한 산업을 전문적으로 알고 있는지를 본다”며 “과거와 달리 현재는 모든 서비스에 기술이 들어간다. 때문에 기술 전문가보단 소비자를 이해하고 특정 상황에서 빠른 결단력을 내릴 수 있는, 즉 산업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전문가인지를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처 발굴 단계부터 신중을 기하다 보니 그레이하운드캐피털의 투자 포트폴리오 수는 여타 VC보다 적다. 다만 투자 성적은 확실하다는 것이 사이아단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그레이하운스캐피털은 사모펀드(PEF)와 VC를 결합한 형태의 투자를 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3개의 펀드를 통해 19개의 그로스 투자를 마쳤는데, 이 중 5곳은 성공적으로 엑시트(투자금 회수)했고, 10곳은 수익을 내고 있으며, 나머지는 탄탄한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이아단 대표는 이어 “투자 포트폴리오 중 10곳은 유니콘(기업가치가 10억달러 이상인 비상장사)이 되었고, 5곳은 데카콘(기업가치가 100억달러에 이르는 비상장사)으로 거듭났다”고 부연했다. 투자 분야는 전통산업에 집중하는 사모펀드운용사들과 차이가 있으나, 투자 전략만큼은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사모펀드운용사와 별반 다를 바 없는 셈이다. ◇ “유망 스타트업 즐비한 韓, 투자 적극 나설 것” 사이아단 대표는 인터뷰 내내 반짝거리는 눈으로 한국의 유망 스타트업들에 대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놨다. 그는 “한국은 기술력과 혁신성, 시장성, 채택률 측면에서 훌륭한 국가”라며 “스타트업이 하나의 견고한 기업으로 성장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10년간 한국에서 재미있는 스타트업 성공 스토리가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사이아단 대표는 토스를 예로 들며 “그들은 애초 계획했던 순수 금융서비스에만 집중하지 않고, 은행업 등 다른 분야로 진출했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새로운 서비스를 꾸준히 내면서 미래를 준비한 셈인데, 한국에서는 이러한 유형의 기업들이 다수 포착되고 있다”고 말했다.흥미롭게 보는 특정 산업이 있느냐는 질문에 사이아단 대표는 △금융서비스 △소프트웨어 △소매업을 꼽았다. 그는 “한국만큼 금융 침투율이 높은 국가는 찾아보기 힘들다”며 “고객들은 전통 은행뿐 아니라 온라인 뱅킹을 비롯한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찾고 있기 때문에 이 분야 스타트업들을 눈여겨 보고 있다”고 말했다. 소매업과 관련해서는 “전자상거래와 음식 배달서비스 등의 소매업은 한국 경제에서 큰 부분을 차지해왔다”며 “이 분야에서 두드러지는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등장하고 있는데, 새로운 세대가 이 시장을 다시 한 번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관련 스타트업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영국뿐 아니라 전 세계로 투자 발판을 마련하는 그레이하운드캐피털의 최종 목표는 무엇일까. 사이아단 대표는 “신중하게 발굴한 투자 포트폴리오사와 장기간 끈끈한 관계를 이어가면서 성장하는 투자사가 되고자 한다”며 “결론적으로는 여느 투자사와 견줘도 성과로 밀리지 않는 강력한 투자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2024.10.17 I 김연지 기자
英 국민 네일케어 브랜드 '네일잉크', 美 사모펀드 품으로
  • [마켓인]英 국민 네일케어 브랜드 '네일잉크', 美 사모펀드 품으로
  •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비욘세와 빅토리아 베컴, 알렉사 청 등 할리우드 유명인사들이 애용하는 영국의 국민 네일케어 브랜드 ‘네일잉크’가 미국 사모펀드(PEF)운용사 품에 안긴다. 네일케어 산업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쏟아지면서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들과 뷰티 기업들이 프리미엄 네일케어 브랜드를 속속 인수하고 있는 가운데 네일잉크가 브랜드 역량을 강화하며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 1999년 설립된 영국의 네일케어 브랜드 ‘네일잉크’.(사진=네일스잉크 홈페이지 갈무리)16일 현지 업계에 따르면 영국 네일잉크는 미국의 뷰티 전문 사모펀드운용사 퍼시픽월드코퍼레이션에 주요 지분을 매각했다. 인수가를 비롯한 세부 조건은 비공개로, 네일잉크 창립자는 소수 지분을 보유한 채 회사 운영을 이어가기로 했다. 네일잉크는 지난 1999년 설립된 영국의 프리미엄 네일케어 브랜드로, 창조적이면서도 전문적인 네일케어 제품을 선보이면서 빅토리아 베컴과 레이디 가가, 비욘세, 알렉스 청 등 헐리우드 유명인사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 회사는 신속한 네일케어를 원하는 여성들의 수요를 겨냥한 제품을 출시하면서 인기를 얻었고, 미국 화장품 업계의 오스카로 불리는 CEW 뷰티 어워드에서 수차례 수상한 바 있다. 해당 브랜드는 현재 영국 주요 백화점과 아마존, 세포라, 타겟 등에 유통되고 있다.네일잉크는 유럽 외 국가로 사업을 확장하고 브랜드의 디지털 역량을 키우기 위해 주요 지분을 매각한 것으로 전해진다. 네일잉크를 품은 퍼시픽월드코퍼레이션은 70년 전통의 네일케어 브랜드 ‘트림’과 젤네일 브랜드 ‘센세이셔네일’, 자연 유래 성분 기반의 네일케어 브랜드 ‘네일투럴’ 등을 보유하면서 이들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네일잉크는 퍼시픽월드코퍼레이션과 함께 브랜드 역량을 다지고,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으로 진출한다는 방침이다.퍼시픽월드코퍼레이션의 이번 네일잉크 인수는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와 기업들이 프리미엄 네일케어 브랜드 등을 인수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딜이다. 네일케어 산업은 2028년까지 연간 약 7%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산업으로, 관련 기업들은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와 뷰티기업들의 주요 인수 타깃이 되어왔다. 앞서 올해 초 미국 기반의 사모펀드운용사 웨스트레인캐피탈파트너스는 프리미엄 네일케어 브랜드 ‘블루크로스네일’과 생화를 사용한 네일케어 브랜드 ‘블로썸’을 인수했고, 미국 사모펀드운용사 리버사이드컴퍼니는 지난해 11월 네일살롱 프랜차이즈 ‘프렝키스’를 품었다.
2024.10.16 I 김연지 기자
英 최대 패션 편집샵 '엔드클로징', 美 아폴로글로벌 품으로
  • [마켓인]英 최대 패션 편집샵 '엔드클로징', 美 아폴로글로벌 품으로
  •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영국의 최대 패션 편집샵 ‘엔드클로징’이 미국 주요 사모펀드(PEF)운용사인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 품에 안긴다. 영국 런던에 위치한 엔드클로징 매장 내부 모습.14일 현지 업계에 따르면 미국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는 칼라일그룹으로부터 영국 엔드클로징의 주요 지분을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칼라일그룹이 엔드클로징 리캡(자본구조재조정)에 나선지 불과 수개월 만에 이뤄진 행보로, 인수가를 비롯한 세부 조건은 비공개다.엔드클로징은 지난 2005년 영국 뉴캐슬에서 시작된 남성 전용 패션 편집샵으로, 2021년 칼라일그룹에 인수되면서 여성 패션 분야로도 사업을 확장했다. 현재 영국 명품 브랜드인 존스메들리와 프랑스 자크뮈스, 몽클레어 등의 럭셔리 브랜드뿐 아니라 아디다스와 스톤아일랜드, 칼하트 등의 스포츠 및 스트리트웨어 브랜드 500개 이상을 취급하고 있다. 엔드클로징은 산하 브랜드를 통해 리바이스와 챔피언, 뉴에라 등의 브랜드와도 활발하게 협업 중이다. 독점적인 협업을 통한 자체 제품 제작, 온·오프라인 매장 확대를 통해 밀레니얼 세대 중심의 충성고객을 다수 확보했고, 현재 100개국 이상으로 제품을 배송하고 있다.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는 엔드클로징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유럽 패션 편집샵 중 글로벌 밀레니얼 세대 중심의 충성고객층이 가장 탄탄하고, 재고 관리 시스템과 물류 인프라가 뛰어나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엔드클로징이 이러한 평가를 받은데에는 기존 최대주주였던 미국 사모펀드운용사 칼라일그룹의 성장 주도 전략이 주효했다. 미국 칼라일그룹은 앞서 2021년 4월 엔드클로징의 공동창립자로부터 회사 지분 대부분을 인수했다. 당시 엔드클로징은 코로나 기간임에도 충성 고객을 토대로 1억 7000만파운드(약 3000억원)의 매출을 냈고, 칼라일그룹은 이 부분에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전해진다. 칼라일은 엔드클로징을 품에 안은 직후 남성복을 주로 판매하던 엔드클로징의 상품 라인업을 여성복으로까지 확장했고, 새로운 국가 진출을 통한 글로벌 확장도 이뤄냈다. 특히 패션 플랫폼의 재고 관리 시스템과 물류 인프라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하면서 패션 플랫폼으로서의 역량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칼라일은 기관투자자(LP)에게 투자금을 돌려주는 한편 엔드클로징의 자본 구조를 재편하고 채무를 재조정하는 차원에서 올해 초부터 매각을 추진해왔고,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는 엔드클로징의 추가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고 베팅한 것으로 전해진다.한편 엔드클로징은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의 이번 투자로 현금흐름을 강화해 재무 성과를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엔드클로징 측은 “아폴로글로벌의 이번 투자로 엔드클로징은 현금흐름을 개선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엔드클로징은 물류 인프라 등에 재투자하고, 시장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꾸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2024.10.14 I 김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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