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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개인화 시대 도래…개인 맞춤형 서비스 투자 봇물
  • [VC’s Pick] 초개인화 시대 도래…개인 맞춤형 서비스 투자 봇물
  • [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이번 주(1월 30일~2월 3일)에는 패션과 부동산,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이 벤처캐피털(VC)과 액셀러레이터(AC)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특히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들이 투자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개인 맞춤형 멘탈관리 ‘루빗’루빗은 JB벤처스 등으로부터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투자 규모는 비공개다.루빗은 루틴 관리와 게임형 보상을 통해 사용자의 습관 형성을 돕는 앱 서비스다. 기존 루틴 앱은 주로 부지런한 사람을 대상으로 서비스했다면, 루빗은 게임형 보상을 통해 의지력이 약한 사람도 쉽게 생활습관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점에서 다르다.JB벤처스는 루빗의 빠른 성장성과 시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다. 실제 지난 2021년 10월 정식 출시된 루빗은 1년 만에 10만명이 다운로드 할 정도로 멘탈 헬스케어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투자유치 이후엔 2개월 만에 4만명의 해외 유저도 추가 확보했다.루빗은 이번 투자 유치를 계기로 글로벌 진출, 인공지능(AI) 기반 추천 시스템 구축, 디지털 헬스 케어 콘텐츠 출시, 업계 내 우수 인력 채용을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3D로 맞춤형 안경 제작 ‘브리즘’안경 스타트업 브리즘은 서울대기술지주와 산업은행, 트랜스링크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54억 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브리즘은 3D프린팅, 3D스캐닝, AI스타일 추천 등을 활용해 개인 맞춤형 안경을 제작한다. 2017년 설립 초기부터 100% 예약제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서울 경기 지역 내 총 8개 매장이 있다.투자사들은 혁신의 사각지대였던 국내 안경 산업에서 브리즘이 3D기술을 접목함으로써 퍼스널 아이웨어 시대를 열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브리즘은 이번 투자를 통해 주요 고객이었던 3050 남성에서 성장기 청소년과 노안 인구로 수요층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HP 5200 3D 프린터를 신규 도입해 수요 증대에 대비한 생산 시설도 확충했다. 미국 시장 공략도 가속화한다는 목표다.◇ 시니어 개인비서 ‘똑비’시니어를 위한 개인 비서 서비스 ‘똑비’를 운영하는 토끼와두꺼비는 매쉬업엔젤스로부터 초기 투자를 유치했다. 똑비는 시니어를 위한 일상 맞춤형 비서 서비스다. 온라인 서비스 활용에 어려움을 느끼는 시니어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시니어 사용자는 똑비 앱을 통해 정보 검색부터 최저가 물품 구매, 장보기, 기차 예매 등 일상생활에서 도움이 필요한 부분을 채팅으로 요청할 수 있다.매쉬업엔젤스는 똑비가 디지털 양극화 해소에 기여하며 향후 시니어 컨시어지 플랫폼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회사 측은 이번 투자 유치를 계기로 똑비 상담 효율화를 위한 툴을 추가 개발하는 등 서비스 고도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 남성 패션 스타일링 ‘아웃핏랩’남성 패션 스타일링 플랫폼 스타일레시피를 운영하는 아웃핏랩은 한양대기술지주와 IPS벤처스 등으로부터 3억원 규모의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스타일레시피는 패션 스타일링 서비스와 고객 체형·취향 데이터가 결합된 고관여 패션 솔루션을 제공한다. 투자사들은 스타일레시피의 성장세를 높이 평가했다. 실제 체형과 취향을 분석해 매주 무료로 스타일링 콘텐츠를 전달해 주는 ‘위클리 스타일링’ 서비스는 지난해 10월 출시 이후 2만여명의 유저를 끌어 모았다. 아웃핏랩은 이번 투자유치를 통해 개인화 추천 콘텐츠를 강화하고 서비스 확장을 위한 인재 영입에 나설 계획이다.◇ 코리빙하우스 운영 ‘엠지알브이’코리빙 하우스 ‘맹그로브’를 운영하는 부동산 스타트업 엠지알브이는 티에스인베스트먼트와 에이치비인베스트먼트, 이에스인베스터, 서주벤처스, 시몬느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등으로부터 125억 원 규모의 시리즈B 브릿지 투자를 유치했다. 이로써 총 275억 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마무리했다.엠지알브이는 커뮤니티 기반의 코리빙 하우스 브랜드 ‘맹그로브’를 운영하고 있다. 2020년 ‘맹그로브 숭인’을 시작으로 ‘맹그로브 신설‘과 ‘맹그로브 동대문’을 운영하고 있으며 오는 2월 17일 ‘맹그로브 신촌’을 연다.투자사들은 기업의 지속 가능성과 본질적 가치가 중요해진 가운데 주거 서비스라는 안정적이고 명확한 수요 기반 위에서 혁신과 성장을 이루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실제 맹그로브의 연간 공실률은 5% 수준이고 2022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약 5배 증가했다. 엠지알브이는 이번 투자금으로 공유주거 플랫폼 구축을 위한 전용 앱 및 PMS(Property Management System)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 국산 원전 안전검사 솔루션 ‘딥아이’원전 및 산업용 플랜트 관형열교환기 비파괴검사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 딥아이는 블루포인트파트너스와 인포뱅크,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 등으로부터 시드투자를 유치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의 사내벤처 기업인 딥아이는 원전 및 산업용 플랜트 관형열교환기 비파괴검사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한수원에서 축적한 빅데이터를 활용해 AI(인공지능) 모델의 자동 평가가 이뤄진다. 이에 플랜트 운영사 및 발전사 등의 시간적, 경제적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정확도 높은 검사를 통해 산업 안전에도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투자사들은 큰 시장 잠재력과 창업팀의 기술력을 높게 평가했다. 방대한 양의 실제 신호평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 비파괴검사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는 평가다.
2023.02.04 I 김연지 기자
BGF에코머티리얼즈, 특수소재 전문 KNW 인수 우협 선정
  • [마켓인]BGF에코머티리얼즈, 특수소재 전문 KNW 인수 우협 선정
  • [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BGF에코머티리얼즈(126600)가 특수소재 전문업체 케이엔더블유(105330)(KNW) 인수에 나선다. 인수가 확정될 시 BGF에코머티리얼즈는 반도체를 포함한 소재 사업 부문을 확장하게 된다. 케이엔더블유 2공장 전경./사진=케이엔더블유BGF에코머티리얼즈는 2일 KNW 경영권 매각 관련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고 공시했다. 인수 대상은 오원석 대표를 포함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 42.76%로, 인수가는 1000억 원 안팎으로 알려졌다.지난해 말 매각 작업에 착수했던 KNW는 원매자들을 상대로 티저레터를 배포한 후 올해 1월 중순쯤 예비입찰을 진행했다. 해당 예비입찰에선 SI와 FI를 포함해 8곳 이상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반도체 특수 가스 부문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는 점이 흥행 요인으로 꼽혔다. 지난 2001년 설립된 KNW는 2009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사업 부문은 전자부품소재와 자동차부품소재, 반도체소재 등으로 나뉘는데, 이 중 매출의 절반 이상이 반도체 특수가수를 생산하는 반도체소재사업부에서 나온다. 이번 인수가 확정될 시 BGF에코머티리얼즈는 전문 소재 기업으로서의 역량을 강화하게 된다. BGF그룹은 소재 부문 사업에 대한 경영 효율성을 제고하고 관련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계열사 코프라와 BGF에코바이오를 합병, BGF에코머티리얼즈로 사명을 바꾼 바 있다. 회사 측은 “향후 세부적인 사항은 실제 진행과정 및 내부 일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며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거나 최종 본 계약을 체결할 경우에는 공시 관련 법률 및 규정에 따라 별도로 공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23.02.02 I 김연지 기자
"혹한기가 뭔가요"…세계 CVC, 유럽 스타트업에 광폭 투자
  • [마켓인]"혹한기가 뭔가요"…세계 CVC, 유럽 스타트업에 광폭 투자
  • [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지난해 유럽에서 글로벌 CVC(Corporate Venture Capital,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털)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혹한기였던 만큼 투자 건수는 전년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지난 한해 CVC들이 유럽 스타트업 투자 라운드에 참여한 비율은 처음으로 21%를 넘기며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지난 2022년 CVC들의 유럽 투자 건수는 소폭 줄었지만, 연간 참여율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비율을 나타냈다./사진=피치북 보고서 갈무리1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글로벌 CVC들은 지난 한해 총 2375건의 스타트업 투자 라운드에 463억 달러(약 57조 184억 원)를 쏟은 것으로 집계됐다. 투자 건수 기준으로 이는 2661건을 기록한 지난해 대비 소폭 감소한 수준이지만, 참여율 측면에서는 유럽에서 이뤄진 연간 투자 라운드의 22%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 기록을 냈다. 유동성이 풍부했던 지난 2021년 CVC들의 유럽 투자 라운드 참여율이 20.4%였던 것을 보면 오히려 혹한기에 광폭 투자를 했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CVC란 비금융권 일반기업이 출자해 설립한 벤처캐피털을 의미한다. 재무적 이익을 얻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일반 VC와 달리 CVC는 재무적 이익 외에도 모기업의 사업 확장과 기술·인력 확보 등 전략적 목적으로 투자하는 경우가 대다수다.글로벌 CVC들이 참여한 유럽 스타트업 투자 라운드 중 37% 가량은 시리즈D를 비롯한 후기 투자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독일 스포츠카 전문 제조 기업 포르쉐 산하 VC인 포르쉐벤처스는 전기 자동차 스타트업이자 테슬라의 라이벌로 꼽히는 ‘리막’의 5억 유로(약 6691억 원) 규모 시리즈D 라운드에 참여했다. 리막의 해당 라운드에는 포르쉐벤처스 외에도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와 골드만삭스, 폭스바겐 등이 투자했다. 해당 라운드에서 인정받은 리막의 기업가치는 2조7000억 원 수준이다.CVC들이 유럽 스타트업 투자에 집중하는 이유는 유럽이 미국에 이은 전 세계 혁신 스타트업들의 집결지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유럽 각국은 수 년전부터 4차산업혁명 전략을 추진함과 동시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에 박차를 가해왔다. 비즈니스 친화적 환경을 갖추고 창업 클러스터를 활성화한 덕분에 딥테크 등을 다루는 잠재력 있는 스타트업이 너도나도 진출하는 상황이 펼쳐졌다. 피치북은 글로벌 CVC들의 이러한 투자 행보에 대해 “CVC 활동은 경기 침체기에 더욱 활발해질 수 있다”며 “투자를 통해 금전적 이익을 얻을 뿐 아니라 신기술에 접근하거나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며 사업을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업 밸류에이션이 떨어진 현 시기는 재무적 및 전략적 투자 목표를 달성하기에 알맞다는 것이다. 스타트업 입장에서도 이러한 CVC의 투자는 현 시기에 매력적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보고서는 이어 “경기 침체에 대응하는 신생 스타트업에게 CVC가 제공하는 사업적 네트워크는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며 “전략적 투자 유치를 통해 스타트업들은 잠재적 고객에게 보다 수월하게 다가갈 수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2023.02.02 I 김연지 기자
뉴패러다임인베 "올해 스타트업에 100억 투자"
  • [마켓인]뉴패러다임인베 "올해 스타트업에 100억 투자"
  • [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중소벤처기업부 팁스(TIPS) 운영사인 뉴패러다임인베스트먼트가 올해 초기 스타트업에 1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한다.뉴패러다임은 1일 ‘2023년 아기유니콘 성장 프로그램’ 참가를 희망하는 스타트업을 공개 모집한다고 밝혔다. 해당 프로그램은 ICT 분야(AI, SaaS,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 등)와 반려동물, 디지털 헬스케어, 커머스(전문시장), 메타버스 등 4차산업 분야 유망 스타트업을 연간 15개씩 선발해 지원·투자하는 뉴패러다임인베스트먼트의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이다. 지난해에는 600개사가 지원하며 46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번 상반기에는 로봇과 친환경, 에너지 등 딥테크 기술에 초점을 맞춘 기업을 집중적으로 선발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초기성장지표를 보유한 기업가치 50억원 이내 초기 스타트업이 우선 대상이다. 뉴패러다임인베스트먼트 홈페이지를 통해 4월 말까지 지원할 수 있다.올해 투자 예정 금액은 100억 원에 달한다. 15개사에 대한 신규투자와 최대 10개사 이상의 후속투자를 추진하겠다는 목표다.박제현 뉴패러다임 대표는 “21년도에 이어 지난해에도 추천한 모든 스타트업들이 팁스 프로그램에 100% 선정되는 성과를 달성했다”며 “올해 새로 신설되는 딥테크 팁스 R&D 추천기업도 적극적으로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3.02.01 I 김연지 기자
디지털 외상 쓰는 MZ세대…BNPL 스타트업 뜬다
  • [마켓인]디지털 외상 쓰는 MZ세대…BNPL 스타트업 뜬다
  • [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글로벌 MZ(1980년대 초~2000년대 초반 사이 태어난 젊은 세대) 세대 사이에서 선구매·후지불(BNPL, Buy Now Pay Later)이 각광받자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세계 스타트업이 투자 혹한기에도 손쉽게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BNPL이란 결제업체가 소비자 대신 물건값을 먼저 지불하고 소비자는 구매 후 일정 기간에 걸쳐 결제업체에 대금을 분할 납부하는 서비스다. 현금과 카드 없이도 할부로 물건을 살 수 있어 신용카드의 대체수단으로 여겨진다. 세계 투자사 및 기업들은 BNPL이 미래 핵심 소비층인 MZ 세대의 소비 잠재력을 일깨우는 신개념 핀테크라고 보고 직간접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는 모습이다.사진=구글 이미지 갈무리31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글로벌 투자사들은 총 58건의 BNPL 관련 투자에 총 33억 달러(약 4조 609억 원)를 쏟은 것으로 집계됐다. 밸류에이션(기업가치) 측면에서는 지난 2021년 대비 22% 가량 줄어든 수준에서 투자가 이뤄졌지만, 아예 투자를 받지 못한 타 산업군 대비 투자 건수 차원에선 선방했다는 평가다. BNPL은 당장 물건은 갖고 싶지만, 빚지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MZ 세대를 파고들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왔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BNPL 시장이 2025년 최대 1186조 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이러한 무서운 성장세에 글로벌 투자사들은 너도나도 관련 스타트업들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모양새다.가장 최근 투자를 유치한 곳은 두바이 기반의 BNPL 스타트업 태비로, 세쿼이어캐피탈과 페이팔벤처스, 무바달라 등으로부터 5800만달러(약 714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회사는 이번 라운드에서 6억6000만달러(약 8127억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최근 투자를 유치한 곳은 태비뿐이 아니다. 영국 기반의 BNPL 스타트업 트랜치도 최근 소마캐피탈과 파운더엑스 등으로부터 1억 달러(약 1231억 원) 규모의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투자사들은 트렌치의 거래량이 MZ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늘어가고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이 외에도 베를린 기반의 BNPL 스타트업 몬두는 발라벤처스와 핀테크콜렉티브 등으로부터 5600만 달러(약 689억 6400만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세계 최대 간편 결제 기업인 페이팔과 신용카드사 아메리칸익스프레스, 결제업체 스트라이프 등은 투자뿐 아니라 인수·합병(M&A)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예컨대 미국 결제업체 페이팔은 지난 2021년 하반기 일본의 BNPL스타트업인 페이디를 인수했다. 지난 2014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페이디는 6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 중 절반 이상이 18~34세 여성이다. 페이팔은 아직 현금 결제를 선호하는 일본에서 페이디를 중심으로 후불 결제 서비스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봤다. 트위터 창업자인 잭 도시가 이끄는 결제 업체 스퀘어도 호주의 애프터페이를 약 34조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이는 당시 호주에서 일어난 최대 M&A 사례로 꼽힌다. 당시 잭 도시는 “금융시스템을 보다 공정하고, 접근성 높고, 포용적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애프터페이는 이러한 원칙에 부합하는 브랜드”라고 밝힌 바 있다.
2023.02.01 I 김연지 기자
또 리메이크? 가요계의 이유 있는 리메이크 음원 사랑
  • 또 리메이크? 가요계의 이유 있는 리메이크 음원 사랑
  • 최유리 ‘그대 행복에 살텐데’김연지 ‘가슴으로 운다’[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리메이크 음원 제작이 일시적 열풍을 넘어 가요계 발라드 시장을 움직이는 추세적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아이돌 시장과 달리 대규모 자본을 투입하기 어려운 발라드 시장의 특성상 저비용 고효율이자 윈-윈(win-win) 전략으로 꼽히는 리메이크 음원 제작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최근 한 달간 발매된 리메이크 음원만 10곡이 넘는다. 신예영 ‘마지막 사랑’(1999, 박기영), 최유리 ‘그대 행복에 살텐데’(2002, 리즈) 등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 인기를 끌었던 ‘Y2K 감성’ 곡들과 김연지 ‘가슴으로 운다’(2011, 제이세라·디셈버), 소향 ‘헬로’(2011, 허각) 등 ‘싸이월드 감성’을 품은 통하는 2010년대 초 발표된 곡들을 재해석한 곡이 절대다수다.새롭게 등장한 리메이크 음원들 대부분이 차트에서 호성적을 거두고 있다.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 멜론의 23일자 일간 차트를 살펴보면 신예영 ‘마지막 사랑’, 최유리 ‘그대 행복에 살텐데’, 양다일 ‘사랑해도 될까요’(2001, 유리상자), 김연지 ‘가슴으로 운다’ 등 4곡이 톱100 순위권에 안착해 있다. 이 곡들은 멜론 최신 발매 차트(발매 4주 내)에선 톱10 진입까지 성공했다. 최신 발매 차트 톱10 중 절반가량 리메이크 음원이라는 점이 눈길을 모은다.리메이크 음원이 쉼 없이 쏟아지자 일각에서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기도 하지만 최근 발매된 곡들의 차트 성적은 리메이크 음원을 소비하는 수요층이 여전히 탄탄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발라드, 미디엄템포 계열 리메이크 음원의 인기과 제작 열기가 계속되면서 차트를 강타했던 히트곡들뿐만 아니라 큰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스테디셀러곡들까지 리메이크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최근 발매된 리메이크 곡들의 제작 주체가 대부분 가창을 맡은 가수의 기획사가 아닌 음원 제작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전문 음원 제작사들이란 점도 눈에 띈다. 신구 세대의 취향을 모두 저격할 추억의 곡을 선별하는 음원 제작사들의 선구안과 마케팅 전략이 향상돼 리메이크 음원들이 차트에서 존재감을 발휘하는 현상이 지속하고 있다는 분석이다.차트에 진입한 인기곡 중 최유리 ‘그대 행복에 살텐데’는 미스터리프랜즈스튜디오가 진행하는 ‘일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만들어졌다. ‘아티스트의 18번, 대중의 18번을 리메이크한다’는 콘셉트의 음원 프로젝트다. 양다일 ‘사랑해도 될까요’와 김연지 ‘가슴으로 운다’는 SNS 이용자들이 의견을 반영해 가창자를 택하는 방식의 음원 프로젝트인 ‘방구석 캐스팅’을 진행하는 바이포엠스튜디오가 제작했다.신예영 ‘마지막 사랑’기태 ‘그대가 내 안에 박혔다’음반을 구매해주는 든든한 팬덤이 존재하는 아이돌 가수들과 달리 음원으로 승부를 봐야 하는 발라드, 미디엄템포 계열 가수들에게는 한 곡을 담은 싱글을 제작하는 것조차 부담스러운 일이다. 곡비, 녹음실비, 세션비, 믹싱·마스터링비 등을 포함해 한 곡을 제작하는 데에만 약 500~1000만원 정도가 들어간다. 반면 음원 제작사 주도 리메이크 음원 프로젝트에 가창자로 참여하면 한 곡을 제작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만큼의 가창료를 받을 수 있고, 계약에 따라 음원 수익도 일부 나눠가질 수 있다. 가수들이 자신의 신보 제작만큼이나 리메이크 음원 프로젝트에 열성적인 이유다.음원 제작사들도 아티스트 IP를 확보하지 않고도 ‘음원 파워’를 갖춘 아티스트가 참여한 음원을 제작해 저비용 고효율로 히트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리메이크 음원 제작은 매력적인 카드다. 뿐만 아니라 리메이크 음원은 원곡 작곡가들에게도 음원 수익이 돌아가는 구조라 리메이크 승인 또한 수월하게 이뤄질 수 있다.윈-윈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길인 만큼 올해도 리메이크 음원 제작이 활발하게 이뤄져 발라드 시장을 주도할 것이란 관측이다. 비교적 최근 발표곡인 2010년대 후반 곡들까지 리메이크 대상이 되고 있다는 점도 또 하나의 주목 포인트다. 순순희 멤버 기태는 황치열의 2018년 발표곡 ‘그대가 내 안에 박혔다’를 재해석한 음원을 지난 23일 공개했다. 2월 3일에는 어쿠루브의 2018년 ‘헤어지던 밤’의 보라미유 가창 버전이 발매된다.
2023.01.26 I 김현식 기자
내로라 사모펀드 제치고…오스템 인수 낙점받은 비결은
  • 내로라 사모펀드 제치고…오스템 인수 낙점받은 비결은[마켓인]
  • [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믿을만한 곳이니 만나 보시죠.”지난해 1월 상장사 역대 최대 규모(2215억 원)의 횡령 사태가 터졌던 오스템임플란트(048260)는 국내외 사모펀드(PEF)운용사 사이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이들은 회사를 자신에게 매각하라며 오스템임플란트의 최규옥 회장을 찾아갔지만, 최 회장은 덴탈 산업에 대한 이해도를 바탕으로 회사의 명예를 회복시킬 적임자가 없다고 보고 완강한 거부 의사를 드러내 왔다. 메디트를 인수해 키워오던 UCK(유니슨캐피탈코리아)가 지난해 봄 협상 테이블에 앉으면서 상황은 바뀌기 시작했다. 일찍이 덴탈 산업에 대한 가능성을 알아봤다는 점은 타 운용사들과 분명한 차별점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특히 보수적인 덴탈 산업 관계자들로부터 ‘진실성 있는 운용사’라는 평가가 속속 나오자 최 회장은 본격적으로 논의를 이어갔다고 한다. UCK가 내로라하는 국내외 PEF 운용사들을 제치고 인수를 주도하게 된 배경이다. 오스템임플란트 사옥 전경.◇ 최 회장 마음 연 이유 “일찍이 업계 가능성 본 UCK”25일 오스템임플란트는 국내 사모펀드운용사인 UCK와 MBK파트너스가 공동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주식회사’가 회사 인수를 위해 주식 공개매수를 진행한다고 공시했다. 공개매수가격은 19만 원으로 설정됐다. 국내외 PE들이 탐내던 오스템임플란트를 UCK 주도의 컨소시엄이 인수할 수 있던 이유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시간을 지난해 봄으로 되돌릴 필요가 있다. 횡령 사태가 터진 이후 상당수의 국내외 PE 관계자들은 오스템임플란트 문을 두드렸다. 멀끔히 양복을 빼입고 다가가 소위 ‘똑똑한 말’을 늘어놓는 이들에게 최 회장은 마음을 좀처럼 열지 않았다고 한다. 개인 치과를 운영하다 임플란트 분야를 개척해 어렵게 일궈낸 회사인 만큼, 신뢰 없이는 경영권을 넘길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하지만 지난해 봄, UCK가 협상 테이블에 앉으면서 상황은 바뀌기 시작했다. 국내외 PE들이 잘 건드리지 않았던 덴탈 산업에 일찍이 투자하며 업계 사정을 훤히 파악하고 있다는 점과 덴탈 산업에서 쌓아온 긍정적 평판 등이 여타 운용사들과는 차별화됐기 때문이다.최 회장이 가장 높이 산 것은 덴탈 산업에 대한 UCK의 혜안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 전언이다. UCK는 국내외 치과 업계에서 구강 스캐너 사용률이 10% 안팎이던 지난 2019년 치과의료기기 산업에도 디지털 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하고 3D 구강스캐너 기업인 메디트의 경영권을 인수했다. 당시 메디트 제품은 하드웨어를 토대로 하는 경쟁사들과 달리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기술력 측면에서도 차별성이 크다고 봤다.UCK의 이러한 예상은 적중했다. 3D 구강스캐너 시장 규모는 2022년 1조3250억 원 수준에서 2026년 약 2조2525억 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UCK가 인수 3년도 되지 않아 메디트의 기업가치를 대폭 끌어올렸다는 점 또한 플러스 요소로 작용했다. 실제 메디트는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을 앞세운 덕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쟁사들이 고전하는 와중에도 큰 폭의 매출 성장률을 이뤄냈다. 이러한 성장세를 바탕으로 UCK는 지난해 말 메디트를 MBK에 2조4000억원에 성공적으로 매각하기도 했다.[그래픽=이데일리 김다은]◇ 스마트한 결정도 한 몫…성공 여부는 지켜봐야투자은행(IB) 업계에선 UCK가 동북아 최대 사모투자운용사인 MBK를 이번 딜에 끌어 들였다는 점 또한 ‘신의 한 수’라는 평가를 내린다. 메디트를 인수하는 등 헬스케어와 덴탈 산업 투자를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어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데다 인수금융 없이도 자금 동원이 가능한 몇 안 되는 토종 운용사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과 일본, 북미 등 MBK가 갖춘 글로벌 네트워크는 오스템임플란트의 장기적인 성장을 지원해줄 수 있다는 점 또한 플러스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우리나라에서 공개매수 성공 사례가 많지 않은 가운데 이를 성사시켜야 한다는 점은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UCK 컨소시엄이 설정한 공개매수가격은 공개매수일 이전 1개월 및 3개월 간의 평균종가(13만5631원, 12만5948원)에 각각 40%와 51%의 프리미엄을 적용한 가격이다. 주요 증권사들이 제시한 목표주가 중 최고가 수준이기도 하다.하지만 매수 세력이 몰리면서 주가가 공개매수 이상으로 오를 경우엔 시나리오가 자칫 달라질 수 있다. 공개매수 매력도가 떨어지는 만큼, 주주들이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본시장 관계자들은 다만 이번 공개매수가 최대주주의 지분을 인수할 때 통상 적용되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모든 소액주주들에게 동일하게 제공하는 이례적인 케이스인데다 전체발행주식의 15.4% 이상만 공개매수에 응하면 되기 때문에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2023.01.25 I 김연지 기자
인도에 VC 자금 우르르…2023년 전망도 '맑음'
  • 인도에 VC 자금 우르르…2023년 전망도 '맑음'
  • [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금리 인상 여파로 국내외 벤처캐피탈(VC)들이 보수적인 투자 기조를 이어가는 가운데 인도에 대한 관심은 유독 뜨겁다. 선진국에 비해 기업들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은 낮지만, 성장 가능성은 높아 글로벌 VC들의 이목을 끌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투자사들을 중심으로 ‘인도 대망론’이 확산하고 있는 배경이다.사진=픽사베이 갈무리◇ 경기침체에도 이 국가엔 자금 쏜다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딜룸과 런던앤파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안도는 글로벌 투자사들로부터 총 241억 달러(약 30조 원)를 조달하며 미국과 중국, 영국에 이어 네 번째로 가장 많은 투자금을 모집했다. 지난해 글로벌 투자가 전년 동기 대비 33% 떨어진 4852억 달러(약 600조 원)로 대폭 줄어든 상황에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지난해 인도 투자액 중 절반에 달하는 금액은 인도 IT 산업의 중심지인 벵갈루루 기반의 테크 회사들에 투자됐다. 예컨대 인도의 에듀테크 기업인 바이주는 지난해에만 8억 달러를 조달했고, 인도판 배달의 민족인 스위기는 7억 달러를 조달하며 몸집을 부풀렸다.인도에 대한 글로벌 투자사들 관심은 이미 수 년전부터 이어져왔다. 아시아 투자에 목이 말랐던 글로벌 VC들은 과거 ‘성장 잠재력’을 이유로 중국에 속속 투자해왔으나 중국 정부가 기술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투자를 멈췄다.이들이 새롭게 눈을 돌린 곳은 경제 성장 전망이 밝은 인도다. 글로벌 금융정보기관인 S&P 글로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30년까지 인도 경제는 연평균 6.3%씩 성장해 일본과 독일을 제치고 세계 3위의 경제 대국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고도성장으로 중산층 규모가 빠르게 성장하며 자체 소비시장도 커질 것이란 주장도 제기된다. 이르면 주요 20개국(G20) 중 가장 큰 소비국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 뒤따른다.정부 차원의 스타트업 육성 및 지원책도 빛나고 있다. 코로나19 기간 테크 기업 때리기에 나섰던 중국과 달리 인도는 정부 차원에서 테크 스타트업 지원책을 펼쳤다. 그 결과 인도 내 온라인 서비스 인프라는 빠르게 성장했고, 지난 2021년 한 해동안 무려 42곳의 유니콘이 탄생하기도 했다. 인도 정부의 해외 투자자 유치 활동도 괄목할 만 하다. 인도 정부는 앞서 경제 규모를 오는 2025년까지 5조 달러로 키우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글로벌 VC을 자국으로 초청해 스타트업 로드쇼를 진행하고, 현지 투자자 커뮤니티와의 네트워킹을 주선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사 함박웃음, 2023에도 투자 온고잉일찍이 인도 시장에 진출한 기관 투자사들은 함박웃음이다. 지난 2008년 1호 펀드를 출시하며 인도 시장에 진출한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법인은 설립 당시 2000억 원이었던 수탁액을 100배 이상 확대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인도법인 수탁액은 약 21조 원에 달한다. 회사는 지난 2019년 인도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고 지주사 체제로 전환해 펀드 운용뿐 아니라 부동산 대출과 벤처캐피탈, 자산관리 서비스까지 사업범위를 확장했다. 이달 초에는 인도 법인을 통해 인도 뭄바이에 있는 대형 물류센터에 210억 원을 투자하기도 했다.일부 투자사들은 인도 스타트업 투자를 위해 펀드도 속속 결성한다. 대표적으로 일본 최대 VC 중 하나인 인큐베이트는 인도 스타트업 투자를 위해 850억 원 규모의 펀드를 설립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올해에도 인도에 대한 글로벌 투자사 관심은 증폭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해외 VC 관계자는 “신흥국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늘어나면서 글로벌 VC뿐 아니라 연기금도 관련 투자를 늘리고 있다”며 “이들 중 인도는 생산 가능 인구 비율이 높고 유니콘 기업 성장 속도 등이 가팔라 투자 논의 시 꼭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국가”라고 말했다.
2023.01.23 I 김연지 기자
비트코인 반등기?…채굴업체 주목하는 투자사들
  • [마켓인]비트코인 반등기?…채굴업체 주목하는 투자사들
  • [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비트코인 반감기가 2024년으로 다가온 가운데 비트코인 채굴 기업들에 대한 국내외 투자사들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반감기란 약 4년 주기로 전체 발행량이 제한된 비트코인의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시기로, 통상 비트코인 공급 압박으로 가격이 오르는 경향을 보인다. 비트코인이 본격적인 상승세를 타기에 앞서 일찍이 알짜배기 채굴기업을 발굴해 투자를 늘리자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사진=픽사베이 갈무리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캐나다 기반의 비트코인 채굴기업인 파워는 이달 안으로 920만달러(약 114억 원) 규모의 시리즈A 라운드를 마감한다. 회사가 이번 라운드를 통해 인정받은 기업가치는 약 1852억5000만원 수준이다. 이번 라운드에는 해외 전통 기관 투자사들과 국내외 크립토 벤처캐피탈(VC)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파산 위기에 놓인 일부 채굴기업들과 달리 재무구조가 탄탄하고,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에너지 산업의 효율성 개선에 많은 기여를 한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줬다. 채굴기업에 대한 관심은 비트코인 가격이 대폭 떨어졌던 지난해에도 이어졌다. 예컨대 지난해 10월엔 비트코인 채굴기 관련 프로세서를 개발하는 패브릭시스템스도 해외 메타플래닛과 8090파트너스 등으로부터 1300만달러(약 160억5500만원) 규모의 초기 투자를 유치했다. 회사는 액체 냉각 비트코인 채굴기와 영지식증명 등 암호 알고리즘용 컴퓨터 프로세서 개발에 나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투자사들은 패브릭 비트코인 채굴기의 에너지 효율성과 저렴한 비용 등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전해진다.채굴(mining)이란 전기 에너지를 컴퓨터 연산능력으로 바꿔 네트워크 방화벽을 유지하는 작업으로,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필수 불가결한 조건으로 꼽힌다. 쉽게 말해 블록체인상 일어나는 모든 거래의 정확성을 확인하고 네트워크상에 있는 모든 참여자들이 해당 원장을 열람할 수 있도록 하는 목적으로 이뤄지는 작업이다.앞으로도 채굴기업에 대한 국내외 투자사 관심은 커질 것이란 게 관련 업계 전언이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비트코인 채굴 관련 기업에 전문적으로 투자하기 위한 ‘비트코인 마이닝 펀드’가 결성된지 오래”라며 “최근 들어서도 이러한 펀드를 결성하기 위해 크립토 VC 등이 전통 금융권과 손잡고 자금을 모집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국내 가상자산 투자사 ‘트리니토’의 유주용 공동대표는 채굴기업 투자가 오히려 기회라는 점을 짚었다. 그는 ▲ 비트코인과 디지털 자산의 등장은 지난 반세기간 이어진 디지털 대전환의 연장선이라는 점과 ▲ 비트코인 채굴에서 신재생 에너지 활용 비중이 높다는 점 ▲ 채굴산업에 사이클이 존재하며 구성원 핵심역량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는 점을 들며 “이 세 가지 요소를 충족할 경우 채굴기업에 대한 투자는 매력적인 기회”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채굴장비는 휴대성이 높고 생산 결과물인 비트코인은 세계 어디서든 같은 값에 팔린다”며 “결과적으로 송전선과 변전소 등 전력 그리드 인프라의 제약 없이 세계 어디든 저렴한 에너지를 찾아내는 것이 채굴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크립토가 가진 잠재력을 진정 끌어낼 수 있는 새로운 시도는 계속되고 더 많은 가치가 디지털 플랫폼 위에 올려질수록 비트코인의 가치는 높아질 것”이라며 “여기에 신재생 에너지 활용 비중이 높아 에너지 산업의 효율성 개선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는 잠재성 높은 산업”이라고 덧붙였다.
2023.01.22 I 김연지 기자
"투자제안을 미끼로"…대기업 카피캣에 투자업계 씁쓸
  • [마켓인]"투자제안을 미끼로"…대기업 카피캣에 투자업계 씁쓸
  • [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미국 세계 가전 전시회(CES)에서 맞춤형 영양제 디스펜서와 관련 건강 관리 플랫폼을 공개한 롯데헬스케어가 국내 한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를 베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투자 업계도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오늘 내일의 일이 아닌 대기업의 스타트업 카피캣(copycat, 시장에서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있거나 잘 팔리는 제품을 그대로 모방해 만든 제품) 논란이 관련 스타트업들의 성장을 저해하기 때문이다. 스타트업이 투자 유치 시 단순한 자금 확보보다는 성장에 초점을 두고 양질의 투자자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는 배경이다. 사진=셔터스톡 갈무리◇ 투자 명목으로 접근…끝나지 않는 베끼기 의혹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기업의 스타트업 ‘카피캣’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가장 최근 논란에 휩싸인 곳은 롯데헬스케어다. 전날 헬스케어 스타트업 알고케어는 전날 “1년전 투자 및 사업 협력을 제안했던 롯데헬스케어가 사업 아이디어를 베껴 제품을 개발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투자 논의 과정에서 롯데헬스케어가 알고케어 제품의 작동원리와 구조, 사업모델 관련 의료법, 마케팅 관련 주요 포인트, 제품의 특허 등 지식재산권 정보 등을 요구했다는 점을 들며 “투자 및 사업협력을 명목으로 우리가 개발 중이던 제품과 사업 전략 정보를 획득했다”고 했다.롯데헬스케어 측은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알고케어와 접촉한 것은 맞지만, 이미 해외에서 널리 쓰이는 일반적 아이디어를 토대로 제품을 출시했다는 설명이다.대기업의 스타트업 아이디어 및 기술 도용 논란은 해묵은 문제로 꼽힌다. 실제 그간 우리나라에선 통신사와 포털 등 수많은 대기업이 관련 논란으로 곤욕을 치렀다. 예컨대 스마트홈 플랫폼을 출시했던 국내 A 통신사는 한 스타트업에서 선보인 앱의 UI·UX를 표절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해당 스타트업은 A 통신사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전제로 업무협약 제안을 받았던 곳이다.업계 한 관계자는 “투자를 유치해 몸집을 키우는 스타트업 입장에서 대기업의 제휴 혹은 투자 제안은 유혹적일 수밖에 없다”며 “요즘과 같이 투자 유치가 어려운 상황에서는 스타트업들이 이러한 유혹을 뿌리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스타트업, 성장 도울 조력자 가려낼 눈 필요”VC 업계에선 이번 사태로 스타트업들이 향후 투자를 유치할 때 자금만을 보기보다는 성장에 초점을 두고 양질의 투자자를 선택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동성이 풍부했을 당시 스타트업들이 투자사를 고른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었다”며 “현재는 시장 상황이 많이 바뀌었지만, 이번 사태로 스타트업들은 투자사가 사업 성장에 있어 어떤 서비스를 지원하고 시스템을 제공해줄지 등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재무적 투자를 우선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국내 한 투자사 대표는 “전략적 투자를 통한 사업지원에 흔들릴 것이 아니라 재무적 투자를 우선 검토하라고 권할 수밖에 없다”며 “누군가 사업제휴와 지원, 협력을 투자의 미끼로 이야기할 경우, 투자는 투자 논리로, 협력·제휴·거래는 비즈니스 논리로 구분해 논의에 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특허와 기밀유지협약(NDA)을 통해 이러한 사태를 사전에 방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스타트업 전문 로펌의 한 변호사는 “IT 스타트업의 경우 서비스 특성상 기술 특허를 통해 유사한 아이디어나 서비스 표절 여부를 가려내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면서도 “특허 신청 외에도 논의 시 NDA를 통해 사전에 비즈니스를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2023.01.19 I 김연지 기자
'공차 신화' UCK, 3호 펀드 1차 결성 ‘임박’
  • [마켓인]'공차 신화' UCK, 3호 펀드 1차 결성 ‘임박’
  • [이데일리 김연지 김근우 기자] 지난해 7월부터 3호 블라인드 펀드 결성에 나서온 UCK(유니슨캐피탈코리아)가 오는 2월 해당 펀드의 1차 클로징을 마친다. 탄탄한 트랙레코드를 갖춘 덕에 혹한기에도 국내외 유한책임투자자(LP)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는 만큼, 연내 멀티 클로징 형태로 9000억~1조 원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UCK는 1차 클로징을 목표로 3호 블라인드펀드 자금을 모집하고 있다. 오는 2월 6000억 원 규모로 1차 클로징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이는 지난 2019년 조성된 2호 블라인드펀드 규모(5000억 원)를 웃도는 수준이다.급격한 금리 인상 여파로 자금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도 UCK가 단시간에 신규 펀드 자금을 모집할 수 있었던 이유로는 그간 축적한 탄탄한 트랙레코드가 꼽힌다. ‘미다스의 손’으로 꼽히는 UCK는 1호 펀드를 통해 대만 밀크티 전문기업 공차를 인수, 지난 2019년 미국 TA어소시에이츠에 3500억 원에 매각하며 성공신화를 이뤘다.2호 펀드에서도 성과가 나고 있다. UCK는 해당 펀드를 통해 투자한 메디트를 지난해 동북아시아 최대 사모펀드인 MBK에 매각하며 또 한 번의 메가딜을 성사시켰다. 특히 회사는 메디트 딜을 통해 투자원금 대비 6.5배의 수익률(MOIC)을 달성하며 공차 성과(투자원금 대비 5.7배)를 뛰어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국민연금으로부터 지난해 ‘우수운용사’ 타이틀을 따낸 것도 이번 3호 펀드 자금 모집에 힘을 실어주는 요인으로 꼽힌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IRR(내부수익률) 12%를 충족한 운용사에 별도의 서류 심사 없이 자금을 출자하는 우수운용사 제도를 도입했다. UCK는 2014년 결성된 1호 펀드(3074억 원 규모)의 운용 성과를 인정받으며 우수 운용사에 선정됐다. 회사는 1호 펀드를 통해 공차와 구르메F&B, 건강기능식품 업체 에프앤디넷 등에 투자했다.3호 펀드의 최종 클로징도 무리 없이 진행될 전망이다. UCK는 현재 국내뿐 아니라 해외 LP를 대상으로도 펀드 자금을 모집 중이다. 앞서 1·2호 펀드가 국민연금, 교직원공제회 등 전부 국내 LP로 채워졌던 것과 달리 3호 펀드는 3000억~4000억 원의 자금을 해외 LP로부터 끌어온다는 계획이다.차이나 런(China Run·글로벌 투자자금의 중국 이탈 현상) 현상에 대한 반사 수혜 등으로 인해 해외 LP들의 반응도 호의적인 것으로 전해진다. ‘미드캡(중소·중견기업) 바이아웃’에 강점을 가졌다는 점 역시 뚜렷한 전략과 색깔을 선호하는 해외 LP들의 출자를 이끌어내기에 적절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23.01.18 I 김연지 기자
다올인베 인수 우협에 우리금융…매각 속도전
  • [마켓인]다올인베 인수 우협에 우리금융…매각 속도전
  • [이데일리 김연지 지영의 기자] 비(非)은행 포트폴리오를 확대를 노리는 우리금융그룹이 다올금융그룹의 벤처캐피탈(VC) 계열사 다올인베스트먼트(298870)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양사는 빠른 시일 내 실사를 거쳐 세부조건을 확정 짓는다는 계획이다.다올투자증권 본사 전경.(사진=다올투자증권 제공)17일 다올금융그룹은 다올인베스트먼트 지분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우리금융지주를 선정, 관련 바인딩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매각 대상은 다올인베스트먼트 보통주 52%로, 거래가는 실사 후 협상을 통해 1분기 내 최종 확정한다는 방침이다.앞서 다올금융그룹은 다올인베스트먼트 지분 매각을 위해 다수의 잠재적 매수자들과 협상을 진행해왔다. 이 과정에서 우리금융그룹이 시장에서 거론되는 인수가(2000억 원)보다 더 높은 금액을 제시하면서 논의에 속도가 붙은 것으로 전해진다.시장에서 거론되는 계약상 인수가는 3000억 원 안팎이다. 사안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다올금융그룹의 금융부채를 정리하는 조건이 포함되면서 우리금융 측의 실질적 매입가는 2000억 원대를 맴돌 것으로 전해진다.5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VC 계열사가 없는 우리금융그룹은 다올인베스트먼트 인수에 적극적으로 임해왔다. 다올인베스트먼트는 비금융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수 있는 알짜배기 VC 매물인데다 국내외 1200여 개 벤처기업에 2조 원 이상을 투자한 1세대 VC라는 상징성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해당 인수가 마무리되면 우리금융그룹은 성공적으로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다올금융그룹은 유동성 확보로 빠듯했던 자금 사정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다올금융그룹 관계자는 “불투명한 금융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향후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사업재편의 일환으로 계열회사 매각을 결정했다”며 “(인수가 완료되면) 유동성 우려가 말끔히 해소되고 재무구조 또한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2023.01.17 I 김연지 기자
"돈은 없고, 몸값은 지키고 싶고"…스타트업의 선택은
  • "돈은 없고, 몸값은 지키고 싶고"…스타트업의 선택은 [마켓인]
  • [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모두가 공포에 빠진 상황에서 과거 기업가치(밸류에이션)를 고수하며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방법이 아예 없던 것은 아니다. 기업가치를 깎아가며 추가 에쿼티를 조달하기보다는 대출형 투자로 대규모 희석을 막으면서도 필요 자금을 신속히 유치할 수 있었다.”지난 2020년 팬데믹 여파로 ‘궁지에 몰렸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에어비앤비가 1년도 채 되지 않아 나스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네이선 블레차르지크 공동창업자가 한 인터뷰에 남긴 말이다.네이선 블레차르지크 에어비앤비 공동창업자./사진=게티이미지2020년 초 에어비앤비는 팬데믹 풍파를 정면으로 맞으며 창립 이래 최대 위기에 놓인다. 팬데믹 여파로 여행 수요가 줄자 영업실적이 덩달아 뚝 떨어지며 상장 전 자금 조달 계획 등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다.시장 불확실성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에어비앤비는 통 큰 결정을 내린다. 약 10%의 고금리와 주식전환권리 부여 조건으로 사모펀드인 실버레이크와 식스스트리트파트너스로부터 10억달러(약 1조2398억원)의 자금을 조달하기로 한 것이다. 일각에서 ‘궁지에 몰린 회사가 위험을 무릅쓰고 자금을 조달해 급한 불 끄기에 나섰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 배경이다.그로부터 약 8개월 후 에어비앤비에 마법같은 일이 펼쳐진다. 약 1000억달러(약 108조원)의 밸류에이션을 인정받으며 나스닥에 상장한 것이다. 고금리를 물고 펀딩을 진행할 당시 밸류에이션(180억 달러)과 견주면 5배가 넘는 규모다. 실버레이크 컨소시엄도 해당 투자로 1조 원의 차익을 기록하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경기 불황 속 벤처대출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바꾸며 서로 윈-윈(win-win)하는 사례를 남긴 셈이다.◇ 미국서 일찍이 떠오른 벤처대출…스케일업 요인경기침체 여파로 글로벌 벤처캐피탈(VC)들이 투자를 꺼리는 상황에서 후속투자가 절실한 스타트업들 사이 ‘벤처대출’이 새로운 자금조달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전 라운드 대비 낮은 기업가치로 후속투자를 유치하는 대신 운용사 등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원활한 경영 활동을 전개하며 위기를 극복하자는 인식이 확산한 것이다.벤처대출이란 VC로부터 지분 투자를 받은 벤처기업에 제공되는 모든 형태의 대출을 일컫는다. 성장 단계의 기업들이 주주 지분을 과도하게 희석하지 않으면서도 전통 금융권 대비 저렴하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옵션으로 꼽힌다.이를 통해 벤처기업은 후속 지분투자 전까지의 기간을 연장할 수 있고, 지분 희석을 방지해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다. 기관들은 스타트업에게 2~5년간 대출을 해주고 이에 대한 보상으로 대출금액의 10~30% 수준의 신주인수권(워런트)를 받는다. 통상 금리는 5~15% 수준이다.우리나라에서는 다소 생소하지만, 미국에서는 다수의 기업이 성장 단계별 지분 투자 유치뿐 아니라 벤처대출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여왔다. 실제 에어비앤비와 우버, 페이스북, 구글, 스포티파이 등은 운영 초기 매출과 담보 여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벤처대출을 통해 필요 자금을 조달했다. 다우존스 벤처소스에 따르면 지난 2020년 미국에선 약 28%의 벤처기업이 벤처대출을 받았다. 중소기업연구원에서는 미국에서 스케일업(scale up, 단기간에 매출과 고용 측면에서 급성장하는 기업)이 활발한 주요 요인으로 벤처대출을 지목하기도 했다.◇ 경기침체 장기화에 벤처대출펀드도 속속세계 스타트업들이 자금 위기에 봉착하면서 벤처대출펀드를 결성하는 운용사들도 속속 모습을 드러낸다. 예컨대 싱가포르 기반의 자산운용사 ‘라이트하우스캔톤’은 최근 2000만달러(약 247억6600만원) 규모로 1호 벤처대출펀드의 1차 클로징을 마쳤다. 해당 펀드는 인도와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권 국가에서 VC 자금을 조달한 이력이 있는 성장 단계 스타트업을 지원한다. 회사 측은 올해 말까지 1억 달러(약 1238억 원) 규모로 펀드를 마감하는 것을 계획 중이다.이미 지난해부터 일찍이 벤처대출펀드 결성을 완료한 곳도 있다. 홍콩계 사모펀드인 PAG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며 이름을 알린 인도 기반의 에델바이스자산운용은 지난해 10월 약 3억 6100만달러(약 4470억3000만원) 규모로 벤처대출펀드를 결성했다. 사모펀드들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더인포메이션 등 외신에 따르면 세계 1위 사모펀드인 블랙스톤은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약 2조5000억 원 규모의 스타트업 크레딧 투자를 준비 중이다. 세계 기술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벤처대출과 후기 스타트업 메자닌 투자 등을 집행할 것이라는 설명이다.벤처펀드 결성을 추진 중인 한 외국계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벤처대출은 미국과 유럽에서 이미 50년 넘게 자리 잡은 투자 전략”이라며 “구글과 페이스북, 에어비앤비 등도 한때 경영을 원활히 전개하고 주주 지분 희석을 막는 차원에서 벤처대출을 활용한 바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에는 유망한 IT 스타트업이 즐비한 만큼, 대출형 투자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하우스가 꽤 있다”며 “침체기가 지속되는 현 시기 벤처대출의 역할은 보다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3.01.17 I 김연지 기자
카카오벤처스, 외국인과 회화 연습 '하이로컬'에 투자
  • [마켓인]카카오벤처스, 외국인과 회화 연습 '하이로컬'에 투자
  • [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카카오벤처스는 라이브 오디오 언어교환 앱 하이로컬에 프리시리즈A 브릿지 투자를 집행했다고 17일 밝혔다.사진=카카오벤처스 제공하이로컬은 외국인 친구와 소통하며 회화를 연습할 수 있는 언어교환 플랫폼이다. 학습자가 주제별로 구성된 오디오 채팅방에서 청취, 수준별 레슨, 발표, 번역 등 언어 습득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단순 반복과 암기식 회화 연습에서 벗어나 학습자 스스로 회화가 가능할 때까지 단계별 소셜 활동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현재 미국, 필리핀, 인도, 독일 중국 등 전 세계 다양한 국적의 학습자가 참여하고 있다.지난 2021년 6월 출시된 이후 해당 서비스는 언어교환 분야 앱(구글플레이스토어, 앱스토어) 글로벌 3위를 기록했다. 일 평균 사용자는 1만 7000명으로 하루 동안 앱 내에서 이뤄지는 평균 대화 시간은 1만 1500시간에 달한다. 앱 재실행 빈도는 20% 수준이다. 이용자 간 네트워크 효과로 채팅량과 오디오 사용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하이로컬은 이번 투자 유치를 기점으로 인재 채용과 서비스 고도화에 나설 계획이다. 인공지능과 딥러닝 기반 언어 예측모델(GPT-3), STT(Speech to text)를 연동해 언어교정과 개인 맞춤형 콘텐츠 추천 기능을 추가하고 언어 학습을 위한 최적의 환경을 구축할 예정이다. 조현익 카카오벤처스 선임 심사역은 “하이로컬은 언어 습득의 필수요소인 ‘소셜’이라는 넛지와 빠른 실행력을 강점으로 한 팀”이라며 “세계 시장에서의 확장성과 성장 가능성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윤정호 하이로컬 대표는 “소셜 커뮤니티와 에듀테크를 융합한 하이로컬은 레드오션이라고 불리는 에듀테크 시장에서 분명한 차별점이 있을 것”이라며 “언어를 매개로 사람을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통해 누구나 전 세계인을 친구로 만들고, 문화를 교류하며 지속적인 언어 학습이 가능한 서비스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2023.01.17 I 김연지 기자
 디지털 헬스케어 빛난 한 주…·아토머스·코어무브먼트 투자 유치
  • [VC’s Pick] 디지털 헬스케어 빛난 한 주…·아토머스·코어무브먼트 투자 유치
  • [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이번 주(1월 9일~13일)에는 전자상거래와 인공지능(AI), 뷰티 등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이 벤처캐피털(VC)과 액셀러레이터(AC)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특히 디지털헬스케어 플랫폼사들이 투자자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사진=이미지투데이)◇ 앱으로 멘탈관리 ‘아토머스’멘탈케어 플랫폼 ‘마인드카페’ 운영사인 아토머스는 롯데헬스케어와 삼성벤처투자로부터 60억 원 규모의 브릿지 투자를 유치했다. 아토머스의 누적 투자액은 약 350억 원으로 국내 멘탈헬스 업계 최대 규모다.‘마인드카페’는 150만 명의 회원 수를 보유한 심리상담 플랫폼이다. 월간 활성사용자(MAU)와 평균체류시간, 전문가 보유 수, 매출액, 누적 투자액 등 부문에서 국내 1위 멘탈케어 플랫폼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투자사들은 혹한기를 맞은 가운데 아토머스가 매출액을 비롯한 각종 지표에서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아토머스는 앞으로 온·오프라인 연계 사업 강화, 정신 질환 특화 비대면 의료 확장, 멘탈 헬스케어 기술 R&D, 해외 진출 등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멘탈헬스 생태계 구축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수중 전자근육자극 트레이닝 ‘코어무브먼트’코어무브먼트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과학기술지주, 에트리홀딩스로부터 4억 원 규모의 프리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코어무브먼트는 수중 EMS(전자근육자극) 트레이닝 제품을 개발한 헬스케어 피드백 하드웨어 제조 전문기업이다. 미세전류를 통해 근육의 회복과 강화를 돕는 EMS 기술을 기반으로 한 엘머스(ELMUS) 서비스를 제공한다.투자자들은 엘머스 서비스의 성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다. 코어무브먼트가 사용자의 건강 상태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다방면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초고령화 시대에 차별화된 중요 기술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코어무브먼트는 이번 투자금을 활용해 제품생산을 위한 공장구축과 원자재 구입, 임상 연구, 제품 인증, 신규 제품 및 서비스 개발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학술테크 ‘플루토랩스’학술테크 스타트업 플루토랩스는 HGI와 JB인베스트먼트, 포스코기술투자, 서울투자파트너스, 비하이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45억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플루토랩스는 ‘싸이냅스(Scinapse)’라는 AI 기반의 연구자 중심 논문 분석 및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해외 접속 사용자의 수는 2022년 기준 135만 명 이상이다. 투자사들은 플루토랩스의 역량을 높이 평가했다. 연구자들이 나날이 쌓이는 과학기술 지식 중에서 필요한 부분을 정확하게 찾을 수 있도록 검색 환경을 개선했다는 설명이다. 플루토랩스는 이번 투자 유치로 논문 내 정확한 연구 정보를 포함하는 검색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성과관리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레몬베이스’성과관리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를 개발·운영하는 레몬베이스는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와 카카오벤처스, 본엔젤스 등으로부터 7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레몬베이스는 기업들이 ‘지속적인 성과관리’를 손쉽게 운영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다면평가를 운영할 수 있는 ‘리뷰‘, 목표를 공유하고 진척도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목표’, 1:1 대화 내용을 기록할 수 있는 ‘1:1 미팅‘, 인정 감사 등의 메시지를 수시로 주고받을 수 있는 ‘피드백’ 등 제품을 통해 적절한 툴 없이는 시도하기 어려운 주기적인 평가와 상시 목표관리, 1:1 미팅, 수시 피드백 등의 제도 운영을 돕는다.투자사들은 레몬베이스의 성장성을 높이 평가했다. 단순히 인사관리 도구를 제공하는 것이 아닌, 회사에서 사람들이 일하는 방식을 혁신적으로 바꿀 것이라는 설명이다.
2023.01.14 I 김연지 기자
“자체 수익 없으면 폐업”…절벽으로 내몰린 세계 스타트업
  • “자체 수익 없으면 폐업”…절벽으로 내몰린 세계 스타트업[마켓인]
  • [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세계 경제가 쉽게 회복되지 못하는 가운데 이르면 2024년 상반기까지 글로벌 스타트업들의 폐업 사례가 급격히 늘어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돈줄이 마른 글로벌 벤처캐피탈(VC)이 자체 수익을 내지 못하는 스타트업에는 추가 투자를 하지 않는 등 ‘옥석 가리기’에 나선 만큼, 스타트업들이 생존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12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VC로부터 투자금을 유치한 전 세계 스타트업 중 지난 한 해동안 파산을 신청하거나 폐업한 곳은 지난달 15일까지 868곳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1년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어 약 1만 6500곳의 신규 스타트업이 생겨났지만, 지속적인 투자 유치에 실패하면서 ‘죽음의 계곡(Death Valley, 기술 개발은 성공했지만 자금 부족으로 사업화 단계에서 겪는 위기 구간)’에 도달하기도 전 폐업한 스타트업이 즐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치북에 따르면 스타트업 파산 및 폐업은 지난 2016년 이후 매년 1000여개 안팎으로 기록되어 왔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 2~3년간 높은 밸류에이션을 인정받으며 시장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업체들의 줄파산 및 폐업이 이어졌다. 가능성으로 투자를 유치하며 급격히 몸집을 불린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탄탄한 기초체력과 질적 성장에 대한 요구가 이어지자 일부 업체들이 휘청하는 것으로 분석된다.예컨대 기업가치가 9조 원에 이르렀던 자율주행 스타트업 아르고AI는 지난해 10월 말 폐업했다. 아르고AI는 포드와 폭스바겐 등으로부터 총 36억 달러(약 5조 원)를 투자받은 곳으로, 구글 웨이모와 GM 크루즈 등과 함께 자율주행 선두주자로 손 꼽혀왔다. 하지만 뚜렷한 수익 모델을 찾지 못하면서 결국 문을 닫았다.파키스탄의 우버로 불리던 모빌리티 스타트업 에어리프트는 경기 침체에 따른 자금 조달 실패로 지난해 7월 폐업했다. 앞서 회사는 시리즈B 라운드를 통해 1060억 원을 조달한 바 있다.가상자산 기업들의 서비스 종료도 이어졌다. 뱅크런(bank run, 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던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FTX는 지난해 11월 미국 델라웨어주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회사 부채만 최대 66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약 10년 업력의 가상자산 결제기업 와이어는 이달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가상자산 약세장이 1년 이상 지속된 데다 최근 FTX까지 무너지며 타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피치북은 이르면 2024년까지 스타트업들의 파산 및 폐업 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세계 VC들은 그간 풍부한 유동성에 자생력이 없는 스타트업에도 투자해왔다”며 “투자 이후 자체 수익을 내지 못하는 스타트업들은 밸류에이션 조정을 통해 겨우겨우 절벽 위에 서있는 상태”라고 했다. 이어 “최근까지는 가상자산 업계에서 줄파업이 이뤄졌지만, 분야와 상관없이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는 스타트업들의 폐업 비율이 앞으로 극적으로 치솟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2023.01.13 I 김연지 기자
고팍스 품겠다는 바이낸스…인수까지 '첩첩산중'
  • [마켓인]고팍스 품겠다는 바이낸스…인수까지 '첩첩산중'
  • [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와 국내 5대 거래소 고팍스간 인수 협상이 한창인 가운데 실제 고팍스가 바이낸스 품에 안기기까지 첩첩산중이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금융당국에서 해외 기업의 우회적 진출을 반기지 않는데다, 인수 협상을 매끄럽게 가져가기 위해선 고팍스에 투자해온 기존 주주들을 설득해야 하는데 이 과정마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사진=바이낸스 홈페이지 갈무리◇ 고팍스 구원투수 나선 바이낸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고팍스와 바이낸스는 인수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인수 대상은 이준행 고팍스 대표 지분 41%로, 바이낸스 측은 지난달 투자의향서를 제출하고 실사를 마쳤다. 투명한 운영 등으로 가상자산 거래소 평가기관 ‘크립토컴페어’로부터 최고 등급을 부여받은 고팍스는 지난해 11월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FTX가 파산하면서 재정 위기에 봉착했다. 고팍스는 가상자산을 맡기면 그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는 자체 예치 서비스를 운영해왔다. 고파이 자금운용은 FTX 계좌를 활용하던 미국 가상자산 대출업체 ‘제네시스 트레이딩’이 관리해 왔는데, FTX가 파산하면서 자금이 묶였다. 제네시스 측은 이에 자금 상환을 중단했고, 고팍스도 제네시스로부터 고파이 예치금을 돌려받지 못하게 되면서 이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게 된 것이다.그런 가운데 구원투수로 등장한 곳은 한국 진출을 염원해온 바이낸스다. 은행 실명계좌를 확보한 국내 거래소를 비교적 저렴하게 인수해 한국에 진출하는 발판으로 삼을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이다.◇ 기존 주주 설득부터 당국 눈치까지…첩첩산중양측 합의가 원활하게 마무리되었다 해도 넘어야 할 산은 첩첩산중이다. 우선 인수 협상이 매끄럽게 흘러가기 위해서는 고팍스에 기투자한 주주들을 설득해야 하는데, 바이낸스가 제시한 인수가로는 합의가 어렵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IB 업계 한 관계자는 “바이낸스 측에서 인수가로 제시한 금액은 그간 고팍스의 밸류에이션으로 거론됐던 수치와는 괴리감이 매우 크다”며 “(투자했던 때보다) 낮은 밸류로 매각되는 것을 반기는 투자사가 어디 있겠느냐”고 말했다.업계 또 다른 관계자도 바이낸스가 제시한 밸류를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며 “합리적 수준에서 (밸류에이션을) 조정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실제 고팍스는 지난해 5월 미국 DCG와 스트롱벤처스, Z벤처캐피탈(ZVC), KB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300억 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하며 3700억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업계에 따르면 바이낸스가 제시한 인수가는 고팍스의 당시 기업가치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바이낸스를 바라보는 금융당국 시선이 곱지 못한 만큼, 바이낸스 측에게도 숙제는 남아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바이낸스의 고팍스 인수를 법적으로 제재할 방법은 없지만, 당국에서는 해외 기업이 우회적으로 한국에 진출하는 것을 반기지 않았다”며 “무엇보다 미국 금융당국이 바이낸스의 자금세탁 혐의를 수사하고 있는 점도 참고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바이낸스가 고파이 피해자 구제를 전제로 인수 카드를 내민 상황이라 이 점 또한 고려할 것”이라며 “바이낸스 측도 국내 진출 준비 차원에서 실사 이후로 준법감시 체계(compliance) 확립에 온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고팍스 측은 인수 협상과 관련해 말을 아끼고 있다. 고팍스 관계자는 “고객을 지키기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블록체인 인프라 업체와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며 “이 밖의 상황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2023.01.12 I 김연지 기자
"월가 유리천장 와르르"…글로벌 헤지펀드 대표 오른 한국계 여성
  • "월가 유리천장 와르르"…글로벌 헤지펀드 대표 오른 한국계 여성
  • [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파란 눈의 미국인 남성들로 즐비했던 10년 전 월가. 한 글로벌 헤지펀드에 피부색과 성별, 전공 분야가 아예 다른 인물이 발을 들인다. 기업 구조조정 및 파산·청산 변호사로 활동하던 이 인물은 동기들과 달리 금융·경영을 전공하지 않았고, 무엇보다 당시 업계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운 동양인 여성이라는 이유로 환영받지 못했다. 그는 남과 다르다는 점에 위축되기보다는 오히려 이를 자산으로 삼고 차별화하는 전략을 택한다. ‘미국에 사는 한국계 여성으로서 매 순간이 적응의 연속이었다’던 그는 10년에 걸쳐 회사의 운용자산(AUM) 규모를 대폭 확대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대체투자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글로벌 헤지펀드 운용사 엔트러스트글로벌 대표로 최근 임명된 한국계 여성 소피아 박 뮬렌의 이야기다. 엔트러스트글로벌의 최고투자책임자(CIO)였던 그는 지난해 9월 이데일리의 대체투자포럼(GAIC 2022) 참석차 내한해 월가의 유리천장을 깰 수 있었던 비결로 “남과 다름을 차별화하라”는 굵직한 말을 남긴 바 있다.엔트러스트글로벌의 수장이 된 한국계 여성 소피아 박 뮬렌이 작년 9월 방한해 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공동투자 전략 이끈 그녀, 대표 임명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헤지펀드 운용사 엔트러스트글로벌은 지난달 소피아 박 뮬렌 CIO를 대표에 임명했다. 한국계 여성이 수십조 원을 굴리는 월가 헤지펀드의 대표로 임명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엔트러스트글로벌은 40년 이상 대체투자를 전문적으로 다뤄온 글로벌 헤지펀드 운용사다. 선박과 항공 금융 등 운송업 특화 사모대출 뿐 아니라 헤지펀드 공동투자 전략으로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헤지펀드 공동투자는 기관투자자가 사모운용사와 손잡고 특정 비상장증권 혹은 부동산 등에 투자하는 것을 일컫는다. 기존 펀드 투자와 달리 유망하고 분석 가능한 딜만 속속 골라 투자하는 만큼, 시장 영향을 덜 받는다는 장점이 있다. 회사가 운용하는 자금은 약 200억 달러(약 30조 원)수준이다.그간 엔트러스트글로벌은 그레그 하이모비츠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를 필두로 최고투자책임자(CIO),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직원 200명 안팎으로 운영됐다 .조직 운영을 효율화하고, 글로벌 대체투자 분야에서 엔트러스트글로벌의 입지를 보다 강화하기 위해 ‘대표(president)’ 직책을 새롭게 만들었다.엔트러스트글로벌은 뮬렌 대표가 그간 공동투자 전략을 바탕으로 운용 규모를 키우는데 크게 일조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실제 지난 4년간 뮬렌 대표는 공동투자팀을 이끌며 세계 기관 투자자들과 함께 비상장증권 및 부동산 등에 44억 달러(약 5조 4700억 원) 이상의 투자금을 집행했다.◇ “남과 다름을 차별화”…유리천장 시원하게 깼다뮬렌 대표는 동양인 여성으로서 글로벌 헤지펀드의 C레벨까지 오르면서 월가 유리천장을 시원하게 깼다는 평가를 받는다. 뮬렌 대표는 지난해 9월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월가 입성 당시 느꼈던 소외감을 공유하며 “남들과 다르다는 사실에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이어 “나는 이미 (겉모습부터) 다르다는 이유로 모두에게 주목받았고, 이를 장점으로 삼아 차별화했다”며 “‘다름’은 나의 큰 자산”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 예제로 엔트러스트글로벌 입사 당시 면접에서 오간 질문을 들었다. 당시 면접에서는 ‘로스쿨을 나온 사람으로서 금융 업무를 담당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이 오갔다. 변호사 출신인 뮬렌은 당시 “금융을 전공한 사람들은 시장 정보를 분석하고 그에 따라 결정을 내린다”며 “로스쿨은 복잡한 정보를 처리하고 이를 서면과 구두 형식으로 정제해 의사소통하는 법을 가르치는데, 이는 금융에도 적용할 수 있는 방식인데다 다른 사람은 가지지 못한 나만의 스킬”이라고 피력했다고 한다. 다르다는 점이 오히려 남들이 가지지 못한 ‘역량’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셈이다.뮬렌 대표는 이번 대표 승진과 관련해 “엔트러스트글로벌이 대체투자의 글로벌 리더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입지를 강화할 것”이라며 “이번 승진은 젊은 여성들도 업계에서 리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2023.01.10 I 김연지 기자
우리금융그룹, 1세대 VC 다올인베 3000억원에 인수
  • [단독]우리금융그룹, 1세대 VC 다올인베 3000억원에 인수
  • [이데일리 김연지 지영의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다올금융그룹의 벤처캐피털(VC) 계열사인 다올인베스트먼트(298870)(전 KTB네트워크)를 인수한다. 이로써 5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VC 계열사를 가지고 있지 않은 우리금융그룹은 비(非)은행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다올금융그룹은 유동성 위기를 극복할 수 있게 됐다.다올투자증권 본사 전경.(사진=다올투자증권 제공)◇ 다올인베 품은 우리금융, 숙원 사업 푼다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은 다올인베스트먼트 지분 52%를 약 3000억 원 수준에 인수하는 내용의 논의를 마치고 관련 작업을 추진 중이다. 다올인베스트먼트의 시가총액(3335억 원)을 기준으로 순수 시장가치는 1734억 원 수준이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높여 계약상 매각가는 높였으나, 인수 조건에 금융부채 정리가 포함되면서 우리금융 측의 실질적 매입가는 더 낮은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이번 인수전에는 미래에셋그룹과 신영증권, 유진그룹 등이 유력한 인수후보로 떠올랐으나 우리금융그룹이 시장에서 거론되는 인수가(2000억 원)보다 더 높은 금액을 제시하면서 논의에 속도가 붙었다는 것이 업계 전언이다.실제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은 지난해 연말 다올인베스트먼트 인수 관련 바인딩 투자의향서(LOI)를 작성했다. 바인딩 LOI는 ‘약속’의 의미가 강한 일반적 LOI 및 양해각서(MOU)와 달리 어느 정도 구속력이 있다. 원매자의 인수 의지가 보다 강력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는 셈이다. 구체적인 계약조건은 변경될 수 있다.우리금융그룹은 원매자들 중에서도 특히 다올인베스트먼트 인수에 적극적으로 임한 것으로 전해진다. 증권사 매물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다올인베스트먼트는 비금융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수 있는 알짜배기 VC 매물인데다 국내외 1200여 개 벤처기업에 2조 원 이상을 투자한 ‘1세대 VC’라는 상징성까지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5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VC 계열사가 없는 우리금융그룹 입장에서는 눈독을 들일 만한 매물인 셈이다. 우리금융그룹은 숙원 사업이었던 완전 민영화를 달성한 이후 증권과 보험 등 다양한 비금융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쳐왔다. 지난해 1분기부터 증권사와 VC 인수를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며 비금융 포트폴리오 확대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 급한 불 끈 다올…유동성 위기 극복다올금융그룹은 이번 매각으로 유동성을 확보, 빠듯했던 자금 사정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 통상적인 인수거래와 비교해 신속하게 매각이 이뤄진 것은 다올그룹의 유동성 위기 때문이다. 특히 다올투자증권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채 대응 압박을 받으면서 매각 시한을 앞당길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매각 진행 초기부터 우리금융을 포함해 거래 종결력이 있는 일부 후보를 선정, 더 높은 인수금액과 나은 거래조건을 제시한 곳과 집중 논의해온 배경이다.지난 3분기 말 기준 다올투자증권의 우발부채 규모는 6460억원으로, 대부분이 개발 PF 및 브릿지론으로 구성돼 있었다. 지난해 하반기에 리스크가 높은 중후순위 대출에서 부실화가 잇따라 ABCP 및 사모사채 인수 부담이 가중됐다. 특히 지난달까지 수천억원대 PF 부채 만기가 집중되면서 자금난이 상당했다는 전언이다. 연초에도 적지 않은 만기 도래 물량이 대기 중인 상황이다. 대응 여력 확보를 위해서는 현금 유입이 절실했던 것으로 전해졌다.한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다올투자증권은 자금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중요한 시기였는데, 매각으로 한숨 돌리게 됐다고 안도하는 상황”이라며 “매각 전부터 우리금융측과 다올그룹이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온 점이 딜 최종 성사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한편 다올금융그룹은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계열사를 잇따라 매각하고 있다. 그룹은 최근 다올신용정보 지분 100%를 메이슨캐피탈과 리드캐피탈매니지먼트에 매각했다. 다올신용정보는 지난 2001년 다올투자증권이 인수한 신용조사 및 추심 대행업 회사로, 1999년 설립된 나라신용정보를 전신으로 한다. 매각 금액은 130억 원으로, 메이슨캐피탈과 리드매피탈매니지먼트가 각각 50% 씩 인수하는 것으로 전해진다.IB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부터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는 새로운 매수자가 나타나는 것이 아닌 이상은 우리금융그룹이 가져가는 것이 이미 기정사실화 되어 있었다”며 “서로가 서로의 갈증을 시원하게 해결해주는 딜이었던 만큼, 속전속결로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이에 대해 “LOI를 제출한 것은 맞지만 그 이후 진행상황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다올금융그룹 관계자는 “시장에 알려진 우려와 실제 내부 사정은 다르다. 다각적인 노력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유동성과 시장 대응력을 갖춘 상황”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2023.01.07 I 김연지 기자
 ‘백 투 홈’…주거&인테리어 플랫폼 투자 유치 속속
  • [VC’s Pick] ‘백 투 홈’…주거&인테리어 플랫폼 투자 유치 속속
  • [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이번 주(1월 2일~6일)에는 실버테크와 인공지능(AI), 메타버스, 인테리어 등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이 벤처캐피털(VC)과 액셀러레이터(AC)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특히 홈스타일링을 비롯한 주거 관련 플랫폼들이 투자자들 관심을 받았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가구 구매 전 3D로 스타일링 제안…‘인테리어티쳐’프리미엄 홈스타일링 커머스 ‘인테리어티쳐’는 하나벤처스와 스트롱벤처스, BSK 인베스트먼트로부터 36억 원 규모의 시리즈B 브릿지 투자를 유치했다. 인테리어티쳐는 소비자가 가구를 구매하기 전 홈스타일링 디자이너가 3D로 프리미엄 가구 스타일링을 제안하는 커머스를 운영하고 있다.투자사들은 인테리어티쳐가 꾸준히 프리미엄 가구 구매 고객을 유치하며 매출 성장세를 유지했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실제 회사는 지난해 총 1,100건 이상의 프리미엄 홈스타일링 공간의 디자인 DB 사례를 축적했다. 지난해 10월까지의 누적 매출액은 전년 누적 동기 대비 681% 성장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인테리어티쳐는 이번 투자 유치로 스타일링 서비스 범위를 확장하고 수익성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주거 구독 ‘고수플러스’월 단위 주거 구독 플랫폼 ‘독립생활’ 운영사 고수플러스는 어니스트벤처스와 코맥스벤처러스, 공명파트너스 등으로부터 10억원 규모의 프리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독립생활은 단기 거주할 공간을 찾는 이용자와 고시원 운영자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이다. 거주공간을 XR(확장션실) 기술로 보여준다.투자사들은 고수플러스가 상대적으로 디지털화에 소외됐던 고시원 시장에 변화를 이끌어낼 것으로 봤다. 실제 고수플러스는 서비스 개설 3개월만에 거래액 1억 원을 돌파하고, 현재 4만 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이번 투자를 계기로 고수플러스는 코맥스벤처러스의 모회사인 코맥스와 협력해 스마트홈 오픈 이노베이션을 추진할 계획이다.◇ 두뇌 인지 건강관리 ‘실비아헬스’두뇌 인지 건강관리 플랫폼 업체 실비아헬스는 끌림벤처스와 D3쥬빌리파트너스, DSC인베스트먼트, KB인베스트먼트프리 등으로부터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실비아는 치매 예방 및 조기 진단을 위한 인지 기능 평가·관리 프로그램과 관련 활동을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이다. 휴대전화 또는 태블릿PC를 기반으로 사용자에게 치매 예방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관련 활동을 일상생활 속에서 수행할 수 있도록 제시한다.투자사들은 인지 건강관리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솔루션을 경쟁사보다 앞서 출시하는 제품 중심적 사고 역량과 B2C·B2B·B2G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 개발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 대해 실비아헬스를 높게 평가했다. 실비아헬스는 이번 투자에서 확보한 자금을 ‘실비아’ 솔루션 안전성과 임상적 유효성을 입증하는 동시에 해외 시장 진출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 AI 최저가 검색 ‘포스트랩’딥러닝 기반의 최저가 검색 플랫폼 ‘사공사’ 운영사 포스트랩은 베이스인베스트먼트와 더벤처스, 오로라인베스트먼트, 데이타솔루션 등으로부터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사공사는 딥러닝 기반 자체 데이터 엔진을 활용해 주요 쇼핑 플랫폼의 상품 정보 및 사용자의 신용·체크카드, 멤버십, 쿠폰 등의 할인 수단 정보로 개인화된 최대 할인 혜택 조합을 제공해주는 최저가 검색 서비스다.투자사들은 포스트랩의 기술력과 사업개발 경험을 높이 평가했다. 커머스 플랫폼들이 카테고리별로 분화하고 사용자 관점에서 최저가를 찾기 위해 쓰는 시간과 노력이 역설적으로 더 커지는 가운데 포스트랩이 쇼핑 검색 행태를 혁신할 것이라는 기대다. 포스트랩은 이번 투자 유치를 계기로 카테고리 확장, 판매자별 신뢰도 기반 검색, 배송 옵션별 검색 기능 등을 제공해 사용자들이 온라인 쇼핑 시 느끼는 불필요한 절차와 불편한 요소들을 최적화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의 멋을 뷰티제품으로…미들스튜디오한국의 향을 다양한 뷰티 제품으로 표현하는 브랜드 ‘취 CHI’와 한국 문화 상품 커머스 ‘코힙’을 운영하는 미들스튜디오는 뷰티 콘텐츠 기업 위시컴퍼니와 액셀러레이터 크립톤으로부터 4억원 규모의 프리A 투자를 유치했다.미들스튜디오가 운영하는 브랜드 취 CHI는 전통 공예 장인과 협업해 한국 고유의 문화를 현대적인 콘텐츠로 새롭게 제안하는 라이프스타일 제품을 출시하는 브랜드로, 한국 각 지역의 특정 공간에서 받은 영감을 향으로 표현한다. 투자사들은 미들스튜디오의 브랜드와 제품 개발 역량을 높이 평가했다. 프레그런스 시장의 성장세가 꾸준한 가운데 한국적 감성과 스토리를 담은 K프레그런스 브랜드로 나아갈 것이라는 기대다. 이번 투자 유치로 미들스튜디오는 한국의 향과 뷰티 제품을 다양한 라인업으로 확장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2023.01.07 I 김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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