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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연금개혁의 아버지 폴 마틴…주정부 일일이 설득
  • 캐나다 연금개혁의 아버지 폴 마틴…주정부 일일이 설득
  • [토론토(캐나다)=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1990년 초 캐나다. 캐나다 정부에서 일하는 한 연금 연구원의 보고서는 캐나다 전체를 발칵 뒤집어 놓는다. 인구 고령화로 지출을 갈수록 늘어가는 가운데 자산 운용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다면 20년 뒤엔 연금 운용 자산이 모두 고갈될 것이라는 내용이 담기면서다. 이후 캐나다 자본시장에서는 국가의 기금 운용 전략을 달리해야 기금고갈을 막을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쏟아져 나온다.기금고갈 문제가 사회적으로 대두되기 시작한 지 2년 뒤인 1997년, 캐나다 국회는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법(Canada Pension Plan Investment Board Act)’을 개정한다. 캐나다는 이를 근거 삼아 정부 연금 본부에서 기금 운용 조직을 떼어내며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한다. 세계 주요 연기금으로부터 ‘롤 모델’로 꼽히는 캐나다 연금투자위원회가 탄생한 배경이다.캐나다 전 재무장관을 지낸 폴 마틴./ 사진=구글 이미지 갈무리연방정부와 10개의 주(州) 정부로 나뉘어진 캐나다에서 성공적인 연금개혁이 이뤄질 것이라고는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주에 따라 정치·행정적으로 분열된 만큼, 국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누구 한 명이 총대를 메어 관계자들을 모으고, 설득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기 때문이다. 실제 이러한 보고서가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에서도 캐나다 정치인 중 연금개혁을 진지하게 언급할 정도로 총대를 메는 인물은 단 한 명도 없었다. 폴 마틴 재무장관이 등장하면서 캐나다의 미래는 밝아지기 시작했다. 그는 “더 이상 미래 세대에게 문제를 떠넘길 수 없다”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 부채 비율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등 국가 신용등급 회복에 우선 힘썼다. 경제 상황이 궤도에 오르자 그는 모두가 우려하던 연금 정책에 손을 댄다. 정치로부터 자유롭고, 지속 가능한 연금 시스템을 꾸리기 위해 일일이 주 정부 관계자들과 시장 전문가들을 만나 의견을 모으고, 10개 주 정부 재무장관과 협의체를 구성한다. 연기금의 투자 자유도를 보장하는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법(CPPIB Act)이 탄생한 배경이다.해당 법안에는 CPP 투자범위를 주 정부의 유가증권에 한정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투자 방향을 설정할 때 국가의 경제 발전과 사회적 목표, 정치적 상황 등에 영향받지 않도록 하며 자율성과 독립성을 명확히 규정했다.일찍이 기금 운용 조직을 별도로 떼어낸 캐나다는 시름에서 벗어났다. 주식과 채권으로 이뤄진 전통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대체투자 비중을 신속히 늘린 덕에 타 연기금 대비 높은 수익률을 유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캐나다 연금투자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최근 5년간 캐나다의 연평균 수익률은 8.5%에 달한다. 10년간 연평균 수익률은 이보다 1.6% 높은 10.1%다.경기 불확실성 여파에도 선방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창궐하던 지난 2020~2021년 회계연도에 16.4%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526억 캐나다 달러(약 53조 581억 원) 규모의 수익을 창출했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우려가 짙었던 올해 상반기에는 여타 연기금과 마찬가지로 손실을 피하지 못했다. 다만 미국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11.3%)과 네덜란드 PGGM(-18%) 등에 견주면 -7.0%의 수익률을 기록한 만큼 나름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캐나다 자본시장 한 관계자는 “정치·사회적 합의를 도출한 폴 마틴 재무장관은 캐나다 연금개혁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인물”이라며 “획기적인 변화를 위해 리더십을 발휘했고, 그 결과 글로벌 주요 연기금들의 롤 모델이 됐다”고 말했다.※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2022.12.08 I 김연지 기자
법무법인 디라이트, 대전 기술 스타트업에 경영컨설팅 수행
  • [마켓인]법무법인 디라이트, 대전 기술 스타트업에 경영컨설팅 수행
  • [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스타트업 전문 로펌인 법무법인 디라이트는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의 ‘공공기술 기획형 창업지원사업’에 대한 경영 컨설팅을 수행했다고 8일 밝혔다. 여기에는 스타트업 관련 법적 이슈에 대한 강의 및 정관 작성부터 각종 계약 체결 검토 등 기업 운영 전반에 대한 법률자문 업무도 포함됐다. 특히 강의에는 △인사 △계약체결 △투자 등 창업자들이라면 누구나 고민하는 부분을 다뤘다. 법무법인 디라이트 신재훈 변호사가 경영 컨설팅 프로그램 선정 기업을 대상으로 스타트업 법률 이슈를 강연하고 있다./사진=법무법인 디라이트 제공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는 지난 2014년 출범해 중소벤처기업부와 대전시, 대기업 파트너(SK그룹)와 적극 협업으로 정보통신(ICT) 기반 혁신 아이디어를 갖춘 스타트업을 발굴·지원하는 지역 대표 창업전문기관이다. 지난해 창업지원사업을 통해 혁신기술 기반 스타트업에 대한 발굴·지원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바 있다. 디라이트 대전 분사무소장을 맡고 있는 신재훈 변호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유망 초기 스타트업들에 대한 법적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대전 지역 스타트업의 사정에 맞춰 특화된 법률 서비스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와 함께 지역 내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협업하겠다”고 덧붙였다. 법무법인 디라이트는 다양한 4차산업 기술 분야(AI, 바이오·헬스케어, ICT, 블록체인, 핀테크, 콘텐츠·미디어 등)에 특화된 로펌으로, 기술 분야 스타트업이 겪는 기술·법적 문제에 대한 법률서비스를 제공한다.디라이트는 스타트업을 위한 맞춤형 법률 자문 서비스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스타트업 PG(PRACTICE GROUP)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는 조원희 대표변호사를 비롯해 신철희 외국변호사, 최재욱, 김용하, 양재석, 안희철, 김동환, 강민경, 김나연, 김민혜, 김준년, 박정현, 원경섭, 장현지, 조선희, 최영재 변호사가 배치돼 있다.
2022.12.08 I 김연지 기자
오엔벤처투자,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자회사에 투자
  • [마켓인]오엔벤처투자,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자회사에 투자
  • [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오엔벤처투자가 젝시믹스를 운영하는 미디어커머스 기업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의 자회사에 투자했다.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은 온라인 마케팅 자회사 이루다마케팅이 오엔벤처투자에서 조성한 두 곳의 투자조합을 통해 최근 35억 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유치했다고 8일 밝혔다. 이를 통해 이루다마케팅이 인정받은 기업가치는 300억 원 수준이다.지난 2011년 패션브랜드 전문 마케팅 회사로 출범한 이루다마케팅은 높은 소비자 이해도와 브랜드 전략 수립·실행까지 한 번에 가능한 마케팅 전문성과 운영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퍼포먼스 마케팅과 미디어 광고, 통합마케팅커뮤니케이션(IMC), 브랜딩 등 경계없는 마케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종합 광고대행사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누적 3000여개의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다.투자사는 탄탄한 지표를 바탕으로 한 이루다마케팅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실제 이루다마케팅은 최근 3년간 연평균 약 60%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3분기 누적 영업이익률 38% 수준을 달성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외부 고객사 유치에 따라 기존 캡티브(Captive, 계열사) 매출 비중이 줄고, 논캡티브(Non-captive, 비계열사) 매출이 커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내년부터는 B2B 및 오프라인 마케팅(BTL) 등 신규 사업 발굴에 주력하면서 매출 성장과 함께 영업이익 80억 원을 목표하고 있다. 자체 콘텐츠 확대를 통해 기업 브랜딩과 시장 내 입지를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2022.12.08 I 김연지 기자
유동성 가뭄에 VC도 어려운데…이 나라는 달랐다
  • [마켓인]유동성 가뭄에 VC도 어려운데…이 나라는 달랐다
  • [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글로벌 경기 침체로 전 세계 벤처 시장이 주춤하는 가운데 ‘세계적 창업국가’로 꼽히는 이스라엘 기반 벤처캐피탈(VC)들이 함박웃음이다. 펀드 출자자들이 이스라엘과 같이 단기간에 유니콘 기업 수를 늘리면서 경제를 활성화하는 국가로 투자 지역을 다양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다. 영국과 아일랜드, 프랑스, 독일 등 유럽 혁신 허브로 꼽히는 국가의 VC 펀드 조달 규모가 전년 대비 줄어든 가운데 이스라엘은 이러한 추세를 거스르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2022년 12월 1일 기준 이스라엘 기반 VC 펀드는 출자자들로부터 지난해 대비 더 높은 수준의 자금을 조달했다./사진=피치북 보고서 갈무리6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피치북 등에 따르면 지난 12월 1일까지 유럽 내 186개의 VC 펀드에 총 233억 유로(약 32조 원)의 자금이 모였다. 경기 위축으로 대부분 유럽 국가의 VC들의 펀드 조달 규모가 감소한 가운데 이스라엘 기반 VC들은 지난해 대비 70.6% 늘어난 4조 원을 조달하며 선방했다. 세부적으로 영국과 아일랜드 기반 VC들이 올해 12월 1일까지 출자받은 금액은 총 58억 유로(약 8조 원)다. 이는 지난해 대비 22.6% 감소한 규모다. 프랑스는 지난해 대비 5% 감소한 54억 유로(약 7조4200억 원)를 조달했다. 다수의 VC들은 애초 목표한 규모를 밑도는 수준으로 펀드를 결성했다. 펀드 결성 수에서도 확연한 차이가 났는데, 예컨대 북유럽의 경우 펀드 결성이 완료된 건은 작년 대비 24건 줄어든 10건로 나타났다.한 달에도 수십 개의 혁신 스타트업이 쏟아져 나오는 이스라엘의 사정은 다르다. 이 국가 기반의 VC들은 총 29억 유로(약 4조 원)를 조달했는데, 이는 지난 연간 규모(약 2조2360억 원) 대비 70%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이스라엘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이유에 대해 피치북은 글로벌 기관 투자자들의 분산투자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짚었다. 출자자들이 영국과 아일랜드 등 혁신 허브에 집중투자하기 보다는 투자 지역 다양화로 분산투자를 꾀하며 리스크를 줄이려 한다는 것이다. 실제 세계 주요 기관 투자자들은 어려운 경기 상황 속 높은 수익률을 내기 위해 신흥국을 비롯한 해외 각지로 투자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R&D) 투자가 세계 1위이라는 점과 함께 기후테크 등 혁신 기술을 다루는 스타트업이 한 달에도 수십 개씩 쏟아지고 있다는 점도 괄목할 만한 점이다. VC 업계 한 관계자는 “이스라엘에서는 혁신 기술을 다루는 스타트업이 꾸준히 탄생하고 있다”며 “최근 몇 년간 유니콘(기업가치가 10억달러 이상인 스타트업) 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초기뿐 아니라 ‘밀도있는’ 스타트업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스라엘에서 유니콘 기업은 최근 2-3년 사이 부쩍 늘어났다. 포브스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에서 2022년 현재까지 탄생한 유니콘 기업은 92개다. 20곳을 겨우 넘었던 지난 2019년에 비해 4배 이상 늘었다. 유니콘 기업이 탄생할 경우 해당 기업에 발 빠르게 투자한 투자사들은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이스라엘에서 초기 투자에 이어 스타트업 규모를 키우는 스케일업 투자가 속속 이뤄지며 단기간에 유니콘이 탄생하고 있다는 점은 ‘높은 수익률로 빠르게 회수’하고 싶어하는 출자자 입장에서 플러스 요인이기도 하다.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출자자들의 이러한 행보에 대해 “경기 침체로 한 지역에 국한된 투자를 하기보다는 투자 지역과 영역(포트폴리오) 등을 다양화해 리스크를 분산하려는 움직임”이라며 “이스라엘 기반 VC들은 특히나 자국 투자를 중심으로 글로벌하게 뻗어 나가는 전략을 취하고 있어 펀드 자금 조달 측면에서 유리한 위치를 가져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22.12.06 I 김연지 기자
알토스벤처스, 노티드 운영사 'GFFG'에 베팅
  • [마켓인]알토스벤처스, 노티드 운영사 'GFFG'에 베팅
  • [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알토스벤처스는 쿼드자산운용 등과 푸드&라이프스타일 브랜드 기업 GFFG에 300억 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집행했다고 5일 밝혔다.사진=알토스벤처스 제공지난 2015년 설립된 GFFG는 푸드&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플랫폼 기업으로, 국내 도넛 열풍을 몰고 온 노티드와 햄버거 브랜드 다운타우너 등 현재까지 총 9개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에는 ‘애니오케이션’과 ‘키마스시’를 선보였으며 최근 주류 시장까지 확대해 위스키바 ‘오픈엔드’ 청담점을 오픈했다.GFFG는 국내 F&B 시장에서는 독보적으로 다양한 맛과 콘셉트를 지닌 브랜드를 출시하고 인큐베이팅하며, 온라인 바이럴을 오프라인 수요로 잇는 브랜드 플랫폼 역할에 앞장선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독보적인 푸드 IP를 바탕으로 다양한 산업과 컬래버레이션하며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GFFG의 브랜드 중 ‘노티드’의 경우, 카카오, 롯데제과, GS25, 삼성전자, 무신사, SPAO, 신한카드 등과 음식부터 굿즈, 리빙제품까지 선보이기도 했다.GFFG는 선보이는 브랜드마다 ‘핫플’로 부상하며 두터운 팬덤을 형성한 덕에 매년 2배가량의 매출 성장을 이뤘으며, 작년 매출은 약 700억 원을 기록했다.투자사들은 GFFG가 트렌드를 선도하며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이번 투자를 주도한 박희은 알토스벤처스 파트너는 “고객과 직원의 만족을 최우선가치로 여기며, 기존 브랜드의 지속성과 새로운 트렌드 발굴을 게을리하지 않는 팀”이라며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에서도 K-Food의 가능성과 가치를 증명해낼 수 있는 회사라 생각해 이번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GFFG는 이번 투자 유치를 기점으로 ▲복합문화 매장 출점 ▲신규 브랜드 개발 ▲온라인 커머스 확대 ▲고객경험 마케팅 전략에 주력할 계획이다. 나아가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두고 이를 위해 업무 환경과 조직을 재정비하고, 우수인력을 적극 채용해 사세 확장에 힘을 더할 계획이다.이준범 GFFG 대표는 “해외에서 한국의 문화 산업이 성공적으로 진출한 만큼, 오프라인 기반의 F&B 산업 역시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생각한다”며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은 첫 번째 투자를 발판 삼아 해외에 첫발을 내딛을 준비를 하는 등 신사업 영역 확대에 속도를 내고 사세 확장에도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2022.12.05 I 김연지 기자
 벼랑끝 ‘정육각’, 470억 규모 시리즈D 투자 유치
  • [VC's Pick] 벼랑끝 ‘정육각’, 470억 규모 시리즈D 투자 유치
  • [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이번 주(11월 28일~12월 2일)에는 홈트레이닝과 이커머스, 인공지능(AI), 핀테크 등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이 벤처캐피털(VC)과 액셀러레이터(AC)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특히 초록마을 인수로 자금난에 빠진 정육각이 시리즈D 투자를 유치하며 업계 이목을 끌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초록마을 인수한 푸드 스타트업 ‘정육각’정육각은 KDB산업은행과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프리미어파트너스, 캡스톤파트너스, 스톤브릿지벤처스, NH투자증권 등으로부터 470억 원 규모의 시리즈D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 유치는 정육각이 초록마을 인수로 자금난에 빠진 가운데 이뤄졌다. 앞서 3월 회사는 900억 원에 유기농 식품 전문업체 초록마을 지분 99.57%를 인수했다. 당시 정육각은 기존 주주들의 후속투자와 사내유보금, 신한캐피탈로부터 단기자금대출을 해 인수자금을 마련했다. 하지만 신한캐피탈로부터 빌린 자금을 기일(올해 7월 말) 내 상환하지 못하면서 벼랑 끝에 몰렸다. 정육각은 상환일자를 내년 4월까지로 늦추면서 급한 불은 끈 상태다.정육각은 이번 투자 유치로 기존 핵심 사업인 정육각 온라인 커머스 서비스에 집중하는 등 사업의 선택과 집중에 경영 주안점을 둔다는 계획이다. 공장 운영 효율화 등으로 재무 건전성 확보에도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온라인 홈트·소셜 디스커버리 운영 ‘엔라이즈’온라인 홈트레이닝 플랫폼 ‘콰트(QUAT)’와 소셜 디스커버리 서비스 ‘위피(WIPPY)’를 운영하는 엔라이즈는 한국투자파트너스와 대교인베스트먼트, LB인베스트먼트, 보광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125억원 규모의 시리즈 B 브릿지 투자를 유치했다.지난 2011년 출범한 IT 스타트업 엔라이즈는 ‘연결’을 기반으로 건강하고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을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인 서비스로는 운동 초보자를 위한 운동앱 ‘콰트’와 동네 친구를 찾아주는 소셜앱 ‘위피’가 있다. 구독형 홈트레이닝 플랫폼 콰트는 정식 론칭 1년만에 엔라이즈 전체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등 위피에 이어 새로운 핵심 수익원으로서 매출 확대를 견인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엔라이즈가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엔라이즈 매출액은 2020년 272억원, 2021년 345억원을 기록했다. 소통 방식이 온라인, SNS 등 비대면 채널로 전환되면서 온라인 만남이 이미 일상 속 문화로 자리 잡은 덕분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엔라이즈는 이번 투자 유치를 발판으로 콰트와 위피의 사업 확장에 힘쓸 계획이다. 콰트는 통합 버티컬 운동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디지털 체중계 패키징을 출시해 구독자들의 운동과 건강 데이터에 기반한 운동 맞춤 큐레이션 콘텐츠를 제공할 예정이다. ◇ AI 디지털 트윈 프랫폼 니어브레인AI 기반 디지털 트윈 플랫폼 전문기업 니어브레인은 포스텍 홀딩스로부터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니어브레인은 MRI·MRA 이미지 기반 뇌질환 환자의 혈관 모양 및 혈관을 통해 흐르는 혈류의 속도·압력을 예측, 해당 결과를 실시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Dr. NEAR’(닥터 니어)를 개발 중인 회사다.포스텍 홀딩스는 니어브레인이 국내 유일의 3D 뇌 혈류 예측·분석 서비스 기업으로서 관련 연구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뇌혈관 질환이 늘어나는 추세로 시장성이 기대된다는 점과 함께, 뇌혈관은 다른 수술 부위와 달리 개두 시행·절개·봉합이 어려워 니어브레인의 서비스가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진다는 점을 투자의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니어브레인은 이번 투자를 통해 소프트웨어 개발 및 사업화 과정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뇌질환 위험도 예측 기술의 높은 정확도를 실현하고 상용 서비스 출시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신경외과의를 위한 뇌 혈류 예측 서비스를 시작으로 여러 질병 예측 인공지능 모델을 만들어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을 선도할 방침이다.◇ 동물병원 이커머스 ‘베텍코리아’베텍코리아는 뉴패러다임인베스트먼트로부터 프리A(Pre-A) 투자를 유치했다. 투자액은 비공개다.베텍코리아는 의약품 유통 판매, 마케팅 등 전국의 동물병원을 경영하는 수의사들을 위해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B2B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 5월 국내 최초로 AI 기반의 동물병원 전용 이커머스 플랫폼 ‘블루벳’(Blue Vet)을 오픈해 운영 중이다.뉴패러다임인베스트먼트는 베텍코리아가 동물의약품 이커머스 플랫폼으로서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온라인 기반의 원스톱 통합구매가 가능한 블루벳 플랫폼을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면서 동물병원의 페인포인트를 정확히 공략했다는 평가다. 베텍코리아는 이번 투자 유치로 안전재고 확보 기간을 늘려 고객들에 원활하게 의약품을 공급하고, 적극적인 영업과 마케팅을 통해 입점 제약사와 동물병원을 지속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우리동네 장보기 ‘애즈위메이크’애즈위메이크는 뉴패러다임인베스트먼트와 나누리에쿼티파트너스, 스타트업리서치, 부산은행, JB인베스트먼트, HGI, 필로소피아벤처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50억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 2019년 11월 설립된 애즈위메이크는 우리 동네 마트와 마트 인근 거주민을 연결, 온라인 식료품 당일 배송 서비스 ‘큐마켓’을 운영하는 스타트업이다. 큐마켓은 중대형 오프라인 마트와 반경 3km에 거주하는 소비자들을 이어주고, 도심에 위치한 슈퍼마켓을 배송 거점으로 활용해 주문 후 내 집 앞까지 당일 배달하는 O2O 서비스다.한편 애즈위메이크는 이번 투자금으로 경력직 인재를 채용하는 등 회사의 성장자금으로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2022.12.03 I 김연지 기자
한앤컴퍼니, SKC 산업필름사업부 인수 마무리
  • [마켓인]한앤컴퍼니, SKC 산업필름사업부 인수 마무리
  • [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국내 토종 사모펀드(PEF) 운영사 한앤컴퍼니가 SKC의 필름·가공 사업 인수를 완료했다.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앤컴퍼니는 SKC가 필름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한 SKC미래소재 지분 전량을 인수하는 거래를 마무리했다. 한앤컴퍼니는 앞서 지난 6월 SKC의 필름·가공사업 지분 100%를 거래금액 1조 6000억 원에 매매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는 올해 국내 PEF가 진행한 바이아웃 인수거래 중 최대 규모 거래다. 한앤컴퍼니는 시중 금리 급등에도 금융투자업계에서 쌓은 높은 신뢰도를 바탕으로 인수 금융을 7% 초반대 금리로 자금 조달을 마쳤다.사진=한앤컴퍼니 홈페이지 갈무리SKC 필름사업부는 디스플레이와 모바일, 반도체 등 첨단 IT기기와 산업용도로 쓰이는 필름 제품을 생산한다. 산업과 광학, 포장용 산업필름 생산 분야에서 생산량 기준 세계 4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1977년 국내 필름산업을 선도해온 데 이어 현재는 스마트폰 등의 모바일 기기용 첨단 소재 개발과 제품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매출과 영업이익도 성장세다. SKC의 필름사업은 지난해 매출 1조1319억 원, 영업이익 689억 원을 달성했다.한앤컴퍼니는 이번 인수를 통해 SKC 산업필름소재 사업의 경쟁력을 높여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한앤컴퍼니 관계자는 “SKC 필름사업 인수 거래는 어려운 시기임에도 책임 있는 비즈니스에 대한 신뢰와 우호적인 투자 관계를 기반으로 한앤컴퍼니가 또 하나의 우량기업에 대한 투자를 완료했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며 “적극적 투자를 통한 친환경 기술 고도화, ESG 경영 강화 등으로 SKC 필름소재 사업의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더욱 높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 기업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2.12.02 I 김연지 기자
‘지금이 기회’…바이낸스, 韓 가상자산 거래소 군침
  • [마켓인]‘지금이 기회’…바이낸스, 韓 가상자산 거래소 군침
  • [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모두가 아니라고 할 때가 곧 기회다.”가상자산 시장이 침체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의 심상치 않은 행보를 두고 시장 관계자들이 종종 하는 말이다. 바이낸스가 대부분의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기업가치가 폭삭 주저앉은 상황을 100% 활용해 인수·합병(M&A) 기회를 노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일본에 이어 한국에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속속 포착되고 있어 업계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사진=바이낸스 미디엄 갈무리◇ 日 이어 韓 ‘힐끔’…아시아서 영향력 넓히는 바이낸스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올해 하반기부터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을 받은 국내 중소형 거래소 일부를 상대로 지분 인수를 논의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한국 시장에 진출해 가상자산 및 블록체인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사안에 밀접한 금융권 한 관계자는 “최근 들어 중소형 거래소들과의 접촉이 잦은 것은 사실”이라며 “국내 은행 계좌 확보 컨설팅 차원에서 미팅을 진행했다가 M&A 이야기가 나오며 실사 직전 단계까지 간 거래소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은행 실명계좌를 확보하지 못했더라도 블록체인 관련 신사업을 펼칠 수 있는, 즉 확장 가능성이 높은 거래 플랫폼 위주로 미팅을 가져왔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바이낸스는 올해 상반기부터 한국 진출을 꾀하기 위해 회사 관계자들을 한국에 보내며 시장 조사를 해왔다. 가상자산 업계 한 관계자는 “바이낸스는 한국에서 가상자산 거래 사업을 운영하기 위해 올해들어 국내 금융당국 뿐 아니라 은행권 관계자들과도 미팅을 꾸준히 해왔다”며 “한국에서 업무를 맡을 인재들도 일부 채용했다”고 말했다.아시아 사업 확장에 대한 바이낸스의 의지는 한국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포착되고 있다. 바이낸스는 최근 일본의 가상자산 거래소인 ‘사쿠라 익스체인지 비트코인(SEBC)’의 지분 전량을 취득하며 현지 진출을 본격화했다. 정확한 인수가는 비공개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바이낸스가 수백억 원 대를 지급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바이낸스는 이를 통해 일본에서 가상자산 중개 사업뿐 아니라 블록체인 사업까지 영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디스카운트 기회 놓칠 수 없다’…M&A 본격화바이낸스는 가상자산 시장이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던 지난 10월부터 시장 내 대대적인 M&A를 진행할 것이라고 공표해왔다. 창펑자오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0월 기업 인수 등에 올해에만 10억 달러(약 1조4200억 원) 이상을 쓸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에는 전통적인 은행 업무와 결제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회사에 주목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은행 인수뿐 아니라 지분 투자 가능성까지 모두 열어놓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바이낸스가 시장 침체기로 자금난을 겪는 기업들을 인수할 적기로 여기고 있다고 보는 모양새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ISMS를 갖춘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밸류는 수천억 원을 호가하는 등 천정부지로 뛰어오른 바 있다. 하지만 현재는 그 규모가 대폭 줄어든 상황으로, 바이낸스와 같이 자금력이 탄탄한 동종업계 기업 입장에서는 M&A로 외형을 확장하기에 좋은 시기라는 설명이 덧붙는다.바이낸스와 함께 올해 아시아 시장 분석에 나섰다가 파산 이슈로 계획을 접은 FTX만 해도 같은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앞서 FTX의 브렛 해리슨 미국 대표는 “기업 입장에서 침체기는 외형을 확장할 뿐 아니라 사업을 다각화할 수 있는 적기”라며 “M&A를 통해 국가별로 다른 규제 라이선스를 확보, 더 많은 사용자를 품을 수 있는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언급했다.일각에서는 바이낸스의 국내 중소형 거래소 인수가 이르면 내년 상반기 안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바이낸스의 M&A 사안에 밝은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바이낸스가 M&A 우선순위로 둔 조건은 터무니없이 높지 않은 밸류에이션과 시장 확장 가능성을 갖춘 거래소”라며 “지난해만 해도 프리미엄을 얹어가며 인수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기업가치가 대폭 떨어진 현재는 알맞은 밸류로 탄탄한 기업을 인수할 수 있어 적극적으로 물색해왔고, 최근들어 인수 후보를 일부 추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2022.12.02 I 김연지 기자
캐나다 시장리더 3인에 들어보니…혁신경제를 키운 건 '이것'
  • 캐나다 시장리더 3인에 들어보니…혁신경제를 키운 건 '이것'
  • [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스타트업 자금지원·이민정책(영주권)·규제혁신’‘자연의 나라’에 불과했던 캐나다가 스타트업 기반의 경제를 일궈내며 무서운 속도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캐나다 자본시장 관계자들은 특히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을 대하는 정부의 유연한 시각이 이같은 성장세를 뒷받침했다고 입을 모은다. 캐나다의 법인세율은 미국에 비해 낮은데다 국가에 도움이 되는 혁신 중소기업에게는 연방 정부 차원의 세금 혜택을 부여한다. 또 연구·개발(R&D) 자금 장기간 지원, 영주권 부여(해외 인재 유치 차원) 등도 캐나다가 갖고 있는 강점이다. 여기에 혁신 산업의 경우 스타트업과 머리를 맞대고 가이드라인을 세우는 적극성까지 더해지면서 성장에 가속도가 붙었다. 캐나다 국기./사진=픽사베이이데일리는 지난달 캐나다 밴쿠버에서 기업공개(IPO) 컨설팅을 제공하는 블루애플자산운용의 자명 대표와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 법무법인 디라이트 밴쿠버 사무소의 신철희 변호사, 캐나다 금융당국으로부터 최초의 공식허가를 받은 블록체인 기반 증권거래소 ‘핀헤이븐’의 김도형 대표 등 산업 리더들을 만났다. 이들은 모두 캐나다 정부가 산업·규제 측면에서 보인 유연함에 주목하며 북미 진출의 테스트베드로써 큰 역할을 할 것이라 내다본 캐나다 정부는 이를 100% 활용해 스타트업 기반의 경제 성장 동력을 차근차근 마련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 혁신기업 ‘전폭지원’…IPO도 ‘유연’지난달 캐나다 밴쿠버에서 만난 자명 블루애플자산운용 대표 겸 투자총책임자(CIO)는 캐나다가 해외 시장 진출에 있어 교두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캐나다 밴쿠버에 기반을 두고 있는 블루애플자산운용은 글로벌 IPO 컨설팅과 자산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투자·컨설팅사다. 이를 이끄는 자명 대표는 금융 분야에서 20여 년의 경력을 쌓은 인수·합병(M&A) 기업 컨설팅 전문가로, 한국에서는 피닉스PE를 운용 중이다.자명 블루애플자산운용 대표 겸 투자총책임자(CIO)./사진=블루애플자산운용자명 대표는 “혁신 기술을 다루는 회사의 경우, 역량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정부에서 연구·개발(R&D) 자금을 최대 90% 비율로 10년간 지원한다”며 “정부 자금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쌓으며 성장하고, 장기적으로는 캐나다 경제 성장에 이바지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셈”이라고 말했다.캐나다가 재무제표상 가치를 우선시하는 한국과 달리 회사의 미래 성장 가치를 인정하는 덕에 IPO 시장이 타 국가 대비 비교적 활발하게 돌아간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특히나 최근 나스닥이 중국을 비롯해 아시아 중소기업들의 상장 절차를 사실상 보류하면서 아시아계 기업들이 캐나다를 글로벌 IPO 시장의 교두보로 삼고 있는 실정이다. 자명 대표는 “(한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에서는) 획일화된 틀 안에서 조건을 끼워 맞춰야만 상장이 가능한 탓에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이 상장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캐나다는 회사의 기술력을 토대로 미래 가치를 높이 평가하기 때문에 다른 국가 대비 IPO가 유연한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능력 있는 한국의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들이 회사의 무형가치까지 인정하는 선진국에서 진정한 가치평가를 받고 세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블루애플자산운용의 목표”라며 “글로벌 자금조달뿐 아니라 세계적 기업과의 기술 협업을 이뤄내며 한국 기업들의 IPO 동반자로서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인재 유치 ‘확실’…봇물 터지는 해외 진출 자문캐나다에 법인을 설립하는 기업에 정부가 영주권을 부여함으로써 유능한 인재를 끌어모으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달 캐나다 밴쿠버에서 만난 법무법인 디라이트 밴쿠버 사무소의 신철희 변호사는 캐나다 정부가 운영하는 유연한 이민정책과 주(州)별로 나뉜 정부 시스템을 캐나다 경제 성장의 비결로 꼽았다. 신철희 법무법인 디라이트 밴쿠버 법인 파트너./ 사진=법무법인 디라이트캐나다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신철희 변호사는 기업 법무 변호사로 25년 이상 인수·합병(M&A)과 프로젝트 파이낸싱, 은행 및 부동산 거래, 에너지 및 자원 거래 분야에서 국제 기업을 대리하며 경험을 쌓았다. 캐나다 최대 로펌인 고울링 WLG와 BLG뿐 아니라 한국의 법무법인 태평양과 율촌을 거쳤다.신철희 변호사는 세계 기업들이 창업 시 비자에 이어 영주권을 주는 캐나다의 ‘스타트업 비자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디어가 뛰어나다면 자금이 부족하더라도 인큐베이터의 도움을 받아 비즈니스를 키울 수 있다는 점과 규제 안정성이 크다는 점도 매력 포인트라고 부연했다.특히 규제 안정성에 대해 신 변호사는 “한국과 달리 캐나다는 연방국가”라며 “스타트업 비즈니스와 관련된 규제는 주 정부에서 도맡는 경우가 많은 만큼, 정권이 바뀐다고 해서 규제가 달라지는 경우는 흔치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예컨대 현 (캐나다) 정권이 스타트업의 투자 유치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하더라도 스타트업 테크 허브 육성에 대해서는 규제가 크게 달라질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부연했다.이런 가운데 법무법인 디라이트 밴쿠버 사무소는 해외에 사무소를 개설한 타 국내 로펌과 달리 현지법을 기반으로 해외 진출을 꾀하는 스타트업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 신 변호사는 “국내 변호사가 해외에 나가 국내 업무를 유치하는 경우가 대다수인 가운데, 현지법을 토대로 현지 업무를 돕는 곳은 디라이트가 유일하다”며 “빠르게 성장하는 기술 스타트업들의 해외 진출을 위한 법률 솔루션을 제공하는 한편 현지 법률 자문역 역할을 통해 현지 합작법인 설립 및 다양한 신사업 확장을 돕는 등 포괄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 스타트업과 머리 맞대 규제혁신…신금융도 ‘꿈틀’정부 정책의 유연성은 혁신 산업군의 스타트업들이 캐나다로 몰려가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같은 시기 캐나다 밴쿠버에서 만난 김도형 핀헤이븐 대표는 “캐나다는 혁신 산업의 리스크를 두드러지게 보기보다는 이를 수용하려는 자세를 갖춘다”며 “국민이 낸 세금으로 통치(ruling)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에 봉사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모든 산업을 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핀헤이븐은 캐나다 금융당국으로부터 최초의 공식허가를 받은 블록체인 기반의 증권거래소다. 메릴린치 출신의 김도형 대표가 캐나다 밴쿠버에 설립한 이 거래소는 종이 증권을 전자화하고 거래소와 예탁결제원, 증권사 등에 분산된 증권 거래 인프라를 블록체인 기술로 단순화해 개인간거래(P2P)가 안전하게 이뤄지도록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는 글로벌 증권사 및 교육기관과 협력하며 비즈니스를 확장 중이다.김도형 핀헤이븐 대표./ 사진=핀헤이븐 제공김 대표는 규제당국을 마주했던 일화를 공유하며 “캐나다 당국은 혁신산업에 기존의 잣대를 들이대기 보다는 ‘소비자 보호’라는 원칙을 기반으로 혁신산업 리더들과 만나 이에 맞는 정책을 만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물론 원칙에 기반을 두는 만큼, 해석의 여지가 많아 시간이 걸리는 것이 현실”이라면서도 “특정 시장을 ‘어떻다’고 규정하기보다는 새로운 시장을 형성할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핀헤이븐을 비롯한 관련 산업 관계자들은 캐나다 금융당국과 약 2년 이상 머리를 맞대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의 근간이 되는 산업 가이드라인을 세웠다.캐나다가 신금융을 신속하게 수용할 수 있던 비결에 대해 김 대표는 “시장은 민간에 맡기고 전반적인 틀만 국가가 관장한 덕분”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금융 시스템을 국가가 독점하면 시장이 유연하게 흐르기도, 발전하기도 어렵다”며 “국가가 규제와 같은 틀을 만들어주면 시장 참여자들이 서로 경쟁하며 앞으로 나아가기 때문에 자연스레 발전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2.12.01 I 김연지 기자
떡잎 알아본 아주IB·솔라스타…美 티빗 엑시트에 함박웃음
  • [마켓인]떡잎 알아본 아주IB·솔라스타…美 티빗 엑시트에 함박웃음
  • [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글로벌 통신장비 제조사 시에나가 하드웨어 공급업체인 티빗커뮤니케이션을 인수하기로 합의하면서 아주IB투자(027360)가 함박웃음이다. 미국 현지법인인 솔라스타벤처스를 통해 발굴·투자해온 티빗커뮤니케이션이 뉴욕 상장사에 인수되면서 성공적인 회수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되면서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아주IB투자는 시에나의 티빗커뮤니케이션 인수로 총 누적투자의 멀티플 3배 이상에 달하는 회수 성과를 거둘 예정이다. 앞서 아주IB투자는 지난 2019년 미국 법인인 솔라스타벤처스를 통해 티빗커뮤니케이션에 400만달러(당시 약 50억 원)를 투자했고, 올해 초에도 인텔캐피탈, 스위스콤벤처스 등과 함께 약 3000만달러(약 402억 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에 참여하며 후속투자를 실행했다.티빗커뮤니케이션은 지난 2014년 설립된 하드웨어 공급업체로, 인터넷 코어망과 가입자망을 연결하는 수동형광가입자망(PON)에 사용되는 차세대 접속단말을 개발한다. 기존 광접속 솔루션 장비들은 스위치 기능이 제각기 다른 형태로 설계돼 전력소비량과 부피가 상당히 컸으나, 티빗의 솔루션은 PON기능을 손가락 크기 수준으로 축소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통신 사업자 입장에서는 티빗의 방식이 공간 또는 비용 등 면에서 효율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티빗을 인수하는 시에나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광전송 분야 리딩 업체로, 적응형 네트워크(Adaptive Network) 구축을 통해 끊임없이 변화하는 요구사항에 실시간으로 적응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티빗의 주요 전략적 투자자이기도 한 시에나는 아주IB투자에서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포함한 나머지 지분을 총 2억1000만달러(약 2912억5300만 원)에 인수할 예정이다. 시에나는 이번 인수를 통해 티빗 솔루션을 시에나에 통합하기 위해 관련 기술 개발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해당 거래는 이르면 2023년 1분기 내 완료될 것으로 전망된다.티빗커뮤니케이션의 투자를 담당했던 솔라스타벤처스의 마이클 전 실리콘밸리 지점장은 “2014년 티빗의 설립부터 유지했던 창업진과의 인연으로 초기 기술 개발 과정을 모니터링할 수 있었고 결국 PON 시장에 상당히 영향력 있을 것으로 판단해 2019년 솔라스타벤처스 실리콘밸리 지점 설립 후 첫 투자 대상으로 선정했다”며 “시에나와 같은 업계 글로벌 리더로부터 가치를 인정받아 주주 모두에게 좋은 결실을 안겨준 티빗에 감사와 축하를 보낸다”라고 말했다.
2022.11.28 I 김연지 기자
"창업하면 영주권 준다는데"…인재 블랙홀된 이 나라
  • "창업하면 영주권 준다는데"…인재 블랙홀된 이 나라
  • [밴쿠버(캐나다)=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캐나다가 단기간에 글로벌 인재와 혁신 기술을 유치할 수 있었던 데에는 세계 창업가들에게 비자를 주기 시작한 것이 주효했어요. 자원 말고는 내세울 것이 크게 없던 국가에서 생각 잘한 것이죠.”캐나다에서 아시아 기업의 법인 설립 및 투자 유치를 돕는 현지 액셀러레이터 대표와 관련 기업에 법률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법무법인 파트너가 한 말이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평화로운 단풍 나라’ 이미지에서 좀처럼 벗어나기 어려웠지만, 이제는 세계 곳곳에서 혁신 기술을 들고 와 앞다퉈 비자 심사를 받을 정도로 경제 핵심 동력이 다양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사진=캐나다 이민국 이미지 갈무리캐나다 연방 정부에서 직접 운영하는 ‘스타트업 비자 프로그램’이 세계 곳곳에서 인기다. 스타트업 비자 프로그램은 캐나다 정부가 캐나다 내 혁신 스타트업을 설립하는 창업가들에게 비자를 주고, 사업의 진행 여부에 따라 영주권을 발급하는 프로그램이다. 해당 프로그램은 지난 2013년 런칭 이후 5년간 파일럿 형태로 운영되다가 2018년 공식 시행됐다. 창업가 입장에서는 출국에 앞서 캐나다 비자를 받을 수 있는 만큼, 안정적으로 사업을 운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국가에서 승인만 받는다면 캐나다 현지 투자사 및 인큐베이터 등과 수월하게 연결되어 성장 전략을 짤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으로 꼽힌다. 통상 6개월 내 심사가 끝났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최대 32개월까지도 기다려야 승인 여부를 알 수 있을 만큼 인기가 큰 상황이다.국가 차원의 창업자 이민제도를 펼친 것은 캐나다가 세계 최초다. 혁신 기술을 다루는 글로벌 기업과 인재를 모셔올 뿐 아니라 국가 내 고용 창출, 세수 증가 등을 위해 캐나다 정부에서 ‘비자’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는 셈이다.스타트업 비자를 받기 위해서는 사업 계획서와 특정 기관의 투자 의향서, 영어 능력 시험 등이 필수적이다. 특히 (연방 정부가) 사업의 지속성과 현실성, 창의성 등을 평가하는데 최소 수개월 이상의 시간을 쏟아 붓는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이에 기술력이 확실한 한국 스타트업 및 기업들의 캐나다 이전 시도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밴쿠버 기반의 스타트업 컴퍼니빌더인 아더핸드벤처스의 이수형 대표는 “캐나다는 북미 진출에 있어 좋은 테스팅베드”라며 “산업에 따라 정도는 상이하겠지만 캐나다는 미국에 비해 경쟁이 상대적으로 덜 치열하고, 인건비를 포함한 기타 비용이 비교적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물론 주의할 점도 있다. 이 대표는 “스타트업 비자 프로그램은 캐나다 안에서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기반을 마련하는 하나의 방법”이라며 “사업적 목표 및 결정과 시너지가 나는지 검토하는 부분도 필수적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더핸드벤처스는 빠르게 변화하는 스타트업 환경에 맞춰 스타트업 사업모델의 시장성을 검증하고, 실험 기반 성장 전략을 짜는 등 컨설팅을 제공한다”며 “잠재력이 있다고 판단되는 스타트업의 경우 컴퍼니빌더 역할을 자처하는 만큼, 함께 성장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2022.11.23 I 김연지 기자
캐나다가 북미 최대 혁신허브를 구축할 수 있던 이유
  • 캐나다가 북미 최대 혁신허브를 구축할 수 있던 이유
  • [토론토(캐나다)=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캐나다 토론토의 노른자위 땅인 칼리지 스트리트. 매해 캐나다에서 가장 많은 연구 기금을 받는 최대 명문 토론토대학교를 지나 다운타운 핵심으로 진입하면 압도적인 규모와 앤틱·모던의 조화가 유독 눈에 띄는 건물이 하나 있다. 캐나다 경제의 핵심 성장 엔진 역할을 하는 곳이자, 북미에서 가장 큰 이노베이션 허브로 거듭난 마스(MaRS)다.마스 입구에서 바라본 외관[사진=이데일리 김연지 기자]약 150만 평방 피트(약 4만2155평)의 규모를 자랑하는 이곳은 지난 2000년 캐나다 토론토에 설립된 비영리단체로, 생명과학과 핀테크, 클린테크, 플랫폼 기술 등을 다루는 초기 단계부터 성장 단계의 스타트업을 지원한다. 캐나다에서 창업한 스타트업 중 50% 이상은 마스 지원을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캐나다 벤처씬에서 두드러지게 활동한다.실제 지난 2008년부터 마스로부터 지원받은 스타트업들이 조달한 자본은 106억 캐나다 달러(약 11조 원) 이상으로, 이들 스타트업이 그간 달성한 매출 총액은 71억 캐나다 달러(약 9조 5211억 원) 이상으로 집계되고 있다. 괄목할 만한 것은 자연의 나라에 불과했던 캐나다에 이들 기업들이 고임금 일자리를 창출함으로써 캐나다 국내총생산(GDP)에 대한 기여도가 껑충 뛰었다는 점이다. GDP 기여 총액은 116억 달러(약 15조 원)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만난 융 우(Yung Wu) 마스 대표는 “캐나다는 아직 전환기에 놓여 있는 국가”라며 “마스가 혁신가들과 정부기관, 연구 기관, 교육 기관 등과 함께 꾸려나가는 ‘혁신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자원의 나라에서 혁신 놀이터 되기까지”우 대표는 캐나다가 ‘자원과 광물이 풍부한 국가’라는 틀에서 더 나아가기까지 20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그는 “캐나다 경제는 과거만 해도 자원과 광물 기반으로 돌아갔다”며 “이제는 순수 자원 기반에서 지식 기반의 경제로 거듭나는 등 캐나다의 경제 초점이 다양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기까지는 마스의 역할이 컸다. 매년 1000여개 이상의 스타트업에 투자하면서 캐나다 혁신 스타트업을 발굴·지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성행하던 지난해만 해도 마스가 지원한 스타트업은 1400개 이상이다. 이로 인해 3만2600명분의 일자리가 생겼고, 이들 기업이 지난 한해 글로벌 투자사들로부터 조달한 자금은 약 9조 원에 이른다. 경기 상황이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캐나다 경제가 자원과 광물만이 아닌, 혁신 스타트업 위주로 돌아갈 수 있었던 배경이다. 우 대표는 “스타트업 경제는 경제 성장의 거대한 기둥(huge pillar)”이라며 “마스는 혁신 스타트업들의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해 투자와 정보, 인재 확보 면에서 전방위적으로 지원한다”고 말했다.실제 마스의 이러한 전방위적 지원은 성과를 내고 있다. 북미를 통틀어 1억 달러(약 1320억 원) 이상의 연매출을 내는 기업은 전체의 0.6%에 불과한데, 그런 와중 마스 지원을 받은 기업들의 4.8%는 1320억 원 이상의 연매출을 내고 있다. 단순히 자금만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초 체력을 다져준 셈이다. 마스를 운영하는 융 우 대표[사진=마스]◇ ‘시장은 민간이, 정부는 뒷단 지원’…전략 통했다우 대표는 정부와 시장의 의지가 함께 맞물리고 역할이 뚜렷해지면서 캐나다 경제 변화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민간이 시장을 주도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적극 피력했다. 우 대표는 “마스는 교육가들과 연구자들, 프라이빗 투자자들, 비즈니스 리더들이 모여 설립한 비영리단체로, 정부와의 연결고리가 애초 없었다”며 “스타트업 육성 의지가 강했던 캐나다 정부는 마스와 같은 혁신 기관에 시장을 맡겼고, 마스가 캐나다 혁신 허브로 나아갈 수 있도록 뒷단에서 전략적으로 지원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마스는 캐나다 규제 당국과 스타트업 혁신가들, 글로벌 사모펀드(PE), 벤처캐피탈(VC), 민간 투자자, 연구자, 교육기관 관계자 등이 한데 모이는 혁신 허브로 거듭났다.그는 특히 정부가 깊이 개입했다면 20여년 만에 이러한 변화를 꾀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융 우 대표는 “정권 임기에 따라 4~5년 마다 정책 방향성이 바뀐다”며 “경제 성장 엔진이 이러한 요소에 휘둘려서는 성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겨우 1보 나아가나 했더니 4~5년 후 다른 정권의 정책 방향으로 2보 후퇴하는 꼴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마스가 운영하는 벤처 프로그램 중 정부 지원 사업은 전체의 15% 수준이다. 마스는 부동산(오피스 임대)과 자체 벤처 프로그램 등으로 수익을 창출,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식으로 선순환 구조를 그리고 있다.융 우 대표는 마지막으로 “마스가 수십 년간 벤처를 지원하며 캐나다 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던 이유는 스타트업 경제에 대한 믿음과 헌신, 열정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정부가 이를 움직이는 주체였다면 대내외적 리스크를 감당하는 수준은 낮았을 것이고, 장기적인 관점을 갖고 스타트업을 지원하기도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마스는 앞으로도 스타트업을 지원하며 캐나다가 순수 자원뿐 아니라 지식 기반 경제로 나아갈 수 있도록 다양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2022.11.23 I 김연지 기자
시장은 민간에, 정부는 지원만…캐나다 혁신금융의 비결
  • 시장은 민간에, 정부는 지원만…캐나다 혁신금융의 비결
  • [토론토, 밴쿠버(캐나다)=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캐나다의 경제 성장은 이제 막 걸음마를 떼기 시작했다. 자원과 광물 외에도 신금융과 혁신 기술 기반의 경제 성장 엔진을 장착하고 있다.”경기 불확실성 등으로 전 세계가 신음하는 가운데 캐나다의 경제 성장세가 심상치 않다. 캐나다 정부가 세계 혁신 창업가들이 캐나다에 거점을 둘 수 있는 유인책을 마련하며 무서운 속도로 기술과 인재를 유치하는데다, 산업별로 효율적이고 유연한 사업 환경을 꾸리면서 인지도가 달라지고 있다. 특히 시장은 민간에 맡기되, 정부는 지원에 나서면서 혁신 경제 성장에 보다 속도가 붙을 수 있었다는 평가다.캐나다 토론토 금융중심지인 파이낸셜 디스트릭트 전경[사진=김연지 기자]◇ 단숨에 경제 성장 이룬 비결은 ‘유연성’글로벌 컨설팅 업체 레저넌스 컨설턴시가 최근 집계한 ‘2023년 세계 최고의 100대 도시’에 따르면 캐나다 토론토와 밴쿠버, 오타와, 캘거리, 몬트리올 등 5곳이 순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세계 최고의 100대 도시는 인구 100만 명 이상의 대도시를 대상으로 경쟁력과 명성, 고용, 투자, 외국인 유치, 부동산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우리나라는 서울 한 곳만이 이름을 올린 상태다.주목할만한 부분은 캐나다의 경제 성장이 높이 평가됐다는 점이다. 보고서는 “캐나다 토론토의 경우, 지난해 북미 전역을 통틀어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대도시로 꼽힌 바 있다”며 “정부가 유능한 이민자를 수용하기 시작하면서 캐나다 경제가 성장하기 시작했고, 놀랍게도 캐나다의 이러한 경제 성장은 이제 시작되는 단계”라고 진단했다.풍부한 자원을 기반으로 경제를 일구던 캐나다가 단숨에 빠른 경제 성장을 이루며 이러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지 자본시장 관계자들은 일제히 혁신 기술과 인재를 유치하겠다는 정부의 의지와 이를 뒷받침하는 정부 정책의 유연성을 꼽았다. 캐나다 정부의 의지가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대목은 ‘스타트업 비자 프로그램’이다. 캐나다의 경제 성장에 가장 크게 이바지하는 요소로도 꼽힌다. 이는 캐나다 내에 혁신 스타트업을 설립하는 창업가들에게 비자를 내어주고, 사업 진행 여부에 따라 영주권을 발급하는 제도다. 지난 2013년 런칭 이후 5년간 파일럿 형태로 운영되다가 2018년 공식 시행됐다. 캐나다 정부는 이를 통해 무서운 속도로 혁신 기술과 인재를 유치하고 있다. 실제 캐나다 이민국 통계에 따르면 캐나다에 창업한다는 조건으로 비자를 받고 캐나다에 정착한 창업가들 중 영주권을 받은 수는 올해 들어서만 600여 명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연간 규모(385명)에서 70% 가량 증가한 수치다. 캐나다 이민국은 예정대로라면 올해 최대 650명의 창업가에 영주권을 부여한다는 계획이다.이 밖에 혁신 산업에 대해서는 민간과 머리를 맞대고 신속하게 규제를 마련하는 정책 유연성 또한 주목받는다. 캐나다가 전통 금융뿐 아니라 가상자산과 핀테크 등 신금융 분야를 무서운 속도로 키워나갈 수 있는 배경이다. 캐나다 주 정부와 함께 디지털자산 및 증권형토큰(STO) 관련 가이드라인을 만든 핀테크 업체 ‘핀헤이븐’의 김도형 대표는 “캐나다 정부는 혁신 산업의 명과 암을 모두 들여다보기 위해 시장을 주도하는 스타트업들을 적극적으로 만나 충분한 논의를 한다”며 “리스크 검토 등을 거쳐 최대한 신속하게 가이드라인을 내놓는 식으로 신금융 분야를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캐나다 토론토에 위치한 북미 최대 이노베이션 허브인 마스(MaRS) 내부[사진=김연지 기자]◇ 혁신한 곳은 끝까지 책임…IPO 후 베네핏도 뚜렷혁신 기술로 캐나다 경제에 이바지하는 스타트업에 대해서는 끝까지 책임지는 모습도 두드러진다. 연방국가인 캐나다는 주(州) 별로 나눠 연구·개발(R&D)을 필요로 하는 혁신 스타트업을 선정, 최대 10년 이상을 지원하는 지원책을 펼치고 있다.코트라 캐나다에 따르면 캐나다는 주 정부 차원에서 세금 혜택과 보조금을 지원한다. 대표적인 정부 지원 프로그램에는 ▲R&D를 장려하기 위해 만들어진 세금 환급 프로그램 ‘SR&ED’와 ▲연방정부 주관의 캔엑스포트(CanExport)가 있다. 우선 SR&ED는 연방 정부 차원에서 지급하는 단일 최대 규모의 세금 환급 프로그램으로, R&D에 쓰인 금액이 300만 캐나다 달러를 상회할 경우 최대 35%의 세금을 감면받을 수 있다. 이 밖에 캔엑스포트는 캐나다에서 신고된 수입이 최소 10만 캐나다 달러에서 최대 100만 캐나다 달러 사이의 기업일 경우, 연방 정부에서 1만~5만 캐나다 달러까지 지원한다. 또 출장과 소셜미디어 플랫폼 활용을 통한 마케팅 비용은 최대 50%까지 보조한다. 캐나다에 법인을 설립한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혜택을 우선시하는 만큼, 캐나다로 이전하는 창업가에게 더할 나위 없이 반가운 지원책이기도 하다.기업공개(IPO) 매력도 두드러진다. 우선 캐나다 정부는 다양한 업종에 동일한 잣대를 들이대기보다는 산업군별로 IPO 심사 절차 등을 세분화해 산업 맞춤형 IPO 시장을 일궈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익명을 요구한 밴쿠버 증권사 한 관계자는 “성장하는 스타트업의 입장에서 우리나라 코스닥 시장에서 요구하는 질적 요건을 충족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캐나다의 경우 CPC를 비롯해 벤처기업 상장을 돕는 제도가 뚜렷하고, 상장 심사 시 중소기업의 성장성과 기술력을 중점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술력은 갖췄지만, 당장 안정적인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에게 캐나다 유가증권시장이 일종의 데뷔 무대로 평가받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IPO 이후를 감안해도 캐나다를 택할 유인은 충분하다. 그는 “캐나다 증권거래소에서 하루에 이뤄지는 거래량은 우리나라의 2배에 달한다”며 “캐나다는 지리·문화적으로 미국과 가까워 북미 진출을 고려할 시 꼭 염두에 둬야 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꼽히는데, (캐나다에서 상장할 시) 밸류에이션 조정 없이도 미국으로의 이전상장이 수월하다”고 부연했다. ※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2022.11.23 I 김연지 기자
"정부가 간섭하면 높은 수익률은 불가능"
  • "정부가 간섭하면 높은 수익률은 불가능"
  • [토론토(캐나다)=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캐나다 연금투자위원회(CPPIB)가 자리를 잡아가던 무렵인 지난 2007년. CPPIB는 글로벌 투자 물꼬를 틀기 위해 첫 외국인 직원을 채용, 홍콩으로 발령을 보낸다. 홍콩에서 사무실도 없이 맨땅에 헤딩을 한 이 외국인 직원은 발로 뛰며 현지 투자 시장을 개척했고, 이내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에서의 CPPIB 존재감을 글로벌 투자 파트너사들에 각인시킨다. CPPIB가 캐나다 주식과 채권 등에 집중했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아태지역 투자를 전체 비중의 23~24%까지 늘리며 공격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셈이다. 현재 CPPIB에서 글로벌 사모투자(PE) 부문 대표를 맡고 있는 한국인 김수이 대표의 이야기다.김수이 CPPIB 글로벌 PE 부문 대표./사진=CPPIB 제공◇ 독립성·전문성 확보로 운용 수익률 ↑이데일리는 캐나다 토론토 CPPIB 본사를 찾아가 글로벌 투자 물꼬를 튼 김수이 대표를 만났다. 똑 떨어지는 단발머리에 버건디색의 정장 원피스를 입고 나타난 김 대표는 인터뷰 내내 독립성과 전문성 확보에 대한 중요성을 피력하며 이야기보따리를 풀었다.삼일회계법인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김수이 대표는 1998년 글로벌 컨설팅그룹 맥킨지와 글로벌 사모투자펀드(PEF) 칼라일그룹을 거쳐 지난2007년 CPPIB의 첫 해외 사무소인 홍콩 사무소의 개설 멤버로 참여했다. 이후 2016년까지 CPPIB 아시아 PE 대표를 지내다 2016년 6월부터 2020년까지 아태지역 대표를 역임했다. 지난해부터는 CPPIB 글로벌 PE 부문 대표로 임명돼 전 세계 대상의 사모투자를 총괄하고 있다.김수이 대표는 CPPIB의 기금 운용 능력이 세계 주요 연기금 사이에서 화두가 된 이유로 ‘독립성·전문성 확보’를 꼽았다. 그는 “캐나다는 과거 연금 개혁을 통해 소득 대비 징수율을 올리는 한편, 연금 운용을 위한 조직(CPPIB)을 별도 분리했다”며 “정치·사회적 이슈에 영향받지 않고 운용 수익률만을 높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형성된 결과”라고 말했다. 지배구조를 탄탄히 다지고 전 세계 인재를 불러모으면서 CPPIB는 시장 평균을 웃도는 수익률을 내는 ‘액티브 투자(Active Investment, 개별 투자 포트폴리오의 강점과 약점을 분석해 가치를 키우고 선별적으로 사고파는 투자 방식)’를 하고 있다. 국내 주식·채권에 집중하기보다는 다양한 투자 전략을 기반으로 전 세계의 다양한 자산 클래스에 투자하며 수익률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CPPIB의 지난 10년간 누적 연평균 수익률이 10%를 상회할 수 있는 배경이다.김 대표는 “채권에 집중해온 세계 주요 연기금과 달리 CPPIB는 지난 10년간 사모투자를 비롯한 에쿼티 투자 비중을 크게 늘려왔다”며 “리스크에 대비할 수 있도록 내부 역량을 다지고, 포트폴리오에 가치(value)를 입혀 수익을 내온 것”이라고 말했다. ◇ 좋은 성적 위해선 투자 다각화 필요국민연금을 비롯한 타 연기금도 더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연금 개혁’을 외치고 있지만, 캐나다와 같은 드라마틱한 변화는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정치·사회적 합의 도출의 필요성은 모두가 알면서도 연금개혁을 위해 ‘총대’를 메는 리더가 부재한 탓이다.김수이 대표는 변화를 위해서는 합의를 도출할 리더가 필요하다는 점을 꼬집었다. 그는 “캐나다가 독립성을 확보하기까지는 폴 마틴 전 캐나다 재무장관의 리더십이 주효했다”며 “정치·사회적 합의를 이뤄내기 위해 주 정부 관계자들과 관료들을 일일이 설득하며 의견을 한데 모으는 등 정치·사회 이슈로부터 기금 운용 시스템이 자유로울 수 있도록 그 기반을 닦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정치·사회 이슈에 휘둘려서는 장기 투자 기조를 이어 나갈 수 없다”며 “특히 정부가 개입할 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도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투자 분야를 다각화하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수이 대표는 “CPPIB는 글로벌 50개 국가의 다양한 자산 클래스에 투자하고 있다”며 “리스크에 탄력적이고 유연하게 대비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만들어나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자 영역이 넓어질수록 경제 사이클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도 다양해지는 만큼, 이를 통해 리스크를 헤징한다는 설명이다. CPPIB는 한국을 비롯한 아태지역 투자를 점자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김수이 대표는 한국과 일본, 중국, 인도 등 아시아의 투자 매력도 높이 평가하며 “CPPIB는 글로벌 투자를 단행하기에 앞서 시장의 기회와 리스크를 모두 따지는데, 아시아는 인구나 경제 펀더멘털 측면에서 볼 때 투자 매력도가 굉장히 높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에 대해 그는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정교한 인터넷 기술을 다루고 있고, 이를 토대로 한 전자상거래 시장도 큰 편”이라며 “특히 전자상거래 시장 발전에 따라 물류 쪽 투자를 많이 하고 있는데, 한국은 자동화 및 현대화되지 않은 창고가 많아 관심 있게 지켜보며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2022.11.23 I 김연지 기자
캐나다 기금운용 독립성 법으로 보장…수익률로 화답
  • 캐나다 기금운용 독립성 법으로 보장…수익률로 화답
  • [토론토(캐나다)=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경기 불확실성에도 캐나다 연금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란 국민 인식이 강하다. (연기금이) 어떤 경기 상황이 닥치더라도 여기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투자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토론토에서 만난 한 자본시장 관계자의 말이다. 세계적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주식·채권의 동반 약세로 글로벌 연기금들의 수익률에 빨간불이 켜졌지만, 캐나다는 크게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양한 투자 전략을 토대로 경기 상황에 유연하게 반응할 수 있는 역량을 다져둔 덕이다.우리나라는 올해 상반기 기준 -8.0%의 운용 수익률을 기록하는 등 노르웨이 국부펀드와 네덜란드 ABP, 미국 캘퍼스 등 주요 연기금 대비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과를 냈다. 캐나다 연기금 수익률은 -7%로 국민연금보다 선방했다. 워낙 상반기에는 글로벌 증시 급락에 장사 없었던 시기로 대부분 연기금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면치 못했지만, 연기금 내부의 의사결정 체제나 지배구조 면에서 금융시장 변동성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환경을 갖췄다는 점이 캐나다연금의 강점으로 꼽힌다. 독립성과 전문성을 확보하고 대체투자를 확대하며 세계 주요 연기금 중에서도 크게 선방하고 있는 캐나다 연기금의 투자 전략을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짙은 배경이다. 특히 해외·대체투자 확대는 한국을 금융허브로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만큼, 이를 전략적 지렛대로 삼아야 한다는 설명도 덧붙는다.[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고질적 병폐 뜯어고쳐 얻은 ‘독립성·전문성’캐나다 금융감독원(OSFI)과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 등에 따르면 캐나다 연기금의 순자산은 오는 2040년 1조6830억 캐나다 달러(약 1686조8877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현재 규모인 5290억 캐나다 달러(약 533조 원, 9월 30일 기준) 대비 3배 이상에 달하는 규모다. 다양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꾸준히 수익을 내며 앞으로 75년간은 순자산을 꾸준히 늘려갈 것이라는 전망이다.기금 규모 면에서 봤을 때 CPPIB는 국민연금의 절반 수준에 달하는 기금을 운용 중이다. 다만 10년 연평균 기준 투자 수익률 만큼은 국민연금의 두 배에 가깝다. 2021년까지 10년간 수익률을 단순 평균해보면 국민연금은 6.38%지만 CPPIB(2022년 3월 기준)는 10.8%다. 캐나다 연기금의 이러한 투자 비결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계를 30년 전으로 되돌릴 필요가 있다.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재정적자 등 캐나다 경제가 암흑기를 지나고 있을 때다. 당시 캐나다에서는 ‘캐나다 연기금이 현재와 같은 투자 전략을 취한다면 앞으로 수십 년 내 기금이 고갈될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와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 특히 캐나다는 연방정부와 주(州) 정부로 나뉘어 행정을 해온 만큼, 정치 분열이 두드러져 사회적 합의점을 도출하기도 힘든 상황이었다.하지만 1990년대 초, 폴 마틴 재무장관은 ‘지속 가능한 연금’을 목표로 캐나다 10개 주 정부 재무장관들을 한데 불러모아 협의체를 구성한다. 그 시작은 현재의 캐나다 기금 운용 조직인 CPPIB 이름을 딴 국회법 개정이다. 이를 토대로 연금 본부에서 기금운용조직을 별도로 떼어내 독립성을 보장했고, 이사회에 민간 금융 전문가들을 앉혀 전문성을 키우도록 했다. 정치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운영 시스템을 만든 셈이다. ◇ 전문성 기반의 ‘똑똑한 기금 운용’ 캐나다 토론토 다운타운에 위치한 CPPIB 사옥./ 사진=이데일리그 결과 CPPIB는 자국을 주요 금융 허브로 도약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계 주요 연기금들이 CPPIB가 어떤 투자 결정을 내리는지에 촉각을 곤두세울 정도다.지난 11월 10일 발표된 CPPIB의 2023년 회계연도 2분기 실적은 캐나다 연기금의 이러한 위상을 뒷받침한다. 주요 글로벌 주식 및 채권 지수가 하락한 가운데 CPPIB는 2분기(7~9월) 0.2%의 순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로써 CPPIB의 순자산은 지난 6월 30일 기준 5230억 캐나다 달러에서 5290억 캐나다 달러로 뛰어올랐다. CPPIB가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보는 요소는 다양하다. 우선 ‘쿼터(quarter)는 3개월이 아니라 1세기의 4분의 1인 25년’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할 시장과 상품을 들여다본다. 특히 ‘리스크 대비 수익 극대화’를 적시한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법에 따라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리스크를 감수한다. 이와 관련해 CPPIB 한 관계자는 “장기적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리스크 테이킹을 해야 한다”며 “종합적인 리스크 관리가 필수적인 이유”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CPPIB는 기금 규모가 늘어나는 가운데 초과 수익을 달성하기 위해 자국뿐 아니라 전 세계를 대상으로 다변화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한 국가 혹은 지역에 지나치게 의존해 투자하지 않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투자 전문가를 이사회 멤버로 모시는 등 전문가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실제 현재 CPPIB 이사회는 자산운용사 회장과 명문대학교 전 부총장, 기업 경영인, 벤처캐피탈 대표, 전력공급 회사 대표 등 다양한 업계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다.반면 한국은 독립성 확보, 대체투자 활성화 측면에서 캐나다만큼 적극적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자본시장 한 관계자는 “캐나다를 움직일 리더의 리더십과 관계자들의 결단력, 사회적 합의가 모이지 못했다면 독립성 확보가 어려웠을 것”이라며 “변화를 위해서는 사회적 합의를 도출할 수 있는 리더십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CPPIB가 전문적으로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이유는 지배구조(거버넌스)가 정치로부터 완벽히 자유롭기 때문”이라며 “한국과 지리적·문화적 특성이 다른 만큼, 우리나라가 투자 방향성 및 전략은 달리해야겠지만 캐나다는 연금개혁으로 수익률을 극대화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 모범 사례로,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2022.11.23 I 김연지 기자
'연수익 10%' 캐나다 연금…비결은 민간주도 금융
  • '연수익 10%' 캐나다 연금…비결은 민간주도 금융
  • [토론토·벤쿠버(캐나다)=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시장은 민간에, 정부는 뒷단에서 적극 지원’최근 20년간 캐나다 금융산업이 가파르게 성장한 비결을 물으면, 캐나다 자본시장 관계자들로부터 돌아오는 답은 하나같이 민간 주도 시장이다. 연금개혁 논의가 한창이었던 지난 1997년 캐나다가 연금본부에서 기금 운용 조직을 별도로 떼어내 연금투자위원회(CPPIB)를 설립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었다. 이를 통해 CPPIB는 독립성과 전문성을 확보했고 장기 투자수익률 제고를 이뤄냈다. 지난달 캐나다 토론토에서 만난 김수이 CPPIB 글로벌 사모투자(PE) 부문 대표는 “정치·사회 이슈에 휘둘려서는 장기 투자 기조를 이어 나갈 수 없다”며 “특히 정부가 개입할 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캐나다의 CPPIB법에는 투자범위를 주 정부의 유가증권에 한정하지 않는다는 내용과 함께 국내(캐나다) 주식에 배분되는 기금의 50%에 완전한 재량권을 부여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투자 방향을 설정할 때 국가의 경제 발전과 사회적 목표, 정치적 상황 등에 영향받지 않도록 하며 자율성과 독립성을 명확히 규정한 셈이다.이를 근거로 주식과 채권 중심의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대체투자 비중을 신속히 늘린 덕에 다른 연기금 대비 높은 수익률을 유지할 수 있었다. 올들어 글로벌 주식과 채권이 동시에 급락세를 보이면서 상반기 노르웨이 국부펀드와 네덜란드 ABP, 미국 캘퍼스 등이 각각 -14.4%와 -11.9%, -11.3%의 손실을 봤지만 CPPIB는 -7.0% 수준으로 선방했다. 최근 10년간 연평균 수익률도 10%대로 국민연금의 6%대를 크게 웃돈다.캐나다 자본시장 한 관계자는 “시장은 민간에, 정부는 뒷단에서 적극 지원하는 전략이 지금의 캐나다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중요한 점은 리스크가 대두되더라도 이를 시장에 100% 책임 지우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이를 함께 해결하며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2022.11.23 I 김연지 기자
투자탑 '와르르'…최대 위기 직면한 IMM PE
  • [마켓인]투자탑 '와르르'…최대 위기 직면한 IMM PE
  • [이데일리 김연지 김성훈 기자] 국내 3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가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놓였다. 웃돈을 얹고 인수한 일부 투자처의 기업가치가 곤두박질치면서 주요 출자자(LP)를 비롯한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IMM PE를 바라보는 시선이 냉담해지면서다. 특히 신협중앙회가 IMM PE의 에이블씨엔씨(078520)(화장품 브랜드 ‘미샤’ 운영사) 인수금융 연장을 거절하면서 IMM PE의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 자금 회수 장벽이 갈수록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IMM PE가 위기를 돌파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중저가 화장품에 튀르키예 영화관…곳곳에 구멍 17일 IMM PE가 투자한 에이블씨엔씨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1.30% 하락한 4920원에 장을 마감했다. 에이블씨엔씨 최대주주인 IMM PE는 앞서 2017년~2018년 약 4182억 원을 투자해 에이블씨엔씨 지분 59.2%를 인수했다. 주당 4만 원 이상을 주고 투자했던 포트폴리오의 기업가치가 90% 이상 빠진 셈이다.IMM PE는 인수금융(1200억 원)을 조달해 당시 주가에 50% 수준의 프리미엄을 얹어 인수할 만큼 에이블씨엔씨 성장에 확신을 드러냈다. 하지만 국내 중저가 뷰티 브랜드간 경쟁이 나날이 심해지고, 헬스앤뷰티(H&B) 스토어가 화장품 편집샵 역할을 자처하면서 에이블씨엔씨는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여기에 코로나19 여파까지 더해지며 2020~2021년에는 내내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해외 매출 확대에 집중한 덕에 올해 들어서는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기업가치는 IMM PE가 인수할 당시와는 견줄 수 없이 떨어진 상태다. 대주단 안팎에서 ‘인수금융 만기 연장 이후 주가가 더 빠지면 어쩌느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새어나온 이유다. 최근에는 신협에서 기한이익상실(EOD, Event of Default)을 선언하면서 이상적인 밸류로 포트폴리오를 매각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게 어려워진 상태다. 특히 IMM PE가 펀드 운용에 대한 무한 책임을 부담하기로 한 만큼, 부담이 더 높아진 상태이기도 하다.IMM PE가 2016년 투자한 튀르키예의 마르스엔터테인먼트그룹(마르스엔터)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마르스엔터는 튀르키예 시장점유율 1위의 멀티플렉스 사업자로, CGV가 마르스를 인수할 당시 IMM PE가 재무적투자자(FI)로 1000억 원을 투자하며 지분 12.4%를 확보했다. 애초 마르스엔터의 기업공개(IPO)를 통한 엑시트(자금회수)를 고려했으나 튀르키예 경제위기와 코로나19 여파로 자금 회수가 지체되고 있다.계약 조건에 따라 IMM PE는 지난해부터 드래그얼롱(동반매도청구권)을 행사해 경영권 매각에 나설 수 있었다. 다만 영화산업 불안정성이 커지는데다 마르스엔터가 영업손실을 내는 만큼, 현재로선 매각하더라도 기대하는 밸류를 인정받기는 힘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 시간 지날수록 부담 가중…앞으로가 문제비교적 최근 투자처이자 IMM PE 로즈골드4호 펀드에 속한 한샘(009240)은 IMM PE에게 큰 숙제다. IMM PE는 지난해 롯데쇼핑과 함께 조창걸 한샘 명예회장 외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보통주 652만주(27.7%)를 1조4513억 원에 인수했다. 주당 22만원 수준이다. 이날 한샘의 종가는 주당 4만5950원으로, 인수 당시 시장 가격(11~12만 원)에서 반토막 이상 빠졌다.IMM PE가 한샘을 인수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만큼, 아직 투자 성과를 논하기엔 이르다는 평도 나온다. 다만 한샘의 기업가치가 단기간에 급락해 IMM PE가 풀어나가야 할 숙제가 만만치 않다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코로나 특수 끝물’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국내 가구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IMM PE가 회사 체질 개선을 위해 향후 어떤 전략을 펼치느냐가 관건으로 꼽힌다. IMM PE의 투자처 몇몇이 아픈 손가락으로 전락하자 LP들 사이에서도 IMM PE를 바라보는 분위기가 이전 같지 않다. IMM PE가 지난 8월 국내 주요 LP인 우정사업본부의 PEF 출자 사업에서 탈락한 사례는 이러한 분위기를 여실히 드러낸다. 부실한 포트폴리오가 두드러지는데다 펀드 수익률 우려가 솔솔 나오자 전과 같이 후한 점수를 매기기는 어렵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여타 PEF와 마찬가지로 시장 침체 직격탄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IMM PE가 지난해부터 공을 들여온 5호 펀드 결성에도 이같은 시장 분위기가 고스란히 반영됐다. IMM PE는 해당 펀드를 최대 2조6000억 원 규모로 조성할 계획이었지만 펀딩 난항으로 약 7000억 원 수준에서 1차 자금 모집을 마무리 짓기로 했다.IB 업계 한 관계자는 “(펀드) 수익률이 기대보다는 줄어들 수 있으나 엑시트한 포트폴리오도 있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문제는 IMM PE가 솎아낸 개별 투자처의 기업가치가 많이 떨어졌다는 것인데, 그만큼 IMM PE가 져야 하는 부담이 커졌고 자칫 잘못하면 트랙레코드에 악영향이 갈 수 있어 고민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2022.11.18 I 김연지 기자
IMM PE, 신협에 '말 바꾸기' 논란…에이블씨엔씨 사태 키웠다
  • [단독]IMM PE, 신협에 '말 바꾸기' 논란…에이블씨엔씨 사태 키웠다
  • [이데일리 김성훈 김연지 기자] 화장품 브랜드 ‘미샤’ 운영사인 에이블씨엔씨(078520) 최대주주가 기한이익상실(EOD·Event of Default)에 빠진 가운데, IMM 프라이빗에쿼티(PE)가 투자자에게 ‘말 바꾸기’를 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대주단에 있는 신협중앙회(신협)의 인수금융 연장 동의를 얻기 위해 추가 조건을 제시한 뒤 ‘없던 일로 하겠다’며 스스로 제안을 철회했다. 게다가 제안 당사자가 아닌 다른 직원을 통해 제안을 철회하는 성숙지 못한 태도까지 도마 위에 올랐다. 투자자와 운용사 간 첫째 덕목이라고 할 수 있는 신뢰 붕괴가 이번 사태를 자초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존 미샤에 새로운 브랜드를 추가로 입점한 신규 매장인 ‘미샤 플러스’ (사진=에이블씨엔씨)◇ 신협이 에이블씨엔씨 EOD 선언한 이유 16일 자본시장에 따르면 지난 9월로 다가온 에이블씨엔씨 인수금융 만기일에 대주단 중 한 곳인 신협이 연장에 동의하지 않으면서 EOD 상황에 돌입했다. IMM PE는 2017~2018년 약 4182억원을 투자해 에이블씨엔씨 지분 59.2%를 인수했는데, 이 가운데 약 1200억원을 인수금융으로 조달했다. 대주단에는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 신한론펀드, NH농협은행, 중국건설은행, 신협 등이 포함돼 있다.시장에서는 대주단이 인수금융 만기 9개월 연장에 모두 동의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현 시점에서 자금 회수에 나서봐야 건질 투자금이 얼마 없다 보니 더 기다려주자는 시각도 없지 않았다. 그런데 신협 측이 ‘인수금융 연장 불가’를 통보하면서 EOD가 발생했다. 신협의 대출액은 약 244억원 규모로 파악된다. 업계 안팎에서도 신협이 손실을 감내하면서까지 EOD를 외친 이유를 두고 관심이 쏠렸다.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신협은 에이블씨엔씨 인수금융 연장을 두고 장고를 거듭하고 있었다. 이미 지난해부터 재무약정을 위반하기 시작한 상황에서 최대주주의 구체적인 개선 의지가 없었던 게 주된 요인이었다. 이번에라도 인수금융 연장을 거절해 잔존 가치라도 방어해야 하느냐를 두고 고심이 커지던 시기였다.IMM PE 수장인 A대표가 서울 중구 신협 서울 사무소를 찾은 것도 이맘때다. A대표는 신협에 인수금융 연장을 조건으로 기존 대주단에는 제시하지 않은 추가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협 측이 ‘우리에게만 이런 조건을 제시해도 괜찮으냐’고 묻는 말에 긍정의 답이 오간 것으로 전해진다. 운용사 수장이 직접 찾아와 건넨 제안에 신협 측도 이를 심도 있게 논의할 수 밖에 없었다. 문제는 신협이 사내 의견 수렴을 거쳐 검토를 마칠 무렵에 벌어졌다. IMM PE 측이 신협에 제시했던 우호 조건을 ‘셀프 철회’하는 사태가 빚어진 것이다. 이 사안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철회도 철회인데 방식에 문제가 있었다”며 “제안 당사자인 A대표가 직접 설명하고 철회했다면 이해가 갔을 텐데 다른 사람인 IMM PE 투자부문 대표인 B씨가 철회를 통보했다는 점이 충격적으로 다가왔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에이블씨엔씨 영업이익 추이(단위=억원, 자료=에프엔가이드)◇ 운용사·투자자 신뢰 붕괴가 일 키웠다IMM PE 측 태도에 실망감을 느낀 신협은 인수금융 연장 거절을 선언했다. 논란은 이후에도 이어졌다. 취재 내용을 종합하면 신협의 EOD 선언 이후 정·재계 채널을 통해 ‘왜 일을 만드냐’는 식의 직간접적 외압이 들어온 것으로 전해진다. 신협 투자파트 뿐만이 아니라 윗선에까지 전방위적 메시지가 들어왔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신협 측은 “구체적인 내용은 설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자본시장 안팎에서는 이번 사안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없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한 PEF 업계 관계자는 “투자자와 운용사간 관계 형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두가 잘 알지 않느냐”면서 “(해당 내용은) 경험한 적도, 들어본 적도 없는 유례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해당 내용이 사실임을 전제로 (운용사가) 신중하게 처신했더라면 일어나지 않았을 사태를 운용사 스스로 자처한 꼴이 됐다”고 덧붙였다. IMM PE는 토종 PEF 운용사로서 견고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수조원대 펀드를 굴리는 국내 굴지의 PEF 운용사 처신이라고 보기 어려운 상황임을 부정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임시방편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거나 해당 내용이 새어나갔을 때 다른 투자자들의 반발을 우려하지 않았을까라는 추측을 하고 있다. 앞선 관측은 차치하더라도, 확실한 설명과 양해를 구했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에이블씨엔씨에 자금을 넣은 투자자들이 이미 장부가를 ‘0원’으로 설정하는 등 기대감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며 “운용사와 투자자간 첫 번째 덕목이 신뢰와 믿음인데 해당 건은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신협과 IMM PE와의 갈등은 현재 진행형이다. 신협은 IMM PE가 지난해 인수한 한샘(009240)에도 자금을 투입한 상태다. IMM PE가 조성한 인수금융 8550억 가운데 신협은 약 50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한샘의 현재 상황도 그리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지난해 7월 IMM PE의 한샘 인수계약 체결 당시 주당 22만원에 체결을 했는데, 16일 종가 기준 4만5750원에 불과해 벌써부터 손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편 해당 내용에 대해 IMM PE 측은 “인수금융 연장 동의 요청의 마지막 기관인 신협을 최종 설득하기 위해 방문한 사실이 있다”면서도 “A대표가 제안한 내용을 B투자부문 대표가 철회했다는 것은 회사 직급체계를 감안하면, 상식적으로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타깝게도 신협으로부터 만기 연장동의를 받지 못했지만, IMM PE는 포기하지 않고 에이블씨엔씨 매각을 통해 대주단 원리금상환에 부족함이 없도록 마지막까지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2022.11.16 I 김성훈 기자
“타이틀이 발목”…밸류 '뚝'에 골머리 앓는 美 유니콘
  • [마켓인]“타이틀이 발목”…밸류 '뚝'에 골머리 앓는 美 유니콘
  • [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지난해 미국에서 340개의 유니콘 기업(Unicorn, 기업 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스타트업)이 탄생한 가운데 이들의 몸값이 올해 3분기까지 급격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공개(IPO) 시장 위축을 비롯한 엑시트 불확실성과 금리 인상, 지정학적 리스크 여파로 글로벌 투자사들이 추가 투자에 몸을 사리자 일부 유니콘 기업들은 장기간 버티기에 돌입한 모양새다. 다만 추가 투자가 절실한 유니콘 기업 입장에서는 프리IPO 등이 줄줄이 막히자 발을 동동 구르는 모습이다. 지난해 얻은 밸류에이션이 오히려 이들의 선택지를 좁히며 발목을 잡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15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과거 6분기 연속 10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평가받은 미국 상위권 유니콘 기업들의 프리머니 밸류에이션(Pre-money valuation, 투자 전 기업가치)은 평균 6억8000만 달러(약 8959억 원) 수준으로 급락했다. 이는 15억 달러(약 1조 9770억 원)를 기록하며 최고 정점을 찍은 지난해 4분기 대비 절반 이상으로 뚝 떨어진 수준이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들의 딜 밸류와 거래 건수 또한 급격히 줄었다. 올해 3분기 기준 미국에서 라운드를 연 후기 단계 스타트업들의 딜 밸류는 지난해 3분기 대비 400억 달러 감소한 249억 달러(약 32조9601억 원)를 기록했다. 이는 최근 11분기 만에 최저치다. 거래 건수도 올해 1분기 대비 20% 감소하는 등 급격한 감소세를 보였다.피치북은 후기 단계에 놓인 스타트업일수록 시장 변동성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예컨대 IPO를 앞둔 스타트업의 경우, 동일 업종 상장사의 주가 변동에 따라 밸류에이션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그런 가운데 선택의 여지 또한 초기 단계 스타트업 대비 적다. 초기 단계 스타트업의 경우 다운라운드(down round, 기업이 후속 투자를 유치할 때 이전 라운드에서 인정받은 가치보다 낮게 평가되어 투자받는 것)를 고려하며 추가 성장을 엿볼 수 있지만, 이미 몸집이 커져버린 유니콘이 다운라운드를 택할 시 엑시트 창구가 좁아진다는 설명이다. ‘버티기’ 혹은 울며 겨자먹기로 ‘다운라운드’를 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보고서는 “밸류에이션 하락을 꺼리는 대부분 스타트업들이 버티기로 현 상황을 모면하고 있지만,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될수록 버티기에도 한계가 있다”며 “기업가치를 높게 받는 것이 어렵지 않았던 지난해와 달리 현재는 기업가치가 우상향 곡선을 그리는 것이 어려워졌다”고 했다. 이어 “밸류에이션 멀티플이 지난해 수준으로 되돌아갈 것이라는 지표도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가까운 시일 내 투자 라운드를 열어야 하는 스타트업의 경우 유니콘 지위를 이어나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2.11.15 I 김연지 기자
“국내 CEO 43%, 1년 내 M&A 추진 계획”
  • [마켓인]“국내 CEO 43%, 1년 내 M&A 추진 계획”
  • [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지정학적 갈등, 인플레이션 등으로 국내외 기업들이 어려운 시기를 보내는 가운데 국내외 최고경영자(CEO)들은 이를 극복할 투자 전략을 적극적으로 세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법인 EY한영의 전략컨설팅 특화 조직인 EY-파르테논은 최근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10개국 기업 CEO 760명의 전망과 도전과제 및 기회에 대한 견해를 담은 ‘EY CEO Outlook Pulse Survey’ 결과를 발표했다.사진=EY한영 제공◇ 코로나19·인플레이션·지정학적 갈등은 위험요소이번 조사에 응답한 국내 CEO 중 53%는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공급망 차질을 겪으며 코로나19 관련 이슈를 여전히 비즈니스 성장의 최대 위험으로 지목했다. 또 33%는 인플레이션 및 원자재 가격 상승도 주요 리스크로 판단했다. 특히 대다수인 70%는 인플레이션이 회사의 성과와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그 중에서도 37%는 인플레이션 상승에 대한 정부의 재정 정책으로 인해 성장이 둔화 또는 멈출 것을 우려했다.글로벌 CEO들은 지정학적 갈등(35%)과 인플레이션(34%)을 성장의 주요 위험이라고 보는 반면, 국내 응답자의 47%는 기후변화의 영향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압박 증가를 큰 위험요소라고 평가했다. 따라서 53%는 앞으로 6개월 동안 위기를 극복할 전략으로 모든 제품 및 서비스의 핵심 요소로 지속가능성을 구축해 고객 참여를 늘릴 계획이라고 밝혀 글로벌 응답인 39%와 비교했을 때 ESG에 적극적인 양상을 보였다.◇ M&A, 크로스보터 투자 활발 전망최근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됨에 따라 국내 CEO 94%는 크로스보더 전략적 투자 계획과 운영을 재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2월 조사의 동일 항목에 대한 응답률 36% 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국내 응답자의 절반인 50%는 기업의 공급망을 재구성하고 있으며, 40%는 상황이 개선될 때까지 계획된 투자를 미루고 있다고 응답했다. 투자 계획을 변경한 이유로는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30%)과 미·중 무역갈등(26%)으로 다른 국가 대비 지정학적 리스크의 영향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이와 같은 영향으로 지난 12개월 동안 계획했던 인수가 무산 또는 취소되었다는 응답률이 97%에 달했으며, 특히 연매출 50억 달러 이하 기업들의 인수가 100% 무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43%는 향후 12개월 내 인수·합병(M&A)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 있으며, 50%는 인수, 매각 뿐 아니라 합작법인(JV) 설립 또는 전략적 제휴도 적극적으로 모색할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72%가 M&A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 있다고 답했던 지난해 말 설문 결과에 비해 큰 폭으로 하락했으나, 2013년부터 2022년까지의 평균 응답률(46%)과는 비슷한 수준을 보인 것이다.이 밖에도 국내 CEO들은 운영역량과 혁신을 강화하고, 장기적 성장을 실현할 기회를 꾸준히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CEO의 27%는 포트폴리오 개선, 인재 확보, 신규 비즈니스 플랫폼 구축을 목적으로 초기 단계의 사업에 투자를 모색했다. 향후 6개월 동안 자본투자를 전반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응답한 국내 응답자는 60%였던 반면, 줄이겠다는 응답비율은 13%에 그쳤다. 특히 53%가 혁신 및 연구개발(R&D)에 투자를 늘리겠다고 답했다.변동범 EY한영 EY-파르테논 본부장은 “국내외 CEO들은 에너지와 원자재, 운송 및 물류비용 등 모든 투입재 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의 직격탄을 맞는 등 여러 경제적 및 지정학적 악재에 직면해 있다”며 “지금이 새로운 관점으로 전략을 재점검할 적기이다. 경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선도 기업들은 M&A와 JV 설립, 전략적 제휴를 통해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개선하고 리스크를 해소할 돌파구를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전했다.
2022.11.14 I 김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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