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검색결과 1,913건
- "대학 연구실서 탄생한 스타트업, 英 벤처시장 활기 주도"
-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끈기있는 창업자·퀄리티 높은 기술력·현실적인 기업가치(밸류에이션)’영국의 인수·합병(M&A) 시장 못지않게 활기를 띠는 영국 벤처투자시장의 특성은 위와 같이 정리된다. 끈기있는 창업자가 입증된 기술력을 토대로 기업가치를 차곡차곡 높여나가는, 교과서적인 행보를 펼치고 있는 것이다. 영국 명문대학교 연구실에서 탄생한 스타트업들에서 보이는 대표적인 특성이기도 하다.글로벌 벤처캐피탈(VC)들이 영국 대학교 연구실에서 스핀오프(분사)한 스타트업들에 러브콜을 보내면서 영국 벤처투자 생태계가 날개를 달고 있다. 영국 정부가 대학 연구실에서 나온 기술을 상업화하고 스핀오프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면서 영국 경제가 되살아나는 분위기다.이데일리는 영국의 벤처투자 생태계 이야기를 듣기 위해 영국 케임브릿지에 위치한 아마데우스캐피탈파트너스에서 혁신 기술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피에레 소챠(Pierre Socha) 파트너를 만났다. 프랑스 엑스 마르세유 대학교에서 환경 경제학 학사 학위를 받은 후 스탠포드 비즈니스 스쿨과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MIT에서 마케팅과 전략, 클린테크벤처 프로그램을 밟은 소챠 파트너는 생명공학 회사에서 커리어를 쌓다가 지난 2012년 아마데우스캐피탈파트너스에 벤처투자 파트너로 합류했다.영국 아마데우스 캐피탈 파트너스의 피에레 소챠 파트너.◇ “3박자 갖춘 대학 연구실 창업 기업에 주목”아마데우스캐피탈파트너스는 1997년 설립된 영국 최대 딥테크(deep tech) 분야 VC로, 유럽 첨단기술 스타트업 투자로 정평이 나 있다. 주요 투자 분야는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 △디지털헬스케어 및 의료기술 △핀테크·인슈어테크·레그테크 △컨슈머서비스 △디지털미디어 △반도체 △사이버보안 △기업용 소프트웨어 △텔레콤 인프라 등이 있다. 주요 포트폴리오로는 마이크로소프트에 인수된 소프트웨어 회사 엔트로픽과 인텔에 인수된 네트워킹 소프트웨어 회사 애포나 등이 있다.피에레 소챠 파트너에게 영국 자본시장 분위기가 어떠하냐고 묻자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는 “대내외적 불확실성으로 금융시장이 위축됐던 지난 2021년부터 2023년까지는 딜(deal) 규모가 줄어든 경향은 있었다”면서도 “이 시기를 거친 VC와 스타트업들은 유동성이 풍부했던 때와 달리 더 성숙해졌다”고 말했다.벤처투자 환경이 다시 무르익는 가운데 아마데우스캐피탈이 특히 주목하는 것은 대학교 연구실에서 스핀오프(분사)한 초기 스타트업이다. 소챠 파트너는 그 이유에 대해 “대학교 연구실에서 탄생하는 혁신 기술만큼 새로운 것이 없다”며 “(영국 대학교 연구실 창업 스타트업은) 끈기있는 창업자와 퀄리티 높은 기술력, 현실적인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이 균일하게 밸런스를 이루기 때문에 많은 VC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아무리 대학교 연구실 창업이라 한들, 모든 기술이 상업화되기는 어려운 법. 초기 스타트업에 활발히 투자하는 아마데우스캐피탈파트너스는 ‘될성부른 떡잎’을 어떻게 알아볼까. 피에레 소챠 파트너는 △기술력과 △(프로덕트의)시장 잠재력 △훌륭한 팀 여부를 꼼꼼히 살핀다고 말했다. 그는 “우선 기존 시장을 확실히 파괴하고,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기술인지, 그럴만한 기술력을 갖춘 팀인지를 본다”며 “본질적으로 대학교 연구실에서 갓나온 프로토타입이 일반 대중에게 대규모로 채택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다. 훌륭한 아이디어에만 몰두하는 것이 아니라 최고의 팀원과 함께 산업 전체의 흐름을 보고, 가치 사슬을 이해하며 움직일 수 있는지를 보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아마데우스캐피탈은 그 결과 100개 이상의 스타트업에 투자했고, 이들 중 29개 스타트업은 혁신성과 기술력을 인정받아 런던 증시에 상장하거나 글로벌 기술 대기업에 인수됐다.◇ “기술로 세계 홀리는 韓…투자 확대할 것” 한국벤처투자(KVIC)로부터 출자받으며 한국 스타트업 투자에 물꼬를 튼 아마데우스캐피탈은 현재 유럽에서 활동하는 한인 창업가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소챠 파트너는 “심층 기술에 집중하는 한국의 창업가들에 관심이 매우 많다”며 “사이버보안과 방산, 신소재, 반도체, 의료 기술 등 아마데우스가 집중 투자하는 분야는 한국의 많은 기업들이 취하는 경제 전략과도 맞아 떨어진다”고 설명했다.대표적인 투자 사례로는 영국 의료기기 스타트업 샤코뉴로텍이 있다. 샤코뉴로텍은 지난 2019년 영국 임페리얼칼리지에서 스핀아웃한 스타트업으로, 고려대에서 산업정보디자인을 전공하고 영국에서 석사 과정을 밟은 정수민 대표가 이끌고 있다. 회사는 말초신경 자극을 통해 파킨슨병 환자의 이상 증상을 완화하는 신경조절 치료를 돕는 웨어러블 기기를 개발했으며, 혁신성을 인정받아 지난 2021년 아마데우스캐피탈파트너스를 비롯한 글로벌 VC들로부터 120억원 규모의 시드투자를 유치했다.아마데우스캐피탈파트너스는 한국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최대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소챠 파트너는 “아마데우스는 현재 유럽에서 활동하는 한국 창업자에 주로 투자하고 있다”며 “유럽에서 활동하는 한국 창업가가 적어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아시아로 투자 보폭을 확대하기 위해 한국 자본시장 플레이어들과 관계를 구축 중”이라며 “이를 위해 최근 카이스트 출신의 한 벤처투자 관계자를 영입하기도 했다. 한국에 지사를 설립하는 등의 물리적 활동은 그 이후에 고려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M&A 매물 떴다 하면 우르르…영국으로 돈 몰린다
-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어디 하나 손대지 않은 산업이 없다.”글로벌 사모펀드(PEF)운용사들이 한때 영국 경제를 책임진 전통 있는 기업들을 모조리 인수하고 있는 것을 두고 최근 영국 자본시장 한 관계자가 내뱉은 말이다. 영국에 인수·합병(M&A) 매물만 떴다 하면 우르르 몰려간다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평가다. 고금리와 대내외적 불확실성으로 곳간에 드라이파우더(미소진자금)를 쌓아뒀던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들이 금융기업은 물론이고 부동산 플랫폼과 슈퍼마트 체인, 전자기술 기업 등 영국 경제를 책임졌던 기업을 골고루 삼키고 있다. 브렉시트 5년 만에 영국의 경제·정치적 안정성이 높아지면서 인수·합병(M&A) 시장도 함께 탄력을 받는 것으로 분석된다. ◇ 영국, 상반기 M&A 규모·건수 1위10일 노팅엄대학교 비즈니스 스쿨 산하 연구센터 CMBOR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월 1일부터 6월 12일까지) 영국에서 이뤄진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발 M&A는 95건으로, 총 거래 규모는 161억유로(약 23조 5850억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유럽 전역에 걸쳐 이뤄진 M&A 건수 및 규모는 각각 327건, 496억유로(약 72조 6000억원)로 이 중 3분의 1 가량이 영국에서 이뤄진 셈이다. 영국이 건수 및 규모 측면에서 유럽 내 압도적인 1위에 올랐고 독일 49건(63억유로), 프랑스 45건(17억유로)으로 뒤를 이었다. 올해 7월부터 영국에서 조 단위 딜이 속속 체결되고 있는 만큼, 하반기에도 기록적인 M&A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들이 유럽 주요국 중에서도 영국에 유독 관심을 보이는 이유로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떨어진 영국 기업들의 기업가치(밸류에이션)와 영국의 경제·정치적 안정성에 있다. 지난 2009년부터 증가세였던 해외 투자사들의 영국 기업 투자는 브렉시트 직후 반전됐다. 경제적 안정성이 흔들리고, 무역이 후퇴하면서 ‘영국 기업을 품는 것에 득보다 실이 많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영국 기업들의 기업가치는 타국 동종산업 기업 대비 확연히 떨어졌다.그런데 이를 자본시장 관점에서 뒤집어 생각해보면, 영국 기업들은 그만큼 매력적인 기업가치를 가지게 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저가매수를 노리는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들이 눈여겨볼 이유가 충분해진 셈이다. 여기에 최근들어 영국의 경제·정치적 안정성이 궤도에 올랐다는 점은 엑시트(자금 회수)만을 기다려온 글로벌 운용사들에게 희소식이다. 실제 영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최근 3개월째 2%대를 유지하면서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고, 영국 총선에서 ‘경제 안정’을 내세운 노동당이 압승하면서 정치적 안정성도 어느 정도 이뤄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 금융·TMT·헬스케어가 주도…“하반기도 기대”올해 상반기 영국에선 전자기술과 미디어, 통신 부문 딜이 70건을 기록하면서 주를 이뤘다. TMT로도 불리는 전자기술과 미디어, 통신은 사모펀드운용사과 벤처캐피탈(VC)에 있어 엑시트(투자금 회수)가 확실한 부문으로 여겨졌다. 이 밖에 헬스케어와 금융 부문은 매수 및 매각 측면에서 두드러지는 성과를 냈다. 헬스케어의 경우, 영국에서 올해 상반기 이뤄진 M&A 딜은 총 20건을 기록했고, 관련 규모는 80억유로로 전년도 연간 총액(89억유로)에 근접하는 모습을 보였다. 금융 중심의 M&A 딜은 규모 면에서 두드러졌다. 예컨대 지난 2월 찰스뱅크캐피탈파트너스는 약 14조원의 기업가치를 지닌 영국 자산운용사인 퍼스펙티브 파이낸셜 그룹의 주요 지분을 품었고, 미국 블랙록은 약 4조원을 들여 영국 금융데이터 분석업체 프레킨을 인수했다. 이 밖에 미국 사모펀드운용사 토마브라보는 올해 4월 42억파운드(약 7조 3700억원)에 영국 케임브릿지 기반의 보안 소프트웨어 회사 ‘다크트레이스’를, 파리 기반의 PAI파트너스는 같은 달 전문 오디오 장비 제조업체 오디오토닉스를 약 5조 7900억원에 사들였다. 영국의 M&A 시장은 올해 하반기에도 상반기 열기를 그대로 이어받을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안으로 마무리되는 딜이 수두룩한데다, 시장에 곧 모습을 드러낼 잠재 매물 역시 쌓여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지난 5월 영국 우체국인 로열메일의 주요 지분(27.35%)을 6조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한 체코 EP그룹은 로열메일 측과 마무리 작업을 진행 중이며, 올해 7월 영국 택배사 ‘에브리’를 4조 7440억원에 인수한 미국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 역시 딜 체결 후 마무리 절차를 밟고 있다.매물로 나온 매력적인 딜도 즐비하다. 우선 영국판 지오영인 의약품도매업체 ‘AAH파마슈티컬즈’는 연내 매각을 완료한다는 목표 아래 최근 다수 원매자들로부터 인수제안서를 받은 상태다. 또 영국 최대 부동산 포털 사이트 ‘라이트무브’도 잠재적 원매자들로부터 인수 제안가를 받아보고 있다.현지 자본시장에서는 글로벌 PE들의 영국 기업 인수가 향후 몇년 간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지 자본시장 한 관계자는 “영국은 정치적 불확실성에 직면해있을 때조차 유럽에서 가장 활발하게 M&A가 이뤄진 국가”라며 “과거에는 영국 기업을 품었을 때 메리트보다 리스크가 높았으나, 경제·정치적 안정성이 올라간 지금은 그렇지만은 않다. 여타 유럽 국가 대비 기업가치가 매력적인 상황에서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까지 더해지고 있어 하반기에도 압도적인 기록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먹거리 풍부한 그곳”…글로벌 PE 놀이터된 영국
-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박소영 기자] 글로벌 투자사들이 입주해있는 영국 런던 시티 지역의 한 빌딩. 하얀 와이셔츠에 정장을 곱게 차려입은 사람들이 바쁘게 지나다닌다. 라운지에서는 기업의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해당 기업의 주식이나 자산을 사들이는 ‘바이아웃(buyout)’과 ‘M&A(인수·합병)’라는 단어가 심심찮게 들린다. 한때 영국 경제를 책임졌던 핵심 기업들이 매물로 나오면서 이를 사들이려는 글로벌 자본시장 플레이어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진 모습이다.영국의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5년, 런던이 다시 글로벌 금융허브로 부상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브렉시트 이전엔 은행이 런던 금융시장의 중심이었다면 이번엔 사모펀드(PEF)가 주연이다. 영국의 경제·정치가 어느 정도 안정 궤도에 오른 데다 브렉시트 여파로 알짜 기업들의 기업가치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글로벌 PEF 운용사들이 줄줄이 영국을 찾아 굵직한 딜을 탄생시키고 있다. 10일 영국 투자은행 바클레이스에 따르면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들이 영국 기업 인수·합병(M&A)에 쏟은 자금은 35억파운드(약 6조2436억원)다. 이는 직전 3개월(지난 2월부터 6월)에 비하면 3% 높은 수준이다.퍼센티지로 보면 사모펀드운용사들의 영국 내 M&A 활동이 소폭 오른 것 같지만, 금액으로 보면 실상은 그 이상이다. 같은 기간 영국에서 이뤄진 M&A 중 해외 사모펀드운용사들이 체결한 딜은 10분의 1 수준이나, 금액 면으로 봤을 때는 전체의 60%에 달했다. 즉 기업가치가 여타 딜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굵직굵직한 딜은 해외 사모펀드운용사들의 손에 들어갔다는 의미다.해외 사모펀드운용사들이 영국 기업에 관심을 둔 것은 브렉시트 이후부터다. 브렉시트가 수입과 수출을 압박하면서 영국의 무역이 후퇴하자 영국 기업들의 경쟁력은 여타 선진국 기업들과 차이 나게 떨어졌다. 투자 사이드에서 볼 때 브렉시트로 영국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이 떨어지면서 가격 메리트가 올라간 셈이다.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들의 빅딜 M&A 사례도 쌓여 있다. 대표적인 예로는 팬데믹 이후로 매출이 급격히 증가한 영국 슈퍼마켓 체인이 꼽힌다. 팬데믹 당시 글로벌 슈퍼마켓 체인들은 매출 증가에 힘입어 M&A 시장에 모습을 드러낸 바 있는데, 글로벌 운용사들은 미국과 프랑스 등을 모두 제치고 영국 브랜드에 유독 관심을 보였다. 미국 경쟁사와 견줬을 때 매출에 큰 차이가 없음에도 몸값은 더 저렴했기 때문이다. 예컨대 미국 사모펀드운용사 클레이톤듀블리에앤라이스는 미국과 캐나다, 프랑스, 독일 슈퍼마켓 체인들이 매물로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 지난 2021년 영국 4대 슈퍼마켓 체인인 모리슨스를 11조원에 품었다. 모리슨스는 산하에 알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는 것치고는 몸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매물로 손꼽히며 글로벌 운용사들의 러브콜을 받았던 매물이다.올해도 사모펀드운용사들의 M&A 행진은 이어지고 있다. 특히 금융과 전자기술, 미디어, 통신 부문에 대한 투자사들의 관심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현지 자본시장 한 관계자는 “해외 사모펀드운용사들의 영국 기업 인수, 해외 VC들의 영국 스타트업 투자 사례가 올 들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며 “공공성을 띠는 딜보다는 경영난에 봉착한 딜이 쏟아져 나오는 만큼, 영국의 경제 성장에 크고 작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 [EU있는 경제]내리막 걷던 英 국민 카페 '프레타망제' 부활 조짐, 비결은?
-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지난 2018년 유럽의 한 F&B 투자 강자가 인수한 뒤로 내리막길을 걸은 영국의 국민 카페 ‘프레타망제’가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해외 사업을 확장함과 동시 구독 모델을 곁들인 로열티 프로그램으로 충성 고객을 다수 확보한 덕에 매출이 급격히 늘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프레타망제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10억파운드(약 1조 7567억원)를 돌파했다. 프레타망제의 연간 매출액이 10억파운드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프레타망제는 1983년 설립된 영국의 패스트푸드 체인으로, 영국과 미국, 중국, 홍콩, 싱가포르, 네덜란드, 두바이, 덴마크, 프랑스, 독일 등에서 약 70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프레타망제는 엄선된 신선 재료를 기반으로 한 샌드위치를 주력 메뉴로 하며, 미리 만들어진 샌드위치를 골라서 계산하는 ‘그랩앤고(grab and go)’ 시스템을 통해 회전율을 높이면서 유명세를 탔다. 실제 미국 맥도날드와 KFC도 프레타망제의 이러한 시스템을 벤치마킹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경쟁사도 벤치마킹할 정도로 잘 나갔던 프레타망제가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한 것은 유럽 투자사 JAB홀딩스가 회사를 2조2000억원에 품은 직후다. JAB홀딩스는 독일 억만장자 레이먼 가문이 이끄는 투자사로, 산하에 크리스피크림과 파네라브레드, 에스프레소하우스 등을 가지고 있다. 일각에선 식음료(F&B) 포트폴리오로 역량을 다져온 JAB홀딩스가 성장 정체기에 접어든 프레타망제에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기대했으나, 코로나19가 터지면서 매출이 급격하게 줄어들었고, 일부 유럽 매장들은 문을 닫기도 했다.이대로 ‘F&B 투자 업계의 황제’ 타이틀을 내려놓나 했던 JAB홀딩스는 수익을 끌어올리기 위해 ‘로열티 프로그램’과 ‘해외 사업 확장’ 등 두 가지 전략을 적용한다. JAB홀딩스는 코로나19로 세계 전역이 몸살을 겪던 지난 2020년 월 30파운드(약 5만원)에 하루 최대 5잔의 무료 음료와 음식 메뉴 20% 할인 등을 제공하는 구독 모델을 선보였다. 생활 물가가 오르는 가운데 다양한 나이대의 소비자가 안정적으로, 꾸준히 재방문할 수 있는 루트를 만들어둔 셈이다. 이를 통해 회사는 밀레니얼 세대 고객을 대거 확보했다. JAB홀딩스는 지난 3년간 회사의 수익 성장을 견인한 로열티 프로그램을 최근 폐지하고, 구독료는 낮추되, 무료 음료 대신 5잔의 음료에 50%의 할인을 제공하는 모델을 새롭게 선보였다. 해외 사업 확장도 매출 상승에 큰 몫을 했다. JAB홀딩스는 영국에 주로 분포해있던 프레타망제를 인도와 스페인, 키프로스,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비롯한 18개 국가로 진출시켰다. 특히 인도에서는 진출 12개월만에 뭄바이와 델리에 매장 15개를 오픈하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자본시장에선 다만 프레타망제의 재무 역량이 안정적인 궤도에 올랐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구독 수익이 줄어들면서 단기적으로는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지난해 연간 매출 상승을 이끈 요인은 구독료와 충성 고객이었는데, 구독 모델이 바뀌면서 밀레니얼 세대가 다른 브랜드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JAB홀딩스가 내놓은 프레타망제의 새로운 비즈니스 공식이 들어맞을 경우, 장기적으로는 충성 고객 수가 늘어나면서 매출이 서서히 올라갈 것”이라며 “새로운 모델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모니터링과 민첩한 의사 결정이 필수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 [마켓인]"디지털전환이 어려워요"…디지털교육 서비스 업체에 돈 몰린다
-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세계 10대 사모펀드(PEF)운용사인 미국 제네럴아틀란틱이 런던 증시에 상장된 디지털 교육업체를 품는다. 임직원 대상의 디지털전환 교육에 대한 글로벌 기업들의 수요가 높아지면서 사모펀드운용사들과 대기업들이 관련 업체들을 속속 인수하는 가운데 나온 행보다. 사진=픽사베이 갈무리2일 현지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제네럴아틀란틱은 기업들에게 디지털전환 관련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러닝테크놀로지그룹을 8억파운드(약 1조 4124억원)에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러닝테크놀로지그룹은 이사회를 거쳐 세부 조건을 조정하고 협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런던에 본사를 둔 러닝테크놀로지그룹은 디지털전환(DX·디지털을 기반으로 기업의 전략과 조직, 운영, 프로세스, 비즈니스모델, 문화, 시스템 등을 변화시키는 것)에 대한 개념과 실질적 적용에 어려움을 겪는 정부 및 기업 고객에게 관련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전략적 컨설팅과 디지털 콘텐츠 및 플랫폼, 데이터 분석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제네럴아틀란틱의 이번 인수는 기업용 디지털전환 교육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는 가운데 나왔다. 인사이트파트너스에 따르면 기업 대상의 디지털전환 교육 시장의 점유율은 2030년까지 연평균 17.5%씩 성장해 3952억8000만달러(약 521조 7696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대 비즈니스 환경에서 디지털전환이 필수적인 흐름으로 자리 잡으면서 관련 학습 시장도 덩달아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트렌드를 빠르게 읽은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 및 대기업들은 디지털교육 플랫폼을 속속 인수하고 있다. 예컨대 영국의 해양선급 회사인 로이즈레지스터는 지난달 룩셈부르크 기반의 오클리캐피탈로부터 ‘오션테크놀로지그룹’을 인수했다. 오션테크놀로지그룹은 디지털 전환에 어려움을 겪는 해양산업 유관 기업에 디지털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해상운송과 무역, 선박 등 다양한 분야를 지원한다. 이 밖에 지난해 7월 골드만삭스는 노르웨이 기반의 디지털교육 스타트업 카후트를 품기도 했다. 카후트는 애초 학생을 대상으로 온라인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던 스타트업으로, 엔데믹 여파에 따라 서비스 대상을 기존 학생에서 기업까지 확장했다. 한편 그로스에쿼티(growth equity·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에 자본을 투입해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장기적인 투자 수익을 목표로 하는 투자 전략) 전략을 취하는 제네럴아틀란틱은 올해 초부터 영국 딜을 속속 발굴하고 있다. 앞서 1월 제네랄아틀란틱은 인프라·부동산 전문운용사인 영국 액티스를 품었다. 이를 통해 회사의 운용자산(AUM)은 125조원 수준으로 늘어났다.
- [단독]'한샘 실적 기대할 만'…대주단, 재무약정테스트 면제키로
- [이데일리 마켓in 김연지 기자] 국내 사모펀드(PEF)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가 들고 있는 인테리어 기업 한샘(009240)이 재무약정 위기를 또 한 번 넘겼다. 주가 하락 등으로 기한이익상실(EOD)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었으나, 한샘 대주단은 최근 한샘의 재무 상황이 개선된데다 실적 역시 개선될 여지가 크다는 판단 아래 재무약정테스트를 면제키로 했다. (사진=한샘 제공)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샘 경영권을 들고 있는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는 한샘 인수금융 대주단으로부터 재무약정에 대한 테스트 면제권(웨이버)을 획득했다. 대주단은 한샘 본사 사옥 매각을 통해 회사의 재무 상황이 개선됐고, 최근의 실적 및 향후 실적 개선 가능성 등을 감안해 웨이버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IMM PE는 이로써 한샘 인수금융과 관련한 재무적 준수 사항에 대해 ‘적용 유예’를 받고 재도약의 시간을 벌게 됐다. 현 상황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계를 지난 2021년으로 되돌릴 필요가 있다. IMM PE는 앞서 지난 2021년 롯데쇼핑과 공동으로 한샘을 인수했다. IMM PE는 투자금 일부를 대주단으로부터 인수금융 형식으로 조달했고, 약 7500억원을 투입해 한샘 경영권 27.7%를 확보했다. 당시 한샘 주당 인수가는 약 22만원대였다.문제는 인수 직후 한샘 주가가 떨어지면서 발생했다. 한샘 주가가 주당 4만원 수준까지 밀리면서 기한이익상실(EOD) 가능성이 커지자 IMM PE는 재무 약정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인수금융 대주단에 대출 연장을 요청했다. 대주단의 추가 담보 요구에 IMM PE는 롯데쇼핑과 함께 1000억원 규모의 추가 투자를 약속했고, 그 결과 지난해 공개매수를 진행해 한샘 지분율을 36%까지 늘렸다. 한샘 재무약정 테스트 면제권을 획득하며 1년 6개월의 시간을 벌었던 IMM PE는 그간 강도 높은 비용 통제를 실시했고, 재무적 성과를 충족시키기 위해 사옥 매각 카드도 꺼내 들었다. 그 과정에서 회사는 지난달 그래비티자산운용과 한샘 상암 사옥을 320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 지난 24일 매각 대금을 지급받으며 거래를 종결했다.한샘의 재무상황이 개선된 것에 점수를 준 대주단은 가구 및 인테리어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한샘 실적이 개선될 여지가 크다고도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월간 주택매매거래량이 늘어나고 있는 와중 기준금리가 내려간 만큼,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면서 한샘에 봄날이 올 것으로 본 것이다. 업계에선 이 밖에도 IMM PE의 위기관리 능력 또한 한 몫 거들었다고 보고 있다. 실제 IMM PE는 EOD에 빠졌던 에이블씨엔씨의 실적을 궤도에 올렸고, 팬데믹으로 하늘길이 닫히며 위기에 봉착한 하나투어 역시 IT 고도화와 상품 다양화로 체질 개선을 성공시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업황이 좋지 못한 상황에서도 고강도의 비용통제로 한샘의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섰다”며 “이번 웨이버는 이러한 한샘의 실적과 재무상황, 부동산 경기 전망, IMM PE의 위기관리 능력이 한데 모여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 [마켓인]'가업승계 M&A에 진심'…스페인 미우라, 미들마켓 펀드 결성
-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미들마켓(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투자시장)에 대한 글로벌 연기금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스페인의 한 미들마켓 전문 사모펀드(PEF)운용사가 수천억 원 규모의 플래그십 펀드를 결성했다. 올해에만 세 번째 펀드를 결성한 해당 운용사는 이로써 올 한 해에만 총 8억유로(약 1조1872억원) 규모의 실탄을 마련하게 됐다.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페인 사모펀드운용사 미우라파트너스는 최근 4억7500만유로(약 7050억원) 규모의 4호 플래그십 펀드를 결성했다. 이는 직전 플래그십 펀드보다 44% 높은 수준이다. 가업승계형 M&A에 진심이란 평가를 받는 미우라파트너스는 지난 2008년 설립된 스페인 기반의 미들마켓 전문 사모펀드운용사로, 15억유로(약 2조 2261억원) 이상의 운용자금(AUM)을 굴리고 있다. 회사는 주로 가업승계형 바이아웃(buyout·한 기업이나 그 일부를 인수하기 위해 해당 기업의 주식이나 자산을 구매하는 것)과 임팩트투자(Impact Investment·재무수익과 함께 예측 가능한 사회,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기업 등에 투자하는 것) 전략을 내세워 활동하고 있으며, 주요 포트폴리오로는 임플란트 제조사 테랏메디컬과 애완용품 전자상거래 업체 티엔대니몰, 럭셔리 올리브 생산업체 세르피스 등이 있다. 미우라파트너스는 이번 펀드 결성에 앞서 두 개 펀드를 성공적으로 결성하며 유럽 투자은행 업계로부터 주목받았다. 회사는 올해 초 1억3500만유로(약 2003억원) 규모의 임팩트펀드를 결성했고, 올해 4월에는 유럽 덴탈 기업 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2억유로(약 3000억원) 규모의 덴트앤코 펀드 역시 성공적으로 결성했다. 미우라파트너스가 다수 펀드를 결성할 수 있었던 이유로는 엑시트(투자금 회수) 성과 외에도 ‘전통있는 미들마켓 PE에 대한 글로벌 출자자(LP)들의 관심 증가’가 꼽힌다. 우선 미우라파트너스는 올해 2월 미국의 한 사모펀드운용사에 임플란트 제조사 ‘테랏메디컬’을 매각했다. 지난 2020년 테랏메디컬을 품은 뒤 매출을 3배 이상으로 끌어올린 미우라파트너스는 해당 딜로 막대한 수익을 창출한 것으로 전해진다.이 밖에 고금리 장기화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자 출자자(LP)들이 미들마켓 전략을 구사하는 곳에 자금을 몰아주기 시작했다는 점도 펀드 결성에 한 몫 거들었다. 미들마켓 딜은 빅딜 대비 변동성이 낮아 수익 창출 측면에서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세계적으로 고령화와 저출산이 맞물리면서 가업승계형 M&A가 늘어난만큼, 관련 딜을 전문적으로 다뤄온 PE에게 기회가 생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미우라파트너스는 이번에 결성한 펀드를 통해 스페인과 포르투갈 내 의료, 교육, 소비재, 틈새 산업 부문의 가업승계 딜을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 K-숙취해소제로 영국 깨웠다..한국다움으로 승부하는 이 자매
-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궁금해서 그러는데, 이게 뭔가요? 손님마다 테이블 위에 이걸 올려 두길래요.”영국 런던의 한 유명 바에 들른 한국인 A씨가 음식을 서빙하는 웨이터에게 최근 들은 말이다. 우리나라 말 ‘맑은 아침’과 함께 해태 문양이 깃든 알록달록한 포장지의 이 제품은 다름 아닌 숙취해소제다.유럽인들은 술을 마신 뒤 햄버거와 같이 기름진 음식이나 수분 섭취를 위한 전해질 파우더로 아침을 맞이한다. 이들에게 숙취해소제는 다소 생소한 개념이다. 특히 전통 한방 기법으로 만들어진 숙취해소제는 더더욱이 그럴 것이다. 그럼에도 한류 영향과 함께 사회 생활과 여가 생활 간 밸런스를 맞춰주는 제품이 등장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헬스케어 제품에 영국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데일리는 영국 런던에서 한국 전통 숙취해소제를 만들어낸 어웨이큰(AWKN)의 테스 킴(Tess Kim·김정현)·숨 킴(Soom Kim·김수민) 대표를 만났다. 자매 창업가인 이들은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과 유럽에서 사회생활을 했다. 언니인 테스 킴 대표는 지난 2010년 쿠팡의 초기 멤버로써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 와튼 MBA 과정을 밟았다. 이후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눔을 거쳐 위워크 코리아 창업 멤버로 활동하면서 기업의 성장 과정을 몸소 체험했다. 동생인 숨 킴 대표는 국민대학교 의상디자인학과를 졸업한 후 유럽으로 건너가 아디다스, 딜로이트 등에서 다양한 크리에이티브 중점 업무 경험을 쌓았다. 서로 다른 분야에 전문성을 가지게 된 이들 자매는 동서양 시장을 동시다발적으로 이해하고 해석할 수 있는 플랫폼을 런칭하기에 적합한 조건을 갖췄다는 판단 아래 해외 창업에 뛰어들었다.숨 킴(왼쪽)과 테스 킴(오른쪽) 어웨이큰 대표. [사진=AWKN]◇ K-숙취해소제로 英 홀린 한국인 자매이들 자매의 AWKN은 지난 2021년 설립된 영국의 헬스케어 스타트업으로, 전통 한방 기법의 숙취해소제 ‘AWKN 리커버리 서포트 프로블렌드’를 개발 및 생산하고 있다. 고려인삼과 한국 배, 생강, 영지버섯, 꿀 등 한국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원료를 기반으로 하는 해당 제품은 지난 2022년 영국 헬스케어 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한국인 자매가 숙취해소제로, 그것도 한국이 아닌 영국 스타트업 씬에 뛰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테스 킴 대표는 “위워크 영국 지사로 전근을 갈 기회가 생겨 자리를 옮겼었는데, 한국에서 영국에 들어올 때마다 주변 지인에게 한국 음식과 뷰티 제품, 영양제 등을 선물로 종종 나눠주고는 했다”며 “그 중 가장 반응이 뜨거웠던 것이 숙취해소제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알고보니 유럽 시장에는 수분 섭취를 독려하기 위한 이온 및 전해질 파우더는 존재하지만, 숙취를 겨냥한 제품은 거의 없었다”며 “마침 전근을 온 이후 팬데믹이 터져 사업 개발에 매진할 기회가 주어졌고, 우리나라 전통 한방 기법을 이용한 숙취해소제를 개발해 외국에 널리 소개하자는 마음에서 사업을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숙취해소제 출시 후 현지 시장 반응은 뜨거웠다. 출시 불과 1년 만에 제품은 일반 고객부터 기업 고객까지 두루 인기를 얻기 시작했고, 실제 지난 2022년부터 1년간 AWKN의 누적 판매량은 10만개를 기록했다. 제품이 영국 안에서 인기를 얻으면서 재밌는 일화도 속속 생겨났다. 테스 킴 대표는 “한번은 런던의 한 바(bar)에 가 우리 제품을 무심코 올려뒀는데, 웨이터가 조심스레 다가오더니 질문을 쏟아냈다”며 “최근 몇 달간 이 제품을 너무 많이 봤다며 도대체 이게 무엇이냐고 묻더라”고 말했다. AWKN의 숙취 해소제.[사진=AWKN]◇ 美까지 확장…“동서양 잇는 브릿지될 것”AWKN의 창업 이야기를 들어보면 우여곡절 하나 없이 매끄러웠을 것으로 보이나 그렇지만은 않았다. 테스 킴 대표는 “아무리 2개 국어가 가능하고 문화적 이해가 높다고 해도, 외국에서의 창업에는 어려움이 많다”며 “내국인이 아니라는 점과 함께 행정기관 업무 프로세스가 우리나라와 달리 통일화되지 못해 사업적으로 신경쓸 것이 많다는 점, 한영 국가간 협력 관계가 한미 대비 아직 진전되는 단계라 관련 도움을 받을 리소스가 덜하다는 점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해외 창업시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매 순간 주어지기 때문에 겸손해지면서도 당차게 밀고 나가는 힘이 중요하다”며 “스스로 헤쳐나가다 보면 반드시 길이 보인다”고 덧붙였다. AWKN은 현재 프리 시드 라운드를 돌고 있다. 글로벌 벤처캐피탈(VC)들은 AWKN의 시장성과 차별점에 점수를 주며 투자를 검토 중이다. 이에 대해 숨 킴 대표는 “한국스러움을 담은 AWKN의 정체성 자체가 타 브랜드와의 차별점”이라며 “투자를 유치한 후 제품군을 늘리고, 지리적으로도 유럽을 넘어 북미권까지 접점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AWKN은 현재 영국 아마존을 비롯한 다양한 채널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9월 말에는 미국에 제품을 런칭하며 판매 채널을 확대한다. 내년부터는 현지 호텔 바와 레스토랑과 협력해 제품을 노출한다는 게 이들 자매의 계획이다.테스 킴과 숨 킴 대표가 최종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꿈은 무엇일까. 이들 자매는 “서양인들이 AWKN을 통해 한국의 문화를 만나볼 수 있도록 하는 브릿지 역할을 하는 것이 최종 꿈”이라며 “음악과 영화는 그간 동서양을 연결해왔으나, 한국 제품은 그렇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헬스케어 프로덕트를 중심으로 이러한 꿈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 '英 VC계 작은거인' 언룰리가 주목하는 한국 스타트업은
-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세계적으로 벤처투자 시장이 혹한기로 접어들기 시작한 지난 2023년. 영국의 한 신생 투자사는 설립 1년도 되지 않아 약 500억원 규모의 1호 펀드를 결성한다. 유동성이 확 줄어들었던 때인지라 당시 글로벌 출자자(LP)들은 보수적인 기조를 가져갔고, 전 세계 신생 투자사들에 대한 출자에는 더더욱 신중을 기울일 때였다.당시 글로벌 LP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투자사 대표의 마인드였다. 스타트업 생태계 육성으로 제2의 금융 전성기를 노리는 영국에서 벤처캐피탈(VC)들이 가장 따져야 할 것은 ‘장·단기 수익 여부’가 아니라 ‘내가 발굴하고 투자한 스타트업이 무궁무진한 성장성을 갖고 있냐, 아니냐 여부다’라는 진정성 있는 마인드가 시장을 움직였다. 영국 기반의 딥테크(deep-tech·단순 서비스 개발이 아닌 과학적 연구 또는 기술적 도전을 기반으로 하는 혁신 기술)투자사이자 영국 자본시장 내 ‘작은거인’으로 통하는 언룰리캐피탈의 이야기다. 프란체스코 모레이 언룰리캐피탈 대표./사진=언룰리캐피탈 제공이데일리는 최근 영국 런던에 위치한 언룰리캐피탈 본사에서 프란체스코 모레이 대표를 직접 만났다. 영국 옥스포드대학교 재학 당시 공급망 보안(외부 공급업체와 벤더, 물류, 운송의 위험 관리에 집중하는 공급망 관리) 스타트업을 창업한 그는 엑시트 후 영국 옥스포드 기반의 기술 전문 투자사이자 성장 단계 스타트업에 주로 투자하는 ‘옥스포드테크놀로지매니지먼트’에서 투자 파트너를 지냈다. 그러다가 그는 대학교 연구실 기술이 상업화되는 극초기~초기 단계에 대한 자본시장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보고 2022년 언룰리캐피탈을 설립했다.모레이 대표가 이끄는 언룰리캐피탈은 영국의 신생 딥테크 투자사로, 현재 유럽과 미국, 아시아를 투자 대상으로 하는 2600만파운드(약 460억원) 규모의 1호 딥테크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회사의 주요 투자 분야는 바이오테크와 기후기술, 신재생에너지, 푸드테크, 우주공학 등으로, 주로 극초기에서 초기 단계 스타트업에 투자한다. 주요 포트폴리오로는 수소에너지 기반의 항공기 제조업체 비욘드에어로와 전기차 데이터 스타트업 볼테라스, 대규모 플랑크톤 양식 스타트업 아쿠안조, 탄소포집 스타트업 씨바운드, 저탄소 건축 스타트업 쿠빅 등이 있다. 언룰리캐피탈의 투자 포트폴리오는 대학교 연구실에서 탄생한 기술을 토대로 스핀오프(하나의 사업을 독립적인 주체로 만드는 것)한 스타트업이 대다수다. 모레이 대표는 “대학교 연구실에서 탄생한 스타트업 중 신재생에너지와 바이오테크, 신소재를 다루는 곳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며 “대학교는 혁신 기술 기반의 스타트업이 탄생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기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대학교 연구실의 리서치 프로젝트에 불과했던 기술이 세상을 바꾸고 있다”며 “다만 꼭 대학교 연구실 출신이 아니더라도, 수준 높은 지식재산권(IP)을 갖춘 스타트업이라면 적극적으로 검토한다”고도 덧붙였다.대학교 연구실에서 혁신 기술이 탄생할 순 있을지 몰라도 이를 상업화하는 것은 다른 문제이지 않냐는 질문에 모레이 대표는 “상업화하기에 어려운 것은 사실이나, 상업화 단계에 이르면 크게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라며 “때문에 미래가 어떠할지 예견하고 실질적으로 움직이는 창업자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 시 창업자의 어떠한 점을 특히 눈여겨 보느냐는 질문에는 “뛰어난 창업자들이 공통된 특성을 갖지는 않지만, 대부분은 그들이 진입할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뛰어나고, 그들의 기술을 어떻게 해서든 작동시키려는 의지가 크다”며 “이러한 의지와 지식을 바탕으로 혁신을 드라이브하고, 여러 역경과 고난을 헤쳐나갈 수 있는 인물인지를 본다”고 대답했다. 그 결과 언룰리캐피탈은 1호 펀드 결성 1년만에 50개의 스타트업에 투자를 집행했다. 회사는 연말 안으로 30개의 스타트업을 신규 발굴하고, 내년 상반기쯤 2호 펀드 조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언룰리캐피탈은 특히 내년부터 국경을 넘나드는 ‘크로스보더’ 투자도 적극 고려할 예정이다. 설립 이후 지금까지는 영국 기반의 스타트업에 주로 투자했다면, 이제부턴 유럽은 물론이고 인도와 아프리카, 일본, 한국까지 투자 보폭을 넓히겠다는 방침이다. 모레이 대표는 “지금 당장은 인도와 아프리카 스타트업들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고, 일부 스타트업은 투자를 검토중이다”라며 “점진적으로는 한국과 일본 등으로 뻗어 나갈 예정이다. 한국엔 특히 제조업과 반도체 부문의 매력적인 스타트업이 즐비해 흥미롭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언룰리캐피탈의 비전을 물었다. 프란체스코 모레이 대표는 “여느 VC이던 마찬가지이겠지만, 퀄리티 높은 창업자들에게 깊은 인사이트를 주며 함께 성장하고, 스페이스X와 같이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혁신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것이 꿈”이라며 “유럽에서 가장 브랜드있는 딥테크 투자사로 거듭날 수 있도록 글로벌 혁신 스타트업에 꾸준히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