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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U있는 경제]"끝난게 아니다"…부활 선언한 英 테드베이커
-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버버리와 폴스미스에 이은 영국 3대 명품 브랜드 ‘테드베이커’의 현 상황은 위같이 표현이 가능하다. 브렉시트와 코로나19로 내리막길을 걷다가 지난 2022년 미국의 한 대기업에 인수된 테드베이커가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테드베이커 대주주가 영국 내 오프라인 지점을 모두 닫고 북미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가운데 자본시장에선 테드베이커가 다시 일어설 수 있을지 관심을 두고 있다.영국 런던 리젠트 스트리트에 위치한 테드베이커 메인 스토어. 현재 재고떨이에 한창이다. [사진=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설립 36년차에 자취 감추는 英 브랜드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테드베이커는 영국 내 온·오프라인 매장을 모두 정리 중이다. 현재 런던 내 일부 매장만이 재고떨이 차원에서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988년 설립된 테드베이커는 퀄리티와 디테일을 중시하는 영국 3대 명품 브랜드 중 하나로, 영국 왕세자비인 케이트 미들턴이 즐겨입는 브랜드로도 유명하다. 남성 및 여성 의류, 액세서리, 향수, 신발 등 다양한 아이템을 판매하며 충성 고객을 확보했고, 지난 1997년에는 런던증권거래소에도 상장됐다.그러다가 브렉시트와 코로나19로 몸살을 겪은 테드베이커는 2022년 인수·합병(M&A) 시장에 주요 매물로 등장하며 글로벌 패션 브랜드들의 이목을 끌었다. 실제 다양한 원매자가 피 튀기는 인수전을 치렀고, 결국 미국의 ‘어센틱브랜드그룹’이 테드베이커를 2억 2000만파운드(약 3841억원)에 인수하며 막을 내렸다. 어센틱은 포에버21과 리복, 쥬시꾸뛰르 등을 보유한 미국의 대표적인 패션 브랜드 매니지먼트 기업이다. 업계에선 ‘손만 댔다’하면 글로벌 브랜드로 키워내는 어센틱이 브랜드를 인수한 만큼, 테드베이커의 글로벌 확장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하기도 했다.문제는 어센틱이 테드베이커의 영국 및 유럽 사업권을 아웃소싱(외부조달)하면서 발생했다. 당시 영국 내 온·오프라인 유통 파트너로 선정된 네덜란드 기반의 AARC이 재무적 어려움을 겪었고, 어센틱이 일부 자금을 지원했음에도 1년 만에 주저앉았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부활 조짐도예상치 못한 상황이 이어지자 어센틱은 올해 초 성명을 통해 “AARC가 어센틱에 대한 재무적 의무를 이행하지 못했기에 파트너 계약을 파기한다”며 “어센틱은 테드베이커 운영을 위해 독립 이사회를 꾸릴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테드베이커의 영국 내 온·오프라인 사업이 원활하게 운영되지 못해온데다 현지 협력 파트너 또한 잃은 만큼, 어센틱이 매각을 비롯한 다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를 염두에 둔 어센틱은 실제 올해 초부터 테드베이커의 매각을 시도했으나, 원매자와의 밸류에이션 이견 차이 등으로 성사시키지 못했다. 현재 어센틱은 테드베이커를 부활시키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회사 측은 최근 북미에서 테드베이커의 입지를 강화하겠다며 디자인·생산·도매를 담당할 새로운 라이선싱 회사 몇 곳과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라이선싱 회사들은 마이클코어스와 캘빈클라인, 빈스, 샤킬오닐 등의 브랜드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자본시장에선 테드베이커의 영국 사업 재편으로 인한 단기적 타격은 있을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호재일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자본시장 한 관계자는 “실적이 좋지 못한 매장을 폐쇄시킴으로써 수익성 높은 곳에 집중하는 것은 교과서적인 전략이다”라며 “다른 국가에서의 재도약을 위해 (어센틱이) 새로운 라이선싱 파트너도 확보한 상태이기 때문에 재기 성공 가능성이 없다고 볼 순 없다”고 말했다.
- [마켓인]"다시 보는 금융본산 영국"…유럽 PE, 英 최대 금융투자플랫폼 인수
-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영국 최대 규모의 금융투자 플랫폼 ‘하그리브스 랜스다운’이 유럽 사모펀드 컨소시엄에 매각된다. 글로벌 사모펀드(PEF)운용사들이 브렉시트 이후 저평가된 영국의 금융업체들에 눈독을 들이는 가운데 이뤄진 빅 딜로, 거래가 최종적으로 성사되면 이는 올해 영국에서 이뤄진 금융산업 M&A 중 최대 규모로 기록된다.(사진=하그리브스 랜스다운 앱 화면)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VC캐피탈파트너스 컨소시엄은 영국 하그리브스 랜스다운을 54억파운드(약 9조46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지난 1981년 설립된 하그리브스 랜스다운은 영국 브리스톨에 본사를 둔 영국 최대 규모의 금융투자 플랫폼으로, 일반 투자자에게 주식과 펀드 상품, 연금 관리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특히 개개인의 소비 및 투자 패턴에 맞는 저축·투자 전략을 제시하면서 약 190만명의 고객을 두루 확보했다. 올해 6월 말 기준 하그리브스 랜스다운의 운용자산(AUM)은 1553억파운드(약 272조원) 수준이다. 이번 딜은 글로벌 PE들이 최근 수년 사이 영국 기반의 금융업체들을 속속 인수하는 가운데 나온 빅 딜이다. 브렉시트 이후 영국 기업들의 기업가치가 다른 선진국 대비 저평가됐다는 점을 기회로 보고 M&A에 나서는 것으로 분석된다.실제 올해만 해도 미국의 찰스뱅크캐피탈파트너스가 2월 영국 자산운용사인 ‘퍼스펙티브 파이낸셜 그룹’의 주요 지분을 인수했고, 브릿지포인트캐피탈은 올해 6월 영국 기반의 금융 컨설팅 업체인 ‘알파 파이낸셜 마켓 컨설팅’을, 같은 기간 미국 블랙록은 영국 금융데이터 분석업체 ‘프레킨’을 품었다. 기업가치가 상대적으로 낮다고 해서 인수 난이도가 쉬운 것은 아니다. 약 4개월의 대장정 및 밀당(밀고 당기기) 끝에 성사된 이번 딜만 봐도 그렇다. 앞서 지난 4월 CVC캐피탈과 노르딕캐피탈, 아부다비국부펀드 산하 투자사로 꾸려진 해당 컨소시엄은 하그리브스랜스다운에 인수를 제안했다. 당시 이들이 제시한 인수가는 46억파운드(약 8조원)로, 당시 하그리브스랜스다운 거래 종가에 30%의 프리미엄을 얹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하그리브스랜스다운 이사회는 “사모펀드 컨소시엄이 회사의 기업가치를 상당히 낮게 평가했다”며 인수 제안을 거절했다. 이후 CVC캐피탈 컨소시엄은 하그리브스랜스다운과 약 4개월에 걸쳐 조건 협상에 나섰고, 이내 이견을 좁혔다.영국 금융업체를 향한 글로벌 운용사들의 러브콜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지 자본시장 한 관계자는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들은 브렉시트 이후 영국의 다양한 업체를 인수하며 영국 경제에 크고 작은 영향을 끼쳤다”며 “현재까지 글로벌 운용사들이 투자한 영국계 금융업체는 25곳 이상으로, 이들 포트폴리오 간 통합도 눈여겨볼 만한 움직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한국 이어 유럽서도 항공사 M&A 바람 '솔솔'
- [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경쟁사에게 메가캐리어(대형 항공사)의 탄생은 기회 요인’최근 독일 루프트한자의 이탈리아 국영 항공사 ITA,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합병과 관련해 조건부 인수를 승인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속사정을 유추해보자면 위와 같을 것이다. EU 집행위를 비롯한 세계 경쟁 당국은 피인수 항공사가 파산하는 것보단 탄탄한 항공사와의 합종연횡이 낫다는 점에 무게를 실어왔다. 특히 메가캐리어의 탄생이 곧 경쟁사나 후발주자에게 황금 노선을 확보할 기회를 마련해준다면 합병을 승인하는 모습도 속속 포착됐다.이러한 뉘앙스에 힘입어 저 멀리 유럽에서는 항공사 간 통합 물결이 거세게 일고 있다. ‘지금이 기회’라고 보고 쏟아지는 항공사 매물에 눈독을 들이며 주판알을 튕기기 바쁜 모습이다. (사진=픽사베이 갈무리)◇ “넘치는 매물”…유럽선 항공사 쇼핑 ‘온고잉’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럽 항공그룹 IAG는 포르투갈 국영 항공사인 TAP 인수를 위해 관련 절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IAG는 영국 브리티시에어웨이와 스페인 이베리아 항공을 보유한 항공 그룹사로, 주요 주주로는 카타르 정부(카타르 항공)와 오스트리아 빈의 한 자산운용사, 영국의 한 대체투자 운용사가 있다. 회사는 최근까지 에어유로파 인수를 추진하다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불승인으로 계획을 접었다. TAP은 라틴 아메리카와 남미 지역에서의 입지를 확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 글로벌 항공사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은 주요 매물이다. 이미 수년 전 시장에 매물로 등장한 바 있으나, 재정 이슈 등으로 매각이 불발되다가 팬데믹으로 손실 폭이 늘어나면서 재등장했다.최근 유럽에서 경쟁당국 승인을 받아낸 사례도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달 독일 루프트한자의 이탈리아 국영 항공사 ITA 인수를 조건부로 승인했다. 루프트한자는 유럽 최대 규모의 항공사로, 지난 2000년부터 스위스항공과 오스트리아항공, 브뤼셀항공, 에어베를린을 인수하며 몸집을 키워왔다. 루프트한자는 지난 5월 이탈리아 경제재정부가 가진 ITA 지분 41%를 약 4800억원에 인수하는 동시 나머지 지분(59%)도 추가로 인수할 수 있는 콜옵션(매수청구권)을 확보한다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와 관련해 EU 집행위원회는 반독점 우려를 내비쳤고, 루프트한자는 일부 슬롯(항공기 이착륙 횟수)을 경쟁 항공사에 넘기는 방안을 제시하며 우려를 불식시켰다.◇ 어딘가 닮은 M&A…대한항공도 ‘기대’루프트한자의 ITA 인수는 과거 아메리칸항공이 일부 노선을 경쟁사에 넘기면서 US 에어웨이스 항공을 인수했던 사례와 닮은 부분이 있다. 아메리칸항공은 앞서 지난 2013년 US 에어웨이스를 인수하겠다고 선언했으나, 미국 법무부가 일부 공항에서 독과점이 형성될 수 있다며 제동을 걸었다. 그 과정에서 두 항공사는 기존에 보유하던 미국 내 주요 도시의 슬롯을 경쟁사에 넘긴다는 절충안을 내걸면서 승인을 받아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 중인 대한항공도 이들과 비슷한 트랙을 밟고 있다. 앞서 EU 집행위원회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 시 화물 부문을 분리 매각하고 유럽 일부 여객 노선을 내놓는 조건으로 양사 합병을 조건부 승인했다. 이에 대한항공은 지난 6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에어인천을 선정하고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 현재 대한항공은 14개 경쟁 당국 중 미국의 승인만 남겨놓은 상태다. 일각에선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시선으로 해당 합병 건을 바라보고 있으나, 자본시장에선 9부 능선은 넘어섰다고 보는 모양새다. 국내 자본시장 한 관계자는 “경쟁을 저해하지 않는 수준을 갖춘데다 미국 보잉과의 협력 관계 또한 끈끈하게 다지고 있다는 이유에서 업계에선 이미 승인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보는 눈치”라며 “그간 해외에서 승인된 사례를 보면 경쟁당국은 항상 파산보다는 합종연횡이 낫다는 스탠스를 보여왔다. 특히 경쟁사 및 후발주자들이 황금 노선을 차지할 계기를 마련해주는 이벤트나 다름 없기 때문에 이변이 없는 한은 승인될 것이라 본다”고 설명했다.
- [마켓인]"MZ들이 꽂혔다"…유럽서 기능성 음료 투자 붐
-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Better for you’식음료(F&B) 회사에 베팅하는 유럽계 자본시장(IB) 관계자들 사이에서 통하는 말이다. F&B 중에서도 빅 브랜드가 아닌 이상은 소비자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회사에 투자하자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특히 수많은 F&B 섹터 중에서도 면역력과 소화, 장 건강 등 건강 증진의 기능성을 강조한 기능성 음료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관련 시장이 무섭게 성장하면서다. (사진=비타민웰 홈페이지 갈무리)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영국 최대 사모펀드운용사 신벤은 최근 스웨덴 기반의 건강식품 제조사 ‘비타민웰’의 주요 지분을 인수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정확한 인수가는 비공개이나 비타민웰의 기업가치가 20억유로(약 2조 9825억원)로 추정되는 만큼, 상당한 자금을 들였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주주였던 영국의 브릿지포인트그룹은 비타민웰의 지분 소수를 보유하면서 주주로 남게 됐다.비타민웰은 지난 2006년 설립된 건강식품 제조사로, 저칼로리의 기능성 음료와 단백질바, 에너지드링크 등을 주력 제품으로 두고 있다. 대부분의 제품은 스웨덴뿐 아니라 영국, 덴마크, 노르웨이, 핀란드, 아이슬란드, 스페인, 슬로베니아 등으로 수출되고 있다. 브릿지포인트그룹은 지난 2016년 두 개의 펀드를 통해 비타민웰을 품었고, 북유럽 지역으로 사업을 확대하며 비타민웰의 기업가치를 대폭 끌어올렸다. 주요 지분 매각에 나선 것은 올해 4월로, 당시 신벤을 비롯한 유럽의 주요 운용사들이 관심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진다. 벤처캐피탈(VC)도 예외는 아니다. F&B 투자로 정평이 난 일부 투자사들은 기능성 음료를 제조하는 스타트업 투자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예컨대 올해 상반기 영국 기반의 기능성 음료 스타트업 조조는 영국판 우버인 ‘딜리버루’를 발굴한 잼자르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250만파운드(약 44억원)를 조달했다. 조조는 저칼로리 유산균 소다를 주력 제품으로 하는 음료 스타트업으로, 최근 유럽 MZ세대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F&B에 전문적으로 투자해온 유럽계 투자사들은 약 10여년 전부터 ‘건강한 F&B에 투자하자’는 스탠스를 취해왔다. 그 중에서도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기능성 음료가 큰 인기를 얻자 관련 매물이 시장에 등장할 때마다 속속 딜이 체결됐다.대표적인 예제로는 이노바캐피탈의 오쉬 인수, 트루캐피탈의 스니크 인수가 꼽힌다. 우선 폴란드 기반의 이노바캐피탈은 지난 2018년 자국 기능성 음료 제조사 오쉬 지분 33%를 인수했다. 오쉬는 M&A 시장에 등장하기 약 1년 전인 지난 2017년 경쟁사를 인수하면서 기능성 음료 생산량을 3배로 늘렸고, 이내 폴란드의 기능성 음료 시장 선두주자로 거듭났다. 이 밖에 지난 2021년 영국 기반의 트루캐피탈은 기능성 음료 사업체 스니크의 주요 지분을 인수했다. 영국 맨체스터 기반의 스니크는 분말 형태의 에너지 포뮬라를 제조하는 스타트업으로, 설탕과 타르색소, 카페인이 없는 천연 기능성 음료로 관련 시장의 주목을 제대로 받았다. 트루캐피탈은 스니크가 차별화된 기능성 음료를 토대로 유럽 MZ 고객을 두루 확보했다는 점을 높이 사고는 관련 딜을 신속하게 체결한 것으로 전해진다.기능성 음료를 향한 유럽계 투자사들의 ‘Better for you’ 전략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 MZ세대를 중심으로 관련 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영국 데이터분석업체 글로벌데이터는 전 세계 기능성 음료 시장 규모가 2028년 약 1902억달러(약 26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 [마켓인]英서 핀테크 투자 붐…상반기 투자액, 전년比 3배↑
- [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영국 핀테크 투자 시장에 활기가 돌고 있다. 영국 핀테크 스타트업 한 곳에 1조원 규모의 글로벌 투자가 쏟아지는가 하면, 내로라하는 금융기관과 투자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유니콘에 등극한 핀테크 스타트업도 탄생했다. 브렉시트 이전 ‘세계 최고의 금융 중심지’라는 평가를 받았던 영국이 이러한 시장 분위기에 힘입어 다시 과거의 명예를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사진=구글 이미지 갈무리)8일 글로벌 회계·경영 컨설팅펌 KPMG UK가 낸 핀테크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글로벌 사모펀드(PEF)운용사와 벤처캐피탈(VC)이 영국 핀테크 기업에 쏟은 투자 총액은 73억달러(약 10조 426억원)다. 이는 25억달러(약 3조 4392억원)를 기록한 작년 같은 시기보다 3배 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 영국에서 완료된 핀테크 거래는 198건으로, 총 284건을 기록한 작년 상반기보다는 감소했다. 하지만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하나의 딜에 규모있는 자금이 속속 모이면서 시장 분위기를 달궜다.대표적인 투자 유치 사례로는 △영국 오픈뱅킹 스타트업 어바운드 △영국 인터넷은행 몬조 △영국 디지털 결제 솔루션 피프로 △영국 핀테크업체 액세스페이 등이 꼽힌다. 우선 영국 오픈뱅킹 스타트업 어바운드는 지난 5월 미국 GSR벤처스를 비롯한 글로벌 VC들로부터 9억 9000만달러(약 1조 3613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이는 영국 핀테크 투자 시장 역사상 최대 규모다. 지난 2020년 설립된 어바운드는 인공지능(AI) 기반의 오픈뱅킹(하나의 앱에서 모든 금융기관 계좌의 잔액 조회, 입출금, 관련 카드 정보를 한눈에 확인하는 금융서비스) 스타트업으로, 소비자에게 전통 금융사 대비 저렴한 대출금리를 제공하면서 주목받았다. 영국 1위 인터넷전문은행 몬조는 올해 상반기 캐피탈G를 비롯한 글로벌 VC로부터 총 6억 2100만달러(약 8537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하기도 했다. 몬조는 체류 자격과 상관없이 여권만 있다면 계좌 개설이 가능한 혁신 금융 서비스사로, 이번 라운드를 통해 52억달러(약 7조 1489억원) 수준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을 인정받았다.이 밖에 영국의 디지털 결제 솔루션 업체 피프로는 페이팔벤처스와 JP모건, 블랙록, 시티벤처스 등으로부터 9280만달러(약 1275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피프로는 기업과 은행에 디지털 결제 인프라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으로, 지난 2021년 유니콘에 등극했다. 현재는 페이팔, 알리페이, 어도비 등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국경 간 결제 솔루션도 지원하고 있다. 또 영국 맨체스터 기반의 핀테크업체 액세스페이는 2400만달러(약 33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액세스페이는 기업의 은행 계좌 및 금융 앱을 공유 인터페이스로 간소화해 고객사가 횡령 및 보안 걱정 없이 재무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도록 돕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영국에서의 핀테크 투자 붐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지 자본시장 한 관계자는 “영국뿐 아니라 세계 전역에 걸쳐 금융혁신이 이뤄지고 있다”며 “특히 AI의 발전으로 금융서비스를 보다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어 관련 투자도 늘어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 "넥스트 슈퍼사이클 온다"…반도체 펀드 조성나선 정부
- [이데일리 마켓in 박소영 김연지 기자] “반도체 섹터에 대한 투자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겁니다. 이제 겨우 새로운 슈퍼 사이클이 시작되는 단계에요.” 국내 반도체 시장이 저평가됐다며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대표가 전한 말이다.실제로 올 2분기 실적발표에서 삼성전자, LG전자, SK하이닉스 등 대기업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해 반도체 호황을 알렸다. 이어 올 상반기 국내 무역수지는 6년 만에 최대 규모 흑자를 달성했다. 반도체 수출은 657억달러(약 90조 6923억원)에 달해 지난해보다 52.5% 증가했다. 특히 6월에만 134억달러(약 18조 4974억원)를 달성하면서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반등과 AI에 사용되는 고성능 반도체 수요 증가가 수출을 견인했다.다만 이런 우호적인 환경에도 국내 투자사들의 움직임은 다소 더딘 상태다. 정부 주도하에 각종 펀드 출자 사업이 조성되고 있지만 아직은 규모가 그닥 크지 않을뿐더러, 이를 뒷받침할 공공민간 펀드가 결성되는 사례는 손에 꼽을 정도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향후 1조원 규모의 관련 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에 대한 낙수 효과로 하반기에는 민간 차원의 펀딩 결성 물결이 움틀지 업계 관심이 쏠린다.(사진=아이클릭아트)◇ 반도체 정책 펀드 속속 조성 물결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이 갈수록 격화되면서, 정책적으로 관련 펀드를 조성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추세는 관련 대기업을 향한 직접적인 보조금 지급과 세금 감면 혜택”이라며 “우리나라는 정책 펀드가 만들어져 관련 스타트업에게도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고 전했다.예컨대 정부는 올해 전용 펀드를 조성해 중소·중견기업 지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지난 5월 윤석열 대통령은 반도체 산업 주제로 ‘제2차 경제이슈점검회의’를 주재해 1조원 규모의 반도체 생태계 펀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유망 팹리스와 소부장 기업이 글로벌 기업을 성장할 수 있도록 해당 펀드로 지원할 계획이다. 미니팹(fab·공장) 같은 기업이 공동으로 이용 가능한 연구 인프라도 기업이 원하는 수준으로 확충할 예정이다.최근 출자사업의 최종 위탁운용사(GP)를 선정한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성장금융) 사례도 있다. 성장금융은 해당 출자 사업에 산업은행과 공동으로 주관하는 ‘반도체생태계펀드’를 포함시켰다. 총 7개 운용사가 도전해 비전에쿼티파트너스와 펜타스톤인베스트먼트 등 2곳이 최종 GP로 선정됐다. 이들은 성장금융과 산업은행으로부터 각각 150억원씩 300억원을 출자받게 됐다. 두 GP는 6개월 이내에 최소 300억원 규모의 자펀드를 결성할 예정이다.이외에도 경기도와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은 경기도는 반도체 분야를 중점으로 한 300억원 규모의 ‘미래성장펀드 6호(G-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최종 GP로 선정된 곳은 경기도 기반 시스템 반도체, 반도체 장비, 반도체 관련 소부장 등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에 투자하게 된다.◇ ‘우상향’ 담보된 신규 먹거리…선점 필요자본시장 일각에서는 정부 지원에 발맞춰 이를 뒷받침할 민간 규모가 확대될 적기라고 보고 있다. 게다가 전산업에 인공지능(AI) 기술이 접목됨에 따라 이를 뒷받침하는 반도체 섹터가 신규 투자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로 시장조사 업체 가트너 따르면 올해 전세계 AI 반도체 시장 매출은 전년 536억 6000만달러(74조 1045억원) 대비 33% 증가한 총 710억달러(약 98조원)에 이를 전망이다.이외에도 전문가들은 △반도체가 들어가는 디바이스 종류의 증가 △각 디바이스 당 들어가는 반도체의 증가 △가격을 낮춘 새로운 종류의 반도체 개발 등으로 관련 산업이 폭발적인 성장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요약하자면 반도체 수요가 늘면서 관련 시장 규모가 우상향 사이클로 갈 것이라는 예측이다.현재 반도체 칩이 들어가는 디바이스는 크게 PC와 모바일 기기 등이다. 이제 AI 시대가 도래하면서 자율주행차량, 로봇, 데이터센터 등 곳곳에서 반도체가 활용되고 있다. 이렇게 늘어난 디바이스의 성능을 높이기 위해선 더 많은 반도체 칩이 필요하다. 동시에 활용되는 분야에 맞춰 가격은 낮추고 성능은 높인 새로운 반도체가 개발될 것이라는 분석이 곁들여진다.이때 한국 반도체가 세계 수준에 올라선 만큼, 자본시장도 펀드 조성 등으로 이를 뒷받침할 토대를 만들면 한국이 반도체 산업의 패권을 잡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을 포함한 다수 국가가 반도체 산업에 지원금을 살포할 뿐, 우리나라처럼 전용 펀드를 만드는 나라는 극히 일부”라며 “이럴 때일수록 펀드 조성 규모를 늘리고 관련 스타트업 지원을 통해 유니콘으로 만들어 승기를 거머쥐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 “반도체 투자도 최강국으로"…민간투자 기지개 '시동'
- (사진=셔터스톡 갈무리)[이데일리 김연지 박소영 기자] ‘산업적 측면에선 최고, 투자는 아직’국내 반도체 산업과 관련 투자 현황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자본시장 관계자들이 공통으로 내놓는 의견이다. 반도체 강국답게 산업적으로는 최고로 평가할 수 있으나, 이를 뒷받침할 민간 투자는 아직 기지개 단계라는 것이다.해외 각국에서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공공·민간 합동 작전을 펼치는 가운데 자본시장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투자 사이드에서도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특히 해외 반도체 스타트업 및 기업들이 한국 기업들과의 전략적 협업 및 투자 유치를 위해 지난해부터 속속 한국을 찾고 있는 만큼, 반도체 전문 펀드 수뿐 아니라 규모 또한 획기적으로 늘릴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 세계 각국 보조금 지급…한국은 민간 투자역량 주목반도체 산업 육성에는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는데다 성공을 보장하기 어렵고, 투자금을 회수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려 민간 투자가 좀처럼 활성화되지 못했다. 다만 산업 성장성이 뚜렷하다 보니 미국과 유럽연합, 일본 등 세계 각국에선 천문학적 규모의 정부 보조금 지급에 나서는 실정이다. 예컨대 미국은 반도체 산업 공급망을 강화하고, 반도체 강국인 대만과 한국 등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반도체 산업 육성법을 만들었다. 해당 법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공장을 짓는 기업에 △390억달러 수준의 보조금 △대출 및 대출 보증 형태의 추가 지원(750억달러) △최대 25%의 세액공제 등을 제공한다. 유럽연합도 별반 다를 바 없다. 유럽연합은 지난해 반도체 공급망 및 기술력 강화를 위한 반도체법을 발효했는데, 여기에는 유럽연합이 총 430억유로(약 62조원) 규모의 보조금 및 투자를 통해 역내 반도체 산업을 육성한다는 계획이 담겼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유럽연합의 반도체 생산 시장 점유율을 20%까지 끌어올린다는 포부다.각국 정부의 투자 보조금 경쟁이 격화한 가운데 자본시장에선 우리나라가 주도권을 잡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정부 주도의 반도체 펀드 조성을 뒷받침할 민간 투자 역량이 여타 국가보다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성공 사례도 있다. 예컨대 지난해 말쯤 청산한 ‘티그리스-VEP 반도체성장 1호 신기술사업투자조합’는 32.7%의 내부수익률(IRR)을 달성했다. 해당 펀드는 성장금융이 지난 2021년 반도체 인수·합병(M&A) 활성화를 목표로 최대 출자자로 참여한 하위펀드다. 해당 펀드의 주요 포트폴리오로는 시스템 반도체 팹리스 기업 ‘웰랑’이 있다. ◇ 한국 찾는 빅샷…투자 주도권 잡아야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스타트업들이 한국으로 발걸음을 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대표적으로 ‘반도체 설계의 전설’로 불리는 짐 켈러는 지난해 8월 한국을 찾았다. 짐 켈러는 디자인팀도 없던 AMD에서 반도체 칩을 설계하며 지금의 AMD를 이끌어낸 인물이다. 그는 내한 당시 국내 벤처캐피탈(VC), 대기업과 자신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스타트업의 투자 유치 및 전략적 파트너십을 논의했고, 직후 한국으로부터 1억달러(약 1376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유치했다. 자국에서도 한 번에 받기 어려운 금액을 수월하게 유치한 덕일까. 그로부터 8개월 후인 올해 3월 그는 추가 투자 유치를 위해 1박2일의 짧은 일정으로 국내 주요 대기업과 VC를 만나고 가기도 했다. 자본시장에선 민간 투자가 지금보다 더 활성화되어야 투자 사이드에서도 주도권을 확실히 잡을 수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반도체 투자에 정통한 국내 자본시장 한 관계자는 “글로벌 반도체 스타트업들은 한국에서 민간 투자가 물꼬를 트기 시작하면서부터 한국행을 택하기 시작했다”며 “우리나라와 달리 해외에선 반도체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운용사가 거의 없고, 정부발 보조금 지원이 보편화되어 있다보니 이를 뒷받침할 민간 투자가 약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반도체 강국인 한국은 민간 투자가 점차 활성화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반도체 산업 성장성을 따지면, 지금보다 반도체 전문 투자사와 펀드 수, 규모가 획기적으로 늘어나야 경쟁력을 가져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 [마켓인]DHP, 美 원격 재활 모니터링 ‘픽스업헬스’에 투자
- [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전문 투자사 ‘디지털 헬스케어 파트너스(DHP)는 미국의 재활 치료 클리닉을 대상으로 원격 치료 모니터링 플랫폼을 제공하는 픽스업헬스에 투자했다고 18일 밝혔다. 투자 금액은 비공개다. 이번 투자에는 이스라엘 벤처캐피탈(VC)인 래빗도 함께 참여했다. 픽스업헬스는 원격 재활 모니터링 솔루션을 제공하는 미국의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이다. 미국 MGH 보건전문대학원에서 재활치료학 석사, 하버드 공중보건대학원에서 질병 역학 석사를 취득한 임상원 대표가 이끌고 있다.픽스업헬스는 미국의 재활 치료 현장에서 발견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립된 스타트업이다. 재활 치료의 성과는 환자들이 외래 진료 후 가정에서 재활 운동 프로그램을 수행하는 것에 달려 있으나 수행률이 낮고, 재활 운동을 잘못 수행해 오히려 통증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지금까지 미국의 가정 재활 운동 프로그램에 대한 지도는 구두 설명, 운동 책자, 유튜브 영상 링크를 제공하는 정도에 머무르고 있다. 픽스업헬스는 의료 및 헬스 데이터를 활용한 초개인화 재활치료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재활 치료사는 환자에게 재활 치료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환자 모니터링에 이어 보험 수가도 청구할 수 있다. 7월 말 1차 시제품 출시를 앞둔 가운데 현재 뉴욕과 보스턴의 재활치료 병원과 클리닉들이 솔루션 도입을 준비 중이다. 이 밖에 하버드 의대 부속병원 히브루 재활 센터 (Hebrew Rehab Center) 또한 픽스업 헬스의 솔루션 도입을 추진 중이다.DHP는 픽스업헬스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최윤섭 DHP 대표는 “픽스업헬스는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미국의 원격 치료 모니터링 시장의 기회를 현장의 전문가가 잘 포착한 것에서 시작한 스타트업”이라며 “픽스업헬스가 미국 재활 치료 시장을 장악하는 서비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디지털 헬스케어 파트너스는 국내 유일의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전문 투자사이다. 혁신적인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을 발굴, 투자,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초기 투자, 의학 자문 및 의료계 네트워크, 임상 검증 및 후속 투자 유치와 관련한 엑셀러레이팅을 제공한다.
- [마켓인]'모바일 아닌 모빌리티'…글로벌 투자자들도 앓는 블랙베리병
- [이데일리 마켓in 박소영 김연지 기자] ‘블랙베리 병’ 주기적으로 블랙베리 휴대폰을 사고 싶게 만드는 심리를 뜻하는 인터넷상 용어다. 감성적인 디자인으로 유명한 블랙베리가 휴대폰이 아닌, 차량용 소프트웨어 사업으로 글로벌 투자은행(IB) 관계자들을 홀리고 있다. 소프트웨어 중심의 모빌리티 산업이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블랙베리가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들에 관련 기술을 제공하며 따박따박 수익을 내면서다.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 예시. (사진=블랙베리 블로그 갈무리)◇ 모빌리티서 성과…국내외서 투자 잰걸음15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올해 1분기 블랙베리 지분(88만 6523주)을 추가 매입해 총 1.72%를 확보했다. 차량의 주요 기능과 성능이 소프트웨어에 의해 제어되고 업데이트 되는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이 모빌리티 산업의 미래로 떠오르는 가운데 이뤄진 것으로, 이번 투자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블랙베리의 주요 주주 중 하나로 떠올랐다. 전기차를 주요 투자 테마로 두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블랙베리가 급변하는 차량용 소프트웨어 산업에서 두드러지게 활동하는 만큼, 관련 분야를 선점하기 위해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분석된다. 블랙베리는 자회사인 블랙베리 QNX를 앞세워 SDV 산업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블랙베리 QNX는 현재 포드와 BMW, 혼다, 메르세데스벤츠, 볼보 등 주요 완성차 업체에 디지털 콕핏(자동차 운전석을 생활 공간의 일부처럼 활용하는 것)과 운전자 보조시스템, 인포테인먼트(정보와 오락을 접목시킨 것) 시스템, 도메인 컨트롤러 등 차량에 필요한 임베디드 소프트웨어(기계에 내장된 프로그램)를 제공하고 있다.블랙베리의 해당 기술은 전 세계 2억 3500만대 차량뿐 아니라, 항공우주, 중장비, 의료, 철도, 로봇공학 시스템 등에 활용되면서 회사의 매출도 점차 늘고 있다. 실제 블랙베리는 지난해 4분기 1억 7300만달러(약 2393억원)의 매출을 냈다. 이는 전년 동기 1억 5100만달러(약 2088억원) 대비 약 15% 증가한 수치다. 이 중 사물인터넷(IoT) 매출이 6600만달러(약 913억원)로 분기별 사상 최고 기록을 냈다. 사이버보안 매출 역시 9200만달러(약 1272억원)를 내며 매출 증가에 힘을 실었다.◇ “블랙베리 변신에 베팅하는 곳 더 늘 것”블랙베리가 자회사를 통해 SDV 산업에서 성과를 내자 글로벌 투자사들은 지분을 늘리거나 새롭게 매입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 자산운용사인 캡스톤인베스트먼트는 올해 5월 약 21만 5000달러(약 3억원)를 들여 블랙베리 소수지분을 품었다.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사이버 보안 회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AI 보안 소프트웨어 개발에 나선 블랙베리에 베팅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004년 설립된 캡스톤인베스트먼트어드바이저는 약 2조원의 운용자산(AUM)을 굴리는 대체투자 전문 자산운용사다. 대표 포트폴리오로는 영국의 반도체 기업 ARM과 중국의 폴리실리콘 제조기업 다코뉴에너지 등이 있다. ‘블랙베리가 자동차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으로 재탄생했다’는 평가가 쏟아진 지난해에는 블랙베리 투자사들이 지분을 소폭 늘리기도 했다. 미국 기반의 하이랜더캐피탈과 듀얼리티어드바이저, 레이몬드제임스파이낸셜서비스는 지난 4분기 블랙베리 지분을 추가 매입했다. 차량에 IT 기술을 탑재한 ‘커넥티드카’와 자율주행차 시장 규모가 커지는 가운데 블랙베리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운영체제가 전 세계 2억대 이상의 차량에 적용되면서 추가 인수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관련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글로벌 투자사들의 블랙베리 투자 확대 움직임은 앞으로 지속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아이디테크엑스에 따르면 글로벌 SDV 산업의 시장 규모는 지난해 270억달러(약 37조 3356억원)에서 10년 뒤 7000억달러(967조 7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IB 업계 한 관계자는 “AI, 딥테크 유행을 지나 하반기와 내년에 걸쳐 본격적으로 미래 먹거리를 선점하려는 투자사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며 “그런 측면에서 차세대 모빌리티 산업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데, 기반 기술로 꼽히는 SDV에 관심을 갖는 자본시장 관계자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 [VC’s Pick] “화면보는 시간 길어진다"…제작툴에 베팅하는 투자사들
- [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이번 주(7월 8~12일)에는 엔터테인먼트와 물류, 이커머스 등 다양한 스타트업이 벤처캐피탈(VC) 및 액셀러레이터(AC)의 투자를 유치했다. 특히 누구나 쉽게 미디어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스튜디오와 영상편집·제작 플랫폼 운영사들이 국내외 투자사들로부터 속속 투자를 유치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미국이 주목한 AI 스튜디오 ‘비블’인공지능(AI) 가상 스튜디오 플랫폼 운영사 ‘비블’은 미국 ‘베이시스 셋 벤처스’와 ‘피카 벤처스’로부터 475만 달러의 시드 투자를 받았다. 비블은 지난 2022년 매쉬업벤처스, 카카오벤처스 등으로부터 프리시드 투자 유치 이후 딥테크 팁스에 선정된 바 있다.비블은 사용자가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조명과 배경에서 촬영할 수 있는 가상 스튜디오 ‘스위치라이트(SwitchLight)’를 운영하고 있다. 피사체 고유 형태와 색감을 정확하게 파악해 그림자, 빛 반사 등 초사실적인 조명 효과를 구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투자사들은 비블의 글로벌 성장성을 높이 평가했다. 회사는 라이팅 분야 세계 최고 수준의 파운데이션 모델을 보유하고 있고, 비디오 AI 기업 등 미국 내 주요 고객사를 두루 확보하고 있다. 비블은 이번 투자 유치를 계기로 기술력 향상 및 제품 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 모바일로 버추얼 아바타 숏폼 제작 ‘렌지드’버추얼 아바타 모바일 영상편집툴 ‘첼리’를 운영하는 렌지드는 초기기업 전문 투자사 더벤처스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투자 유치 금액은 비공개다.렌지드의 첼리는 버추얼 아바타 전용 모바일 영상편집툴로, 누구나 쉽게 자신의 버추얼 아바타로 3D 숏폼이나 영상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게 해 주는 애플리케이션이다. 사용 난이도가 낮은 덕에 알파버전 출시 50일만에 1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이들 중 90%가 미국을 포함한 해외 유저로 구성되어 있다.더벤처스는 디지털 아바타 시장의 성장성과 회사의 기술력을 높이 평가했다. 디지털 아바타 시장은 2022년 기준 약 10조 4770억 원에 달하는 큰 시장으로, 아바타로 숏폼과 챌리지 영상을 만들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은 첼리가 유일하다는 설명이다. 또 커뮤니티 파워를 가진 버추얼 인플루언서 대표를 포함해 콘텐츠를 채워나갈 버추얼 크리에이터 풀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도 덧붙였다.렌지드는 이번 투자 유치를 계기로 엔터, 버튜버, 애니메이션, 게임 산업까지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목표다. ◇ 물류로봇 솔루션 ‘플로틱’물류로봇 솔루션 기업 플로틱은 현대자동차그룹 제로원으로부터 프리시리즈A 브릿지 투자를 추가 유치했다. 투자 유치 금액은 비공개다.플로틱은 지난달 캡스톤파트너스가 리드한 약 52억 원 규모의 프리시리즈A 브릿지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현대차 제로원의 추가 투자를 마지막으로 이번 라운드가 마무리 됐으며, 이로써 회사의 누적 투자 금액은 총 100억원을 넘게 됐다.지난 2021년 설립된 플로틱은 효율적인 이커머스 물류센터 피킹을 위한 자율주행 로봇 솔루션 ‘플로웨어(Floware)’를 개발하고 제공한다. 플로웨어는 최소한의 설비와 투자 비용으로 약 6주 내에 센터 시스템 연동부터 실제 운영까지 가능하고, 기존 수작업 대비 최대 3.5배 생산성 향상을 이루는 솔루션이다. 회사를 이를 바탕으로 국내 대기업 및 3PL 업체와의 현장 실증 테스트를 거치고 포스코DX, 로지스올 등 국내 유수의 물류 파트너와의 협업을 통해 올 하반기 본격적인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이번 후속 투자는 단순한 자금 조달을 넘어선 전략적 투자로, 해당 투자를 계기로 두 회사는 장기적인 시너지를 창출할 방안을 다방면으로 모색할 예정이다.◇ 전자기기 중고거래 ‘21세기전파상’전자기기 리커머스 플랫폼 21세기전파상은 포스텍홀딩스로부터 브릿지 투자를 유치했다. 21세기전파상은 중고폰, 중고 노트북 등 중고 전자기기 업체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중고 전자기기 전문 거래 플랫폼이다. 21세기전파상에선 인증 심사를 통과한 파트너 업체의 제품만 확인할 수 있으며, 판매품은 자체 검수 조직인 ‘21세기검수센터’에서 외관 및 성능, 도난품 여부 등 항목 검수를 완료한 것으로 이뤄져있다. 공급자와 소비자 간 정보 격차가 크고 구매 결정이 어려운 고관여 시장에서 소비자의 안전한 구매 경험을 만들고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포스텍홀딩스는 가파르게 성장하는 전자기기 중고거래 시장에서 21세기전파상이 소비자가 겪는 걱정 및 불안요소를 해결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고성장하는 전자기기 중고거래 시장에서 고객과 업체를 연결하는 필수적인 회사로 자매김할 것이란 기대다.21세기전파상은 이번 투자 유치를 기점으로 중고폰 등 중고 전자기기의 구매부터 보증, 판매에 이르는 거래 여정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