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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검색결과 89건

  • [양승득 칼럼]사도의 꿈과 징용공의 눈물
  • 눈보라를 뚫고 달린 도쿄발 신칸센 고속 열차가 거친 숨을 몰아쉬며 멈춰 선 일본 니가타역. 이곳에서 멀지 않은 여객선 터미널에서 필자 가족 4명을 태운 쾌속선은 파도가 일렁이는 동해(일본해)를 한 시간 남짓 내달린 후 한 섬의 조용한 항구에 닻을 내렸다. 바다 냄새 물씬 나는 그리 크지 않은 배터였다. 머리 위로 쏟아지는 햇살은 눈부셨고 갈매기 합창이 파란 하늘을 수놓던 이때, 섬에서 받은 첫 느낌은 ‘평화’였다. 일본어를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면서도 “좋다”는 소문만 믿고 무턱대고 나섰던 1박2일의 사도가시마 여행이 우리에게 준 선물은 따뜻한 안식과 지금도 잊히지 않는 다채로운 체험이었다. 섬사람들의 친절과 때묻지 않은 미소는 덤이었다. 연수생 시절이었던 26년 전 3월 초의 앨범 속 한 토막 추억이다.제주도 면적의 약 절반 크기인 섬. 우리나라의 춘천 양양 부근(북위 38도)에서 오른쪽으로 선을 쭉 그으면 일본 본토에 닿기 전 나오는 곳. 인구 5만여명의 한적한 이 시골섬이 한·일 관계에 ‘태풍의 눈’으로 급부상했다. 섬 곳곳에 산재한 여러 금·은 광산 중 서북부의 몇 곳을 일본 정부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등재 추천 후보(사도 광산)로 지난해 말 선정했기 때문이다. 유네스코에 정식 추천 여부는 일본 정부에 달렸지만 결론은 오는 2월 1일까지 날 예정이다. 일본이 추천서를 제출하면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의 심사·권고를 거쳐 정식 등재 여부가 2023년 가려진다.사도 광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 배경은 복합적이다. 관광·문화 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세계에 알리고 지역 주민들의 자부심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는 게 지자체의 표면적 이유다. 사도가시마 섬은 에도시대인 17세기 일본에서 최대 금·은 생산량을 자랑한 곳이다. 고순도의 금과 은을 생산해 낸 광산이 널려 있다 보니 광공업과 금속 가공 등이 발달해 있었다. 태평양전쟁 시기에는 구리 등 전쟁 물자 확보를 위한 광산으로 활용됐고 이 기간 중 최대 1200여명의 조선인이 징용근로자로 일하기도 했다.그러나 대다수 광산이 문을 닫은 1990년대 이후 지역 경제는 쇠락의 길을 걸었다. 섬을 관할하는 사도시 홈페이지에 따르면 역내 총생산은 2006년 1961.41억엔에서 2018년 1723.8억엔으로 쪼그라들었다. 1인당 연소득은 같은 기간 205만 9천엔에서 2018년 212만 7천엔으로 거의 제자리였다. 일본의 2018년 1인당 GDP(국내총생산)3만 9159달러에 비하면 반 토막이다. 사도시와 니가타현이 사도 광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20년 넘게 매달린 이유가 여기에 있다. 광산을 관광 상품의 주력 테마로 앞세워 침체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도시의 이런 꿈은 아직 위험하다. 현재의 한·일 관계에 비춰 볼 때 작은 소망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폭발력이 큰 초고성능 폭탄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파탄 직전까지 갔다는 평을 듣는 양국 관계를 걷잡을 수 없이 더 험악하게 만들 우려가 커서다. 징용근로자 배상문제를 둘러싸고 일본 기업의 한국내 재산 강제매각 절차가 진행 중인 상태에서 한국의 아픈 상처를 또 한 번 후비는 처사로 비난받을 수 있다. 하시마(군함도)탄광의 6년 전 문화유산 등재 때 일본 정부가 관련 전시 시설에 조선인 강제동원의 역사적 사실을 설명하는 조치를 하겠다고 약속한 후 지키지 않은 것을 한국 정부와 국민은 또렷이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도가시마는 물론 일본 전역의 886개 탄광과 광산에서 강제 노동에 시달렸던 징용근로자들의 피와 눈물에 대한 한국의 분노를 몽땅 뒤집어쓸 수도 있다. 한·일 관계 정상화와 인도·도의적 차원의 치유가 선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도의 꿈은 미루는 것이 옳다고 주장하는 근거다. “견딤의 시간이 쓰임의 시간을 결정한다”는 일본 궁목수 가문의 가르침을 기억한다면 사도의 염원은 아직 때가 무르익지 않았다.
2022.01.14 I 양승득 기자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기업소송 칼 쥐는 수탁위…전문성·독립성 도마에
  •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다음은 14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기사다.△1면-기업소송 칼 쥐는 수탁위…전문성·독립성 도마에 -광주 아파트 실종자 지하1층서 1명 발견 -작년 세수 340조 최대 예고…靑 “추경에 활용”-이재명 “재건축 용적률 500% 상향 가능한 주거지역 신설”△줌인&-대우조선 M&A 무산…플랜B 고민하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국민연금 이대로 가면 90년생부터 못 받는다△공모주 열기 ‘최고조’-가계대출 증가세 한풀 꺾였는데…LG엔솔이 ‘빚투’ 심리 불붙일라-LG엔솔 청약 눈앞…서버 증설 나선 증권사들 -현대ENG·오일뱅크·SSG닷컴…올해도 IPO 풍년의 해△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추가 붕괴 위험에 구조작업 한달 넘길 수도”…실종자 수색 난항-“브랜드만 봐도 불안”…I PARK 이름 바꾸나 -광주 사고에 놀란 지자체·공기업 ‘긴급 안전점검’ 나서 △국민연금 주주대표소송 논란-추천단체 이익따라 소송 결정, 관치 그림자까지…기업 옥죄기 악용 우려-“기업 지배구조 개선한다면 소송갈 일 많지 않아”-기관투자자가 ‘자국 기업 상대’ 소송 제기 거의 없어△종합-‘경제 회복세 빨랐다지만, 세 번씩이나 틀리다니’…기재부 신뢰도 추락-美는 조이고 中은 풀고 ‘통화정책 역주행’ 가속-대출규제·금리압박 약발…지난해 가계대출 증가율 주춤-20일부터 해외입국자 대중교통 이용 못 한다-‘李의 용적률 500%’ 주거 과밀 부추겨 △정치-李 ‘소확행’ vs 尹 ‘심쿵 약속’…작지만 와닿는 ‘미니공약’ 대결 후끈-또 불거진 ‘김건희 리스크’…국민의힘 선제대응 총력전-한국 공공청렴지수 아시아 ‘1위’-설 연휴 전 李-尹 TV토론 연다-‘지지율 쇼크’ 심상정 연락두절, 정의당 선대위원 일괄사퇴 결정△경제-원자잿값 급등, 물류난 심화…올해 수출 2%대 성장도 쉽지 않다-乙을 위한 정책, 왜 만들기 어려운가-정부, DNA·BIG3 산업에 12.2조원 투입한다-연말정산 간소화 내일 오픈 △금융-“회색코뿔소 온다” 고승범의 경고-항공 마일리지까지 축소 혜택, 쪼그라드는 ‘법카’-정희수 “디지털 혁신 촉진, 신시장 개척 돕겠다”-기업은행, 신임부행장 3명 선임…디지털·ESG 중심 조직개편△Global-北 탄도미사일 잇단 도발에…美, 올해 첫 ‘제재카드’ 꺼내-인플레 상승할수록…곤두박질치는 바이든 지지율-“회사 오지마” 영구 재택 선언한 기업들 -마스크 한 팩에 57달러?…美친 마스크값 난리났네△2022 소비트렌드-재료투입 30분만에 냉동까지 ‘뚝딱’…하루에 만두 150t·36만봉 생산-“가정간편식, ‘편리함’ 넘어 이젠 ‘맛’ 경쟁이죠”-고급 레스토랑, 인기 맛집 요리도…집에서 즐긴다△산업-“삼바 글로벌 1위 CMO 넘어 성장동력 확보”-CJ ENM, 직급 폐지하고 전 직원에게 주식 보상제 도입-‘고정’ 관념 깬 스크린에 꽂혔다-포스코, 인도에 친환경 일관제철소 건설△식품박물관 시즌 5 밀키스 -우유탄산음료 한 획 그은 사랑해요 밀키스-‘원조 K푸드’ 밀키스, 러시아선 ‘국민음료’△아트인스페이스-권력, 제한하거나 남용하거나…지금부터 재판을 시작하겠습니다△증권 -엔씨도 동진쎄미켐도 2215억 횡령 유탄…개미들은 ‘줍줍’-‘세대 교체’ KKR의 굳건한 믿음…“인프라는 배신하지 않는다”-벤츠·애플카 기대감 ‘활짝’, LG전자 이틀간 11%↑△부동산부-오세훈표 제2뉴타운 ‘모아주택’…4년내 3만가구 공급-올 서울 59개 단지서 5만4445가구 공급-‘규제피한’ 송파더플래티넘, 당첨되자마자 웃돈 5천만원-“3기 신도시, 인구 줄어든 30년 뒤엔 재앙될 것”△여행-하늘·땅 그리고 바다, 이 겨울에도 부산하다-바다 위 걷는 짜릿함이 일품-직접 키운 채소로 만든 스무가지 반찬…‘엄마 손맛’이었네△스포츠-새 드라이버 무장한 김세영 “올해 목표는 세계 랭킹 1위”-짧고 좁은 코스 딱…‘아이언맨’ 임성재 우승 출격-K리거, 벤투 감독 눈도장 받자-이상희 “18세때 이루지 못한 PGA 꿈…12년만에 재도전”△핫 스타, 핫 이슈-분신 넷과 따로 또 같이 시·공간 넘나드는 확장형 그룹 될래요-“아바타 멤버와 만나면…밥 한번 먹고 싶어요”△오피니언-[양승득 칼럼]사도의 꿈·징용공의 눈물-[기고]예측 불가능한 시대의 경제정책 방향-[기자수첩]도 넘은 택배노조 파업△피플-민가 피하려 비상탈출 안한 故심정민 소령…“영면 기원”-네이버파이낸셜 대표에 박상진 네이버CFO-협동조합협의회장에 임준택 수협중앙회장 선출-이윤지 “무대 너무 짜릿…연극으로 연기 에너지 충전”-‘보톡스의 아버지’ 앨런 스콧 박사 별세…향년 89세 -신용철 SBS 아나운서 ‘2021 아나운서대상’ 대상-‘기부천사’ 배우 김우빈 취약계층 환자에 1억 기부△사회-“의사권유로 안맞은게 죄인가요. 어디에 가든지 눈치줘 울화통”-李 사건 제보자 病死 발표에도 “협박 있었다” 고발에 논란 확산-지자체 ‘안심콜’ 접종확인 요청에도…방역당국 도입 난색, 왜-이성윤 수사팀 “영장청구 기록 공개해야”-‘깡통주식’ 팔아 540억 가로챈 사기꾼 형량은
2022.01.13 I 하지나 기자
  • [양승득 칼럼]황혼의 정든 집, 누가 위협하나
  • 실로 꿈을 꾼 것 같은 경험이었다. 정확히 50년 전 처음 방문했던 친구의 집에 다시 들어가 보게 된 것은 ‘우연’이라는 단어 하나로 다 설명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 집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다. 비 내리는 작년 3월 어느 날 초저녁, 서울 혜화동의 한 초등학교 옆 골목 안으로 걸어 들어간 기자 앞에서 그 집은 옛 추억을 불러내며 어스름 속에서 윤곽을 드러내고 있었다. 옛친구는 외국으로 떠난 지 오래고, 반세기를 거친 동네 분위기는 달라져 있었지만 골격과 외관이 거의 바뀌지 않은 2층 구옥에서는 향수를 자극하는 묘한 기운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집안에 들어선 후 2층으로 가는 회전 계단에 발을 올려놓으니 순간 작은 감동이 밀려왔다. “아 그랬어, 이 부근에 고위 경제 관료였던 친구 아버님의 전신 사진과 박정희 전 대통령의 휘호가 있었지! 이 방에서는 내가 친구와 하룻밤을 자며 수다를 떨었는데...”친구는 이제 없는, 형님 명의의 집이었지만 짧은 시간 동안 기자는 행복했다. 생각지도 못했던 일로 찾아간 후 다시 갈 기회는 없었지만 즐거웠다. 미국에 거주 중인 마종기 시인이 근 50년 만에 어린 시절을 보낸 명륜동 옛집 마당에서 눈물을 글썽였다는 오래전 한 일간지 기사가 떠오르기도 했다. “친구 집에서 내가 이런 감정을 느꼈을 정도면 부모님과 자신의 추억이 구석구석 숨쉬고 있을 서울 옛집에서 시인의 가슴 속에 밀려왔을 감동은 어땠을까...”글머리를 시답잖은 개인적 체험으로 시작한 것은 다른 이유에서가 아니다. 정부가 그저께까지 납부하라며 102만 7000여명의 국민에게 때린 종합부동산세(주택, 토지분 합계)를 이야기하기 위해서다. 하루가 멀다하고 뉴스에서 숱한 논란과 사연을 달고 다닌 세금이니 내용은 더 덧칠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집을 ‘보통 사람’의 ‘안온한’ ‘삶의 터전’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종부세는 앞으로 재산세와 함께 많은 서민을 정든 집에서 내모는 흉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가 내년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이 20%를 웃돌 것이라는 내부 추정치를 마련하고 관련 내용을 여당에 제출했다는 보도만 봐도 우선 그렇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내년에는 서울 4채 중 1채가 종부세 대상이 될 것이며 최고 3배 뛰는 단지도 나올 것이라고 보고 있다. 부유층 밀집 지역은 줄잡아 1000만원 넘게, 그 외 지역은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씩 종부세를 내야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재산세를 합치면 해마다 뭉텅이 돈을 집을 갖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내게 된다.주목할 것은 1주택 보유자, 고령의 은퇴자, 주변이 개발된 덕에 절로 값이 뛴 낡은 집의 3가지 단어다. 이들 세 단어가 교집합을 이뤘을 때야말로 정든 집과의 이별 시나리오는 고스란히 현실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별 소득없는 은퇴 생활자가 매년 수천만원의 보유세(재산세+종부세)를 내려면 빚을 지거나 집을 팔고 더 싼 곳으로 옮기는 것 외에 뾰족한 수가 더 있을까. ‘멋진 세금’ ‘착한 세금’이라는 여당 일각의 해괴한 억지 논리는 납세자들을 약 올리고 분노를 부추길 뿐이다. 수십년 살았던 보금자리를 세금 때문에 떠나야 한다면 억장이 무너지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을까. 기막히고 억울하다는 사연이 잇따르고 위헌청구 신청에 나서는 사람이 수천명에 이르자 선거를 앞둔 정부,여당이 민심을 달랠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하지만 종부세는 손보지 않으면 안 될 세금이다. 과세 대상이 2%도 되지 않는다고 정부는 엉뚱한 변명으로 방어막을 쳤지만 집값 오름세가 가팔라질수록 과세 대상은 더 늘어나 집 가진 사람은 누구나 짊어질 세금이 될 수 있다. 현대판 가렴주구다. 재테크 낙제생인 덕에 종부세에서 자유롭지만 기자 역시 앞으로가 걱정이다.
2021.12.17 I 양승득 기자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또 자영업만…보름 버티면 정부가 책임지나요”
  •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다음은 17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기사다.△1면-“또 자영업만…보름 버티면 정부가 책임지나요”-美 테이퍼링 2배 가속…한은, 연초 금리인상 공언-작년 가계빚 급증…소득보다 더 빨리 증가-현대重 통상임금 판결 기업 부담 더 늘었다-[사설]멈춰선 위드 코로나, 정치방역 버리고 과학방역 해야-[사설]4대 연금개혁, 대선 후보들의 침묵 더 이상 안 된다△다시 멈추는 일상-성급한 위드코로나, 때늦은 방역강화…내달 확진자 2만명 넘을 수도-입시학원 24시간 허용…상견례 4인까지만 가능-“부스터샷 접종 속도 높이고 의료체계 개편해야”△다시 멈추는 일상-인원 제한·알바비까지 손실보상하려면…결국 적자국채 발행하나-여야 대선후보들 손실보상 포퓰리즘-소상공인연합회 “다시 사지 내몰려…100% 온전한 보상 해야”△美연준·한은, 매파 본색 본격화-美 연준, 팬데믹 후 첫 긴축의지…월가 “내년 3월부터 금리인상 시작할 듯”-악재 덮은 불확실성 해소 글로벌 증시는 `안도랠리`-이주열 “내년 상당기간 물가 오를 것”…이르면 1월 금리인상 예고-시장 선반영…국내금융 영향 제한적일 것△종합-은퇴가구 10집 중 6집 `빈곤 허덕`-최소정족수로 실트론 심의…위원수 언제 늘리나-최태원 “낡은 법제도 개선해달라” 요청에 윤석열 “기업 발목 잡는 모래주머니 떼낼 것”△종합-부담 터진 기업들 “경제환경 예측 불가능한데…소모적 논쟁·소송만 늘 것”-KB `50대 젊은 CEO` 전면에…신한 `첫 여성 CEO` 발탁-올해도 내년도…국민들 최대 걱정은 “코로나·부동산 가격”-올해 부실징후기업 160곳…작년과 비슷△정치-`아들 도박의혹` 발빠르게 사과한 李-`배우자 리스크` 타개책 고심하는 尹-安 “국민통합 위해 성탄절에 이명박·박근혜 석방을”-靑 반대에 동력 잃나…`다주택 양도세 중과 유예` 무산 가능성-靑 비서관 인사…기후환경 박미자, 통일정책 이상민-병무청, 병역 기피자 342명 인적사항 홈페이지 공개△경제-뿌리산업 기피현상 해소 못하고…외국인력 의존도 높이는 정부-한미 통화스와프 계약 연장 없이 이달말 종료-김현수 장관 “CPTPP 가입 사회적 논의 거칠 것”-전 야구선수 윤성환 등 고액·상습 체납자 7016명 공개△금융-정은보 “백내장·도수치료 등 실손보험 정비할 것”-신한카드 빅데이터 기술 `유럽行`-`나서자니 부담, 내리자니 손해` 손보사, 車보험료 놓고 딜레마-“예금자 보호장치 없는 빅테크 금융, 위험 유발 가능성”△산업-내년 `배터리 1위 다툼` 불꽃 튄다-온라인 자동차 거래 극과극 행보…중고차 `활발`vs완성차 `머뭇`-현대차 정의선 직할체제 강화…윤여철·하언태 물러난다-자주포·요격미사일 잇단 수출…K방산 신바람-원유값 오르고 수요 줄고…석유화학업계, 비상등△소비자생활-한땀 한땀 만드는 `투썸 케이크` 경쟁사는 고급호텔-한국인 `면소비` 세계 1위…면 간편식 출시도 봇물-갤러리아명품관 31년 만에 첫 `1조 클럽` 가입-`코카콜라` 가격 1년 만에 또 오른다…편의점 최고 200원 인상△삼성전자 `집콕` 필수품-대화면·사운드·디자인…홈 프로젝터로 구현한 나만의 `시네마천국`-핑크로 깔맞춤하고 신상 스티커 붙여주면…나도 갤Z 플립3 `폰꾸` 전문가△아트 in 스페이스-오늘도 나는 낙원을 가꾼다…고대·중세·근대 `정원` 들여다보기△증권-`지리산`vs`지헤중`vs`옷소매`…시청률 대박 옷소매株만 웃었다-개미, 이달 들어 4조원어치 팔았다-올해 코스닥 대상에 `테스`…ESG상엔 `고영`△증권-“항공기 부품 막강 기술력…포스트 코로나 대비 재비상 준비 끝”-`공간 메타버스 플랫폼` 식신, 국내 최초 론칭-연준 입 열때마다 시기·규모 점치며 시장 `요동`-국민연금, 해외채권 ETF에 투자한도 없앤다△부동산-단독주택 공시가 사상 최고치 전망…보유세 `역대급` 가능성-`힐스테이트 천안아산역` 현대ENG, 이달 중 분양-도심복합사업 후보지, 民心 반영 못하는 주민동의율-대선후보들 선심성 주택공약에…빚 많은 LH “나 어떡해!”△여행-터가 좋은가 조상 덕인가-아이들 자연 체험장으로도 연인들 데이트 코스로도 딱-[강경록의 미식로드]달콤한 팥물, 쫄깃한 빵△스포츠-새끼 호랑이와 함께…우즈, 필드 복귀-JLPGA 투어 `시드 잃은` 이보미, 밀려드는 초청장에 14개 대회 출전-`삐걱대는 FA 협상` 심상찮다…양현종·나성범·김현수 어디로-베이징동계올림픽 선수단장에 윤홍근 빙상연맹 회장-`스피드 스케이팅 간판` 차민규 4대륙대회 남자 500m 은메달-[포토]황희찬, 햄스트링 부상으로 16분 만에 교체 `불운`△이데일리가 만났습니다-요리사·조리법따라 맛 다르듯…`파트너 조합`이 콘텐츠 성공 좌우-“韓 VFX 기술 세계적…`지옥` CG, 현실감 높으면 거부감 커지는 것 고려”△오피니언-[양승득 칼럼]황혼의 정든 집, 누가 위협하나-[기자수첩]셀트리온과 주주 갈등, 현명한 선택 필요하다-[글로벌 View]금리상승기 투자, 주목해야할 자산 셋△피플-위안부·강제징용은 인권 문제…역사 인식 바로잡고 되풀이 말아야-LF 정기 임원인사 단행…김상균 사장·조보영 부사장-“조직 건강도 지수 개발하니…역대 최대 실적 따라와”-GS그룹, 연말 이웃사랑 성금 40억원 기탁-KBS교향악단 사장 직무대행에 남철우△사회-檢·公 조서 내년부터 `휴지조각`…대장동·고발사주 연내 기소하나-전면등교 중단…“연차 다 썼는데” 맞벌이 `돌봄` 비상-1년 만에 교정시설 집단감염…秋 이어 朴도 손배소 당하나-주말 영하 15도까지 `뚝`…눈까지 `펑펑`
2021.12.16 I 이후섭 기자
  • [양승득 칼럼]연금 곳간 털이, 죄인을 찾습니다
  • 매달 25일 오전 9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 되면 필자에게 깍듯이 카톡 메시지로 인사를 건네오는 곳이 하나 있다. 첫 문장은 늘 이렇다. “○○○님, 오늘은 △△은행 통장으로 국민연금이 지급되는 든든한 날입니다.” 자칭 ‘나 대신 부모님 챙겨주는 너의 이름’이라는 국민연금공단이 연금이 통장에 입금됐음을 알려주는 착한 인사다. 메시지를 대할 때의 느낌은 묘하다. 인생에 꽃길만 있는 줄 알았던 시절의 월급 통장에 찍히던 숫자와 비교하면 쓴웃음이 나올 때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런 감정은 곧‘감사’‘감동’으로 바뀌고,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 때도 많다. 아직 일을 하고 있는데 많은 금액은 아니어도 연금 받기가 멋쩍어서다.연금공단 통계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872조원대의 적립금을 쌓아놓고 있는 국민연금의 가입자 수는 약 2200만명이고 수급자는 545만여명, 평균 수급액은 54만8000여원이다. 일부에서는 용돈에 불과한 수준이라고 푸념한다지만 그래도 한국의 노인빈곤율(2018년 43.4%)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평균의 3배에 이르는 상황에서 고령자들을 보듬어 주는 확실한 안전판임이 틀림없다. 65세 이상의 평균 금융자산이 가구당 3212만원(2020년 노인실태조사)에 불과하고 자식에게 의지하기가 쉽지 않은 현실에 비춰 본다면 국민연금의 존재는 그야말로 수호천사에 가깝다. 하지만 외부 시선은 크게 엇갈린다. 세대에 따라 다르고, 연령이 낮아질수록 좋은 인상을 갖기 어렵다. 기금 곳간의 불안한 장래가 주원인이다. 그리고 그 근거는 고령화와 저출산이 세계 최고의 속도로 동시 진행되는 이 땅에서 이대로라면 미래 세대는 쪽박만 찰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에 뿌리를 두고 있다. 심지는 타들어 가도 곧 터질 폭탄이 아닌데다 수급자들에게 따박따박 돈이 들어오니 누구든 연금의 위기를 실감하기 어렵다. 경보가 계속 울리고 있다지만 어렴풋이나마 실상을 아는 이들은 침묵하고, 연금받는 사람은 통장이 축날까 싶어 입을 다무는 셈인지라 파국 앞에서 서로 모른 체하는 격이나 다름없다. 이런 가운데서도 그나마 연금 전문가들이 양심을 담아 내놓는 메시지는 섬뜩하다. “수술을 더 미루면 더 센 폭탄이 터질 수밖에 없다”는 경고와 함께 “미래 세대의 반란이 일어날 것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다단계 금융사기 같다는 고백도 나왔다.파국을 막을 셈법이 없는 건 아니다. 윤석명 한국연금학회장에 따르면 2090년 재정안정 목표를 달성하려면 내년에 당장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19.38%로 올리거나 내년부터 2042년까지 단계적으로 올릴 경우 22.4%까지 인상해야 한다. 연금 연구의 권위자인 그가 지난해 하루 1400억원, 1년 기준 50조원의 미적립부채가 쌓여 있는 국민연금의 위기 진행을 막고 노후 안전판 역할을 지켜내기 위해 꼭 필요하다고 본 최소한의 수치다. 그러나 현재 납부하는 9%의 보험료도 버겁다는 직장과 개인이 널려 있는 상태에서 이런 신통술이 먹혀들 리 만무하다.국민연금의 위기 앞에 우리는 모두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 더 내고 덜 받는 것이 최선의 답이지만 이를 외면하는 한 누구 하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수술을 미룬 정부와 표심을 의식해 입으로만 개혁을 외친 국회는 직무유기를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지 않으면 안 된다. 나라를 이끄는 지도자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음은 물론이다. 자기 몫을 희생하고, 고통을 분담하는 일을 더 미룬다면 어른 세대는 나라 곳간엔 빚만 가득 채우고, 연금은 빈 깡통으로 만들어 버린 ‘먹튀’ 죄인이 될 수밖에 없다. 잘못을 인정하는 데는 어느 조직보다 굼뜬 곳이지만 정부도 이미 “2057년이면 기금이 소진될 것”이라고 3년 전에 밝혔음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2021.07.09 I 양승득 기자
  • [양승득 칼럼] 잃어버린 '염치'를 찾습니다
  • ‘일제시대’ ‘6·25 전쟁통’...암흑과 공포·절망의 시기를 바로 떠오르게 만드는 이들 단어를 원로 문학평론가 K 선생의 인터뷰 기사에서 최근 접한 것은 뜻밖의 일이었다. 세상 돌아가는 풍경에 대한 소회를 털어놓은 대목에서였다. 기사를 일부 그대로 옮기자면 이랬다. “그렇게 오만하고 자기 성찰이 없는 유형을 별로 보지 못했다. 일제시대나 6.25 전쟁통에서도 그런 오만은 없었다. 조국만이 아니다. 대법원장은 자기가 거짓말했다고 고백하면서도 꿈쩍을 하지 않는다..... 자기성찰이나 부끄러움을 아는 것이 지식인이나 사회 활동하는 사람의 기본적인 태도인데...”생존을 위한 극한 기술만이 판친 난리통에서도 보기 힘들었을 오만의 행태가 70년 이상의 시간이 흐른 지금, 이 땅에서 저질러지고 있음을 개탄하는 심정에서 꺼낸 말이었을까. 선생은 조국 전 법무장관과 김명수 대법원장을 ‘콕 ’찍어 “자기성찰 없이 뻔뻔하다”고 질타했다. 자녀 입시비리 의혹 등에 연루돼 기소된 조 전 장관과 거짓말 논란 등으로 야당으로부터 ‘비리백서’ 선물까지 받은 김 대법원장의 경우는 알려진 이야기가 너무 많아 다시 언급할 필요조차 없다. 주목하고 싶은 것은 이들을 포함한 우리 사회 지도층 인사, 초(超)엘리트 집단의 몰(沒)염치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고위 공직자 인사청문회가 열릴 때마다 어김없이 까발려지는 후보자들의 위장전입, 세금 및 과태료 체납, 음주운전 등과 관련된 물의나 의혹은 하도 보고 들어 이젠 당연한 병리 현상으로 비칠 지경까지 돼 버렸다. 보통의 서민들이면 꼼짝없이 처벌이나 불이익의 대상이 될 일들이 엘리트 집단에는 ‘성장통’ 정도로 가벼워진 셈이니 ‘내로남불’도 이런 ‘내로남불’이 어느 선진 사회에 또 있을까.염치를 모르거나 잊어버리는 일을 경계하라는 것은 동서고금 성현군자들의 가르침 중 거의 으뜸일 것이다. ‘몰염치’,‘파렴치’에서 교만과 탐욕이 생겨나고 이는 결국 자신은 물론 나랏일까지 망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권위와 존경, 신뢰의 최정점에 있어야 마땅할 대법원장이 “삼치(염치· 눈치·수치심)도 없다”는 모욕적 언사를 듣게 된 것도 따지고 보면 몰염치가 큰 원인이다. 배임, 횡령 혐의로 기소된 상태에서도 거액 수당을 꼬박 받아 챙긴 이상직 국회의원(무소속·전 더불어민주당)도 얼굴 두껍기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으로 나라 경제를 엉망으로 만들어 놓고도 최고 권위의 국책연구기관장 자리를 꿰어찬 홍장표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자리 욕심도 ‘선비’ 체면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이런 지도층 인사들의 민낯을 보게 된 국민이 불쌍할 정도다.다산 정약용은 공직자가 의를 두려워하고, 법을 두려워하고, 상관을 두려워하고, 백성을 두려워하면 자신의 허물을 줄일 수 있다는 가르침을 남겼다. 중국 명나라 말의 사상가 고염무(1613~1682)는 ‘염치론’에서 “학문하기 전 먼저 사람이 돼라”며 ‘예· 의· 염 ·치’의 네 가지 덕목을 강조했다. 개인과 나라의 흥망이 모두 사람의 마음먹기에 달렸음을 일깨운 것이다.대선이 가까워지면서 세상은 온통 정치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대선 주자들 사이에서는 자신이 최적임자임을 알리려는 립서비스 경쟁이 불을 뿜고 있다. 그러나 건곤일척의 이 싸움판에서 우리가 반듯한 지도자를 만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엘리트 집단의 반칙과 불공정으로 망가진 오늘의 한국에 한 가지 덕목이라도 제대로 갖춘 지도자가 나오길 기대하는 것이 헛꿈은 아니었으면 좋겠다. 다산이 경세유표 서문에서 통렬히 비판한 “털끝 하나인들 병들지 않은 곳이 없는 나라”를 바로 세울 명약은 지도층부터 탐욕을 버리고 자기 반성과 도덕성 회복에 나서는 데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2021.06.25 I 양승득 기자
  • [양승득 칼럼]회장의 눈물로 끝난 57년 공든 탑
  • 사용한 지 20년은 족히 넘었을 것 같은 철제 책상 앞으로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조그만 체구의 한 남성이 걸어 나왔다. 그리고 수줍은 표정에 허스키한 목소리로 인사를 건네 왔다. “안녕하십니까? 홍원식입니다”1990년대 초반 유가공업계 1위를 달리며 왕 근육질 회사로 주목받았던 남양유업(매출 1위의 서울우유는 협동조합이었음)의 사장실에서 받았던 이 회사와 홍 사장에 대한 첫 느낌은 ‘촌티’가 가득했다. 서울 광교 부근 한 빌딩의 일부를 빌려 썼던 본사 사무실은 옹색했고 협소한 사장실엔 낡은 소파 외에 별다른 장식물이 보이지 않았다. 사장의 승용차도 20년이 다 된 구식 벤츠라는 이야기를 들은 터여서 그랬는지 몰라도 ‘짠물’ 경영의 냄새가 물씬 풍겼다. 업계 소문은 홍 사장이 외부 인사와 잘 만나지 않는 것은 물론 행사에 얼굴을 내미는 일도 거의 없다고 전하고 있었다. 회사와 일밖에 모르는 독한 승부사라는 것이었다. 그랬던 그가 약 30년의 세월이 흐른 지난 5월 초, 눈물을 보이며 많은 기자들 앞에 섰다. 회사가 발효유 ‘불가리스’의 효능을 과대 선전해 사회적 물의를 빚은 데 대한 사과와 함께 그동안의 모든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는 반성문이 이제는 회장인 그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발표의 파문이 채 가라앉기도 전인 20여 일 후, 이번에는 사모펀드 운용사인 한앤컴퍼니가 남양유업을 3107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는 깜짝 소식이 뒤따랐다. 거의 모든 뉴스의 말미에는 ‘갑질 경영의 말로’ ‘오너 리스크가 자초한 우량기업의 몰락’이라는 싸늘한 평가가 빠짐없이 곁들여졌다.창업 57년 만에 창업자 가족이 모두 불명예 퇴진하고 사모펀드에 운명을 맡기게 된 남양유업의 추락은 극적이다. 임산부와 어린 아기를 둔 주부들로부터 탄탄한 신뢰와 지지를 받던 스트롱 컴퍼니가 영업직원의 밀어내기 갑질 사건(2013년)을 계기로 국민 밉상 기업으로 낙인 찍힌 것도 모자라 창업자 외손녀의 일탈과 소비자 우롱이라는 부도덕한 행위로 제 발등을 찍고 자진 퇴출 결정을 내렸으니 이보다 더한 몰락 드라마가 있을까. 50년 가까이 성장가도를 질주한 회사가 밉상으로 전락한 데 이어 시장에 급매물로 나오기까지 걸린 시간은 7년 남짓이었을 뿐이다.홍 회장의 퇴진은 정해진 수순이었다고 봐도 틀리지 않는다. 추락하는 기업에서 나타난 공통적 위험 요인들이 잘 짜인 각본처럼 차례대로 재현된 인상을 주고 있어서다. 거꾸로 간 기업 평판, 내부 소통의 부재, 세상 변화와 달라진 소비자 눈높이를 따라가지 못한 시대착오적 전략, 과거 성공에 안주한 오너의 판단 미스 등 모든 사례가 연구 대상이다.하지만 냉정한 눈으로 본다면 남양의 퇴장이 남긴 교훈은 적지 않다. 아무리 견고한 철옹성의 기업과 조직이라도 순간의 잘못이나 실수로 시장과 소비자의 기대를 저버린다면 무너지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것이 첫 번째다. 기업인에 대한 기대와 감시가 어느 때보다 커지고 엄해졌다는 것 또한 빼놓을 수 없는 교훈이다. 맞건, 틀리건 입소문이 단숨에 지구 끝까지라도 퍼질 수 있게 된 오늘날, 기업인은 한 발만 헛디뎌도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미워도 다시 한 번’을 기대하기 어렵게 된 셈이다.불도저 리더십으로 시장을 주름잡았던 홍 회장과 그의 남양유업은 소비자 기억에서 사라질 것이다. 그러나 경제학자 슘페터가 강조한 기업가정신의 핵심이 도전과 모험, 혁신에 있다는 점에서 볼 때 남양과 홍 회장의 57년 성적표에는 합격점도 적지 않을 터다. 우유 등 유제품은 국민 건강에 빼놓을 수 없는 영양 공급원이다. ‘건강보국’의 일념으로 유제품 외길을 걸었던 한 우물 기업의 말년 스토리가 허망하다.
2021.06.11 I 양승득 기자
  • [양승득 칼럼]기찻길 위에 올라탄 표(票)퓰리즘
  • 주식 투자 못지않게 우리 사회에서 많은 사람을 갑자기 돈방석 위에 올라앉게 해 준 ‘도깨비 방망이’를 하나만 꼽으라면 어떤 답이 나올까? 일부 지역에 한정된 것이긴 하지만 ‘철도’를 으뜸으로 치켜세우는 사례가 적지 않을 것이다. 철도 중에서도 교통 오지의 낙후된 곳을 인접 대도시의 도심이나 요지와 연결해 준 신설선, 그리고 핫한 화제의 중심이 되고 있는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가 최고 주인공일 것이다. GTX는 대단히 매력적인 기찻길이다. 출퇴근 때면 적어도 1시간 이상을 지옥철이나 콩나물시루 버스에서 시달려야 할 수도권 주민들을 20분 남짓한 시간에 경기도 북쪽 끝에서 남쪽까지(83㎞)데려다 준다니(GTX-A)이보다 더 달콤한 약속이 있을 리 없다. 이용객들의 만족과 행복감은 계획 중인 B, C, D 등 다른 노선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 만사가 모두 순탄할 리 없듯 D 노선에서는 최근 사달이 났다. 그리고 여기에서 비롯된 파장은 GTX에 대한 기대와 현실적 여건을 차분히 되짚어보게 만들고 있다.국토교통부가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안에서 기존 노선과의 중복 및 경제성 부족을 이유로 GTX-D 노선을 ‘김포-하남’에서 ‘김포-부천’으로 축소 발표한 후 벌어진 사태는 설명이 더 필요치 않다. 서울 강남과의 직접 연결을 기대했던 김포, 부천은 물론 인천의 지역 주민과 지자체장, 국회의원들로부터 분노에 찬 반발, 호소가 잇따르고, 여당 지도부가 청와대 간담회에서 대책을 요청하기도 했다. 항의 전화와 문자 폭탄, 18원 후원금이 의원들에게 빗발치듯 쏟아진 가운데 유력 대선 주자들의 압박과 원안 통과를 다짐하는 발언까지 나오자 국토부는 사실상 노선 변경으로 돌아선 상태다. 하지만 문제는 결국 ‘돈’이다. 민자사업과 재정사업으로 나뉘는 철도의 경우 재정사업은 예비타당성(예타)조사를 통과했다면 진행에 무리가 없다. 그러나 민자사업은 다르다. 예타를 통과하더라도 사업자가 나타나야 한다. 수익성을 따져 본 후 달려들 의지가 있는 민간 사업자가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GTX 모든 노선은 민자사업이며 현재 A노선만 신한은행 컨소시엄이 파주-삼성 구간의 사업자로 참가해 2018년 12월 첫 삽을 떴다. B 노선은 2019년 8월, C 노선은 2018년12월 예타를 통과한 후 사업자를 찾고 있는 중이다. GTX-D 노선의 해법 찾기는 가덕도신공항 때를 닮았다. 지역 주민들의 요구와 정치권의 가세, 지자체장들의 호소와 “곤란하다”며 버티다 꼬리 내리고 마는 정부 부처의 무소신 등에서 가덕도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대통령 선거를 앞둔 표 계산이 중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도 역시 그렇다. 우이신설선과 의정부경전철 등 대다수 민자 철도가 거액의 적자로 신음하거나 파산한 사례를 목격하면서도 “GTX는 무조건 놔야 한다”는 주장이 28조원 이상의 돈을 쏟아부을 가덕도신공항과 흡사하다면 지나친 상상일까. 집단의 요구와 여기에 편승한 정치권의 표(票)퓰리즘이 나쁜 선례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와 지적이 오판이길 바랄 뿐이다. 그나마 한 가지 위안이 되는 대목은 GTX의 쓰임새다. 공항과 달리 철도는 서민들의 지친 몸을 실어줄 동반자요 일상의 ‘발’이다. 정치인들의 훈수와 정부의 오락가락을 개탄하는 마음은 변함 없지만 GTX-D가 10년쯤 후 바꿔 놓을 미래 세상을 그려 보노라면 어린 시절을 보낸 고향에 대한 향수가 밀려온다. 길을 내고 철도를 깔 때마다 ‘지역 균형 발전’과 ‘주민 편의’는 앞으로 반대 논리를 압도할 최강의 명분이 될 전망이다. 경제는 경제 논리로 풀어야 한다고 외친다면 “어느 별에서 왔느냐”는 핀잔과 조롱이 당장이라도 날아들 것만 같다.
2021.05.28 I 양승득 기자
  • [미리보는 이데일리신문]"4%성장" 예상한 한은 '금리인상' 신호탄 쐈다
  •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다음은 28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기사다.△1면-“4%성장” 예상한 한은 ‘금리인상’ 신호탄 쐈다-주식·코인 이어…MZ세대 미술에 꽂히다-文대통령, 내달 2일 4대그룹 총수와 오찬-與, 재산세 감면 확대…종부세 완화 방안은 추가 논의-홍원식 회장 일가 남양유업 팔았다△줌인&-아마존 세운 날 물러나는 베이조스…“실패와 도전, 그게 아마존의 역사”-철강 생산 22% 확대, 사재기 단속…‘철근대란’ 숨통 트이나-대규모 투자 결단해준 총수들에 감사 인사 전달△금리 인상 신호탄 쏜 한은-수출 증대, 내수 회복 기대감에…“美연준보다 먼저 금리 올릴 수도 있다”-강력한 ‘매파’ 메시지에도…채권금리 되레 하락세-美연준도 ‘돈줄 조이기’ 카드 만지작…시기에 쏠린 눈△與 부동산 세제 개편안 ‘속빈강정’-양도세 인하 빠져, 다주택자 집 안 내놓을 것…대출 풀어줘도 살 집 없어-“집값 안정 먼저”…與일부, 종부세·양도세 완화안 성토-정부, ‘주거복지공사·주택도시공사’로 LH쪼개기 검토△MZ세대 아트어택-젊은 부부·입대 앞둔 청년…수천만원 그림, 실물 안 보고 게임하듯 구매-100만원으로 ‘박서보 묘법’ 350분의 1 소유-“지속성 두고봐야”VS“2030세대 소비방식 존중해줘야”△정치-‘세대교체 바람에 올라타자’…與 군소 대선주자들 ‘빅3’ 정조준-세대 갈등 이어 계파 논란까지…국민의힘 당권경쟁 점입가경-文, 김오수 청문보고서 재송부 요청, 여야 대치 국면속 임명 강행할 듯-조국 돌려까기?…이낙연 “부모찬스 이용해 인턴하는 입시제도 불공평”-탁현민 “한·미 정상 노마스크, 美도착후 결정”△경제-文대통령 “내년까지 확장재정 유지”…재정건전성 숙제는 다음 정부로-AI방역 우수 농가 ‘예방적 살처분’ 제외한다-중부발전, 1500억 ESG채권 발행…풍력·수소사업 확대△금융-“출시도 안된 4세대 단점 부각”…실손보험 절판마케팅 제동-英 부동산운용사 지분 인수, 삼성생명 해외투자 본격화-인터넷銀 중·저신용자 대출비중 ‘30% 의무화’-‘아뿔싸’ 착오송금…온라인으로도 반환신청 가능해진다△P4G서울 정상회의-기후위기 대응, 탄소중립 등 논의…한국이 ‘지구촌 녹색미래’ 이끈다-기후변화 해결하는 핵심은 ‘돈’…文, 녹색기금 확대 불지펴-각국 수장들 온·오프 참여…‘녹색회복’ 머리 맞대△산업&기업-“암모니아·수소선박 개발…게임체인저 될 것”-공정위도 ‘인텔 낸드 합병’ 승인, SK하이닉스 中 결정만 남았다-조선업 이슈는 탈탄소·디지털…韓조선사, 기술 우위 다져야-임단협 시동 건 현대차…‘4대 변수’에 협상 가시밭길-넣어두면 냄새·세균 싹…삼성전자 비스포크 슈드레서△산업·바이오-세계 최고 항체기술, 러브콜 쇄도…글로벌 돌풍-네이버 ‘원치 않는 뉴스’ 숨김 기능 추진-부활 절차 돌입한 싸이월드…실제 주인은 베일 속-‘취임 100일’ 권칠승 장관 “상생형 지역 제조혁신 추진”△식품박물관 시즌4 교촌치킨-간장·레드·허니…치킨업계 첫 증시 상장 이끈 ‘소스 3대장’-美·中 안착 이어 중동까지 4년내 25개국 진출 계획△손태호의 그림&스토리-김명국 ‘수로예구’에 담긴 염원△증권&마켓-“전기차 관련株 사려면…배터리셀보다 소재주가 낫다”-‘반짝 수혜로 안 끝나’ 소셜카지노株 성장세-조정장서 위력 발휘하는 방어株…“길게 보면 식음료株 매력”△증권-야놀자도 ‘美노크’…손정의 펀드 유니콘들 ‘미국行’ 가속화-국내외 펀드 분산투자 ‘펀드마스터 랩’ 주목-‘살얼음 맥주’ 역전할머니맥주 지분 매물로 나와-한앤컴퍼니, ‘불가리스 사태’ 남양유업 새 주인으로△관광비즈-여행체험부터 기술혁신까지…관광벤처, 코로나 악재 딛고 승승장구△스포츠-2주 연속우승 박민지 “이번에도”-최경주의 ‘네얼굴’-커지는 ‘올림픽 연기’ 목소리, 돈 욕심에 귀 닫은 IOC-준우승만 두번 김주형 “이번에는”△부동산-임대촌 우려에 민간재개발로 눈길…공공재개발 ‘삐걱’-서초 재건축發 전세난 확산, 반포자이 등 줄줄이 신고가-오늘부터 거주지 무주택자만…‘줍줍’ 신청 가능-e편한세상 ‘드림하우스 갤러리’ 공개-대구 ‘용계역 푸르지오 아츠베르’ 분양△오피니언-[양승득 칼럼]기찻길 위에 올라탄 포퓰리즘-[기고]건설기능인 등급제 시행을 환영하며-[기자수첩]특금법으론 암호화폐 투자자 보호 못 한다△피플-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음악…20대부터 늘 꿈꿨던 일-KDI 원장에 ‘소득주도성장’ 홍장표 선임-“애플·테슬라와 나란히…딥바이오 혁신성 세계가 인정했죠”-‘48년 무료진료’ 고영초 교수, LG 의인상△사회-판매자 사칭, 돈만 받고 잠적…비대면 시대 ‘중고거래 사기’ 판친다-3시간만에 뜬 ‘잔여량 1’…콘서트 예매하듯 ‘광클릭’-野, 이성윤 공소장 등장 ‘조국·박상기·윤대진’ 공수처에 고발-경찰 “손정민 친구, 범죄 혐의점 없어”
2021.05.27 I 하지나 기자
  • [양승득 칼럼]고위공직자의 과태료 훈장
  • 고위 공직 후보자 청문회를 지켜보노라면 짜증과 울화의 포로가 되는 것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지난 주말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소감은 조금 달랐다. 4선의 국회의원과 행정안전부 장관을 역임한 그의 사람 됨됨이와 살아온 여정이 널리 알려진 덕인지 야당의 신상털이에서도 국민의 화병을 돋울 흠결은 그리 많아 보이지 않았던 것 같다. 크고 작은 비리가 까발려지면서 욕설과 조롱의 집중 표적이 된 다른 장관 후보자들과 달리 김 후보자에 대한 인터넷상의 악성 댓글엔 “그래도 믿었는데...” “김부겸마저 그러면 어찌하나” 등 ‘꾸중반 연민반’의 내용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하지만 김 후보자의 인품과 능력, 청문회 결과에 대한 세간의 평가를 떠나 그를 주시하게 만든 대목은 ‘과태료’ 관련 내용이다. 보도에 따르면 김 후보자 부부는 교통법규 위반 과태료와 자동차세를 체납해 총 32차례 차량을 압수당했다고 한다. 국회의원일 때 과태료를 내지 않아 총 3차례 압류를 당했고, 부인은 자동차세와 속도·주정차 위반 과태료를 제때 내지 않아 29차례나 차량이 압류됐다는 것이다.행정질서벌인 과태료는 법규 위반 정도가 비교적 가벼워 간접적으로 행정 목적 달성에 장애를 줄 위험이 있는 단순 의무 태만에 대해 부과하는 금전적 제재다. 행정형벌인 벌금과 달리 형법의 적용을 받지 않고 부과받아도 전과가 되지 않는다. 다른 형벌과 누범 관계가 생기지도 않는다. 처벌 수단이 아니라 의무이행 확보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이고, 부과된 액수의 돈만 내면 되니 방망이는 방망이되 ‘솜방망이’다. 지갑이 두툼하고 법규 위반을 두려워 않을 배짱만 있다면 당사자들이 두려워 않을 수도 있다.김 후보자 부부가 밀린 과태료를 모두 낸데다 청문회에서도 “부끄럽다”면서 거듭 사과한 이상 법적으로, 행정적으로 더 시비를 걸 필요는 없다. 그러나 청문회에서 드러났듯 김 후보자의 과태료 건은 우리 사회에 퍼져 있는 고위 공직자들의 흐트러진 준법정신과 비뚤어진 특권의식을 적나라하게 들춰냈다는 점에서 의미하는 바가 적지 않다. 박범계 법무장관은 교통 위반 과태료 체납으로 차량 2대가 7번 압류됐고 박상기 전 법무장관도 자동차세와 과태료 체납으로 15차례 차량을 압류당했다. 법질서를 바로잡고 미래세대에게 귀감이 돼야 할 ‘훌륭한’ 어른들이 보인 추한 뒷모습이다. 과태료 체납은 사법부도 예외가 아니어서 이흥구 대법관은 3차례, 민유숙 대법관 부부는 25차례나 차량을 압류당했다고 한다. 상습적인 교통법규 위반도 모자라 과태료 납부 의무까지 뭉갠 것이니 ‘몰염치’라는 표현이 부족할 정도다. 사소한 것이면 국가 행정 질서를 비웃고 조롱해도 되느냐는 원성이 빗발친다 해도 변명의 여지가 없다.과태료도 벌은 벌이다. 국가가 정한 우리 사회의 질서와 규칙을 어긴 데 대한 벌을 금전으로 대신하라는 것일 뿐이다. 때문에 보통의 국민은 속도 위반 과태료 통지서 한 장만 받아도 가슴이 철렁하고 “오늘 하루 벌이는 날아갔다”고 한숨짓기 일쑤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우리 인사청문회가 후보자의 능력 부분은 젖혀 놓고 흠결만 따지는 무안주기식 청문회가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가공동체의 존립을 좀먹고 사회 분열을 부추길 수 있는 이런 흠들을 제쳐 놓고 능력만 앞세운다면 나라의 미래는 건강을 장담하기 어렵다. 고대 중국의 정치사상가 한비가 “천하의 어려운 일은 반드시 쉬운 데서 이뤄지고, 천하의 큰일은 반드시 작은 일로부터 이뤄진다”고 말했지만 2200년도 더 지난 옛날의 외침은 지금도 유효하다. 주제넘는 말참견일지 몰라도 큰일 할 우리나라 공직자들이 과태료 시비 따위로 얼굴에 흠집내는 일 따위는 더 없으면 정말 좋겠다.
2021.05.14 I 양승득 기자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비메모리 투자 확 늘린 삼성·SK K반도체 '초격차전략' 승부수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다음은 14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기사다.△1면- 비메모리 투자 확 늘린 삼성·SK K반도체 ‘초격차전략’ 승부수- 3%대 물가 9년 만에 가시권 한은, 기준금리 인상 앞당기나- 박준영 자진사퇴…與 김부겸 총리 인준안 단독 처리- 금융시장 급변…재테크 전략 따져봅니다- [사설]‘빛투’ 광풍에 대출 폭증, 금융시장 뇌관 제거 시급하다- [사설]경계해야 할 백신의 정치 도구화, 불신 해소 힘 합쳐야△줌인&- ‘비트코인 팔아 1억달러 챙기고 뒤통수’ 시세조종 사기꾼인가, 혁신적 CEO인가- 44개 개발지역서 탈세 289명 세무조사 착수△인플레 공포에 긴축설 솔솔- 4%대 성장전망, 눈덩이 가계빚에 물가 압력까지…고심 깊어지는 ‘한은’- 연준 2인자 클라리다 “물가 상승 놀랐지만 일시적일 것”- KDI “내수부진 여전…한은 기준금리 연말까진 동결해야”△초격차 속도내는 K반도체- 삼성 “시스템 반도체, 38조 추가”…SK “M&A로 파운드리 생산 2배로”- 경쟁력 강화 밑거름 환영…최고급 인재 양성은 보완해야- ‘JY 사면’ 고심 드러낸지 3일 만에…文대통령 삼성 방문 ‘해석 분분’△초격차 속도내는 K반도체- 글로벌 반도체大戰 전방위 지원…화관법·수도권 규제마저 풀었다- 대기업 시설투자 稅공제 2배 확대…‘1조+α’ 금융지원- 10년간 핵심인력 3만6000명 확보…‘반도체 명인’ 양성△법무법인 대륙아주-이데일리 라운드테이블- “주택공급 부족한데 수요만 틀어막다 집값 급등…정책방향 틀어야”- 홍기원 “다주택자 규제 기조 유지한 채 일부 수정” 김현아 “첫 단추부터 잘못 꿰…전면적으로 바꿔야”- “주택 정책 전담하는 주택부 신설하고 LH 쪼개야”△정치- 與 “박준영 낙마 선에서 마무리 짓자”…野 “임혜숙·노형욱도 지명철회”- 국민의힘 당권 주자 주호영 “최단시간에 尹 입당시킬 것”- 독주하는 이재명, 뒤쫓는 이낙연·정세균…호남 쟁탈전 불붙어- 美 ‘北 백신지원 거절’ 보도에 통일부 “공식 제안한 적 없어”- “손실보상법 처리 더 지연되면 소상공인 살릴 골든타임 놓쳐”- 文대통령, 산재사망 이선호씨 빈소 찾아 유족 위로△경제- KDI “올해 경제성장률 3.8% 전망…코로나 백신 보급 속도가 변수”- 시중 통화량 38.7조 늘어…계속되는 유동성 파티- 시저형 고소작업대 관련 사고로 최근 9년간 66명 사망△금융- 대출 이자 ‘꿈틀’…주식·코인 빚투 2030 초비상- “스타트업 글로벌 진출 돕는다” 산은, 실리콘밸리에 VC 세워- 체질 개선 통했다…손보사 1분기 성적 ‘굿’△산업&기업- “풀어야 할 건 풀어야” 국회 찾은 최태원 회장, 규제개혁 호소- “대표노조 총파업은 자충수 르노삼성의 현실 직시해야”- 전기차 등장에도 끄떡없는 ‘기아 니로EV’ 비밀은…- HMM, 1만6000 TEU급 5호선 ‘한바다호’ 명명식- SK이노베이션 1분기 영업익 5025억 ‘적자 탈출’△산업·바이오- 코로나 백신 개발 CEO “비교임상·백신 선구매” 한목소리- 모더나 백신, 2차 관문 통과 식약처, 최종 판단만 남았다- “NFT 기반 게임, 산업 혁신 모델”…첫 연구논문 발표- 사흘치 재고밖에 없다…건설현장 ‘시멘트 대란’ 초비상△과학카페- CO₂로 합성가스 만들고, 수소충전 플랜트 국산화…‘탄소중립’ 박차- 콜라겐 먹으면 피부가 탱탱? 과학적 근거 아직 없어요- 햇빛 받아 전기 생산, 오염수 정화…‘태양광 사회’ 앞당긴다△손태호의 그림&스토리- 코로나 시대 희망 등불 밝혀라△증권&마켓- “F&F·롯데칠성…인플레 영향 덜 받는 내수소비株 주목”- 外人 사흘새 6조 팔때 동학개미 8조 사들여- 하락세 이어지는 증시…씨젠 공매도 했다면 11% 수익△증권- 액티브 ETF도 친환경·BBIG 바람…운용사 출시경쟁 후끈- 하이즈항공, 업계 유일 ‘글로벌 강소기업’ 선정- 이베이코리아 매각 본입찰 내달로 연기- ‘마스턴프리미어 리츠’ 상장 재시동…“연내 입성”△부동산- 팔 사람도 살 사람도 없다…깊어지는 ‘거래 절벽’- 서울 땅 8%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市 “투기 차단·시장 안정화 우선”- 공시가 반발 46배 늘었는데…조정률 ‘1%’- DMC역세권 ‘삼표에너지 부지’에 36층 선다△여행- 바다로 둘러싸인 ‘섬 아닌 섬’…뭍에 닿아 내게로 오다- [강경록의 미식로드]시원한 국물맛이 끝내주는 칼국수에 듬뿍- [여헹+]스키장은 겨울 아닌 다른 계절에 뭐하지△스포츠- 우리가 알던 류현진이 돌아왔다- 여자배구 페퍼저축은행 광주에 둥지- “조금씩 발전하는 게 느껴져…골프가 너무 재밌어요”- 존 람 “도쿄올림픽 출전 결정 너무 어려워”△이데일리가 만났습니다- “멀지만 먼저 가야 유리”…‘탄소중립 리더’ 한국 역할에 기대 커- “낮엔 강의, 밤엔 화상회의”…24시간 쉼 없는 ‘기후변화 글로벌 리더’△오피니언- [양승득 칼럼]고위공직자의 과태료 훈장- [기고]국가교육위 출범, 더 미룰 수 없다- [기자수첩]국토부장관 공석에 꼬여만 가는 공급대책△피플- 제자가 작은 선생님으로 돌아와 나눔 실천…뿌듯하죠- 법무법인 광장,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 3명 영입- 호반그룹, 양배추 농가 돕기- 떠나는 에이브럼스 “실사격 훈련 제한 문제 해결해야”- 대유에이피 이석근 대표 자동차의 날 대통령표창- 한림대 신임 총장에 최양희 전 미래부 장관△사회- 이해충돌방지법에 고무줄 잣대 우려…집 장만 포기하는 ‘무주택 공무원들’- ‘김학의 사건 외압’ 연루 檢간부들 ‘피내사자’ 신분으로 공수처 이첩- 전동킥보드 규정강화 첫날…‘노 헬멧’ ‘보도주행’ 무더기 적발- 연간 7억 적자 ‘경찰골프장’ 혈세 줄줄- 서울시내 ‘100ℓ 종량제봉투’ 아웃…50~75ℓ로 하향
2021.05.13 I 장병호 기자
  • [양승득 칼럼]불사조 정치인과 울분의 나라
  • 사회생활 시작 후 30년 넘도록 ‘정치판’을 기웃거려 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내놓을 것도, 보여줄 것도 없는 ‘작은 그릇’ 주제에 정치인 꿈을 꾼다는 것은 분수 넘치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정치인들에게 진짜 중요한 자질은 ‘두꺼운 얼굴 철판’과 ‘배짱’이라는 걸 깨닫기까지는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언론사 일 덕분에 잠시 자리를 같이했거나 뉴스로 들여다본 거물 인사들의 큰 공통점 중 하나는 거짓말이 들통 나도 표정 하나 변치 않거나 수시로 말을 바꾸는 데 능한 강심장이었음을 확인해서다. 정치판과 정치인에 대한 국민의 평가와 믿음은 여러 나라에서 별반 다를 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영국의 시장조사기업인 입소스(IPSOS)가 2019년 미국 ·프랑스·일본·한국 등 세계 23개 국가를 대상으로 한 18개 직업의 신뢰도 조사에서 정치인은 9%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60%로 1위에 오른 과학자의 6분의 1에도 못 미친다. 부끄럽지만 언론인도 21%로 중하위(13위)권에 그치며 별로 믿음 안 가는 집단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국내 정치 현장의 음험한 이미지를 조금은 덜어낼 수 있는 뉴스가 하나 나왔다. 국회가 지난 21일 본회의에서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무소속 이상직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가결처리한 소식이다. 이 의원은 표결 직전 신상 발언을 통해 “자신이 검찰로부터 당하고 있는 참을 수 없는 치욕과 수모를 동료 의원들도 언제든 당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자신의 범법 행위 때문에 국회가 불체포특권(현행범이 아니면 회기 중 국회 동의 없이 체포하거나 구금당하지 않는 권한)의 적용 여부를 가리는 표결을 한 것인데 반성은커녕 끝까지 국회 보호막에 기대 “억울하다”며 탄압받는 모습을 연출한 것이다. 이날 투표 결과는 찬성 206표, 반대 38표, 기권 11표였다. 이스타항공과 계열사 6곳에서 555억여원 규모의 회사돈 횡령과 배임 행위를 저질렀다고 검찰이 밝힌 그의 혐의와 각종 비리 의혹 탓에 원래 소속이었던 더불어민주당도 고개를 돌릴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28일 구속된 이 의원의 혐의는 검찰 수사에 적시된 것 말고도 직원 대량해고와 임금 체불, 두 자녀에 대한 지분 편법 증여 등 사회적 지탄과 공분의 대상이 될 내용으로 차고 넘친다. 그런데도 그는 지난 16일 전주 지법에 출석하면서 “나는 불사조다. 어떻게 살아나는지 보여 주겠다”고 말했다는 것이 이스타항공 노조의 주장이고 보면 ‘후안무치’의 네 글자 외에 달리 표현할 말이 없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 연구팀이 전국 19세 이상 성인 1478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올해 우리 사회의 울분 점수는 평균 1.75점으로 작년(1.58점)보다 크게 뛰었다. ‘만성적 울분 상태’라는 비율은 전체의 58.2%로 지난해의 47.3%보다 급상승했다. 울분을 느끼게 한 가장 큰 요인은 ‘정치·정당의 부도덕과 부패’로 16개 항목 중 1위를 차지했다. 정치가 국민을 분노하고, 울고 싶게 만드는 ‘원흉’이라는 고백이다.정치인들은 자신이 나랏일에 헌신한다고 자부할지 몰라도 이는 셀프 채점 결과일 뿐이다. 법을 우롱하고 짓밟는 짓을 밥 먹듯 저지르고도 국회 울타리 뒤에 숨어 큰 소리치는 이들이 더 나온다면 국민이 들 몽둥이는 철퇴가 아니라 불벼락일 수 있다. 국민 가슴 속의 불사조는 나라를 위해 전선을 누비면서 생사의 고비를 숱하게 넘긴 전쟁 영웅이나 불굴의 스포츠 스타 등일 뿐 부패 정치인은 전혀 ‘아니올시다’다. 국민을 만성적 울분 상태에서 구해 낼 최고의 명약은 거짓과 부패, 반칙에 마침표를 찍는 일임을 이 의원뿐 아니라 정치인들은 어서 깨달아야 한다.
2021.04.30 I 양승득 기자
  • [양승득 칼럼]시장과 맞선 '거꾸로 하이킥'의 죄값
  • 한 살 터울의 초등학생 두 아들에게 어머니는 주인집 아들과 다투지 말라고 틈만 나면 주의를 주셨다. 개구쟁이 동생이 싸움이라도 하고 온 날이면 “왜 그랬느냐”고 혼을 내신 뒤 “방에 들어가 조용히 있으라”고 말씀하셨다. 어린 나이의 필자도 짐작할 수 있는 주인집 눈치보기였다. 이사할 집을 찾아 복덕방(지금의 중개업소)을 드나들 때면 “아이가 몇이냐, 몇 살이냐”는 질문이 심심찮게 어머니 앞에 놓였다. 세입자와 복닥거리고 살아야 할 집주인이 복덕방을 통해 미리 던졌을 물음이었다. 필자가 눈과 몸으로 겪은 옛 체험이자 40년 이상의 시간이 흐른 오늘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스토리의 제목은 ‘셋방살이 설움, 집 없는 아픔’이다.재·보궐 선거에서 여당이 참패한 후 벌써 일주일이 더 지났다. 정부의 무능과 위선, 불공정 등에 대한 누적된 불만이 한데 뭉쳐 폭발한 것이 배경이다. 그러나 콕 찍어 말하자면 부동산정책의 헛발질을 거듭하면서도 반성은커녕 엉뚱하게 마이웨이로 내달린 것이 민심을 후벼 판 가장 큰 송곳이 아닐까 싶다. 규제 대못으로 주택 공급을 억제하고 시장을 틀어막으려 한 것이 첫 번째 잘못이요, 임대차 3법으로 전세 물건까지 씨를 말린 게 두 번째 죄라면 쌓이고 쌓인 분노에 기름을 부은 것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사태로 발가벗겨진 공직자와 공공기관 직원들의 대규모 투기 행위였다. 참다못해 몽둥이를 들게 한 것은 공시가 인상 폭격이었다. 분노 폭발의 도화선이 된 이들 사안의 공통점은 모두 ‘주거’라는 단어와 관련돼 있다. 가족이 한 데 모여 쉴 최소한의 공간조차 구할 수 없다는 자괴감과 답답함은 서민 가장의 하루하루를 한숨과 눈물로 범벅이 되게 만들었을 것이다. 삼시 세끼 해결이 절대빈곤의 시대에 민생의 으뜸 과제였다면 주거 안정이 더 급해진 오늘날, 정부의 무책임과 무능, 오만에서 비롯된 집값, 전세값 폭등 때문에 내집 마련의 꿈이 날아가고 노후까지 잿빛으로 변했으니 민심이 온전할 리 만무다.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아파트가 빵이라면 밤을 새워서라도 만들겠지만 그렇지 못해 안타깝다”는 말로 여론의 몰매를 받았지만 논리적으로는 틀린 말이 아니다. 잔여임기 1년 남짓의 서울시장 선거에 나섰던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30만 호를 공급하겠다고 한 통 큰 공약이야말로 검증 대상이었다. 변창흠 국토부장관이 83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거창한 청사진을 내놨지만 후보지 선정과 관련된 투기 의혹 또는 주민 반발로 여기저기서 삐그덕대는 것만 봐도 주택 문제는 정부가 의욕만 앞세운다고 ‘뚝딱’ 풀릴 일이 아니다.주택값이 잠잠했던 시기를 정부, 여당의 책임 있는 관계자들은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공급이 넘칠 때 물건값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은 경제학 교과서를 펼치지 않아도 누구나 알고, 경험한 진리다. 급격한 변화를 싫어하는 경제의 생리를 깔아뭉갠 채 임대차 3법을 밀어붙이고 공급을 졸라맨 것이 어떤 결과를 초래했는지 되새겨 보자는 것이다. 정치가 지나치게 개입하면 경제는 국민을 괴롭히고 시장은 복수할 수 있다. 정부는 시장이 막히지 않도록 여건을 마련해 주고 감시자 역할을 하는 것으로 족하다. 리얼미터의 재·보선 직전(3.29~31)여론 조사에서 최고 핫이슈는 ‘부동산시장 안정’(37.9%)이었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선거 결과를 “민심의 폭발, 쓰나미”라고 진단하고 “정부가 신뢰를 잃었다”고 말했다. ‘거꾸로 하이킥’으로 민심을 또 잘못 건드리면 분노는 화산처럼 2차, 3차 폭발을 부를 수 있다. 집 문제만큼은 정부·여당의 진지한 반성과 겸손, 고차원의 접근 방식이 절실하지만 필자가 쓸데없는 기대를 거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2021.04.16 I 양승득 기자
  • [양승득 칼럼]요리사 법관과 주먹질 변호사
  • 오카모토 켄. 2004년에 71세였던 그는 오사카 고등법원 근처의 이자카야(대중식당과 주점을 혼합한 형태의 음식점)주인이었다. 계산대에 앉아 돈만 받는 것이 아니라 큰 목소리로 인사하고 요리사 복장으로 주방에서 음식도 만드는 1인 2역의 주인이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노인 요리사였지만 그의 이력은 남달랐다. 이자카야를 열기 10년 전까지만 해도 이 법원 형사부에서 수석판사로 일했기 때문이다. 그가 요리사 옷을 입은 이유는 딱 한 가지였다. 정년퇴직 후엔 과거의 경험과 지식을 앞세운 변호사 일보다 다른 사람들이 기뻐할 일을 하며 살고 싶다고 결심했기 때문이었다. 자신의 적성과 소질을 감안할 때 ‘인생 이모작’ 최고의 길은 남을 위해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데 있다고 생각한 그는 퇴직 후 1년간 조리사 학교를 다녔다. 그리고 이자카야를 차린 후 줄곧 주방과 계산대를 지켜 왔다.필자가 10여년 전 일본의 한 일간지에서 건져냈던 이색 뉴스 한 토막 속의 ‘별난 인생’ 이야기다.시대가 바뀌고 사람들의 눈 잣대가 달라진 탓에 법조인들에 대한 대중의 평가와 시선은 옛날만 못해진 감이 적지 않다. 법대 입학은 물론 사법시험 통과가 ‘바늘구멍으로 낙타 지나가기’만큼 어려웠던 시절의 법조인들에게는 대개 ‘엘리트’ 찬사와 함께 존경과 신뢰의 두 단어가 따라붙었기 때문이다. 일일이 이름을 들춰내지 않아도 독재와 불의에 맞서 사회 정의와 법치를 수호한 대쪽 법관, 강골 검사의 기억은 수많은 국민의 뇌리에 남아 있다. 법조인들에게 아직 선망의 시선이 꽂히고 주위의 신뢰와 기대가 상대적으로 큰 것은 이러한 연유에서일 것이다.하지만 법조계, 법조인과 관련해 하루가 멀다하고 꼬리를 물고 이어진 어두운 뉴스들을 되짚어 본다면 그런 평가와 대접이 온당할지 의문이다. 법을 집행하고 타인을 재단하는 위치의 사람들이 지녀야 할 윤리 의식과 도덕을 팽개친 사례를 우리는 너무도 쉽게 목도하고 있어서다. 자신과 가족의 각종 비리 의혹에 휘말려 추락한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내로남불’ 행태와 이용구 법무차관의 변호사 시절 택시기사 폭행, 그리고 김명수 대법원장의 거짓말 파문에 이르기까지 존경의 대상이 돼야 할 이들이 분노와 비난의 표적으로 전락한 것은 극히 일부 사례일 뿐이다. 잘라 말해서 엘리트들의 ‘자기 파괴’ 전성시대다. 이들의 탈선 배경은 탐욕·오만과 무관치 않다. 더 강한 권력과 더 많은 재물을 향해 폭주한 욕망의 전차에서 내리지 못한 잘못이 자신에게 오욕을, 국민에겐 실망을 안긴 격이다. 살아서는 물론, 세상을 뜬 후에도 신뢰와 양심의 상징으로 존경받는 법조인은 적지 않다. ‘법복 입은 성직자’로 추앙받는 고 김홍섭 전 서울고등법원장의 일대기를 모르는 후배 법조인은 없을 것이다. 청렴과 강직을 평생 법전처럼 끼고 산 법관과 검사도 많을 것이다. 드러나진 않았어도 요리사 수준을 넘어, 퇴직 후엔 낮은 곳에서 남을 위해 살겠다고 다짐한 엘리트들이 우리 사회 곳곳에 있을지 모른다. 4월 재·보선을 앞둔 정치권에선 ‘혈투’가 한창이다. 그리고 이러한 싸움의 선봉에 선 이들 중 상당수는 법조계 출신이다. 선거 후 정국이 내년 대선을 향해 내닫기 시작하면 이들의 이름은 더 자주 국민의 입에 오르내릴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잊어선 안 될 것이 하나 있다. 윤리와 상식이 통하는 사회, 정의와 공정의 가치가 더 의심받지 않는 사회를 만드는데 이제라도 힘을 보태는 것이다. 법조계 엘리트들의 빗나간 행각에 질려버린 보통 국민의 염원도 비슷할 것이다. 법을 공부한 이들에 의해 정의가 조롱받고, 법이 반칙을 덮는 방패로 악용되는 구태와 악취가 계속된다면 세상은 “법 공부 안 한 게 다행”이라는 탄식으로 가득 찰 것이 분명하다.
2021.04.02 I 양승득 기자
  • (양승득 칼럼) '식품 황제'와 '라면의 신'
  • 1990년대 초반 서울 조계사 옆 옅은 하늘색의 구식 건물. 옛 종로국민학교 교사를 개조해 만든 나지막한 이 건물의 2층 안쪽 회장실은 늘 조용했다. 찾아오는 손님도 많지 않았다. 회장님은 외출도 않은 채 혼자 점심을 들 때가 적지 않았다. 단골 메뉴는 자신의 회사가 만든 라면이었다. 회사 직영의 시식코너에서 조리해 온 라면을 그는 포크로 면발을 돌돌 말아 들기도 했다. 70세를 넘긴 그의 고독한 식탁을 한결같이 지켜준 건 라면 사랑과 회사 운영의 신념으로 삼았던 정직과 신용, 그리고 고독이 전부였다.(삼양식품)주주총회장에 불쑥 들어서자 회의를 주재하던 인사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참석해 있던 사람들의 표정엔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분위기가 ‘영’ 아니었다. 호기심 삼아 들어갔던 기자는 머쓱해져서 곧 일어서야 했다. 황급히 달려온 홍보실 간부가 말했다. “에이, 이러시면 안 됩니다. 얼굴 사진 한 장이라도 신문에 실리면 우리는 큰일납니다” 취재랍시고 더 이상 들이대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서둘러 발길을 돌렸다. 그리고 나중에 들은 이야기. “바깥 세상과는 담 쌓고 사시는 분이세요”(농심)필자가 케케묵은 옛 취재 수첩에서 기억을 더듬어 본 삼양식품의 창업자 고 전중윤 회장(1919~2014)과 신춘호 전 농심 회장(1932~). 국내 라면 시장은 물론 식품 산업 역사에서 두 사람 스토리를 빼면 나머지는 속 빈 강정이다. 먹거리가 절대 부족했던 1960년대에 회사를 세우고 (삼양식품 1961년, 농심 1965년)치열한 맞수 싸움을 거치며 큰 족적을 남긴 두 거인에게 업계에서 붙인 닉네임은 ‘식품 황제’와 ‘라면의 신’이었다. 사람에 따라서는 견해가 다를 수도 있는데다 한정된 분야에서 붙여진 별칭이니 별 의미가 없다고 볼 수 있다. 두 사람의 나이 차와 경영 스타일, 시장을 주름잡던 시기가 다른 점을 고려하면 비교가 무리라는 지적도 있을 수 있다.그러나 필자가 주목하는 이들의 공통점은 ‘선구자’라는 데에 있다. 전 회장이 1963년 국내 최초의 라면을 선보이며 불모의 시장을 개척했다면 신 회장은 1980년대 중반 이후 농심을 1위 업체로 올려세운 데 이어 세계 곳곳을 한국 라면의 장터로 만든 글로벌시장의 파이어니어라는 점에서 DNA가 같다. 씨를 뿌리고 꽃을 피운 곳이 국내냐, 아니면 해외냐가 다를 뿐이다. 무죄로 결론난 1980년대 후반의 ‘우지(牛脂)파동’에 회사가 휘말리지만 않았더라면 전 회장도 더 큰 꿈을 펼칠 수 있었을지 모른다.또 하나의 공통점은 한우물을 팠다는데 있다. 돈이 된다면 이것저것 손대고, 빚으로 허장성세 부리다 무너진 대기업이 수두룩한 우리나라 재계 역사에서 ‘라면’ 하나로 우뚝 서고 세계 무대에 한류 식품의 우수성을 알린 두 사람의 공은 작지 않다. 대외 활동의 유혹과 권유가 끊이지 않았음에도 세상 일에 관심을 끊고 오로지 회사 일과 씨름했던 이들의 외고집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은 물론이다.라면의 종주국은 일본이고 세계에서의 명성과 파워도 일본 메이커들이 아직 한 수 위다. 1958년 라면을 세상에 처음 선보이고 인류의 대표 먹거리로 키우는데 앞장섰던 안도 모모후쿠(1910~2007년)닛싱식품 창업자는 업계와 일본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는 전설적 존재였다. 그의 경영이념은 ‘食足世平’(먹을 것이 풍부해야 세상이 평화롭다)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에겐 전중윤과 지난해 사상 최대의 호실적을 거두고 16일 일선에서 물러난 신춘호라는 두 거인이 있다. 일본에서 배우고 들여온 기술과 기계로 출발했지만 한국 라면이 반도체, 조선처럼 글로 벌시장의 최정상에 오르지 말라는 법은 없다. 안도 창업자 이상의 사명감과 승부욕으로 신화를 쓴 두 거인 같은 재계 거목이 더 많이 나오길 고대한다.
2021.03.19 I 양승득 기자
  • [양승득 칼럼]가덕도 도시어부들의 헛다리
  • 목청 테스트를 받는 기분이어서 쓰고 싶지 않았다. 노래자랑 무대에서 여러 사람이 앞서 부른 곡을 “내 노래도 잘 들어달라”며 사정하는 것 같은 느낌이어서 다루지 않으려 했다. 그렇지만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벌어진 것도 모자라 일을 저지른 이들이 미안해 하기는 커녕 희희낙락하는 모습을 지켜보다 감정을 추스릴 수 없어 쓰기로 했다.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이 지난달 26일 국회를 통과하기 전까지 벌어진 일들은 세상에 널리 알려진 터라 다시 언급할 필요도 없다. 청와대와 정부, 여당은 물론 들러리 담합에 나선 야당까지 ‘가덕도’ 세 글자를 기도문 외우듯 입에 달고 다니고, 천지가 개벽을 할 것처럼 떠벌여댄 ‘바람잡기’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또박또박 세금을 내고 사는 납세자의 한 사람으로 정부와 정치인들에게 두고두고 따지고 싶은 것은 하나둘이 아니다.“가덕도신공항이 부산 시민의 염원이라고 이유를 댔지만 모든 시민이 이를 원하나? 그렇다면 무엇으로 증명하나? 한 해 나라 살림살이의 5%와 맞먹는 28조 6000억원(국토교통부 추산)의 혈세를 퍼부어야 할 이 공항 건설이 해당 지역 경제를 위한다는 이유 하나로 정당한 절차를 몽땅 건너뛴 채 ‘뚝딱’ 결론만 나면 그만인가? 나머지 대다수 국민은 ‘봉’인가? 4월 부산 시장 선거를 겨냥해 밀어붙인 ‘낚싯밥’ 냄새가 진동하는데 왜 공항이 성추행 추문으로 물러난 전임 시장의 후임을 뽑는 선거에 미끼가 돼야 하나? 안전성· 경제성 등의 문제는 물론이고 법률 위반 소지만도 30곳이 족히 넘는다는 이 공항이 과연 건설 과정은 순탄하고 관계자들은 법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고 자신하나? 부산 시민들은 공항만 약속하면 눈 ‘딱’감고 표를 줄 것이라고 보나?”어지러운 감정을 달래줄 답은 여론 조사 결과에서 먼저 나왔다. 리얼미터가 1일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에 대해 물은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53.6%는 “잘못된 일”이라고 지적했다. 놀라운 것은 공항만 들어서면 새로운 세상을 맞게 될 것이라고 떠들어댄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도 “잘못된 일”이라는 응답이 54.0%에 달한 반면 “잘된 일”이라는 답은 38.5%에 그쳤다. 몰표를 기대할 여당 입장에서는 실망스럽기 그지없을 결과다. 조사 표본이 500명에 불과해 지역 민심 전체를 대변한다고는 보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특별법 통과 직후 조사에서 이런 반응이 나왔다는 사실은 뜻하는 바가 결코 작지 않다. 눈앞의 지역이기주의보다 나라의 미래와 살림살이라는 장기적 안목에서 사안을 판단하는 시민이 더 많음을 의미한다고 봐야 해서다. 가덕도신공항은 관료들의 기회, 보신주의와 여당의 매표 계산, 야당의 야합이 맞물린 21세기판 초대형 포퓰리즘 공세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대표가 “가벼운 마음으로 선거를 치를 수 있게 됐다”고 말했지만 기대대로 될지는 의문이다. 유권자들의 양식을 너무 가볍게 본 것 같아서다. 유권자들도 이제는 포퓰리즘의 중독성과 해악, 그리고 미사여구로 포장한 공수표의 본질을 가려낼 줄 안다. 1000조원을 바라보는 나랏빚과 한여름 수은주처럼 치솟기만 하는 국가채무비율이 미래세대의 앞날에 어떤 악영향을 줄지를 그들도 걱정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유권자들의 냉정한 심판과 현명한 선택이 투표 결과에 선명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현재로선 작지 않다. 대한민국이 퍼주기 중독에 걸린 나라들과는 아직 다르다는 것을 4·7선거는 보여줄 수 있다. 부산 시민의 예리한 판단이 가덕도에 모인 도시어부들의 황당무계한 미끼 앞에서 흐려지지 않기를 기대한다. 정확하고도 올바른 한 표만이 포퓰리즘을 뿌리뽑고 나라 건강을 지킬 수 있다.
2021.03.05 I 양승득 기자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외부감시·내부통제도 없었다…LH '예견된 비리'
  •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다음은 3월 5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뉴스다.△1면-외부감시·내부통제도 없었다…LH ‘예견된 비리’-윤석열 職 던졌다-모집 또 모집해도 지방대 0.14대 1…새내기 실종사태-작년 1인당 GNI 3만1755달러…2년 연속 감소-사설: 검찰총장 중도 사퇴, 정치적 중립 훼손한 여권 탓 크다-사설: 무리수 뻔한 손실보상제 도입, 그렇게 서두를 일인가△줌인&-‘중도 전략’으로 나경원 넘은 오세훈…‘중도’ 앞세운 안철수와 정면승부-2월 외환보유액 4475억 6000만 달러 ‘사상 최대’△LH 직원 신도시 투기 의혹 일파만파-참여연대 “제보 봇물” 추가 의혹 예고…비리 ‘판도라의 상자’ 열리나-전수조사단에 국토부 직원 포함…‘셀프조사’ 도마에-보상 지연, 문화재 발굴 문제 이어 투기 의혹까지…3기 신도시 어쩌나△무너져가는 지방대-쇠사슬로 굳게 잠긴 문, 주변상가 텅텅…쫓겨난 교직원들 생계 막막-등록금 면제, 아이패드 내걸었지만…지방대 신입생 유치 ‘백약이 무효’-부실 걸러내는 사전평가 내달 결론…떨고 있는 지방대△윤석열 검찰총장 전격 사퇴-사실상 ‘차기 대권 행보’ 본격화 선언…보수결집·정계개편 촉매 될 듯-중수청 입법 주춤…월성원전 수사 동력 잃을 듯-파격 발탁서 文정부 ‘저격수’로…尹, ‘파란만장’ 589일△기승전ESG…어떻게 <3>현대자동차그룹-‘달리는 공기청정기’ 수소전기차 앞세워 ‘친환경 모빌리티 사회’ 앞장-현대모비스, 협력사에 특허 개방…현대위아, 폐수·먼지 관리시스템 도입-ESG라운지 “ESG경영, 한때 유향 아냐…지속가능기업은 실천 필수”△정치-尹 사의 수용 직후 非검찰 민정수석 임명…檢개혁 다시 고삐 죄는 文-文대통령 이르면 이달 말 백신 맞는다-본선 티켓 쥔 박형준 “위기의 부산 구하겠다”-“증조부·조부 4·3사건 때 희생…피해자 명예회복 위해 온 힘”-軍 ‘헤엄 귀순’ 경계실패 22사단장 보직해임-이낙연·김종인 ‘추경 적기 처리’ 공감대△국제-미얀마 최악 유혈사태…무차별 총격 38명 사망-中 양회 개막…“세계가 주목, 찬란한 역사” 자평-2017년 폭락장과 ‘결’ 다르다…5만달러선서 버티는 비트코인△경제-코로나가 끌어내린 1인당 국민소득…멀어진 ‘4만달러의 꿈’-2월 소비자물가 1.1% 상승…1년 만에 최대폭-서부발전-가스공사 손잡고 태국에 LNG 복합발전소 건설△금융-‘남초’ 대형 보험사, 여성 사외이사 모시기 총력전-금융 공공기관 상반기 채용 스타트-은행 예금 증가에…‘머니무브 시작’ vs ‘매년 반복현상’-권광석 행장 사실상 연임…우리銀 1년만 더 맡는다-농협 ‘안전농업하세요’ 캠페인△산업&기업-배터리 결합 가능성에…LG가 현대차보다 ‘리콜 비용’ 더 낸다-삼성전자·SK하이닉스, 올 반도체 설비투자 ‘역대급’-배재훈 HMM 사장 연임할까-대한항공 송현동 땅, 서울시에 ‘계약시점 없이’ 판다-한화큐셀·신성이엔지, 美 태양광 시장 ‘光드라이브’-LG전자, 트롬 워시타워에 시각장애인 위한 점자 스티커 도입△산업·바이오-통신 3사, 28㎓ 5G도 ‘공동망’ 검토…삼성전자 반색-반려동물 헬스케어 뜬다…제약·바이오 진출 러시-“헤이 카카오, 세탁기 돌려줘”…카카오-삼성, AI 스마트홈 협력-수출 초기 中企 자금 지원…중진공-수출입銀 업무협약△소비자생활-점주 “위생식당 인증 신청했는데 감감무소식”-이커머스, ‘수장 교체’로 변화 모색-대파값 뛰자 냉동대파로 눈 돌려-건강한 아름다움을 위해…CJ오쇼핑 ‘이소라 프로젝트’△이데일리가 만났습니다-“내몰리는 영세 자영업자들 살리려면 복합쇼핑목 의무휴업 불가피”-파산 위기 광물자원공사 살리고…폐광지역 지속 성장 ‘두 토끼’ 잡아야△증권&마켓-평균수익률 60%…‘소·부·장 패스트트랙株’ 잘나가네-“반도체 슈퍼사이클 진입”…삼성전자·SK하이닉스 목표가 줄상향-‘제2의 게임스톱’ 투자, 美 ETF 상장에 주목△증권-“시장조성자 공매도 규제는 코미디…정치권은 자본시장 왜곡 말고 빠져라”-멀티플렉스 코로나 직격탄…메가박스 매각 검토-“87만원 LG화학, 0.5주 매수”…국내 소수점 거래 가능할까△손태호의 그림&스토리-18세기 학교 탐구영역 ④ 개학 시즌…김홍도의 ‘서당’으로 본 교육 백년대계△오피니언-양승득 칼럼: 가덕고 도시어부들의 헛다리-기고: 구독경제 현실 무시한 금융위 시행령-기자수첩: 18년간 구호만 외친 금융허브의 꿈△여행-山멍·水멍…신선놀음 따로 있나-택시운전사 되어 광주로…오늘은 나도 영화 주인공-‘겉바속촉’ 찹쌀 탕수육…여기선 ‘부먹’이 진리△스포츠-임성재 “마음 편안한 코스…순위 끌어올릴 것”-‘프로 6년차 루키’ 이세희 “우승 목표로…계속 발전하고 싶다”-추신수, KBO리그 오자마자 ‘연봉킹’ 등극-김한별 “작년 깜짝 활약? 올해는 더 잘해야죠”-김광현, MLB 시범경기 등장…1경기 2번 등판 ‘특별 대우’-전미정, 日 투어 개막 전 4언더 8위로 산뜻한 출발△피플-차기철 인바디 대표 “퍼스트무버로서 시장 선도…경쟁상대는 오직 자신뿐”-연매출 1조 기대 ‘카카오엔터’ 출범…김성수·이진수 각자대표 체제 꾸려-김범석 쿠팡 의장의 남다른 인연 화제-김세훈 현대차그룹 부사장 등 4명 ‘2020 자동차인’-터널 공사장 찾은 서정협 서울시장 대행 “첫째도, 둘째도 안전”-“복지시설에 태양광 무료지원”…한화 ‘해피 선샤인 캠페인’-묵헌상 신약개발사업 초대 단장-허용석 현대경제硏 신임 원장-이데일리 실종아동·장애인찾기 캠페인-인사가 만사-명복을 빕니다△사회-“영업시간 확대 숨통 트이길…복잡·세분화된 방역지침 간소화 기대”-‘조국 재판’ 김미리 판사가 계속…‘코드인사 비판’ 김명수 대법원장 묵묵부답-생수 수질 기준보다 10배 높은데…“합천호 태양광서 유해물질 검출?”-6일 만에 15만명 접종…사망 신고 5명으로 늘어 불안 여전-“백신 맞으면 치매 걸린다고?”…警, 가짜뉴스 집중 단속-4월 7일 재보궐선거 투표하는 날
2021.03.04 I 김범준 기자
  • [양승득 칼럼]홍 부총리의 줄타기와 벽타기
  • 기업의 CEO(최고경영자)중 회사 금고 속을 자주 들어가지 않는 이들이 있을까? 스마트 폰 안에 있건, 아니면 PC 안에 있건 금고의 형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지구 반대쪽에서도 24시간 회사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있게 된 오늘날, 기업인들은 마음만 먹으면 자다가도 사이버 금고를 열고 속사정을 체크할 수 있다. 얼마가 새로 들어오고 나갔는지, 시재금은 넉넉한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겉치레와 노는 데 관심이 더 커 회사를 말아먹을 사람만 아니라면 기업인들은 거의 누구나 이런 스타일로 회사를 이끈다. 몸에 밴 위기의식 때문이다. 그래서 기업인, 특히 오너 경영인들이 조직 내에서 가장 믿을만한 사람을 보내는 곳은 금고(곳간)다. 금고지기의 공통된 특징은 숫자에 밝고, 보수적이고, 충직하면서 입이 무겁다는 점일 것이다. 증권사 CEO 출신의 주진형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이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서 홍남기 부총리를 향해 “경리 출신의 사고방식이 머리에 배었다”고 화살을 날렸다. 주 최고위원은 “재난 전쟁이 났는데 돈이 있느냐 없느냐를 따지는 것은 답답한 얘기”라며 “홍 부총리를 잘못 뽑았다”고 말했다고 한다. 홍 부총리가 직접 들었다면 어떤 표정을 지었을지 궁금할 정도로 면박에 가까운 표현이다.홍 부총리를 두둔하기 위해 이 글을 쓰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에서 홍 부총리만큼 매를 많이 맞고 왕따를 당한 각료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명색이 경제사령탑인데 청와대와 정부·여당 내부에서도 그를 향한 펀치와 조롱은 ‘툭’하면 날아든다. 문 대통령이 최근 손실보상제 검토를 기재부를 제치고 중소벤처기업부에 맡긴 것이 한 예요, 정세균 국무총리가 ‘개혁저항 세력’이라고 공개적으로 몰아붙인 것도 매운 회초리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곳간지기 구박한다고 뭐가 되냐”며 ‘창고나 지키는 사람’으로 깎아내렸다. 여당과 맞서는 듯 하다가 꼬리를 내리고 ‘8전8패’한 그를 동료, 후배 공무원들이 ‘홍백기’‘홍두사미’라고 부른다는 소문은 새로운 이야기도 아니다. 왜 그랬을까? 홍 부총리와 일면식도 없는 필자는 그의 인품과 스타일을 정확히 알 수 없다. 하지만 나의 판단은 나라 곳간 지킴이 일이 그를 ‘동네북’신세로 만든 주원인이라는 것이다.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중장기 국가발전전략 수립, 경제·재정 정책의 수립·총괄 및 예산·기금의 편성과 집행의 최고 책임자다. “쓰고 보자”는 이들이 득실대는 상황에서 곳간 열쇠를 지키다 보니 매를 벌고 따돌림을 당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경리직 같다”는 그의 운신 폭은 따지고 보면 주위가 요구한 것이기도 했다. 과거 경제위기 때마다 국난 극복의 중심에 섰던 스타급 경제 수장들에게는 대통령을 포함한 주위의 탄탄한 신뢰와 권한이 주어졌던 것을 우리는 기억한다. 이름을 댈 필요도 없다. 그러나 홍 부총리가 대통령은 물론 여당 실세 정치인들과 관료 사이에서 소신과 능력을 마음껏 펼 수 있는 배경과 기회를 부여받았다고 볼 수 있을까? 그가 입각한 2018년 12월 이후 기재부 정책은 청와대·여당의 퍼주기 선심과 비어가는 나라 곳간 사이에서 끙끙댄 것 이외에는 별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 문재인 정부의 초슈퍼 예산과 선거를 앞두고 휘몰아칠 포퓰리즘 공세를 고려한다면 고민은 더 깊어질 수 밖에 없다. 4차 재난지원금 방식 등을 둘러싸고 최근 “어렵다”며 이낙연 대표에게 반기를 들긴 했지만 넘을 수 없는 벽을 향한 더 큰 싸움은 사실 이제 시작이다. 거두절미하고 말하자면 홍 부총리는 억울하고 그의 경리식 사고가 잘못된 게 아니다. 문제의 근원은 국민 혈세를 폼나게 쓰고 생색내려는 사람들에게 있다.그리고 이런 이들은 계속 더 나올 것이다. 그런데 그마저 없다면 곳간은 누가 지키고 소는 누가 키우나?
2021.02.05 I 양승득 기자
  • [양승득 칼럼]문 대통령의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 되도록 한·일 관계를 소재로 한 칼럼은 쓰지 않으려고 했다. 오랜 기간 도쿄에 거주한 경험을 가진데다 개인적 인연도 많아 하고자 하는 말의 의미가 잘못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국민 작가인 원로 문인마저 “일본 유학을 다녀오면 무조건 친일파가 된다”며 얼토당토않은 주장을 펼치는 풍토에서 오해 살 일은 만들고 싶지 않다는 소심함이 ‘일본’이라는 두 글자를 멀리하게 했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내 편 아니면 모두 적”이라는 식의 편협한 사고가 판을 치는 세상이지만 한 번쯤은 속내를 털어놓아야겠다고 마음먹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18일 신년 기자 회견 내용 중 다른 현안에 가려 큰 시선을 끌지 못했던 것 중 하나는 한·일 관계에 대한 언급이었다. 하지만 말에 담긴 무게와 파장에서 본다면 이날 한·일 관계 발언은 가벼운 것이 아니었다. 문 대통령은 “한·일간에 풀어야 할 현안이 많다”며 “과거사는 과거사이고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 것은 그것대로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 법원의 징용 배상 판결에 대해서도 “(일본기업 자산이)강제 집행의 방식으로 현금화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외교적 해법을 찾는 것이 더 우선”이라고 말했다.2015년 한국 영화 중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는 묘한 타이틀의 작품이 있었지만 문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영화 제목의 ‘판박이’다. 대전환에 가까워서다. 문 대통령은 박근혜 정부 시절의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중대한 흠결이 있어 국민 정서상 받아들일 수 없다”며 사실상 퇴짜놓은 것을 시작으로 한·일 마찰의 주요 고비마다 강경한 입장으로 일본 압박의 선봉에 섰다. 이런 기억에 비추어 볼 때 문 대통령의 발언은 뜻밖이다. 얼음장 같은 두 나라 사이에 봄기운이 돌게 할 ‘큰 틀’에서의 확실한 처방이다. 스가 요시히데 총리 취임 후 문재인 정부의 일본을 대하는 태도는 확실히 달라졌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등이 잇따라 도쿄로 건너가 스가 총리를 면담하고 문 대통령의 대화 의지를 전한 데 이어 어제 부임한 강창일 주일 대사는 일본으로 떠나기 전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이 스가 총리와의 정상 회담을 원한다”고 밝혔다. 한국 법원이 주권면제원칙을 배제하고 일본 정부를 상대로 위안부 배상 판결을 내린 후 두 나라 갈등이 더 험악한 국면을 맞았지만 외교적·정치적으로는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음을 문 대통령의 기자 회견과 강 대사의 발언이 거듭 확인해 준 셈이다.변화 이유를 현재로선 딱부러지게 알 수 없다. 하지만 문제는 이제부터다. 공을 넘겨 받은 일본 정부가 어떤 액션을 취할 것인가에 답이 달려 있어서다. 국가간 합의가 뭉개지고 국제관습법을 배제한 판결이 내려지는 현실을 목도한 일본 정부 내부에는 반감이 만만치 않을 게 분명하다. 한국의 갑작스런 태도 변화에 당혹감마저 작지 않을 수 있다. 장삿꾼끼리의 흥정에서도 먼저 화를 내고 패를 까보이는 것만큼 위험한 일은 없다는데 문재인 정부가 걸어 온 길을 뒤돌아 보면 닮은 점이 많아 이 또한 불안하다.그러나 전체적으로 볼 때 두 나라 사이에 봄 기운이 찾아들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크다. 한·미·일 삼각공조를 중시하는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출범이 희소식이요, 관계 복원을 기다리는 양국민의 열망과 침묵의 응원도 큰 동력이다. 스가 총리는 “한국이 해법을 내놔야 한다”며 꿈쩍도 하지 않았지만 두 나라 사이의 얼음장을 녹일 봄은 자연의 봄보다 빨리 올 수도 있다. 열쇠는 양국 정상의 통 큰 결단과 열린 마음에 있다.때문에 스가 총리가 문 대통령에게 건넬 인사를 하루라도 빨리 들을 수 있기를 필자는 고대한다. “안뇽하시무니까. 문재인 대통룡님!”
2021.01.22 I 양승득 기자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바이든 시대 美, 벌써부터 디지털 통상압박
  •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다음은 21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기사다.△1면-바이든 시대 美, 벌써부터 디지털 통상압박-“분류작업 회사 책임” 택배비 인상 불가피-공공재개발에 ‘귀한 몸’된 빌라…“사고 싶어도 못 산다”-[사설]닻 올린 공직자수사처, 외압 못이기면 존재가치 없다-[사설]정치 외풍에 흔들리는 금융, 이래선 시장에 탈 난다△2면 바이든 美대통령 취임 -파리기후협약·WHO복귀 지시…취임하자마자 트럼프 지우는 바이든-“모든 미국인의 대통령 되겠다”…통합·화합 강조-바이든 취임식 불참한 트럼프-文대통령, 바이든에 축전…“가까운 시일내 직접 만나자”-바이든 부부 곁 지키는 ‘한국계 2명’△3면 바이든 美대통령 취임-철강관세 쉽게 철폐 안할 듯…노동자·환경 문제 앞세워 통상압박 예고-만 대가, 인앱결제 강제…한·미간 갈등불씨 여전-“미국의 中견제 더 심해질 것…韓, 대중 수출 축소 불가피”△4면 공수처 공식 출범-25년 진통끝 출범…金 ‘국민’ 33번 외치며 중립성 강조했지만 우려 여전-과제 산적한 공수처…1호 수사대상은 누가될지 ‘최대 관심’-文대통령 “가장 중요한 덕목은 중립성·독립성”△5면 공공재개발 8곳 선정 후폭풍 -후보지 선정되자 대지면적당 호가 5000만원 상회…‘대기 매수’ 줄서-빌라 한채 지분 쪼개 팔아, 입주권 10개 챙겨-4기 신도시·그린벨트 해제 쉽지 않아…물량 ‘영끌’ 관심△6면 대변신 나서는 LG전자-모빌리티로 방향키 돌리는 구광모…‘C·A·R’ 올라타고 퀀텀점프 노린다-수술대 오르는 스마트폰 사업…통매각 대신 분할후 매각 유력-글로벌 경쟁력 확보 기대…LG전자 주가 신고가 행진△8면 정치-野서울시장 주자들 강연·현장 적극 행보…與 ‘우·박 양자구도’흥행 고심-신년 회견 효과…文대통령 지지율 8주만에 40%대 회복-대선주자 지지도 이재명 27% 1위-대출 재연장에 금리인하까지…연일 은행권 압박하는 민주당-“의혹 겹겹이 쌓여” 박범계 청문회 벼르는 野-“북·미 대화 조기 재개 노력”-남북 연락·협의기구 만들것“-“북핵·미사일 우려할 수준아냐”△9면 경제-자리 보전한 경제부처 장관들…재신임이냐, 3월 연쇄개각이냐-자영업 손실보상법 제도화해라“ -홍남기 “자율주행 4단계 상용화 집중 지원”△10면 금융-금감원 P2P 금융사 6곳에 사실상 ‘퇴출’ 통보-삼성화재 새 수수료 제도 ‘엇갈린 시선’-“산업간 경계 넘어선 협력 통해 보험시장 키워야”-금감원 분쟁조정부서 2→3곳으로 늘어난다-금융산업공익재단·서울시교육청, 초등생 경제·금융 교육 업무협약△11면 바이든 시대 개막-직격인터뷰-류루이 전 중국 인민대학 경제학원 부원장 “바이든, 국내정책·동맹국 강화 우선…中과의 관계 반년후 명확히 할 것”-“한·중 관계 성숙해져…북·미 문제 상관없이 안정적일 것”△12면 산업&기업-8년만에 적자…희망퇴직 카드 꺼낸 르노삼성-“현대차, 중고차 직거래땐 독과점…인증만 맡고, 매매는 위탁해야”-옥중 JY “본연의 역할해달라”…준법위 “실효성 증명할 것”-넥쏘 3750만원, 테슬라S 0원…친환경 자동차 보조금 ‘희비’△14면 산업·바이오-월9900원에 매트리스 대여, ‘라이브방송’ 보고 침대 사세요-“바이든 케어의 핵심, 바이오시밀러 韓선두”-31번째 국산신약·유한양행 ‘렉라자’에 주목하는 이유-‘이루다’ 개인정보유출 피해자, 법원에 증거보전신청서 제출△15면 소비자생활-택배비 8년간 11% 감소…“사회적 합의로 가격 정상화해야”-배민 ‘배달팁 낮은 순’보기에…음식점주들 발끈-KT&G 작년 매출 5조 넘을 듯…배당도 ‘역대급’ 전망-거리두기에 홈카페족 증가…스타벅스 원두 판매 33%↑△16면 건강-백선경 경희대병원 종양혈액내과 교수, 유방암 수술전 선행화합요법…“암세포 크기 줄이고 활동억제에 효과”-홍삼이 입 주위 감염병 ‘헤르페스’도 막아줘-빙판길 낙상 막으려면…어르신들 보폭 더 좁혀 걸으세요△18면 증권&마켓-“조만간 실적성장 확인…중소형株, 지금이 선점기회”-원자재펀드 고공행진 이어가는데 홀로 멈춘 金펀드-‘트윈데믹’피해가니…진단키트株 ‘내리막’△19면 증권-하루 3개 기업 법원행…작년 파산신청 역대 최대-현대차 질주에 임원들 줄줄이 매도-코스닥人 한혁 이노인스트루먼트 대표 “美·中 5G투자확대로 통신장비 실적 기대”-‘제도보완’서 ‘폐지’로 옮겨가는 공매도 논란△20면 여행-동해 끼고 도는 블루로드 ‘코로나블루’ 낄 틈 없네-[미식로드]양미리와 도로묵-[인싸핫플]영덕의 작은 안동 ‘괴시리마을’△22면 스포츠-우즈도 갔던 길 임성재도 ‘성큼’-이소미 “첫 우승은 얼떨떨…두번째 우승은 어떨지 기대돼”-김재희 “백스윙때 한박자 쉬어봐요”-‘동성애자 비하’발언 男골퍼 토머스, 인성교육 자청-여자골프 세계 10위 박성현, 8년 연속 넵스와 후원계약-홍원기 키움 신임감독 “한국시리즈 우승이 목표”△23면 피플-K리그로 돌아온 ‘영원한 캡팁’ 박지성-호반그룹, 80개 우수 협력사에 총 70억 포상-“국민고통 치유하는 ‘허들링 처치’ 세울것-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 “삼천피 주역 동학개미들 영끌·빚투 조심해야”△25면 오피니언-[양승득 칼럼]문대통령의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임병식의 창과 방패]주임원사들 ‘당나라 군대’다니나-[기자수첩]민생 나몰라라…막말 공방 이어가는 여야△26면 부동산-서울아파트 5채중 1채…대출 불가 ‘15억’선 돌파-유주택자는 ‘로또 줍줍’ 못한다-박재홍 대한주택건설협회장, 규제 과감히 풀어 도심에 질 좋은 주택 공급해야-한양·SK건설 ‘신에너지’ 등 사업 다각화…IPO 속도내나△27면 사회-檢‘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동시다발 압수수색…‘이규원 윗선’ 규명할까-설 연휴 전 ‘화이자’ 공급가능성 지자체 백신접종센터 지정 속도-“무기한 영업금지 형평성 어긋나”…파티룸·유흥업주들 곡소리-등교수업 줄었지만…따돌림·사이버폭력 늘었다-“박원순 피해자 ‘꽃뱀’ 비유…진혜원 검사 해임해야”
2021.01.21 I 오희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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