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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빚으로 버티는 한전…자회사 지분·부동산 매각 등 추진
- [이데일리 윤종성 김형욱 기자] ‘적자 늪’에 빠진 한국전력공사(015760)가 마른 수건도 쥐어짜는 심정으로 자회사 지분 매각, 부동산 매각 등 고강도 재무구조 개선 검토에 나섰다.11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정승일 한전 사장은 최근 나주 본사에서 경영진, 본사 주요 처·실장, 전국 지역사업소장 등 총 61명과 함께 재무 개선을 위한 자구 노력 방안을 논의했다. 한전이 본사 경영진과 지역 본부장을 모조리 소집해 회의를 연 것은 3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한전 관계자는 “재무구조가 급격히 악화하면서 상황이 매우 엄중하다는 위기감이 팽배해졌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사진=뉴시스)올 1분기 6조원에 육박하는 분기 사상 최대 적자가 확실시되는 한전은 회사채 발행 등 외부차입에 의존하고 있다. 한전은 올 들어 15조6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는데, 이는 지난해 연간 발행액(11조7000억원)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한전은 추가 자금 확보를 위해 자회사 지분 매각과 해외 석탄발전사업 구조조정 등도 검토 중이다. 한전은 2013~2016년 세 차례에 걸쳐 출자회사인 한전기술(052690) 지분 약 9%를 매각했으며, 한전산업개발(130660) 역시 2003년 이후 71% 지분을 팔았다. 한전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지난 2019년에도 한전기술(지분율 65.77%)과 한전산업개발(130660)(29%) 잔여 지분 매각을 추진했지만, 성사되진 않았다. 11일 종가 기준 2곳의 보유지분 전량 매각 시 약 2조원의 자금을 확보 가능하다.이와 함께 필리핀 세부 화력발전소 등 해외 자산 매각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은 이 발전소를 운영하는 합자회사(KSPC) 지분 80%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를 현지 전력회사인 SPC에 매각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2011년 준공한 세부 화력발전소는 오는 2036년까지 상업운전이 가능하다.한전은 이달 말부터 산하 6개 발전 공기업에 대한 전력거래대금을 다음 차수로 미룰 수 있도록 관련 규칙도 개정했다. 단기 유동성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고려한 조치다. 이밖에 국내 부동산 매각을 비롯해 대규모 건설사업 시기 조정, 전력공급비용 절감 등 예산 긴축 방안도 추가로 검토 중이다. 한전의 재무구조 개선은 산업통상자원부와의 협의 하에 추진해야 한다. 윤석열정부가 이제 막 출범한 데다, 산업부의 신임 장·차관이 취임 전이어서 아직 정부 측에 구조조정안을 제출하진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한전 관계자는 “초유의 적자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전사적인 차원에서 자구 노력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면서 “근본적으로 국제 유가, 액화천연가스(LNG) 등 연료비가 하락하지 않는 상황에서 자구 노력에 한계가 있지만, 비용 절감 등을 통해 적자 폭을 최소화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정치에 발목 잡힌 전기료…한전 적자 '23조' 빚더미 예고
- [이데일리 윤종성 김형욱 기자] 무력화된 연료비 연동제가 한국전력공사(015760)의 부실을 키우고 있다. 연료비 변동에 맞춰 탄력적으로 요금을 조정해 전기요금을 현실화하겠다던 도입 취지가 무색하게 정부 편의에 따라 정치적으로 운영되면서 제도 시행후 1년여 만에 한전의 누적 적자는 11조원을 넘어서고 있다. 이 추세라면 연말쯤 한전의 누적 적자는 23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관측된다.◇한전, 1분기 적자 6조원 육박..‘최악 성적표’11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전은 올 1분기 5조7289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연간 적자 총액(5조8601억원)과 맞먹는 분기 사상 최대 적자 규모다. 한전은 연료비 연동제가 처음 시행된 지난해 1분기 5716억원 흑자를 기록했으나, 이후 △2분기 -7648억원 △3분기 -9366억원 △4분기 -4조7303억원 △올 1분기 -5조7289억원(추정) 등 4분기 연속 적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연료비 연동제 시행 후 한전의 누적 적자는 11조5899억원에 달한다. 현 추세라면 한전의 올해 연간 적자는 17조4723억원에 이르고, 누적 적자 규모는 23조1524억원 수준까지 불어날 전망이다.[이데일리 이미나 기자]연료비 연동제는 석유, 액화천연가스(LNG), 석탄 등 전기 생산에 들어간 연료비 변동분을 3개월 단위로 전기요금에 반영하는 제도다. 한전의 연결 재무제표를 보면 발전 자회사들이 전력 생산에 투입한 연료비는 지난해 1분기 3조9470억원에서 4분기 5조9595억원으로 2조원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한전이 발전자회사들로부터 전기를 사들이는데 쓰인 전력구매비용도 4조9989억원에서 6조6284억원으로 증가했다. 제도 도입 취지대로라면 연료비 조정단가를 상향해 전기요금을 인상해야 했다. 하지만 정부는 지난해 1분기 조정단가를 0원에서 -3원으로 3원 내린 뒤, 4분기에 다시 3원 인상해 도로 0원으로 복구하는데 그쳤다. ◇정부 유보권한 남용에 고장난 연료비 연동제 올 들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 등으로 원자재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상황에서도 정부는 연료비 조정단가를 1, 2분기 연속 동결했다. 연료비 조정요금 운영지침의 ‘국민 생활 안정과 국민 경제의 원활한 운용을 위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조정 단가 적용을 일시 유보할 수 있다’는 조항을 근거로 유보권한을 발동해 연료비 상승분을 제때 전기요금에 반영하지 않고 있다. 발전업계 관계자는 “전기요금을 내릴 때는 득달같이 내리면서도, 올려야 할 때는 정치권 눈치보기에 급급해 ‘모르쇠’로 일관하는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다”며 답답해 했다. 한전의 전력구입 비용은 계속 불어나고 있어 한전의 재무구조가 더욱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한전이 발전사에서 전기를 사오는 전력도매가격(SMP)은 4월 ㎾h(킬로와트시)당 202.11원을 기록했다. SMP가 ㎾h당 200원을 돌파한 것은 2001년 전력도매시장 개설 이후 처음이다. 거침없이 오르는 원유, LNG 가격 등을 감안하면 SMP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올 들어 SMP는 △1월 154.42원 △2월 197.32원 △3월 192.75원 △4월 201.58원 등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지난해 1월 ㎾h당 70.65원이었던 걸 감안하면 3배 가까이 올랐다. 반면, 한전이 소비자들에게 전기를 파는 가격인 전력판매단가는 ㎾h당 115.20원(2월 기준)에 그쳐, SMP를 크게 밑돌고 있다. 팔면 팔수록 한전의 적자만 커지는 구조인 셈이다. 한전 적자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까지 늘어날 경우 결국 혈세로 메워야 한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 한전이 3조6000억원대 적자를 냈을 때 정부는 6680억원의 예산을 투입했다.◇“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부터 올려야”발전업계는 ‘전기요금 원가주의‘를 선언한 윤석열 정부가 전기요금 현실화에 나설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9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전기요금은 계속 누르면 결국 국민 부담으로 돌아가는 것은 물론, 에너지 합리화를 저해한다”며 “중장기적으로 전기요금에 연료비를 연동해 가격을 결정하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적자 늪’에 빠진 한전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오는 6월말 발표하는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부터 상향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다만, 소비자물가상승률이 13년6개월 만에 최대 폭 상승하는 등 고물가 상황이 지속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조정단가 상향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정연제 에너지경제연구원 전략정책연구팀장은 “전기요금 산정에 총괄 원가를 반영하겠다는 원칙이 지켜지지 않고, 정치권에선 전기요금이 표와 연결된다는 생각에 인상을 주저하고 있다”면서 “전기요금 결정 과정에 너무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들어와 한전을 망가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 박진규 산업부 차관 이임사…"마라톤 풀코스 완주한 선수 같아"
-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요즘 저에게 퇴임하는 심정을 물으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마라톤 풀 코스를 완주하고, 기록에 상관없이 결승선에 서있는 선수와 같지 않나 싶습니다. 드디어 끝났다는, 그리고 해냈다는 마음입니다.”박진규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 (사진=산업부)10일 이임식을 끝으로 공직 생활을 마무리한 박진규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이 이임사를 통해 “우리나라 실물경제 총괄부처인 산업부의 일원으로서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최일선에서 일할 수 있었던 것은 크나 큰 행운이었다”며, 이 같이 밝혔다. 박 차관은 또 “저로 인해 대한민국이 조금이라도 앞으로 나아갔고, 우리 산업부가 조금이라도 행복한 곳이 되었다면 저는 성공한 사람일 것”이라며 “앞으로 그 어떤 새로운 상황에서도 산업부의 자부심을 잃지 말고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부연했다. 윤석열정부는 산업부 1차관에 장영진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 원장을 내정했다.다음은 박 차관의 이임사 전문이다. 사랑하는 산업통상자원부 가족 여러분! 오늘 저는 31년간의 공직생활을 무사히 마치고여러분에게 마지막 인사를 드리게 되었습니다.개인적으로 매우 기쁘고 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 들어섰던 25살 신입 직원의 설레임이 아직도 생생한데,벌써 여기까지 왔네요.여러모로 부족한 제가 이 자리까지 올 수 있도록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요즘 저에게 퇴임하는 심정을 물으시는 분들이 계십니다.마라톤 풀 코스를 완주하고,기록에 상관없이 결승선에 서있는 선수와 같지 않나 싶습니다.드디어 끝났다는, 그리고, 해냈다는,마음입니다.돌이켜 보면, 제가 우리나라 실물경제 총괄부처인산업부의 일원으로서대한민국 경제발전의 최일선에서일할 수 있었던 것은 크나 큰 행운이었습니다.특히, 2020년 11월 차관으로 부임한 후 성윤모 장관님, 문승욱 장관님을 모시고우리 직원들과 함께 일할 수 있었던 지난 1년 반은저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보람되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모두 우리 산업부 선·후배님과 동료 여러분의도움 덕분입니다.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영화 베테랑의 대사 중 “올해 감기가 제일 독하고 올해 경기가 제일 안 좋았다”는 말이 있지만, 저 역시 그동안 우리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어느 때보다 힘들고 버거웠음을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이 어려움을 겪기도 했고아직도 현재 진행형인 일도 있어 안타까운 마음입니다.우리 앞의 현실은 하나같이 엄중했고 쉽지 않은 과제들이었습니다.때로는 직원 여러분과 머리를 맞대고해결책을 고심하기도 했고,때로는 여러분이 힘들게 마련한 정책이제대로 이행될 수 있도록관계부처, 청와대, 국회 등을 뛰어다니며치열하게 논의하기도 했습니다.이 모든 과정에 여러분의 헌신과 노력이 있었고우리는 문제를 해결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산업부 가족 여러분!대한민국의 놀라운 발전, 그 중심에는 항상 우리 산업부가 있었습니다.여러분은 대한민국 산업을 단단히 지탱하는, 그리고 발전시키는 자랑스러운 공직자입니다. 저는 우리 산업부가 이러한 자부심을 가질 자격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새로 오실 이창양 장관님, 장영진 차관님, 안덕근 본부장님, 이런 훌륭한 분들을 모시게 된 것도 우리 산업부에는 큰 행운입니다.앞으로도 장·차관님 중심으로그 어떤 어려움도 지혜롭게 헤쳐 나가리라 생각하고,그 어떤 새로운 상황에서도 산업부의 자부심을 잃지 말고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해 주실 것을 믿습니다.제 이임사는랄프 왈도 에머슨의 ‘무엇이 성공인가’라는 시 한편으로 마무리 하려고 합니다.자주 그리고 많이 웃는 것현명한 이에게 존경을 받고아이들에게서 사랑을 받는 것정직한 비평가의 찬사를 듣고친구의 배반을 참아내는 것아름다움을 식별할 줄 알며다른 사람에게서 최선의 것을 발견하는 것한 뙈기의 정원을 가꾸든사회 환경을 개선하든자기가 태어나기 전보다세상을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만들어 놓고 떠나는 것자신이 한때 이곳에 살았음으로 해서단 한 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는 것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저로 인해 대한민국이 조금이라도 앞으로 나아갔고저로 인해 우리 산업부가 조금이라도 행복한 곳이 되었다면 저는 성공한 사람일 것입니다. 저는 이제 산업부를 떠나지만어디에 있든 항상 우리 산업부가 이루어낼 일들을 기대하며 응원하겠습니다.여러분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감사합니다.
- 이창양 "전기요금 누르면 국민 부담만 늘어..통상 이관은 반대"(종합2보)
- [이데일리 윤종성 김형욱 기자]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는 9일 “전기요금은 계속 누르면 결국 국민 부담으로 돌아가는 것은 물론, 에너지 합리화를 저해한다”며 “중장기적으로 전기요금에 연료비를 연동해 가격을 결정하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중장기적으로 전기요금에 연료비 연동해야”이 후보자는 이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한국전력공사의 적자 확대와 관련한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이 같은 견해를 냈다. 이 후보자는 전기요금 인상에 따른 물가인상 부작용을 우려한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도 “전기는 국민 생활에 큰 영향을 주는 생필품인 만큼 물가의 영향을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한다”면서도 “다만 연료비가 급등할 때에는 이를 어느 정도 반영해 에너지 효율화를 유도하고 한전의 경영 지속가능성을 가져가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답했다. 한전 적자의 최대 이유를 묻는 이장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도 “연료비 급등 때문”이라고 답해, 일관된 견해를 밝혔다. 원전의 역할을 묻는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는 “에너지 안보와 탄소중립이란 두 가치가 동시에 주어지며 전 세계적으로 원전이 재조명되고 있다”면서 “원전을 기저전원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하며 원전산업을 키우고 수출산업화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원전산업의 방향성을 묻는 같은 당 김정재 의원 질의에는 “적극적으로 활용 비중을 늘려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소형모듈원자로(SMR)와 관련해서는 “아직은 초보 단계”라며 “아직은 국내 설치를 논할 단계는 아니며, 지금은 기술적 성숙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신한울 3·4호기의 조기 착공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절차를 지키면서 안전하게 해야 하기 때문에 특별한 방법은 없다”면서 “에너지기본계획과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올해 안에 마련하고,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환경영향 평가를 병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문재인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대해선 “신재생에너지를 많이 보급한 것은 장점이지만 탈원전 정책을 급속 추진하며 원전 생태계와 전력 안정수급에 우려를 준 것은 미흡했다”며 “만약 산업부를 맡게 된다면 에너지원별 특성을 잘 고려해 에너지안보와 탄소중립이란 양대 가치를 조화롭게 추진할 ‘에너지 믹스’를 만들겠다”고 설명했다.부지 선정 문제로 수십 년째 진척을 보이지 못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방폐물) 처리 문제에 대한 의지도 내비쳤다. 그는 “원전 확대와 함께 방폐물 처리 문제도 병행해야 한다”면서 “앞선 정부가 두 차례에 걸쳐 절차와 타임라인을 명시한 기본계획을 마련했는데, (새 정부는) 특별법을 만들어 이를 뒷받침하고 관련 조직 만들어 실행에 옮기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의 외교부 이관에 대해선 반대 의사를 명확히 했다.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의 관련 질의에 “산업과 통상은 동전의 양면과 같으며, 산업과 통상을 쪼개는 것은 양쪽 다 정책적으로 부담이 될 것”이라며 “산업부가 통상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마스크를 고쳐 쓰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야당 의원들, 불성실한 태도 등 강하게 질타한편 이날 야당 의원들은 이 후보자 본인과 가족에 대한 의혹을 잇따라 제기했다. 특히 야당 의원들은 “이 후보자가 각종 의혹 관련 자료 제출 요구에 대해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며 강하게 질타했다. ‘검증 방해’ , ‘국회 모욕’, ‘자질 부족’ 등 험한 말도 내뱉었다. 이 후보자는 가족과 관련한 일부 의혹에 대해선 잘못을 시인했다. 신정훈, 정태호, 양이원영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제기한 장모의 증여세 탈루 의혹과 관련해 “결과적으로 증여세를 추가 납부한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 부부는 장모로부터 반포·구로·월계동 상가 3곳을 상속·증여받았다. 2013년 반포동 상가 상속 후 최근까지 장모에게 상가 3곳에서 발생한 임대소득을 증여해 왔으나, 이 후보자의 장모는 증여세를 미납하다 후보자 내정 후 뒤늦게 증여세를 납부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르면 부모와 자식 간 증여가 10년간 5000만원을 초과할 경우 증여세 대상이 된다. 하지만 이 후보자는 10여년간 발생한 증여 사실을 신고조차 하지 않았다. 장모의 증여세 늑장 납부는 이 후보자의 입각을 위한 ‘입각세’라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2019년 캐나다에서 교수로 취업한 자녀의 카드 사용 내역을 최근까지도 본인의 소득공제에 활용하거나 건강보험 피부양자로 유지했다는 김성환 민주당 의원의 의혹 제기에 대해선 “실수가 있었다”며 “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세무사와 협의해 정산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후보자는 ‘국비 유학 먹튀’ 논란에 대해선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산업정책 실무 과정에서 지금과는 다른 산업·기술정책의 필요성을 느꼈고 더 공부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겨 자비로 박사과정을 밟았고 소속을 대학으로 옮긴 것”이라며 “더 조건이 좋은 대학이나 민간·외국으로 갈 기회에도 연봉 3000만원도 안되는 전임강사 1호봉 조건으로 카이스트를 택해 기술혁신을 연구했는데 이를 ‘먹튀’라 하는 것은 동의하기 힘들고 불편하다”고 답변했다.장관 지명 후 개인 블로그를 폐쇄하는 등 청문회 검증을 회피하려 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가족이 (각종 논란 속에) 마음이 상해서 강하게 요청해 왔다”며 “개인과 관련한 모든 자료는 다 제출했고 블로그는 사사로운 글이라고 생각해 사생활 보호 차원에서 폐쇄한 것”이라고 부인했다. 야당 의원들의 계속된 공세에 발끈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제도를 악용해 사익을 추구한 것 아니냐는 이성만 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제도를 악용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며 “이 자리에 있다고 그렇게 말씀하셔도 되는 것이냐”고 따져물었다. 이어 “제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여러 개가 있었다”면서 “아무리 공직 후보자라지만, 정말 억울하다”고 언급했다. 오전 11시쯤 시작한 이 후보자에 대한 국회 산중위의 인사청문회는 네 차례 정회 끝에 오후 11시 35분에 산회했다.
- 경유 이어 휘발윳값도 꿈틀…유류세 인하 확대도 `무용지물`
-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국제유가 강세가 이어지면서 유류세 인하분을 빠르게 상쇄하고 있다. 경유가 유류세 추가 인하 시행 후 나흘 만에 다시 반등하기 시작한 데 이어, 휘발유 가격도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정부의 유류세 추가 인하 카드도 치솟는 기름값을 잡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이다.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8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평균 경유 판매가격은 L(리터)당 1931.32원으로 전일대비 6.62원 상승했다. 지난 3일 이후 엿새째 오름세다. 유류세 추가 인하 직전인 지난 달 30일 L당 1920.52원에 판매됐던 경윳값은 유류세 인하 첫날 1908.76원으로 내렸지만, 하락세가 오래 가진 않았다. 경윳값은 지난 3일 L당 1903.93원으로 단기 저점을 찍은 뒤 연일 4~7원씩 올라 1930원을 넘어섰다. 경유에 이어 휘발유 가격도 스멀스멀 오르고 있다. 유류세 추가 인하 직전 L당 1974.77원(4월30일)이던 휘발유 가격은 지난 6일 1931.69원까지 떨어졌으나, 7일부터 소폭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날 현재 전국 평균 휘발유 판매 가격은 1938.49원으로 전일대비 2.56원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11월12일 유류세를 20% 인하했을 때와는 사뭇 다르다. 당시 L당 1810원 수준이던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유류세 인하 첫날 42원 떨어졌고, 일주일 뒤에는 하락폭이 111원까지 커졌다. 당시 경유도 1605원에서 1521원으로 일주일 새 약 84원이 하락했다. 지난 1일 유류세 인하 폭을 20%에서 30%로 확대해 휘발유와 경유가 L당 83원, 58원의 가격 인하 요인이 생겼는 데도, 석유제품 가격이 오르는 것은 이를 상쇄하고 남을 만큼 국제유가가 급등세를 타고 있기 때문. 특히 미국에 이어 유럽연합(EU)도 대(對) 러시아 제재 일환으로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검토에 들어간 뒤 공급 불안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유가는 연일 치솟고 있다. 오피넷을 보면 지난 6일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휘발유와 경유는 배럴당 138.15달러, 160.6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연초 휘발유와 경유의 거래 가격이 배럴당 90.64원, 90.34달러였던 걸 감안하면 52.4%, 77.8% 뛰었다. 최근 2주간 10% 이상 오르는 등 상승세가 가팔라 국내 석유제품 가격 상승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통상 국내 석유제품값이 2주 가량 시차를 두고 싱가포르 현물시장 거래 가격을 쫓아가기 때문이다. 여기에 1270원선을 넘어선 원·달러 환율도 문제다. 원화 가치 하락으로 인해 원유 도입비용은 계속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제 경윳값이 휘발유보다 배럴당 20달러 정도 높게 형성되고 있어 가뜩이나 비싼 국내 경유 가격 상승 폭이 더 커질 것이란 우려가 크다. 업계에서는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앞지르는 이른바 가격 역전현상이 더 두드러질 것으로 보고 있다. 휘발유와 경유의 전국 평균 판매 가격은 L당 약 7원 차이에 불과하다. 조상범 대한석유협회 대외협력실장은 “전 세계적으로 경유 수급 차질이 이어지면서 국제 경유 가격 상승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면서 “정부 유류세 인하 조치로 휘발유와 경유 간 세금 격차가 줄어들면서 전국 주유소에서 가격 역전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유류세 인하에도 국내 휘발유, 경유 가격이 다시 오르는 것은 국제유가 상승과 원화 가치 하락이 맞물린 결과물”이라면서 “특히 최근 들어 원화 가치 하락이 급격하게 하락하면서 유류세 인하 효과가 축소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프로필]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에 '통상전문가' 안덕근 교수 내정
-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에 안덕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국제학과 교수가 9일 내정됐다. 안덕근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 내정자안 내정자는 1968년생으로 대구 덕원고와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간대에서 경제학, 법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 학위 취득 후 한국에 돌아온 그는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에 들어가 조교수, 정보기술센터 소장, 부교수 등을 역임했다. 이후 2005년부터는 서울대 국제대학원으로 자리를 옮겨 부원장 겸 국제학과장, 국제협력본부장 등을 맡았다. 한국국제통상학회 회장과 산업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전략포럼 의장 등을 지낸 안 내정자는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국내 대표적인 통상 전문가로 꼽힌다. 민간 자문위원 자격으로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 비상임위원, 외교통상부 세계무역기구(WTO) 서비스협상대책반 자문위원, 재정경제부 금융협력전문가포럼 위원 등 다양한 정부 활동도 해왔다. 박근혜정부 출범 당시에는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전문위원을 맡았으며, 이후 대통령자문 국민경제자문회의 거시금융분과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했다. SK케미칼, 우리투자증권, NH투자증권에서 사외이사를 역임했으며, 현재 LG에너지솔루션에서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을 맡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합리적인 성품의 안 내정자는 다양한 위원회 활동으로 정부와 협업해 큰 성과를 내왔다”면서 “누구보다 통상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새 정부의 통상분야를 이끌 적임자로 판단된다”고 언급했다.
- [프로필]산업부 1차관에 ‘정통 산업관료’ 장영진 KETI 원장 내정
-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에 ‘정통 산업관료’ 출신의 장영진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 원장이 내정됐다. 장영진 산업부 1차관장 내정자는 1966년생으로 대구 달성고와 경희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뉴욕주립대에서 경제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행정고시 35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줄곧 산업부에만 있었던 ‘정통 산업관료’다. 지식경제부(현 산업부)에서 디자인브랜드팀장, 가스산업과장, 운영지원과장, 주미국대사관 상무관 등을 지냈다. 이후 산업부에서는 에너지자원정책관, 투자정책관, 주미국 경제공사, 산업기술융합정책관, 산업혁신성장실장, 기획조정실장 등 주요 보직을 역임하고, 지난 2월 KETI 9대 원장에 취임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다년간의 미국 주재 경험으로 국제 감각이 탁월하고, 시야가 넓은 인물”이라면서 “특히 에너지, 투자 유치 분야에 강점이 있어 신임 장관을 잘 보좌할 수 있는 적임자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 이창양 인사청문회, 자료 제출 불성실 질타..민주 "국회 모욕"
- [이데일리 윤종성 김형욱 기자]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각종 의혹 관련 자료 제출 요구에 대한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는 야당 의원들의 질타로 시작됐다.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사진=연합뉴스)9일 개최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본 질의에 앞서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이 후보자의 불성실한 자료 제출을 문제 삼았다. 김성환 민주당 의원은 “사퇴한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처럼 이 후보자의 자녀의 아빠 찬스를 검증하기 위해 대학입시 과정 추천서, 대외활동 증명서 등의 자료 제출을 요구했는데, 개인정보라며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공직자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이 후보자가 검증을 방해하고, 국회를 모욕하고 있다”고 꾸짖었다. 같은 당 이동주 의원도 “폐쇄한 개인 블로그 관련 자료를 요청했더니 현재 운영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면서 “폐쇄한 블로그는 네이버에 요구해서 즉시 복구하고, 의도가 있든 아니든 검증을 방해한 행위에 대해선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 의원은 또 “사과할 수 없다면 청문회 진행 의미 없다”고 덧붙였다. 같은 당 신정훈 의원도 자료 제출 요구에 불응한 이 후보자의 불성실한 태도를 문제삼았다. 그는 “배우자 상속증여세 납부 내역, 자녀 입사관련 자료 등에 대해 여전히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며 “자질 검증을 위한 자료 제출 부실 상황이 청문회를 방해하는 수준”이라고 꼬집었다.그는 또 “이 후보자의 태도는 국회 야당에 대한 무시, 거추장스러운 통과의례로 생각하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면서 “청문회에 필요한 자료들을 조속한 제출해 달라”고 덧붙였다. 강훈식 민주당 의원도 “블로그를 폐쇄하고,자료 없앤 뒤 의원들의 자료 제출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는데, 최소한 청문회를 진행하려면 본인 생각은 알아야 할 것 아니냐”며 “현재로선 이 후보자의 생각을 검증할 수 없으니 자료 제출을 서둘러 달라”고 요청했다. 양이원영 의원 역시 “최근 10년치 소득내역 자료를 요청했는데 5년치 밖에 안 보내고, 건강보험 피부양자 내역을 보내달랬더니 본인 것만 도착했다”며 “정호영, 한동훈 후보자 등도 직계 존비속 자료를 모두 보냈는데 유독 이 후보자만 자료를 안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회 산중위 여당 간사를 맡고 있는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이 후보자에 대한 질책은 의사진행 발언의 본질과 어긋난다”며 “후보자에 대한 인신공격 행위를 자제해 달라”고 했다. 특히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사례를 예시로 들었던 이동주 의원에 대해선 “과거 특정 국무위원의 인사청문회 과정과 비교하며 후보자를 낙인 찍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