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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분기도 부진하겠지만…엔비디아, 데이터센터·車 `희망가` (영상)
-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세계 최대 그래픽처리장치(GPU)업체인 엔비디아(NVDA)가 오는 16일에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2분기에 이어 이번 3분기도 부진한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4분기와 내년 실적 전망에 기대를 거는 월가 투자은행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들은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도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투자 수요가 여전한 가운데 최근 첨단 주행보조시스템 보급 확대로 인해 데이터센터와 오토모티브부문에서의 성장세에 기대를 걸고 있다. 현재 월가는 엔비디아의 3분기 주당순이익(EPS)을 0.71달러로 점치고 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40%나 줄어든 것이다. 매출액은 58억달러로 전망하면서 전년동기대비 18%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2년 만에 처음으로 매출과 EPS가 모두 전년동기대비 감소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매출액은 회사가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당시 당초 전망했던 69억2000만달러보다 크게 낮아진 59억달러로 하향 조정했지만, 이마저도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거시경제 상황이 악화하면서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게이밍부문에서 타격이 가장 컸을 것으로 보이며,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 수출 규제로 인해 전체 매출의 25%를 벌어 들이는 중국에서의 사업 부진도 한 요인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가 영위하는 4대 사업부문 중에서는 게이밍과 전문가용 디자인 시각화 솔루션인 프로페셔널 비주얼라이제이션(Professional Visualization)부문 실적은 부진한 반면 데이터센터와 오토모티브에서는 호조를 보이는 대조적인 양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우선 3분기 중 게이밍부문에서는 게임과 가상자산 채굴기에 들어가는 칩 수요가 부진했던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앞선 2분기의 경우 게이밍부문 GPU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33% 감소하고 전기대비 44% 감소했는데, 이는 거시경제 역풍으로 인해 유통채널 파트너들의 매출이 줄어든 영향을 반영한 것이다. 이런 흐름은 3분기에도 이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게이밍부문 매출 전망치는 14억달러로, 전년동기의 32억2000만달러에 비해 56.6%나 급감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프로페셔널 비주얼라이제이션도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매출이 줄었을 것으로 보인다. 2분기에 전년동기대비 4%, 전기대비 20%나 급감하면서 모바일부문에서의 매출 증가를 갉아 먹었던 이 부문은 거시경제 역풍으로 인해 3분기에도 데스크톱 워크스테이션 GPU 매출이 지속적으로 타격을 입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프로페셔널 비주얼라이제이션 매출은 3억68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36.2%, 전기대비 25.8%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출근과 원격근무가 병행되는 하이브리드 근무 환경이 늘어나고 클라우드 기반 솔루션 채택이 늘어나면서 데이터센터사업 호조는 계속 이어지고 있어 그나마 3분기 실적 부진을 어느 정도 상쇄할 것으로 기대된다. 3분기 데이터센터부문 매출은 39억10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33.2%, 전기대비 2.7% 각각 늘었을 것으로 보인다.전체 매출 중 3% 정도밖에 안 되지만, 오토모티브부문은 매출이 2억39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77%, 전기대비 8.6% 각각 성장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5개 분기 중 4차례나 성장세를 보였던 이 분야에선 자율주행과 인공지능(AI) 솔루션에 대한 투자가 증가한 덕을 볼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월가는 더 이상 엔비디아를 게이밍부문을 중심으로 보지 말고, 매출 비중에서 게이밍부문을 이미 앞지른 데이터센터에 집중해야할 때라고 조언하고 있다. 하쉬 쿠마르 파이퍼 샌들러 애널리스트는 11일(현지시간) 내년에도 엔비디아의 핵심인 데이터센터사업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상회(Outperform)’으로 유지하며 목표주가를 200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현 주가대비 25% 정도 추가 상승여력이 있다는 뜻이다. 그는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부문 매출이 3분기에도 시장 전망치를 충족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4분기에도 이 부문에서 매출 성장세가 전기대비 한 자릿수대 중후반에 이를 것으로 기대했다. 이는 월가 전망치인 3%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이다. 경쟁사인 AMD가 예상한 한 자릿수대 초반 성장률보다도 높다. 그러면서 “내년 1분기 실적 전망은 데이터센터에서의 성장이 재개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줄 것”이라고 낙관하며 “엔비디아가 중장기적으로 경쟁사들에 비해 더 잘 해낼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 또 “메타 플랫폼즈가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데이터센터와 서버, 네트워크 인프라에 대한 지출을 계속 늘릴 것이라고 했는데, 이 역시 엔비디아에게는 호재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릭 셰퍼 오펜하이머 애널리스트도 중국으로의 반도체 칩 수출 규제와 PC 수요 둔화에도 불구하고 내년에 핵심적인 데이터센터 사업이 어떻게 전개될 지에 관심을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엔비디아 목표주가를 종전 250달러에서 225달러로 소폭 하향 조정하면서 “기업들의 경비 지출 축소로 인해 실적 전망치를 소폭 낮춘 것으로, 중국으로의 수출 규제는 좀더 시간을 두고 그 영향을 지켜봐야할 듯하다”고 말했다. 특히 섀퍼 애널리스트는 오토모티브부문이 엔비디아의 성장세가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고성능의 운전자 보조시스템 채택이 늘어나면서 아직은 초기 단계인 자동차부문이 호조를 보일 것”이라며 이 부문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66%, 전기대비 2% 각각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이제 엔비디아는 GPU 회사에서 최고의 인공지능(AI) 컴퓨팅 플랫폼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고 호평했다. 아울러 그동안 엔비디아 주가를 억눌러 왔던 미국 상무부의 추가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에 대해서는 우려의 톤이 낮아졌다. 이는 최근 엔비디아가 미국 정부의 그래픽칩 수출 규제를 충족하면서도 수출이 가능한 ‘A800’이라는 새로운 칩을 중국에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힌데 따른 것이다. 셰퍼 애널리스트는 “회사 경영진은 ‘H100’과 ‘A100’이 규제 대상이 되면서 4분기에는 데이터센터 매출에 4억달러 정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이에 충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여, 3분기 데이터센터 매출은 전망에 부합할 것으로 내다봤다. 쿠마르 애널리스트도 “엔비디아가 A100을 대체할 A800을 내놓음에 따라 미국의 새로운 반도체 수출 규제로 인해 위협 받던 엔비디아의 향후 실적을 개선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올 들어 지금까지 주가가 45%나 추락하면서 같은 기간 17% 남짓 하락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대비 초라한 수익률에 그치고 있는 엔비디아는 최근 한 달 간만 놓고 보면 엔비디아 주가는 40% 가까이 반등하면서 지수대비 양호한 수익을 내고 있다. 이에 대해 CNBC 분석가인 짐 크레이머는 “아직까지는 지속 가능한 상승랠리라기 보다는 과도했던 공매도 물량이 숏 커버링으로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 FTX 파산에 급등한 코인베이스…비용절감 나선 아마존 `방긋`
-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11일(현지시간) 뉴욕 증시가 연이틀 강한 상승세를 보인 가운데 랄프로렌처럼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 기업은 물론이고 아마존과 같이 적극적인 비용 감축 행보를 걷고 있는 기업들에 대해 투자자들이 적극 화답하고 있다. 글로벌 3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FTX가 파산보호를 신청한 상황에서도 미국 최대 코인 거래소인 코인베이스 주가는 오히려 급등세를 탔다. ◇코인베이스(57.46달러, +12.84%)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베이스(COIN) 주가가 글로벌 3위 코인 거래소인 FTX가 파산보호(챕터11)를 신청한 이날 전일대비 12.84%나 급등한 57.46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고객 자산 유용과 자회사들과의 불투명한 거래 등이 폭로되며 뱅크런에 시달리다 최대 거래소인 바이낸스까지 인수를 철회하자 견디다 못한 FTX는 결국 파산보호 신청이라는 최후의 카드를 쓰고 말았다. 이에 비트코인 가격이 장중 2년 만에 최저 수준인 1만5000달러대까지 추락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서도 코인베이스 주가는 오히려 중장기적으로 FTX 파산의 반사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부각되면서 상승하는 모습이었다. 마침 이날 보고서를 낸 파이퍼 샌들러도 코인베이스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Overweight)’로 유지하면서 “코인베이스가 이번 가상자산 혹한기를 잘 견뎌낼 수 있을 것”이라며 “FTX 몰락으로 인해 가상자산 가격이 더 하락할 수 있는 여지는 있지만, 코인베이스는 사업 포지셔닝이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앞서 하루 전에도 오펜하이머 역시 목표주가를 107달러에서 89달러로 낮추긴 했지만, 코인베이스에 대해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했다. 오펜하이머는 “FTX 사태는 가상자산시장 내 허리케인급 재앙이며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커지고 정부 규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진단하면서도 ”FTX 관련 위험 노출액(엑스포저)가 낮은데다 단기적으로 거래량 증가나 FTX 거래소 투자자 유입 등으로 시장점유율이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노스롭 그루먼(492.70달러, -7.32%) 록히드마틴(463.86달러, -5.48%)미국 주요 방산주들의 주가는 일제히 하락하는 모습이었다. 이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빼앗겼던 헤르손 지역을 되찾은데 이어 14일 첫 대면회의를 가지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러시아 사태의 돌파구를 논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우크라이나는 개전 직후인 지난 3월 초 러시아에 헤르손을 빼앗겼으나 지난 11일 8개월 만에 수복했다. 러시아 국방부도 이날 “헤르손 철수 작전을 완료했다”며 퇴각을 공식화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군이 헤르손 내 60개 이상의 정착지에서 통제권을 회복했다고 밝혔다.또 이날 오후 5시30분(한국시간 오후 6시30분)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인도네시아 발리의 한 호텔에서 만날 예정이다. 이번 회담에서 미중 양국은 양국 관계, 경제, 대만 및 북한 문제를 비롯한 역내 이슈,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세계정세, 기후변화와 보건 협력 등 글로벌 이슈 등에 대해 심도 있고 포괄적인 논의를 할 것으로 관측된다.이에 뉴욕 증시에서 미국을 대표하는 세계 1위 방위산업체인 노스롭 그루먼(NOC) 주가는 7.32%나 급락했다. 또 미국 최대 군용기 제조업체인 록히드마틴(LMT) 역시 5% 넘는 하락세를 보였다. ◇랄프로렌(104.38달러, +9.36%)미국을 대표하는 의류업체인 랄프로렌(RL)이 양호한 3분기 실적과 그에 대한 월가 투자은행의 긍정적인 평가를 바탕으로 강한 주가 흐름을 보였다. 정규장에서만 9% 넘는 급등세를 탔다. 랄프로렌은 이날 3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이 2.23달러로, 월가 전망치인 2.08달러를 웃돌았다고 밝혔다. 또 매출액도 15억8000만달러로, 전망치인 15억6000만달러를 소폭 상회했다. 특히 동일점포매출은 7%나 성장해 월가 전망치의 2배를 웃돌았다. 이에 회사 측은 부진한 경기에 대한 우려감 속에서도 올 회계연도 연간 실적 전망치도 종전대로 유지했다. 이 같은 실적이 공개되자 UBS는 보고서를 내고 랄프로렌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Buy)’로 유지하면서도 목표주가를 128달러에서 130달러로 높여 잡았다. 그러면서 “랄프로렌은 강한 턴어라운드 주식”이라고 평가하면서 “3분기 EPS가 양호했고 그로 인해 앞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이 더 확대될 것인 만큼 이 주식은 앞으로 12개월 내내 시장대비 초과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마존 (100.79달러, +4.31%)세계 최대 이커머스 업체인 아마존(AMZN)이 대대적인 지출 구조조정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4% 이상 뛰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마존이 이익이 나지 않는 사업부에 대한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1만명 이상의 직원과 대규모 자금이 투입된 인공지능(AI) 음성서비스인 알렉사 사업을 구조조정 대상으로 면밀하게 검토 중이다. 최근 몇 년간 알렉사가 속한 기기 사업부의 영업손실은 연 50억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또 아마존은 로봇, 소매 사업부 등지에서 여러 팀을 없애고 소속 직원들을 더 수익성이 좋은 분야로 재배치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이 같은 비용절감 작업은 물류 부문을 포함해 회사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이에 대해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아마존의 대대적인 비용 절감 노력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3분기 실망스러운 실적 발표 이후 메타가 대대적인 비용 절감과 인원 감축에 나선 뒤로 FANNG 주식들의 비용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 美소비경기 한 눈에…연준 매파 반격 나설까 [이정훈의 美증시전망]
-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이번주는 지난주 중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이후 이어졌던 주식시장 랠리가 이어질 수 있을지 테스트 받는 기간이 될 전망이다. 주요 소매업체들의 3분기 실적 발표와 10월 소매판매 지표가 공개되면서 미국 소비 경기를 가늠해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주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고위 인사들이 연설이 집중된 만큼 기대가 커졌던 통화긴축 속도 조절론에 대한 발언 수위가 시장을 뒤흔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는 전년동기대비 7.7% 상승하며 월가 전망치인 7.9%를 밑돈 10월 CPI 덕에 연준의 통화긴축 속도가 둔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고, 그로 인해 증시는 강한 랠리를 펼쳤다. 특히 테크업종지수가 한 주 간 무려 10%나 급등했고, 나스닥지수도 주간으로 8% 이상 올랐다. 일단 이번주 흐름은 CPI 발표 이후 가파른 하락세를 보인 미국 국채금리와 달러인덱스가 어떤 흐름을 보일 것인지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올 들어 지금까지의 나스닥지수 추이또 글로벌 3대 가상자산 거래소였던 FTX의 파산보호 신청 소식에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가상자산 가격이 급락세를 탄 것이 전체적인 위험자산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칠 지도 고려해야할 변수다. 아트 호건 B.라일리 파이낸셜 수석 시장전략가는 “가상자산과 위험자산 간에 상관관계는 분명히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FTX의 붕괴는 최근 가상자산시장에서 자주 있었던 소식 중 하나인 만큼 증시에 직접 영향을 미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연준의 통화긴축 속도 조절이 현실화할 경우 남는 우려는 미국 경제 전망으로,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2를 차지하는 소비경기가 크게 위축되지 않을까 하는 게 가장 큰 걱정거리다. 그런 점에서 이번주 나오는 주요 소매업체들의 실적과 10월 소매판매 지표는 미 소비경기를 가늠할 중요한 이벤트다. 이번주엔 미국 최대 유통업체 중 하나인 월마트를 비롯해 최대 주택 및 건축자재 중심의 유통업체인 홈디포, 타깃과 메이시스, 갭과 로우스, 콜스 등 주요 소매업체들의 실적 발표가 집중된다. 이들 업체들의 3분기 실적은 물론이고 4분기 및 내년 실적 전망, 재고 수위 및 전망, 이들이 증언하는 소비지출 현황 등이 시장에 큰 영향을 줄 전망이다.올 들어 지금까지의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 추이아울러 미국 정부가 발표하는 공식 소비경기 진단인 소매판매 지표도 관심을 끈다. 현재 월가에서는 10월 소매판매가 전월대비 0.8% 증가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는 9월의 0%에 비해 크게 개선된 것이고,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판매도 0.4% 증가해 9월의 0.1%를 앞설 것으로 보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CS)는 “가장 최근의 신용카드 지표만 봐도 미국 소비지출이 여전히 견실하다는 걸 알 수 있다”면서 “팬데믹 이후 늘어난 초과저축과 양호해진 재무제표 덕에 소비가 꿋꿋하게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밖에도 11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와 10월 산업생산 및 제조업 가동률 등 제조업지표와 11월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 주택가격지수, 10월 신규주택 착공 및 건축허가 건수, 10월 기존주택 판매 등의 주택지표 등도 지켜봐야할 변수다. 지난주말 3.8% 수준까지 내려간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이번주에도 상승하지 않고 버틸 수 있느냐도 주목해야할 부분인데, 이는 결국 연준 고위 인사들이 통화긴축 속도 조절에 대해 어떤 발언을 내놓을 지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주 한 주에만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과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등 상대적으로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기조를 가진 인사들의 외부 연설이 줄지어 예정돼 있다. 호건 전략가는 “기본적으로 연준의 모든 인사들은 매파적이며, 그나마 상대적으로 온건한 매파를 비둘기파라고 부를 뿐”이라며 “현재 시장에서는 이들 비둘기파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지만, 이번주에는 그 반대편에 서 있는 매파들이 ‘금리 속도 조절은 실시하더라도 그 이후에 높은 기준금리를 장기간 유지할 것’이라는 식의 메시지를 밀어 붙일 수 있다”고 점쳤다.
- [표] 주간(11월14~11월18일) 미국 주식시장 주요 일정
-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다음은 11월14일부터 11월18일까지의 미국 주식시장 주요 일정을 정리한 것이다. △14일(월)-타이슨푸드, 버즈피드, 트레드업, 오틀리, 에이콤 실적 발표-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 연설-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 연설△15일(화)-월마트, 홈디포, 보다폰, 크리스피 크림, 텐센트 뮤직, 밸보라인, 에너자이저, 아라마크, 어드밴스트 오토파츠 실적 발표-11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10월 생산자물가지수(PPI)-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 연설-리사 쿡 연준 이사 연설-마이클 바 연준 부의장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 증언-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 연설△16일(수)-타깃, 시스코, 로우스, 텐센트 홀딩스, TX, 그랩홀딩스, 엔비디아, 코파홀딩스, 배스앤바디웍스, 소노스 실적 발표-10월 수출입물가지수-10월 소매판매-10월 산업생산 및 제조업 가동률-11월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 주택가격지수-9월 기업재고-마이클 바 연준 부의장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 증언-크리스토퍼 윌러 연준 이사 연설-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 연설△17일(목)-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알리바바, 메이시스, 지멘스, 버버리, BJ홀세일, 콜스, 넷이즈, 퍼싱스퀘어, 웨이보, 갭, 팔로알토 네트웍스, 로스스토어, 포스트홀딩스 실적 발표-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11월 필라델피아 연은 제조업지수-11월 캔자스시티 연은 제조업활동지수-10월 신규주택 착공 및 건축허가 건수-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연설-미셸 보우만 연준 이사 연설-필립 제퍼슨 연준 이사 연설-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연설-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연설-닐 캐시캐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연설△18일(금)-징둥닷컴, 풋로커, 버클 실적 발표-10월 경기선행지수-10월 기존주택 판매-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 연설
- "뱅크먼 프리드 어디로? 월급 왜 안줘"…FTX 부실징후 많았다
-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대체 샘 뱅크먼 프리드는 지금 어디 있는 건가요?”샘 뱅크먼 프리드고객자산 유용과 미국 규제당국의 비공개 조사, 그리고 뱅크런(고객 예치금 대규모 인출사태)까지, 글로벌 3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FTX의 민낯이 드러나기 전부터 붕괴 조짐은 퍼지기 시작했다. ◇사라진 뱅크먼 프리드, 10월 급여도 늑장지급11일(현지시간) 미국 블룸버그통신는 FTX의 전현직 임직원들의 증언을 통해 이번 사태가 터지기 얼마 전부터 사내에선 뱅크먼 프리드 창업주 겸 최고경영자(CEO)가 어디론가 사라진 것 아니냐는 얘기들이 나돌았다고 전했다. 심지어 어떤 설명도 없이 직원들에게 지급해야 할 10월 급여도 제 때 지급하지 못했다고도 했다. 그리고 이제서야 FTX에 얼마나 큰 문제가 있었는지가 확연하게 드러났다. 그 결과, 뱅크먼 프리드가 일궈 놓은 ‘크립토 제국’ 내 130여개의 자회사들이 모조리 파산보호 신청 대상이 됐다. 이 사건은 한때 FTX를 ‘가상자산업계의 JP모건’으로 불렀던 업계 플레이어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줬다. 이제는 ‘가상자산업계의 리먼 브러더스’가 되고 만 FTX에 대해 미국 금융당국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상황에 따라선 ‘가상자산업계의 엔론’이 될 수도 있다. 11일 아침에 FTX의 파산보호(챕터11) 신청 소식이 전해지면서 100만명에 이르는 FTX 투자자와 고객들은 자신의 돈을 돌려 받을 수 있을지부터 걱정했다. 뱅크먼 프리드를 믿고 FTX에 투자했던 실리콘밸리의 거물들도 굴욕적인 피해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 어디서 사나요”…말 못한 뱅크먼 프리드두 어 달 전에 뱅크먼 프리드는 기자들과 가진 줌 컨퍼런스콜에서 간단한 질문 하나를 받고 당황했다고 한다. 한 기자가 “지금 어디에서 사는가”라고 묻자, 뱅크먼 프리드는 “어, 어”하며 말을 더듬더니 자신의 빈백 의자를 가리키며 “미안하다. 난 주로 여기서 자기 때문에 좀 머뭇거렸다”고 해명했다. 그는 FTX와 알라메다 리서치 고위 관계자들과 함께 본사를 둔 것으로 알려진 바하마에서 함께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는 “잘 모르겠다. 혼자 살고 있긴 하지만, 거기서 자진 않는다. 주로 쇼파나 빈백에서 잠들고 있다”고 했다. 사실 이번에 부적절한 사업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파악된 FTX와 알라메다는 경계가 거의 없는 회사였다. 심지어 최근 코인데스크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뱅크먼 프리드가 알라메다의 CEO인 캐롤라인 엘리슨과 데이트하는 사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알라메다 CEO와 연인설, 부적절한 관계FTX와 알라메다 간의 관계는 그의 몰락을 파악할 수 있는 핵심이다. 이에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도 둘 사이의 사업이 얼마나 긴밀하게 얽혀있는지, FTX가 고객 자금을 어떻게 처리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또 뱅크먼 프리드에게 알라메다와의 소유 지배관계에 관한 추가 자료까지 요청했다.두 회사의 역할은 분명 달랐다. FTX는 고객들에게 예치금을 받고 300개 이상의 토큰 거래를 중개해주는 거래소였다. 레버리지 투자를 지원하는 대출도 제공했다.아울러 마이애미 히트 미 프로농구(NBA) 팀을 지원해 경기장에 FTX라는 이름을 붙였고, 미 프로야구(MLB)를 후원해 심판들의 셔츠에 로고를 박았다. 톰 브래디와 스티븐 커리 등 스포츠 스타를 홍보대사로 영입하는데에도 앞장섰다. 반면 알라메다는 외부에 거의 노출되지 않는 회사였다. 직원은 30명 정도에 불과했지만, 작년 한 해에만 10억달러 이상의 수익을 냈다. 거래소와 트레이딩 회사인 알라메다를 결합시킨 것이 위험의 시작이었다. FTX는 자체 발행한 FTT 토큰을 알라메다에 넘겼고, 알라메다의 자회사인 알라메다벤처스로부터 자금을 조달했다. 결국 FTX 제국의 몰락은 알라메다에서 촉발됐다. 지난주부터 알라메다의 대차대조표 상에 유동성의 거의 없는 FTT로만 자산이 계상돼 있고 미지급 부채가 산적했다는 보도가 나왔고, 그 때문에 자오창펑 바이낸스 CEO는 자기가 들고 있던 FTT 21억달러 어치를 청산하겠다고 했다. 그나마 바이낸스가 FTX를 구제해줄 가능성이 있었지만, 자오창펑은 FTX 인수를 위한 실사 하루 만에 “우리가 통제하거나 도울 수 있는 범위를 이미 벗어났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FTX와 알라메다가 60억달러 규모의 잠재 부실을 떠안고 있다는 걸 실사에서 확인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몇초면 되는 예금인출에 몇시간 걸리다니사실 10월 급여 늑장 지급 이전에도 비슷한 일은 있었다고 한다. 올 봄에도 테라 사태가 터지고 쓰리애로우즈캐피털, 셀시우스 파산 때 FTX는 회사 직원들에게 급여로 지금은 가치가 사라진 FTX 지분을 받도록 강요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일부 투자자들은 회사에서 수백만달러의 자금을 인출하기도 했다. 한 내부인은 “원래 투자자들이 자금 인출을 요청하면 몇 초면 끝나는데, 그 때 몇 시간이 걸리기도 했는데 그 때부터 뭔가가 잘못됐었던 것 같다”고 토로했다.개인투자자들과 달리, 오히려 대주주들은 철저하게 소외됐었다. 벤처캐피탈 등 초기 투자자들은 바이낸스가 FTX 인수의향서(LOI)를 체결한 날에야 사태를 파악하게 됐다고 한다. 사건 초기만해도 대부분 VC 투자자들은 이 사태가 크게 확산되지 않을 것으로 낙관했다고 한다. 이제 희망은 사라지고 있다. FTT 토큰 가격은 80%나 폭락했다. 마이애미에 있는 FTX의 미국 법인인 FTX US의 사무실 간판도 사라졌다고 한다. 뱅크먼 프리드를 대신해 FTX CEO를 맡은 존 J.레이 3세는 과거 엔론을 비롯한 많은 파산 기업에서 임원을 맡아 구조조정을 처리한 인물이다.
- `FTX 몰락` 궁금증 셋…①왜 ②고객 돈은 ③코인시장은
-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중 하나였던 FTX가 금융시장을 큰 혼란에 빠뜨렸다. FTX는 최근 펀딩 과정에서 최대 320억달러의 몸값을 인정 받았던 거대 가상자산 거래소였다. 자사의 부정적인 사업 관행이 폭로되면서 위기에 처했던 FTX는 세계 1위 거래소인 바이낸스가 인수를 포기했고 이후 사용자들이 60억달러에 이르는 예치금을 인출하자 11일(현지시간) 결국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샘 뱅크먼 프리드 FTX 창업주한때 가상자산업계 최고 억만장자로 이름을 올렸던 샘 뱅크먼 프리드 FTX 창업주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곧바로 CEO직에서 물러났다. FTX 거래소가 붕괴 직전까지 가면서 그의 자산도 하루 아침에 수 십억달러나 허공으로 증발하고 말았다. 실제 블룸버그 분석에 따르면 지난 8~9일 간 뱅크먼 프리드의 순자산은 9억9150만달러까지 추락했다. 1주일 새 152억달러에서 94%가 사라졌다. 제임스 로열 뱅크레이트 애널리스트는 “FTX의 몰락은 가상자산시장의 더 광범위한 하락, 심지어 경우에 따라서는 시장의 소멸까지도 초래할 수 있는 순간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①FTX는 왜 몰락했나지난주부터 코인시장 안팎에선 FTX와 그 자매사인 알라메다 리서치가 자체 발행 토큰인 FTT를 이용해 부적절하게 사업을 진행했고, 거래소에 예치한 고객 자산까지 대출에 활용하면서 60억달러 이상의 잠재 부실이 발생했다는 게 속속 드러났다. 특히 지난 2019년에 같이 사업했다가 엑시트하는 과정에서 21억달러 어치의 FTT를 지분으로 받았던 세계 1위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의 자오창펑 CEO가 FTT 전량을 처분하겠다고 선언하자, 급기야 FTX와 알라메다의 파산설이 유력하게 거론됐다. 바이낸스가 FTX를 인수할 것이라던 구속력 없는 인수의향서(LOI)를 체결했지만, 하루 만에 인수 의사를 철회했고, 뱅크먼 프리드는 월가 투자자들을 상대로 94억달러에 이르는 구제금융 패키지를 추진했지만 투자자들이 참여하지 않으면서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이에 FTX에서 자금이 빠져 나가고, FTT 가격은 72%나 폭락하고 말았다. 수일 간 고객 예치금 인출을 중단하고 거래서비스도 멈췄던 FTX는 한꺼번에 몰려든 60억달러 규모의 예치금 인출에 버티지 못하고 파산보호를 신청했다.②FTX 고객 돈은 어떻게파산보호 신청 이후 구제금융이 이뤄져야 투자자 예치금이 어느 정도라도 보호될 수 있다. 미국 법으로는 가상자산 투자자금은 법으로 보호되지 않으며, 가상자산 거래소 예치금은 구제금융에서 배제되고 있다. 마틴 라인웨버 마켓벡터 인덱스의 디지털자산 상품 전략가도 “다른 가상자산 거래소들과 마찬가지로, FTX도 보험은 들어놓고 있지만, 그 적용 범위는 절도나 사기 같은 특정한 범죄 사건에만 적용될 뿐 거래소 파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만약 구제금융이 없다면 FTX 예금자들은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FTX 잔고와 FTT 토큰 가격미국 금융당국이 투자자 보호를 위해 나설 수도 있지만, 아직은 분명치 않다. 이날 크리스틴 존슨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은 “FXT가 CFTC의 규제 대상이었다면 고객 채권 보호와 유동성 준비금에 대한 조건 등이 적용됐을 것”이라며 “향후 의회는 증권거래위원회(SEC)와 CFTC에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하고 남아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다만 엘리자베스 워런 미 상원의원은 “이번 사태는 의회와 규제당국자들에게 가상자산산업과 임원들에게 책임을 요구하도록 하는데 경종을 울리는 것”이라며 “이제 가상자산업계에 대한 더 강력한 법규와 법 집행을 통해 일반인들을 보호해야할 때”라고만 했다. 로열 애널리스트는 “지금 바로 거래소가 해야할 일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법적 의무와 고객 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해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③코인 가격 더 떨어질까`거래소 공룡`인 FTX의 몰락은 분명 가상자산시장엔 좋지 않은 신호다. 라인웨버 전략가는 “이미 비트코인 가격은 2년여 만에 최저 수준까지 추락했고, 전체적인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고 했다.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1만6000달러 수준까지 내려와 있다. FTX 사태 이후 최근 일주일 간 비트코인 가격 추이월가 투자은행인 JP모건은 비트코인 채굴자들의 생산 원가를 기준으로 비트코인 1만3000달러가 바닥권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번 사태가 단순한 거시경제 악화에 따른 파산이 아니라, 고객 자산 유용 등과 같은 부정행위로 인한 파산인 만큼 투자자들의 신뢰로 이뤄지는 가상자산시장이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부실 도미노 가능성도 있어, 어느 수준까지 떨어질지 예측하는 것도 무의미할 수 있다. 로열 애널리스트도 “스테이블코인을 제외하곤 다른 모든 가상자산 가격은 해당 자산의 펀더멘털이나 (발행 회사의) 현금흐름이 아닌 그 미래 비전에 대한 투자자들의 믿음에만 의존하고 있다”며 FTX의 붕괴로 신뢰가 흔들릴 수 있는 만큼 가상자산 가격도 추가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봤다.크레이그 얼람 오안다 선임 애널리스트 역시 “FTX의 붕괴와 그로부터 파생되는 가상자산업계의 불확실성과 타격이 얼마나 크게 나타날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면서 “그 후폭풍의 크기에 따라 시장 영향도 좌우되겠지만, 현재로선 여전히 코인 가격은 하락 압력을 받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급격한 하락에 취약한 상황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 美 1등 거래소 CEO의 쓴소리 "FTX 사태는 규제 공백 탓"
-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글로벌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중 하나였던 FTX의 파산보호 신청 사태에 대해, 미국 1위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의 브라이언 암스트롱 창업주 겸 최고경영자(CEO)가 미국의 규제 공백을 이유로 들며 보다 신속한 규제의 틀이 마련하기를 촉구했다. 암스트롱 CEO는 11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인 CNBC에 쓴 특별 기고를 통해 “최근까지도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가상자산 거래소 중 하나였던 FTX가 파산을 선언했는데, 이는 자사의 부정적인 사업 관행이 드러난 뒤로 고객 예치금이 잇달아 인출된 탓이었다”며 “코인베이스는 FTX에 대한 의미있는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는 없지만, 현 상황에 관련된 모든 이들에게 우려와 공감을 표시한다”며 글을 시작했다.브라이언 암스트롱그는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또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려면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분명히 하는 게 중요하다”며 “FTX의 몰락은 깊이 얽혀 있는 기업들 간의 이해상충을 포함한 위험하고 비윤리적인 사업 관행, 고객 자산을 무단으로 빌려주기로 한 결정의 결과로 보이는데, 이는 전통적인 금융시장에서도 일어나는 일이며, 실제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추적하고 기소하는 게 더 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암스트롱 CEO는 “이번 일을 계기로 가상자산 산업에 대한 규제가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고 전제한 뒤 “문제는 지금까지 미국 규제당국이 소비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가상자산에 대한 명확하고 합리적인 규제를 제공하는 걸 거부해왔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가상자산 규제는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지금까지 가상자산 거래서비스가 안전하고 투명한 방식으로 제공될 수 있는 실행 가능한 프레임워크를 제공하지 못했다”며 “이는 대출과 마진거래, 공매도, 전통적인 금융시장에서는 가능했던 가상자산 기반의 다양한 금융상품 등이 미국에서는 모두 불법이라는 뜻”이라고도 했다. 그는 “그렇다 보니 미국 소비자들과 사업자들 모두 미국 규제당국의 관할권 밖에 있는 위험한 역외 플랫폼 위주로만 활동해왔고, 실제 가상자산 활동의 95% 이상이 해외 거래소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FTX도 작은 섬나라인 바하마에서 운영됐었다”며 “규제당국이 FTX의 이런 행동을 강요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FTX가 아무런 영향 없이 위험을 감수할 수 있도록 하는 상황은 만든 셈이었다”고 꼬집었다. 암스트롱 CEO는 “미국 당국은 명확한 규제 지침을 마련하는 대신에, 적극적 법 시행을 통한 규제에만 초점을 맞췄다”며 “이는 미국 경쟁력에도 좋지 않고 해외 가상자산업체들이 파산할 때 손해를 보는 것도 미국인들인 만큼 미국 소비자들을 보호하고 미국을 가상자산 기업들이 활동하기에 더 매력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더 스마트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또 “많은 이들이 가상자산 기업들이 규제를 원치 않는다고들 생각하지만, 많은 기업들은 정책당국에 적극 협력해왔다”며 “가상자산의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들은 미국과 다른 국가의 중앙집중화 거래소에 대한 합리적 규제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암스트롱 CEO는 “장기적으로 가상자산업계는 현재의 거래소처럼 제3자를 신뢰하는데 의존하지 않는 분산형 금융을 통해 더 나은 시스템을 구축할 기회가 있다”면서도 “적어도 그 때까지 규제당국은 가상자산시장에 대해 제대로 규제하고 혁신을 장려하며 소비자를 보호할 명확한 규칙을 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국가들은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받아들이고 있고 2억명이 넘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가상자산에 투자하는 등 이제 가상자산의 시대가 도래했다”며 “이제 명확한 규제를 제공함으로써 이 산업에서 주도권을 쥘 것인지를 선택할 책임이 미국 정부에 있다”며 글을 끝냈다.
- 서울시 무료 와이파이, 확산되나…지자체 자가망 규제 푼다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이동진(가운데) 서울시구청장협의회장이 2020년 9월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서울시 공공와이파이 사업 지지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이 날 발표회에는 김수영 양천구청장, 유동균 마포구청장, 정원오 성동구청장, 문석진 서대문구청장, 김영종 종로구청장, 이승로 성북구청장, 이정훈 강동구청장, 김미경 은평구청장 , 박준희 관악구청장이 함께 했다. 사진=연합뉴스박원순 시장 시절 추진했던 ‘공공 와이파이 사업’은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논란으로 확산되지 못했지만, 앞으로는 지방자치단체의 공공 와이파이 사업이 확대될 전망이다.정부가 스마트도시 확산을 위해 지자체 자가망의 공공서비스 활용을 허용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리 되면, 국민들의 가계 통신비 절감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1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정부는 어제(9일)열린 ‘과기정통부, ‘제2차 규제혁신전략회의’에서 지자체 자가망의 공공서비스 활용을 허용하기 위해 전기통신사업법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디지털산업 활력제고 규제혁신 방안’의 일환이다.지금은 어떤데?…지자체는 공공와이파이 직접 못해현재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만든 자가망은 내부 업무용으로만 이용할 수 있고,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공공 서비스에는 이용할 수 없다.바로 ▲전기통신사업법 7조(국가나 지자체 기간통신사업금지)와 ▲65조(자가망의 목적 외 사용제한) 때문이다. 즉, 통신사업은 통신사만 할 수 있게 돼 있다.이런 이유로 지난 2020년 서울시가 추진했던 공공 와이파이사업은 주춤할 수 밖에 없었다. 고 박원순 시장은 통신분야 디지털 격차 해소와 복지를 위해 공공 와이파이 사업을 추진했다. 성동구, 은평구, 도봉구, 강서구, 구로구 등 시내 5개 자치구와 공공와이파이 서비스 확대를 위한 ‘에스넷(S-Nnet)’ 구축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었고, 이 5개구에서 시범서비스를 시작으로 2021년 서울시 25개구 전역으로 공공와이파이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었으나 사실상 실패했다. 어떻게 바꾸는데?…공공서비스에는 이용가능하게하지만 이번에 정부는 ▲전기통신사업법 7조를 바꿔 지자체가 공공서비스용으로 자가망을 활용하려 할 경우 ‘등록’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이 조항이 바뀌면 ▲65조는 의미가 없어진다.내부업무 용도로 제한된 지자체 자가망(2.5만km)을 스마트도시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스마트도시 서비스를 확충하고, 통신복지가 확대될 것으로 정부는 기대했다.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법 개정 사항으로 국회와 논의가 필요하다”면서도 “공공와이파이는 물론이고 지자체에서 서비스되는 사물인터넷 등 각종 스마트 도시 서비스들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가계통신비 절감뿐 아니라 교통, 환경, 안전, 보건, 교육, 관광, 시설물관리, 의료, 복지 등 스마트도시 서비스가 확산될 것이란 기대다. 지자체발 통신 서비스 좋지만…주의할 점도사람뿐 아니라 사물까지 통신망으로 연결되는 디지털 경제 시대에 대비하려면, 통신사들뿐 아니라 지자체도 통신망 구축과 활용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평가가 더 많다. 하지만, 자칫 지자체들이 지방 선거 때 표만 의식해 앞다퉈 자가망을 활용한 통신 서비스에 뛰어든다면 예산 낭비도 우려된다. 우리나라 전체의 통신망 과잉투자는 물론이고 공무원 일자리만 늘리는 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분야는 다르나, 공무원의 과잉 의욕으로 탄생한 서울시의 공공 모빌리티 플랫폼 지브로와 S택시는 이용 저조로 서비스를 중지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당시 이들 택시 플랫폼의 취지는 도착지 미표기를 통한 앱 승차거부 근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