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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리 인하' 길 닦고 가는 서영경 "금리 인하, 내수 회복에 긍정적"
- 서영경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은 26일 서울 소공동 한은 별관 2층 다목적 컨퍼런스홀에서 ‘팬데믹 위기는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는가?: 통화정책 경험과 과제’라는 주제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한은)[이데일리 최정희 하상렬 기자] “금리 인하는 (통화정책을) 정상화시키는 것이다. 금리를 정상화하면 부채의 이자 상환 부담이 줄어들어 내수에 긍정적이다.”서영경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은 26일 임기 종료를 앞두고 출입기자단을 상대로 처음이자 마지막 기자회견을 열었다. 서 위원은 이날 ‘팬데믹 위기는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는가:통화정책 경험과 과제’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국내 소비가 작년 이후 예상보다 더딘 회복을 보이는 배경에는 고금리의 장기화에 따른 영향이 크다. 최근 내수의 금리 민감도가 과거보다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며 이 같이 밝혔다. ◇ “긴축적 상황, 금리 인하는 통화정책 정상화”서 위원은 전대미문의 코로나19 팬데믹이 전 세계를 덮쳤던 2020년 4월 금통위원으로 임명됐다. 서 위원은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연 0.5%로 내리는데 동참했고 그 뒤로 주택 가격 급등·가계대출 급증이 나타나자 2021년 8월 금리 인상에 참여했다. 그 해 10월엔 한은 기준금리가 동결됐는데 2% 중반대 물가상승률에 대응하자는 이유로 ‘금리 인상’ 소수의견을 내기도 했다. 그로 인해 시장 일각에선 서 위원을 ‘매파(긴축 선호)’ 위원으로 분류하기로 한다. 서 위원은 조윤제 위원과 함께 내달 12일 마지막 금통위 회의에 참석한 후 20일 4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다. 그러나 이날 서 위원의 메시지는 ‘비둘기적(완화 선호)’으로 평가된다. 서 위원은 금리 인하시 가장 큰 영향을 묻는 질문에 “가계부채 비율, 기업부채 비율이 높은 상황에서 변동금리 비중도 높고 실질금리까지 플러스 영역이라 긴축적인 상황”이라며 “빚 상환 부담이 소비를 약화시키고 있다. 금리가 정상화되면 내수에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금리 인하에 대해선 “금리를 인하하는 것보다는 (통화정책을) 정상화시키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한은은 금리가 인하되더라도 소비 진작 효과가 크지 않다고 밝혀왔다. 2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한은은 금리가 하락하면 가계가 소비 대신 대출을 늘리거나 디레버리징(빚 감축)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어 소비 진작 효과가 충분히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서 위원은 금리가 인하될 경우 내수 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진단한 것이다. 서 위원은 1월 이창용 한은 총재가 ‘섣부른 금리 인하시 경기부양 효과보다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를 자극할 부작용이 크다’고 지적한 것에 대해서도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서 위원은 “올 들어 금융기관 가계대출 증가율이 감소세이고 주택 가격 변동률이 높아졌지만 안정적인데다 주택가격 심리지수가 기준선인 100에 가까워 아주 높거나 낮지 않다”며 “현재로선 (금리 인하가) 주택 가격 상승을 자극할 우려가 그렇게 크지 않다고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정상화 과정이기 때문에 초기에는 (주택 가격 상승, 가계대출 증가 등) 금융불균형을 자극하지 않지만 지나치게 금리가 낮아지면 그러한 리스크가 있어 기대 관리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서 위원은 통화정책의 파급 시차가 짧아졌다며 이를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은 경제모형실 분석에 따르면 금리 변경 후 성장과 물가에 미치는 파급 시차가 약 10년 전에는 각각 5분기, 8분기였으나 최근엔 모두 4분기로 축소됐다. 한은이 작년 1월 금리를 3.5%로 인상한 이후 1년 넘게 금리를 동결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3.5% 금리가 성장, 물가에 충분히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다. 서 위원은 “환율 변동 용인, 금융심화, 통화정책 커뮤니케이션 확대 등에 힘입어 금리 정책의 파급시차가 단축된 것으로 판단한다”며 “민간부채 규모가 누증되고 변동금리 비중이 높아 금리 인상으로 이자상환 부담이 갑자기 높아지는 부(-)의 소득 효과가 커진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 위원은 금리 결정에 있어 대외 여건 변화에 따른 환율 급변동보다는 대내 정책 목표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주요 선진국과 우리나라는 각국의 경제 여건이 차별화될 경우 통화정책 정상화 과정도 다소 차별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보다 먼저 금리를 내릴 경우 원·달러 환율이 급등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해 “환율의 신축적 변동을 통한 대외충격 흡수 능력을 확대하는 동시에 외환시장 구조 선진화, 외환수급 안정 등 미시 정책을 병행해 대외부문을 안정, 금리 정책이 대내 정책 목표에 집중할 수 있는 여지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서 위원은 “통화정책은 아직도 많은 난제를 안고 있다”며 “물가가 안정화되고 있으나 여전히 공급충격 불확실성이 높고 민간부채 취약부문,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을 둘러싼 금융 상황도 안심할 수 없다”며 “물가, 가계부채 상승률이 낮아졌으나 높아진 레벨 효과로 인해 민간의 실질 구매력 약화, 내수 회복 지연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 포워드 가이던스 시계 넓히고 대차대조표 확장 필요서 위원은 이창용 총재가 주창해온 ‘조건부 포워드 가이던스’에 긍정적이었다. 2022년 10월부터 1년 반 동안 금통위원들이 생각하는 3개월 후 금리 수준을 정량적으로 제시하는 ‘포워드 가이던스’를 시행했는데 금리스와프(IRS)에 내재된 기대 금리가 3개월 미래 금리를 얼마나 잘 예측하는지, 3개월 미래 금리가 시장 기대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했더니 포워드 가이던스의 예측가능성과 신뢰성이 높게 나왔다.이 총재가 포워드 가이던스 시계를 3개월에서 6개월, 1년 등으로 확장하려는 방안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서 위원은 “시계가 길어지면 정확도가 낮아지겠지만 포워드 가이던스는 특정 전망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전망에 부합하지 않은 상황이 벌어진다면 전망 편차가 확대될 수 있지만 커뮤니케이션이 잘 이뤄지면 경제주체들의 기대 관리와 의사 결정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한편 서 위원은 고금리일 때는 금융중개지원대출,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강화, RP대상 증권 확대 등 대차대조표 정책을 확장해 고금리 부작용을 줄여주고 금리를 내릴 때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DSR 예외대상 축소 등 거시건전성 정책 강화를 통해 대출 수요 증가를 억제해 금리 인하 부작용을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 과일값 고공행진에…기대인플레 3.2%, 5개월 만에 반등
-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1년 뒤 일반인들의 물가상승률 인식을 보여주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다섯 달 만에 반등했다. 농산물 가격 공공행진과 국제유가 상승 여파로 체감 물가가 올라간 영향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심리지수도 넉 달 만에 하락했다.지난 8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과일을 고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3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2%로 전월(3.0%)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해 10월(3.4%), 전월(3.3%) 대비 0.1%포인트 오른 이후 △11월(3.4%) △12월(3.2%) △올 1월(3.0%) △2월(3.0%) 추세적으로 하락했지만, 5개월 만에 반등한 것이다.기대인플레이션은 기업·가계 등의 경제주체들이 현재 정보를 바탕으로 예상하는 미래의 물가상승률을 뜻한다. 실제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한은이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중요하게 여기는 경제 지표 중 하나로 꼽힌다.향후 1년간 물가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의 응답 비중은 농축수산물(63.4%), 공공요금(54.2%), 석유류제품(27.0%) 등 순으로 집계됐다. 전월에 비해 농축수산물(+11.9%포인트) 응답 비중이 증가한 반면, 공공요금(-5.1%포인트)과 공업제품(-2.9%포인트) 비중은 감소했다.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동월비 3.1%를 기록, 전월(2.8%)보다 높아지고 과일 등 농산물 가격 등 체감 물가가 상승해 물가 심리를 높였다. 황희진 한은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장은 “농산물가격 등 체감 물가가 상승한 영향이 컸다”며 “공공요금 역시 상반기에 동결기조로 가기로 했지만, 하반기 인상기조로 갈 수 있는 불확실성이 있어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높아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지난 1년간 물가상승률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물가인식은 3.8%로 전월과 같았다. 물가수준전망CSI는 146으로 전월(144)보다 2포인트 높아졌다. 두 달째 상승세다.자료=한국은행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0.7로 전월보다 1.2포인트 하락했다. 석 달 연속 기준선인 100을 넘어섰지만, 넉 달 만의 하락 전환이다. 향후 경기, 소비지출 등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부정적인 시각보다 많은 기준선을 간신히 넘긴 것이다.소비자심리지수를 구성하는 6개 지표 가운데 현재생활형편CSI, 생활형편전망CSI, 가계수입전망CSI이 1포인트씩 낮아져 각각 89, 93, 99를 기록했다. 현재경기판단CSI는 2포인트 하락한 68로 집계됐다. 반면 소비지출전망CSI와 향후경기전망CSI는 각각 111, 80으로 전월과 같았다.금리 인하 기대가 강해지면서 금리수준전망CSI가 2포인트 하락한 98을 기록했다. 한 달 만의 하락 전환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정책금리를 연내 3회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고,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시장금리가 하락한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주택가격전망CSI는 3포인트 상승한 95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부터 이어진 하락세가 꺾인 것이다. 아파트매매가격 하락세가 이어졌지만, 시중금리 하락에 따른 대출금리 인하가 주택가격 상승 기대감을 키웠다. 다만 한은은 주택가격전망CSI가 아직 기준선인 100을 밑돌고 있기 때문에 향후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 韓 수도권 경제 집중화 심화됐다…경제성장 기여율 70.1%
-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우리나라의 수도권 경제력 집중화 현상이 2015년 이후 더욱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성장률(GRDP)에 대한 수도권 기여율이 70%에 달했고, 대도시와 도지역 사이 소비 격차는 더욱 확대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은행은 저출산 등 우리나라의 구조적 문제가 수도권 집중화와 연관된 만큼,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한국은행은 25일 발간한 ‘지역경제보고서 이슈분석’에서 “주요 성장산업이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비수도권의 성장잠재력은 2015년 이후 더욱 약화됐다”며 “소득재분배 등으로 지역 간 소득 격차는 줄었지만, 도지역은 고령화 가속화 등으로 수요 측면의 성장동력인 소비 부진이 심화됐다”고 밝혔다.보고서는 수도권에 주로 위치해 있는 반도체, IT 서비스 등 산업이 본격적으로 성장하고 자동차·조선·화학 등 비수도권 주력산업이 부진하면서 전국 생산 중 수도권 비중이 50%를 처음으로 넘은 시점인 2015년을 전후해 지역별 경제적 성과를 분석했다.분석 결과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성장률 격차가 큰 폭으로 확대됐다. 서울, 경기 등 수도권은 2015년 이후(2015~2022년) 성장률이 이전 기간(2001~2014년)과 비슷하거나 소폭 하락한 반면, 비수도권 다수 지역은 성장률이 3%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이에 따라 수도권의 전국 경제성장률에 대한 기여율은 2015년 이후 70.1%로 2015년 이전(51.6%) 대비 20%포인트 가까이 상승했다.수도권과 비수도권 사이 성장률 격차는 주력 제조업 성과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수도권은 생산성이 높은 반도체 등 첨단 전자부품 산업을 중심으로 제조업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비수도권은 자동차, 화학제품 및 기계 산업 등이 중국과 경쟁 심화, 생산성 하락 등으로 성장세가 크게 둔화했기 때문이다.반면 지역별 1인당 개인소득 격차는 축소됐다. 특히 대도시(광역시 이상)와 도지역 간 소득격차가 줄었다. 이는 상대적으로 소득이 낮았던 도지역의 소득증가율이 2015년 이후 대도시에 비해 덜 둔화된 영향이다. 상당수 도지역은 생산 둔화 영향이 개인소득보단 기업 이익 둔화로 나타났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정부의 대규모 이전지출에 따른 재분배 수혜도 상대적으로 도지역에서 더 컸다는 평가다.개인소득 격차 축소에도, 지역 간 소비수준 격차는 오히려 확대됐다. 도지역의 소비 증가율이 대도시에 비해 더 큰 폭으로 둔화됐다. 이는 청년인구의 대도시 이동에 따른 인구고령화 가속화, 소비 인프라 부족 등으로 도지역의 평균소비성향이 대도시보다 더 크게 하락한 영향이다.한은은 비수도권 지역의 성장잠재력을 끌어올릴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보고서를 집필한 이예림 한은 조사국 지역연구지원팀 과장은 “저출산 등 우리나라의 구조적 문제들이 수도권 집중화와 관련된 만큼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비수도권 지역의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다각적인 정책 노력이 필요하다”며 “비수도권 인구유출 등에 따른 공급, 수요 둔화에 대응하되 향후 재정부담 등을 감안해 지역 특성에 따른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경쟁력 제고를 도모해야 한다”고 했다.
- IT 경기 개선+소비·투자 부진…1분기 지역경제 전분기 수준 유지
-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1분기(1~3월) 우리나라 지역 경기가 전국적으로 지난해 4분기(10~12월) 수준을 유지했다고 평가됐다. 반도체 등 IT업종을 중심으로 일부 지역의 생산과 수출이 개선됐지만, 고금리·고물가 여파로 소비와 투자가 뚜렷한 성장을 하지 못한 영향이다. 한국은행은 앞으로 반도체 생산이 증가하면서 전체 지역경제 성장세가 소폭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사진=이데일리DB25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지역경제보고서(2024년 3월)’에 따르면 지역경제는 7개 권역 중 강원권과 충청권이 소폭 개선됐고, 동남권이 소폭 악화됐다. 수도권과 대경권, 호남권, 제주권은 보합 수준을 나타냈다. 이는 1분기 중 한은 15개 지역본부가 실시한 업체, 유관기관 등의 모니터링 결과와 통계 등을 토대로 판단한 것이다.제조업 생산은 지난해 4분기에 비해 소폭 증가했다. 글로벌 반도체 업황 개선, 가격 상승 등 영향이다. 서비스업 생산은 국내외 여객 수 증가, 화물 물동량 회복 등에도 고금리·고물가 영향으로 소비심리 회복이 늦어지면서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다.앞으로 제조업 생산은 석유화학이 소폭 감소하겠지만, 글로벌 IT경기 회복이 이어지면서 반도체 생산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평가됐다. 서비스업 생산은 도소매업이 다소 개선되겠지만, 부동산업은 부진을 이어가는 등 산업별로 엇갈리는 모습이 나타나면서 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소비는 전분기 수준에 머물렀다. 재화 소비가 소폭 감소했지만, 서비스 소비가 소폭 늘었다. 향후 민간소비는 서비스 소비가 완만하게 개선되겠지만, 고금리·고물가 영향으로 재화 소비 회복이 제약되면서 보합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출처=한국은행투자는 일부 부진했다. 설비투자의 경우 반도체, 디스플레이가 첨단공정 투자 확대로 소폭 늘었지만, 철강과 석유화학 등에서 감소세가 나타나며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지만, 건설투자는 주거용 건물을 중심으로 민간부문이 감소해 소폭 줄었다.앞으로 설비투자는 반도체 등 IT 업종을 중심으로 증가세를 이어가며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건설투자는 공공부문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증가와 조기 집행에도 민간부문에서의 미분양 주택 누증, 신규착공 부진 영향으로 소폭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수출은 전분기 수준을 보였다. 반도체 수출이 수급 불균형 해소에 따른 반도체 가격 상승 영향으로 늘었지만, 자동차와 디스플레이 수출 등은 감소한 영향이다. 한은은 앞으로 반도체 수출이 증가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디스플레이 수출도 올림픽 개최에 따른 TV 교체 수요 등 영향으로 개선되면서 소폭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 한은, '공사 지연' 항소 포기…소송비·배상금 다 날렸다[BOK잡담]
-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2년쯤 뒤에 전반적으로 맞았는지 평가했으면 좋겠다.” 작년 7월 금융통화위원회 기자회견 당시 ‘한국은행이 지나치게 금융안정 상황에 대해 순진(naive)하게 판단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한 이창용 한은 총재의 대답이다. 한은이 펼친 정책을 결과로 판단해 달라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보면 한은은 소송 정책에서 실패하고 있다.서울 중구 한국은행 전경.(사진=이데일리DB)◇장고 끝에 항소 포기22일 법조계에 따르면 한은이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소송 1심 판결이 지난 8일 확정됐다. 한은이 항소 기간 내 항소장을 접수하지 않으면서다.앞서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7부(손승온 부장판사)는 지난달 14일 한은이 정부(조달청)를 상대로 낸 38억원 상당의 손해배상금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두 기관 사이 분쟁은 2017년 한은이 통합별관 재건축 공사입찰을 조달청에 위임하면서 시작된다. 조달청은 공고 예정가격(약 3200억원)보다 100억원 이상 초과한 가격을 써낸 계룡건설을 시공사로 선정, 차순위 시공사였던 삼성물산이 이의를 제기하게 된다. 이후 시민단체의 공익감사 청구에 따라 감사원 감사까지 진행됐고, 감사원은 계룡건설 입찰을 취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조달청은 감사원 감사 결과를 따랐다. 하지만 계룡건설은 조달청의 입찰 취소가 부당하다며 법원에 가처분신청을 제기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며 입찰자 지위를 인정받았다. 이에 2020년 창립 70주년을 맞이해 통합별관 재입주를 목표로 했던 한은은 2023년에야 입주를 할 수 있었고, 공사가 지연된 책임을 조달청에 묻고자 작년 2월말께 소송을 제기했다.법원은 한은 측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선량한 권리자의 주의’(선관주의)의무를 위반하고 계룡건설 입찰취소에 조달청 측 공무원의 고의·과실이 있었다는 한은의 주장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판단이다.한은은 항소심에서 법원 판단을 뒤집지 못할 것으로 판단했다. 통상 항소심은 1심의 사실 판단을 전제로 추가 증거를 받아서 판단을 하는데, 1심 판단을 뒤집을 만한 추가적인 증거를 제출할 게 마땅치 않아 판결을 받아들이겠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사후적으로 가처분 사건에서 입찰취소공고가 효력이 없다는 판결이 선고됐더라도 조달청이 선관주의의무를 위반했다거나 조달청 공무원의 직무 집행에 있어 고의 또는 과실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특히 재판부는 계룡건설 입찰취소 이후 조달청 관계자가 한은을 방문했을 때 한은 관계자가 “계약 강행보다는 나은 결정”이라고 한 것을 짚으며 한은이 묵시적으로 신규입찰 진행을 승인했다고 꼬집었다.한은은 소송 제기 당시는 승소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그러나 항소심에서 1심 판결을 뒤집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한은 관계자는 “소를 제기할 때는 승소할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가처분 사건 때 법원이 계룡건설의 손을 들어줬다. 이를 역으로 보면 조달청이 입찰을 취소한 것이 위법하다는 논리를 세울 수 있는 근거가 아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감사원, 기재부, 법원 판단이 법적인 관점에서 쉽게 의견일치가 일어나기 어려운 난감한 사건”이라며 “항소를 제기하기엔 조달청 측 공무원의 고의·과실을 인정할 추가적인 근거자료가 없었다”고 밝혔다.◇‘조정 거부’…아쉬운 선택한은의 주장은 일리 있어 보인다. 법리적으로 선례가 없었던 사건이기에 소송을 통해 다툴 만 했다. 다만 국회 피감기관으로서, 업무 결과는 평가받아야 마땅하다.결과론이지만, 한은은 법원이 제안한 ‘화해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승소할 자신이 있었던 것이다. 법원은 작년 2월 소송이 접수되고 3개월 이후 소송을 조정에 회부하기로 결정, 조정기일을 작년 8월말로 잡았다. 석 달 가까이 화해의 시간을 준 것이다. 하지만 조정기일은 3분도 채 안 돼 끝났다. 양측이 모두 ‘조정 의사가 없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애초에 대화할 생각이 없었고, 그렇기에 타협안조차 나오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한은은 일부라도 배상을 받을 여지를 놓친 것이다.약 1년간의 소송 끝에 한은은 모든 소송 비용을 부담하게 됐다. 패소했기에 청구했던 38억원의 배상금 역시 물거품이 됐다. 심지어 배상 청구금액은 입주 지연으로 연장해야 했던 3년 간 건물 임대료(약 400억원)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한편 한은은 100원 동전 속 ‘이순진 장군’ 표준영정과 관련한 저작권 침해 소송에도 얽혀 있다. 고(故) 정우성 화백 유족이 한은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은 1심에서 한은의 손을 들어줬지만, 유족 측이 항소하면서 항소심을 앞두고 있다.
- 국금센터 "美 3월 인플레 강하면 통화정책 전환 지연 우려↑"
-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당분간 금융시장 완화가 이어지겠지만, 3월에도 물가가 예상치를 웃돌 경우 통화정책 전환 지연 우려가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국제금융센터(국금센터)는 21일 ‘미국 연준 3월 FOMC 회의 결과 및 평가’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앞서 연준은 이날 새벽 FOMC 회의 결과 정책금리를 연 5.25~5.5%로 동결했다. 다섯 차례 연속 동결이다. 연준은 점도표(금리 전망을 점으로 표시한 도표)를 통해 내년 최종금리 수준을 4.6%로 제시했다. 연중 최소 세 차례 금리인하가 단행될 수 있다는 3개월 전 예측(4.6%)을 유지한 것이다.또 연준은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모두 상향조정했다.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1%로 3개월 전(1.4%)에서 상향했고,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상승률 전망치도 2.4%에서 2.6%로 높였다. 또 내년 최종금리는 3.6%에서 3.9%로, 2026년 금리 전망은 2.9%에서 3.1%로 높였다. 장기 금리(longer run)도 2.5%에서 2.6%로 높아졌다.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디스인플레이션이 다소 험난함이 있을 수 있지만, 목표에 점진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1~2월 인플레이션이 강하게 나왔으나, 작년 좋았던 6개월 데이터만으로 인플레이션의 지속적 완화에 대한 확신을 내리지 않은 것처럼 2개월 데이터를 과잉해석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이같은 FOMC 결과에 대해 국금센터는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로 당분간 금융상황의 완화가 이어질 수 있지만 1, 2월에 이어 3월까지 인플레이션이 강한 모습을 나타낼 경우 통화정책 전환 지연 우려가 재차 높아질 수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출처=국제금융센터국금센터는 주요 IB들이 1, 2월 경직적 인플레이션과 성장률 전망 상향에도 불구하고 금리 인하 횟수 전망을 3회로 유지한 점 등을 고려해 이번 FOMC 결과를 비둘기(완화 선호)적으로 평가했다고 전했다.보고서에 따르면 해외IB 10곳 중 9곳은 오는 6월부터 연준이 금리를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 중 5곳은 연말 금리(상단)를 4.75%로 제시했다. 2곳은 4.50%, 나머지 3곳은 각각 5.00%, 4.25%, 3.25%로 예상했다.또한 국금센터는 대부분 IB들이 5월부터 대차대조표 출소 폭 감소가 시작돼 내년 1분기에는 양적긴축이 종료될 것으로 예상했다고 보고서에 적었다. 내년 2월 GDP의 22~23% 정도로 축소될 것이라는 관측이다.아울러 국금센터는 IB들이 연준에 비해 비관적인 성장을 전망했다고 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자동차 판매 등 일부 데이터를 제외하면 제조업·비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등 데이터들과 소매판매, 내구재 주문, 도매재고 등 주요 데이터들이 향후 경제활동의 둔화를 암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美 연준 6월 피벗 기대↑…한미 금리 역전폭 좁혀지나
-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한미 금리 역전폭이 8개월째 2%포인트로 지속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섯 차례 연속 정책금리를 동결하면서다. 다만 시장 예상과 달리 연준은 연중 금리를 세 차례 인하할 것이란 전망을 유지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도 통화정책 운용에 있어서 부담을 덜게 됐다.◇인플레 울퉁불퉁하지만…금리인하 3회 유지연준은 우리나라 시각으로 21일 새벽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통해 정책금리를 연 5.25~5.5%로 동결했다. 5회 연속 금리 동결로, 연준은 작년 7월 정책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올린 이후 9월, 11월, 12월, 올 2월, 3월 5회 연속 금리를 동결했다.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인플레이션 하락 경로가 정체되거나 반전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하강하고 있으며 좋은 진전을 보이고 있다”며 “지난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PCE 등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높게 나왔지만, 크게 의식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인플레이션은 ‘울퉁불퉁(bumpy)’한 여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또 파월 의장은 대차대조표 축소(양적 긴축) 속도를 늦추는 방안에 대한 논의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양적 긴축은 연준이 보유 중인 채권을 매각하거나 만기 후 재투자하지 않는 식으로 시중의 유동성을 흡수하는 방식이다. 그는 “현 시점에서 결정은 내리지 않았지만, 조만간 상당히(fairly soon) 속도를 늦추는 것이 적절하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했다.연준 이사들은 점도표(금리 전망을 점으로 표시한 도표)를 통해 내년 최종금리 수준을 4.6%로 제시했다. 이는 3개월 전 예측(4.6%)과 동일한 것으로, 올해 최소 세 차례 금리인하가 단행될 수 있음을 암시했다. 앞서 시장에선 연준이 두 차례 인하로 전망치를 바꿀 것으로 예상했지만, 올해 인하폭이 유지된 것이다.FOMC 위원 19명 중 가장 많은 9명은 올해말 기준금리 수준을 4.5~4.75%로 예상했다. 최상단인 5.0~5.25%는 2명, 5.25~5.5%는 2명이었다. 나머지 5명은 4.75~5.0%로 봤고, 1명은 최하단인 4.25~4.5%로 전망했다.다만 연준은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모두 상향조정했다.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1%로 3개월 전(1.4%)에서 대폭 상향했고,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상승률 전망치도 2.4%에서 2.6%로 높였다. 내년과 내후년 연말 정책금리 전망치도 모두 상향됐다. 내년 최종금리는 3.6%에서 3.9%로, 2026년 금리 전망은 2.9%에서 3.1%로 높였다. 장기 금리(longer run)도 2.5%에서 2.6%로 높아졌다.*미국은 금리 상단 기준, 연말은 금리 점도표상의 추정치(출처: 한국은행)◇美 6월 금리인하 기대↑시장은 FOMC 결과에 안도했다. 내년과 내후년 최종금리 전망치가 올라갔지만, 올해 금리인하 폭이 유지됐다는 점을 주목했다. 파월 의장 기자회견 직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 나스닥지수는 모두 1% 안팎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채 2년물과 10년물 금리는 각각 7.5bp, 1.1bp 가량 하락했다.시장은 오는 6월부터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을 높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패드워치에 따르면 6월 FOMC 회의에서 금리가 인하될 확률은 74.9%로 하루 전(59.2%)보다 확대됐다. 7월 인하 확률 역시 87.3%로 전날(76%)보다 높아졌다.한국은행도 이번 FOMC 결과로 부담을 덜었다. 하반기부터 금리 인하 논의에 들어갈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바꿀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한은은 5월 수정경제전망 전망치를 보고 ‘피벗’(통화정책 전환) 시점을 판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같은 결정에는 연준이 5~6월부터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시장 전망 영향이 크다. 연준이 6월 금리를 인하하면, 한은도 기존 기대처럼 7월부터 금리를 인하할 여지가 생기는 것이다.한은은 지난 14일 통화신용정책 보고서를 통해 연준 통화정책의 파급력이 과거보다 높아졌다며, 연준이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전환한다는 신호를 줄 경우 외환 부문의 부담을 덜어 한은이 독립적인 통화정책을 운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상형 한은 부총재보는 당시 기자 설명회에서 “상반기 중 금리인하는 쉽지 않고, 5월 여건변화를 고려해 하반기 중 어떻게 할 것인지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다만 연준의 내년과 내후년 최종금리가 상향되고 장기금리 역시 올라간 것은 한은 입장에서 달갑지 않다. 한은도 중장기적으로 금리 인하 속도를 더디게 가져갈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 국금센터 "韓 반도체 수출, 견조한 증가세 이어질 것"
-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이 앞으로 탄탄한 증가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반도체 가격 상승효과에 더해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HBM) 생산 호조와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 회복에 반도체 수출 호조가 이어질 것이란 판단이다.삼성전자 평택 캠퍼스 반도체 공장 내부.(사진=삼성전자)20일 국제금융센터(국금센터)는 ‘한국 반도체 수출 실적에 대한 IB평가 및 전망’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올 1~2월 반도체 수출은 각각 95억3000만달러, 100억5000만달러로 1년 전 대비 52.8%, 63.0% 증가했다. 1~2월 누적 기준으론 1년 전보다 57.9% 늘었다. 특히 1월과 2월 메모리 반도체 수출이 각각 52억7000만달러, 60억8000만달러로 전년동월대비 90.5%, 108.1% 증가하며 전체 반도체 수출 증가를 견인했다. 시스템 반도체 수출도 1월과 2월 각각 36억4000만달러, 34억2000만달러로 전년동월대비 25.5%, 27.2% 증가해 반도체 수출에 기여했다.이같은 최근의 반도체 수출 증가율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직후 글로벌 IT 기업들의 DDR5 및 데이터센터 투자 등으로 반도체 경기가 호황이었던 당시 수준을 상회한다.보고서에 따르면 해외 투자은행(IB)들은 최근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 실적이 전반적인 기대에 부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도체 가격이 반등한 작년 말부터 반도체 수출 증가 모멘텀에 대한 기대가 형성됐고, 최근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 실적은 이같은 기대에 대체로 부합한다는 것이다.출처=국제금융센터국금센터는 앞으로도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 호조가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도체 가격상승 효과에 더해 맞춤형 HBM 생산 호조, 대중국 반도체 수출회복 등에 힘입어 견조한 증가세를 보일 것이란 평가다.보고서를 집필한 김우진 국금센터 책임연구원은 “글로벌 반도체 가격은 IT 기업들의 반도체 재고 정상황 등으로 추가 상승 여력이 상당하다”며 “최근 DRAM 현물가격이 여전히 고정거래가격 대비 높은 프리미엄으로 거래되고 있어 2분기에도 추가 상승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이어 “엔비디아,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IT 기업들의 인공지능(AI) 관련 HBM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는 가운데, 낮은 수율 등으로 HBM 공급이 제한적인 상황은 한국의 반도체 수출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더욱이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맞춤형 HBM 생산 주문이 늘어나고 있는 점은 한국의 반도체 수출 증가세를 더욱 뒷받침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또 김 책임연구원은 최근 중국경제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어 대중국 반도체 수출이 늘어날 가능성도 주목했다. 올 1~2월 중국 산업생산은 전년동기대비 7.0% 증가하고, 같은 기간 고정자산투자는 제조업 주도로 전년동기대비 4.2% 늘어나면서 중국의 경기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우리나라 대중국 반도체 수출은 1월과 2월 전년동월대비 각각 44.0%, 38.7% 늘었다.
- K콘텐츠 열풍에…작년 지식재산권 수지, 사상 최대 흑자
-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BTS, 블랙핑크 등 한류 가수뿐 아니라 드라마, 웹툰 등 문화 콘텐츠가 우리나라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를 흑자로 만들었다. 지난해 지식재산권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지식재산권 무역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는 1억8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1년 만의 흑자 전환이자, 2010년 통계 집계 이래 최대 규모 흑자다.지식재산권 무역수지는 크게 산업재산권과 저작권으로 나뉜다. 저작권은 22억1000만달러 흑자로 2022년(17억4000만달러)보다 흑자폭이 커졌다. BTS, 블랙핑크 등 한류 가수의 음악과 드라마, 웹툰 등 우리나라 문화 콘텐츠가 전 세계로 뻗어 나가면서 문화예술저작권 수지가 11억달러 흑자를 기록, 연간 기준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문화예술저작권 수지는 2020년부터 4년 연속 흑자를 보이고 있다.연구개발 및 소프트웨어 저작권 수지도 11억1000만달러 흑자로 2022년(8억6000만달러)보다 흑자폭이 커졌다. 게임산업 부진에도 국내 대기업의 해외 자회사 IT 지원 등을 위한 컴퓨터 프로그램 수출이 증가한 영향이다. 컴퓨터프로그램 수지는 21억2000만달러 적자를 보였지만, 데이터베이스 수지는 31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반면 산업재산권은 18억6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2022년(-26억2000만달러)보단 적자폭이 줄었다. 산업재산권 중 특허 및 실용신안권이 7억달러 적자를 기록, 2022년(-18억5000만달러) 대비 적자폭이 크게 줄었다. 해외공장 증설, 국내제품 수요 증가 등으로 자동차, 2차전지 관련 국내 대기업의 해외 현지법인에 대한 특허 및 실용신안권 수출이 증가한 영향이다. 상표 및 프랜차이즈권 수지는 해외 라이센스 의류와 잡화 브랜드 수입이 증가하면서 11억7000만달러 적자를 보였다.문혜정 한은 경제통계국 국제수지팀장은 “문화예술 및 소프트웨어 저작권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저작권 흑자폭을 확대했고, 해외 현지법인에 대한 특허 및 실용신안권 수출이 확대되면서 산업재산권 적자폭이 축소돼 지식재산권 무역수지가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기관 형태별로 보면 국내 대기업의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는 60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연간 기준 역대 최대 흑자를 보였다. 해외 현지법인에 대한 특허권, 상표권, 소프트웨어 저작권 수출이 늘어난 영향이다. 반면 국내 중소·중견기업은 3억3000만달러 적자로 연간 기준 첫 번째로 적자를 기록했다. 컴퓨터프로그램 수입 확대에 따른 영향이다.산업별로 보면 전기전자제품 제조업은 21억1000만달러 흑자로 연간 기준 역대 최대 규모 흑자를 보였다. 자동차·트레일러 제조업은 16억5000만달러 흑자로 역시 최대폭 흑자를 보였다. 반면 정보통신업은 14억5000만달러 적자로 연간 기준 최대폭 적자를 기록했다.거래상대방별로 보면 우리나라는 중국에 25억2000만달러 흑자를 기록, 2022년(10억7000만달러) 대비 흑자폭이 확대됐다. 신재생 에너지와 2차전지 관련 특허 및 실용신안권 수출이 증가한 영향이다. 베트남에 대해서도 13억6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지만, 2022년(17억1000만달러)보다 흑자폭이 축소됐다.반면 미국에 대해선 20억9000만달러 적자를 보여 2022년(-18억2000만달러)보다 적자폭이 커졌다. 영국에 대해서도 32억3000만달러 적자를 기록, 연간 기준 역대 최대 적자 규모를 보였다. 특허 및 실용신안권, 컴퓨터프로그램 수입이 증가한 영향이다.
- 작년 온라인 결제 일평균 1.2조원 돌파…1년 새 16.5%↑
-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작년 쇼핑 등 온라인 결제액이 일평균 1조2000억원 상당으로 집계됐다. 사상 최대치다.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액도 15% 늘어 9000억원에 육박,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사진=네이버파이낸셜)18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2023년중 전자지급서비스 이용현황’에 따르면 전자지급 결제대행 서비스(PG·Payment Gateway) 이용실적은 일평균 2588만건, 1조2266억원으로 1년 전보다 각각 9.4%, 16.5% 증가했다. 2008년 통계 집계 이래 15년 연속 증가 흐름이다.PG 서비스 대부분을 차지하는 신용카드 결제대행이 온라인 거래 증가 등으로 늘어난 가운데, 가상계좌 결제대행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온라인 쇼핑 거래액 증가율은 작년 8.3%를 기록, 2022년(10.3%)보다 증가율이 소폭 둔화했지만, 증가세를 보였다. PG 일평균 이용건수와 이용금액 증가세는 2022년(8.9%, 16.4%)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신용카드 일평균 이용금액은 9610억원으로 12.0% 증가했다.가상계좌와 계좌이체는 각각 1561억4000만원, 779억2000만원으로 48.7%, 21.8% 늘어났다. 가상계좌가 큰 폭의 증가율을 보인 것은 PG사의 수익원 다변화 차원에서 배달 서비스에 대한 용역대금 결제대행 등 가상계좌 기반 관련 서비스 범위를 확대한 영향이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용역을 중개해주는 플랫폼들이 있다”며 “이런 플랫폼사들이 기존에 계좌이체를 이용했다면, 전산화된 형태로 가상계좌를 기반으로 대금을 정산하는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미리 충전한 교통카드 선불금이나 카카오페이 등 충전식 선불전자지급 서비스 이용실적도 일평균 2957만건, 1조35억원으로 전년비 각각 9.2%, 21.1% 늘어났다. 이는 전자금융업자의 간편결제와 간편송금이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데 주로 기인한다.전자금융업자의 간편결제 및 간편송금 이용금액은 1400억9000만원, 7660억6000만원으로 각각 18.2%, 25.4% 증가했다. 교통카드는 7.5% 늘어난 121억6000만원으로 집계됐다. 금융회사의 이용금액은 1.6% 감소한 345억7000만원으로 조사됐다.결제대금예치(에스크로·전자상거래에서 구매자로부터 대금을 예치 받고 물품수령 확인 과정 등을 통해 거래가 적절하게 이뤄졌는지 확인한 후 구매대금을 판매자에게 지급하는 서비스)는 일평균 1604억원으로 3.0% 증가했다. 이용건수는 8.9% 증가한 340만건으로 집계됐다.아파트 관리비, 전기·가스 요금 등과 같은 전자고지결제 서비스는 27만건, 664억원으로 각각 전기비 8.4%, 16.8% 증가했다.[이데일리 문승용 기자]비밀번호나 지문, 얼굴 등을 이용한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실적은 2735만건, 8755억원으로 전기비 각각 13.4%, 15.0% 늘어났다. 이용금액은 2022년(20.8%) 대비 증가세가 둔화했다. 제공업자별로 보면 전자금융업자가 48.9%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휴대폰 제조사 비중이 25.6%로 집계됐다. 휴대폰 제조사 비중은 △2021년 22.7% △2022년 24.3% △2023년 25.6%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간편송금 서비스는 636만건, 7768억원으로 각각 22.4%, 24.1% 증가한 것이다.
- 한국은행, 지역본부 박사급 연구인력 뽑는다
-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한국은행이 지역본부의 조사연구역량을 높이기 위해 박사급 연구인력 채용에 나섰다.사진=이데일리DB한은은 15일 박사급 연구인력을 10명 이내 채용해 지역본부에 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지원자격은 한은 조사연구업무 수행에 필요한 전공(경제학, 경영학, 통계학)의 박사학위 소지자나 취득예정자이다. 지원자는 △중부권(대전세종충남본부, 충북본부, 강원본부, 강릉본부) △경상권(부산본부, 대구경북본부, 울산본부, 경남본부, 포항본부) △전라·제주권(광주전남본부, 전북본부, 목포본부, 제주본부) 등 3개 권역 중 하나를 선택해 지원해야 한다.지역전문 박사급 연구인력 채용과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한은 채용홈페이지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지원서는 이날부터 오는 29일 중 접수할 예정이다.한은은 “지역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이슈에 대한 조사연구업무를 수행할 우수 인재 영업을 통해 한은 지역본부의 지역사회 싱크탱크로서의 역할을 더울 충실히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