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원회는 15일 산업은행을 상대로 한 국감에서 대장동사업 특혜 시비를 다룰 예정이다. 지난 2015년 3월 이뤄진 공모에 하나은행컨소시엄(성남의뜰), 산업은행컨소시엄, 메리츠증권컨소시엄이 참여했는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하나은행컨소시엄을 밀어주기 위해 산은컨소시엄이 ‘들러리’를 섰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앞서 14일 행정안전위원회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이 입수해 공개한 대장동 개발사업의 ‘사업신청자별 사업계획서 세부 평가점수’는 이 의혹을 증폭시키는 촉매제가 됐다. 자산관리회사(AMC)인 화천대유를 낀 하나은행컨소시엄이 대부분의 평가 항목에서 만점을 받으면서 압도적인 점수로 1위를 해서다. 하나은행컨소시엄은 가산점을 포함한 1010점 만점 중 994.8점을 받았고 산업은행컨소시엄은 909.6점, 메리츠증권컨소시엄은 832.2점에 그쳤다. 하나은행컨소시엄은 세부 평가항목 27개 중 26개에서 1위를 쓸었고, 만점을 받은 항목이 16개다. 사업수업능력 중 ‘대표자의 자기자본 규모’ 부문에서만 하나은행컨소시엄 30점, 산은컨소시엄 31점으로 산은컨소시엄에 1점 뒤졌을 뿐이다.
부동산 파이낸셜프로젝트(PF) 업계 관계자는 “어떻게 모든 항목이 우수하고 만점에 가까울 수 있나”라며 “1~2점 차로도 당락이 결정될 수 있는 시장인데, 이렇게 현격한 차이는 이해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
실제로 사업계획서상의 내용은 거의 같지만 점수차가 나는 항목이 눈에 띄었다. 향후 사업이 성공하지 못할 경우 공모 주체인 성남도시개발공사에 미분양 매입을 확약해달라는 요구를 할지 여부를 따진 ‘재원조달의 조건’ 부문에서 3개 컨소시엄은 모두 ‘미분양 매입확약 등 조건 없음’으로 약속했다. 산은컨소시엄은 오히려 “설립예정인 대장동자산개발(AMC), 즉 민간출자자가 매입확약하는 조건으로 공공기관의 재무적 리스크를 없애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100점이 만점인 이 항목에서 하나은행컨소는 99점, 산은컨소시엄은 95점, 메리츠컨소시엄은 97점이란 점수를 받았다.
사업자선정 과정의 특혜 의혹을 풀어줄 열쇠로 여겨졌던 채점표 공개로 의혹은 더욱 증폭됐다. 국민의힘 일각에선 하나은행컨소시엄을 밀어주기 위해 산업은행이 ‘들러리’를 섰다는 의심의 눈길도 보내는 중이다. 정무위의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 측은 “산은이 들러리를 선 정황을 확인한 만큼 사실 여부를 추궁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오는 18일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감 등에서도 사업자선정 의혹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김형동 의원은 “컨소시엄들의 사업계획서 내용이 대동소이한데도 성남의뜰(하나은행컨소)이 유독 높은 평가를 받고 최종 선정된 점을 따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