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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K 민심이반 북상할라, 민주 쇄신 예고…한국, 시너지 낼 보수통합 고민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확실한 경고장을 받았단 평가다. 국회의원 후보를 낸 통영·고성에서 자유한국당 후보에 20%포인트 이상 큰 격차로 패하고, 전북전주시라 기초의원 선거에서도 민주평화당 후보에 두자릿수(13.51%) 차로 진 까닭이다. 지난해 6.13 지방선거 때에 비하면 민심 이반이 뚜렷하다. 특히 경남에서의 대패는 21대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뼈아픈 대목일 수밖에 없다. PK(부산·울산·경남)은 내년 총선의 격전지로, 여당으로서 정국 주도권과 정책 추동력을 확보하려면 반드시 사수해야 하는 요충지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다음달 초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지도부를 새로 뽑는 등 총선을 겨냥한 전방위 쇄신작업에 착수할 가능성이 높다. 이해찬 대표는 5월 중 총선 대비용 의원워크숍 개최를 이미 지시한 상태다. 이 자리에서 다양한 쇄신책 논의가 오갈 것으로 보인다. 총선 승리를 위한 대대적인 공천 물갈이, 청와대와의 거리두기 주장도 힘을 얻을 수 있다. 야권 한 관계자는 “할 수 있는 게 인적쇄신밖에 더 있겠나. 총선 전 큰폭으로 물갈이해서 바람을 일으키려 할 것”이라며 “대통령이 인기 떨어지면 쓴소리 좀 하다가 각을 세우는 것도 매번 여당이 택했던 전략”이라고 했다.
황교안 대표도 선거 후 기자간담회에서 “당에 들어올 때 제한적인 통합을 얘기한 게 아니다”라며 “헌법가치를 같이 하는 모든 세력이 같이 하는 통합을 꿈꾸고 있다”고 보수대통합 의지를 거듭 피력했다. 다만 ‘선(先) 당 통합, 후(後) 보수 통합’이란 단계를 밟아나가겠단 구상이다. 당의 한 의원은 “인위적인 통합은 국민들 거부감만 일으킨다”며 “당 대 당 통합이 아닌 개개 인사들의 복당, 입당으로 시작해도 된다”고 했다. 내홍을 겪는 바른미래당의 이탈자, ’반문(문재인)연대‘에 공감하는 애국당 등이 총선이란 대형 이벤트 전에 제1야당인 한국당으로 흡수될 것이란 낙관어린 기대도 깔려 있다. 그렇다해도 한국당으로선 시너지를 극대화할 통합의 범위와 방법 등에서 답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란 목소리가 있다.
바른미래·평화당·정의당, 합종연횡 계산
정치권에서 더 주목하고 있는 건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의 합종연횡이다. 수면 위에서 논의되는 건 평화당(14석)과 정의당(6석)의 원내교섭단체 재구성이다. 다만 정의당의 요구에 평화당이 ‘실익 없음’을 이유로 소극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새로운 합종연횡 가능성이 열렸다. 바른미래당 내 호남 의원들과 평화당 의원들 등이 제3지대에서 만나 새로운 당을 만들기 위해 수면 아래에서 접촉면을 늘려가고 있단 얘기도 들린다. 바른정당파-국민의당파간 갈등이 극에 달한 바른미래당으로는 총선을 치를 수 없단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경우 정의당은 6석으로 회복하고도 선거제 개편에 힘을 보탤 수 없어, 군소정당이란 한계에 머물게 된다. 선거제 개편 없인 다음 총선에서도 원내교섭단체 구성이 녹록치 않아서다.
다시 눈길은 바른미래당의 최대주주인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에 쏠린다. 안 전 대표가 조기귀국해 당의 구심력 강화에 나설지, 혹은 영역 이동을 시도할지 주목된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바른미래당이 내홍을 겪으면서 평화당 의원들의 선택지가 늘어났다”며 “‘국민의당 시즌2’가 될 수도 있지만, 안 전 대표까지 함께 다시 ‘중도개혁 수권정당’ 만들기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