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단 불닭'…삼양, 2분기도 농심·오뚜기 영업익 제쳤다

삼양 2분기·상반기 실적 사상 최대
오뚜기 농심, 영업익 4.6% 18.6% 감소
라면 3사, 해외 시장 개척에 '사활'
  • 등록 2024-08-15 오전 9:13:43

    수정 2024-08-15 오전 9:13:43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국내 라면 ‘빅3’(농심·오뚜기·삼양식품)의 2분기 성적표가 엇갈렸다. 실적을 가른 요인은 해외부문 성과였다.

삼양식품(003230)은 ‘불닭볶음면’의 인기가 이어지면서 농심(004370)과 오뚜기(007310)의 영업이익을 크게 앞섰다. 앞으로도 삼양식품의 뒤를 농심과 오뚜기가 추격하는 형국이 이어질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조회수가 1억4만회를 넘어선 미국 유튜버의 불닭볶음면 먹방. (사진:Matt Stonie 유튜브 영상 캡쳐)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2분기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244억원, 894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48.7%, 영업이익은 103.2% 증가했다. 상반기로 보면 수익성 확대가 더 두드러진다.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도 사상 최대다. 삼양식품의 올해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8101억원, 169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52.6%, 149.6% 늘었다.

특히 해외매출이 전년동기대비 74.9% 증가한 3321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기준 처음으로 3000억원을 돌파했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가 차지하는 비중이 78%까지 늘었다. 2분기 해외매출은 미국시장이 견인했다. 미국법인 삼양아메리카는 주류 채널 입점 확대와 현지 내 까르보불닭볶음면 인기에 힘입어 전년동기대비 125% 증가한 7140만 달러의 매출을 달성했다.

국내 라면 업계 1위 농심은 저조한 실적을 거뒀다. 내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데다 신라면 새우깡 가격 인하 등 경영 비용 부담 증가가 악재로 작용했다. 농심의 연결기준 2분기 매출은 860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8.6% 감소한 437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실적도 매출은 전년대비 2.1% 늘어난 1조7332억원이었지만 영업이익은 10.6% 감소한 1051억원을 기록했다.

라면 3사 영업이익 (사진=이데일리)
앞서 농심은 지난해 7월 신라면과 새우깡의 출고가를 각각 4.5%, 6.9% 인하했다.

농심 관계자는 “매출 원가, 경영 비용 부담 증가와 지난해 신라면, 새우깡 등 주요 제품의 가격 인하 등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면서 “매출은 내수와 수출을 중심으로 성장해 작년보다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상반기 해외 수출액이 전년동기대비 33.6% 증가한 게 위안이 됐다.

오뚜기 역시 2분기에는 웃지 못했다.

이 회사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8592억원, 영업이익 616억원을 거뒀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0.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6% 감소한 수치다. 1분기에는 라면을 중심으로 해외 매출이 15% 성장하기도 했지만 2분기에는 크게 두드러지는 성과가 없었다. 다만 라면, 가정간편식(HMR), 소스·드레싱류 매출 증대로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했다. 매출은 1조7428억원으로 1.9%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1348억원으로 3.8% 증가했다.

라면 3사는 해외 시장 개척에 ‘올인’하고 있다. 농심은 국내에 수출전용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미국 제2공장은 올해 10월 용기면 고속라인을 추가한다. 삼양식품은 수출 능력 확대를 위해 내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밀양 2공장을 건설 중이다. 이달에는 네덜란드 노르트홀란트주에 유럽 판매법인도 설립했다. 오뚜기도 회사명 영문 표기를 기존 ‘OTTOGI’에서 ‘OTOKI’로 변경하는 등 해외시장 정조준에 나섰다. 미국, 베트남 등 해외 법인을 통한 현지 시장 공략도 강화하고 있다.

K푸드의 인기에 힘입어 라면 수출은 더욱 증가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라면 수출액은 전년동기대비 32.3% 증가한 5억 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월 1억달러의 라면을 수출한 셈이다. 성장세가 가장 가파른 시장은 미국으로, 라면 수출액 증가율이 58%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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