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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전 총리는 오는 15일 공식 입당식을 갖는다. 이어 17일 당 전국위원회에서 지도체제 등 전대 룰이 확정된 이후엔 당대표 출마를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황 전 총리와 가까운 한국당 한 중진 의원은 13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조금 늦게 결단해 애를 태운 측면이 있지만, 전당대회 출마도 뜻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며 “보수진영에서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위니 의원들이 계파색에 관계없이 많이들 도와줄 것”이라고 말했다.
황 전 총리가 전대에 등판하면 박근혜정부 내각에서 호흡을 맞췄던 유기준 정종섭 추경호 송언석 의원 등은 물론, 친박색채가 짙은 대구경북(TK) 의원들의 지원사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만큼, 당 밖에선 우파 기독교 인사들의 지지도 더해질 것이란 관측이다.
황 전 총리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이들도 있다. 당권주자인 심재철 의원은 “박근혜 정권의 최대수혜자로서 박 전 대통령이 공격당하고 탄핵소추 당할 때 어디서 뭘 했나” “당 지지율이 회복에 접어드니 무혈입성해 보스가 되려 한단 따가운 시선은 느껴지지 않나”라고 공개 비난했다. 다른 당권주자 측은 “이제와서 뜬금없이 뛰어들다니 황당하다”고 했고, 또다른 주자 측도 “기회주의자”라고 깎아내렸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박근혜 국정농단의 실질적 책임있는 종범 수준”이라면서 ‘처절한 반성과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황 전 총리 출마로 이번 전대가 계파 대결로 이어진다면 현재로선 친박계의 황 전 총리와 비박계를 대표할 오 전 시장의 구도로 짜여질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남은 주요 변수는 홍 전 대표다. 홍 전 대표는 유튜브 방송인 홍카콜라TV를 진행하고, 싱크탱크인 프리덤코리아를 출범시키는 등 최근 당밖 활동에 집중해왔다. 오는 30일 ‘당랑의 꿈’ 출판기념회를 여는 즈음엔 전대 출마 여부에 대한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그가 등판을 결정한다면 전대 구도는 다시 황 전 총리와 홍 전 대표의 대결로 재편될 수 있다.
반대로 대표와 최고위원선거를 함께 치러 득표순대로 뽑는 집단 지도체제로 바뀐다면 후보 난립의 방지턱은 낮아지게 된다. 다만 황 전 총리 등 유력 주자들이 단일 지도체제를 선호하고 있는데다 한국당 소속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전수 조사 결과에서도 ‘단일 지도체제 유지’ 의견이 우세했다.
한국당 한 관계자는 “단일 지도체제를 유지하면서 대표 권한을 조금 약화하는 방향으로 바뀌지 않겠나”라며 “다선 의원이거나 정치적 체급이 있는 인사들은 대표선거 아닌 최고위원선거로 눈을 낮추기보단 출마를 포기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