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10시 서울 송파보건소. 이모(26)씨는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부모, 남동생 등 네 가족이 함께 줄을 섰다. 영하를 밑도는 날씨에 한 시간 반가량 대기해야 한다는 안내를 들었지만 기다리기로 했다. 이씨는 “보건소가 오늘 오후1시면 문을 닫는다니 덜 붐빌 때를 기다렸다 다시 올 수도 없다”며 “모른 채로 확진되면 주위에 민폐니까 이래저래 검사 받는 게 마음 편할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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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나긴 줄에 분통을 터뜨리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회사의 지침에 따라 오는 3일 정상출근 전 음성 확인이 필요한데 동네 선별진료소가 문을 닫거나 자가진단키트를 구하지 못해 애를 먹었단 얘기들이 많았다. 공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이모(37)씨는 “회사에서 출근 전에 자가진단키트나 PCR(유전자증폭) 검사 결과를 요구해서 받으러 왔다”며 “자가진단키트를 구해보려 했지만 여기저기 수소문해보고 편의점을 뒤져도 못 구해서 여기까지 왔다”고 했다. 그는 “백신도 3차까지 다 맞았는데 회사에서 왜 그런 요구를 하는지 모르겠다”며 “추운데 한시간 넘게 떨고 있자니 화가 난다”고 했다. 서울 한 구청에서 근무 중인 박모(33)씨도 “회사에서 검사 결과를 갖고 출근하래서 왔다”며 “혼자 살고 있고, 고향도 안 다녀왔는데 왜 검사 결과를 내야 하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경기 시흥시 목감에 사는 문모(26)씨는 “주변에 문을 연 진료소가 없어서 헛걸음하고 안양까지 갔다왔다”며 “검사 받고 돌아오는데 2시간 가까이 허비한 것 같다”고 했다.
김우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해 9월 말 추석 연휴 끝나고도 신규 확진자 수가 확 늘었다”며 “확진자와 접촉했거나 가족 중에 확진자가 나왔다면 자가진단키트를 이용해 검사해볼 것을 권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무증상, 잠복기 때에 자가진단키트를 이용하면 음성이 나올 가능성이 높으므로 확진자와 접촉했다면 하루이틀 시간을 두고 자가진단키트 검사를 두 번 정도 확실히 검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