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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직접 AT&T의 타임워너 인수에 제동을 걸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AT&T의 타임워너 인수와 관련해 “미국에 좋지 않다”고 말했다고 일본경제신문(닛케이)을 비롯한 외신이 전했다. 그는 “(합병에 따른 독·과점 현상이) 소비자가격을 올릴 수 있다”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트럼프가 올 1월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공개 석상에서 AT&T-타임워너 합병 건을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다만 “소송이 시작된 만큼 관여할 순 없다”며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미 최대 통신사인 AT&T는 지난해 10월 타임워너를 854억달러(약 95조원)를 인수키로 합의하며 세계 최대 미디어 공룡의 탄생을 예고했다. AT&T는 연내 매수 절차를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타임워너는 굴지의 미디어사이지만 최근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나 온라인 상거래 기업 아마존의 프리미엄 비디오 서비스 등에 밀려 젊은 시청자 확보에 고전해 왔다. 이번 합병도 이 상황을 타개하려는 방편이다. 그러나 미 법무부가 1년 넘게 합병 승인을 내지 않았고 결국 매각 중단을 위한 법적 절차에 들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의 CNN에 대한 개인적 불만이 표출된 것을 수도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반대 여론을 따른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양대 공룡인 AT&T와 타임워너의 합병은 독·과점이 가속될 수 있다는 우려 탓에 많은 소비자단체와 소형 텔레비전 네트워크가 이를 반대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