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수출에도…에너지값 폭등에 무역수지 적자로(종합)

3월 수출 634.8억달러…통계 집계 이래 최대
수입이 수출보다 많아 무역수지는 소폭 적자
3대 에너지원 수입액, 전년比 2배 이상 늘어
1년새 유가 72%↑· LNG 200%↑· 석탄 441%↑
  • 등록 2022-04-01 오후 1:29:13

    수정 2022-04-01 오후 1:37:20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3월 우리나라의 수출이 반도체와 석유화학의 수출 호조에 힘입어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원유, 액화천연가스(LNG), 석탄 등 주요 에너지 가격 폭등 여파로 수입도 역대 최대 규모로 늘어나면서 무역수지는 한 달 만에 다시 적자로 전환됐다.

문동민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이 1일 정부세종청사 산업부 기자실에서 ‘3월 수출입 동향’을 브리핑하고 있다(사진=산업부)
반도체·석유화학 ‘쌍끌이’로 역대 최대 수출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3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 달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18.2% 증가한 634억8000만달러로 집계됐다. 무역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56년 이래 월간 기준 최대 규모다. 지금껏 최대치는 2021년 12월의 607억달러였다. 문동민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대선으로 인해 조업일수가 1일 감소하고, 우크라이나 사태 등 불확실한 대외 여건 속에도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고 강조했다.

수출은 17개월 연속 증가세, 13개월 연속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해 견고한 성장 모멘텀을 지속했다. 15개 주요 품목 중 자동차, 선박을 제외한 13개 품목의 수출이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반도체와 석유화학은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달성하며 수출 호조세를 견인했다.

반도체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확산 등에 따른 수요 증가로 지난달 131억2000만달러를 수출해 사상 처음 월간 수출 130억달러를 돌파했다. 석유화학은 자동차, 가전 등 전방산업 수요 확대와 고유가에 따른 단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54억2000만달러를 수출하며 역대 최고 실적(2021년 12월, 50억4000만달러)을 석달 만에 경신했다. 이외에 △석유제품(90.1%) △무선통신(44.5%) △디스플레이(48.4%) △컴퓨터(33.0%) △철강(26.8%) △바이오(24.2%) 등도 높은 증가세로 역대 최대 실적 경신에 힘을 보탰다.

지역별로는 중국(16.6%), 미국(19.9%), 아세안(44.4%) 등 이른바 ‘3대 시장’에 대한 수출이 모두 월간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한 것을 비롯해 일본(14.4%), 중남미(25.6%), 중동(17.4%), 인도(12.9%) 등에서도 두 자릿수대 높은 증가율을 달성했다. 반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여파로 독립국가연합(CIS)에 대한 수출은 37.7% 줄었는데, CIS 수출이 감소한 것은 13개월 만에 처음이다. 대(對) 우크라이나 수출은 95%가 감소했고, 서방의 경제제재가 강화된 러시아로의 수출도 40%가량 줄었다.

3월 수출입 실적
에너지가격 폭등에 수입도 역대 최대

지난달 수입은 전년동월대비 27.9% 증가한 636억2000만달러로, 기존 최고 기록인 지난해 12월의 611억6000만달러를 넘어섰다. 원유, LNG, 석탄 등 ‘3대 에너지원’의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이 결정적이었다. 1년새 △유가(두바이유 기준)는 배럴당 64.44달러에서 110.93달러로 △LNG(JKM 기준)는 Mmbtu당 8.26달러에서 24.81달러로 △석탄(호주산 기준)은 톤당 60.7달러에서 328달러로 각각 72%, 200%, 441%가 폭등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3대 에너지원의 수입액은 161억9000만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1년 전 수입액(77억2000만달러)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늘었다. 지난 달 에너지원별로는 △원유 83억3000만달러 △LNG 57억3000만달러 △석탄 21억2000만달러를 수입했다. 1년 전과 비교해 각각 38%, 35.6%, 10% 늘어난 것이다. 이밖에 수출 증가로 인해 납사 등 원자재, 철강제품·메모리반도체 등 중간재의 수입도 전년대비 늘었다.

역대 최대 수출 실적에도 불구하고, 수입액이 수출액을 웃돌면서 무역수지는 1억4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지난해 12월(-4억3000만달러)과 올 1월(-48억3000만달러) 두 달 연속 적자를 기록한 뒤, 2월 흑자(8억4000만달러). 3월 적자(-1억4000만달러) 등 흑자와 적자를 오가며 널뛰기를 하고 있다.

문 실장은 “최근 유례없이 급등한 에너지 가격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의 영향으로 지난달 근소한 차이로 무역적자가 발생했다”면서도 “에너지 가격 동향은 섣불리 예측할 수 없지만, 이달부터는 계절적 요인으로 인해 에너지 수입 물량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에너지 수입 감소로 4월 무역수지는 다시 흑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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