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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는 무더위로 복합쇼핑몰이 발달한 동남아에 주목한다. 우리나라 여름철이 동남아의 덥고 습한 날씨를 닮아가고 있어서다. 우리나라 여름엔 통상 6월 말~7월 말 장마가 왔다가 8월 무더운 날씨가 이어졌지만 2020년대 들어 8월에도 장마철만큼 비가 많이 오면서 동남아 우기처럼 바뀌었다. 국지성 호우도 잦아졌다.
실제 사상 처음으로 폭염 때문에 프로야구 경기가 취소됐던 지난 주말(2~4일) 롯데 잠실월드몰과 타임빌라스 수원의 식음료(F&B) 매장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이상 증가했다. 장마와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던 지난 한 달 동안 잠실 롯데월드몰, 타임빌라스 수원, 롯데몰 김포공항·광명·은평·수지 등 롯데백화점 주요 쇼핑몰의 구매 고객 수도 6월보다 10% 늘었다.
F&B만이 아니다. LF(093050)가 전개하는 ‘헤지스’는 타임빌라스 수원점의 7월 매출액이 전년동월대비 40% 증가했다. 스포츠 브랜드인 ‘리복’도 잠실 롯데월드몰, 스타필드 고양·수원 등 주요 복합쇼핑몰에서의 지난달 매출액이 같은 기간 50% 정도 성장했다. ‘바버’ 매장 매출액 1위도 복합쇼핑몰인 스타필드 수원이었다.
LF 관계자는 “가족 단위나 연인이 많이 찾는 복합쇼핑몰에 맞게 상품 구성 등을 토탈 브랜드 분위기를 체감할 수 있는 형태로 가져가면서 다양한 팬덤을 공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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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쇼핑몰 성장세에 주목하며 오프라인 유통업계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선두주자는 신세계(004170)그룹이다.
신세계는 2016년 신개념 쇼핑테마파크 ‘스타필드 하남’을 선보이면서 쇼핑·레저·힐링을 한 곳에 모은 체류형 복합쇼핑몰에 뛰어들었다. 스타필드 하남은 주말 기준 평균 10만명이 찾는 복합쇼핑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현대백화점(069960)은 다음달 부산점을 ‘커넥트 현대’로 재개장한다. ‘더현대 서울’을 잇는 지역 맞춤형·도심형 복합쇼핑몰 ‘시즌2’인 셈이다. 지난 2021년 문을 연 더현대 서울은 영업 면적 절반을 휴식 공간으로 만들고 ‘팝업의 성지’로 불릴 만큼 체험형 공간을 늘렸다. 이 덕에 더현대 서울은 3대 명품인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없이 지난해 말 단일매장 최단기 연 매출액 1조원을 돌파했다.
롯데백화점은 연초 조직 개편에서 쇼핑몰사업본부를 신설한 데 이어 올해 하반기 전략 공유회를 이례적으로 롯데백화점 수원점을 복합쇼핑몰로 재단장한 타임빌라스 수원에서 진행했을 뿐 아니라 타임빌라스 수원을 혁신 사례로 소개했다. 롯데백화점도 그만큼 융합형 쇼핑몰에 공들이고 있다는 의미다. 롯데백화점은 2026년 완공을 목표로 타임빌라스 수성·송도점 개점도 준비하고 있다. 수성점을 프리미엄 쇼핑몰로, 송도점을 리조트형 쇼핑몰로 각각 조성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지성 호우와 폭염이 이어지면서 쇼핑과 식사 등을 하면서도 공간이 탁 트인 복합쇼핑몰에서 ‘몰캉스’(쇼핑몰+바캉스)를 즐기는 고객이 늘고 있다”며 “오프라인 유통업계도 목적형 대신 체류형에 초점을 맞춰 고객에게 온라인 쇼핑으로 충족할 수 없는 서비스를 제공하려 달라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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