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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뤄진 나 원내대표의 연설 중 “북한에 대한 밑도 끝도 없는 옹호와 대변, 이제는 부끄럽다. 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달라”는 대목에서 여당 의원들의 강력한 항의로 장내 소란이 촉발되자 거듭 정숙을 주문했다.
문 의장은 거듭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그만하라” “조용히 좀 하라”고 요구했지만, 십여분 간 소란은 계속됐다. 문 의장은 소란 초반엔 “조용히 해달라, 안 들리세요”라고 점잖은 말투로 주문했고, 의장석으로 와 항의하는 여야 지도부에게도 “들어가라”고 타일렀다. 장내 정리를 요구하는 나 원내대표에게도 “발언을 계속하라, 연설을 하면 다 들린다”고 했다.
하지만 계속되는 소란 속 나 원내대표가 “본회의장은 의회 민주주의의 장이다. 대표 연설을 마칠 때까지 못 내려간다”면서 원고에도 없는 성토 발언을 이어가자 문 의장은 “진정해달라”면서 민주당 의원들과 나 원내대표 모두를 정숙하게 만들었다.
문 의장은 “품격있고 격조있게 하라. 참고 또 참아야 한다. 최종 판단은 국민이 하는 것”이라며 “청와대 스피커라고 (나더러) 얘기해도 국회의장이지만 참았다. 의회의 모든 책임을 지는 사람으로서, 영국 의회처럼 지팡이 하나 내려치면 다 조용해지는 그런 의회를 원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한국당에선 “말이 안되는 소리라도” “논란될 발언” 등 문 의장의 말에 항의했고, 나 원내대표 역시 연설을 재개하면서 “의장님 말씀 일부는 감사드리면서 일부는, 역시 또 민주당 출신 의장이란 생각이 든다”고 응수했다.
우여곡절 끝에 나 원내대표의 연설이 끝났지만, 문 의장은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 이것으로 산회를 선포한다”고 회의를 마쳤다. 문 의장은 중간에 짧게 침묵했을 뿐, 나 원내대표에 “수고하셨다” 같은 의례적 인사는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