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원장은 이날 서울 한 호텔에서 열린 생명보험사 CEO들과의 간담회에서 “국내 보험업계는 금리역마진 구조로 인한 자산운용 애로, 빅테크 등 새로운 플레이어와의 경쟁이슈 등 쉽지 않은 영업환경에 직면해 있다”고 짚었다. 이어 1990년대 일본의 자산거품 붕괴 후 발생한 생명보험사의 잇단 파산을 언급, “반면교사로 삼아 선제적 자본확충과 새로운 기회 발굴 등을 통해 위기에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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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원장은 먼저 자산운용 및 헬스케어 활성화 등을 위해 보험사의 자회사 소유와 부수업무 영위를 폭넓게 허용하고, 디지털 전환 가속화에 발맞춰 화상통화·챗봇 같은 디지털 신기술을 활용한 보험모집이 가능토록 규제를 선진화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고령화와 저출산 속에서 생보사들이 헬스케어 산업에 좀 더 역할을 할 수 있게 자회사와 관련한 법적 규제개선을 바라는 것 같았다”며 “우리도 적극적으로 검토를 해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업계는 반색했다. 생보사 한 관계자는 “고객 데이터 활용에 제약이 덜한 플랫폼 업체와 우리 생보사들 간 규제의 형평성을 맞춰달라는 지속적인 건의에 화답 받았다”며 “시장 확대 여지가 남은 헬스케어 서비스에서도 규제완화를 해준다니 어떻게 풀릴지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소비자 보호 측면에선 상품개발, 보험모집, 보험금 지급으로 이어지는 모든 단계에서 소비자 피해를 사전 예방하는 데 주안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민원 발생률, 불완전판매율 등 보험모집 단계의 소비자 보호 취약요인을 사전에 포착해 불건전 영업행위를 예방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실손보험료 인상 문제는 이날 간담회 테이블에 오르지 않았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다음달 16일 손해보험사 CEO 간담회에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