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천 받고 미투 지목당하면…” “머리 돌릴 정치인 많아”
여야 모두 예의주시하는 건 미투 파문이 지방선거에 미칠 파장이다. 최근엔 자유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에서 19대 비례대표를 지낸 이만우 전 의원의 강간치상 혐의 사건,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실 보좌관의 지난 성폭력 사건 등도 잇달아 불거졌다.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대선주자로 꼽혀온 안희정 전 지사 사건에 더해 미투 공개가 잇따르면서 지방선거 채비를 서둘러야 하는 여야 각 정당은 이미지가 훼손되고 선거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특히 우려하는 건 지방선거 후보가 미투 가해자가 돼 치명상을 입는 경우다. 야당 한 의원실 관계자는 6일 “공천 전에, 혹은 공천을 마무리한 상태에서 예비후보나 후보에 대한 미투가 터지면 곤란에 처할 수밖에 없다”며 “극히 일부가 음해성 미투를 제기해도 검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과 한국당 등은 지방선거 공천에서 ‘성범죄 이력’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겠다고 천명했지만, 이미 적발된 사건이 아니라면 검증 자체가 힘들다는 한계가 있다. 이 관계자는 “피해자가 나서지 않고 있다가, ‘저런 후보가 공직에 올라선 안 된다’며 공천 후에 미투 선언한다면 손 쓸 도리가 있겠나”고 반문했다.
“미투 운동지지? 의원님 역겹다” 국회 보좌진도 성토 대상
긴장하는 건 국회의원만이 아니다. 채이배 의원 전 보좌관처럼 국회 보좌진도 미투 고발 타깃이다.
국회의원 보좌진들의 공간인 페이스북 익명페이지 ‘여의도 옆 대나무숲’엔 이날도 미투 관련 글이 이어졌다. 미투 운동 바람이 불기 시작하던 때부터 의원은 물론 의원실의 남성 보좌관, 비서관 등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울리고 있다.
한 보좌진은 “야당 모 의원님, 여자 비서는 의원님 기분 좋으라고 있는 꽃이 아닙니다”라며 “요새도 여자 비서 얼평하시나요”라고 따졌다. “‘오늘밤 네 집에서 재워달라’는 유부남 비서관, 고백 안 받아줬다고, 다른 남자랑 연애했다고 ‘남자 없이 못사는 년’이라고 소문내는 보좌관, ‘외로우니 한번만 포옹해달라’며 사정하는 보좌관 등 각양각색 진상열전이 (국회의원)회관의 현실”이란 글도 올라왔다.
또 다른 야당 관계자는 “‘대나무숲’만 울리는 게 아니다. ‘여비서통신’이라고 부르는 비서들 대화에서 남성 보좌관, 비서관에 대한 비난과 원망이 꽤 많다고 한다”며 “의원이 아니라고 방심하다가 채이배 의원실 건처럼 터져나오면 의원실, 당에 모두 해악”이라고 했다.
여당 한 의원은 “과거엔 친근감의 표시로 여직원 등과 팔짱도 끼고 부르스도 췄지만 사회적 분위기가 이러니 조심할 수밖에 없다”며 “선거에 누가 될까 우리도 그렇고, 방 직원들한테도 조심하라고 당부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