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한앤코 첫 증인 신문…"홍 회장, 쌍방대리 인지"

[마켓인]함춘승 피에치앤컴퍼니 사장 증인 출석
쌍방자문 사실 몰랐다는 홍 측, 질문공세
증인 "홍 회장, 쌍방자문 사실 인지하고 있었다"
  • 등록 2022-06-07 오후 5:00:55

    수정 2022-06-07 오후 9:44:58

[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에게) 한앤컴퍼니(한앤코)도 김앤장을 쓴다고 분명히 말했다. 정보보안이나 실력 면에서 믿을 수 있고, 양쪽을 자문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 점도 설명했다.”

사상 초유의 ‘M&A 노쇼’ 사태를 두고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운용사 한앤코와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는 남양유업(003920)의 홍원식 회장이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쌍방자문’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제30민사부(정찬우 부장판사)는 7일 오후 한앤코가 홍 회장 등을 상대로 제기한 주식양도 소송 관련 증인 신문을 실시했다.

이번 소송은 한앤코가 지난해 홍 회장과 그 일가의 남양유업 지분 53.08%를 3107억원에 매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가 홍 회장 측의 계약 파기로 불거졌다. 홍 회장 측은 계약 과정에서 함춘승 피에이치앤컴퍼니 사장 제안으로 선임한 법률대리인 ‘김앤장 법률사무소(김앤장)’가 한앤코를 동시에 대리하고 있다는 점을 몰랐다고 주장하면서 해당 계약은 무효가 되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민법(124조)에 따르면 대리인 본인의 허락 없이 본인을 위해 자신과 법률행위를 하거나 동일한 법률행위에 관해 당사자 쌍방을 자문하지 못한다.

홍 회장 측 법률대리인(LKB앤파트너스)은 이날 함춘승 사장에게 ‘쌍방자문’과 관련해 집중적으로 질문했다. 함춘승 사장은 남양유업과 한앤코 간 경영권 거래에서 핵심 연결고리 역할을 한 인물이다.

홍 회장에게 김앤장 소속 변호사를 추천한 이유에 대해 함 사장은 “해당 딜은 보안이 중요했는데, 김앤장은 정보보안이나 실력 면에서 잘하는 곳”이라며 “20여년간 (개인적으로) 김앤장과 일해본 결과 최고로 믿을 수 있다는 판단으로 추천했다”고 답했다.

홍 회장에게 한앤코의 김앤장 선임 여부를 설명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며 “이번 딜은 서로 이해 상충 이슈가 없다고 설명했고 홍 회장은 그렇게(선임) 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매수인과 매도인의 법률자문 결정 권한을 (내게) 직접 부여한 것은 결코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번 증언은 홍 회장 측의 입장과는 사뭇 다른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홍 회장 측은 쌍방자문으로 불공정한 계약이 이뤄졌고, 체결 전까지 김앤장이 자문한다는 점을 알지 못했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대해 한앤코 측은 홍 회장 측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짚으며 “홍 회장 측이 (김앤장이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반박해왔다.

이날 법적공방을 주고 받은 남양유업과 한앤코는 오는 21일 다시 법정에서 만난다. 다음 재판에는 계약 당사자인 홍 회장과 한상원 한앤코 대표가 각각 오후 2시와 4시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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