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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가 이렇게 센데…단기적 효과 제한적”
그렇지만 전문가들은 당장 금리인하로 인한 시장의 움직임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은 이미 각종 규제로 묶여 있는데다, 정부가 민간택지까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공공분양주택에 채권입찰제 적용 등 추가 규제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여기에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계속 낮아지는 등 경기침체 우려가 커 금리인하 효과를 상쇄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금리인하로 부동산시장에 자금을 끌어당기고 주택수요를 자극할 순 있다”면서도 “시장에 가장 크게 영향 주는 게 정부의 대출 규제여서 금리 변수가 크진 않다”고 분석했다. 김 팀장은 “금리인하 자체가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단 방증이어서 부동산시장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시기가 앞당겨지긴 했지만 예상됐던 (금리)인하 조치이고, 주택 거래 시장에선 대출규제 영향이 워낙 커 구입증가로 연결되긴 어렵다”고 봤다.
특히 수도권의 매매거래량 감소폭이 컸다. 수도권 주택매매거래량은 14만2384건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39.6%, 5년 평균치보다 42.6% 각각 줄었다. 이는 2012년 12만6779건 이후 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서울의 주택매매거래량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56.0% 급감한 4만216건에 그쳤다. 이 역시 2012년 3만9334건 이후 7년 만에 최저치다. 국토부 관계자는 “서울의 경우 지난해 9·13 대책 이후 거래를 관망하는 흐름이 강해지면서 거래가 줄었다”고 말했다.
“규제망 뚫고 투기 꿈틀…시장 불안요인 될 수도”
강도 높은 규제로 전반적인 주택거래시장은 계속 냉각되겠지만, 그 틈을 비집고 여유자금은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부동산으로 계속 유입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는 시장의 불안요인으로 거래가 없는데도 강남권 중심으로 집값이 오르는 현상이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원갑 전문위원 역시 “금리 민감도가 높은 재건축·재개발, 레버리지를 많이 이용하는 투자용 부동산, 대출의존도가 높은 신혼부부 등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중소형아파트 등은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고 봤다. 박 위원은 “다만 일본의 무역보복, 미국과 중국간의 무역분쟁 등으로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낮아지고 있어 무리한 투자시 리스크가 클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함 랩장도 “정부가 주택시장을 누르면서 시중자금은 상가나 오피스텔, 오피스 등 수익형부동산으로 전이될 수 있다”면서 “다만 수익형부동산은 공급과잉 상태인데다 최저시급 인상 등으로 수익률이 저조할 수 있다”고 봤다.
결국 지역간 주택시장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김규정 연구위원은 “하반기 추가 금리인하가 예측될 정도로 경기가 더 안좋아질 것이란 분위기여서 이미 부동산시장이 좋지 않은 지방, 미분양 시장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투자가치가 높은 재건축, 활성화된 상권 등에 투자쏠림이 이뤄져 지역간 양극화가 극명해지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