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총서 계파갈등만 폭발… 수렁에 빠진 한국당

21일 ‘혁신안’ 논의 위한 의총, 결론 못내고…친박 vs 비박 격돌
‘목을 친다!’ 메모 박성중, 해명에도 뭇매
김성태 “계파갈등·분열행위, 직을 걸고 용납지 않겠다” 경고
김진태 등은 김성태에 사퇴 요구…“홍준표 없다고 나설 땐가”
  • 등록 2018-06-21 오후 5:05:45

    수정 2018-06-21 오후 5:05:45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참석해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의 모두발언을 듣고 있다.(사진=뉴시스)
[이데일리 김미영 임현영 기자] 6.13 지방선거참패 수습에 나서려던 자유한국당이 외려 해묵은 계파 갈등 폭발상황에 직면했다.

한국당은 21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선거 참패 후 중앙당 해체, 전권 부여한 외부혁신비대상대책위 구성 등 김성태 대표권한대행의 혁신안에 대한 의견을 모으려 했지만 실패했다.

대신 5시간 넘는 마라톤 의총은 구주류인 친박근혜계와 신주류인 비박근혜계간 계파 갈등으로 얼룩졌다.

지난 19일 언론에 보도된 비박계이자 복당파인 박성중 의원의 메모가 갈등 폭발의 도화선이 됐다. 복당파 모임 중 작성된 박 의원의 메모엔 ‘친박·비박 싸움 격화’, ‘친박 핵심 모인다’, ‘세력화가 필요하다. 목을 친다!’ 등의 내용과 일부 친박 의원들 이름이 담겨 있었다.

박 의원은 의총 공개발언을 저지당한 뒤 비공개발언을 통해 “여러 의원들의 발언을 메모한 것이고 ‘목을 친다’는 부분은 친박계가 비박계의 목을 칠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적은 것”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장우, 김진태 의원 등 메모에 등장한 친박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박 의원에 대한 징계, 출당 요구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계파 갈등 조장’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친박계 화살은 김성태 권한대행으로까지 향했다. 심재철, 김진태 의원 등은 선거 참패 책임, 독단적인 혁신안 발표 등을 문제 삼아 김 대행의 사퇴를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김진태 의원은 “선거에서 그렇게 졌는데, 물러나는 게 당연한 게 아닌가. 홍준표 전 대표나 김성태 원내대표나 거기서 거기인데 홍 전 대표가 없으니 이제 내가 해보겠다고 나설 때가 아니다”라고 김 대행 면전에서 목소리를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비박계이자 복당파 핵심인사인 김무성 전 대표에 대한 탈당 요구도 일각에서 제기됐다는 후문이다.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의원이 탈당을 선언한 만큼, 비박계 좌장격인 김무성 전 대표도 당을 떠나 계파갈등의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김 대행은 의총 뒤 기자들과 만나 사퇴 요구설에 “그런 목소리도 있었지만 당이 혼돈에 빠지지 않고 쇄신과 변화 통해 흐트러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며 “당내갈등을 유발하고 당내 분열이 닥치는 행위는 어떤 경우도 더이상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 대행은 의총 모두발언에서도 “계파갈등으로 분열하고 싸우는 건 제 직을 걸고 용납치 않겠다. 만일 싸우자면 이번에야말로 끝장을 볼 것”이라고 했지만, 의총 내내 갈등만 노출하고 사퇴 요구까지 받으면서 리더십에 타격을 입게 됐다는 평가다.

더군다나 김 대행이 내놓은 혁신안은 ‘절차적 정당성’을 꼬집는 의원들로부터 비판이 집중됐다. 당연히 의총 추인 등의 결론은 맺지 못했다. 한 수도권 중진 의원은 “당원에게도 묻지 않고, 국회의원끼리도 합의나 논의된 게 아닌데 원내대표가 입장을 발표한 데 비판이 많았다”며 “옳고 그름을 떠나서 민주적 절차가 부족했다”고 했다. 중앙당 슬림화 및 해체 구상을 두고도 “그게 무슨 혁신인가, 중앙당이 축소 안돼서 우리 당에 이런 일이 생긴 게 아니란 지적이 있었다”고 했다.

재선의 한 의원은 “(갈등이) 폭발한 것이다. 고름이 안 곯길 바랐는데 터져버렸다”며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탈당을 선언한 서청원 의원은 이날 의총장에 나와 ‘신상발언’을 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결국 나타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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