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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5시간 넘는 마라톤 의총은 구주류인 친박근혜계와 신주류인 비박근혜계간 계파 갈등으로 얼룩졌다.
지난 19일 언론에 보도된 비박계이자 복당파인 박성중 의원의 메모가 갈등 폭발의 도화선이 됐다. 복당파 모임 중 작성된 박 의원의 메모엔 ‘친박·비박 싸움 격화’, ‘친박 핵심 모인다’, ‘세력화가 필요하다. 목을 친다!’ 등의 내용과 일부 친박 의원들 이름이 담겨 있었다.
박 의원은 의총에서 공개발언을 저지당한 뒤 비공개발언을 통해 “여러 의원들의 발언을 메모한 것이고 ‘목을 친다’는 부분은 친박계가 비박계의 목을 칠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적은 것”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장우, 김진태 의원 등 메모에 등장한 친박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박 의원에 대한 징계, 출당 요구까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계파 갈등 조장’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김 대행은 의총 뒤 기자들과 만나 사퇴 요구설에 “그런 목소리도 있었지만 당이 혼돈에 빠지지 않고 쇄신과 변화 통해 흐트러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며 “당내갈등을 유발하고 분열을 조장하는 행위는 어떤 경우도 더이상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 대행은 의총 모두발언에서도 “계파갈등으로 분열하고 싸우는 건 제 직을 걸고 용납치 않겠다. 만일 싸우자면 이번에야말로 끝장을 볼 것”이라고 했지만, 의총 내내 갈등만 노출하고 사퇴 요구까지 받으면서 리더십에 타격을 입게 됐다는 평가다.
바른미래당은 한국당보단 상대적으로 상황이 나은 편이다. 하지만 전날 워크숍의 결과로 발표한 ‘합의문’ 문구로, 국민의당파와 바른정당파 간 이념노선 갈등이 재연되는 양상이다. 합의문엔 이전에 없던 ‘합리적 진보’라는 문구가 추가돼 논란을 불렀다. 안철수·유승민 전 대표는 지난 1월 발표한 통합선언문에서 “합리적 중도와 건전한 개혁보수의 결합”으로 당의 정체성을 규정했음에도, 이번 워크숍을 거치며 ‘중도’가 ‘진보’로 수정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서울시장에 출마했다 패배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이날 새벽 귀국해 당 안팎 관심이 쏠린다. 안 전 대표는 선거 다음날인 15일 딸 설희씨의 스탠퍼드대 박사과정 졸업식 참석 차 미국으로 출국했다.당 내부에선 안 전 대표의 ‘정계은퇴’를 두고 의견이 갈린다. 대선에 이어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3위로 패배하는 등 기대 이하 성적을 낸 만큼 어떤식으로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워크숍에서 발제를 맡은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안철수 전 대표가 당의 최대 리스크”라며 정계은퇴를 적극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안 전 대표의 정치적 역할이 아직 남았다”며 당 내 정치적 자산을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