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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위는 이날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등 청와대 인사들이 출석한 가운데 전체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한국당은 특히 황 전 청장이 이임식 후 이데일리와 가진 인터뷰에서 ”(윗선) 말을 잘 들었던 편은 아니었다“ “통계가 정치적 도구가 되지 않도록 심혈을 기울였다”고 밝힌 대목을 문제 삼아 청와대를 맹공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황 전 청장이 인터뷰에서 ‘윗선 말을 잘 안들었다’고 했는데, 윗선이 누구인가”라면서 “왜 황 전 청장을 전격 경질했나”라고 따졌다.
임종석 실장은 “황 전 청장을 잘 모른다. 저도 장하성 실장도 통화한 적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통계청장을 포함한 차관급 인사는 과거 정부처럼 집권 2기 정기국회 전 단행하는 정기인사 성격으로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임 실장은 “과거 정부에서 차관 임기가 14개월께였지만, 이번 인사로 차관급 인사 임기가 3개월여 적은 건 지난 정부의 불미스러운 일로 인수시점이 변했기 때문이지 특정한 정치적 고려나 사건 때문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같은 당 성일종 의원은 “황 전 청장 임명 당시엔 발탁 배경으로 ‘개혁 성향의 경제학자로서 소득주도성장 지원의 적임자’라고 하지 않았나”라면서 “강신욱 신임 청장이 통계 전문가인가, 황 전 청장보다 나은 이유를 설명해보라”고 몰아붙였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청와대 엄호에 나섰다. 박경미 의원은 “인사권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임에도 한국당이 전형적인 인사권 침해를 하고 있어 유감”이라고 한 뒤,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 소득통계 결과에 신뢰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사교육비 조사만 해도 교육부에서 4만명을 샘플링 조사하는데 통계청에선 표본 수를 늘려도 8000명뿐으로, 충분한 표본 수라 보기 어렵다”며 “국가기관에서 한 조사이지만, 추세를 보는 참고자료로 삼아야지 절대 진리인양 한국 전체가 들썩할 일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득주도성장을 둘러싼 공방도 이어졌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처음에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방향은 잘 잡았다고 본다”면서도 “54조원을 쏟아붓고 취업자수가 5000명에 불과하다. 올 연말되면 나아지는 건가”라고 캐물었다.
우려의 목소리는 여당에서도 나왔다. 김병욱 민주당 의원은 “국민들은 당장 자기 삶을 걱정하고 삶이 나아지느냐로 판단한다”며 “경제정책 패러다임 전환기에 와 있다고 설명해도 국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별개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장 실장은 “고용지표나 소득분배지표가 매우 좋지 않아 송구하다”며 “정책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국민의 고통을 덜어드리겠다”고 했다.
정의당에선 정부 정책을 두둔하기도 했다. 윤소하 의원은 “정치적 공세가 어찌됐든 고용동향을 국민에게 제대로 설명해야 한다”며 “시작한지 얼마나 됐다고, 소득주도 성장이 몇개월만에 성과를 낼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장하성 실장은 “최저임금이 고용에 영향을 미친 부분은 단기간 노동자에게 있지, 이번 고용문제의 모든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면서 “최저임금 영향이 아닌 고용이 주는 영향도 있는데 국민들에게 잘 설명 드리지 못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