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흑기는 끝날 것…서울국제음악제로 희망 가져가길"

'2020 서울국제음악제' 오는 23일 개막
류재준 총감독 "코로나 시대에 위로 담아"
행사 규모 줄인 대신 대면 공연 준비
23일~내달 1일 예술의전당·롯데콘서트홀 등
  • 등록 2020-10-08 오후 5:08:22

    수정 2020-10-08 오후 5:08:22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암흑 같은 시기는 언젠가 지나가고 또 다른 시대를 맞을 겁니다. 서울국제음악제에서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연주를 듣고 공감하고 나아가 희망을 갖길 바랍니다.”

오는 23일 ‘2020 서울국제음악제’ 개막을 앞두고 류재준 서울국제음악제 총감독이 밝힌 소감이다. 류 감독과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 성악가 사무엘 윤은 8일 서울 용산구 일신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공연이 코로나19로 힘든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올해 ‘서울국제음악제’는 오는 23일부터 11월 1일까지 총 4회에 걸쳐 ‘위대한 작곡가들’을 주제로 문을 연다. 올해 탄생 250주년인 베토벤을 비롯해 바로크와 낭만주의, 모더니즘과 현대를 망라하는 작곡가들의 작품을 예술의전당, 롯데콘서트홀 등에서 펼친다.

공연은 모두 관객과의 대면 공연으로 진행한다. 류 감독은 “고민이 많았지만 비대면 공연은 공연장에서 눈과 눈의 대화나 순간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것들이 희생될 수밖에 없어 대면 공연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류 감독은 음악제를 열 수 있어서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 시기에 축제를 만드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의문과 함께 부담과 아픔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3년 전부터 올해 축제를 준비해왔지만 코로나19로 해외에 있는 연주자들이 불참하게 된 점도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어려운 상황에서 열리는 만큼 새로운 시도나 변화도 선보인다. 오는 30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연주하는 베토벤 교향곡 제6번 오케스트라 연주는 베토벤 시대의 무대를 재연한다. 류 감독은 “베토벤이 초연했던 오케스트라 배치와 규모로 연주할 계획”이라며 “당시와 지금의 악기 배치가 많이 달라서 연주하기도 까다롭지만 입체감이 굉장히 살아난 무대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백주영은 이번 공연에서 까다롭기로 유명한 베토벤의 현악 5중주를 연주하게 돼 떨리면서도 설렌다고 말했다. 그는 “듣기엔 안 어렵지만 연주하기엔 굉장히 까다롭고 어려운 현악 5중주를 이번 음악제에서 연주할 수 있게돼 기대된다”고 말했다. 4회 공연에 모두 참여하는 그는 “음악제 규모도 줄었어도 대면 공연을 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덧붙였다.

사무엘 윤은 베토벤 오페라 ‘피델리오’를 선보이다. 그는 “오페라 가수로서 대부분 독일어로 음악 활동을 하는데 ‘피델리오’는 영국적인 요소를 넣어 어렵다”며 “외국인이 한국에서 와서 판소리를 하는 꼴”이라고 말했다. 또한 “2~3년마다 ‘피델리오’를 공연하며 초심을 찾는다”며 “오페라극장이 아닌 콘서트홀에서 공연하는만큼 감정을 전달할지 더 많이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류재준(왼쪽부터) 서울국제음악제 총감독과 바이올니시트 백주영, 성악가 사무엘 윤이 8일 서울 용산구 일신홀에서 열린 ‘2020 서울국제음악제’ 기자간담회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김은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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