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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는 매각 과정에서 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KDBI)가 정상적인 절차를 위반하고 재입찰을 진행, 중흥건설의 인수가격을 본입찰 당시 2조3000억원에서 2조1000억원으로 낮춰 회사에 약 2000억원의 손실을 입혔다고 주장했다. 입찰가격을 조정을 ‘배임’이라 규정한 노조는 법리 검토를 거쳐 산업은행과 KDBI 관련 책임자를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우건설 노조의 반발은 예상된 수순이었다. 대우건설은 작년 기준 시공능력평가에서 업계 6위 대형건설사인데, 중견 건설사인 중흥토건(15위)‘중흥건설(35위)에 매각된다는 점부터 내부 반응이 좋지 않았다. 여기에 매각 과정에서의 인수가 조정은 성난 분위기에 기름을 부은 격이었다.
산은이 자체적으로 벌이고 있는 매각 과정 조사도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산은이 자회사인 KDBI를 직접 조사하는 ‘셀프 검증’인 만큼, 엄정한 검증을 기대할 수 없단 게 정치권 일부와 대우건설 노조 측 시각이다. 특히 산은과 금융위원회는 감독권한이 있는 국회의 자료제출 요구에도 응하고 있지 않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재옥 의원은 최근 금융위원회에 대우건설 매각과 관련한 입찰 제안서, 중흥건설의 수정 제안서, 중흥건설 및 DS네트웍스가 제출한 입찰 관련 서류 등 문서들을 제출하라고 했지만, 금융위는 “비밀유지조항 및 현재 진행되고 있는 M&A 협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제출이 불가하다”고 거부했다. 정무위 한 관계자는 “자회사를 조사하면서 대외비라고 꽁꽁숨기면 나중에 조사 결과를 누가 어떻게 믿을 수 있나”라며 “낙장불입 원칙을 다 깨놓고, 명분을 주려고 조사하는 셀프검증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HMM 매각 때 또다시 이런 일이 벌이지지 말란 법 없다”며 “논란이 쉬이 가라앉지 않고 가을 국정감사까지 계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