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전대, ‘20억’ 썼다는데…효과는 ‘글쎄’

김용태 전 사무총장 “큰 적자 났다” 한숨
후보들 기탁금, 불출마 이어져 7억4000만원뿐
1만7천명 참여 현장투표 위해 선관위 위탁비 8억원 등 지출
“당 안팎 악재 겹쳐… 들인 돈에 비하면 아쉬워”
  • 등록 2019-02-28 오후 5:13:31

    수정 2019-02-28 오후 5:13:31

27일 한국당 전대에서 당선된 황교안 신임 대표(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자유한국당이 2.27 전당대회를 치르면서 20억원 넘는 돈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으로 전락한 뒤 가뜩이나 곳간 사정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적자 전대’로 재정난이 심화된 것이다. 그럼에도 2차 북미정상회담에 묻히고, 5.18 망언·태극기부대 논란으로 점철되는 등 전대 효과는 기대에 못 미친단 평가가 나온다.

새 지도부 선출로 직을 내려놓은 김용태 전 사무총장은 28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20억원 넘게 썼다. 큰 적자가 났다”고 한숨을 쉬었다.

가장 큰 규모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료로 지불한 8억원이다. 한국당은 지난 24일 하루 동안 전국 253개 시군구에서 당원을 대상으로 현장투표를 벌였는데, 이 때 투표소를 확보하고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선관위 힘을 빌리면서 낸 돈이다. 그러나 전날 이뤄진 모바일투표의 투표율이 20.57%에 달했던 것과 달리, 현장투표율은 5.88%에 그쳤다. 투표수는 1만7428명이었다.

김용태 전 총장은 “쓸 데 없는 건 아니지만, 이만큼의 투표율을 제고하기 위해 8억원을 들인 건 과했다”며 “선관위 직원만 나온 게 아니라 우리 직원들도 파견을 보내 출장비 등도 들었는데 이런 방식은 새 지도부에서 시대에 맞게 합리적인 개선안을 내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외에 4차례의 권역별 합동연설회와 전대 당일 일산 킨텍스 행사장 대관료, 일반 국민 여론조사 비용, 기존 2회에서 6회까지 늘린 TV토론회 등에 적잖은 돈이 들어갔다고 한다.

씀씀이를 줄이기 위한 고육지책도 있었다. 일례로 전대날 대의원 참여의 편의를 돕기 위해 제공하던 차량 대절비의 중앙당 지원을 끊었다. 한 당직자는 “지역마다 다르지만 한 당협에 60만~80만원씩 든다. 전국적으로 따지면 2억원에 달한다”고 했고, 다른 관계자는 “당의 취약지역인 호남과 제주엔 그대로 보조했고 다른 지역들은 시도당 차원에서 해결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전대 적자가 늘어난 데엔 출마를 저울질하다 불출마로 돌아선 이들의 영향이 적잖다. 한국당은 당초 당대표 8명(1억원씩 총 8억원), 최고위원 10명(5000만원씩 총 5억원), 청년 최고위원 3명(1000만원씩 총 3000만원)이 후보 등록을 하리라 보고 13억3000만원의 기탁금 수입을 예상했다. 하지만 대표출마를 선언했던 홍준표 전 대표, 심재철, 정우택, 안상수, 주호영 의원 등이 불출마로 돌아서면서 큰 구멍이 났다. 기탁금은 대표선거 3억원, 최고위원선거 4억원, 청년최고위원선거 4000만원으로 총 7억4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이들이 2차 북미정상회담과 겹친 전대 일자 변경과 함께 요구했던 TV토론회 확대만 관철되면서 수입은 줄고, 지출만 늘어나는 결과가 됐다.

김 전 총장은 “재정문제가 숨겨서 될 문제도 아니잖나. 후임 사무총장에도 각별히 당부하려 한다”며 “제가 지출을 워낙 많이 줄여놔서 더 줄이기도 어려운 상황이긴 하다”고 토로했다.

한편 당의 한 관계자는 “탄핵과 대선, 지방선거 후에 당이 너무 침체돼 있었으니 분위기를 좀 띄우고 응집력을 높이기 위해 규모 있는 전대를 열어야 한단 얘기들이 있었다”면서도 “당대표선거 결과가 일찌감치 예상돼 김이 빠진데다 당 안팎 악재도 겹쳐서 들인 돈에 비하면 아쉽긴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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