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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평양 처음 와서 ‘한민족’ 느껴” vs 리용남 “여러 측면서 유명 인물이던데”
김 위원장의 부인으로 4.27 1차 정상회담 당시 방남해 우리 국민에게도 친숙한 리설주 여사는 남측 인사들에 살갑게 대하면서 재치있는 말들도 건넸다. 리 여사는 18일 옥류 아동병원 방문 때 마술사인 최현우 씨로부터 ‘요술사’란 소개를 받자 “제가 없어지나요?”라고 되물어 좌중에서 웃음이 터졌다.
리 여사는 19일 옥류관 오찬 때엔 4월 판문점 만찬의 추억을 더듬었다. 김 위원장이 직접 옥류관 냉면을 공수해갔던 때였다. 리 여사는 유홍준 국민대 교수에게 “판문점 연회에서 옥류관 국수를 올린 이후로 우리나라 찾아오는 외국손님들이 다 랭면 소리하면서 랭면 달라고 한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남한에 남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언급, “너무 맛있다고 두 그릇을 뚝딱... 오늘 못 오셔서 섭섭하다. 오셨으면 정말 좋아하셨을텐데”라고 말해 눈길을 샀다.
재계 1위 삼성의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의 말들도 화제가 됐다. 이 부회장은 18일 리용남 북한 내각부총리와 만나 “평양은 처음 와 봤다. 마음에 벽이 있었는데 이렇게 직접 보고 경험하며 ‘이게 한민족이구나’ 느꼈다”면서 “우연히 보니 평양역 건너편에 새로 지은 건물에 ‘과학중심 인재중심’이라 쓰여 있었다. 삼성의 기본경영 철학이 ‘기술중심 인재중심’”이라고 말했다. 첫 평양 방문에서 얻은 북한과의 친밀감 표현이었다.
1928년생으로, 요동쳐온 한반도 역사를 몸소 겪었고 남북 정권 변천사를 지켜봐온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우리 정당 대표들을 만나 남긴 말도 인상 깊다. 김 위원장은 19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정동영 민주평화당, 이정미 정의당 대표와의 만수대의사당 면담에서 “1년 전에 뵀을 때나 지금이나 같다”는 정 대표의 인사에 “(정동영) 선생 모습이나 리해찬 선생 모습이나 마찬가지”라며 “우리 통일의 위업을 성취할 때까지는 영원한 이 모습대로 고저(그저) 활기 있게 싸워 나자”고 힘줘 말했다. 이어 “우리가 모두 졸장부가 돼서야 되겠나. 대장부가 되자”고 강조했다.
‘노쇼 논란’ 야기한 3당 대표 “산만해지니까”…북측은 회담날짜 ‘오기’
이 대표는 여기에다 김 위원장에게 “2000년 6·15 정상회담과 노무현 대통령 때까지도 잘나가다 우리가 정권을 빼앗기는 바람에 지난 11년 동안 남북 관계가 단절돼 여러 손실을 봤다”는 말을 한 것으로 정해져, 보수야당의 반발을 샀다.
회담 시작 하루 전 이뤄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발목이 잡힌 정경두 후보자 대신 방북한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20일 오전 백두산 천지에서의 ‘과격’ 발언이 입방아에 올랐다. 송 장관은 서울 답방을 약속한 김 위원장의 한라산 등반 얘기가 화제에 오르자 “한라산 정상에 헬기 패드를 만들겠다. 우리 해병대 1개 연대를 시켜서 만들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퇴임을 코앞에 둔 장관의 농담인지 진담인지 모를 말에 주변인사들은 모두 웃었다.
말 아닌 ‘활자’ 때문에 벌어진 해프닝도 있었다. 문 대통령은 19일 숙소인 백화원 정원에 모감주나무로 기념식수 행사를 가졌는데, 나무심기가 끝난 뒤 모습을 드러낸 표지석에 ‘평양 방문을 기념하여 2018. 9. 18 - 21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이라고 새겨져 있었던 것. 정상회담 날짜가 18~20일이므로 날짜 ‘오자’가 나온 것이다. 청와대는 “표지석을 준비한 북측에서 잘못 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