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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당장 돌아가실 거라곤 전혀 생각하지 못했었요.” 지난 8일 하늘의 별이 된 고(故) 송해의 최측근으로 통했던 ㈜추억을파는극장 김은주 대표는 최근 이데일리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송해와의 마지막 만남 순간을 돌아보며 이 같이 말했다.
“사망 전날 오후에 자주 가시던 식당에서 함께 된장찌개를 먹었어요. 식사를 마친 뒤 ‘차 불러드릴까요?’ 하니 그날따라 ‘왜 자꾸 날 보내려고 하냐. 집에 가기 싫다. 조금만 더 있다 가자’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더 하셨죠. 그러다가 속이 안 좋다고 하셔서 꿀물을 타드렸고, 꿀물을 다 드시고 나서야 집에 가셨고요. 그 뒤로 다시 전화하셔서 ‘내일은 뭘 먹을까?’ 하시던 기억이 아직도 선해요.”
김 대표는 송해가 세상을 떠나기 전 건강 상태와 관련한 온라인상 가짜뉴스 탓에 마음이 편치 않았다고도 했다. 지금도 송해가 대수술을 받아 식물인간 상태에 빠져 있었다는 괴소설 수준의 가짜뉴스 영상이 유튜브를 비롯한 각종 온라인상에 떠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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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6월쯤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뒤 체중이 급격히 빠지셨어요. 백신을 맞고 나서 1시간 정도 지난 이후에 설사를 엄청 하셨고 온몸이 얼음덩이처럼 차가워지기도 하셨죠. 당시 병원에서 설사 증상을 잡고 퇴원하긴 했는데 그 이후로 소화 기능에 문제가 생겨 10kg 이상 빠지셨어요. 상의 사이즈는 105~110에서 90~95로 하의 사이즈는 38에서 33으로 줄었을 정도죠. 그래도 작년 연말에 실버영화관에서 열린 행사 사회를 거뜬히 보실 정도로 건강에 큰 문제는 없으셨어요.”
송해는 지난달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 대중의 걱정을 사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최근 들어 전립선 쪽 건강 문제가 잘 잡히지 않아서 3일 정도 입원하셨다가 외래진료를 이어가면 된다는 진단을 받고 퇴원하셨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해는 자택 화장실에서 쓰러진 채 발견된 이후 끝내 눈을 뜨지 못했다. 김 대표는 “전립선으로 고생하시는 분들은 새벽에 3~4번 정도 화장실을 가신다. 아마도 선생님이 화장실에 가시다가 미끄러지셔서 못 일어나신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렇게 떠나실 분이 절대 아니셨는데 많이 안타깝다. 얼마나 속상해 하면서 떠나셨을지, 마지막 순간에 많이 고통스러워 하셨을 것 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 대표는 송해의 죽음이 낙상 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더 많은 이들을 살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선생님은 항상 메시지를 던지는 분이셨어요. 개인적으로 마지막 순간까지도 세상에 메시지를 던지신 게 아닌가 싶어요. 어르신들이 있는 집의 화장실이나 침실에 미끄럼방지 매트와 비상벨을 설치해줘야 한다는 메시지요. 고 이주일 선생님의 죽음이 폐암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듯이, 선생님의 죽음이 어르신들의 낙상 사고 예방을 위한 움직임을 활발하게 만들어주는 계기가 됐으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