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자는 '농업 반도체'…유전자원 수집·신품종 분양 앞장"

FTA 20년, 세계 시장에 도전장 내민 K-농식품]⑥
한범수 농업유전자원센터 농업연구관 인터뷰
“종자 경쟁력에 우수한 종자 확보 필수적”
‘윈터프린스’·‘흑하랑’ 등 신품종 개발 사례도
  • 등록 2023-07-27 오전 5:00:00

    수정 2023-07-27 오전 5:00:00

[전주(전북)=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먹거리 분야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산업인 종자산업은 농업분야의 ‘반도체’라 불린다. 반도체 없는 제조업을 상상할 수 없듯 종자 없는 농업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식량안보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면서 전 세계는 우수한 종자 확보를 위한 ‘종자전쟁’을 벌이고 있다. 한범수 농업유전자원센터 농업연구관은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종자전쟁에서 국제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선 다양한 종자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한범수 농업유전자원센터 농업연구관이 강남콩 유전자원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전 세계는 다양한 종자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종자는 먹거리 생산의 기본이 될 뿐만 아니라 교배를 통해 우수한 신품종 개발, 의약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초 재료로 사용되는 중요한 자산이기 때문이다. 실제 세계 종자 시장 점유율이 가장 큰 미국, 중국은 종자 보유수도 세계 1, 3위 수준이다. 전북 전주에 위치한 농업유전자원센터는 종자를 수집·보존·특성평가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연구기관에 분양을 해주는 은행 역할도 한다. 한 연구관은 “매년 약 1000개의 신규 자원이 입고되고, 약 2만 개의 자원이 연구·개발을 위해 센터 밖으로 분양된다”고 설명했다.

아직까지 국내 종자 시장 규모는 7367억원(2020년 기준)으로 세계 시장 점유율은 1.4%에 그친다. 하지만 센터가 보유 중인 종자는 24만 9863자원(1월 기준)으로 세계 5위 수준으로 올라왔다. 미국, 러시아 등이 100년 이상 자원수집을 해온 걸 고려하면 빠르게 따라잡았다는 평가다. 내년에는 세계채소센터(Worldveg)의 모든 종자가 센터에서 중복 보존되기도 한다.

한 연구관은 “1987년 농업유전자원센터의 전신인 종자은행이 처음 설립됐을 때만 해도 직원 1~2명에 보유 종자수도 현재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며 “지난 국제기구 등과 협력을 해온 결과로 종자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기초 체력은 이제 어느정도 갖춘 셈”이라고 평가했다.

국내에 보유한 유전자원 수가 늘어나면서 이를 활용한 신품종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2021년 기준 센터의 농업유전자원을 활용해 신품종을 출원한 횟수는 63건, 등록한 횟수는 118건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감귤연구소에서 개발한 국산 감귤 품종 ‘윈터프린스’가 있다. 한 연구관은 “지금껏 국내에서 생산하는 귤은 대부분 외국 품종이었는데, 유전자원을 활용해 국산 품종을 개발한 것”이라며 “일반 감귤보다 당도도 더 높고 재배하기도 편해 시장에서 반응이 좋다. 지난 2월에는 싱가포르에 수출됐다”고 언급했다.

센터는 우수한 육종 소재를 선발해 시장에 소개하기 위해 매년 ‘유전자원 현장평가회’ 개최하고 있다. 병에 강하거나 시장선호도가 높은 품종, 야생종 등 다양한 유전자원을 선발한다. 그는 “전남도농업기술원이 토종 상추를 활용해 육성한 상추 ‘흑하랑’은 정신 건강과 수면 효과가 있는 락투신 성분이 일반 상추보다 124배 많아 청년 불면증 치료제 등 신의약 산업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육종회사 등 산업체를 대상으로 수요자들이 요구하는 자원을 조사하고, 국제협력을 통해 수출이 금지되거나 도입이 곤란한 자원을 확보해 분양하고 있기도 하다. 한 연구관은 “앞으로도 세계 각국 종자은행과 협력해 수요자가 원하는 유전자원을 지속 도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작지원 2023년 FTA이행지원 교육홍보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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