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16강' 도와준 가나…"'우루과이 못 가게 막자' 이야기"

가나, 우루과이 16강 진출 막으려 '시간끌기'
2010 남아공월드컵서 수아레스 '나쁜 손'에 탈락
대통령도 "우루과이 복수 12년 동안 기다렸다"
  • 등록 2022-12-03 오후 7:03:31

    수정 2022-12-03 오후 7:03:31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12년 만에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16강에 진출한 한국 축구대표팀의 숨은 조력자는 가나였다.

3일(한국시간) 한국 축구대표팀은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조별리그 H조 최종전에서 포르투갈을 2-1로 꺾었다.

하지만 경기 승리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은 같은 시간에 진행된 가나와 우루과이전을 초조한 마음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2-0으로 이기고 있던 우루과이가 만약 1골을 더 넣는다면 한국팀 대신 16강에 진출하기 때문이었다.

사실상 16강 진출 가능성이 사라진 가나였지만, 가나는 이날 경기에서도 끝까지 우루과이를 물고 늘어지면서 실점을 막았다.

카타르월드컵 H조 3차전 가나와 우루과이의 경기에서 가나의 모하메드 살리스(오른쪽)가 우루과이의 루이스 수아레즈와 볼을 차지하기 위해 경합하고 있다.(사진=AP 연합뉴스)
로런스 아티지기 가나 골키퍼는 골킥 상황에서 시간을 끌었고, 오토 아도 가나 감독은 종료 1분을 남겨두고 선수를 교체하기도 하며 이른바 ‘시간 끌기’ 작전을 펼쳤다. 한마음으로 우루과이의 16강 진출을 막겠다는 의지를 엿보인 것이다.

결과적으로 경기는 2-0으로 우루과이가 승리했지만, 가나가 추가 실점을 허용해주지 않으면서 다행히 한국은 16강 진출의 ‘경우의 수’를 완성할 수 있었다. 우루과이의 ‘베테랑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즈는 16강 진출 실패가 확정되자 눈물을 흘리기까지 했다.

이렇듯 가나가 한국의 조력자 역할을 하게 된 배경엔 12년 전인 2010년 남아공월드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8강 가나전에서 수아레스는 1-1로 맞선 연장전에서 도미니카 아디이아가 헤딩한 골이 골대 중앙에 서 있던 자신의 머리 쪽으로 날아오자 마치 골키퍼처럼 손으로 쳐내고 레드 카드를 받았다.

3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 경기. 2-1 승리 후 손흥민 등 선수들이 우루과이와 가나 경기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수아레스는 퇴장 당했지만, 가나의 아사모아 기안이 페널티킥을 실축해 결국 우루과이가 승부차기 끝에 4강에 올랐다.

특히 수아레스는 이번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도 “사과하지 않겠다. 그때 퇴장당하지 않았느냐”는 말로 가나의 복수심에 불을 지폈고, 나나 아쿠포아도 가나 대통령까지 “우리는 우루과이에 대한 복수를 12년 동안 기다려왔다. 이번에는 수아레스의 ‘손’이 가나를 방해하지 못할 거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가나는 우루과이와의 경기 막판 전술을 바꿨고, 가나 수비수 대니얼 아마티는 “경기 중 우루과이가 1골이 필요하다는 걸 알았다”며 “동료들에게 ‘우리가 16강에 갈 수 없다면, 우루과이도 못 가게 막자’고 이야기했다”고 털어놨다.

가나 응원석에 있던 일부 관중들 또한 우루과이 대표팀을 향해 “코리아! 코리아!”를 외치며 도발하기도 했다.

한 가나 팬은 스포츠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수아레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제발 이제 은퇴하라”며 “가나가 16강에 못 갔지만 우루과이를 떨어뜨려 무척 기쁘다”고 전했다.

3일 2022 카타르 월드컵 가나와의 최종전 패배 후 눈물을 흘리는 루이스 수아레즈.(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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