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행중단 파국 면한 서울 마을버스…재정지원 줄다리기는 지속될 듯

서울시 환승손실금 추경 편성 매달 40억원 가닥
운송원가 코로나 이전의 89%로 책정…경영난에도 시 지원 못 받는 업체 '불만'
吳 짧은 임기, 내년 지방선거에 대중교통 인상 가능성도 희박
승객 수 회복 전까지 서울시-마을버스 지원금 샅바싸움 계속
  • 등록 2021-05-25 오전 11:15:46

    수정 2021-05-25 오전 11:15:46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오는 6월 1일 운행중단을 예고했던 서울시 마을버스가 시행을 목전에 두고 계획을 철회하면서 이용객들은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다. 서울시가 추가경정예산으로 마을버스 환승손실금을 지원하기로 방침을 정하면서다. 마을버스 업계도 한발 물러서 운행 중단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면했지만, 지원금 규모를 놓고 양측의 줄다리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6월1일 운행중단, 환승탈퇴를 예고한 현수막을 부착한 마을버스가 운행중인 모습.(사진=양지윤 기자)
24일 서울시 마을버스운송사업조합에 따르면 조합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운행중단 계획을 자진 철회했다. 서울시가 환승손실금을 추경예산으로 편성해 지원에 나서기로 방침을 정하면서다. 앞서 마을버스 조합은 서울시가 재정지원을 늘리거나 요금 인상에 나서지 않으면 6월 1일부터 수도권 통합환승 할인제도에서 탈퇴하고, 운행 중단에 나서겠다고 엄포를 놓은 바 있다.

다만 조합이 ‘추경 예산 편성 규모에 따라 대응한다’는 단서를 달았다는 점에서 서울시의 추경 결과에 따라 운행중단을 실행에 옮길 수도 있다. 시의회는 내달 10일부터 30일까지 열리는 정례회의에서 마을버스 지원금 관련 추경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조합 관계자는 “서울시가 장기간 요금동결에 따른 적자 누적과 인건비 상승, 물가인상 등의 어려운 상황을 인식하고 있고, 운행 불안정성 해소와 운수종사자의 고용안정을 위해 환승손실금을 추경예산으로 편성해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고 철회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마을버스 업계도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서민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교통취약 지역의 이동권 보장 등 공익적 관점에 운행중단은 일시적으로 보류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서울시와 마을버스 조합은 요금 인상 대신 적자업체에 매달 40억원을 지원하는 데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지원 운송 원가를 기존 30억원보다 10억원 늘리기로 한 것이다. 다만 이는 코로나19 사태 전인 2019년 지원 운송 원가의 89%에 불과해 조합 내부에서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불만도 나온다. 서울시는 마을버스 한 대당 운송 원가를 2019년 45만7040원으로 책정했으나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승객수 감소로 41만1336원으로 낮췄다. 마을버스 업체 139곳 중 지원 운송 원가 41만1336원을 넘기지 못한 곳만 서울시 재정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 셈이다. 시 지원 대상에서 빠진 업체들 역시 운송 원가를 넘기더라도 재정난을 겪고 있어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로서도 마을버스 요금 인상에 나서기는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마을버스 일반 요금은 2015년 900원으로 오른 뒤 6년째, 어린이(300원)이와 청소년(480원)은 14년째 동결된 상태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승객수가 급감한 지난해 적자 규모는 485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마을버스 요금은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 체계와 맞물려 있어 독자적인 인상이 불가능하다.

더구나 취임 한 달을 갓 넘긴 오세훈 서울시장이 1년 3개월 남짓한 짧은 임기 동안 요금 인상을 단행하기에는 정치적 부담도 크다. 서울시의회 역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 인상안에 동의할 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 이 때문에 코로나 사태 이전 수준으로 승객 수가 회복되기 전까지는 지원금 규모를 둘러싼 마을버스 업계와 서울시의 줄다리기가 언제든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

우형찬 서울시의회 교통위원장은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재연장되고 있는 상황에서 마을버스를 포함한 대중교통 인상에 나서면 시민들의 심리적 저항이 클 것”이라면서 “요금 인상 대신 마을버스 업체에 적정한 손실금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서울시와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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