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에 '총독부·일장기' 그림 논란…서울시, "오늘 철거"(종합)

서울시 "조선총독부, 아픈 역사 극복 과정"
"붉은색 원, 일장기 아닌 디자인 요소" 해명
논란 이어지자 30일 조기 철거 결정
  • 등록 2022-08-30 오후 2:48:47

    수정 2022-08-30 오후 10:01:35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재개장한 광화문광장 버스정류장에 조선총독부가 포함된 그림이 설치돼 논란이 일고있다. 서울시는 광화문광장의 변화 과정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해명을 했지만, 논란이 이어지면서 해당 그림을 철거한다고 밝혔다.

세종문화회관 버스정류장 기둥 벽에 설치된 광화문광장 역사의 변천사를 보여주는 그림 중 일제강점기 시대를 담은 작품 원본(사진=서울시)


30일 서울시에 따르면 해당 전시는 광화문광장 앞 ‘세종문화회관’ 버스정류장 기둥벽에 설치된 것으로 광장 개장을 기념해 조선시대부터 일제강점기, 2009년, 2022년 등 4개 시기의 광화문 전경을 기록한 작품을 차례로 소개한다. 가로 2m, 세로 3m 크기의 작품이 순서대로 걸려 있다.

작년 광화문광장 재개장을 앞두고 서울역사박물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광화문 일대를 조망하는 전시에 걸린 작품들을 서울시에서 콜라주 아티스트와 협업해 새롭게 디자인한 것이다. 해당 작가는 패션잡지 및 광고 업계에서 활발히 활동해 온 작가로 알려진다.

논란이 된 작품은 일제강점기 당시의 광화문 모습을 담은 두번째 작품이다. 이는 문화재청이 조선총독부 철거 당시 경복궁의 본래 모습을 재현하고자 1996년에 제작하고, 지난해 경복궁 복원 30주년 기념 전시에 출품한 모형을 촬영한 사진에 날아가는 새, 산 등 자연물과 다양한 패턴을 콜라주 한 작품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온라인에서는 광화문의 상징성과 역사성을 고려했을 때 부적절한 그림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들은 “조선총독부 부서지는 장면의 사진을 걸어야지 뭐 하는 거냐”, “이순신 동상, 세종대왕 동상, 광화문이 있는 곳에 저런 포스터를 제작하냐”, “서울시장과 공무원은 국민들 앞에 사과하라” 등의 의견을 냈다.

서울시 광화문광장사업과 관계자는 “경복궁 내에 조선총독부가 있는 모습이 다소 불편할 수 있지만, 아픈 역사를 넘어 극복과 변화의 과정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의도를 설명했다. 또 작품 상단에 일장기를 떠올리는 원에 대해서 이 관계자는 “태양이 아닌 디자인 요소 중 하나로 인접해있는 2개의 사각형과 함께 광화문의 길과 문을 사각과 원의 형태로 디자인한 것”이라며 “원의 색상도 붉은색이 아닌 여름을 상징하는 홍학색”이라고 부연했다.

그럼에도 광화문의 변화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던 서울시의 의도를 파악하기에는 작품의 형식이나 배치 방식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서울시는 해당 작품을 당초 철거하기로 했던 내달 30일에서 한 달 앞당겨 이날 철거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이날 설명 자료를 통해 “일제강점기 편에 대한 오해의 소지가 있어 작가와 협의를 통해 전시를 조기 종료할 예정”이라며 “다른 작품을 제작할지 일반 버스정류장처럼 광고를 게재할 지는 협의 중”이라고 했다.

세종문화회관 버스정류장 기둥 벽에 설치된 광화문광장 역사의 변천사를 보여주는 그림 중 일제강점기 시대를 담은 작품(사진=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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