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2050은 16일 ‘새로운 경제의 상상: 인간·자연·공동체·디지털의 가치를 담다’라는 주제로 열리는 2021년 국제 지역사회의 날 행사에서 국내총생산(GDP) 대체 지표로 ‘참성장지표’를 최초로 발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경제 위기 이후 더 커진 GDP 성장률과 가계 체감소득 격차
랩2050에 따르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은 연평균 3.59%씩 성장했지만, 개인의 삶의 질과 지속가능성을 기준으로 새롭게 구성한 참성장지표는 연평균 3.39%에 그쳤다. 이는 명목성장률과 실질성장률의 격차를 의미하는 GDP디플레이터의 2015년 값을 100으로 놓고 계산했을 때 나온 결과다.
특히 GDP와 개인들이 체감하는 경제 상황과의 격차는 글로벌 금융위기 등 경제 위기 직후 더 강해졌다. 지난해 우리나라 GDP는 1831조2000억원으로 2008년(1325조2000억원)에 비해 38% 급증하며 경제 성장을 이뤘다. 그러나 개인 삶의 질 관점에서 우리나라 경제 성과를 재평가해 집계한 참성장지표 경제부문은 같은 기간 1164조7000억원에서 1123조8000억원으로 3.5% 가량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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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 대안지표 채택의 첫걸음…“국민 삶의 질 포괄해야”
이날 행사에 참석한 미국 경제 및 사회 저널 편집인이자 GPI 개발자인 클리포트 콥은 “GDP는 현대화, 산업화, 세계화라는 정치적 목적을 위해 경제 성장을 상징하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면서 “우리 삶의 진정한 발전, 지속가능성을 추가한다면 그에 맞는 성장을 정의하고 상징하는 도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랩2050 연구팀이 발표할 참성장지표는 디지털, 가사노동, 자원봉사와 같이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는 서비스와 교육, 신뢰, 시간, 환경 자원 등 실질 국내총생산(GDP)에 포함되지 않는 경제·사회적 가치를 포괄한 성장률 지표다. 참진보지수인 GPI(Genuine Progress Indicator)를 기반으로 한국 사회의 특수성과 디지털화 등 변화된 환경을 반영해 만들었다. GPI는 1995년 클리포드 콥이 개발한 이후 여러 연구자들에 의해 미국, 유럽, 중국 등 주요 국가 및 지역의 종합적인 후생 수준을 측정하는 지표로 발전해 왔으며, 미국 메릴랜드 주 정부 등에서 공식적으로 측정해 활용하고 있다.
참성장지표는 크게 경제, 일과 여가, 인적자본, 환경, 디지털 부문으로 구분된다. 경제 부문 중 삶의 질 관점에서 우리나라 경제 성과를 재평가해 집계한 참성장지표 경제부문은 2020년 기준으로 GDP의 61% 수준에 그쳤다. 세부 항목 구성은 우선 경제의 경우 가계 소비를 중심으로 하되 소득불평등과 순투자 및 순대외자산의 증감, 정부의 공공서비스를 고려해 구성했다. 일과 여가는 생산의 중요한 기반이면서도 기존 경제지표에서 빠져 있는 가사돌봄노동의 가치와 자원봉사, 여가 및 통근시간에 따른 후생 요인을 포함해 계산했다. 인적자본은 긍정, 부정, 실업 등의 요인을 구분했고 자연환경 오염 등에 따른 비용을 포함한 환경, 무료 디지털 서비스에 대한 개인들의 가치 요인도 적용했다.
한편, 랩2050은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향후 삶의 질과 지속가능성을 포괄하는 지표 연구를 이어가는 한편, 정부와 정치권에서 이런 대안적 지표를 채택하도록 제안하는 작업을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