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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A. 여왕의 관이 일반 마차가 아닌 군용 포차에 실려가는 모습이 우리 눈에는 생소하지만, 이는 영국 왕실의 전통입니다. 기원을 따지자면 빅토리아 여왕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빅토리아 여왕은 알바니 공작이자 막내아들인 레오폴드 왕자를 먼저 떠나보내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1884년 3월 레오폴드 왕자의 장례식에서 사용된 포차를 보고 빅토리아 여왕은 자신의 장례식에도 동일한 마차를 쓸 것을 계획합니다.
이후에도 영국 왕실의 중요 국장에 이 포차가 활용됐습니다. 1910년 에드워드 7세의 장례식에 이어 1936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할아버지인 조지 5세, 1952년 여왕의 아버지인 조지 6세의 장례식에도 쓰였습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초대 수상 윈스턴 처칠의 장례식에도 등장한 이 포차는 1979년 여왕의 사촌인 루이스 마운트배튼 경의 장례식 때 마지막으로 사용됐습니다. 마운트배튼 경은 인도의 마지막 총독이자 인도가 자치령으로 넘어간 이후에도 초대 총독을 지낸 인물입니다.
그렇다면 영국 왕실은 왜 주요 장례식에 포차를 쓰면서도 말 대신 사람으로 포차를 옮겼을까요. 이것 역시 기원은 빅토리아 여왕의 장례식 때부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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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실제로 말과 포차를 잇는 걸쇠가 부러져 놀란 말이 요동치면서 빅토리아 여왕의 관이 마차를 튕겨 나갈 뻔 했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어떤 이유에서건 왕실의 장례를 지켜보는 수많은 군중 앞에서 말로 이동을 하는 건 무리라는 판단이었다고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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