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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외교부는 최근 칩4 예비회의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미국 측에 전달했다. 이르면 이달 말 열리는 예비회의에선 칩4의 공식 명칭과 성격, 향후 칩4에서 다룰 의제 등이 폭넓게 논의될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서 취재진과 만나 “지금 정부 각 부처가 그 문제를 철저히 우리 국익의 관점에서 세심하게 살피고 있다”며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칩4’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한국과 일본, 대만 3개국에 제안한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다. 팹리스(미국), 파운드리(한국 대만), 소재·장비(일본)에 각각 강점이 있는 4개국이 모여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자는 목적에서 추진되고 있다.
외교부는 칩4 세부 협력 분야로 △인력 양성과 △연구·개발(R&D) 협력 △공급망 다변화 등을 상정하고 있으나, 그 이상 구체화된 논의는 진행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을 아꼈다. 일단 칩4 예비회의에 참여하되,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기류다. 예비회의 참가가 곧 칩4에 대한 정식 가입을 뜻하는 건 아니라고 말했다. 칩4가 중국 배제 성격으로 흐르지 않도록 ‘중재자’ 역할을 자처할 가능성은 있다.
산업부·외교부 “중국 배제 아냐” 한목소리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칩4는 반도체 산업 측면에서 순수하게 경제적인 문제”라며 중국 배제 해석을 일축했다. 중국의 경제 보복 시나리오를 예상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칩4 내용이나 수준, 방식에 따라 그럴 가능성이 많이 달라질 것으로 본다”면서도 “이번 예비회의에서 어떻게 칩4를 운영해야 바람직한지 의견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박진 장관의 방중을 계기로 중국 측의 오해를 불식하는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 장관은 이날부터 2박3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하고, 9일 산둥성 칭다오에서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양자회담을 개최한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첫 고위급 인사의 중국 방문이다.
이어 “중국은 우리의 최대 무역 상대국이고 공급망 분야에서도 중요한 상대”라며 “‘칩4’는 어느 특정 국가를 배제하기 위한 게 아니고, 그런 점을 중국과 협의할 생각”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