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통신 사고에…구현모 ‘디지코 KT 전략’ 흔들

올들어서는 세 번째 통신 논란 휩싸여
성장산업인 디지털플랫폼기업 방향 맞지만
네트워크 관리나 영업부서 직원 소외감 커져
러시아 출장중인 구현모 "프로세스 보완, 유무선 통신망 면밀히 살피겠다"
임혜숙 장관 "엄중한 사안..KT에 신속한 보상 촉구"
  • 등록 2021-10-26 오후 5:17:41

    수정 2021-10-26 오후 9:09:05

[이데일리 김현아 노재웅 기자]


“일어나기 어려운 실수가 계속 반복되니 문제입니다. 과거의 KT라면 이런 기본적인 실수는 안 하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 25일 85분가량 발생한 ‘전국적인 유·무선 인터넷 장애’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2018년 4월 SK텔레콤의 LTE 장애나, 2018년 11월 발생한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로인한 통신 먹통 현상은 국지적인데 그쳤지만, 이번 사태는 전국적이었다.

KT는 올해 들어서만 △기가 인터넷 속도 미달 경쟁 통신사 대비 11배(과기정통부·방통위 조사)△ 삼성 폴더블폰 사전개통 첫날(8월 24일) 개통 오류 △85분 가량 전국적인 유·무선 인터넷 장애(10월 25일) 등 세 번이나 사고가 있었다.

원인을 밝히는 과정도 문제였다. 사고 발생 1시간 후에 ‘디도스(DDoS·분산서비스 거부) 공격’이라고 했다가, 3시간 후에는 ‘라우팅(네트워크 경로설정) 오류’가 원인이라고 번복한 것이다. 정부의 디도스 모의 공격 훈련 결과에 따르면 대기업의 디도스 공격 평균 탐지시간은 ‘3분/대응시간 19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대한민국 대표 통신사인 KT는 1시간 뒤까지 제대로 원인을 탐지하지 못했다는 의미가 된다.



구현모 KT 대표이사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구현모 대표의 ‘디지털 플랫폼 기업(디지코·Digital Platform Company, DIGICO) 전략’이 2만2131명에 달하는 KT임직원들에게 공감을 얻지 못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통신을 넘어 AI(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하는 성장 산업을 키우겠다는 방향성은 틀리지 않지만, 이 과정에서 네트워크 관리부서나 영업부서 직원들이 대거 소외감을 느끼고 통신사로서 무엇보다 통신망 관리를 우선해야 한다는 의식도 허술해진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과기정통부 고위 관계자는 “구멍가게도 아니고 이중·삼중 백업이 돼 있을텐 데, 국가대표 통신사에서 라우터 설치 과정에서 경로를 잘못 입력한 이유로 전국망이 먹통이 됐다는 게 이해가 안간다”고 했다. 과기정통부는 KT로부터 각종 로그들을 제출받아 NIA(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ETRI(전자통신연구원) 등과 함께 원인을 규명하고 있다.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날 오후 과천 KT 네트워크 관제센터를 방문해 “이 상황을 굉장히 엄중하게 보고 있다”면서 “국민께 너무 많은 불편을 드렸다. 이번 일로 피해를 입은 분들이 굉장히 많다. 보상 부분에 대해서 KT와 신중하게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구현모 KT 대표는 사과문을 내고 “고객님들께 장애로 불편을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프로세스를 보완하고, 이번 사고를 유무선 네트워크 통신망 전반을 면밀히 살피는 계기로 삼겠다. 조속하게 보상방안 또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구 대표는 현재 러시아 출장 중으로 귀국한 이후 국민들에게 대면으로 사과하는 것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KT는 28일로 예정했던 ‘KT스튜디오지니 기자간담회’를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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