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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은보 금감원장, 취임사 “금융감독 본분, 규제 아닌 지원”(전문)
- 정은보 신임 금감원장(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정은보 신임 금융감독원장은 6일 “법과 원칙에 기반한 금융감독에 주력하고 사전적 감독, 사후적 감독을 조화롭게 운영하겠다”고 밝혔다.정 신임 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취임식을 갖고 “금융감독기관이 지행해야 할 방향을 재정립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그는 “금융소비자 보호에 대한 노력을 지속하면서 적극행정을 해달라”며 “금융감독의 본분은 규제가 아닌 지원에 있다는 점을 늘 새겨달라”고 임직원에 당부했다. 다음은 취임사 전문금융감독원 임직원 여러분,반갑습니다.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의 안정을 책임지고 있는최고 전문가인 여러분과 함께 일하게 된 것을영광으로 생각합니다.각자의 자리에서 소임을 다하고 계시는여러분의 노고를 보면서 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습니다.코로나19 위기가 아직 극복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세계 각국의 양적완화와 저금리로 인한 과도한 유동성 공급은 금융시장의 새로운 리스크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대내외 경제·금융 리스크 요인이 점증된 이 시기에금융감독원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되어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좀 더 구체적으로 보면아직 실물경제 회복을 위한 금융지원이 절실하면서도과도한 민간부문 부채를 관리해야 하는 녹록지 않은 금융환경에 직면해 있습니다.한계기업·자영업자 부실 확대 가능성, 거품우려가 제기되는 자산의 가격조정 등다양한 리스크가 일시에 몰려오는소위, ‘퍼펙트 스톰’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또한 최근 사모펀드 부실로 인한 금융소비자의 대규모 피해는금융시장의 신뢰 훼손과 함께금융당국의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습니다.최근 빅테크 등을 위시한 금융의 플랫폼화, 암호화폐·가상자산과 같은금융의 확장과 변화에 대해서도차질 없이 대응해야 합니다.저는 현 시점에서 우리 금융감독기관이 지향해야 할 방향을재정립해보고자 합니다.첫째, “법과 원칙에 기반한 금융감독”에 주력하겠습니다.금융시장 안정, 금융회사의 건전경영,금융소비자 보호 등 소기의 목적을 차질 없이 달성하기 위해서는금융감독 행정 하나하나가 법과 원칙에 기반해야 합니다.이는 내용적 측면뿐만 아니라 절차적 측면에서도법적 안정성과 신뢰보호에 기초한금융감독이 되어야 하겠습니다.둘째, “사전적 감독”과 “사후적 감독”을 조화롭게 운영하겠습니다.바람직한 금융감독은선제적 지도, 비조치의견서 등사전적 감독을 통해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입니다.사후적인 제재에만 의존해서는,금융권의 협력을 이끌어내기 어렵고결국은 소비자 보호에도 취약해질 수 있습니다.사전·사후에 균형있는 금융감독을 통해신뢰받는 금융시장이라는 결과물을 만들어내야 하겠습니다.셋째, 최근 금융시장에 뿌리내리고 있는“금융소비자 보호”에 대한 노력도 지속하겠습니다.금융소비자보호법이 9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입니다.금융회사들의 준법에 애로가 없는지 점검하고 취약 요인은 적극 해소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또한, 금융시장의 급격한 혁신과 변화로 소외되는 계층이 없도록 필요한 금융 인프라도 확충해 나가야 하겠습니다.임직원 여러분,이 자리를 빌려 금융감독의 재정립을 위해임직원 여러분께 세 가지 부탁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먼저, 금융시장과의 활발한 ‘소통’을 부탁드립니다.법과 원칙에 기반한 금융감독이 공감을 얻기 위해서는현장의 고충과 흐름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시장과의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소비자와 업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각 분야 전문가의 조언도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합니다. 여러분 한분 한분이 열린 마음으로 시장과 소통에 나서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둘째, 금융감독의 본분은 규제가 아닌 지원에 있다는 점을 늘 새겨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우리는 민간에 대해 ‘금융감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급자로서 사후 교정뿐만 아니라사전 예방에도 역점을 둬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소비자 보호’를 위한 적극행정을 실천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금융소비자보호는 금융소비자보호처만의 일이 아닙니다.금융감독원 전 부서가맡은 바 업무를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늘 살펴주시기 바랍니다.금융감독원 임직원 여러분!논어에 따르면 군자는 형태가 고정된 그릇과 달리모든 분야의 일을 유연하게 처리하고 적응할 수 있음을 일컫는 군자불기(君子不器)라는 말이 있습니다.법과 원칙을 따르되 시장과 호흡하며경직되지 않게 감독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참고가 될 만한 덕목이라 생각됩니다.저는 원장으로서 여러분이 업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서필요한 근무환경을 조성하고애로사항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해소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이를 통해 보다 좋은 금융감독 서비스를 제공하고금융시장 및 금융산업으로부터의 신뢰를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고승범·정은보 새 금융당국 사령탑…가계부채 관리 1순위
- [이데일리 노희준 김미영 황병서 기자] 금융위원회 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이 문재인 정권 만료 9개월을 앞두고 전격 동시에 교체·임명됐다. 신임 금융위원장 후보자에는 고승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이 내정됐다. 석달 가까이 공석이던 금감원장 자리에는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 협상대사가 임명됐다. 새 금융당국 사령탑의 첫째 해결 과제로는 가계부채 관리가 꼽힌다. 고승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문재인 대통령은 5일 장관급인 금융위원장 후보자에 고승범 한은 금통위원을 내정했다. 고승범 내정자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온 행시 28회 출신의 정통 경제관료다. 1986년 재무부에서 공직을 시작해 금융위 금융서비스 국장, 금융정책국장, 사무처장, 금융위 상임위원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03년 신용카드 사태, 2011년 저축은행 사태 부실 정리를 주도한 부채 및 리스크 관리의 전문가다. 2016년 4월부터는 한국은행의 금통위원을 맡아 물가와 통화 등 거시경제 역량도 겸비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온화한 성격이며 입이 무겁고 금융위 선후배 사이의 신망이 높다.이날 금융위원장 교체는 말 그대로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들도 소식을 접하고 깜짝 놀랐다는 후문이다. 한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은성수 전 위원장이) 며칠 전 사무처장 교체 때 회의를 하면서도 아무 얘기가 없었다”며 “사전에 전혀 다른 분위기는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은성수 위원장이 먼저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2014년 10월에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에서 퇴직한 은 전 위원장이 한국투자공사 사장, 수출입은행장, 금융위원장까지 쉼 없이 직무를 수행해왔다는 설명이다.윤석헌 전 금감원장이 임기를 마친 뒤 석 달 가까이 공석이던 금감원장 자리에는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 협상대사가 임명됐다. 문재인 정부 들어 첫 관료 출신 금감원장이다. 금감원장은 금융위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며 금융위원장과 달리 청문회를 거치지 않는다. 금감원장 자리를 3개월간 비워두면서도 청와대는 민간 출신 학자를 계속 물색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결국 정통 관료 출신인 정 내정자가 낙점됐다.정 내정자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왔고 행정고시 28회 출신의 전통경제 관료다. 그는 금융위 사무처장, 기획재정부 차관보, 금융위 부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2019년 9월부터는 외교부 한미방위비분담 협상대표를 지냈다. 재정경제부 시절 자유무역협정국내대책본부 지원대책단장, 기획재정부에서는 국제금융정책관을 지내 거시경제와 국제 금융에도 전문성이 있다는 평가다. 금융위원장 내정자와는 행시 동기인 데다 금융위 등에서 손발을 함께 맞췄던 경험도 있어 금융위와 금감원의 긴밀한 협조가 기대된다.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협상대사새 금융당국 사령탑 앞에 놓은 첫째 과제는 가계부채다. 가계부채는 올해 1분기 말 약 1760조원까지 불어났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104% 수준이다. 국제결제은행(BIS)이 집계한 43개국 중 7위다. 가계부채 증가세가 지속되면 ‘빚투’, ‘영끌’로 부풀어오른 자산시장의 버블 심화, 가계부담 가중 등으로 경제의 발목을 잡을 우려가 크다. 특히 한국은행이 금리인상 신호를 계속 주고 있어 부채 관리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고 내정자는 금통위원 시절 최근 기준금리 조기 인상을 주장해 금융안정 차원에서 가계부채 관리의 고삐를 더욱 죌 것으로 예상된다.코로나19 대출 지원 프로그램 이슈도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는 코로나19가 터지자 지난해 4월 중소기업·소상공인의 대출 만기를 연장하고 이자 상환을 유예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후 두 차례 프로그램을 연장해 9월 종료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델타 변이에 따른 4차 유행세가 거세지면서 정치권를 중심으로 추가 연장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은행권은 금융 본질을 훼손하는 이자 상환 유예 조치는 제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향후 지원책이 종료되면 잠재 부실이 한꺼번에 드러나 중소기업 연쇄 파산이나 자영업자 줄도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난립하고 있는 가상자산 거래소 대응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개정 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에 따라 9월 24일까지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과 은행 실명계좌 등 전제 조건을 갖춰 금융정보분석원(FIU) 신고를 마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실상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4대 대형 가상자산 거래소를 제외하고는 은행 실명계좌 발급을 받지 못해 줄폐업하게 될 우려가 나온다. 정은보 금감원장 내정자는 이와 별도로 사모펀드 사태를 수습하는 과제도 떠안게 됐다. 지난달 감사원은 라임·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대규모 환매 중지 사태의 책임이 금감원에도 있다며 임직원들 징계를 요구했다. 이에 국회에선 금감원의 부실 감독 책임을 물어 조직개편 등 혁신을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 금융당국, 9~11월 온라인 금융소비자 행태조사
-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금융당국은 다음달부터 온라인 금융소비자 행태조사에 착수한다. 온라인 판매과정 전반에서 금융 소비자들의 의사결정 행태조사를 벌여 관련 가이드라인 개선 권고안을 내년 5월까지 마련할 방침이다.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5일 ‘(금융상품)설명의무 가이드라인 상시개선 협의체’ 첫 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달 ‘금융상품 설명의무의 합리적 이행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으며, 이 후속조치로 각 4곳의 연구기관과 협회를 중심으로 협의체를 발족했다.협의체엔 금융연구원, 자본시장연구원, 보험연구원, 한국금융소비자보호재단 등 연구기관과 은행연합회, 금융투자협회,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등이 참여한다. 연구기관은 모범사례와 민원·분쟁사례 등을 분석해 국내외 실증 연구 결과를 기초로 가이드라인 개선 권고안을 마련한다. 협회는 안건과 관련된 업계의 주요 현황과 민원·분쟁사례 등 실태조사 자료를 협조, 가이드라인 개선 권고안에 대한 업계의 의견을 수렴한다.협의체는 1년에 1회 이상, 매년 5월을 원칙으로 설명의무 가이드라인 개선 권고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금융위 옴부즈만은 협의체에서 제출한 가이드라인 개선 권고안이 설명의무의 합리적 이행방안인지를 검토 후 최종 확정한다.이에 따라 이달 말까지 2021~2022년 운영 세부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온라인 판매과정에서의 효과적인 설명의무 이행방안 마련을 우선 검토키로 했다.
- [빚투MZ]"월급으론 희망없다"…빚투열차 탄 '김민지'
- [이데일리 황병서 김미영 기자] 출근 시간 지하철 안에서 휴대폰으로 장 시작 전 주식 분위기를 살펴본다. 회사에서도 짬짬이 화장실에 갈 때나 담배를 피울 때에 주식과 코인을 습관적으로 본다. 한 시간 이상 확인하지 못하면 불안하다. ‘단타’ 타이밍을 놓칠 수 있어서다. 주말엔 모바일 앱으로 아파트 실거래가격이 바뀌었는지 찾아본다.‘대한민국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라 ‘김민지’로 불리는 2030세대의 일상이다. 부동산·주식·암호화폐 등을 사들이는 MZ세대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투자) ‘빚투(빚을 내어 투자)’ 열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과거 ‘짠테크(짜다+재테크, 적은 돈으로 투자하는 법)’로 대표됐던 젊은층의 투자방식이 크게 바뀐 셈이다. 최근 집값 상승 등으로 ‘벼락거지’가 됐다고 한탄하는 이들은 거품 경고에도 ‘빚투’를 멈추지 않고 있다.[이데일리 문승용 기자]◇서울 아파트 10채 중 4채, MZ가 샀다특히 부동산시장에 뛰어드는 MZ세대가 눈에 띄게 늘었다. 꺾일 줄 모르는 집값에 지금 아니면 영영 내 집 마련이 어려울 것이란 위기감에 ‘패닉바잉(공황구매)’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서울의 아파트 매수자 10명 중 4명은 MZ세대였다. 총 거래건수 4240건 중 1724건(40.7%)에 달했다. 40대 1092건, 50대 598건 등과 비교해도 30대 이하의 비중이 가장 높다.MZ세대는 40대, 50대에 비해 경제력이 상대적으로 낮은데다 이른바 ‘로또’라 불리는 청약시장에서도 불리하다. 이 때문에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이 집중 공략대상이다. 서울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집값을 1년 사이 24% 넘게 끌어올린 주축도 이들로 꼽힌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이날 “지금은 (부동산시장이) 너무 과열돼 있고, 자칫하면 ‘영끌’(영혼까지 끌어 투자)로 교란된 시장에 들어오는 젊은층에 큰 피해가 갈 수 있다”고 말하는 등 정부에서 연일 경고하고 있지만 MZ세대에겐 약발이 없다. 서울 양천구 신월동의 30대 한 부부는 “정부는 집값이 진정될 것이라고 매번 얘기했지만 계속 오르기만 한다”면서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가 또 세진다길래 서둘러서 지난달에 집을 샀다”고 했다.2030세대의 투자열풍을 이끈 가상자산. [사진=이데일리 DB]◇주식·코인으로 눈 돌린 MZ세대…영끌 ‘광풍’ 이어져 MZ세대는 부동산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돈으로 투자가 가능한 주식과 암호화폐 시장에서도 ‘고군분투’ 중이다. 코로나19로 작년만 해도 고꾸라졌던 주식시장이 최근엔 코스피가 3200선을 넘나드는 등 활황인데다, 암호화폐시장에선 하루 100% 넘는 수익률도 기대할 수 있어 이른바 ‘한탕’을 노리는 MZ세대가 몰리고 있다.신한금융투자 빅데이터센터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비대면 채널 통한 가입자 분석 결과에 따르면 신규 개설한 고객 10명 중 6명이 MZ세대였다. 20대는 33%, 30대는 27%를 차지했다. MZ세대 투자자는 해외에도 눈을 돌려 5명 중 1명 꼴로 ‘서학 개미’ 열풍에도 합류한 것으로 나타났다. A(31)씨는 “친구가 테슬라 주식으로 큰 돈을 벌어서 나도 나스닥에 2000만원을 넣었다”며 “수익률이 짭짤했는데 요새 물려서 초조함이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종목만 잘 고르면 은행이자보다 큰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다”며 “주식투자를 계속할 생각”이라고 했다.MZ세대들이 떠받치는 암호화폐 시장은 ‘광풍’에 싸여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주요 4대 거래소(빗썸·업비트·코빗·코인원)의 올해 1분기 신규 가입자는 총 249만5289명이고 이 가운데 63.5%(158만4814명)가 MZ세대다.B(29)씨는 “지인 중에 대출로 4000만원을 받아 암호화폐에서 2억원을 벌어서 대출금을 다 갚고 1억원을 손에 쥔 경우도 봤다”면서 “마이너스통장 3% 이자로 돈 빌려서 10%만 벌어도 상당하니, 암호화폐시장에 안 뛰어들 수가 없다”고 했다.MZ세대의 끝 모를 ‘빚투’에 가계대출은 치솟고 있다.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MZ세대가 은행에서 빌린 가계대출은 6월 말 기준 총 271조원으로, 1년 전보다 20% 폭증했다.그러나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반토막나는 등 암호화폐 시장이 폭락하면서 ‘빚투’한 MZ세대는 상당한 손실을 입었다. 향후 부동산시장 조정, 금리인상 등 파고가 오면 이들의 타격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노동소득만으론 희망이 없다고 보는 MZ세대가 무리한 투자를 하고 있다”며 “투자 자금이 대부분 신용대출 등인데 금리 인상 시기를 대비해서라도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빚투MZ]브레이크가 없다…2030, 가계대출 40대 앞질렀다
-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4년 차 직장인 A(31)씨는 지난 5월 경기도 고양 일산동구의 한 소형 아파트를 2억8000만원에 샀다. 모아둔 돈 1억원에 주택담보대출(보금자리론)로 1억6000만원 빌렸다. 그래도 모자란 돈 일부는 친척들에게 ‘차용증’까지 써주고 빌리는 등 한마디로 ‘영끌’을 했다. 다행히 집주인이 집값을 일부 깎아줘 3000만원의 여윳돈을 남기게 된 A씨는 이를 상환하지 않고 전액을 코인(암호화폐)에 투자했다. A씨는 “레버리지(지렛대)를 최대한 끌어올려 어디서든 수익을 내야 빚을 빨리 갚을 수 있지 않겠느냐”며 “친구들은 집사고 주식, 코인으로 돈 버는데 나만 가만있을 순 없었다”고 말했다.[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서울 한강변 아파트전경‘빚투(빚내서 투자) 열차’에 올라탄 우리시대 ‘김민지’(Korea MZ)들이 흔들리고 있다. 김민지는 2030세대들이 부르는 애칭이다. 취업·재테크 등 여러면에서 기성세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회가 적다는 좌절감 속에 빚을 내 투자행렬에 뛰어든 MZ세대가 늘면서 이들이 짊어진 가계부채도 무섭게 불어나고 있다. 경고음이 연이어 울리고 있지만, 이들이 탄 빚투열차엔 가속도가 붙고 있다. 4일 이데일리가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금융감독원 통계에 따르면 MZ세대가 은행에서 빌린 가계대출은 6월 말 기준 총 271조원에 달한다. 1년 전 226조원보다 20% 폭증했다. 같은 기간 40대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8.8%, 50대는 5.3%였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MZ세대의 가계부채 증가 속도는 일명 ‘LTE’급이다. 2017년 6월부터 2019년 6월까지는 연 10~11% 증가율을 보였지만 2019년 6월~2020년 6월엔 16.6%, 최근 1년 사이엔 20%에 육박했다. 같은 기간 40대의 증가율은 5~8%대, 50대는 3~6%대로 급격한 변동은 없었다. 이 때문에 2017년 6월 말 50조원 차이나던 MZ세대와 40대간 가계부채액은 4년 만에 역전됐다. 50대는 이미 2년 전 넘어섰다. MZ세대의 가계대출 급증은 주택 ‘패닉바잉’ 영향이 가장 크다는 분석이다. 6월 기준 이들의 주택담보대출액은 189조2000억원으로 MZ세대 전체 가계대출의 70%를 차지한다. 2018년 6월만 해도 120조원이던 주담대는 1년이 지날 때마다 12.0%, 18.9%, 18.5%로 가파르게 늘었다. 같은 기간 40대, 50대의 주담대 증가율은 평균 5%를 넘지 않았다.김부겸 국무총리도 이날 우려를 표했다. 김 총리는 “지금은 (부동산시장이) 너무 과열돼 있고, 자칫하면 ‘영끌’(영혼까지 끌어 투자)로 교란된 시장에 들어오는 젊은 층에 큰 피해가 갈 수 있다”며 추격매수 자제를 거듭 당부했다.뒤늦게 ‘빚투’에 나선 MZ세대는 집값 급등으로 매수가 어려워지자 주식, 코인시장에 베팅했다. 금감원 통계를 보면 MZ세대의 신용대출 역시 1년 새 15조6000억원 늘어난 81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2017년 6월 45조7000억원의 두 배 수준이다. 2018년 6월 이후 연 증가율이 6.6%, 11.4%에 이어 23.5%까지 치솟았다. 40대, 50대의 경우 신용대출액이 각 86조6000억원, 69조6000억원으로 1년 동안 14.2%, 9.4% 증가했다.김한정 의원은 “상환능력이 부족한 MZ세대의 부채 증가에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MZ세대의 고용 확대 등 소득 증대 대책을 추진해 가계부채 문제를 연착륙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 [뉴스+]윤석열·이재명 등 대선주자, 00 안쓴다…“MZ랑 다르네”
-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이 기사는 이데일리 홈페이지에서 하루 먼저 볼 수 있는 이뉴스플러스 기사입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안 쓴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도 마찬가지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만 삼십여 만원을 넣어뒀다. 윤석열 등 대선주자, 00 안쓴다…“MZ세대랑 다르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카카오뱅크·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얘기다. 특히 카뱅은 지난달 기준 누적 가입자만 1692만명으로, MZ세대(2030세대)의 충성도·이용도가 높아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자리잡고 있지만 기성세대인 대선주자들에겐 ‘남의 일’이다. MZ세대를 이해하고 그들과 소통하겠다고 하지만, 그들의 일상적인 생활문화와 괴리가 있음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수억씩 예금통장에 넣어두지만…인뱅 안쓴다”3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등의 올해 초 재산공개 내역을 보면 ‘지지율 상위 6위’ 여야 대선주자 대부분은 기존 전통은행만 이용 중이다.재산 71억6900만원을 신고한 윤석열 전 총장의 경우 전 재산의 70%가 넘는 53억5000만원을 예금으로 예치해두고 있다. 신한은행에만 윤 전 총장이 1억1800만원, 그의 배우자가 49억3200만원을 넣어둬 ‘VVIP’ 고객이라 할 만하다. 여기에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에 각 1억원 넘는 예금을 갖고 있다.이재명 지사는 네 식구의 총 재산 28억6400만원 중 10억800만원을 예금으로 갖고 있다. 이 지사만 5개 은행 예금통장을 보유하는 등 다양한 전통은행을 이용한다. 이 지사는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에 각 2000만원 이상을 넣어뒀다.이낙연 전 대표는 ‘농협 사랑파’다. 전 재산은 30억900만원, 이 중 예금은 7억9200만원을 신고했다. 배우자 몫을 뺀 본인의 예금 1억3500만원 가운데 거의 전부가 농협은행과 농협중앙회에 예치돼 있다.추미애 전 장관 역시 본인 예금액(2억5100만원)의 대부분을 농협에 넣어뒀다. 추 전 장관은 네 식구의 전 재산을 15억9600만원으로, 예금은 3억800만원을 신고했다. 홍준표 의원은 우리은행 3100만원, 농협은행 2800만원 등을 갖고 있다. 부부의 총 재산은 36억원, 예금액은 8억8300만원이다.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유일한 카뱅 이용자다. 지난해 계좌를 처음 만들어 잔고 38만원을 갖고 있다. 본인의 예금 자산으로 935만원을 신고했는데, 보험을 뺀 순수 예금은 신한은행 57만원, 카뱅 38만원뿐이다. 두 자녀 포함 네 식구의 총 재산은 18억7200만원, 예금액은 7억1000만원이다.◇“MZ 이해하려면…고루한 일상 벗어나라”많게는 수억 원씩 예금으로 보관하는 대선주자들은 ‘쓰던 대로’ 기존 은행을 이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학교나 직장 등에서 주거래 은행으로 거래를 튼 뒤에 쭉 이용하는 경우가 상당해서다. 이는 대선주자뿐 아니라 기성세대의 특징이다. 실제로 7월 말 기준 카뱅 가입자 1692만명 중 50대 이상의 비중은 15%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MZ세대는 다르다. 애당초 은행 영업점에 가서 입출금 종이에 일일이 적어쓰고 번호표 받아 기다렸다가 일을 보는 경험 자체가 드문 세대다. 카뱅은 2017년 첫 출시 당시 12시간 만에 시중은행이 1년간 유치한 신규 고객 15만5000명을 넘는 18만7000명의 고객을 끌어 모았는데, 고객의 65%가 MZ세대였다. 시중은행 거래를 하고 있어도 쓰기에 더 간편한 인터넷은행으로 자유롭게 갈아타는 것이다. 특히나 카카오톡이 필수메신저가 되면서 대화 도중에도 간단한 클릭만으로 송금이 되고 친구들과 모임통장을 만들 수 있는 등의 장점에 젊은 이용자들이 계속 늘어, 현재도 카뱅 고객의 60% 안팎을 차지한다. 카뱅 측은 “비대면 계좌개설 등 모바일에서 가장 편리한데다 모임통장, 26주적금, ‘저금통 자동모으기’ 등 수신 상품의 차별성 덕분에 MZ세대의 이용률이 높다”며 “카뱅 서비스 월간 활성 이용자(MAU) 수가 1200만명 정도인데 MZ세대에서 다른 세대들로 이용이 확산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스마트폰·비대면 문화에 익숙한 MZ세대의 생활패턴을 이해해야 소통이 되는데 대선주자들이 자기 세대의 고루한 일상에 머물면 소통 기반을 마련할 수 없다”며 “MZ세대는 곧 우리 사회의 주류가 된다. 주류 문화와 동떨어지지 않으려면 트렌드를 따라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