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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명의 박한진 생가 '봉화 오고당 고택', 국가민속문화재 됐다
  • 조선시대 명의 박한진 생가 '봉화 오고당 고택', 국가민속문화재 됐다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문화재청은 경북 봉화군 봉성면에 있는 ‘봉화 오고당 고택’을 국가민속문화재 제298호로 지정했다고 9일 밝혔다.‘봉화 오고당 고택’은 조선후기 명의로 알려진 박한진(1815~1893)이 살았던 곳으로 1820년 건립됐다고 전한다. 오고당(五高堂)이란 당호는 박한진의 호를 따서 후손들이 붙인 명칭이다.오고선생 유고집에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에 의하면 박한진이 61세 때인 1875년(고종 12년) 헌종의 생모인 조대비 신정왕후(1808~1890)의 병환을 고친 후 임금이 그의 의술을 높이 평가해 명가전만리(명성이 만리에 전해질 것이다)라 해 만리라는 호를 내렸다. 벼슬을 내려 고마움을 표하려 하였으나 그는 이를 거듭 사양했다고 한다. 이에 감탄한 고종은 의리와 인품을 갖추고 있다며 오고라는 우호를 하사해 명의로 명성을 널리 알리게 됐다고 한다. 조대비도 여러 차례 친필편지를 보내 가까이 있어달라고 했지만 박한진은 이를 사양하고 79세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향리에서 가난한 백성을 위해 의술을 펼쳤다. 조대비의 한글친서는 현재 전하지 않지만, 벽지에 거주하며 명성이 궁중에까지 알려져 왕실의 대비를 치료하고 향리에서 평생을 가난한 백성을 위해 의술을 펼친 것으로 전해진다.또 고택이 자리한 경북 봉화 지역은 예전 하나의 문화권으로 상호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발전해 왔다. 이러한 양상은 가옥의 평면을 주변의 지형과 자연환경에 따라 외폐내개(겉으로 닫히고 안으로 열린 내향적 배치)의 형태로 구성하게 됐다. 평면이 내부 집약적으로 구성된 가옥의 경우 환기와 채광 등의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지붕 용마루 아래에 구멍(까치구멍)을 내어 문제를 해결하게 되는데 이를 ‘까치구멍집’이라 부른다. 통상 까치구멍집이 초가인데 반해 ‘봉화 오고당 고택’은 기와를 얹은 것이 특징으로, 이는 민가 건축의 변화과정을 살필 수 있는 희소한 사례다.고택의 배치법은 본채, 별당채, 문간채 등 총 3동으로 구성돼 있다. 겹집형태의 본채를 중심으로 오른쪽 편에 문간채를, 왼쪽 편에 별당채를 두면서 공간을 구획했다. 이는 산간지역 민가 건축에서 사용하는 외폐내개의 평면형태에서 상류층 양반가의 배치법인 남녀유별의 유교적 질서체계를 실현한 것으로 ‘봉화 오고당 고택’이 갖는 중요한 건축적 특징이라고 문화재청 관계자는 설명했다. 다만 별당채와 문간채는 건축적 내력을 확인할 수 없고, 훼손이 심해 이번 지정에서 제외했다.‘봉화 오고당 고택’ (사진=문화재청)
2020.11.09 I 김은비 기자
52년 만에 개방된 북악산 북측, 한양도성 변천사 한눈에
  • [은비의 문화재 읽기]52년 만에 개방된 북악산 북측, 한양도성 변천사 한눈에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반세기 이상 일반인의 출입을 완전히 통제했던 북악산 성곽 북측면 철문이 지난달 31일 열렸다. 1968년 김신조 등 북한 특수 부대원들이 청와대를 기습하려고 했던 ‘김신조 사건’ 이후 52년 만이다.이번에 개방한 구역은 북악스카이웨이의 한양도성 녹지구간이다. 개방 후 해당 구간은 1일 평균 1500명이 찾을 정도로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고 있다.정재숙 문화재 청장은 지난 6일 취재진과 함께 북악산 북측면 산행을 하며 특히 곡장 전망대로 향하는 한양도성 옆길에 주목했다. 이곳은 뛰어난 자연경관 외에도 사적 제10호 서울 한양도성의 축성 시기별 차이를 잘 보여준다는 점에서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크다. 홍성규 북한도성 해설사는 “청운대 쉼터에서 곡장 전망대에 이르는 300m 구간은 한양도성 전체 18km 중 축조 시기별 차이를 가장 잘 드러낸다”고 설명했다.한양도성은 조선왕조 도읍지인 한성부 도심의 경계를 표시하고 왕조의 권위를 드러내며 외부의 침입을 막기 위해 축조됐다. 현존하는 전 세계의 도성 중 가장 오래도록(1396~1910, 514년간) 성의 역할을 했다. 한양도성은 태조 때 축성된 후 세종, 숙종, 순조 때 각각 대규모 보수·관리 공사를 통해 그 모습을 유지해 왔다. 도성의 성돌은 시대별 특징이 뚜렷해 축성 시기와 기술의 발달 과정을 알 수 있다.조선 숙종 때 쌓은 한양도성(왼쪽)과 세종 때 쌓은 한양도성이 맞닿아 있다.(사진=이데일리 김은비 기자)가장 먼저 도성이 축성된 태조 때 사용된 돌은 거칠다. 태조는 1396년 1월 11만 8070명을 동원해 49일 만에 1차 공사를 마무리했고, 같은 해 8월에 다시 7만 9400명을 동원해 55일 만에 축성을 완료했다. 산지에 위치한 도성은 석성으로, 평지는 토성으로 쌓았다. 성돌은 자연석을 거칠게 다듬어 사용했다. 홍 해설사는 “두 기간을 합쳐도 도성을 짓기에는 굉장히 짧은 시간”이라며 “당시 도성은 군사적 목적보다는 울타리 개념으로 보여진다”고 설명했다.이렇게 지어진 성은 세종에 이르러 처음 보수 작업에 들어갔다. 세종은 1422년 토성으로 남아 있던 부분을 모두 석성으로 고쳐 쌓고자 했다. 홍 해설사는 “당시 중국 명나라 사신이 조선으로 넘어오는 통로가 경복궁 북쪽 홍제동의 무학제였다”며 “그곳이 토성으로 돼 있는 걸 보면 세종의 마음이 상당히 불편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은 성의 견고함을 강화하기 위해 바닥에 큰 돌을 반듯하게 다듬어 올리고, 그 위로는 둥글고 작은 돌을 마치 매주 쌓듯이 쌓아 올렸다. 조선 8도에서 장정 32만 2400여명이 동원됐다.이후 무너진 구간만 부분적으로 수축해 오던 성벽을 다시 한 번 대규모로 수축한 것은 1704년 숙종 때다. 당시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정묘호란, 병자호란을 겪으면서 본격적으로 한양을 방어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숙종은 가로, 세로 40cm의 정사각형 돌로 한양도성을 전면 재정비했다. 이전과 달리 돌을 모양이 잘 맞도록 다듬어 가지런히 쌓아 올렸다. 성돌의 간격도 일정해지면서 도성은 이전보다 훨씬 견고해졌다. 이후 1800년 순조는 이를 가로, 세로 60cm의 보다 큰 돌로 정교하게 다듬어 쌓아 올렸다.문화재청은 이번 개방을 통해 2012년 추진했던 한양도성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도 다시 도전할 계획이다.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이번에 길이 뚫리면서 도성의 생활 부분이 더 강화됐다”며 “북한산성과 방어기능을 같이 묶어서 한양도성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할 수 있도록 다시 한번 신청하려고 한다”고 전했다.한양도성 시기별 축조 차이(사진=서울시 제공)
2020.11.09 I 김은비 기자
과거 교육 담당했던 서원·향교·서당 20곳 보물 된다
  • 과거 교육 담당했던 서원·향교·서당 20곳 보물 된다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문화재청은 과거 교육을 담당했던 기관인 서원·향교·서당 20곳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6일 밝혔다.서원은 조선시대 향촌에 근거지를 둔 사림이 성리학 이념을 바탕으로 설립한 사립 교육기관으로 선현에 대한 제사와 학문의 연구, 후학에 대한 교육을 담당했다.향촌은 고려와 조선시대에 전국의 각 지방에 설립된 관립 교육기관이다. 공자를 비롯한 중국과 우리나라 선현의 위패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며 인재를 양성했다.서당은 조선시대 향촌 사회에 생활 근거를 둔 사림과 백성이 중심이 돼 마을을 단위로 설립한 사립학교다. 조선 중기 이후 유교적 사회 체제가 강화되면서 전국에 설치됐다. 향교나 서원과 달리 일정한 격식이나 규정이 없어 누구나 건립할 수 있었다.문화재청은 2018년부터 진행한 ‘건조물 문화재에 대한 지정가치’ 주제연구를 통해 보물 지정대상을 선정했다.이번에 보물로 지정 예고된 문화재는 각각 서원 3건, 향교 14건, 서당 3건이다. 지역적으로는 강원 2건, 경기 3건, 경상 11건, 충청 1건, 전라 3건이다.현재 보물로 지정돼 있는 서원은 7건, 향교가 8건이다. 지금까지 보물로 지정된 서당은 없다.향교는 △‘강릉향교 명륜당 및 동무·서무·전랑’ △‘수원향교 대성전’ △‘안성향교 대성전 및 풍화루’ △‘산청 단성향교 명륜당’ △‘밀양향교 대성전 및 명륜당’ △‘상주향교 대성전·동무·서무’ △‘경주향교 명륜당 및 동무·서무·신삼문’ △‘담양 창평향교 대성전 및 명륜당’ △‘순천향교 대성전’ 등이다.서원은 △‘구미 금오서원 정학당·상현묘’ △‘안동 병산서원 만대루’ 등 3건이다. 이번에 처음으로 보물로 지정예고된 서당은 △‘안동 도산서당’ △‘안동 농운정사’ △‘옥천 이지당’ 등 3건이다.문화재청 관계자는 “대상 문화재들은 절제·간결·소박 등 유교문화를 표현하고 있고, 역사성이 담겨있다”면서 “남북의 축과 동·서의 대칭 등 공간구성이 뚜렷하고 중수·중건 등 건축이력이 기록물에 잘 남아있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보물로 지정 예고한 서원·향교·서당 문화재에 대하여 30일간의 예고 기간 중 수렴된 의견을 검토한 뒤 문화재위원회 심의 절차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강릉향교 명륜당 모습(사진=문화재청)
2020.11.08 I 김은비 기자
오은영 박사 '어떻게 말해야 할까' 2주 연속 1위
  • [위클리 핫북①]오은영 박사 '어떻게 말해야 할까' 2주 연속 1위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국민 육아멘토’로 불리는 오은영 박사의 훈육법을 담은 ‘어떻게 말해줘야 할까’가 2주 연속 베스트셀러 1위에 등극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어떻게 말해줘야 할까’는 예스24 11월 1주 종합 베스트셀러에서 1위에 올했다. 독자층이 한정된 육아서가 베스트셀러 순위 상위권에 오르거나, 1위를 장시간 유지하는 건 이례적이다.예스24 관계자는 “오은영 박사가 SBS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로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 후 오랫동안 국민 육아멘토로서 큰 믿음과 신뢰를 쌓아왔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전작인 ‘못 참는 아이 욱하는 부모’도 2016년 출간 시 오랫동안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올랐었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책은 현실에서 접할 수 있는 많은 사례를 중심으로 한 효과적 훈육법을 소개했다는 점에서도 자녀를 둔 부모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분석했다.베스트셀러 순위에서는 책을 통해 위로를 얻고자 하는 독자들이 많아지고 있는 현상도 엿보인다. 류시화 시인이 15년 만에 엮어낸 사랑과 희망을 깨우는 아름다운 시 모음집 ‘마음챙김의 시’는 전주와 동일한 9위를 유지했고, 정신과 의사가 전하는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조언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은 아홉 계단 상승해 10위를 기록했다. 방송인 유병재가 ‘블랙코미디’ 이후 3년 만에 출간한 삼행시 모음집 ‘말장난’이 한 계단 내린 14위, 4년 만에 돌아온 공지영 작가의 에세이 ‘그럼에도 불구하고’는 네 계단 하락해 19위로 나타났다.투자 및 재테크 관련 도서의 뜨거운 인기도 계속되고 있다. 스노우폭스 그룹의 김승호 회장이 전하는 맨손에서 종잣돈을 만들고 돈을 불리는 75가지 방법 ‘돈의 속성’ 양장 리커버 에디션이 한 계단 오른 7위를 기록했다.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이사 존 리의 최신작 ‘존리의 금융문맹 탈출’은 한 계단 내린 11위, 부와 행운에 대한 수만 건의 사례 분석과 성찰을 담은 ‘더 해빙’(The Having)은 40만부 기념 리커버 에디션은 15위다. ‘2020 부의 지각 변동’의 저자 KBS 박종훈 기자의 신작 ‘부의 골든타임’은 18위를 차지했다.전자책 분야에서는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의 트렌드 전망서 ‘트렌드 코리아 2021’이 2주 연속 1위에 등극했다. 뒤를 이어 예스24의 문화웹진 ‘월간 채널예스 2020년 11월호’가 2위로 나타났다.[그래픽=이동훈 기자]
2020.11.08 I 김은비 기자
유병재 시집 '말장난' 베스트셀러 등극
  • [위클리 핫북②]유병재 시집 '말장난' 베스트셀러 등극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방송인 유병재가 신간 출간과 함께 베스트셀러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교보문고 11월 1주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에 따르면 유병재의 시집 ‘말장난’이 종합 7위에 올렸다. 책은 유병재가 2017년 출간한 ‘블랙코미디’ 이후 3년만에 낸 책이다. 책은 제목처럼 말장난같은 농담 삼행시 모음집이다. 책에는 201편의 짧은 삼행시가 담겨있다.교보문고 관계자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재치있는 입담과 더불어 개인 유튜브 활동으로 인기를 얻으면서 책도 주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말의 특성을 살려 재미를 더해 관심을 끌었다”고 분석했다.책 속에서 유병재는 우리를 둘러싼 모든 낱말들을 표제어로 사용한다. 인간의 온갖 감정을 담아놓았다. 가족, 관계, 직장부터 기쁨, 절망, 분노 등 우리 주변의 이야기와 그로부터 우러나는 감정들이 순한맛, 중간맛, 매운맛이라는 부제목에 따라 담겨있다. 그는 책의 말미에 “단 한사람에게 단 한줄이라도 의미 있는 글이 될 수 있으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겠다”라고 쓰며 짧지만 가볍게 웃어넘길 수만은 없는 글로 위로도 전하고자 했다. ‘말장난’의 성별, 연령별 판매비중을 분석한 결과 여성 독자가 63.9%로 더 높았다. 연령별로는 20대가 44.2%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뒤를 이어 30대(27.4%), 40대(13.7%), 10대(9.3%), 50대(4.6%)로 나타났다.이 외에도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의 트렌드 소개서 ‘트렌드 코리아 2021’이 3주 연속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순위 종합 1위를 차지했다. 이미예의 ‘달러구트 꿈 백화점’도 어린이 만화의 뜨거운 인기를 제치고 다시 종합 2위 자리에 올랐다. 상위권도 엎치락뒤치락하며 많은 변동을 보였다. ‘세계미래보고서 2021’, ‘포스트 코로나 2021년 경제전망’ 등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내년 전망서에 대한 관심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독자들의 성향이 드러난 것으로 분석된다.[그래픽=이동훈 기자]
2020.11.08 I 김은비 기자
당선 유력 바이든, 그가 꿈꾸는 미국은
  • 당선 유력 바이든, 그가 꿈꾸는 미국은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조 바이든 민주당 의원이 최대 격전지인 조지아주와 펜실베니아주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급속도로 따라붙으며 당선이 유력해지고 있다. 바이든 의원은 6일(현지시간) 0시 기준 선거인단 264명을 확보한 상태다. 조지아주와 펜실베니아주 한곳에서만 승리하면 선거인단 매직넘버인 270표를 넘기며 백악관에 입성할 수 있게 된다.국내에는 지금껏 바이든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부통령이었다는 정도로만 알려져 있던 만큼 그가 어떤 인물인지 관심이 주목된다. 최근 한국에서 출간된 ‘조 바이든, 지켜야 할 약속’(김영사)은 바이든이 쓴 첫 자서전으로 그의 삶과 정치철학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바이든은 만 29세 나이에 미국 공화당의 거물인 현역의원을 꺾고 최연소 상원의원으로 당선됐다. 이후 무려 36년간 상원의원직을 유지하다가 미국 역사상 최초 흑인 대통령의 파트너로 8년 간 부통령을 역임했다. 반세기에 가까운 정치인생을 거쳐 올해 최고령 미국 대통령에 도전했다.1972년 최연소 상원의원으로 당선된 바이든은 동료 의원들보다 한참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편의주의와 당파주의에 휩쓸리지 않고 원칙에 따라 표를 던졌다. 대법원의 낙태 불법화 판결에 따른 새로운 낙태 법안과 인종 분리 철폐에 따른 강제 버스 통학 문제에서 중도적 입장을 지킨 것은 바이든의 정치 신념을 잘 보여준다. 이후 상원의원으로 재직한 36년 동안 바이든은 이념에 집착하지 않는 실용적 중도 성향을 견지했다. 이념에 입각한 대의명분에 따르기보다는 현실적 문제를 고려했다. 이것이야 말로 바이든이 정치에 입문하면서 이루고자 하는 목표였다. 이 때문에 항상 진보와 보수 양쪽에서 공격을 받았다. 바이든은 “나는 편의보다 지적 동의와 개인적 원칙을 우선으로 삼는 바람에 힘든 길을 걸었다”며 “그렇지만 중요한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나는 내 직감을 믿으며, 어느 한쪽 편에 서기 어렵게 된 것에 대해서는 사과하지 않는다”고 회고했다.책에는 조시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나눈 김대중 전 대통령의 대화도 담겨있어 한국에 대한 바이든의 입장을 확인할 수 있다. 대북강경책을 견지해온 부시 전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에게 햇볕정책은 실패라며 빠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바이든은 부시에게 “당신은 분명 그를 난처하게 만들었습니다. 그 때문에 그는 한국에서 곤경에 처하게 됐습니다”라고 지적했다. 바이든은 대통령의 역할에 대해서는 ‘준비된 대통령’을 강조한다. 대통령은 참모진을 통해 해당 사안에 대한 많은 정보를 얻지만 결국 최후의 선택과 결단은 오롯이 대통령이 해야 한다고 바이든은 말한다. 그에 따른 책임 역시 대통령의 몫이기 때문이다. 7명 대통령의 성공과 실패를 모두 지켜본 바이든은 참모에 의지하지 않는 자신만의 확고한 대통령관과 비전을 견지한다.바이든은 이 책에서 자신이 꿈꾸는 미국의 비전을 명확하게 표명한다. 바이든이 일관되게 말하는 바는 미국이 세계 최강대국에 걸맞은 책임과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것이다. 최근 들어 더욱 심화되는 미국 우선주의를 비판하고 자신의 이익만을 챙기는 건 최강대국이 된 미국이 할 일이 아니라고 단언한다. 바이든은 미국 정부가 더 많은 국민을 위한 발판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국민이 건강과 공평한 기회를 받을 수 있어야 하며, 아이들의 미래를 지켜야 한다고 포부를 밝힌다.
2020.11.06 I 김은비 기자
'석굴암 전문가' 성낙주 소장 별세
  • '석굴암 전문가' 성낙주 소장 별세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석굴암 전문가로 알려진 성낙주 석굴암미학연구소장이 5일 오전 별세했다. 향년 67세.유족에 따르면 고인은 지난달 29일 서울 노원구 자택에서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이날 오전 9시 30분께 서울 하계동 한 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고인은 1954년 경기도 남양주 출생으로 동국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95년 소설 ‘차크라 바르틴’으로 등단한 뒤 소설을 쓰며 중학교 교사로도 활동했다.고인은 석굴암을 소재로 한 소설을 구상하던 중 기존 학계의 석굴암 인식에 의문을 품고 본격적으로 석굴암을 연구했다. 그는 지난 2009년 석굴암의 근대사 100년을 돌아보는 사진전 ‘석굴암 백년의 빛’(불교중앙박물관)을 개최하고, 2010년에는 포항 MBC와 함께 다큐멘터리 ‘경술국치 백년, 석굴암 백년의 진실’을 제작하는 등 석굴암과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또 고인은 ‘20세기 초 사진 텍스트 분석을 통한 석굴암 건축구조 해석’, ‘에밀레종 전설 연구사 비판’, ‘신라종 양식의 기호학적 해석’ 등의 논문을 냈다.저서로는 ‘왕은 없다’, ‘차크라바르틴’, ‘문화전사 유홍준의 미덕과 해악’, ‘석굴암을 위한 변명’, ‘석굴암, 그 이념과 미학’, ‘아수라의 눈물’, ‘시간 위에 지은 집’, ‘에밀레종의 비밀’, ‘석굴암 백년의 빛’, ‘석굴암, 법정에 서다’가 있다.유족으로는 부인 변혜원씨, 아들 성시경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 원자력병원장례식장 2층 2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8일 오전 7시 30분, 장지는 경기도 남양주 화도읍 차산리 선산이다. 고(故) 성낙주 작가(사진=불광출판사)
2020.11.06 I 김은비 기자
'대구 동인초 강당' 국가등록문화재로
  • '대구 동인초 강당' 국가등록문화재로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문화재청은 ‘대구 동인초등학교 강당’과 ‘독립신문 상해판’ 등 2건을 문화재로 등록한다고 6일 밝혔다.국가등록문화재 제798호가 된 ‘대구 동인초등학교 강당’은 강당 건물로서의 필요한 층고 확보를 위해 사용한 ‘맨사드 지붕’ 등의 건축 수법을 잘 보여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맨사드 지붕은 지붕 상부와 하부의 지붕면에서 경사를 완급 2단으로 한 형식이다.또 대구 구 도심의 오래된 학교시설로서 근대기 도시 공간 구조와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도시 역사와 교육사, 지역사적인 면에서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국가등록문화재 제510-2호가 된 ‘독립신문 상해판’은 1919년 8월 창간부터 1926년 11월 폐간까지 중국 상하이에서 국한문으로 발행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기관지다. 국제 정세, 임시정부 활동상, 국내외 독립운동 동향 등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임시정부의 역할과 존재가치를 실증하는 귀중한 사료인 해당 유물은 전체 198개 호 중 창간호와 마지막 호를 포함한 총 170개 호로 구성돼 있다. 기존에 확인되지 않았던 5개 호(제177~180호, 제195호)도 포함하고 있다. 이는 총 177개 호를 소장하고 있는 기존의 ‘독립신문 상해판’(국가등록문화재 제510호, 2012.10.17 등록)과 더불어 학술연구·전시·교육 등에 있어 가치가 크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국가등록문화재 제798호 ‘대구 동인초등학교 강당’과 국가등록문화재 제510-2호 ‘독립신문 상해판’ (사진=문화재청)
2020.11.06 I 김은비 기자
9일 목포서 '해양실크로드 국제학술 심포지엄'
  • 9일 목포서 '해양실크로드 국제학술 심포지엄'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부경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와 함께 오는 9일 ‘2020 해양실크로드 국제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한다.연구소는 2013년부터 매년 해양실크로드 국외 현지조사를 통해 국제적인 연구 네트워크를 구축해 왔다.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국외 현지조사 대신,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전문가와 국내 전문가들을 초청해 전남 목포에 소재한 연구소 세미나실에서 주제발표와 토론으로 진행한다. 행사에서는 △표류를 통해 본 인도네시아 해양교류(이윤선 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 △중국 해양실크로드 연구의 현황과 전망(루이동건 부경대 교수) △베트남 연구자료를 통해 본 베트남 해양문화(쩐티튀찐 한국학중앙연구원 석박사 과정) △베트남 전통배(홍순재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연구사) △객주의 구조와 항로(강원춘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전문직) △삼국시대 배의 구조와 영흥도선(정홍일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연구사) △경주지역 출토 소금동불의 제작기법 연구(이보현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연구사) 등이 발표된다. 연구소 관계자는 “이번 심포지엄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국제적 해양실크로드 연구와 우리나라 해양문화유산 연구를 지속시키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2020.11.06 I 김은비 기자
오는 12~14일 창덕궁 후원서 '창덕궁 풍류' 선봬
  • 오는 12~14일 창덕궁 후원서 '창덕궁 풍류' 선봬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궁능유적본부 창덕궁관리소는 국립국악원과 오는 12~14일 창덕궁 후원 연경당에서 ‘국립국악원과 함께하는 창덕궁 풍류’를 공연한다.창덕궁의 후원을 병풍삼아 펼쳐지는 이번 공연은 ‘천년만세’, ‘춘앵전’, ‘가곡’ 등 정악(궁중이나 선비들이 사랑방 등에서 즐기던 음악)과 정재(궁중연회에서 추던 무용)의 진수를 선보인다. ‘천년만세’는 천년만년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의미로, 세 개의 악곡으로 이루어진 모음곡이다. ‘춘앵전’은 1828년(순조 28년) 효명세자가 순원왕후의 보령 40세를 경축하기 위해 창제한 향악정재다. 이번 공연이 진행될 연경당은 순원왕후 탄신 40주년 당시 ‘춘앵전’이 연향된 곳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가곡’은 시조시를 기악 반주에 얹어 노래하는 5장 형식의 성악곡으로 2010년 유네스코 인류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검기무는 칼을 들고 추는 향악정재다로 신라 관창설화에서 유래됐다고 전해진다. 민간에서 추던 춤이 조선 중기 궁중무용으로 정착됐다.이번 공연은 궁이 주는 고즈넉함을 최대한 살리되, 온전히 음악과 춤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마이크 등의 전자음향 장치를 사용하지 않는다.이날 참여하는 관람객은 창덕궁해설사의 해설과 함께 왕의 정원을 거닌 후 공연장인 연경당으로 입장하게 된다. 공연은 국립국악원에서 정악단을 이끌고 있는 이영 예술감독의 전문해설이 함께 어우러져 우리 음악에 대한 이해를 도울 예정이다.공연은 만 7세 이상의 일반인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오는 9일 오전 10시부터 인터파크 홈페이지 혹은 인터파크 고객센터에서 선착순으로 예매할 수 있다. 1회당 입장인원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40명으로 한정한다. 관람료는 유료로 회당 성인 1만2000원이다.궁능유적본부 창덕궁관리고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은 올해 공연으로 전통문화예술 공연이 일반인들에게 더욱 친숙하게 다가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2020.11.05 I 김은비 기자
5일 춘천서 제3차 '남북문화유산 정책포럼' 열린다
  • 5일 춘천서 제3차 '남북문화유산 정책포럼' 열린다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문화재청·강원도·경기도는 2020년 제3차 남북문화유산 정책포럼을 5일 베니키아 춘천 베어스 호텔에서 개최한다고 4일 밝혔다.이번 제3차 남북문화유산 정책포럼은 다양한 남북교류협력 기관의 추진 사례를 살펴보고 이를 통해 문화재교류협력의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올해 남북문화유산 정책포럼은 ‘북한 민족유산의 이해와 남북문화재 교류협력 방안’을 주제로 개최된다.이번 포럼에서는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의 남북교류 성과와 과제(모순영,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의 남북교류 성과와 과제 : 남북저작권 교류와 전망(김기헌,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 △동북아역사재단의 남북교류 성과와 과제(고광의, 동북아역사재단) △한스자이델재단의 남북교류 성과와 과제 : 남북한 자연유산 협력, 천연기념물(조류)을 중심으로(최현아, 한스자이델재단) 등 총 4개의 주제발표가 진행된다. 이후에는 최보선 운영위원(강원대학교 초빙교수)을 좌장으로 참여위원들의 토론이 이어질 예정이다.문화재청은 이번 포럼을 통해 주요 남북교류단체들의 대표적인 협력사업 성과를 돌아봄으로써 문화재 분야 남북교류사업의 시사점을 도출할 예정이다.문화재청 관계자는 “이번 포럼이 기관별, 분야별 남북교류사업의 칸막이를 낮추고 소통과 협업을 통한 네트워크 구축으로 남북교류사업의 성과를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한편 2019년 출범한 남북문화유산 정책포럼은 남북문화재교류협력 확대에 따른 정책수립 자문기구다. 경기도·강원도와 공동개최로 올해 총 4회의 정책포럼을 추진하고 있다. 5월 14일날 열린 제1차 정책포럼에서는 ‘북한의 정책변화에 따른 민족유산의 현황과 이해’를, 지난 7월 23일 열린 제2차 정책포럼에서는 ‘북한 민족유산의 현황과 보호관리체계 이해’를 주제로 다뤘다. 마지막 4차 포럼은 12월에 예정돼 있다.
2020.11.05 I 김은비 기자
인류무형유산 '종묘대제 봉행', 올해는 무관객으로
  • 인류무형유산 '종묘대제 봉행', 올해는 무관객으로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국립무형유산원이 주최하고 한국문화재재단과 종묘대제봉행위원회(종묘제례보존회ㆍ종묘제례악보존회)가 공동 주관하는 2020년 종묘대제가 오는 7일 종묘에서 봉행 된다.종묘는 조선 역대 왕과 왕비의 신주를 모셔놓은 왕실의 사당으로 한국 고유의 건축 양식과 건물과 공간이 지닌 경관적 가치를 인정받아 1995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또한 왕실의 품격 높은 의례(종묘제례)와 음악, 무용(종묘제례악)은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2001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이번 종묘대제는 종묘에서 왕이 직접 제향을 올렸던 유교 절차에 따라 거행된 가장 큰 규모의 국가 제사다. 신을 맞이하고, 신이 즐기도록 하며, 신을 보내드리는 절차의 순서로 진행된다. 종묘대제는 오는 7일 오전 10시부터 낮 12시까지 영녕전 제향을 시작으로 오후 3시부터 5시 30분까지 본 행사인 정전 제향이 봉행된다. 제사를 지내는 예법과 예절에 있어서 모범이 되는 의식으로 엄숙하게 진행된다.종묘대제는 매년 5월 많은 세계인의 관심과 참여를 통해 함께하는 행사로 진행됐던 것이 올해는 코로나19로 연기됐다. 또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어가행렬과 종묘제례악 연주가 생략되는 등 행사 규모와 참여 인원을 대폭 축소했다. 종묘는 비공개(휴관)로 관계자 외 일반인의 출입을 제한한다. 봉행 행사 영상기록은 차후 문화재청 공식 유튜브와 문화유산채널 등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과 한국문화재재단 측은 “유례없이 세계적으로 전염병이 대유행하는 상황에서도, 종묘대제를 품격 있는 국가 행사이자 세계인이 즐길 수 있는 국제 행사로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내년에는 세계인의 참여 속에 우리 문화유산의 정신과 가치를 함께 체험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2019년 종묘대제(사진=문화재청)
2020.11.05 I 김은비 기자
출판인회의 "도서정가제 개정안 환영...지역서점 활성화 종합계획 세워야"
  • 출판인회의 "도서정가제 개정안 환영...지역서점 활성화 종합계획 세워야"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한국출판인회의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3일 내놓은 도서정가제 개정안을 두고 환영한다는 입장과 함께 “이번 사태를 반면교사로 전국 지역 서점 활성화를 위한 종합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4일 밝혔다.출판인회의는 이날 “문체부가 1년여 동안 ‘도서정가제 개선·보완 민관협의체’에서 논의, 합의한 원안으로 ‘도서정가제 개정 방향’을 결정한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환영한다”고 입장문을 냈다. 이어 “지난 3개월 동안 작가·서점·출판사·독서계 등과 함께 출판·문화계 사수 활동 과정을 겪으며 도서정가제가 책 문화 생태계 지킴이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며 “이번 발표는 그동안의 도서정가제에 대한 무조건적인 반대 관점에서 난무한 사항들이 불식되는 계기와 함께 올바른 도서정가제가 자리매김해 책 읽는 사회를 향한 새로운 출발점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출판인회의는 “이제 과제로 도서정가제가 더 옳은 방향으로 출판문화산업 발전에 작용할 수 있도록 확립, 강화, 제도화하는 일이 남았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이번 국회 법률 개정 시, 출판문화산업진흥법 제27조 2항의 의한 ‘규제의 재검토’ 조항에 폐지, 완화, 유지 외에 ‘강화’ 조항을 추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기적으로는 규제의 재검토 기한을 3년에서 5년으로 하거나, 조항 자체를 삭제하는 것도 과제로 설정,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문체부가 이번 사태를 반면교사로 전국 지역(동네) 서점 활성화를 위한 종합 계획을 수립 추진할 것도 촉구했다. 이를 위해 소비자 중심의 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출판 물류 현대화 지원 등 지역 서점 활성화를 위한 지원책이 조속히 마련될 수 있도록 민관협의체를 구성,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출판인회의는 “도서정가제의 법제화는 출판 생태계 구성원 모두가 공정한 경쟁을 하는 것을 지향하는 것이지 문화 다양성을 해치는 자본의 논리에 따르자는 것이 아니다”며 “앞으로도 책을 사랑하는 독자에게 적정가격으로 다양하고 질 높은 책을 보급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0.11.04 I 김은비 기자
"국보 5점 합쳐놓은 듯 해"...국보 '칠장사 오불회 괘불' 첫 공개
  • "국보 5점 합쳐놓은 듯 해"...국보 '칠장사 오불회 괘불' 첫 공개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오불회 불괘를 처음 실견하니 감회가 새롭다. 국보 몇 점을 합쳐놓은 것처럼 보살 한폭 한폭이 의미있다. 특히 상단 우측 화관을 쓴 노사나불의 모습은 감명깊다.”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4일 일반에 최초 공개된 국보 제296호 ‘칠장사 오불회 괘불’을 본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오불회 괘불은 단아하고 세련된 인물의 형태, 짜임새 있는 구도, 섬세한 필치 등으로 17세기 대표적 불교 그림으로 꼽힌다.조계종은 불교중앙박물관에서 진행되고 있는 ‘효심으로 나툰 불심의 세계 화산 용주사’ 전시의 일환으로 오불회 괘불을 4일 공개했다. 괘불이 일반에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오불회 괘불’은 경기 안성시 칠장사(용주사 말사)에 소장된 괘불로 조선 인조 때인 1628년 조성됐다. 현존하는 괘불 중 세 번째로 오래된 작품이다. 괘불은 절에서 법회나 의식을 행하기 위해 법당 앞뜰에 걸어놓고 예배를 드리는 대형 불교그림이다. 야외 법회에 참석한 사람이라면 어느 자리에서나 볼 수 있도록 제작됐기 때문에 전각 안에 봉안된 불화와는 달리 규모가 상당하다. 폭 5~8m, 높이 12~14m로 아파트 4층에 육박하는 크기의 대형 회화다. 평소에는 함에 넣어서 고이 보관하다가 특별한 야외법회를 열 때에 비로소 만날 수 있다. 오불회 괘불도 길이 6.56m, 폭 4.04m의 거대한 크기를 자랑한다.오불회 괘불은 구름을 이용해 상·중·하 3단으로 화면을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이 같은 3단 배치는 예배자들이 미륵보살이 살고 있는 도솔천궁에 이를 수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상징적 구조다. 정명희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관은 “맨 아래에 공양물을 바치는 천인들이 있고 그 위에 관음보살이랑 지장보살이 있다”며 “조선시대 사람들은 현실에서 우리를 구제할 수 있는 존상으로 관음보살을, 지옥에서 구제해 줄 존상으로 지장보살을 꼽았다”고 설명했다.지장보살과 관음보살 위로는 약사불과 아미타불을 중심으로 여러 보살이 있다. 정 학예연구관은 “약사불은 어떤 병도 낫게 해주고, 아미타불은 극락이 있는 곳으로 조선시대 사람들이 이상적으로 생각했던 세계를 한 화면에 담은 것”이라고 말했다. 맨 윗부분은 비로자나불을 중심으로 석가불과 노사나불이 좌우에 모셔진 삼신불을 묘사하고 있다. 정 학예연구관은 “‘5불’이 한 화면에 그려진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덧붙였다.괘불이 조선시대 왕실과 관계돼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선조의 계비인 인목대비는 친정아버지인 김제남과 아들인 영창대군을 광해군에게 잃자 이들의 위패를 칠장사에 모셔와 제를 올렸다. 이후 인조반정으로 광해군이 쫓겨나고 김제남과 영창대군이 복권되자 칠장사를 아버지와 아들의 원찰로 삼아 크게 중수했다.이때 당시 제작된 것이 오불회 괘불이다. 정 학예연구사는 “대개 불화는 스님이 그렸는데 왕실인물이 관여한 것은 도화원 소속 화원이 그려 화풍이나 양식이 굉장히 뛰어나다”며 “오불회 괘불에 인목대비가 직접 관여했다는 기록은 없지만 당시의 상황과 불화를 봤을 때 관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한편 특별전 ‘효심으로 나툰 불심의 세계 화산 용주사’는 조선시대 정조의 아버지(사도세자)를 향한 효심이 얽힌 사찰로도 잘 알려진 용주사와 용주사 말사들의 역사와 문화를 살펴보는 자리다. 내년 2월 말까지 이어지는 특별전에는 국보 1건, 보물 10건, 유형문화재 15건, 세계기록유산 1건 등이 출품됐다. 오불회 괘불은 오는 16일까지 전시된다.국보 제296호 오불회 괘불(사진=대한불교조계종)
2020.11.04 I 김은비 기자
제17회 대원상에 일묵스님· BBS'거룩한 만남'
  • 제17회 대원상에 일묵스님· BBS'거룩한 만남'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대한불교진흥원은 제17회 대원상 수상자로 출가부문 대상에 조계종 제따와나선원장 일묵스님을, 재가부문 대상에는 BBS불교방송 ‘거룩한 만남’을 선정했다고 4일 밝혔다.일묵스님은 2009년부터 한국 불교 중흥을 위해 초기 불교의 교학과 수행을 현대적 방법으로 전파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선원을 열어 불자들의 수행지도에 매진해 왔다. 재가부문에서 대상을 받은 BBS불교방송의 ‘거룩한 만남’은 1991년부터 이어오고 있는 이웃돕기 모금 프로그램이다. 이밖에 출가부문 특별상에 조계종 대해사 국제선원장 대해스님과 꿈을이루는사람들 대표 진오스님이, 장려상에 ‘나누며하나되기’가 각각 선정됐다.재가부문에서는 한국교수불자연합회 김성규 회장이 특별상을, 아이고절런 강산 대표와 불교인재원 박희승 이사가 각각 장려상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대원상은 대한불교진흥원 설립자인 고(故) 장경호 거사의 뜻을 기리고, ‘세상을 위한 불교’라는 기치 아래 모범적으로 정진해온 개인 및 단체를 대상으로 하는 시상식이다. 대상 수상자에게는 2000만원, 특별상 1000만원, 장려상은 5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된다.시상식은 오는 17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불교방송 3층 법당에서 약식으로 열린다.조계종 제따와나선원장 일묵 스님(사진=대한불교진흥원)
2020.11.04 I 김은비 기자
"단아하고 세련됐다"...17세기 대표적 불화 '칠장사 오불회 괘불' 첫 공개
  • "단아하고 세련됐다"...17세기 대표적 불화 '칠장사 오불회 괘불' 첫 공개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오불회 불괘를 처음 실견하니 감회가 새롭다. 국보 몇점을 합쳐놓은 것 처럼 보살 한폭한폭이 의미있다.”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최초 공개된 국보 제 296호 ‘칠장사 오불회 괘불’을 본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오불회괘불은 단아하고 세련된 인물의 형태, 짜임새 있는 구도, 섬세한 필치 등으로 17세기 대표적 불교 그림으로 꼽힌다.조계종은 불교중앙박물관에서 진행되고 있는 ‘효심으로 나툰 불심의 세계 화산 용주사’ 전시 일환으로 오불회 괘불을 4일 공개했다. 괘불이 일반에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오불회 괘불’은 경기 안성시 칠장사(용주사 말사)에 소장된 괘불로 조선 인조 때인 1628년 조성됐다. 현존하는 괘불 중 세 번째로 오래된 작품이다. 괘불은 절에서 법회나 의식을 행하기 위해 법당 앞뜰에 걸어놓고 예배를 드리는 대형 불교그림이다. 야외 법회에 참석한 사람이라면 어느 자리에서나 볼 수 있도록 제작됐기 때문에 전각 안에 봉안된 불화와는 달리 규모가 상당하다. 폭 5~8m, 높이 12~14m로 아파트 4층에 육박하는 대형 크기 회화다. 평소에는 함에 넣어서 고이 보관하다가 특별한 야외법회를 열 때에 비로소 만날 수 있다. 오불회 괘불도 길이 6.56m, 폭 4.04m의 거대한 크기를 자랑한다.오불회 괘불은 구름을 이용해 상·중·하 3단으로 화면을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이 같은 3단 배치는 예배자들이 미륵보살이 살고 있는 도솔천궁에 이를 수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상징적 구조다. 정명희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관은 “맨 아래에 공양물을 바치는 천인들이 있고 그 위에 관음보살이랑 지장보살이 있다”며 “조선시대 사람들은 현실에서 우리를 구제할 수 있는 사람으로 관음보살을, 지옥에서 구제해 줄 존상으로 지장보살을 꼽았다”고 설명했다.지장보살과 관음보살 위로는 약사불과 아미타불을 중심으로 여러 보살이 있다. 정 학예연구관은 “약사불은 어떤 병도 낫게 해주고, 아미타불은 극락이 있는 곳으로 조선시대 사람들이 이상적으로 생각했던 세계를 한 화면에 담은 것”이라고 말했다. 맨 윗부분은 비로자나불을 중심으로 석가불과 노사나불이 좌우에 모셔진 삼신불을 묘사하고 있다. 정 학예연구관은 “‘5불’이 한 화면에 그려진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덧붙였다.괘불이 조선시대 왕실과 관계돼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선조의 계비인 인목대비는 친정아버지인 김제남과 아들인 영창대군을 광해군에게 잃자 이들의 위패를 칠장사에 모셔와 제를 올렸다. 이후 인조반정으로 광해군이 쫓겨나고 김제남과 영창대군이 복권되자 칠장사를 아버지와 아들의 원찰로 삼아 크게 중수했다.이때 당시 제작된 것이 오불회 괘불이다. 정 학예연구사는 “대개 불화는 스님이 그렸는데 왕실인물이 관여한 것은 도화원 소속 화원이 그려 화풍이나 양식이 굉장히 뛰어나다”며 “오불회 괘불에 인목대비가 직접 관여했다는 기록은 없지만 당시의 상황과 불화를 봤을 때 관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한편 특별전 ‘효심으로 나툰 불심의 세계 화산 용주사’는 조선시대 정조의 아버지(사도세자)를 향한 효심이 얽힌 사찰로도 잘 알려진 용주사와 용주사 말사들의 역사와 문화를 살펴보는 자리다. 내년 2월 말까지 이어지는 특별전에는 국보 1건, 보물 10건, 유형문화재 15건, 세계기록유산 1건 등이 출품됐다.국보 제296호 오불회 괘불(사진=대한불교조계종)
2020.11.04 I 김은비 기자
현존 유일 고려 도성서 '강화중성' 문지 발견됐다
  • 현존 유일 고려 도성서 '강화중성' 문지 발견됐다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는 남한 지역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고려 시대 도성유적인 인천 강화군 강화중성에서 문지(문이 있던 자리)를 최초로 확인했다고 4일 밝혔다.강화중성은 고려 시대 몽골의 침략에 대항하기 위해 수도를 강화로 천도한 이후 건립한 3개의 성곽(내성-중성-외성) 중 하나다. ‘고려사’ 등 문헌기록에는 1250년(고려 고종 37년)에 축조됐고 둘레가 2960칸이며, 17개의 크고 작은 성문이 있었다고 전한다. 강화중성은 수도 강화를 ‘⊂’ 형태로 둘러싼 토성(土城)으로, 현재 확인된 길이는 총 11.39㎞이다. 강도시기(몽골침략에 맞서 강화도로 천도한 1232~1270년)에 축조된 성곽 중 당시의 모습을 가장 온전히 간직하고 있는 대표적 유적으로 평가된다. 이번 조사는 강화중성의 서성벽 구간을 대상으로 했다. 조사지역은 남산(해발 223m) 정상부에서 서쪽으로 약 500m 떨어진 지점으로, 강화도성 서쪽에서 능선을 따라 도성의 중심부인 현 강화읍 관청리 일대로 진입할 수 있는 교통로에 해당한다.강화중성의 문지는 너비 4.4m, 길이 5.3m다. 내측에는 성문이, 외측에는 보도시설이 설치됐다. 성문은 긴사각형(장방형)의 기단 위에 초석을 놓고, 4개의 기둥을 세워 시설한 것으로 추정된다. 성문 외곽에는 넓적하고 편평한 돌을 경사지게 깔아 보도를 조성했다. 문지 주변에서는 용두(용머리 모양으로 만들어 용마루나 내림마루 끝에 설치하는 장식기와)를 비롯한 장식기와와 평기와, 장식철물, 철못 등 문과 지붕 부재로 추정되는 유물도 다량 출토됐다. 이번 조사에서는 성벽의 축조방법도 새롭게 확인했다. 그간 강화중성은 판축(판으로 틀을 만들어 그 안에 흙이나 모래 등을 넣어 단단하게 다져 흙을 쌓아 올리는 기법)해 쌓은 토루(흙으로 쌓아 올린 성벽)를 중심으로 안과 밖에 흙을 덧대어 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조사구역의 성벽은 판축 토루만으로 구성된 것으로 파악됐다. 성벽은 석축기단을 쌓고 나무기둥을 세운 다음, 판재를 결구하여 틀을 만들고 성질이 다른 흙을 여러 겹 다져 쌓아 너비 4.1~4.4m, 높이 2.5m 내외로 완성했다. 이번에 조사된 강화중성 발굴조사 성과는 4일 국립문화재연구소 유튜브에서 온라인으로 공개한다. 강화중성 문지 근경(사진=문화재청)
2020.11.04 I 김은비 기자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유적조사 현장의 뼈' 등 3권 발간
  •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유적조사 현장의 뼈' 등 3권 발간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유적조사 현장의 뼈’, ‘유적조사현장의 목재’, ‘유적조사현장의 씨’ 등 3권을 발간했다고 4일 밝혔다.이번에 발간한 3권의 책은 유적조사현장의 뼈, 나무, 씨앗에 대한 수습과 연구 방법을 정리하고, 다양한 사진과 도면 등 자료를 제시했다.2017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고환경 연구조직을 구성해 유기질 유물에 대한 수습과 연구 자문을 지원하고 있는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그동안의 자문 활동을 통해 고대 환경과 식생(植生) 복원의 기초라 할 수 있는 유기질 유물을 수습하고 연구한 방법을 공유하는 내용이다.책은 유기질 유물 수습과 조사·연구 분야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했으며, 유기질 유물을 가장 먼저 접하게 될 현장 조사자들이 그 속에 담긴 정보를 빠짐없이 확보할 수 있는 절차와 방법 등을 담았다. 책의 휴대성을 높이기 위해 뼈, 목재, 씨 3가지 주제로 나눠 3권으로 발간됐다. 조사현장에서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도록 실제 월성 조사현장에서 작성된 도면 자료, 사진, 그림 자료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도록 배치했다. 또 발굴조사현장에서 가능하면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수습·분석 재료, 도구, 방법을 안내해 활용성을 높이고자 했다.이 책들은 역사를 찾아가는 발굴조사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조사방법에 대해, 일반 국민의 관심을 유도하는 한편,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매장문화재조사 전문기관과 국·공립 박물관, 각 대학 도서관 등에 배포할 예정이다. 문화재청과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홈페이지에도 공개한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신라 왕경을 중심으로 고대 환경과 경관 복원 연구를 꾸준히 지속하여 ‘숲’이라는 공간에 역사 이야기를 더하고자 한다”며 “앞으로도 다양하고 치밀한 고환경 연구를 통해 신라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그 역사의 중심에 있었던 사람들과 환경의 상호작용을 복원해 나가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사진=문화재청)
2020.11.04 I 김은비 기자
"위기는 기회"...'트렌드 도서'로 본 코로나 시대 생존법
  • "위기는 기회"...'트렌드 도서'로 본 코로나 시대 생존법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위기는 기회다. 놓치지 말라. 재창조하고, 소통하고, 협력하라.”유명한 미래학자 게르트 레온하르트가 한 말이다. 흔히 위기 상황에서 사용하는 말이다. 위기 속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그것을 통해 성공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2020년 코로나19의 습격은 분명 전 세계에 위기였다. 모든 계획이 붕괴됐고 일상의 불확실성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하지만 2021년에 대한 예측을 담은 트렌드 도서 및 경제전망서는 오히려 지금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진단한다. ‘2021 트렌드 모니터’(시크릿하우스), ‘카이스트 미래전략 2021’(김영사), ‘세계미래보고서 2021’(비즈니스북스) 등 책들은 코로나19가 바꾼 풍경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 생존법을 전한다.이들 책은 코로나19가 바꾼 풍경을 분석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예측하며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이들은 올해의 가장 큰 변화로 단연 ‘비대면으로 전환’을 꼽았다. 비대면 문화가 일상화되면서 온라인으로의 이동은 가속화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재택근무와 화상회의가 늘고, 원격수업이 본격화되면서 온라인을 통한 초연결 사회는 더욱 강화된다고 전망했다.국내 시장조사 전문 업체인 마크로밀 엠브레인은 ‘2021 트렌드 모니터’를 통해 비대면 시대의 관계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뤘다. 비대면 시대에 사람들은 불편한 관계에서 자유를 얻게 됐지만 관계가 단절되면서 소통의 결핍이 커지게 됐다. 특히 소통 과정의 70%를 차지하는 비언어적 소통의 결핍이 커지면서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사회적으로 많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사람들은 필연적으로 누군가의 반응에서 정체성을 확인한다는 것이다.마크로빌 엠브레인은 2021년에는 ‘개인의 정체성 찾기’ 욕구가 강해질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이런 욕구가 한국 소비자들의 소비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분석했다. 특히 돈과 시간을 쓰는 공간을 4가지로 나누고 일상생활에서는 ‘집과 인간관계의 진화’, 여가·문화생활에서는 ‘맞춤형 개인화’, 생산활동에서는 ‘재택근무’로 달라지는 일과 조직 문화에 초점을 맞췄다.비대면 시대의 교육 변화도 핵심 쟁점으로 꼽혔다. 글로벌 미래연구기구 ‘밀레니엄 프로젝트’는 ‘세계미래보고서 2021’에서 미래에는 대학이 소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들은 “지난 7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대학교 졸업생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발표했고, 포춘 100대 기업 중 대학 졸업장을 기피하는 기업이 절반이나 된다”며 근거를 제시했다. 이어 “온라인으로 다양한 정보 습득이 가능해지면서 젊은 세대들은 세계 석학 혹은 인공지능에게 배우기를 희망하고 그것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반면 비대면 교육에 대한 우려를 제시한 시각도 있었다.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미래전략연구센터에서 쓴 ‘카이스트 미래전략 2021’에서는 오히려 원격수업이 가져올 양극화 문제를 우려했다. 고성능 디지털 기술을 갖추지 못한 저소득층에서는 원격수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기술 접근성이 떨어지는 사람들은 오히려 기회를 박탈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해결법으로 미래의 정책과 복지 방향은 현금과 현물 위주가 아닌 무료 와이파이 등의 디지털 인프라를 제공하는 것이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이들은 공통적으로 인공지능(AI) 시대로의 변화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밀레니엄 프로젝트는 작년 러시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AI 후보 ‘앨리스’를 예로 들었다. ‘당신을 가장 잘 아는 대통령’이라는 슬로건을 건 앨리스는 선거에서 수천표를 얻었다. 카이스트 미래전략연구센터는 “AI는 나의 분신이자 비서인 디지털 아바타가 될 것”이라고 AI가 가져다 줄 미래의 편의성을 표현했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AI로 영상과 목소리를 정교하게 조작하는 딥페이크가 쉬워지고, 소셜미디어의 추천 알고리즘 등으로 나만 옳다는 확증편향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계했다.
2020.11.04 I 김은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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