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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11~13일 '모바일 북 페스티벌' 열린다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한국출판인회의는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총 3일간 네이버 등 주요 포털사이트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유튜브 등 각종 SNS와 전국 71개 동네책방에서 모바일을 통해 독자와 책을 잇는 독서문화축제 ‘모바일 북 페스티벌 2020’(이하 모북페)을 연다고 3일 밝혔다.올해 처음 선보이는 모북페는 ‘잇다-북택트, 책으로 연결되는 나와 세상’이라는 주제로 기획됐다. 국내외 139개 출판사와 71개 동네책방, 작가, 번역가, 디자이너, 예술가 등 200여명의 관계자가 코로나19로 멈춘 저자 강연, 북콘서트, 독서축제 등을 온라인 공간을 중심으로 펼친다.이번 행사의 메인 프로그램인 ‘책라방’(책 라이브 방송)은 최근 SNS에서 출판사와 저자가 시도해 주목받는 새로운 형식의 북 콘서트다. 모북페 조직위원회는 행사 기간에 100개 이상의 책라방이 동시 송출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오은 시인 △가수 장기하 △유현준 건축가 △이정모 국립과천과학관장 △노명우 교수 △김병욱 번역가 △박연준 시인 등의 저자나 번역가뿐만 아니라 제주 디어마이블루서점, 열린책들 등 동네책방 및 출판사 관계자도 출연한다.‘모북페 2020’의 오프닝 콘퍼런스로는 ‘2020 아시아 편집자 펠로우십’이 열린다. 아시아 10개국 총 13명의 편집자가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 모여 ‘출판을 묻다’라는 주제로 진행된다. 민보람(길벗), 박정선(비채), 정혜지(생각의힘), 최지인(문학과지성사) 편집자 등이 영상과 텍스트를 준비해 온라인으로 교류할 예정이다.이들은 코로나19 때문에 멈춘 아시아의 출판 교류를 이어가기 위해 ‘아시아인들이 함께 읽으면 좋을 자국의 책 39선’을 추천하고 설명하는 자료집을 이번 콘퍼런스에 맞춰 공유할 예정이다.‘모북페 2020’의 클로징 콘퍼런스는 한국출판인회의 부설 서울북인스티튜트(SBI)가 주최하는 ‘SBI 출판 콘퍼런스’다. 이 콘퍼런스의 주제는 ‘뉴노멀 시대와 출판 : 출판의 안과 밖, 그리고 그 경계의 변화’이다. 발표자는 트렌드·콘텐츠·인구 전문가인 송길영 바이브컴퍼니 부사장 △장선화 서울경제 기자 △조영태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다. 사회는 한국출판인회의 교육위원장인 고세규 김영사 대표가 맡았다.본 행사에 앞서 지난달 15일부터 시작된 ‘방구석·동네책방 책린지’(책+챌린지)에는 97개 출판사와 전국 56개 동네책방, 독자 1000여 명이 참여해 SNS상에 1200여개가 넘는 모북페 관련 해시태그를 만들어내며 ‘모북페 2020’의 서막을 알린 바 있다.
- 문체부, 큰 틀서 '도서정가제' 유지..재정가 기준은 완화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문화체육관광부는 오는 20일 도서정가제 재검토 시한을 앞두고 기존 도서정가제를 유지하되 소비자의 후생을 고려해 재정가제도를 18개월에서 12개월로 줄이는 방향으로 정했다고 3일 밝혔다. 이는 문체부가 민관협의체와 지난 1년간 논의했던 협의안을 따른 것이다.문체부는 “도서정가제가 출판산업 생태계에 미친 긍정적 효과를 고려했다”며 “큰 틀에서는 현행과 같이 유지하고, 출판시장 변화 등을 반영해 세부사항만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전자출판물 시장에 대해서는 “합리적으로 도서정가제를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논의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책의 정가변경 허용기준은 현행 18개월에서 12개월로 완화됐다. 재정가제도를 활용해 출판업계와 함께 ‘재정가 페스티벌(가제)’과 같은 정가 인하 행사를 개최해 소비자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양서를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국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공공도서관이 책을 구입할 때에는 물품, 마일리지 등 별도의 경제상 이익 없이 정가 10%까지의 가격할인만 제공하도록 했다. 또 정가 판매 의무의 위반 횟수에 따라서 과태료를 차등적으로 부과한다. 기존에는 위반 횟수에 관계없이 3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됐으나, 앞으로는 지속적으로 위반 시 더 높은 금액의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다.전자출판물에는 정가 표시 의무를 유연하게 적용하기로 했다. 캐시, 코인 등 전자화폐로 웹툰 등 전자출판물을 판매하는 경우에는 작품정보란과 같이 소비자가 쉽게 찾을 수 있는 위치에 원화 단위의 정가를 표시하면 된다. 소비자가 정가를 인지할 수 있도록 전자화폐와 원화 간의 교환비율도 명시해야 한다.도서정가제 개정안은 국회 논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문체부 관계자는 “도서정가제가 출판산업에 큰 영향을 끼치는 제도인 만큼 작가, 출판사, 서점, 소비자 등이 상생하며 양질의 콘텐츠를 향유할 수 있는 출판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꾸준히 개선해나가겠다”고 말했다.한편 도서정가제는 출판사가 판매 목적의 간행물에 정가를 표시하게 하고, 판매자는 정가의 15%이내에서 할인 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문화체육관광부 청사 전경(사진=문체부).
- 작고 명인 회고 '탄생 100주년, 명인오마주' 선봬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국립무형유산원은 오는 7~28일 매주 토요일 전북 전주 얼쑤마루 공연장에서 ‘탄생 100주년, 명인오마주’를 진행한다고 2일 밝혔다. ‘명인오마주’는 탄생 100주년을 맞은 작고(作故) 명인(무형문화재 보유자)의 삶을 회고하는 공연이다. 명인에게 직접 전수 한 제자들이 스승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은 헌정 공연과 더불어, 영상·음반 등을 통해 명인이 평생을 바쳐 이룩한 예술세계의 발자취를 감상할 수 있다. 이번 공연은 줄광대 김영철(1920~1988), 대관령 꼭두 박기하(1920~2017), 춤꾼 허판세(1920~2000), 승무·학무의 명인 한영숙(1920~1989) 등을 회고하는 무대로 구성된다.오는 7일 시작되는 첫 공연은 ‘풍류를 타는 줄광대 김영철’이다. 국가무형문화재 제58호 줄타기 보유자였던 고 김영철 명인을 회고하는 무대다. 김영철 명인의 제자인 김대균(현 보유자)과 김대균의 제자들이 ‘흉내내기 소리’, ‘잔재비’ 등의 기예를 펼치며 김영철에서 제자들로 이어지는 줄타기의 전승을 보여준다. 11월 14일에는 국가무형문화재 제11-4호 강릉농악 보유자였던 고 박기하 명인의 삶을 돌아보는 ‘대관령 꼭두 박기하’ 공연이 펼쳐진다. 강릉농악의 상쇠였던 박기하 명인은 당대 쇠잽이 중 가장 길게 소리를 할 수 있던 비나리쇠였다. 명인에게 직접 사사한 전승자들과 강릉농악보존회가 ‘고사소리’, ‘상쇠놀이’, ‘판굿과 무동놀이’ 등의 공연을 선보인다.11월 21일 공연은 ‘풍월을 벗 삼은 춤꾼 허판세’로, 국가무형문화재 제7호 고성오광대의 ‘탈고사와 덧배기’, ‘원양반춤과 제3과장 비비과장’, ‘상여소리와 제5과장 제밀주과장’ 등의 공연이 준비돼 있다. 고 허판세 명인에게 춤을 배운 이윤석(현 보유자)과 고성오광대보존회가 명인을 회고하며 헌정 공연을 펼친다.마지막으로 11월 28일에는 ‘승무·학무의 명인 한영숙’ 무대를 통해 국가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와 제40호 학연화대합설무 보유자였던 고 한영숙 명인의 예술세계를 재조명한다. 이애주(승무 보유자), 박재희(태평무 보유자) 등 현시대의 명인이 된 한영숙의 제자들이 ‘매(梅):학무’, ‘난(蘭):태평무’, ‘국(菊):살풀이춤’, ‘죽(竹):승무’의 무대로 스승의 춤맥을 잇는 공연을 보여준다.매회 공연은 사전 예약으로 운영된다. 공연 10일 전부터 국립무형유산원 홈페이지와 전화로 선착순 예약할 수 있다. 또 네이버TV에서 실시간으로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 전석 무료다.
- "단풍 물든 구리 동구릉 숲길 걸으며 '힐링'"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궁능유적본부 조선왕릉동부지구관리소는 구리교육문화원과 함께 동구릉(사적 제193호) 숲길 치유 프로그램 ‘동구릉 숲길 산책 쉼’을 오는 5~26일 매주 목요일 시범운영한다고 2일 밝혔다.궁능유적본부 측은 “‘동구릉 숲길산책 쉼’ 프로그램은 일상에 지친 국민이 왕릉을 품은 특별한 숲에서 휴식하며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는 시간을 갖도록 기획했다”고 설명했다.이번 프로그램은 강재현 시인의 인솔로 시낭송과 편지쓰기 등 특별한 체험 시간이 포함돼 있다. 늦가을 단풍이 물든 동구릉 내 경릉~양묘장까지의 숲길(왕복1.5km)을 강재현 시인과 함께 산책하며 시낭송 감상, 명상, 느린 우체통 편지쓰기 등을 체험할 수 있다. 따뜻한 차도 제공된다. 프로그램은 사전예약을 통해 회당 20명으로 참여 인원을 한정한다. 사전예약은 2일 오전 10시부터 조선왕릉 홈페이지에서만 가능하다. 1인당 최대 4명까지 선착순으로 진행한다. 궁능유적본부는 이번 프로그램을 시범운영해본 후 앞으로 조선왕릉 숲길 활용 프로그램으로 정식 편입 여부도 긍정적으로 고려할 계획이다.궁능유적본부는 도심과 가까우면서도 울창한 숲을 국민이 향유할 수 있도록 동구릉 등 조선왕릉 숲길을 11월 29일까지 개방하고 있다.숲길개방 조선왕릉으로는 구리 동구릉, 남양주 광릉, 남양주 홍유릉, 남양주 사릉, 서울 태릉과 강릉, 서울 의릉, 파주 장릉, 김포 장릉, 파주 삼릉, 화성 융릉과 건릉 등이 있다.한편 조선왕릉동부지구관리소에서는 구리교육문화원과 협력해 청소년(초등학교 5학년~중학생)을 대상으로 능참봉의 일상을 체험할 수 있는 ‘나는야 동구릉 지킴이 능참봉’ 체험행사도 운영할 계획이다. 행사는 오는 7일과 14일 회당 20명씩 운영된다. 조선왕릉 홈페이지에서 사전예약 할 수 있다.궁능유적본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역사·문화·자연이 살아 숨 쉬는 조선왕릉에서 더 많은 국민이 특별한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전했다.구리 동구릉 숲길(사진=문화재청)
- [은비의 문화재 읽기]1500년전 가야무덤서 어떻게 신라유물이 나왔을까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최근 비화가야 지배층 무덤으로 알려진 1500년 전 경남 창녕 고분에서 전형적인 신라시대 장신구 일체가 나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비화가야는 4세기 중반부터 5세기 후반까지 경남 창녕에 자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비화가야에 대한 기록이 많이 없는 만큼 이번 신라시대 장신구 출토로 고분이 신라의 것인지 비화가야의 것인지를 두고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문화재청은 지난달 28일 1년 동안의 창녕 교동 63호분 무덤에 대한 성과를 발표했다. 무덤은 지난해 도굴되지 않은 유일한 비화가야 지배층 무덤으로 눈길을 끌었다.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사적 제514호)에는 250여기의 고분이 몰려있다. 하지만 비화가야 무덤은 뚜껑 돌만 드러내면 누구나 쉽게 들어갈 수 있는 구조여서 도굴에 취약해 일제강점기 당시 모두 도굴됐다. 63호분은 다행히 나중에 축조된 39호분 봉토에 가려져 도굴을 피할 수 있었다.무덤에서는 높이 21.5㎝의 금동관을 비롯해 관 금동 드리개와 금동 막대 장식, 굵은 고리 귀걸이 1쌍, 유리 구슬 목걸이, 은반지 4점, 은허리띠 등 장신구 일체가 나왔다. 금동 신발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을 제외하면 지난 9월 화제가 됐던 경주 황남동 신라 귀족 무덤과 구성이 판박이다. 특히 금동관은 전형적인 5세기 후반 신라 양식을 갖고 있다. 금동관은 맨 아래에 너비 약 3㎝의 관테가 있고, 그 위에 3단의 나뭇가지 모양 장식 3개를 세운 형태. 관테 아래 굽은옥과 금동구슬로 이뤄진 금동 드리개를 늘어뜨렸다. 이와 유사한 유물로 국보 제191호 황남대총 북분 금관이 있다. 황남대총 북분 금관은 삼국시대 장식을 하고 있다. 신라 금관을 대표하는 황남대총 북분 금관은 27.5cm 높이에 ‘山’ 모양의 3단 구조를 했고, 굽은 옥을 많이 달아 화려함을 더했다.경남 창녕 교동 63호분 출토 금동관 내부 직물 출토 모습(왼쪽), 국보 제191호 황남대총 북분 금관(사진=문화재청)반면 가야 고분의 특징인 순장의 흔적도 발견됐다. 무덤 주인공의 발치 바닥을 약 40㎝ 낮춘 공간에 순장자 2명이 안치된 것으로 보인다. 순장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치아 일부와 다리뼈 일부, 금동제 가는 고리 1점, 항아리 2점, 쇠도끼 2점 등이 출토됐다.학계의 의견은 가야냐 신라냐를 두고 팽팽하다. 가야를 주장하는 측은 무덤 양식이 가야의 것인 만큼 유물은 신라가 가야에 위세품을 전달한 것이라고 얘기한다. 4세기 말부터 신라의 독특한 고분 형식은 ‘적석목곽묘’가 주류를 이룬다. 적석목곽묘는 지하 또는 지상에 목곽을 설치하고 목곽 사방에 사람 머리 크기의 돌을 높게 쌓아올리는 방식이다. 경주에 있는 높은 고분들이 대부분 적석목곽묘 형식이다. 이미 5세기 후반 창녕 지역이 신라에 확실히 편입됐다고 주장하는 측은 신라가 지방을 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금동관 등 고위층 장신구 등을 하사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무덤 양식을 두고 이한상 대전대 교수는 “당시 중앙과 지방의 관계는 굉장히 유연하고 자율적이었을 것”이라며 “신라에 편입된 후에도 무덤 양식처럼 보수적인 것은 그 지역의 고유 풍습이 한동안 남아 있을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이 교수는 “학계의 입장이 금방 하나로 합의되긴 힘들 것”이라고도 했다. 당시의 기록이 많이 없을 뿐 아니라 신라와 대가야 사이에 위치한 비화가야가 양국의 패권에 따라 정치적 입장에 변화를 줬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그는 “6세기 진흥왕에 이르러서는 창녕이 완전히 신라로 됐다는 기록이 있지만 그 전까지는 추측을 할 뿐”이라고 설명했다.경남 창녕 교동 63호분 뚜껑돌 제거 전후 모습(사진=문화재청)
- "담배줄테니 만져달라"…女청소년 노리는 SNS '댈구'
- ‘술·담배 댈구 가능, 여자는 무료’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기반으로 이른바 ‘댈구’(대리 구매의 준말)가 성행하고 있다. ‘댈구’란 미성년자에게 부탁을 받고 미성년자 구매금지물품인 술·담배를 대리 구매해주는 대신 일정 금액을 수수료로 챙기는 행위를 말한다. 행위 자체가 불법일뿐만 아니라 여성 청소년을 대상으로 성적 요구까지 이어지는 사례가 있어 제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트위터 속 댈구 계정들. (사진=트위터 캡쳐) 술·담배 대리 구매 증가추세…얼마나 쉬운가 해봤더니지난 2018년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18년 청소년 매체 이용 및 유해환경 실태조사’에 따르면 술과 담배 경험이 있는 청소년 중 직접 구매 비중은 각각 16.6%, 34.4%로, 2016년(술 21.5%, 담배 41.8%)에 비해 감소했다. 반면 대리 구매를 통해 구입했다는 비중은 같은 기간 술(9.1%→11.7%)과 담배(17. 6%→21.0%)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댈구’는 청소년들 사이에선 이미 공공연하게 알려진 구매방식이다. 송모(여·17세) 양은 “10대라면 댈구가 뭔지는 다 알 것”이라고 답했다.‘댈구’는 어떤 과정으로 이뤄질까. 기자가 직접 SNS를 통해 대리 구매를 해봤다.구매 과정은 쉽고 빠르게 이뤄졌다. 트위터에 ‘댈구’를 검색해 계정 한 곳을 골라 직거래를 원한다는 DM(다이렉트 메시지)을 보냈다. 그러자 2분 만에 답이 왔다.원하는 담배 종류, 수량, 직거래 위치만 보내주면 거래 성공이다. 금액은 4갑에 2만6000원으로 1갑당 2000원씩 수수료가 붙는 셈이다. 여기에 판매자가 정한 직거래 장소를 벗어나면 추가 교통비 6000원이 붙는다. 이렇게 10분도 되지 않는 시간 만에 거래가 끝났다. 기자가 직접 '댈구'를 해봤다. (사진=트위터 DM 캡쳐)여성 청소년 성범죄 표적되기도 해성인들이 단순히 돈벌이를 위해서 댈구를 한다는 문제 외에도 거래 과정에서 여성 청소년을 대상으로 성적인 요구가 빈번하게 일어난다는 문제가 있다.제보에 따르면 다수의 판매자들은 대리 구매비 대신 신던 스타킹을 달라고 하거나 성적인 접촉?가학적 행위, 심하게는 성관계까지 요구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댈구를 수 차례 경험했다는 김은비(가명·14세) 양은 “(댈구 판매자 중) 멀쩡한 사람을 찾기 힘들다”며 “판매자들이 억지로 차 문을 열어 태우려고 하는 일도 자주 일어난다”고 말했다.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여학생도 “자신의 특정 신체부위를 만져달라든지 하룻밤만 같이 자달라는 사람들이 거의 반 이상”이라며 “침을 뱉어달라고 하거나 때려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답했다.실제로 기자에게 연락을 보낸 한 익명 계정도 “원래 서울은 대리 구매가 안 되는데 신던 스타킹을 주거나 관전 알바를 해주면 가겠다”는 메시지를 보내왔다.관전 알바에 대해 묻자 “그냥 내 꺼(성기) 를 봐주기만 하면 된다. 대리 구매도 해주고 돈도 준다”는 답장이 왔다. “경찰이 올 일은 없느냐”는 질문에는 “그럴 일 없다”고 대답했다. '댈구' 피해 사례 제보 모음. (사진=DM 캡쳐) 기자가 직접 받은 DM (사진=DM 캡쳐)실제로 ‘댈구’ 과정에서 성범죄 사건도 발생했다.가해자 A씨는 SNS를 통해 피해자 세 명에게 접근한 뒤 "담배를 얻으려면 성행위를 해야 한다"는 요구를 했다. A씨는 이미 성폭력 전력으로 집행유예 중인 남성이었다.해당 피해 사례를 지원했다는 조진경 십대여성인권센터 대표는 “(가해자들이) 청소년들의 일상이 된 SNS를 이용해 성폭력을 저지르는 것”이라며 “가해자들은 일부러 술이나 담배 등 대가를 주면서 성폭행 사건을 성매매로 위장한다”고 답했다. 가해자는 피해자가 대가를 받았다는 점을 이용해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다.실제로 해당 사건의 가해자는 반성문에 ‘피해자들의 요구에 넘어간 것을 후회한다’는 내용을 써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한 것으로 알려졌다.법원은 이 가해자에게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3년간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제한을 명령했다.이효린 한국사이버성폭력센터 사무국장은 “미성년자들이 구매하기 어려운 물품을 구매하면서 성적인 요구를 하면 미성년자들은 대가성으로 응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대인관계나 가정환경, 경제 여건 등이 취약한 10대 여성 청소년들을 이용해 성적 욕구를 채우는 ‘그루밍(성적 착취를 목적으로 아동·청소년과 사전에 친밀한 관계를 맺어두는 상황)’의 일환이라고 봤다.청소년 범죄 온상 된 SNS…대책 마련 시급해청소년 보호법 제28조 1항에 따르면 누구든지 19세 미만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술이나 담배 등을 판매·대여·배포하면 안된다. 이를 위반하면 동법 59조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하지만 SNS를 통한 ‘댈구’의 경우 점포 판매가 아닌 개인 간의 거래이기 때문에 단속이 쉽지 않다. 경찰청 관계자는 “직접 신고가 들어오지 않는 이상 단속하기 어렵다”고 답했다.관련 성범죄도 처벌이 쉽지 않다. 피해자들이 신고 자체를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기존 아동·청소년 보호법(이하 ‘아청법’)은 성 착취 대상 아동·청소년을 ‘자발성’에 따라 피해자와 보호처분 처벌 대상자로 분류했다. 자발성을 가진 아동·청소년을 성매매에 가담했다고 보고 처벌해 온 것이다. 이 내용을 삭제한 아청법 개정안이 텔레그램 ‘N번방’ 사건 이후 올 4월 30일 국회를 통과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그러나 아청법 개정에 동참한 활동가들은 “아직 피해자가 신고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마련되지 않았다”고 입을 모은다.조진경 대표는 “피해자들은 자신들도 나쁜 짓을 했다는 점 때문에 신고를 두려워한다"며 "피해자도 잘못했다고 손가락질하는 사회 분위기가 문제”라고 지적했다.사후적인 입법이 아닌 사전 예방책 마련도 필요하다.이효린 사무국장은 “SNS 통한 성범죄는 다양한 양상으로 발생해 SNS 자체에 대한 사전 예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조 대표는 “피해 발생 이후의 조치보다 예방을 위한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며 "'N번방' 사건처럼 성착취 게이트가 열리기 전에 방어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미리 SNS 자체의 규정을 강화하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등 입법·행정·기구적인 노력”이 뒷받침돼야 할 것을 강조했다.피해자 지원 체계 강화도 필요하다.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의 상담 인력은 4개월 계약직이 대부분이며, 2018년부터 재직했던 정규직원의 평균 재직 월수는 11.6개월에 불과하다.전문성을 갖춘 피해자 지원 센터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인력 충원 및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스냅타임 김정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