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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끝으로 읽고 소리로 전하는, 천연기념물 동물 이야기' 점자감각책 발간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국립문화재연구소는 10월 15일 ‘흰 지팡이의 날’을 맞아 점자와 음성해설이 같이 수록된 점자감각책 ‘손끝으로 읽고 소리로 전하는, 천연기념물 동물 이야기’를 발간했다고 이날 밝혔다.‘흰 지팡이의 날’은 1980년 10월 15일 세계시각장애인연합회가 시각장애인의 권리 보장을 위해 지정한 날이다.이번에 발간한 점자감각책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는 검독수리, 두루미, 크낙새, 하늘다람쥐 등 동물 70종을 세밀화와 음성 해설, 동물의 소리, 해당동물과 관련된 민요나 동요 등 각종 입체적인 소리를 삽입해 소개형식으로 제작한 책자다. 모든 내용에 천연재료를 이용한 물방울방식의 특수점자를 삽입했고, 동물별 외관과 습성 등 특징과 관련된 이야기 등을 담았다. 책에 동봉된 특수 소리펜을 해당 동물에 갖다 대면 직접 해설과 소리, 관련 노래 등을 들을 수 있게 제작했다. 음성녹음에 참여하는 해설자들과 세밀화 작가는 지난 1월부터 공모를 통해 선정했다. 이야기해설과 음원제작에 총 75명의 국민들이 함께 참여했고, DMC(디엠씨)어린이합창단이 부르는 동물 소개 민요도 함께 삽입됐다.또 SK C&C(에스케이주식회사 씨엔씨)의 지원으로 라이언로켓이 개발한 인공지능(AI) 음성변환기술을 적용해 목소리기부 의사를 밝힌 배우 이병헌과 한지민의 목소리도 재현해 담았다. 이병헌의 음성은 참매와 올빼미 해설에서, 한지민 씨는 매와 사향노루편 해설에서 들을 수 있다. 시각장애인이자 피아노 연주가인 국민의힘 김예지 국회의원도 책의 인사말을 직접 낭송해 “재미있는 이야기와 즐거운 노래로 이 땅의 동물 친구들을 소개한 이 책을 계기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공유하는 이야기가 풍성해지길 바란다”라며 축하했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점자감각책을 전국 맹학교와 시각장애인 관련 기관에 소리펜과 함께 무료로 배포할 예정이다. 대전 천연기념물센터에서 오는 20일부터 2021년 2월 28일까지 특별기획전도 개최할 예정이다. 점자감각책 안에 담긴 세밀화, 이야기해설, 동요, 민요 등 다양한 요소들을 활용해 ‘여섯 개의 점으로 만나는 천연기념물 동물’을 주제로 한 전시이다. 특별전시는 코로나19 방역수칙에 따라 동시 관람인원을 20명으로 제한된다.‘손끝으로 읽고 소리로 전하는, 천연기념물 동물 이야기’ 점자감각책(사진=국립문화재연구소)
- "픽션도 논픽션도 아닌, '크리에이티브 논픽션'을 다룰겁니다"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에픽’의 글들은 픽션이면서 픽션이 아닙니다. 논픽션이면서 논픽션이 아닙니다. ‘크리에이티브 논픽션’입니다.”오는 15일 첫 선보이는 문학잡지 ‘에픽’에 대한 설명이다. 소설 중심의 기존 문예지와 차별화해 논픽션들을 문학적으로 구성한 문학잡지 ‘에픽’이 나왔다. 출판사 다산북스는 1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타워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에픽’ 창간을 알렸다. 이날 간담회에는 편집위원을 맡은 소설가 문지력, 임현, 정지향, 차경희 등이 참석해 ‘에픽’을 소개했다.임현은 “문학성이 있는 논픽션들을 적극적으로 소개해 문학 장르를 확장하고자 한다”고 창간 취지를 밝혔다. 현재 한국 문학에서는 논픽션을 비문학으로만 간주하지만 논픽션 중에서도 문학성을 가진 글이 상당히 많다는 것이다. 이들은 기존의 픽션·논픽션, 소설·에세이 등의 경계를 허물고 서사 중심의 글들을 독자에게 전하고자 한다. 특히 픽션과 논픽션을 아우르는 ‘크리에이티브 논픽션’이라는 장르를 소개했다. 얼핏 들어보면 ‘크리에이티브’와 ‘논픽션’이라는 두 개의 단어가 모순처럼 느껴질 수 있다. 임현은 “논픽션에 서사구조를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실을 다루지만 이야기 형식으로 재구성을 한다는 것. 여기서 다루는 논픽션에는 르포르타주, 메모, 구술록 등의 장르가 포함된다. 사실 ‘크리에이티브 논픽션’은 이미 영미 문학권에서는 많이 사용되고 있는 용어다. 단순히 기록을 하는데 바탕을 둔 논픽션에 글의 스토리텔링을 부각시킨 장르의 작품을 의미한다. 영국의 소설가 제임스 밸러드가 한 “작가가 소설의 허구적 내용을 만들어내는 것은 점점 더 불필요하다. 소설은 이미 거기에 있다. 작가의 임무는 현실을 만들어내는 것”이라는 말이 이를 잘 드러낸다. 문지혁은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이런 작품들은 다수 나오고 있지만 단지 우리가 그것을 ‘크리에이티브 논픽션’이라는 용어로 호명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부연했다. 에픽 창간호의 제호는 ‘이것은 소설이 아니다’이다. 제호는 18세기의 프랑스 소설가 드니 디드로의 소설 제목에서 가져왔다. ‘에픽’은 논픽션 중심의 ‘파트1’, 논픽션과 픽션이 교류하는 ‘파트2’, 픽션 중심의 ‘파트3’ 등 세 대목으로 구성돼 있다. 파트 1에서는 네편의 크리에이티브 논픽션을 소개한다. 파트 2에는 픽션과 논픽션이 엮인 ‘1+1 리뷰’ 코너가, 픽션 중심의 파트 3에서는 다섯편의 단편소설과 한편의 그래픽 노블을 전한다. ‘에픽’ 창간 기념 기자 간담회(사진=다산북스)
- 아시아 '침략의 100년 역사' 속 여성 작가의 문학 조명한다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아시아의 여러 나라는 강대국의 침략을 받고 오랫동안 식민 지배를 받은 경험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여러 국가들의 여성작가들이 그 어둠의 슬픈 시간을 어떻게 기록해왔고 어떻게 빛을 찾기 위해 분투했는가를 살피고자 합니다.”오는 29일 ‘제3회 아시아문학페스티벌’ 개최를 앞두고 아시아문학페스티벌 조직위원회 측은 14일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서 간담회를 갖고 축제에 대해 이렇게 소개했다. 페스티벌은 29일부터 11월 1일까지 전남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온라인 줌을 통해 열린다. 이번 페스티벌은 ‘아시아의 달, 아시아문학 100년:신화와 여성’을 주제로 11개국 30여명의 아시아 문학인들이 참여해 이야기를 펼친다. 아시아문학페스티벌은 민주·인권·평화 등 5·18 민주화운동 정신을 문학적으로 계승하고, 아시아문학의 가치와 의의를 펼치고자 마련된 축제다. 2017년 1회, 2018년 2회를 개최했으며, 올해부터는 격년제로 개최한다.이번 페스티벌에는 민주·인권·평화 문제에 대한 발언을 이어온 아시아의 여성작가들이 대거 참여한다. 루쉰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중국 대표작가로 부각된 츠쯔젠, 인도 내 여성 문제에 꾸준히 목소리를 내며 프랑스 에밀 기메 아시아문학상 후보에도 오른 미나칸다사미,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 ‘비정성시’의 시나리오를 쓴 타이완의 주톈원 등 이다.올해 5·18 광주 민주화 운동 40주년을 맞이해 우리나라에서는 소설가 한강이 특별 인터뷰에 나선다. 한강 작가는 소설 ‘소년이 온다’(창비)에서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 열흘간을 다뤘다. 이 외에도 공선옥, 백영옥, 손보미 등 국내 작가 19명이 참여한다.페스티벌에서는 이들과 함께 광주 아시아문학상 시상식, 국제포럼, 문학작품을 활용한 공연과 낭독회, 작가와의 만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행사는 29일 오전 ‘작가토크 - 광주를 말하다’로 시작한다. 오후 1시에는 공식 개막행사와 함께 ‘아시아의 달’을 주제로 개막공연 ‘심연’이 열린다. 오후 3시부터는 우즈베키스탄 작가이자 출판·교육·연구 등 다방면에서 활약하는 울루그벡 함다모프, 주톈원, 몽골사회의 변화와 젊은 여성들의 삶을 드러낸 시인 겸 소설가 울찌툭스과 함께하는 ‘아시아 작가와의 만남’이 진행된다30일에는 ‘포스트코로나와 문학’, ‘신화와 여성’을 주제로 한 ‘아시아문학포럼’이 개최된다.셋째 날인 11월 1일에는 ‘전이와 전위’란 주제로 국내 참여작가와 작품세계를 소개하는 ‘크로스 낭독’과 ‘여성을 말하다’를 주제로 한 ‘작가토크’가 이어진다. 이날 ‘신화와 여성’이란 주제로 ‘크로스 낭독’과 ‘아시아 작가와의 만남’이 진행되고, 초청작가 베잔 마투르의 시를 정가 보컬 박민희가 가곡으로 작곡한 소공연도 펼쳐진다.마지막날에는 박두규, 탁인석, 김용국 작가가 함께 하는 ‘작가토크 - 평화를 말하다’를 비롯해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한강 작가의 작품 세계’를 들여다보는 한강 작가와의 특별인터뷰가 진행된다. 프로그램을 통해 문학이 아시아의 역사를 어떻게 기억하고 기록해 왔는가를 논의할 예정이다.이날 간담회에 참석하지 못한 페스티벌 조직위원장인 한승원 소설가는 서면을 통해 “달은 밤의 어둠을 밝히는 신화적인 빛”이라며 “박해받은 자들이 달을 보고 슬프게 절규하며 평화를 얻듯, 아시아의 여성들이 어떻게 야만적인 폭력 속에서 살아갈 만한 가치 있는 삶과 평화를 문학적으로 꿈꿨는지 다룰 것”이라고 전했다.(사진=국립아시아문화전당)
- 김난도 "코로나가 바꾼건 트렌드의 방향 아닌 속도…그 중심엔 MZ세대가"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코로나가 바꾼 것은 트렌드의 방향이 아니라 속도다.”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19가 우리의 일상을 바꿔 놓은 현재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이 같이 분석했다. 전례 없는 전염병 상황에 모두가 혼란스러워하며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2007년부터 14년간 매년 10개의 키워드로 한 해의 소비 트렌드를 제시해 온 김 교수는 ‘트렌드 코리아 2021’(미래의 창)로 그 방향을 제시한다. 김 교수는 13일 온라인 줌을 통해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최초로 2021년도 트렌드 키워드를 공개했다.김 교수는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2021년 키워드 선정을 앞두고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지금껏 발표했던 키워드 140여개를 쭉 훑어보면서 그는 흥미로운 점을 발견했다. 단어들 중에 올해 코로나 사태 속 각광받은 키워드가 꽤 많다는 것이다. 2009년 취미활동이 늘어난다는 ‘빅 캐시카우’, 2010년 동네의 중요성을 강조한 ‘떴다, 우리동네’ 등이다. 이런 흐름을 살펴본 그는 “코로나는 트렌드의 방향을 바꾸지 않았다”며 “기존에 있었던 트렌드의 진행 속도를 굉장히 빠르게 했을 뿐”이라고 결론 내렸다. 김 교수는 2021년 소비 흐름을 ‘카우보이 히어로(COWBOY HERO)’로 요약했다. 주요한 10개 흐름의 영문 앞 글자를 조합해 만든 단어다. 가장 먼저 그는 ‘V-노믹스’를 키워드로 선정했다. 바이러스가 초래한 경제와 소비의 변화를 의미한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되면서 소비 패턴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산업별로 명암이 교차하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김 교수는 계속해서 ‘속도’를 강조했다. ‘거침없이 피보팅’, ‘롤코라이프’ 등의 키워드가 이를 대표한다. 김 교수는 “스포츠에서 중심축을 옮긴다는 뜻”이라며 “소비시장이 급격히 변할 때 비즈니스 모델의 기민한 변화는 조직의 생사를 좌우한다”고 설명했다. 피보팅(Pivoting)에서는 속도와 핵심역량, 하드웨어, 타겟 등 무엇을 축으로 하느냐가 중요하다. 최근 PC방 음식 배송은 핵심역량 피보팅에 해당한다.소비 트렌드도 롤러코스터를 타듯 빠르게 변화한다. 김 교수는 “1일 1깡, 챌린지 유행 등 콘텐츠를 갖고 즐기고, 이색 콜래보에 열광한다”며 편의점 CU가 선보인 ‘단군신화상품’과 농심에서 선보인 ‘RtA 라면’ 등을 예로 들었다. 철저한 기획을 한 메가 히트상품보다는 잠깐 냈다가 빠르게 철수하는 것이 유행이라는 것이다.특히 이 같은 빠른 변화의 중심에는 새롭게 떠오르는 MZ세대가 있다. 10대 중반에서 20대 중반을 이르는 이들 세대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구매속성과 생각을 갖고 있다.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에 익숙하고 광고·투자·재무관리 등 자본주의적 생리를 익혀온 이들이 이제 소비의 주체가 되기 시작했다.김 교수는 “이들의 소비는 굉장히 합리적이다”라고 했다. 그는 “‘내돈내산’이라는 용어는 남이 아무리 비싼 것을 사도 비판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중고시장도 굉장히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엔 중고가 ‘아껴쓰는’ 의미였는데 젊은층은 중고를 새것을 사는 것과 다름없이 생각한다” 며 “심지어는 먹고 남은 피자 2조각도 팔리는 수준”이라며 웃었다.김 교수는 ‘언택트’ 시대가 불러온 변화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서 ‘집’의 기능이 주거지에서 직장, 학교 등으로 확장된 ‘레이어드 홈’이 대표적이다. 또 SNS 등을 통한 비대면 접촉이 늘어나면서 자아 정체성에 대한 고민도 늘어났다. 김 교수는 “사람의 자아는 상당 부분 타인에 의해 결정되는데 비대면 상황에서는 그것이 어렵다”며 “대신 MBTI, 꼰대레벨 등 각종 테스트를 통해 자아를 찾으려 한다”고 관측했다.김 교수는 무엇보다 사람의 손길을 뜻하는 ‘휴먼터치’가 중요하다고 했다. 김 교수는 “편리함에도 피로가 있고, 채워지지 않는 그 무엇이 있다”며 “빅데이터, 로봇을 활용하지만 결국에는 이를 통해 고객에게 더 다가가는 사람의 힘이 핵심이다”고 강조했다.김난도 서울대 교수(사진=미래의 창)
- 왕궁 있었나...부여 쌍북리서 백제 사비기 대형 건물터 발견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부여 쌍북리 유적에서 백제 사비기 왕궁과 관련된 주요 시설과 유물이 확인됐다.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쌍북리 유적 발굴조사에서 백제 사비기 왕궁의 주요 시설로 추정되는 대형건물지와 대가야 토기, 중국제 자기, 옻칠 토기 등 중요 유물을 확인했다고 13일 밝혔다부여 쌍북리 유적은 부소산성, 부여 관북리 유적과 더불어 백제 사비기 왕궁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은 곳이다. 이번에는 백제 시대 건물지 6동과 약 30m 길이의 장랑형(대궐 문이나 집 대문의 좌우에 길게 연결돼 있는 형태의 유구) 유구, 울타리, 배수로, 우물 등의 유구가 조사됐다. 이중 건물지1은 중앙에 자리한 사각형의 건물을 중심으로 동서 양쪽에 부속건물이 추가된 역 ‘품(品)’자형 의 건물로, 1개의 구덩이 양쪽으로 30㎝ 내외의 기둥을 세운 점이 특징적이다. 연구소 관계자에 따르면 이런한 건물지는 지금까지 사비도성 내에서 처음 확인된 사례다.부여 쌍북리 유적 건물지1(사진=문화재청)건물지2는 건물지1과 동일한 위치에 약 30㎝가량 성토한 뒤 조성했다. 동서길이 1240㎝, 남북길이 720㎝인 대형건물지이다. 건물지는 정면 8칸, 옆면 4칸의 벽주식건물(여러 개의 기둥을 세워 벽체가 건물의 상부구조를 지탱할 수 있게 한 건물)로 주칸 거리는 175㎝ 내외다. 이와 유사한 형태와 크기의 건물지는 공산성 내 왕궁 관련 유적에서 확인된 15호 건물지가 있는데, 이 건물지는 공산성 유적에서 가장 위계가 높은 건물지다. 출토유물로는 대가야 토기, 중국제 자기, 옻칠토기 등이 있다. 이번 조사에서 출토된 대가야 토기는 지금까지 사비도성 내에서 출토된 사례가 드문 것으로, 대가야 멸망이 562년인 점을 고려하면 부여 쌍북리 유적이 사비천도 초기에 조성됐음을 알려준다. 또 ‘일본서기’ 기록 중 ‘흠명천황(欽命天皇) 2년(541)’과 ‘5년(544)’에 남아있는 백제와 가야의 긴밀한 교류관계에 대한 내용을 뒷받침하기도 한다. ‘일본서기’ 흠명천황조에는 대가야, 아라가야 등 가야 각 국의 사신이 백제에 온 기록이 남아있다. 이번에 조사된 부여 쌍북리 유적의 발굴조사 성과는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문화재청과 국립문화재연구소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이날 온라인으로 일반에 공개한다. 부여 쌍북리 유적 출토유물(사진=문화재청)
- 유네스코 세계유산 조선왕릉서 열리는 첫 '조선왕릉문화제'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2020년 제1회 조선왕릉문화제’가 이번달 16~25일까지 열흘간 열린다. 조선왕릉문화제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조선왕릉의 가치를 알리고, 왕릉을 새로운 전통문화 관광 자원으로 육성하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개최되는 문화유산 활용프로그램이다. 궁능유적본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재재단이 주관한다.‘새로 보다, 조선왕릉’을 주제로 행사 첫날인 16일 동구릉에서 개막제가 열린다. 이를 시작으로 동구릉, 서오릉, 선정릉, 세종대왕 영릉 등 서울 경기지역에 자리한 주요 7개 조선 왕릉에서 총 21개 시민 참여 문화 행사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개막제에서는 왕릉 공연인 ‘채붕(彩棚)-백희대전’의 주요장면이 펼쳐진다. 채붕은 전통연희의 하나로 왕이 능을 참배하고 환궁시 어가 행렬을 맞이할 때, 또는 선대왕의 신위를 종묘에 모시고 난 후 백성들 앞에서 연희와 백희를 선보이는 공연이나 무대를 일컫는다.이후 문화제 시작 첫 주말인 17일과 18일, 서울 시내 중심에 자리한 선정릉에서는 ‘선정릉 보물찾기’ 행사가, 경기 고양시 서오릉에서는 왕릉 야간 탐방 프로그램 ‘서오릉 야별행’이 진행된다. 경기 여주 세종대왕릉 영릉 주차장에서는 자동차 극장 형태로 국악 공연 ‘별이 빛나는 밤에’가 열릴 계획이다.조선왕릉문화제 기간 중에는 동구릉, 선정릉, 서오릉, 영릉에서 시민을 위한 종합안내실이 운영된다. 주말에는 ‘휴휴, 왕릉에서 쉬어가요’ 행사를 공통으로 진행한다. ‘휴휴, 왕릉에서 쉬어가요’는 왕릉의 주요 장소에 마련된 휴식 공간에서 전통음악을 감상하고 궁중약차를 마실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궁중병과 만들기 및 전통놀이를 체험할 수도 있다.이번 조선왕릉문화제의 왕릉별 프로그램 확인과 사전 예약은 조선왕릉문화제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다. 사전 예약은 14일 오후 2시에 시작한다.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관계자는 “이번 조선왕릉문화제 첫 개최를 통해 조선왕릉이 국민에게 위로와 감동을 주는 이야기가 가득한 문화 공간으로 새롭게 자리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 조정래 "내가 쓴 작품은 나의 적...예술가의 숙명"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내가 쓴 작품은 나의 적이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 한다는 예술가의 숙명성 때문이다. 지난 세월 잔인무도한 예술가의 길을 착실히 걷기 위해 내 작품은 거들떠 보지 않았다.”조정래(78) 작가는 12일 서울 중구 세종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등단 5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28살 등단할 때만 해도 50년 뒤 78살이 되리라 생각을 못했다. 그저 열심히 하다 보면 죽는날까지 글을 쓰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1970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조 작가는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등으로 일제강점기부터 경제개발 시대까지 20세기 한국 근현대사를 다룬 대하소설 3부작을 냈다. 조 작가는 초판 출간 후 30여 년이 지나서야 자신의 작품을 정독했다고 했다. 지금까지 책을 읽지 않았던 것은 게을러서가 아니다. 새로운 것을 창작하기 위해 이전의 작품을 잊기 위한 노력이었다. 그는 심지어 이전에 썼던 소설에서 주요 등장인물의 성(姓)까지 겹치지 않도록 고민했단다. 그는 “내 소설을 연달아 읽은 사람들이 지루함을 느껴서는 안된다”며 “전혀 다른 전형성을 가진 인물을 창조해 왔다”고 말했다. 분명 책을 쓸 때는 2~3번 고민해서 썼던 문장들이지만, 새로 읽으니 마땅치 않거나 석연찮은 부분들이 눈에 들어온 적도 많았다. 전라도 방언과 구어체의 느낌이 더 생생하게 읽히도록 어휘부터 조사, 어미, 문장부호까지 하나하나 다시 손봤다. 일부 장면은 분위기를 생생히 살리기 위해 묘사를 강화했다. 조 작가는 “이번 개정판은 완벽을 향해 가는 작가의 진지한 노력으로 봐 달라”고 강조했다.오랜 독자들에게 보답을 하는 의미에서 독자의 질문 100여 개에 대한 답변을 정리한 산문집 ‘홀로 쓰고, 함께 살다’도 함께 출간했다. 그가 손수 질문을 꼽아 답변을 달았다. 열혈 문학청년에서 대작가가 되기까지 겪어온 시행착오와 깨달은 바를 스스럼없이 고백했다. 조 작가는 “문학을 떠나서 작가가 가진 사회적 임무에 대한 응답을 유도한 질문에 굉장히 보람을 느끼며 답변을 썼다”며 “아베 일본 전 총리가 저지른 일, 4대 강국에 둘러싸인 우리의 현실 등을 묻는 질문이 대표적이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역사왜곡을 바로잡기 위해 반민특위가 부활해야 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그는 “일본 유학파들은 토착 왜구라고 부르는 민족 반역자가 된다”며 “일본의 죄악에 편들고 역사를 왜곡하는 그들을 징벌하는 법 제정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데 내가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다”고 얘기했다.지금까지 조 작가가 발표한 작품은 대하소설 3부작을 비롯해 장편소설 10편, 중단편 50여 편, 산문집 6편, 위인전 7편 등에 이른다. 지금껏 수 많은 작품을 이어올 수 있었던 배경으로 ‘노력’을 꼽았다. “제 소설을 보고 젊은이들은 꼰대 소설이라고 한다”며 웃은 그는 “그럼에도 인생은 노력이다. 노력없는 성취는 절대 없다”고 부연했다.그는 앞으로도 새로운 모습을 보이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간의 본질을 주제로 하는 3권 분량의 책이 2년 후, 내세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책이 3년 후에 각각 출간할 것”이라고 작품 계획을 밝혔다. 조 작가는 “지금까지 한 번도 어긋남 없이 살아왔고, 그런 치열함을 사랑한다”며 “지금의 건강 상태만 유지한다면 이번 계획도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으로 독서량이 계속 줄고 있는 요즘. 조 작가는 단 한 명의 독자를 위해서라도 계속 글을 쓸 것이라고 했다. 그는 “소설의 위기는 언제나 있었고, 2050년에는 책이 지금보다 안 팔릴 수 있다”면서도 “인간의 영혼은 한 가지로 만족하지 않는다. 그 다양한 수용성을 믿고 내 영혼을 던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 30대부터 소망이 책을 쓰다 책상위에 엎드려 생을 마감하는 것”이라며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으며,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글을 쓰겠다”고 했다.(사진=해냄 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