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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반출 '백제미소보살', 법 개정해서라도 환수해야"
  • [2020국감]"일본 반출 '백제미소보살', 법 개정해서라도 환수해야"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문화재청이 7세기 백제 불교 유물 ‘백제금동관음보살입상’(‘백제미소보살’)의 환수를 중단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12일 이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문화재청은 매입가격 문제로 협상이 결렬된 2018년 이후 ‘백제미소보살’ 환수를 위한 절차를 사실상 중단하고 있다”고 밝혔다.백제미소보살은 1907년 충남 부여 규암면의 한 절터에서 두 점이 발견됐다. 한 점은 국보 제293호로 지정돼 현재 국립부여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다른 한 점은 일본인 수집가에 의해 일본으로 반출됐다. 학계에서는 일본으로 반출된 백제미소보살이 국보 제293호보다 섬세하고 세련미가 높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과 문화재청은 감정가를 반영한 ‘백제미소보살’의 환수 금액으로 42억원을 제시했으나, 소장자 측에서는 3배가 넘는 약 150억원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재청에서는 감정가 42억원 이상은 집행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소장자 측이 희망하는 금액과 108억원이 차이가 난다.이 의원은 “문화재청과 별개로 지자체 차원에서는 환수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충청남도는 백제미소보살 등 국외문화재 환수를 위해 올해 예산 10억원을 편성했고, 내년부터 3년간 60억원의 기금을 조성할 계획이다. 부여군은 국민 성금 등을 통해 38억원을 모금하기로 했다. 이 의원은 “이 유물을 포함해 앞으로 반드시 매입해야 할 국외문화재가 있다면 문화재보호기금법에 문화재 환수 항목을 추가하는 법 개정을 통해서라도 반드시 매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정재숙 문화재청장은 “2018년 협상 때 일본 소장자와 문화재청이 유물의 가치를 평가하는 데 차이가 커서 환수를 보류했지만 이후 계속 노력해왔다”면서 “우선 원소유자와 직접 대면해 가격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답했다.백제금동관음보살입상(사진=충남 부여군)
2020.10.12 I 김은비 기자
"국보 경복궁 근정전 강남 아파트 한 채 값보다 싸다"
  • [2020국감]"국보 경복궁 근정전 강남 아파트 한 채 값보다 싸다"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국보 223호 경복궁 근정전의 재산가치가 강남 아파트값에도 미치지 못하는 낮은 액수로 책정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복궁 근정전은 조선시대 국가의 중대한 의식을 거행했던 궁궐건물이다.1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이 공개한 ‘주요 궁능문화재 국유재산 가액’ 자료에 따르면 경복궁 근정전의 가치는 약 33억원으로 책정돼 있다.보물로 지정된 경복궁내 다른 문화재들도 경복궁 사정전 19억원, 자경전 13억원, 수정전 9억원 정도로 가치가 평가돼 있었다.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올라온 올해 거래된 서울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11차(171.43㎡·52평)의 평균 거래가가 44억원이 넘었다. 김승수 의원은 “근정전의 재산가치가 서울 강남권 고가 아파트 한 채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라고 지적하며 금액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문화재의 특성을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이 같은 현실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국유재산가액은 문화재 화재보험 가입의 기준이 된다. 국유재산가액이 낮게 책정돼 있으면 보험금도 그에 따라 낮아진다. 결국 문화재가 화재 등 사고로 손실될 경우 복원비용 충당이 어려워질 수 있다. 지난 2008년 국보 1호인 숭례문 화재로 서울시가 보상받은 보험금은 9500만원에 불과했지만, 복원 비용은 225억원이 들었다. 복원 비용이 보험금의 236배가 넘었다.김 의원은 당시 상황에서 보험이 제대로 가입돼 있었다면 200억원의 혈세가 절약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참고로 복원 공사를 거친 숭례문은 복원 비용을 근거로 국유재산가액이 새로 산출돼 현재 가치는 250억원이다.김승수 의원은 “문화재가 만에 하나라도 소실, 훼손된다면 막대한 국비를 투입할 것이 아니라 보험을 통해 이를 보전받아야 한다”며 “터무니없이 낮은 국유재산 가액을 현실화하는 방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경복궁 근정전(사진=문화재청)
2020.10.12 I 김은비 기자
'포항 흥해향교 이팝나무 군락' 천연기념물 된다
  • '포항 흥해향교 이팝나무 군락' 천연기념물 된다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문화재청은 경상북도 기념물 제21호인 ‘의창읍의 이팝나무 군락’을 ‘포항 흥해향교 이팝나무 군락’이라는 새 이름으로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로 12일 승격 예고했다.경상북도 포항시 흥해읍 옥성리 흥해향교와 임허사(대한불교조계종 제11교구 본사인 불국사의 말사) 주변에 있는 이 이팝나무 군락은 향교 건립을 기념해 심은 이팝나무의 씨가 떨어져 번식해 조성된 군락이라고 전해진다. 5월이면 만개하는 하얀 꽃은 주변 향교와 사찰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경관을 보여주는 등 역사·경관적 가치가 크다. 또 예로부터 흰쌀밥모양인 이팝나무 꽃이 많고 적음에 따라 한해 농사의 풍흉을 점치는 등 선조들의 문화와 연관성이 높다는 점에서 민속·문화적으로도 의미가 크다. 평균 가슴높이둘레 2.73m, 평균 나무높이 12.5m의 이팝나무 노거수 26주가 향교와 사찰 주변으로 분포하고 있는데, 동쪽 구릉지에 23주가 있으며 서쪽으로는 향교 담벼락을 따라 3주가 있다.1991년부터 매년 5월이면 흥해이팝청년회 주관으로 이팝꽃 축제가 열리며 포항 시내 곳곳에 이팝나무가 가로수로 식재돼 있는 등 지역의 관광자원으로도 유명하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현재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이팝나무는 노거수 6건, 군락 1건으로 흥해 이팝나무 군락은 이들 중 가장 좋은 생육 상태를 유지하고 있고, 수형과 규모 면에서도 양호하다”고 전했다.문화재청은 ‘포항 흥해향교 이팝나무 군락’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 동안 의견을 수렴한 후,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로 지정할 계획이다.‘포항 흥해향교 이팝나무 군락’ 모습(사진=문화재청)
2020.10.12 I 김은비 기자
"우리 문화재 상당수, 해외서 일본 문화재로  표기"
  • [2020국감]"우리 문화재 상당수, 해외서 일본 문화재로 표기"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우리 문화재 상당수가 국외 박물관, 미술관, 도서관 등에서 일본 문화재로 표기돼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2일 문화재청 국정감사를 앞두고 “미국 미시간대학교 미술관에 전시돼 있는 우리 문화재 ‘이도다완’은 일본 에도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표기돼 있었고, 네덜란드 국립민속학박물관이 소장한 우리 문화재 다수는 일본문화재로 표기돼 있다”고 말했다.‘이도다완’은 조선제 막사발이 일본으로 건너가 불린 이름이다.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조선 도공을 대거 일본으로 납치해 갔다. 일본에서 말차 문화가 성행하면서 전용 찻사발이 필요했는데 조선의 소박한 막사발이 적절했기 때문이다. 당시 도공이 정착해 만든 막사발은 일본에서 찻잔으로 이용됐다. 이런 ‘이도다완’이 해외에서는 마치 일본 것인 양 표기돼 있다는 것이다.일부 우리 문화재의 경우 제작국가, 문화재명, 문화재 제작 시기 등에 대한 설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박 의원은 “미국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전시돼 있는 통일신라시대 ‘붉은간토기’는 기원전 4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박 의원은 국외 문화재를 조사하고 관리하는 업무를 맡고 있는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박 의원은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정원 31명 중 현원이 25명 밖에 안되며, 특히 사업부서는 12명에 불과해 해외 문화재 표기 오류에 대한 시정작업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문인 상황”이라고 말했다.반면 2020년 8월말 기준 국외소재문화재재단 관리대상 국외소재 동산 문화재는 21개국 총 610개처 19만3136점이다. 국외소재 부동산 문화재는 18개국 1200여 개소로 추정된다. 12명으로는 지금까지 확인된 국외소재 문화재에 대한 종합적인 사업을 추진하기에 역부족이라는 것이다.박 의원은 “해외에 잘 못 소개돼 있는 우리 문화재 정보를 바로 잡는 등 재단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인력충원과 예산확보가 시급하다”고 말했다.(사진=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2020.10.12 I 김은비 기자
말 많은 '국보1호' 왜 안 바뀌나
  • [은비의 문화재 읽기]말 많은 '국보1호' 왜 안 바뀌나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25년간 이어온 ‘국보 1호’ 논쟁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난 8일 시민단체 ‘문화재제자리찾기’는 국회에 국보 1호를 숭례문에서 훈민정음 해례본으로 바꾸자는 입법 청원을 제출했다. 혜문 문화재제자리찾기 대표는 “국보 1호 변경 논란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지만 문화재청에서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며 “국회에 청원을 넣어 민주주의에서 결정을 하도록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국보 1호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는 1995년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일제가 문화재에 지정한 순번을 그대로 지정했다는 이유와 국보 1호로 상징성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숭례문은 일제강점기 당시 조선총독부가 ‘조선 보물고적명승천연기념물 보존령’을 시행하면서 보물 제1호로 지정했다. 1592년 임진왜란 당시 왜병이 숭례문을 통해 조선의 도성에 첫 입성했기 때문이다. 해방 후 한국정부는 1962년 문화재보호법을 시행하면서 숭례문을 국보 제1호로 승격했다. 지난 2008년 숭례문이 화재로 불타고 전통 방식으로 복원을 진행했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재지정에 대한 의견은 거세졌다.국보 제1호 ‘숭례문’(사진=문화재청)오랜 논란에도 번번이 국보 1호 재지정 논의는 무산됐다. 무엇을 국보 1호로 바꿀지 결정하기 쉽지 않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문화재 지정번호는 가치 서열에 따라 부여되는 것이 아니라 관리주민등록번호와 마찬가지로 단순한 관리번호다. 그럼에도 국보 1호가 가지는 상징성을 무시하기는 어렵다. 이를 이유로 가장 많이 거론된 것이 국보 제70호 훈민정음 해례본이다. 2005년 유홍준 문화재청장은 “새로운 국보 1호로는 훈민정음이 적합하다”고 얘기했다. 혜문 대표도 “오랫동안 학계에서 연구를 한 결과 한글보다 더 우리 역사를 상징할 수 있는 문화재는 없을 것이라는 결과가 수차례 나왔다”고 했다. 하지만 가치에 따라서 국보 1호를 새로 지정할 경우 이후에 더 좋은 문화재가 발견될 경우 또 다시 재지정 논란이 제기될 우려도 있다.문화재청은 아예 국가 지정번호 제도 자체를 폐지하려고 시도하기도 했다. 이 경우 문제는 비용이다. 사회·경제적인 비용은 물론 교과서·백과사전·표지판 교체 등에 들어갈 크고 작은 경비가 상당하다. 최대 451억 원이라는 추산도 나왔다. 또 국보 제78호와 83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처럼 문화재 등록번호는 다르지만 이름이 같아 혼선이 발생할 우려도 있다. 결국 문화재청은 지금껏 이어오던 논의를 지난 2015년 백지화했다.혜문 대표는 “문화재청도 문제가 있다고 인정하면서 문화재위원회에서 부결시키고 있다”며 “국회에서 숙려해 결정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국보나 보물 등 국가지정문화재는 문화재청장이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지정 또는 해제한다. 문화재 지정 해제는 문화재 가치가 심각히 훼손되는 경우로 극히 드물다. 지정 해제돼도 그 번호는 영구 결번된다. 이와 달리 국회 청원 내용이 본회의에 상정돼 채택될 경우 법적 시행 효력이 있는 만큼 실질적 변경 절차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국보 제70호 ‘훈민정음 해례본’(사진=문화재청)
2020.10.12 I 김은비 기자
넷플릭스에 힘입어 '보건교사 안은영' 역주행
  • [위클리 핫북①]넷플릭스에 힘입어 '보건교사 안은영' 역주행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정세랑 작가의 소설 ‘보건교사 안은영’이 넷플릭스 덕에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재주목 받고 있다.예스24 10월 1주 종합 베스트셀러에서는 ‘보건교사 안은영’ 리커버 특별판이 새롭게 1위에 등극했다. 2015년 출간된 뒤 꾸준히 인기를 끌어온 책은 최근 배우 정유미, 남주혁 주연의 넷플릭스 드라마로 제작되면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어린이들에게 한국사를 쉽게 설명하는 ‘설민석의 한국사 대모험 15’와 인기 유튜브 크리에이터 ‘흔한남매’의 여섯 번째 이야기 ‘흔한남매 6’은 예약판매와 동시에 각각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유시민 작가의 추천작이자 70대 엄마와 40대 딸의 이야기 통해 사회 구조적인 문제들을 조명한 ‘좌파 고양이를 부탁해’가 새로운 4위, 스노우폭스 그룹의 김승호 회장이 전하는 맨손에서 종잣돈을 만들고 돈을 불리는 75가지 방법 ‘돈의 속성’은 5위로 나타났다.새롭게 변화하는 시대 흐름에 맞춘 자기계발서와 미래전망서들도 여전히 인기다. 지식의 반감기가 짧아지는 시대적 변화 속에서 다양한 영역에서 재능을 발휘하고, 종합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폴리매스’가 6위를 차지했다. 스타 강사 김미경이 전하는 코로나19 이후 일자리와 비즈니스 위기 극복을 위한 현실적인 매뉴얼 ‘김미경의 리부트’는 19위, 김난도 교수의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가 2021년을 전망한 ‘트렌드 코리아 2021’은 20위다.코로나19 장기화로 코로나 블루를 겪는 사람들이 늘어남에 따라 마음에 위로가 되는 도서가 인기를 끌고 있다. 류시화 시인이 15년 만에 엮어낸 사랑과 희망을 깨우는 아름다운 시 모음집 ‘마음챙김의 시’가 11위로 나타났고, 페이스북에서 구독자 50만명을 보유한 ‘색과 체’의 첫 산문집 ‘만남은 지겹고 이별은 지쳤다’는 12위를 차지했다. 스스로의 감정을 제대로 다룰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는 17위를 기록했다.전자책 분야에서도 넷플릭스 드라마로 제작된 정세랑 작가의 ‘보건교사 안은영’이 1위에 등극했다. 나치즘과 홀로코스트 시대를 다룬 프레드 울만의 ‘동급생은 2위로 나타났다.[그래픽=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2020.10.11 I 김은비 기자
'스타트렉' 작가 "한글 위대함, 전 세계에 알려지길"
  • '스타트렉' 작가 "한글 위대함, 전 세계에 알려지길"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한글을 처음 알았을 때 충격을 받았다’는 표현이 부족할 정도로 놀라웠습니다. 한글의 우수성뿐 아니라 한글에 대한 이야기가 전 세계에 알려지기를 바랬습니다.”미국의 유명 드라마 ‘스타트렉’의 작가 조 메노스키가 5년 전 ‘한글’과 세종대왕을 접했을 당시를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메노스키는 이후 직접 한국에 와서 한글을 배울 정도로 한글에 매료됐다.9일 한글에 대한 메노스키의 애정을 담은 책, ‘킹 세종 더 그레이트’가 한글날에 맞춰 세상에 나왔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하는 내용을 주제로 한 판타지 소설로, 영어본과 한국어 번역본을 함께 출간했다. (사진=한국학중앙연구원)메노스키가 한글을 접하면서 가장 놀란 점은 한글의 기능과 우수성이 아니었다. 세종대왕이 한글의 모든 것을 만들었다는 점이 그를 흥분하게 만들었다. 그는 “만약 세종대왕이 유럽의 왕이었다면 이미 그 이야기는 영화와 드라마, 책으로 나와 세상에 알려졌을 것”이라며 이 책의 집필 이유를 밝혔다. 특히 자신만의 특유의 상상력을 더해 세종대왕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이후에는 이 책을 바탕으로 영화나 드라마까지 만들 생각이라고 했다.‘킹 세종 더 그레이트’는 지금껏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세종대왕과 한글 창제 과정을 다소 다르게 묘사했다. 책에서는 한글은 세종과 집현전 학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연구한 결과물이 아니다. 세종대왕 한 사람이 몽골과 중국, 일본 등의 인접국을 대상으로 전략과 전술을 능수능란하게 펼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그만큼 세종대왕에 대한 찬사가 신화에 가까운 수준이다.특히 한글 창제 과정에서는 작가의 상상력에서 감탄사가 터진다. 5~6세기 동방에 전해진 기독교(네스토리우스교) 사제와 세종대왕의 비밀스러운 만남을 계기로, 훗날 유럽에 한글 자모가 전해졌다는 것이다. 물론 ‘픽션’이다.메노스키는 이런 상상력이 역사 왜곡으로 이어질까 우려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은 역사적으로 인접한 다양한 국가나 부족을 상대해야 했기에 한글 이야기를 ‘국제적 스릴러’ 내용으로 풀어도 문제없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메노스키는 “그 과정에서 새로운 역사적 인물을 창조했다”면서 “정사의 기록에 바탕을 둔 이야기가 익숙한 분께서도 창작한 역사 판타지라는 점을 받아들여 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이 책은 다소 낯설고 생소하다. 세종과 한글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방식부터, 책 곳곳에 등장하는 어색한 표현에 이질감을 느껴질 정도. 그럼에도 한글을 모국어로 하지 않는 작가가 한글과 세종대왕을 창작의 소재로 썼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여기에 이 책은 한복이나 궁의 모습, 성곽 등에 대해 외국인의 시선으로 설명하는 부분도 흥미롭게 다가온다. K-팝과 드라마, 영화 등의 한류가 K컬처로 더 폭넓게 세계로 퍼질 수 있는 가교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2020.10.09 I 김은비 기자
루이스 글릭 "진정한 작품은 열정적 삶에서 나와"
  • [2020노벨문학상]루이스 글릭 "진정한 작품은 열정적 삶에서 나와"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진정한 작품을 쓰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나만의 작품은 열정적인 삶에서 나올겁니다.”8일 2020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의 영예를 안은 미국의 시인 루이스 글릭(78)이 과거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작품과 삶의 경계에 대해 밝힌 말이다.미국의 대표 시인 중 한명으로 꼽히는 글릭은 어린 시절과 가족 등 자전적 주제를 시로 써왔다. 그동안 총 12편의 시와 에세이 등을 출간했지만 한국에 번역 출간된 작품이 없는 만큼 그가 어떤 작가인지 관심이 모아진다.2020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미국 여성 시인 루이즈 글릭(사진=AFP).글릭은 1943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나 자랐다. 불안한 유년 시절을 보낸 글릭은 고등학교 때 심한 거식증을 앓기 시작했고 마지막 학년에 학교를 중퇴했다. 이런 불안은 그의 작품에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글릭의 초기 작품인 ‘아라라트’(Ararat, 1990)등에서는 실패한 연애경험, 불행한 가족사 등이 담겨 있다.글릭은 자전적 소재로 글을 쓰는 사실을 부정하거나 감추지 않았다. 오히려 미국 잡지 ‘포이츠 & 라이터즈’(Poets & Writers)와의 인터뷰에서 진정한 자신의 삶을 살면서부터 글을 쓸 수 있었다고 밝혔다.그는 “젊었을 땐 작가라면 으레 살아야한다고 생각하는 방식을 따랐다”며 “현실을 거부하고 예술의 창조에 모든 에너지를 쏟고 그것을 작가의 삶이라 과시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나는 매일 책장에 그냥 앉아 있었다”며 “아무 것도 쓰지않고 앉아 있을수록 세상을 포기하는 것 같아 끔찍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글릭은 2년여 간 책상 앞에서의 삶을 보낸 뒤 작가가 될 수 없다는 결론을 스스로 내리고 교편을 잡았다. 글릭은 “평소 진짜 시인들은 선생 같은 건 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왔는데 오히려 세상을 살기 시작하면서 글을 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실현되지 않은 예술성을 위해 스스로의 충동을 억압하는 건 치명적인 실수”고 강조했다.스웨덴 한림원은 글릭의 작품이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하지만 개인적 삶을 고백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한림원은 8일 글릭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발표하면서 “글릭은 디도, 페르세포네, 에우리케 등의 신화나 고전적 인물에대한 작품들도 썼다”며 “이들을 내세워 글릭은 보편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글릭은 꾸밈없는 아름다움을 갖춘 확고한 시적 표현으로 개인의 존재를 보편적으로 나타낸다”도 극찬했다.글릭의 작품은 어두웠던 유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다. 그러나 한림원은 그의 작품 속 결정적 순간은 유머와 통렬한 풍자로 점철돼 있다고 평했다.한림원은 글릭의 시 ‘비타 나보’(Vita Nova, 1999)를 언급하며 “이 시는 ‘나는 내 인생이 끝났고 내 마음이 망가졌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서 나는 캠브리지로 이사했다’고 끝 맺는데 시의 제목은 단테의 고전인 라 비타 누오바를 암시하고 그의 뮤즈 베아트리체를 가장해 새로운 삶을 축하한다”며 “절망적인 이별이 글릭의 글에서는 오히려 축하를 받는다”고 했다.글릭은 미국의 인문상을 비록해 퓰리처상, 전국도서상, 전국도서평론가 서클상 등 주요 문학상을 다수 수상했다. 하지만 평소 주목 받기를 꺼려 작품 활동 외에 알려진 바가 많지 않다. 2003년 미국 시인상 수상자로 선정됐을 당시 그는 “나는 독자를 늘리는데 전혀 관심이 없다”며 “소소하고 강렬한 열정적인 독자들을 오히려 선호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2020.10.08 I 김은비 기자
루이즈 글릭, 여성 작가로 16번째 수상 영예
  • [2020노벨문학상]루이즈 글릭, 여성 작가로 16번째 수상 영예
  • 2020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미국 여성 시인 루이즈 글릭(사진=AFP).[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2020년 노벨문학상의 영예가 미국 여성 시인 루이즈 글릭에게 돌아가면서 역대 노벨문학상 수상 여성 작가는 16명으로 늘어났다.1901년 1회를 시작한 노벨문학상은 그동안 남성 작가가 강세를 보였다. 지금까지 나온 총 117명의 수상자 중 101명이 남성 작가다.여성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은 것은 1909년 스웨덴 소설가 셀마 라겔르가 ‘닐스의 모험’으로 수상한 것이 처음이다. 이후 1966년 스웨덴 시인 넬리 작슨이 ‘엘리’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기까지 단 6명의 여성 작가만이 노벨문학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그러나 1990년대부터 들어서는 여성 작가의 수상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1991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소설가 나딘 고디머가 ‘사탄의 달콤한 목소리’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이래 미국 소설가 토니 모리슨(1993년), 폴란드 시인 비슬라바 쉼보르스카(1996년), 영국 소설가 도리스 레싱(2007년) 등 총 10명의 여성 작가가 1990~2010년대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한림원은 2018년 심사위원의 ‘미투’ 논란으로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발표하지 않았다. 지난해 두 명의 수상자를 한꺼번에 선정하면서 폴란드 여류작가 올가 토카르추크를 2018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루이즈 글릭은 미국을 대표하는 시인으로 어린 시절과 가족 생활을 비롯한 자전적 주제를 시로 다뤄왔다. 1943년 뉴욕에서 태어났다. 1968년 ‘맏이’(Firstborn)를 통해 시인으로 데뷔한 이후 곧바로 미국 현대문학에서 손에 꼽히는 작가로 급부상했다. 현재 예일대 영문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스웨덴 한림원은 “글릭은 꾸밈없는 아름다움을 갖춘 확고한 시적 표현은 개인의 존재를 보편적으로 나타낸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다음은 역대 노벨문학상 여성 수상자들의 수상년도, 작가 이름 및 대표작이다.△2020년 루이즈 글릭 (미국 시인) ‘아킬레스의 승리’ ‘아라라트’ ‘야생 붓꽃’△2018년 올가 토카르추크(폴란드 여류작가) ‘플라이츠’△2015년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벨라루스 논픽션 작가) ‘체르노빌의 목소리: 미래의 연대기’△2013년 앨리스 먼로(캐나다 소설가) ‘행복한 그림자의 춤’ △2009년 헤르타 뮐러(독일 소설가) ‘저지대’ △2007년 도리스 레싱(영국 소설가) ‘마사 퀘스트’ △2004년 엘프레데 옐리네크(오스트리아 소설가) ‘피아노 치는 여자’ △1996년 비슬라바 쉼보르스카(폴란드 시인) ‘모래 알갱이가 있는 풍경’△1993년 토니 모리슨(미국 소설가) ‘재즈’ △1991년 나딘 고디머(남아공 소설가) ‘사탄의 달콤한 목소리’△1966년 넬리 작스(스웨덴 시인) ‘엘리’ △1945년 가브리엘라 미스트랄(칠레 시인) ‘비수’ △1938년 펄 벅(미국 소설가) ‘대지’△1928년 시그리 운세트(노르웨 소설가) ‘크리스틴 라브란스다테르’ △1926년 그라치아 델레다(이탈리아 소설가) ‘코시마’△1909년 셀마 라게를뢰프(스웨덴 소설가) ‘닐스의 모험’
2020.10.08 I 김은비 기자
"꾸밈없는 시적 언어"…美 루이즈 글릭 수상(종합)
  • [2020노벨문학상]"꾸밈없는 시적 언어"…美 루이즈 글릭 수상(종합)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2020년 노벨문학상의 영예는 미국의 시인 루이즈 글릭(78)에게 돌아갔다.스웨덴 한림원은 8일(현지시간) 올해 노벨문학상에 루이즈 글릭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한림원은 “글릭은 꾸밈없는 아름다움을 갖춘 확고한 시적 표현은 개인의 존재를 보편적으로 나타낸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미국을 대표하는 시인 중 한명인 글릭은 어린 시절과 가족 생활을 비롯한 자전적 주제를 시로 다뤄왔다. 1943년 뉴욕에서 태어났다. 1968년 ‘맏이’(Firstborn)를 통해 시인으로 데뷔한 이후 곧바로 미국 현대문학에서 손에 꼽히는 작가로 급부상했다. 현재 예일대 영문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지금까지 총 12편의 시와 에세이 등을 발표했다. 미국의 인문상을 비록해 퓰리처상, 전국도서상, 전국도서평론가 서클상 등 주요 문학상을 다수 수상했다. 한국에 번역 출간된 글릭의 작품은 아직 없다.한림원은 글릭의 저작 가운데서 ‘아베르노’(Averno)를 꼽으면서 “하데스에 붙잡힌 페르세포네의 신화를 몽환적이고 능수능란하게 해석했다”고 호평했다.미국 여성 문학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건 1993년 흑인 소설가 토니 모리슨 이후 27년 만에 처음이다. 미국인으로는 2016년 밥 딜런에 이어 4년 만이다. . 글릭은 지난해 올가 투카르추크에 이어 노벨문학상을 받은 16번째 여성이다.노벨상 수상자는 총상금 900만크로나(약10억 9000만원)와 함께 노벨상 메달과 증서를 받는다.2020노벨문학상 수상자 루이즈 글릭(사진=poetryinternational)
2020.10.08 I 김은비 기자
첫 우리말 사전 '말모이 원고' 보물 된다
  • 첫 우리말 사전 '말모이 원고' 보물 된다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문화재청은 ‘말모이 원고’와 ‘조선말 큰사전 원고’ 등 2종 4건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8일 지정 예고했다문화재청 관계자는 “‘말모이 원고’와 ‘조선말 큰사전 원고’는 일제강점기라는 혹독한 시련 아래 우리 말을 지켜낸 국민적 노력의 결실을 보여주는 자료”라며 “대한민국 역사의 대표성과 상징성이 있는 문화재로서 가치를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국가등록문화재 제523호 ‘말모이 원고’는 학술단체인 조선광문회(朝鮮光文會) 주관으로 한글학자 주시경(1876~1914)과 그의 제자 김두봉(1889~?), 이규영(1890~1920), 권덕규(1891~1950)가 집필해 만든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사전 ‘말모이’ 원고다.‘말모이’는 말을 모아 만든 것이라는 의미다. 오늘날 사전을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주시경과 제자들은 한글을 통해 민족의 얼을 살려 나라의 주권을 회복하려는 의도로 ‘말모이’ 편찬에 매진했다.‘말모이 원고’ 집필은 1911년 처음 시작해 주시경이 세상을 떠난 1914년까지 이뤄졌다. 본래 여러 책으로 구성됐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지금은 ‘ㄱ’부터 ‘걀죽’까지 올림말(표제어)이 수록된 1책만 전해지고 있다. 240자 원고지에 단정한 붓글씨체로 썼고 ‘알기’ ‘본문’ ‘찾기’ ‘자획찾기’의 네 부분으로 구성됐다.‘말모이 원고’의 가장 큰 특징은 이런 체제가 한눈에 보일 수 있는 사전 출간을 위해 특별히 제작한 원고지 형태의 판식(板式)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옛것과 새것이 혼합된 듯 고서의 판심제(판심에 표시된 책의 이름)를 본따 그 안에 ‘말모이’ 라는 서명을 새겼다. 원고지 아래·위에 걸쳐 해당 면에 수록된 첫 단어와 마지막 단어, 모음과 자음, 받침, 한문, 외래어 등의 표기 방식이 안내돼있다.등록문화재 제523호 ‘말모이 원고’(사진=문화재청) 국가등록문화재 제524-1호, 524-2호 ‘조선말 큰사전 원고’는 조선어학회(한글학회 전신)에서 1929~1942년에 이르는 13년 동안 작성한 사전 원고의 필사본 교정지 총 14책이다. 한글학회(8책), 독립기념관(5책), 개인(1책) 등 총 3개 소장처에 분산돼 있다.개인 소장본은 1950년대 ‘큰사전’ 편찬원으로 참여한 고(故) 김민수 고려대 교수 유족이 소장하고 있는 ‘조선말 큰사전 원고’의 ‘범례’와 ‘ㄱ’부분에 해당하는 미공개 자료다. 이번 조사 과정에서 발굴해 함께 지정 예고하게 됐다.‘말모이 원고’가 출간 직전 최종 정리된 원고로 깨끗한 상태라면 ‘조선말 사전 원고’ 14책은 오랜 기간 다수의 학자들이 참여해 지속적으로 집필·수정·교열 작업을 거쳤기 때문에 손때가 묻은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다.1942년 ‘조선어학회 사건’의 증거물로 일본 경찰에 압수됐다 1945년 9월 8일 경성역(지금의 서울역) 조선통운 창고에서 우연히 발견됐다. 이를 바탕으로 1957년 ‘큰 사전’(6권)이 완성되는 계기가 됐다.‘조선말 큰사전 원고’는 철자법, 맞춤법, 표준어 등 우리말 통일사업의 출발점이자 결과물로 국어사적 가치가 있다. 무엇보다 조선어학회 소속 한글학자들 뿐 아니라 전 국민의 우리말 사랑과 민족독립의 염원이 담겨 있다는 점에서 더 큰 의의를 찾을 수 있다.문화재청은 이들 문화재에 대해 30일의 예고 기간 중 각계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국가등록문화재 제524-1호 ‘조선말 큰사전 원고’(사진=문화재청)
2020.10.08 I 김은비 기자
에르메스가 재현한 덕수궁 즉조당 집기는 어떤 모습일까?
  • 에르메스가 재현한 덕수궁 즉조당 집기는 어떤 모습일까?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덕수궁관리소는 에르메스 코리아, 아름지기와의 협업으로 재현한 덕수궁 즉조당 집기류를 8일부터 11일까지 시범 공개한다.문화재청은 프랑스 회사인 에르메스와 지난 2015년 ‘한문화재 한지킴이’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궁궐 전각 내부 집기 재현사업’을 구상했다. 그 첫 사업으로 덕수궁 함녕전 집기류를 재현한 바 있다.이번 덕수궁 즉조당 집기 재현 사업은 두 번째 성과다. 국내 박물관 등에 소장된 조선 시대 원형 집기들을 근거로 전문가 의견과 함께 국가무형문화재 등 분야별 전문 장인들 참여로 제작, 진행됐다.덕수궁 즉조당은 조선 15대 광해군과 16대 인조가 즉위한 곳이다. 대한제국 초기 정전으로 잠시 사용하다 후에 집무실인 편전으로 활용됐다. 이를 고려해 즉조당을 고종황제의 ‘집무공간’으로 설정해 집기류를 재현했다.즉조당 방 안쪽 황제의 자리에는 장수와 부귀를 상징하는 ‘수’(壽)자와 ‘복’(福)자를 수놓은 10폭 병풍인 ‘백수백복자 자수병풍’, 이동식 침상 또는 의자 용도로 사용했던 ‘평상’(平床)과 조선시대 책상인 ‘경상’(經床)이 배치됐다.신하의 자리인 방의 바깥쪽에는 ‘경상’과 함께 붓과 먹을 보관하던 함인 ‘연상’이 배치됐다. 계절에 맞춰 교체할 수 있도록 겨울용 ‘보료’와 여름용 ‘왕골자리’가 각각 제작됐다. 또 야간에 방 내부를 밝히는 전통 ‘좌등’(座燈), ‘유제등경’, ‘은입사촛대’ 등을 재현해 국사를 논의하는 모습이 떠오를 수 있게 했다.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이번 시범 공개 기간 동안 관람객은 즉조당에 집기 전시 공간의 외부 창호를 통해 재현 집기를 감상할 수 있다. 궁능유적본부는 코로나19 방역 상황이 개선되면 관람객이 직접 즉조당 내부로 입장해 집기를 관람하면서 전문 해설을 들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추후 공개 일정은 덕수궁관리소 홈페이지에서 공개할 계획이다.문화재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에르메스 코리아와 아름지기와의 민관협력을 통해 궁궐 전각 내부에 전통집기를 재현하고 배치해 관람객들이 궁궐 문화와 과거 궁중 생활상을 생동감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문화재청, 에르메스, 아름지기가 함께 재현한 덕수궁 즉조당 집기류 모습(사진=문화재청)
2020.10.08 I 김은비 기자
'나주 송제리 고분' 발굴조사 성과 온라인 공개
  • '나주 송제리 고분' 발굴조사 성과 온라인 공개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는 ‘나주 송제리 고분’(전라남도 기념물 제156호)에 대한 발굴조사 성과를 8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했다.나주 송제리 고분은 1987년 도굴된 상태로 세상에 처음 알려졌다. 기초자료가 부족해 축조 시점과 성격에 대해 논란이 있었다. 2019년 발굴조사로 돌방 내부에서 백제 무령왕~성왕대의 은제 관식과 허리띠 장식, 청동 잔, 말갖춤, 호박 옥 등이 확인돼 논란이 종식됐다.매장시설은 파괴됐지만 이후 새로운 고분 1기가 추가로 확인돼 단독분이 아니라 군집분이었다는 사실도 새롭게 밝혀졌다. 연구소는 최근 조사를 통해 총 5기의 고분이 밀집해 있음을 확인했다.해발 35m의 낮고 평평한 동심원 모양을 한 구릉 남쪽 사면의 동쪽과 서쪽 끝에 1호분과 3호분이 각각 있었다. 2호분은 이 두 고분 사이에서 발견됐다. 해발 33m 지점에 위치한 2호분은 5기의 고분 중에서는 가장 높은 곳에 있는 고분으로 확인됐다.1호분은 직경 18m 내외, 높이 4.5m 가량 되는 원형의 석실 봉토분이다. 2호분은 매장 주체부가 모두 파괴돼 배수로 시설만 확인됐다. 그러나 도랑 규모와 형태로 봤을 때 직경 18m, 높이 3m 내외의 원형 석실봉토분으로 추정된다.3호분은 직경 12m 내외의 석실봉토분이다. 석실은 1단석만 남아 있다. 내부에서 관고리, 말다래 고정금구, 토기류가 수습됐다. 4호분은 직경 12m 내외의 석실봉토분으로 전형적인 사비기 석실 봉토분이다. 현실 바닥 중앙에서 바깥으로 이어지는 배수로 시설이 확인됐다. 관못과 토기류 등의 유물이 수습됐다.5호분은 2호분과 인접해 있으며 70%가량 파괴돼 구체적인 형태와 구조는 파악하기 어려운 상태였다.연구소 관계자는 “출토 유물을 살펴볼 때 고분 축조 순서는 동쪽과 서쪽에 위치한 1호와 3호가 6세기 2~3분기경에 먼저 만들어졌고, 6세기 후반~7세기 전반대에 걸쳐 2호분과 4호분이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이번 조사를 통해 나주 송제리 고분군은 나주 복암리 고분군(사적 제404호) 3호분의 수직확장 이후 단계와 시기적으로 중복된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연구소 관계자는 “복암리 고분군이 영산강유역권 토착세력의 문화라고 한다면 송제리 고분군은 백제 중앙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는 관점에서 백제 중앙의 영산강 유역권 토착세력에 대한 통치방식을 유추해 볼 수 있는 중요한 기초자료”라고 설명했다.나주 송제리 고분군 전경(사진=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
2020.10.08 I 김은비 기자
수라상에 오르는 장 보관한 '경복궁 장고' 올해 첫 개방
  • 수라상에 오르는 장 보관한 '경복궁 장고' 올해 첫 개방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경복궁관리소는 경복궁 장고를 오는 15일부터 19일까지 5일간 개방한다고 8일 밝혔다. 장고는 궁중연회나 제례·수라상에 쓰는 장(醬)을 보관하던 곳이다. 궁중에서 장독대 옆에 집을 짓고 간장을 지키던 주방 상궁인 ‘장꼬마마’가 직접 관리했다. 현재 경복궁 장고는 2005년 복원된 것으로 전국서 수집해온 장독들이 있다.경복궁관리소는 장고 개방 기간 중 관람객에게 궁중 장 음식(순종임금의 별찬)을 시연하고 궁중 식생활사 자료도 전시한다.궁중 장 음식 시연은 국가무형문화재 제38호 ‘조선왕조궁중음식’ 한복려 보유자와 이수자가 맡아 15일과 16일 오전 11시와 오후 2시 총 4차례 진행할 계획이다. 사전 인터넷 예매자를 대상으로 진행한다. 8일 오후 2시부터 경복궁관리소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할 수 있다.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회당 참가인원을 15명으로 제한한다. 마스크 착용과 발열 여부 점검, 안전거리 확보 등 안전대책을 적용해 운영할 계획이다. 경복궁관리소 관계자는 “앞으로도 더욱 특색 있는 고궁 체험 프로그램을 꾸준히 개발해 경복궁이 국민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이번 행사는 경복궁관리소가 지난 8월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궁중음식문화재단과 공동으로 개발해 진행한다. 양 기관은 앞으로도 조선왕실 음식문화의 가치를 알리는 프로그램을 공동 개발할 예정이다.경복궁 장고 전경(사진=궁능유적본부)
2020.10.08 I 김은비 기자
"암흑기는 끝날 것…서울국제음악제로 희망 가져가길"
  • "암흑기는 끝날 것…서울국제음악제로 희망 가져가길"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암흑 같은 시기는 언젠가 지나가고 또 다른 시대를 맞을 겁니다. 서울국제음악제에서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연주를 듣고 공감하고 나아가 희망을 갖길 바랍니다.”오는 23일 ‘2020 서울국제음악제’ 개막을 앞두고 류재준 서울국제음악제 총감독이 밝힌 소감이다. 류 감독과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 성악가 사무엘 윤은 8일 서울 용산구 일신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공연이 코로나19로 힘든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올해 ‘서울국제음악제’는 오는 23일부터 11월 1일까지 총 4회에 걸쳐 ‘위대한 작곡가들’을 주제로 문을 연다. 올해 탄생 250주년인 베토벤을 비롯해 바로크와 낭만주의, 모더니즘과 현대를 망라하는 작곡가들의 작품을 예술의전당, 롯데콘서트홀 등에서 펼친다.공연은 모두 관객과의 대면 공연으로 진행한다. 류 감독은 “고민이 많았지만 비대면 공연은 공연장에서 눈과 눈의 대화나 순간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것들이 희생될 수밖에 없어 대면 공연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류 감독은 음악제를 열 수 있어서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 시기에 축제를 만드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의문과 함께 부담과 아픔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3년 전부터 올해 축제를 준비해왔지만 코로나19로 해외에 있는 연주자들이 불참하게 된 점도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어려운 상황에서 열리는 만큼 새로운 시도나 변화도 선보인다. 오는 30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연주하는 베토벤 교향곡 제6번 오케스트라 연주는 베토벤 시대의 무대를 재연한다. 류 감독은 “베토벤이 초연했던 오케스트라 배치와 규모로 연주할 계획”이라며 “당시와 지금의 악기 배치가 많이 달라서 연주하기도 까다롭지만 입체감이 굉장히 살아난 무대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백주영은 이번 공연에서 까다롭기로 유명한 베토벤의 현악 5중주를 연주하게 돼 떨리면서도 설렌다고 말했다. 그는 “듣기엔 안 어렵지만 연주하기엔 굉장히 까다롭고 어려운 현악 5중주를 이번 음악제에서 연주할 수 있게돼 기대된다”고 말했다. 4회 공연에 모두 참여하는 그는 “음악제 규모도 줄었어도 대면 공연을 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덧붙였다.사무엘 윤은 베토벤 오페라 ‘피델리오’를 선보이다. 그는 “오페라 가수로서 대부분 독일어로 음악 활동을 하는데 ‘피델리오’는 영국적인 요소를 넣어 어렵다”며 “외국인이 한국에서 와서 판소리를 하는 꼴”이라고 말했다. 또한 “2~3년마다 ‘피델리오’를 공연하며 초심을 찾는다”며 “오페라극장이 아닌 콘서트홀에서 공연하는만큼 감정을 전달할지 더 많이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류재준(왼쪽부터) 서울국제음악제 총감독과 바이올니시트 백주영, 성악가 사무엘 윤이 8일 서울 용산구 일신홀에서 열린 ‘2020 서울국제음악제’ 기자간담회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김은비 기자).
2020.10.08 I 김은비 기자
베일속 노벨문학상 오늘 발표…2020 수상자는 누구?
  • 베일속 노벨문학상 오늘 발표…2020 수상자는 누구?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2020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8일 오후 8시(한국시간) 발표된다. 문학상 수상자 선정 과정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져 후보자가 누군지 조차 베일에 가려져 있는 만큼 올해 노벨 문학상의 영예가 누구에게 돌아갈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영국의 일간 가디언은 지난 5일(현지시간) 노벨문학상이 지난 3년간 잇따라 논란에 휩싸였던 만큼 올해는 심사위원회가 안전한 선택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가디언은 유력 수상자로 미국의 여성 작가 자메이카 킨케이드와 캐나다의 여성 시인 앤 카슨을 꼽았다. 킨케이드는 식민주의, 인종차별, 성 평등을 다룬 다수의 작품을 집필했고, 카슨은 신화 속 이야기를 새로운 관점으로 재해석하는 작품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AFP는 킨케이드와 카슨 외에 케냐 작가 응구기 와 시응오, 헝가리 작가 페테르 나다스, 미국 소설가 토머스 핀천을 올해의 유력한 문학상 후보로 제시했다.영국 베팅사이트의 예측에도 눈길이 간다. 베팅사이트의 예측 결과가 매번 맞지는 않지만 꽤 높은 적중률을 자랑하기 때문이다.영국의 베팅사이트 ‘나이서오즈(nicerodds)’의 배당률 순위에서는 마리즈 콩데(프랑스), 루드밀라 울리츠카야(러시아), 무라카미 하루키(일본), 마거릿 앳우드(캐나다), 응구기 와 시옹오(케냐)가 각각 1∼5위를 차지했다. 한국의 시인 고은도 공동 6위에 랭크 됐다.노벨문학상이 최근 여러 논란에 휩싸여 올해는 무사히 넘어갈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2016년에는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밥 딜런이 문학상을 수상하면서 평론가들 사이에 논쟁이 일어났다. 밥 딜런이 작가이기보다는 음악인으로 널리 알려졌기 때문이다.지난 2018년 노벨문학상은 ‘미투’(Me too) 파문으로 심사위원이 잇따라 사퇴해 수상자를 결정하지 못했다. 2019년에는 수상자 중 한 명인 오스트리아 작가 페터 한트케의 유고 전범 지지 행적이 논란을 일으켰다.2019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페터 한트케(왼쪽)와 2018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올가 토카르추크. 스웨덴 한림원은 2018년 심사위원이 ‘미투’ 논란에 연루되면서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발표하지 않았고, 지난해 두 명의 수상자를 한꺼번에 발표했다.(사진=연합뉴스)
2020.10.08 I 김은비 기자
왕비 향한 마음, 한글로 노래한 세종대왕… 사랑꾼 맞네
  • 왕비 향한 마음, 한글로 노래한 세종대왕… 사랑꾼 맞네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조선 제4대 국왕으로 영토를 넓히고, 인재를 두루 등용하는 등 여러 업적을 남겨 한국 역사상 가장 위대하다는 칭송을 받는 세종대왕(재위 1418~1450). 세종의 수많은 업적 중에서도 단연 최고로 꼽히는 것은 훈민정음 창제다. 세종은 그 훈민정음으로 왕비를 향한 마음을 담은 노래의 가사를 썼다. 오는 9일 한글날을 앞두고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신국보보물전’에서 전시하고 있는 국보 제320호 ‘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이 그것이다.국보 제320호 월인천강지곡 일부(사진=국립중앙박물관)‘월인천강지곡’은 부처님의 자비가 달빛처럼 모든 중생을 비춘다는 뜻으로 석가의 탄생부터 성장과정, 불도를 깨우치기까지 등 일생을 담은 찬불가로 알려져 있다. 또 하나의 사실은 ‘월인천강지곡’은 세종이 왕비 소헌왕후(1395~1446)가 승하하자 그 명복을 빌기 위해 직접 한글로 지은 찬가라는 것이다. 세종이 훈민정음을 창제하고 가장 빠른 시기에 지어진 가사라는 점도 의미가 있다.조선시대 왕족이 승하하면 이를 기리기 위해 불가를 제작한 것은 종종 있었던 일이다. 하지만 세종의 경우 소헌왕후를 잃은 슬픔이 더 컸던 것으로 보인다. 세종실록에 “임금이 만년에 지병이 겹쳐 고생한 데다 두 아들(광평대군·평원대군)이 잇달아 죽고 여기에 소헌왕후(부인)마저 승하하여 임금의 마음이 기댈 곳이 없었다”는 기록이 이를 보여준다.왕가의 실록 등에 따르면 1446년(세종 28) 승하한 소헌왕후 심씨는 평소 성품이 자애롭고 기강이 엄정해 내명부(궁궐 여성의 조직체계)의 귀감이 될 정도였다. 일례로 1426년(세종 8년) 한양에 큰 불이 났을 때에는 사냥 겸 군사훈련을 참관하기 위해 지방에 간 세종과 세자 문종을 대신해 왕후가 화재 진압을 진두지휘 했다. 세종이 왕후의 내조 덕에 성군이 될 수 있었다는 평가도 있을 정도다.세종이 직접 지은 만큼 ‘월인천강지곡’은 문자와 문장 측면에서 가장 정확하게 훈민정음의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훈민정음의 제자 원리, 음운 법칙, 음절 구성, 낱말 조성 등이 거의 그대로 반영돼 있다. 이는 ‘용비어천가’보다 더욱 한글 창제의 이념을 잘 드러낸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한글 표기에서도 동시기의 문헌들과 다소 차이를 보인다. 보통 당시의 문헌들은 한자를 큰 글자로 먼저 쓰고 한글음을 작게 쓰는 방식을 취했다. ‘월강천강지곡’은 이와 달리 한글을 먼저 큰 글자로 표기하고 한자를 작게 표기했다. 일반적으로 한글음을 한자 보다 앞세운 표기는 조선 말 개화기에 가서야 나타나기 시작했다.첫 번째 한글 금속활자로 간행됐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책의 간행에 사용된 활자는 1434년(세종 16)에 초주한 갑인소자와 1447년(세종29)에 주조한 ‘월인석’ 한글자로서 조선시대의 활자 인쇄술도 보여준다.
2020.10.08 I 김은비 기자
경회루 찾은 심청, 화려한 조명 속 30m 공중을 난다
  • 경회루 찾은 심청, 화려한 조명 속 30m 공중을 난다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효녀 심청이 눈이 먼 아버지를 위해 바다에 목숨을 바쳤다 용왕의 도움으로 환생해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한다는 ‘심청’ 이야기. 한국 최고의 고전이자 판소리 다섯 마당 중 하나로 익숙한 ‘심청전’이 이번 가을 경복궁 경회루에서 새롭게 펼쳐진다. ‘제6회 궁중문화축전’의 대표적인 공연 ‘경회루 판타지-궁중연화’다.공연은 빼어난 건축미를 자랑하는 경회루를 배경으로 우리 전통 공연과 화려한 첨단 조명기술을 접목해 심청 이야기를 아름답고 신비한 판타지로 풀어낸다. 경회루 수면을 활용한 워터스크린에서는 심청이 물에 빠지는 장면이 등장해 몰입감을 높인다. 출연진이 30m가 넘는 하늘에서 날아다니는 공중 퍼포먼스, 수상 무대 등 다양한 볼거리도 선보일 예정이다.2019년 제5회 궁중문화축전 ‘경회루 판타지’ 현장 모습(사진=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와 한국문화재재단은 오는 10일부터 18일까지 서울 4대궁(경복궁·창덕궁·덕수궁·창경궁)과 종묘에서 열리는 ‘제6회 궁중문화축전’을 앞두고 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주요 프로그램을 공개했다.궁중문화축전은 매년 4월 개최해 5년간 총 250만 명을 동원한 국내 최대 규모 전통문화축제다. 올해 행사는 코로나19로 인해 18개 온라인 프로그램과 12개 오프라인 프로그램 등 30개를 동시에 운영해 전 세계 모든 관람객과 함께 즐기는 궁중문화축전을 선보인다.나명화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본부장은 “올해는 장소, 물리적 공간을 뛰어넘은 축제를 시행하기로 했다”며 “방탄소년단(BTS)이 미국 NBC 프로그램에서 공개해 화제가 된 경복궁 근정전과 경회루뿐만 아니라 나머지 명소도 국내를 넘어서 세계인들과 함께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설명했다.오프라인 행사는 10일부터 18일까지 단 9일 진행된다. 기간 동안에는 ‘경회루 판타지-궁중연화’를 비롯해 궁 내에서 ‘창경궁, 빛이 기리는 시간’, ‘고궁 사진전’ 등 다양한 전시와 궁궐 문을 지키는 수문장 교대 의식이 열린다.창경궁에서는 환한 빛이 궁의 밤을 밝힌다. 창경궁 명정전 우측 숲에서 춘당지로 이어지는 숲길 전체는 축전 기간 동안 다양한 빛으로 가득 채워진다. 관람객은 숲길을 걸으며 시간여행을 하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숲길은 10일부터 25일까지 하루 4번에 걸쳐 사전 예약을 한 관람객들만 이용 가능하다.2019년 제5회 궁중문화축전 행사현장 ‘시간여행 그날, 고종의 꿈’(사진=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이번 축전에서는 온라인 프로그램이 대폭 늘어난 만큼 현장에서 선보이던 다양한 공연과 전시를 영상과 드라마, 다큐멘터리 등의 방식으로 제작해 축전 기간 내에 순차적으로 온라인으로 공개한다. 조선의 대표적인 무예제도인 ‘궁궐 호위군 사열의식 첩종’ 영상을 단편영화로 공개한다. 많은 국내외 관람객의 호응을 얻었던 ‘대한제국 외국공사 접견례’ 역시 온라인으로 공개한다.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궁궐 속 치유, 창덕궁 약방’은 창덕궁 내 위치한 약방 전각을 배경으로 한의사와 손님으로 찾아온 유명 배우와 가수들이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누며 인문학·한의학적 정보를 영상 콘텐츠로 전할 계획이다. 어린이들이 게임 ‘마인크래프트’를 통해 궁을 새롭게 즐길 수 있는 ‘랜선 어린이 궁중문화축전’도 준비했다. 어린이들은 게임 속에 구현된 조선시대 한양 거리와 경복궁을 통해 역사와 문화를 접할 수 있다.궁중문화축전을 더 많은 관람객이 더 가까이에서 직접 체험하고 즐길 수 있도록 ‘궁중문화축전을 집으로 배달해드립니다’도 처음 운영한다. 체험형 선물과 유물 활용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체험 장비’를 신청자의 집으로 배달하며, 추후 별도의 문화상품 증정 등 이벤트도 진행해 축전 최초의 양방향 소통 프로그램을 선보인다.진옥섭 한국문화재재단 이사장은 “코로나로 위축되는 것이 아니라 궁중문화 축전을 토대로 지구촌 저편까지 우리의 멋진 축제를 전할 수 있었으면 한다”며 “올해의 비장의 카드들을 통해 오프라인 상에서도 궁을 만끽하기 바란다”고 말했다.제6회 궁중문화축전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문화재청, 한국문화재재단, 궁중문화축전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궁중문화축전 ‘시간여행 그날, 영조-백성을 만나다’(사진=한국문화재재단)
2020.10.07 I 김은비 기자
시민단체 "국보 1호 숭례문→훈민정음으로" 국회 청원
  • 시민단체 "국보 1호 숭례문→훈민정음으로" 국회 청원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숭례문을 국보 1호에서 해제하고 훈민정음 해례본으로 바꾸자는 입법 청원이 국회에 제출된다.시민단체 문화재제자리찾기 등은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8일 ‘훈민정음 해례본 국보 1호 지정에 관한 청원’을 국회에 제출한다고 7일 밝혔다.국보 1호인 숭례문은 일제강점기 시대 조선총독부가 1934년 지정했다. 1962년 우리 정부가 재지정하면서 국보 1호로 이어져왔다.이에 1996년부터 국보 1호 변경에 대한 주장이 있었다. 일제가 지정한 국보 번호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에 대한 논란과 더불어 2008년 방화에 의해 소실된 이후 복원 과정에서의 불미스러운 일들로 문제가 된 바 있다.2005년 감사원은 “숭례문은 조선총독부에서 지정한 문화재로 국보 1호로서 상징성이 부족하다”며 변경을 권고했다. 당시 유홍준 문화재청장은 “국보 1호로 훈민정음을 지정하겠다”며 숭례문의 국보 1호 변경을 추진했으나 문화재위원회가 ‘사회적 혼란’을 이유로 부결했다.2015년 문화재제자리찾기와 우리문화지킴이가 공동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64.2%가 “숭례문보다 훈민정음이 국보 1호가 돼야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전 의원은 “감사원은 ‘숭례문은 일제가 지정한 문화재로 국보 1호로서 상징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변경을 권고했다”며 “우리 역사의 혼과 얼이 담긴 훈민정음 해례본이 국보 1호로 지정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청원서를 국회에 제출하면 국회사무처에서 요건 검토를 마친 뒤 해당 상임위에서 심사해 국회 본회의 상정 여부를 결정한다. 이후 본회의를 통과하면 정부는 필요한 후속 조치를 시행해야 한다.문화재 지정번호는 지정 순으로 부여돼 문화재의 상대적 가치로 인식된다는 지적과 함께 일제의 잔재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를 개선 또는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국보 제 70호 훈민정음 해례본, 간송미술관 소장(사진=한국학중앙연구원)
2020.10.07 I 김은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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