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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벨문학상 수상 놓고 베팅, 2020년 수상자는 누가?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오는 8일 2020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발표를 앞두고 영국의 베팅 사이트가 눈길을 끌고 있다. 노벨문학상은 다른 분야와 달리 평가과정이 철저히 비밀리에 싸여 있어 수상 직전까지 공식적인 후보조차 알 수 없는데 매년 수상작 발표를 앞두고 오르내리는 ‘유력’ 후보 명단은 거의 영국의 도박 사이트에서 실시하는 베팅의 상위 목록들이기 때문이다. 올해도 영국의 유명 베팅 사이트 ‘나이서오즈(Nicer Odds)’는 2020년 노벨문학상 후보로 작가 20여 명의 이름을 홈페이지에 올려놓았다. 마리즈 콩데(프랑스령 과들루프), 류드밀라 울리츠카야(러시아), 무라카미 하루키(일본), 마거릿 애트우드(캐나다), 응구기 와 시옹오(케냐), 앤 카슨(캐나다), 하비에르 마리아스(스페인), 고은(한국), 옌렌커(중국), 돈 드릴로(미국) 등이다. 매년 가을이면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작가들이기도 하다. 5일 기준 배당률 1위는 콩데로 5대 1이다. 컬럼비아대 명예교수인 콩데는 수년째 노벨문학상 후보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발표되지 않은 2018년에 스웨덴의 작가, 배우, 언론인 등이 대안으로 만든 ‘뉴 아카데미 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배당률 2위는 6대1의 울리츠카야가, 하루키와 애트우드는 배당률 7대1로 공동 3위를 차지했다. 한국의 시인 고은은 배당률 11대1로 공동 6위에 랭크 중이다.실제 노벨문학상 수상자 베팅은 꽤 높은 적중률을 자랑한다. 영국의 다른 베팅 사이트 ‘래드브록스’는 매년 1년간 전 세계의 서평과 블로그, 트위터 등을 추적한 정보로 임의 상정한 배당률을 공개했다. 래드브록스는 2006년 오르한 파무크, 2015년 스베틀라나 알레기예비치 수상을 맞혔으며,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2011), 모옌(2012), 패트릭 모디아노(2014) 등 수상자가 래드브록스 배당률 순위 5위 안에 들었다. 지난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올가 토카르축은 나이서오즈 순위 3위였다.세계적인 상을 두고 베팅을 벌인다는 점에서 논란도 있다. 래드브록스는 끊임없이 사전 정보 유출 의혹에 휩싸여 지난해에는 스웨덴 경찰이 조사에 들어가기도 했다. 베팅 사이트에서 최초 배당률을 정한 뒤에는 배당률은 실시간으로 바뀐다. 즉 참여자들이 각자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후보자에게 베팅을 하면 이에 따라 순위도 달라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수상자 발표를 앞두고 해당 연도 수상자의 순위가 급등하는 등의 일이 발생하며 정보가 유출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래드브록스는 이에 지난해부터 후보 선정을 하지 않고 있다.한편 노벨문학상의 경우 이례적인 수상자를 내오기도 해 예측이 빗나갈 가능성도 높다. 논픽션 작가인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2015)와 팝 가수 밥 딜런(2016)의 수상이 대표적이다. 영국의 베팅 사이트 ‘나이서오즈’가 꼽은 2020 노벨문학상 유력 후보(사진=나이서오즈 캡처)
- "文정부 ‘결과의 평등’에 치중…불평등 해소는 노사가 직접 해야"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지금 문재인 정부의 평등이라는 건 결과의 평등에만 치중돼 있습니다. 한국 사회의 소득 양극화, 불평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선 정부보단 노사가 직접 나서야 합니다.”이경태(72) 전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 한국의 불평등 문제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1974년 재무부 공무원으로 출발해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과 OECD 대사 등을 지낸 그는 최근 경제성장과 분배, 불평등의 문제에 대한 해결법을 담은 책 ‘평등으로 가는 제3의 길’(박영사)을 출간했다. 이 전 원장은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일반적으로 경제 성장이냐, 분배냐 양자택일로 싸우는데 이 두 가지는 동시에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이 전 원장은 1997년 외환위기로 인해 심화된 소득 불평등, 양극화 문제가 최근 더 악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소득 분배 효과의 가장 큰 전달체계는 일자리다. 외환위기 전까지만 해도 경제성장은 괜찮은 일자리들을 많이 만들어냈고 이는 경제 평등과도 연결됐다”고 말했다.반면 외환위기 이후 지난 20년간에 대해서는 “저성장 시대로 접어들면서 성장과 일자리의 연결 고리가 약화됐다”고 평가했다. 과거에는 경제가 1% 성장하면 40만~50만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겼지만 지금은 10만~20만 수준이다. 그마저도 선진국처럼 금융, IT, 소프트웨어가 아닌 음식, 숙박 등 부가가치가 낮은 직종에 집중돼 있다.이 전 원장은 “현재는 이런 문제를 정부에서 나서서 해결하려고 하는데 오히려 또 다른 부작용만 발생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가 최저임금을 급격히 올려 수많은 대상자들이 오히려 직장을 잃고 있고, 경직적인 정규직 노동제도를 고치지 않고 비정규직만 정규직화 해 기업의 국제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결국 결과의 평등이라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데, 이는 곧 죽은 사회나 다름없다”며 “성장과 분배가 시장기구 내에서 이뤄져야한다”고 강조했다.이 전 원장은 ‘이해관계자 상생형 기업’을 방안으로 제시했다. 현대 기업의 지배적 체제인 주식회사는 주주이익 극대화를 목표로 한다. 이익 극대화를 위해 비용을 최소화해야 하는데 이때 중요한 것이 인건비라는 것이다. 반면 이해관계자 상행 모형은 직원, 협력업체 등을 비용 발생 주체가 아닌 파트너로 생각한다. 그는 “기업이 적절한 임금, 인센티브로 분배를 하면 직원은 애사심을 갖게 되고 열심히 하는 요인도 된다. 상생을 위한 메커니즘으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인정했다. 그는 “오랜 적대적 갈등관계가 트라우마로 남아서 과연 이것이 가능하겠느냐, 달라진 처우를 당연하게만 생각하지 않겠느냐 등의 우려가 많다”고 했다. 그럼에도 “지금의 제도를 고수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천천히 공통분모를 찾아 신뢰를 쌓아가는 것부터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이해관계자 상생 모형이 활성화된 대표적 예로 독일, 스웨덴, 네덜란드 등 북부 유럽 국가들을 들었다. 그는 “이들 국가에서도 노사의 오랜 투쟁 끝에 자본주의를 지키기 위해 노조를 인정하고 노조의 권리 강화, 사내 복지제도 도입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난해 미국에서도 세계적 기업의 최고경영자들이 주주이익 극대화에서 탈피해 이해 관계자들을 고려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며 이는 세계적 추세이기도 하다고 얘기했다.최근 ‘평등으로 가는 제3의 길’을 펴낸 이경태 전 대외정책연구원장은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경제 성장과 분배는 양자 택일이 아닌 동시에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얘기했다.(사진=이경태 전 대외정책연구원장)
- "9월 오디오북 소설 많이 들었네"...'시간을 파는 상점' 1위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지난 9월 오디오북에서 소설 장르가 인기를 끈 것으로 나타났다.오디오북 플랫폼 윌라는 9월 오디오북 월간 차트 순위를 5일 발표했다. 가장 많이 들은 책은 김선영 작가의 ‘시간을 파는 상점’이었다. 시간을 소재로 한 책은 주인공 온조가 인터넷 카페에서 ‘시간을 파는 상점’을 열고 손님들의 어려운 일을 대신 해주면서 자신의 시간을 파는 내용을 담았다.뒤를 이어 최용법의 ‘하룻밤에 읽는 한국사’, 기시미 이치로의 ‘미움받을 용기’, 채사장의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1’, 오건영의 ‘앞으로 3년 경제전쟁의 미래’ 순으로 많이 들었다.윌라 관계자는 1위를 한 ‘시간을 파는 상점’을 비롯해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죽음’, 박경리의 ‘가을에 온 여인’ 등을 꼽으며 “성우의 열연과 시네마틱한 배경음악, 효과음 등의 효과로 이용자의 몰입감을 한층 더 높여주는 소설 오디오북이 큰 인기를 얻었다”고 분석했다.또 ‘하룻밤에 읽는 한국사’는 출시되자마자 순위권에 올랐다. ‘미움받을 용기’,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1’, ‘앞으로 3년 경제전쟁의 미래’, ‘나는 까칠하게 살기로 했다’,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 등은 꾸준한 사랑을 받아 스테디셀러를 유지하고 있다.윌라 관계자는 “영화관, 공연장, 전시회 등 문화생활이 어려워짐에 따라 이를 대체하는 오디오 콘텐츠의 존재감이 서서히 높아지고 있다”며 “종이책과 더불어 오디오북에서도 소설 분야가 강세를 보이고 있어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기억’ 등 앞으로 다양한 작품을 대거 업데이트해 독서의 계절을 보다 알차게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윌라 월간 차트는 완독본 오디오북 중 이용자 재생 시간을 합산해 산출한다. 영화 시장의 박스오피스 순위와 같이 시장의 성장과 투명한 순위 유지를 위해 매달 발표될 예정이다.
- [책 읽는 추석]⑤지식의 향연..인문학 도서 셋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코로나19 유행 후 처음 맞는 추석. 특히 올해는 예년과 달리 추석 귀향길도 포기하고 ‘집콕’을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어떻게 연휴를 알차게 보낼지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그 동안 미뤘던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올해 주목받았던 책을 주제별로 엄선했다. <편집자 주> 하늘이 높고 말도 살이 붙는다는 ‘천고마비’의 계절인 가을은 몸과 마음을 넉넉함과 풍성함으로 채우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래서 가을의 또 다른 별명은 ‘독서의 계절’이다. 연휴 기간 인문학 책 3권으로 인문지식을 쌓아보길 제안한다. 쉽고 재밌게 쓴 인문학 책들은 평소 지루하다는 인문학에 대한 인식도 깨트려 준다.◇코로나 사피엔스(최재천 외│200쪽│인플루엔셜)코로나19 이후의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 흔히 인류는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말한다.책 제목 ‘코로나 사피엔스’는 문명의 근간부터 달라진 삶을 살아갈 새로운 인류의 삶을 정의한 용어다. 6명의 석학은 책에서 생태와 인간, 경제, 문명의 전환, 새로운 체제, 행복의 척도 등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한 각자의 통찰을 제시한다.팬데믹 쇼크가 반복될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다. 앞으로 또 다른 바이러스가 등장했을 때 일상을 지켜가기 위해선 재택근무와 온라인 교육이 가능해야 한다고 말한다. 감염을 줄일 수 있는 ‘비대면’에 대한 수요는 점점 늘어날 것이고, 이러한 흐름에서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될 것이라며 이런 시대에 더 적극적으로 디지털 문명으로 바꿔야 한다고 조언한다.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제로·1·2(채사장│556쪽·388쪽·334쪽│웨일북)“현대에 이르러서도 인류가 ‘신’을 놓지 못하는 철학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바로 인간의 가치 때문이다. 이 거대한 세계를 창조한 신이 인간의 기원일 것이라는 상상은 나의 존재론적 하찮음을 해소해준다.”책은 우주의 크기를 설명하면서도 일반적인 과학적 상식을 나열하지 않았다. ‘이야기 꾼’이라는 별명답게 작가 특유의 유머와 필력으로 지루할 내용도 재미있게 전한다. 총 3권으로 이뤄진 책은 제로 편에서 고대 이전의 지식에 대해, 1권과 2권에서 고대 이후부터 현대까지의 지식을 다룬다. 고대 이전의 시대에서는 138억 년 우주의 탄생과 시간 이전의 시간이라는 가장 최신의 물리학, 지구·인류·문명이 탄생하기까지 역사를 풀어낸다. 1권에서는 이원론이 지배하는 시대였기에 책의 구조도 이분법을 따른다. 현실 세계를 지배자와 피지배자로 구분해 어렵고 복잡한 지식들을 하나의 단순한 구조로 설명한다. 2권에서는 방대한 분량의 역사부터 마르크스, 자본주의, 신자유주의, 보수와 진보, 다양한 정치 사회 문제 등을 하나의 큰 틀 안에서 정리했다. ◇역사의 쓸모(최태성│296쪽│다산초당)“삶이라는 문제에 대한 가장 완벽한 해설서는 역사다.”선택의 기로에 설 때마다 역사에서 답을 찾았다는 역사 강사 최태성. 그가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도 수백 년 전 이야기로 오늘의 고민을 해결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도저히 풀리지 않는 문제에 부딪쳤을 때 해설에서 도움을 얻듯, 우리보다 앞서 살았던 인물들의 선택과 그 결과가 담긴 역사에서 인생의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책은 한국사 뿐 아니라 세계사에서 저자가 찾은 22가지 통찰을 전한다. 구텐베르크가 개발한 대량 인쇄 기술과 세종대왕이 창제한 훈민정음을 스티브 잡스가 만든 아이폰과 엮어 세상을 바꾸는 생각의 조건을 알아본다. 또 △죄인으로 기억되지 않기 위해 500여 권의 책을 집필한 정약용 △출신의 한계를 비관하는 대신 새로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 판을 짠 정도전 △시대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생을 바쳐 독립운동을 한 이회영 등 자신만의 궤적을 그리며 살다간 인물을 소개한다.경쟁과 효율을 강조하는 시대에 역사는 고리타분하거나 미련한 것이라는 인식에 대해 반박한다.기업의 경영진이 결국 가장 탐닉하는 학문도 역사라며, 역사는 현시대의 맥을 짚는 데 가장 유용한 무기라고 강조한다.
- [책 읽는 추석]③연휴에 '힐링' 에세이는 어떨까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코로나19 유행 후 처음 맞는 추석. 특히 올해는 예년과 달리 추석 귀향길도 포기하고 ‘집콕’을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어떻게 연휴를 알차게 보낼지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그 동안 미뤘던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올해 주목받았던 책을 주제별로 엄선했다. <편집자 주> 수년간 서점가를 강타했던 ‘에세이 열풍’은 한풀 꺾였다. 그럼에도 인기 에세이 작가들의 후속작과 유명인들의 에세이는 여전히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유지하며 독자들에게 위로를 전하고 있다. 연휴에 책을 통한 ‘힐링’을 원하는 독자들을 위한 에세이 3권을 전한다.◇애쓰지 않고 편안하게(김수현│296쪽│놀)‘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로 100만 독자에게 사이다 같은 통찰과 위로를 전했던 저자가 4년 만에 다시 내놓은 책이다.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는 그룹 방탄소년단(BTS)정국이 읽은 책으로 입소문을 탔던 책으로, 우리나라를 넘어 일본에서까지 20만부 이상 판매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저자는 관계에 대한 오랜 시간의 고민한 결과를 책에 담았다. 저자는 이번 책이 ‘어떻게 해야 인간관계가 완벽해지는지에 관한 책’이 아니라 ‘어떻게 해도 완벽할 순 없다는 걸 인정하는 책’이라고 강조했다. 책에서 제시한 여러 상황에 대한 솔루션, 대안을 통해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 더 빨리 그 상황을 벗어날 수 노력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얘기한다.◇완벽한 날들(메리 올리버│500쪽│마음산책)“몇 해 전, 이른 아침에 산책을 마치고 숲에서 벗어나 환하게 쏟아지는 포근한 햇살 속으로 들어선 아주 평범한 순간, 나는 돌연 발작적인 행복감에 사로잡혔다. 그건 행복의 바다에 익사하는 것이라기보단 그 위를 둥둥 떠다니는 것에 가까웠다.”퓰리처상 수상자인 메리 올리버가 자연 속에서 느낀 풍경과 영혼 사이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다. 평소 인터뷰도 거의 하지 않는 올리버의 신념과 생각을 장시간 눌러 담아 쓴 에세이를 통해 들어 볼 수 있다.자연시인, 생태시인이라 불리는 올리버는 에세이를 통해 죽음과 기억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고, 쓰레기의 요긴한 쓰임에 경탄하며, 어린 시절에 겪은 자연의 미스터리를 기억해낸다. 자신이 존경하는 워즈워스와 에머슨, 호손에게 헌사를 바치며 자신의 문학적 유산도 밝힌다. 자연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을 ‘낙원’이라고도 말한다. 썰물 때 밀려 올라와 모래밭에 갇힌 아귀에 대해, 고래가 뿜은 물안개 세례를 받는 기분에 대해 이야기한다. 나무, 꽃, 새, 물고기 등 숲에서, 들판에서, 바닷가에서 만난 자연을 노래하는 시들과 함께 저자의 일상과 철학까지 엿보며 아름다운 언어로 삶을 어루만지는 산문들을 만날 수 있다.◇이토록 공부가 재미있어지는 순간(박성혁│348쪽│다산북스)“제가 공부하면서 경험해본 가장 빛나는 순간은 서울대 법대 합격자 발표 때가 아니었습니다. 가장 빛나는 순간은, 공부 잘된 날 하루를 마치고 뿌듯한 마음으로 가방을 싸던 순간이었습니다.”흔한 학원 하나 없는 깡촌 시골마을에서 서울대 법대, 연세대 경영대, 동신대 한의대에 동시 합격한 저자가 책 속에서 밝힌 말이다. 원래 공부를 잘했거나, 공부를 저렇게 즐기는 사람이었으니 좋은 대학에 갔겠지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저자는 농사철에는 동네 어르신들의 ‘뽕짝’ 소리에 시달리고, 여름에는 팔다리에 들러붙는 벌레와 사투를 벌이는 등 도무지 공부할 환경이 주어지지 않았다. 설상가상 중학교 시절을 놀기에 바빠 날려버린 탓에 초등학생용 문제집을 사서 푸는 굴욕을 맛보기도 했다. 주변에서 쏟아지는 걱정과 우려에 눈물을 머금기도 했지만 다시 치열하게 공부에 매달렸다. 결국 스스로가 공부의 재미에 빠지면서 지원한 대학 모두에서 합격 통지서를 얻어내는 쾌거를 얻어냈다. 어떻게 공부를 하는 동안 마음가짐을 다잡았는지에 대해서도 알려준다.2015년 출간 돼 5년이 넘는 시간 동안 청소년 분야 스테디셀러 1위를 차지한 책이 최근 코로나19로 온라인 수업이 늘어나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족집게 공부법이 아닌 책은 공부를 왜 하는지 그 본질을 전한다. 평소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로 지친 학생들이 책을 통해 힐링과 충전을 할 수 있게 도와준다.
- [책 읽는 추석]②고전부터 최신작까지 '3권의 SF소설'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코로나19 유행 후 처음 맞는 추석. 특히 올해는 예년과 달리 추석 귀향길도 포기하고 ‘집콕’을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어떻게 연휴를 알차게 보낼지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그 동안 미뤘던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올해 주목받았던 책을 주제별로 엄선했다. <편집자 주> 과거 마니아들 사이에서만 인기를 끌었던 SF(공상과학) 소설이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한국소설 내 SF 소설 판매량이 전년대비 약 5.5배 늘었다. SF 소설의 종류도, 내용도 풍부해지고 있다. SF소설의 고전으로 꼽히는 책부터 가장 최근에 주목받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까지 3권을 추렸다.◇당신 인생의 이야기(테드 창│520쪽│엘리)2002년 원서로 출간한 뒤 전 세계 21개 언어로 번역된 SF소설의 고전으로 꼽히는 책이다. 퓰리처상 수상자인 주노 디아스 메사추세츠공대 문예창작과 교수는 “나는 사람의 정신이 제대로 기능하려면 1년에 최소 52권의 책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당신이 만약 1권밖에 읽을 시간이 없다면 주저 없이 ‘당신 인생의 이야기’를 읽기 바란다”고 말했다.책은 화자인 ‘나’가 자신의 딸을 향해 이야기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흥미로운 건 아직 딸은 태어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어떻게 아직 세상에 나오지 않은 딸과 대화를 할 수 있을까. 이 지점에서 저자의 상상력을 엿볼 수 있다. 이야기는 언어학자인 저자가 어느 날 지구 밖 궤도에 비행물체를 타고 나타난 외계 생명체들과 대화를 하기 위해 그들의 이질적 연구를 하는 과정을 담는다. 복잡한 그래픽 디자인을 모아놓은 것 같은 그들의 문자에는 시작도 끝도 없다. 순서대로 읽는 문자라기보다는, 오히려 그림이나 댄스에 가깝다. 그들의 언어를 배우면서 언어학자의 루이즈의 인식 방식 역시 점차 변화하게 된다. 이 모습을 통해 사유 체계가 다른 존재와 소통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시간을 인과적으로 파악하지 않고 동시에 파악한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저자의 탐구도 엿볼 수 있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김초엽│330쪽│허블)“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같은 우주라는 개념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나?”책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에 나오는 한 부분이다. 최근 한국 SF소설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를 꼽으라면 김초엽을 빼놓을 수 없다. 책은 작가의 단편 7권을 묶어낸 소설집이다. 작가는 에어로이드, 모그 등 과학 기술을 재료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동시에 정상과 비정상, 성공과 실패의 경계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시선을 가진다. 일례로 ‘나의 우주 영웅에 관하여’에는 실패한 여성 우주인이 등장한다. ‘우주 너머’를 항해하기 위한 우주인 선발에 뽑히지만 내로라하는 ‘스펙’이 없는, 무엇보다 나이 많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비난받는 ‘재경 이모’가 나온다.이 외에도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과 ‘스펙트럼’에 등장하는 ‘할머니 과학자’는 가족과 생이별하고 아득한 우주에서 재회를 위해 고군분투고, 다섯 개의 위성이 뜨는 행성에 홀로 남겨져 외계인과 조우한다. 외롭고 때론 소외된 등장인물은 소설속에서 결코 좌절하거나 낙담하지 않는다. 이들을 통해 책에서 작가는 특유의 상상의 세계를 펼칠 뿐 아니라 이 시대의 모습에 대해서도 고민한다.◇기억 1, 2권(베르나르 베르베르│400쪽·398쪽│열린책들)누구나 한 번쯤은 생각해 봤을 전생 아니면 내생에 대해서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발휘한 상상력의 세계다. 지금의 생이 전부가 아니라고 단언하는 저자는 다양한 테마로 시공간을 넘나들며 이야기를 펼친다. 책은 고등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는 교사 르네 톨레다노가 센강 유람선 공연장 ‘판도라의 상자’에 갔다가 퇴행 최면의 대상자로 선택당하면서 시작한다. 최면에 성공해 무의식의 복도에 늘어선 기억의 문을 열 수 있게 된 르네. 문 너머에서 엿본 기억은 제1차 세계 대전의 전장에서 목숨을 잃은 그의 전생이었다. 최면이 끝난 후에도 너무나 생생하고 강렬한 기억에 시달리던 그는 몸싸움에 휘말려 의도치 않게 사람을 죽이고 경찰에 자수할지 말지 고민하며 초조한 나날을 보낸다.놀랍게도 르네에게는 제1차 세계 대전 참전병 외에도 111번의 전생이 있었다. 최초의 전생은 전설속의 섬 ‘아틀란티스’의 세계에 사는 남자 게브다. 현생에서는 경찰에 쫓기며 정신병자 취급을 받고 전생에서는 대홍수를 막기 위한 르네의 모험이 진행된다. 빠른 책의 전개가 긴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몰입도를 높여준다.
- [책 읽는 추석]①미뤘던 재테크 공부 해볼까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코로나19 유행 후 처음 맞는 추석. 특히 올해는 예년과 달리 추석 귀향길도 포기하고 ‘집콕’을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어떻게 연휴를 알차게 보낼지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그 동안 미뤘던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올해 주목받았던 책을 주제별로 엄선했다. <편집자 주> 코로나19 여파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 서점가 베스트셀러 순위에서도 투자·재테크 서적이 상위권을 차지하면서 그 열기를 증명했다. 그동안 바쁜 일상에 주식·재테크 시작을 고민하거나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미뤄오기만 했던 사람들을 위한 책 3권을 골랐다. ◇존리의 부자되기 습관(존리│216쪽│지식노마드)“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다. 다만 천천히 될 뿐이다.”스스로는 부자가 될 수 없다고 좌절하는 사람들에게 존 리 메리츠자산 운용 대표가 말한 ‘부자되기’에 대한 생각이다. 책 제목처럼 저자는 부자가 되려면 부자가 되는 습관부터 가져야 된다고 조언한다. 저자는 부자의 길은 사실 놀라울 정도로 가까운 데 있다며 가난하게 만드는 생각, 습관만 바꾸면 된다고 말한다. ‘노후준비를 위해 투자할 여유가 없다’고 말하면서도 필요하지 않은 소비를 위해 거리낌 없이 돈을 쓰고, 2차 3차로 이어지는 술자리, 고가 브랜드의 옷과 화장품을 사는 등을 그 예로 들었다. 마음을 가다듬고 투자를 결심해도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사람들을 위해 저자는 하루 만원으로 시작하는 경제독립을 위한 10단계 과정을 제시한다. 사교육에 지출하는 돈을 투자로 전환해 노후 자금을 마련하고, 연금저축펀드를 활용하고, 좋은 기업의 주식을 사서 장기 투자하라는 구체적인 팁도 제시한다. ◇주린이도 술술 읽는 친절한 주식책(최정희·이슬기│308쪽│메이트북스) 주식 투자를 일단 시작은 했는데 주식으로 돈 버는 건 결코 만만하지 않다. 책은 모든 것이 막막한 사람들에게 길라잡이 역할을 자처한다. 주식이 여전히 어려운 ‘주린이’들이 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전에 꼭 알아야 할 최소한의 필수 지식을 엄선했다.이데일리 증권시장부 기자인 두 저자는 초보 주식투자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주식의 기본이라고 강조한다. 주식과 채권과 펀드는 어떻게 다른 건지, 주식거래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돈 되는 좋은 종목은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 경제와 주식은 어떤 관계를 가지고 있는지, 차트를 어떻게 보고 활용해야 하는지, 현재 돈이 몰리는 섹터는 어디인지 등 어딘가 물어보기도 머쓱했던 주식에 대한 57가지 궁금증을 풀어준다.책은 저금리의 시대에 앞으로 은행에 돈을 넣으면 오히려 보관료를 내야 하는 세상이 올지 모른다며 주식 투자를 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다만 주식투자로 ‘일확천금’을 바라서는 안 된다는 경고의 메시지도 함께 전한다. 저자들은 “가계 자산의 70%가 부동산에 쏠려 있는 상황에서 주식투자가 노후를 대비하는 주요 투자처가 되기를 기대해본다”면서도 “주식 투자를 도박처럼 여기거나 어떤 요행을 바라는 것처럼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한다.◇부의 대이동(오건영│356쪽│페이지2북스)모두가 주식과 부동산에만 집중할 때 조금은 시선을 달리한 책이다. 코로나19가 세계 경제에 혼란을 불러온 지금 왜 달러와 금에 주목해야 되는지 그 이유를 설명한다. 코로나19로 7000억 달러 규모의 양적완화를 단행했던 미국은 그마저도 모자라 ‘무제한 양적완화’로 정책을 선회했다. 한때 안정기에 접어드나 싶었던 미국 주식시장과 유가시장은 코로나19 재확산 공포로 인해 다시금 폭락을 반복했다. 이 같은 위기 속 돈이 계속 풀려나오는 상황에서 세계의 돈이 지금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 또 앞으로 어디로 흘러갈 것인지 변화된 돈의 흐름을 분석한다. 3개의 시나리오를 통해 달러와 금 투자의 방향도 제시한다. 최악의 시나리오로 전 세계적인 침체가 발생할 경우, 성장을 동반하지 않은 ‘나쁜 인플레이션’의 상황 등 부정적 시나리오와 글로벌 경제가 다시 성장 국면에 들어선다는 긍정적 시나리오 등이다. 여기에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는 미·중 무역분쟁까지 짚어 앞으로를 관측해 본다.